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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수교 30주년기념 인도민화 초대전' 참가한 김양식 회장

"가도가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지요. 그 향기는 마음 깊은 곳을 헤매이게 합니다” 25일 소리전당 특별기획전 '한·인 수교 30주년기념 인도민화 초대전' 개관행사에 참석한 한·인문화연구원 김양식 회장(72)은 "5대문명의 발상지인 인도는 문화의 뿌리”라며 "인도의 문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1백여점의 민화와 악기·의상·서적 등 소개된 전시물은 그가 20여년 전부터 인도현지에서 수집한 소장품들. 김 회장이 인도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1975년 조병화 시인과 함께 아시아시인대회에 참여하면서부터다.'월간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그는 인도의 문화적 사안들과 인도의 시인 타고르에 특히 관심을 가지며 '타고르의 생애와 사상''현대 인도문학·기탄잘리''초승달''사다아나' 등 다수의 인도서적을 국내에 소개했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도 동국대 대학원에서 인도철학을 전공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시인대회 뮤즈상(1973)·대회상(1976), 한국현대시인상(1986)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인도의 문화를 알린 공로로 인도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인 파드마 슈리상(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소리축제 기간, 고령에도 불구하고 학술세미나 통역자로 도움을 줬던 그는 올해 소리축제에서도 인도의 예술세계를 전주에 소개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7.28 23:02

한여름 달구는 신명난 풍물판 '어깨춤 절로'

여름에 여는 풍물판은 치열함이 더해져서 흥을 높인다. 여름 더위와 풍물의 치열함이 서로를 어울어서 절정을 이루는 덕분이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여름의 한중간에 무대를 연다. 29일과 30일 오후 7시 30분 전주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열리는 무대창작공연 '흥'. 전라도의 춤과 가락과 소리를 주제로 풍물을 따로 또 같이 어울리는 조화를 창작 작품으로 이어낸 무대다. 전통 가락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에 몰두해온 일심필봉농악이 창작이라는 코드를 선택해 대중들과 만나려는 시도는 관심을 모은다. 이미 지난해 8월에도 필봉농악은 '신명'을 주제로 한 풍물을 주제있는 창작물로 발전시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올해 무대는 두번째 창작 공연. 발표작품은 '호남설장고'와 '흥'이다.호남설장고는 전북 각 지역 농악의 설장고 가락을 모아 무대음악의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어낸 것. 임실필봉농악 설장고 가락을 중심으로 했지만 다스림 휘모리 빠른 휘모리 동살풀이 굿거리 자진모리장단 등 변화무쌍한 설장고 가락의 특징을 하나로 이어낸 작품이다. '흥'은 풍물판의 악기들이 지닌 독특한 색채에 해금 대금 등 국악기를 결합시켜 우리음악과 춤, 판의 의미를 새롭게 변형시켜낸 창작품.마음의 울림을 끌어내는 '울림', 전라도 사람들의 아름다운 정서와 삶을 형상화한 '몸짓', 호남설장고의 힘찬 가락과 역동적 동작을 결합시켜 푸지고 생동감 넘치는 판의 의미를 되살려낸 '판, 놀음', 전라도 소리를 통해 흥의 근원을 탐색한 '흥풀이'까지의 4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번 무대는 번전통 가락을 잇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의욕적인 실험작업과 풍물의 현대화를 향한 탐색 과정이 그대로 보여지는 길목이다. 임실필봉농악의 명인 고 양순용씨의 두 아들인 진성(임실필봉농악보존회장) 진환(한벽예술단장)씨가 총감독과 연출을 맡았고, 이재정 황순재 김지영 이강일 송하중 고정석 등 20-30대 젊은 국악인들로 구성된 국악교육연구소 탈머리 회원들과 김현민 오정무 유승렬 이창선 정모선 김현정씨 등 국악연주자와 춤꾼들이 출연한다.임실필봉농악은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져온 호남 좌도농악의 대표격 풍물. 굿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농구·화동 등 잡색들이 많은데다, 독특한 가락과 진법이 특징인 허허굿은 그 빼어난 예술성을 평가받고 있다. 1920년대부터 박학삼-김문숙-송주호-양순용-양진성 등 5대째 이어져오면서 그 전통가락과 굿판의 원형을 잘 간직해온 의미와 가치도 높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풍물패들의 강습에서 일찌감치 나서 임실필봉농악의 대중화는 전국적으로도 널리 확산되어 있다. 지난해부터 필봉을 벗어나 적극적인 공연활동을 전개하면서 2000년 이후 소원해졌던 도심속 풍물판을 회복시키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필봉굿을 치는 사회연합' 소속 2백여명의 풍물패들이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대동 한마당을 열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7.28 23:02

[한문속 지혜] 무엇이 나를 늙게 하는가

온 세상이 다 (세상 사람들이 다) 수심으로 인하여 늙는다.擧世盡從愁裏老라거세진종수리로《시인옥설(詩人玉屑)》이라는 책에 인용된 두순학(杜筍鶴)의 시구(詩句)이다. 얼마 전, T.V에서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식품 네 가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녹차, 토마토, 마늘, 붉은 색 포도주가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이 방송을 시청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사람들이 녹차, 토마토, 마늘, 붉은 색 포도주를 꽤나 많이 찾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평소에 이런 생각을 안 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그래서, 효과가 있다는 건강 식품이나 약은 불티가 나게 팔리곤 한다. 그런데, T.V에 가끔 소개되는 세계 여러 곳의 장수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건강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무심하게' 산 사람들이다.크게 화를 낼 일도 없고 특별히 바쁠 일도 없으며 그렇다고 해서 날마다 크게 기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닌 상태로 그저 평범하고 담백하게 욕심도 수심도 없이 산 사람들이다. 이와 반대로 일찍 죽은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성질이 급하고 욕심이 많으며 성취욕이 강하여 늘 스스로 만든 일과 수심 속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다.그렇다! 장수의 비결은 다른 데에 있지 않다. 건강 식품이나 약이 장수에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만 장수의 진짜 비결은 스스로 만든 수심의 덫에 걸려들지 않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면 근심할 일이 없다. 집착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자! 擧:들 거, 모두 거 盡:다할 진 從:....로부터 종 愁;근심 수 裏:속 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7.28 23:02

[한문속 지혜] 나와 돈

하늘이 낸 '나'라는 재목은 반드시 쓰일 곳이 있을 것이고, 돈이사 많이 뿌려 쓰더라도 다시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이다.天生我材必有用하고 千金散盡還復來라천생아재필유용 천금산진환부래이태백(李太白)이 쓴 〈장진주(將進酒)〉라는 시의 끝 부분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재주가 있다. 다만 때를 만나지 못하여 자신이 타고난 재주를 쓰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라서 다 쓰고 나면 언젠가는 다시 내게 돌아온다.그러므로 지금 돈이 없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이런 식의 말이면 지금 일자리를 잡지 못하여 고민하고 있는 젊은이에게 다소 위안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돈을 다 써버리고 카드 빚마저 짊어진 사람에게 다소 희망을 줄 수 있을까?물론 약간의 희망과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백의 이 말은 노력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일자리를 얻게 되고 절약하지 않아도 운만 좋으면 일확천금 할 수 있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나'라는 재목이 반드시 쓰일 곳이 있다는 말은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나에 대한 자존심을 갖자는 뜻이고, 돈은 뿌려 쓰더라도 다시 돌아올 날이 있다는 말은 돈의 노예가 되어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돈보다는 인생을 더 소중히 여기자는 뜻이다.재주는 열심히 일을 할 때 나타나고 돈은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 가치 있게 쓰려는 사람에게만 돌아온다. 요즈음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돈보다는 일과 인생을 먼저 생각하여 남이 안 하려하는 더럽고 힘든 일을 하는 것을 나의 재주로 여기고 보람을 느낀다면 돈이 제 발로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材:재목 재 散:흩을 산 盡:다할 진 還:돌아올 환, 다시 환 復:다시 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7.26 23:02

[영화세상] 영화계 최대·최고·최장과 그 반대기록들

전주국제영화제를 상징하는 테마 하나는 '불멸의 밤'. 1회 영화제, '사탄탱고'(1994·헝가리) 상영은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이벤트였다. 상영시간이 무려 7시간 18분이었기 때문이다. 매니아들은 밤을 꼬박 세워 가며 영화 보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그런 매니아들이라고 해도 48시간이 넘는 영화를 본다면…, 과연 재미있을까? 상영시간이 가장 긴 영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마르타 할머니'(1996·프랑스).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할머니의 삶을 그린 이 영화의 상영 시간은 24시간 12분이다. 스트로하임 감독의 '욕망'은 9시간 30분, 1968년 옛 소련에서 제작된 '전쟁과 평화'의 상영시간도 7시간이다.모두 '영화는 두 시간 이내여야 한다'는 통념을 과감히 깨뜨린 영화들이다. 1970년 제작된 영국영화 '세계에서 가장 길고도 뜻이 없는 영화'의 런닝타임은 48시간이었지만 다행히(?) 90분으로 편집, 상영되었다고 한다.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는 '타이타닉'(1997). 2억 8천만 달러다. 그 반대는 '유랑자에 의한 구출'(1905)로 37달러 40센트였다. 장편영화에서 최저 제작비는 '깨어진 환상'(1927). 제작기간 12개월에 수십 척의 배가 폭풍우에 난파되는 장면이 포함됐지만 제작비는 1,460달러에 불과했다. 제작기간이 가장 긴 영화는 총 18년에 걸쳐 제작된 '탄생'(1971·브라질)이다. 변호사였던 감독이 일하는 틈틈이 영화를 찍었기 때문. 가장 짧은 영화는 '공포의 가게'(1960·미국). 제작기간 이틀이다. 영화는 뉴욕의 유태인 꽃장수가 피가 섞인 물을 시들어버린 꽃에 주자 꽃들이 되살아나고, 이 꽃이 사람들의 시체나 피를 찾아다니며 살인을 저지르다가 죽게된다는 내용. 준비기간까지 포함해 가장 짧은 영화는 '시간의 비틀림'(1961·미국)으로 제작자가 소재를 얻은 지 28일만에 완성, 개봉시켰다. 가장 많은 분장비가 들어간 영화는 '원숭이 혹성'(1968). 총 제작비의 17%인 백만 달러가 사용됐고, '일러스트레이티드 맨'(1969)은 주인공의 몸에 문신을 새기기 위해 8명의 분장사가 10시간을 투자해 가장 오랜 시간 분장을 한 작품으로 꼽힌다.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작품은 270편이 영화로 만들어져 가장 많이 영화화된 소설가이며, 가장 많이 영화로 된 이야기는 1898년 이후 모두 60편이 제작된 페로의 동화 '신데렐라'다. '햄릿'(43편), '카르멘'(42편), '파우스트'(43편), '지킬박사와 하이드'(40편), '로빈슨 크루소'(36편), '돈키호테'(31편), '로미오와 줄리엣'(30편)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체코영화 '반역시대'(1972)는 260개의 배역이 있어 가장 많은 배역이 나오는 영화. 1954년 프랑스 영화 '나폴레옹'은 101개, '벤허' 73개, '80일간의 세계일주' 138개, '멀고먼 다리'는 137개의 배역이 나온다. 반면 '모델'(1974·그리스)은 로봇 한 대만 출연한다. 러닝타임 105분인 이 영화에서 로봇만 등장하는 이유는 인간이 기계문명의 액세서리로 전락했다는 연출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아더 코난 도일(1859~1930)이 만들어낸 탐정, 셜록 홈즈. 1990년까지 1,200여편의 영화에 등장했다. 아일랜드 작가 브램 스토커(1847~1912)가 창작한 드라큐라 백작은 140여편에 출현, 공포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로 꼽혔다. 프랑켄슈타인은 90여편으로 그 다음. 역사적 인물은 프랑스의 황제였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1769~1821)으로 163편이다. 영화에 가장 많이 모습을 보인 대통령은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965)이며, 128편의 영화에 등장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7.26 23:02

[새영화] '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더 머신'

1984년 세계 영화계를 경악시켰던 '터미네이터'. 영화의 매력은 진짜 기계인간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던 근육질 사나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였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터미네이터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2편(1991)의 약속을 지킨 것은 '슈왈츠제네거 없는 터미네이터'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미심장한 부제 '기계들의 반란'(Rise of the Machines)을 내세운 3편에서도 그는 미모의 살인기계와 화끈한 액션을 보여준다. '터미네이터3'는 기계세력을 대변하는 기계와 인간을 돕는 한 기계와의 싸움이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기계들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할 뿐 육체적 활약은 미미하다. 영화의 '적'(敵)은 섹시하지만 잔인한 최첨단 여성 기계로봇.전편에 등장했던 T-1000(로버트 패트릭 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터미네트릭스, 일명 T-X(크리스티나 로켄 분)다. 영화는 전작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파괴하고, 터트리고, 오래 싸운다. 주목할 장면은 오토바이 추격신.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늘 등장했던 대형 크레인과 오토바이의 추격전이지만 세기와 강도에서 큰 차이가 있다. 촬영을 위해 400미터 도로를 공중에 건설해 촬영했고 14대의 카메라가 동원됐을 정도로 복잡하고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 매번 최첨단 표현기법으로 놀라게 했던 전작들에 비해 컴퓨터그래픽은 다소 평이한 수준. 그러나 핵전쟁과 지구멸망을 기정 사실화하며 미국이 인류를 다시 구원한다는 미국의 패권주의적 발상과 전쟁옹호론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영화가 끝날 무렵 흘러나오는 "우리는 싸워야 한다. 우리는 뭉쳐야 한다”는 (미래의 지도자) 독백도 경고가 아닌 전쟁 선포처럼 들려 화려한 액션만큼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전주 명화극장,·프리머스, 군산 시네마우일, 익산 아카데미극장에서 개봉된다. 15세이상 관람가.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7.26 23:02

[생활속의 법] "건강보조식품을 과대광고할 경우 사기죄에 해당”

저는 갑자기 불어나는 체중을 감당할 수 없어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살을 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 개월 전 비만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아주 크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甲회사 건강보조식품을 300만원에 구입하여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신문에 甲회사의 건강보조식품이 비만치료에 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40만원대의 건강보조식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우 甲회사를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위 사례의 논점은 비만치료에 효과가 크다는 광고와는 달리 실제로 비만치료에 효과가 크지 않은 상품을 판매한 행위가 사기죄의 기망(속이는 행위)에 해당하느냐의 여부입니다.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欺罔)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성실의 의무를 저버리고 사람을 착오에 빠뜨리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다소의 허위나 과장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일 경우, 기망성이 결여되는 것으로 보지만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을 사용하여 허위로 알린 경우에는 허용될 수 있는 허위?과장의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7. 9. 9. 선고 97도1561 판결). 위 사례의 경우 신문보도가 사실이라면 甲회사가 비만치료에 획기적인 효험이 있다는 광고를 통하여 귀하에게 시가 40만원 상당의 일반 건강보조식품을 3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은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과대광고이므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귀하는 甲회사를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문보도가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예컨대 甲회사가 다수의 체험사례 등을 통하여 상품의 의학적 효능에 관하여 확신하고 이를 판매한 경우라면 사기죄의 범죄의사가 없기 때문에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0도1233 판결).(서거석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7.26 23:02

문화 예술에 지얀까지 아우른 소리전당 특별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여름방학을 맞아 특별한 전시회를 기획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세개의 전시를 잇대어 놓은 전시회다. 소리전당은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획전을 열면서 미지의 문화예술과 자연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취지를 앞세웠다. 25일부터 8월 17일까지 소리전당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기획전은 인도의 전통적 생활을 엿보게하는 인도민화초대전과 호주의 사진작가 조지 로스의 사진전, 그리고 방학만되면 어린이들을 겨냥해 어디서든 한번쯤 열리게 되는 세계 곤충 대전이다. 3개의 전시실을 돌아보는 입장료는 4천원. 가족끼리도 큰 부담없이 들를 수 있는 기회다. 호주 사진작가 조지 로스의 '1904, 호주가 본 한반도' 군중들로 붐비는 시장과 좁은 거리의 서울 풍경, 나루터에 서있는 댕기머리 형제와 멀리 보이는 초가집들, 대동강을 따라 펼쳐지는 평양시와 성곽, 영어 간판을 단 양복점과 구두가게. 100여년전 한반도를 사진으로 만난다. 입체사진을 창조해낸 호주출신 사진작가 조지 로스가 찍은 구한말 한반도의 풍경이다. 당시 한국을 찾았던 외국기자들은 한국을 '은자(隱者)의 나라'라고 했던가. 세계는 근대자본주의를 향한 열망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었으나 도무지 역동적으로 보이지 않는 흰옷입은 이나라 사람들의 삶의 풍경이 그네들에게는 그렇게 보였을지 모른다. 1904년 한국을 찾았던 조지 로스의 렌즈에 잡힌 한국은 어떤 풍경일까.'1904, 호주가 본 한반도'에서 보여지는 조지 로스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러일 전쟁 취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그도 흥미를 끄는 풍경들에 렌즈를 맞추었을 터여서 그의 사진을 당대의 대표적인 사회상이라 규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사진이 주는 의미는 크다. 우리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격동의 한세기. 그 시절을 기억하게하는 빛바랜 흑백사진들은 우리가 오늘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를 비교하게 하는 더없이 좋은 도구가 된다. 특히 이번 사진전은 조지 로스가 역시 같은 시대에 담아놓았던 호주의 풍경을 함께 전시해 한국 역사에 호주의 역사를 끌어들인다. 과거의 풍경을 통해 두나라 역사를 비교하는 일은 또다른 재미다. 기왕에 서울 등지에서 소개됐던 전시회지만 조금은 신선하게 보여지게 한 기획이다. 호주의 풍경은 1894년, 한국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던 그해부터 1910년까지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조지 로스는 두 개의 렌즈로 제작한 입체 카메라를 개발하여 '입체사진'을 창조해낸 작가. 80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작가로서의 활동을 지속했던 그는 세계 각국의 산을 등정했고, 여러나라 사람들의 삶과 거리의 풍경을 기록해냈다. 이 사진들은 호주대사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들로 지역순회로는 전주가 처음이다. 인도민화전인도민화전은 한국과 인도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다. 인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지만 뿌리 깊은 종교문화와 전통생활양식, 신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인도는 여전히 미지의 나라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여러 통로를 통해 인도 민화는 소개되어 있지만 역사나 인종만큼 다양한 인도의 민화는 늘 새롭고 흥미롭다.이번 전시작품들은 1980년대 초반부터 인도현지에서 수집한 작품들. 최초 마을 공동체의 집단창작에서 시작된 인도의 민화는 오늘날 몇몇 대표적인 작가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아직도 인도 마을 곳곳에서는 이름없는 여인들이 민화를 생활처럼 창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00여점의 민화와 함께 악기와 민예품이 함께 전시되며 인도출신 작가 타고르와 테레사수녀의 책들, 인도 음악, 영상물, 인도 의상 등 인도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전시된다. 인도 민화 그리기나 인도 전통무늬를 찍는 체험교실도 연다. 주한인도대사관과 한인문화연구원이 주관한다. 세계곤충대전세계곤충대전은 어린이들이 가장 흥미로워 할 전시회다. 국내외 희귀 곤충 표본 1천여종이 전시되고, 살아있는 3천여점 곤충이 관객들을 만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장수하늘소와 북한나비를 비롯,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곤충들은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나비관과 수서곤충관, 딱정벌레관, 사마귀 대벌레관, 메뚜기관, 노린재관, 잠자리관, 식충식물관 등 테마별로 전시되어 자연교육의 효과도 적지 않다. 소리문화의 전당은 "생태관의 경우, 어린이들의 생생한 자연학습을 위해 애벌레에서 성충까지 곤충의 일대기를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일상에서는 곤충을 접할 수 없는 도시의 어린이들이 만나는 곤충의 세계는 신비로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다. 문의 063)270-8000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7.25 23:02

10대들의 순수한 꿈…전국 청소년 전주한지미술제 입상작 전시회

틀에 얽매이지 않은 표현의 세계는 흥미롭고 새롭다. 더러는 빼어난 재능에 놀랍고, 더러는 엉뚱한 상상력에 웃음을 자아내는 그림들. 전북지역의 미술교사들이 뜻을 모아 만든 청소년 한지미술제의 입상작들이다. 전통미술연구회(회장 유안순)가 운영하는 제 5회 전국 청소년 전주한지미술제 입상작 전시회가 25일부터 8월 2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다. 전시작품은 814점. 전국의 94개교 학생들이 출품한 3,247점 중에서 입상 입선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한지의 아름다움과 특성을 미술교육에 결합,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감성을 개발해내는 방법으로 한지를 선택한 교사들이 미술수업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그리게 한 것들이다. 공모전을 위해 따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 일상의 수업에서 자유롭게 그려진 이 작품들은 청소년들의 순수한 꿈과 의식을 그대로 담고 있다. 비슷한 소재조차 눈에 띄지 않는 특별함이 신선하다. 조금은 어설픈 듯, 그러나 오히려 표현의식의 자유로움은 미의식에 대해 새삼 눈뜨게 한다. 올해 각 부문의 대상 수상작은 수묵부문의 강진혜(전주전통문화고 2)와 최미연(이리북중 3), 창작부문의 이은화(호남제일고 1)와 장대성군(온고을중 3)의 작품이다. 강진혜는 이미 중학교 시절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 수상. 한지미술제 입상으로 자신의 미술적 재능을 발견해 전통문화고로 진학한 지혜는 전통미술연구회 회원교사들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정미현씨(온고을 중)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각과 재능이 빼어난 작품들이 적지 않다. 한지라는 매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식도 다양해서 기성작가로서도 그들의 새로운 발상과 상상력에 놀란다"고 전한다. 전통미술연구회는 전북지역의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98년에 창립한 단체. 전통미술 수업의 활성화와 전통문화체험 탐방활동, '한지'와'모필(붓)'의 쓰임 활성화, 청소년한지미술제 등을 통해 전통미의식을 교육현장에 결합시켜가고 있다. 특히 청소년한지미술제는 전주의 한지가 지닌 독창성을 일깨우고 잊혀져가는 우리 종이의 아름다움과 전통미의식을 확대시켜가는 교사들의 의욕적인 탐색이다.25일 전시회 개막식에서는 부채그림그리기와 일본 가고시마현 학생들의 작품교류전이 열리고, 학생관객들을 위한 전통공예 상설 체험교실을 운영, 감상과 체험의 교육적 효과를 동시에 높인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7.25 23:02

[문화광장] 공연과 전시

■□ 공연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25일 오후 7시 30분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사단법인 전주 스즈키 오케스트라(상임지휘 정철웅)주관으로 'Concerto op.8-2 Summer''Long Long Ago''May Song' 등을 연주한다. 063)270-8000△전주시민을 위한 찾아가는 열린음악회27일 오후 8시부터 90분간 덕진공원 야외특설무대. 진북문화의 집이 주관하는 행사로 김선태·김만자·정경수씨 등 문화의집 강사들과 진안출신 가수 도희, 전국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차지한 박영근 부부 등이 출연해 전주시민에게 즐거운 저녁 한때를 선사한다.△해설이 있는 판소리 7929일 오후 8시 전주전통문화센터 시민교육관 경업당. 명창 박추자씨(㈔국악협회 경남지부 이사)가 수궁가 눈대목 중 초앞부터 별주부 모친이 만류하는 대목과 고고천변을 들려준다. 이성근·김봉수 선생을 사사한 이문익씨가 고수로 나서고 군산대 최동현 교수가 해설을 맡았다. 063)280-7000△박영섭 민속화 개인전 26일부터 3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풍속화전. 사라져 가는 풍물과 정겨운 삶의 모습을 정면에 내세웠다. 작가는 자유로운 터치로 민속화의 건강함을 담아내는데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다. 063)284-4445△지붕전25일부터 3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지역 미술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술학과 졸업생들의 모임체인 '지붕'(志朋·회장 고상준)이 열 여섯 번째 전시회를 마련했다. 기념 행사는 25일 오후 6시. 011-682-9475△제9회 강남인 작품전3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서양화가 강남인의 아홉번째 개인전이며 구상작품을 전시한다. 미협회원. 019-221-3443△'함께 하는 美'24일부터 익산 현대갤러리. 한국화·서양화·조각·공예·서예 등 익산에서 활동하는 작가 48명이 참여하는 개관 기념전. 오픈행사에선 24일 오후 5시 30분 심홍재씨의 퍼포먼스가 열린다. △ 녹색종이전25일부터 3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교육현장에서 미술을 가르쳐온 교사들이 틈틈이 시간을 쪼개 이어온 창작 결실을 모두어낸 전시회. 한국화·서양화·판화·컴퓨터그래픽 등 자유로운 형식과 표현형식의 실험적 탐색이 충분히 발휘된 작품들이 독특한 언어로 담겨져 전시된다. 063)284-4445△ 뫼·믈·사람전8월 31일까지 전주 팬아시아종이박물관 기획전시실. 겸재 정선과 혜원 신윤복 추사 김정희를 비롯한 조선시대의 문인들이 그린 산수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 063)210-8103△ 천연빛의 향연7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공예품전시관의 기획전시. 염색공예가 한병우씨의 천연염색전으로 전통발, 조각보, 가리개, 한복, 다포, 쿠션, 천연염색 원단, 침구세트 등이 전시된다. 판매도 하고, 관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063)285-0030■□ 행사 □■△제5회 초등생 여름문화학교29일부터 3일간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 도내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문화재와 박물관에 대한 이해와 미륵사지의 역사와 문화, 토기 만들기, 부안 지역 문화유적 답사 등 강좌와 답사로 진행된다. www.mireuksaji.org 063)840-3772△제10회 전주연꽃예술제26일과 27일 전주덕진공원. 연꽃예술제는 전주예총(회장 진동규) 회원들이 평소 닦아온 솜씨를 시민들과 함께 여는 축제마당. 전주덕진공원에서 문화예술의 정취를 전하며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으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 △전북작가회의 여름시인학교26일∼27일 장수군 번암면 우석연수원. '물가에서 너를 생각한다'를 주제로 문학과 손잡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선착순 40명. 063)275-2266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7.25 23:02

"소리자봉, 다음 카페로 모여라”

'이렇게 서로를 아껴주고 챙겨주는 이뿐맘 가진 우리 식구들…, 자봉 시작도 않했는데 너무 좋아요'2003소리축제 자원봉사자(이하 자봉)들이 카페로 모였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자봉'으로 검색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소리축제 2003자봉들의 카페(cafe.daum.net/2003sori)다. 5월 9일 개설된 이 카페의 회원은 2백25명. 전체 자봉 250명 중 나이 지긋한 넷맹 자봉과 해외연수·군대 등 특별한 사연이 있는 자봉을 빼고 모두 참여했다.방문한 회원들의 활동 스코어인 다음카페 랭킹은 101단계(1016점). '자봉''영화제'소리축제' 등으로 검색되는 카페 중 가장 높은 점수다. 카페 운영자는 올해 자봉매니저 김동연씨(26). 일명 '칼있으마'다. 올해 처음 스탭으로 활동하지만 영화제·월드컵·소리축제 등 도내 축제에서 고루 자봉 활동을 했던 경험에 전북대 행정대학원 자원봉사 관리자 과정을 이수,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엘리트 매니저다. "정식 도메인을 가진 홈페이지는 아니지만, 이곳을 통해 쉽게 정보를 나누고 빨리 친해졌으면 합니다” 영화제의 경우 30여개의 자봉 카페가 검색될 정도로 자봉들의 카페 만들기는 유행. 그러나 평균 운영기간은 6개월 정도로 '반짝'하는 수준이고 카페랭킹도 대부분 10단계 이상을 넘지 못한다. 김씨의 카페 만들기는 그런 아쉬움에서 시작됐다. "같은 분야의 자봉들만 모여서 운영하는 카페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모든 자봉들이 함께 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고,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프모임이면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한 박종영씨(27·전북대 신소재공학)와 신석철씨(24·원광대 전자공학부)를 비롯해 김태영(24)·김혜경(21)·이희진씨(22) 등이 차기 카페 운영자다.회원들은 차랑관리팀처럼 마니또를 시작하거나 산행·스케이트 등 함께 레저를 즐기기도 하고, 백혈병환자를 위해 헌혈증을 모우기도 했다. 모두 자봉들 스스로 생각하고 이끌어낸 '친화'의 결과물이다. 이들이 시도하는 또하나의 의미있는 작업이 있다. 웹 곳곳에 소리축제를 알릴 사이버홍보단을 구성하는 것. "소리자봉 여러분들이 소리축제입니다. 자부심을 가지시고 활동해주세요” 아직 홍보단 소모임에 가입한 숫자는 많지 않지만 "스스로 알아서 활동하는 자봉들”이기에 사이버는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게 자봉매니저 '칼있으마'의 말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7.25 23:02

[한문속 지혜]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라고?

한 잎사귀 부평초는 이리저리 떠돌다가도 결국은 바다에 이르게 되니, 우리네 인생 언제 어디서라도 다시 만나지 않으랴. 一葉浮萍歸大海하니 人生何處不相逢이리오일엽부평귀대해 인생하처불상봉청나라 사람 조익(趙翼)의 《해여총고성어(?餘叢考成語)》에 나오는 말이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남에 관한 말을 무책임하게 해 놓고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나서면 그 때는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사람이 있다.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특히 연예인을 대상으로 이런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고 정치가 중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이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우선 눈앞의 이익을 얻고 눈앞에 보이는 승리만 차지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뒷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벌이는 소행이다. 아니, 뒷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니라 뒤에 가서 일이 터지면 또 그런 식으로 남을 무함해서라도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검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감히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정말 막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평생을 후회하면서 살 만한 큰 벌이 내려져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져도 '막가는' 풍조는 막아야 한다. 막가지 않으려면 믿음이 있어야 한다. 언젠가는 처지가 바뀌어 나로 인해 눈물을 흘린 사람이 나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한 잎사귀 부평초는 이리저리 떠돌다가도 결국은 바다에서 만나게 되고, 나의 막된 말과 행동으로 피해를 입힌 사람을 언젠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된다. 뒷날을 생각하며 살도록 하자. 葉:잎사귀 엽 浮:뜰 부 萍:개구리밥 평 逢:만날 봉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7.25 23:02

연꽃香 피어나는 문화잔치 "연꽃예술제"

전주덕진연못의 흐드러진 연꽃보다 더 그윽한 전주 문화예술의 향기를 26일과 27일 이틀간 제10회 전주연꽃예술제에서 느낄수 있다. 올해 열 돌을 맞은 연꽃예술제는 전주예총(회장 진동규) 회원들이 평소 닦아온 솜씨를 시민들과 함께 여는 축제마당. 봄·가을에 집중된 대부분의 지역축제와 달리 연꽃이 피는 여름, 전주덕진공원에서 문화예술의 정취를 전하며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으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연꽃가족 퀴즈·추억의 놀이 한마당(연극협회), 연꽃 주부가요제(연예협회), 연향차 및 다도체험(한국차문화협회 전주지부), 나도화가·페이스페인팅(미술협회), 아마추어 사진촬영대회(사진작가협회), 커플 팔씨름대회·종이연꽃만들기·연꽃부채제작·수중연꽃길 보트탐사(전주예총) 등 시민들을 유혹하는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다채롭게 준비됐다. 아코디언 공연(한국아코디언협회 전주지부), 연꽃과 함께하는 우리의 소리(국악협회·무용협회), 팝콘서트(음악협회), 우리춤의 향연(전주예총) 등 다양한 볼거리와 들을거리도 마련됐다. 특히 27일 오후 8시부터 90분간 덕진공원 야외특설무대에 마련될 '전주시민을 위한 찾아가는 열린음악회'(진북문화의 집)에선 김선태·김만자·정경수씨 등 문화의집 강사들과 진안출신 가수 도희, 전국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차지한 박영근 부부 등이 출연해 전주시민에게 즐거운 저녁 한때를 선사한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행사는 멀티영상을 통해 연꽃을 감상할 수 있는 연꽃멀티영상전. ENG카메라를 이용해 바람에 한들거리는 연꽃들의 움직임을 실시간 보여주며, 200여장의 연꽃 사진을 음악과 함께 보여준다. 재활용품의 중요성을 알리고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올 전북환경상품소비촉진본부에서 기획한 환경상품전도 관심을 모은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7.24 23:02

미술교사들 13년째 '녹색 창작열'

현직 미술교사들이 지켜온 약속. 25일부터 31일까지 전북예술회관과 8월 1일부터 7일까지 익산 현대갤러리에서 열리는 녹색종이전은 교육현장에서 미술을 가르쳐온 교사들이 틈틈이 시간을 쪼개 이어온 창작 결실을 모두어낸 전시회다. 올해로 열세번째. 지난 91년 첫 전시회를 가진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1년 한차례씩 전시회를 가져온 미술교사들의 열정은 그들이 또한 교육현장을 얼마나 성실하게 지켜가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참여회원은 김일(부안 계화중) 노해남(진안 안천고) 류재현(전주 동중) 박성철(임실 상관중) 박진영(장수 번암중) 이건호(전주 온고을중) 최용문(부안 보안중)씨. 전북대 사범대 미술교육과에서 함께 공부한 동기생이다.올해 작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작가마다의 고유한 표현 형식을 자유롭게 풀어낸다.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현장교육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그것을 조형언어로 담아왔던 미술교사들의 전시회가 순수한 창작정신이 발휘된 화가들의 전시회로 성격이 바뀌어 보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초기에는 학교교육 현장을 공통된 소재로 택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교육현장이 빠른 속도로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건호씨는 전시 작품의 성격을 바꾼 이후 조금은 위축되어 있던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이 새롭게 발휘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매우 다양한 형식과 주제의 작품들이 작가마다의 독특한 언어로 담겨져 전시된다. 한국화와 서양화 판화 컴퓨터그래픽 등 형식의 자유로움 뿐 아니라 매체나 표현형식의 실험적 탐색이 충분히 발휘된 작품들이다. 서양화와 동양화의 어느 한쪽 기법을 택하지 않고 자유로운 형식의 결합으로 동서양화의 경계를 제기하거나, 화법의 기본에 따르지 않고 즉흥적인 행위와 감정의 흐름을 아크릴이나 먹의 특성을 활용해 표현하면서 매체와 기법에 대한 실험적 모색을 시도한 작품들은 신선하다.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거나, 눈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 혹은 자연에 대한 분석적 접근을 강렬하게 반영한 화폭들도 새롭다. 미술을 향한 인식의 끈을 공유하면서도 다양한 통로로 현대미술이 지향하고 있는 탈장르적 미적 세계를 열어보이려는 열정이 눈길을 모을만하다.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는 스승의 창작열정을 새로운 감동으로 전하는 교육적 효과도 적지 않을 터.이들이 녹색종이를 모임의 이름으로 택한 이유에도 고개 끄덕여진다. '녹색은 젊고 의욕이 넘친 교직을 상징하는 색이며 종이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모든 매체의 대표성을 지칭한다'가르치는 일과 창작하는 일, 그 어느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젊은 작가들의 열정이 욕심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7.2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