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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거리, 지붕없는 공연장되다] ⑤스페인 공연축제 '피라 메디테라니아' - "전통이 창의성의 원천"…민속 공연 발전시켜 도시 성장 이끌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가량 달리면 거친 암벽과 마른 풀빛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나타난다. 인구 7만 명의 소도시 만레사(Manresa)다. 마을 외곽에선 골목에서 발걸음 소리가 울릴 정도로 조용한 동네지만 가을이 되면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매년 유럽권의 100여 개 공연단체가 참여하는 국제공연축제 피라 메디테라니아 데 만레사(Fira Mediterrania de Manresa만레사 지중해 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이다.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피라 메디테라니아는 음악무용서커스연극시낭송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에 걸친 전통 문화 공연과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 중심이다. 축제가 지역 전통 문화민속 공연 단체들의 모임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카탈루냐 정부와 만레사 시의회는 예산과 축제 조직위 설립을 지원해 단체들의 활동을 피라 메디테라니아 축제 형태로 발전시켰다. 지역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다른 전통 문화와의 교류를 활성화 해 지역 민속 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전통이 창의성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축제의 제1목표다. 동시에 도시가 가진 문화 자원을 집약시켜 관광객 유치를 높이고 도시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자 한다.전북지역 역시 관광 자원화를 목표로 시군별 전통문화 거리공연을 하는 노상놀이 사업 등이 진행되는 상황. 지난 10월 5일부터 8일까지 만레사 거리광장공공시설 등 21개 거점에서 열린 제20회 피라 메디테라니아의 축제 노하우와 도시 현장을 돌아봤다.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스페인은 새파란 하늘과 바람도 없는 온화한 날씨 탓인지 도시가 여유롭다. 스페인 출장을 함께 한 통역사는 오전 9시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관광 온 한국인밖에 없다는 농담을 할 정도. 대신 이들의 밤은 길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스페인은 광장테라스 문화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일을 마친 도시민들은 오후 6시가 되면 식당과 바(bar)로 향한다.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 함부로 건물을 짓거나 부술 수 없어 기존 건물 1층에 식당술집슈퍼 등이 있는 주상복합단지 형태다 보니 거주민들은 집에서 내려오기만 하면 먹고 이야기하고 쉴 수 있는 광장이 펼쳐진다.만레사 역시 오후 6시가 되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광장으로 모였다. 프랑스 서커스 단체 Cia.Maduixa(시아.마두이샤)의 단원들이 줄 하나에 의지해 역동적인 몸짓을 만들어냈다. 약 300여 명의 관중은 자리를 뜨지 않고 한 시간가량을 서서 관람했다. 일부 관객들은 공연을 끝낸 단원들과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또다른 관객들은 다른 거리 공연 장소로 산책을 떠났다.주로 아이들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낮 공연은 더욱 자유로웠다. 스페인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동물인형을 만들어 공연하는 Xip Xap(십 샵)은 거리를 누비며 아이들을 쫓아다녔다.피라 메디테라니아는 국내외 공연축제 포럼 등에서 노하우가 강한 축제로 평가받는다. 첫 번째 강점은 자치단체와 지역민, 축제 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진다는 것.총 공연 200여 회 중 약 70%가 거리, 공공시설에서 무료로 열린다. 시의회에서는 거리, 광장은 물론 영화관, 극장, 미술관, 박물관, 주차장, 도서관 등 다양한 시립 기반 시설을 사용하도록 협조하고, 축제 기간 인력도 지원한다. 또한 시의회가 축제 후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증인 역할을 한다.인근 상인들도 축제와 적극적으로 제휴를 맺고 광고한다. 인근 식당 주인은 축제 소식지에 식당 광고를 내고 홍보한다며, 축제로 방문객이 늘어나면 지역 전반에 걸쳐 활성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지역 상인들도 광고, 후원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집 바로 앞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리는데 민원은 한 건도 없다. 축제 기간 광장 주변 건물을 올려다보니 발코니 마다 거주민들이 나와 공연 관람을 했다. 자정까지 이어지는 공연에도 오히려 명당에서 관람했다며 좋아하는 주민들에게서 삶에 녹아 있는 문화예술을 느낄 수 있었다.공연 업계 전문가와 대중 등 수요층을 나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강점이다. 약 70곳의 공연 기획사단체들과 기획자예술 감독 등이 작품을 홍보계약 할 수 있는 마켓을 만들었다. 데이비드 이바네즈(David Ibanez) 피라 메디테라니아 예술감독은 전문성예술성격식을 원하는 수요에 맞춘 실내 유료 공연(약 30%)과 대중적으로 도시를 찾는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거리 공연체험(약 70%)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20년을 이어온 축제는 도시를 성장시켰다. 만레사 대학교의 FUB 연구소에 따르면 피라 메디테리아의 경제 창출 효과를 총 700만 유로(약 90억)로 추산했다. 문화에 대한 경제적 영향(400만 유로)와 관광(300만 유로)산업을 합계한 것이다. 이는 축제 예산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2 23:02

복합예술공간 '팔복예술공장' 입주 예술가·비평가 모집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이 내년 2월 정식으로 개관하는 팔복예술공장에 입주할 예술가 및 비평가를 모집한다.팔복예술공장은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전주 팔복동 산업공단내에 위치한 약 1만3200㎡ 규모의 카세트 공장을 매입해 조성한 복합예술공간이다.공간은 총 2개 단지로 구성됐다. 1단지는 창작스튜디오와 공동 작업실, 전시장, 예술교육실, 카페테리아 등이 생긴다. 2단지는 예술놀이터, 전시장, 다목적 공간 등 시민과 방문객을 위한 문화예술 향유공간이다.입주하는 예술인들은 내년 3월부터 12월까지 팔복예술공장 1단지 창작스튜디오에서 작업하게 된다. 미술, 공연, 비평 분야 예술인을 대상으로 10명(팀) 내외를 뽑는다. 전주문화재단 등이 주관한 창작예술학교AA 참가자는 가산점을 부여한다.입주자들은 개인(팀)별 작업실을 제공 받고 공동 작업실, 사진영상편집 작업실을 쓸 수 있다. 전주 외 지역 지원자는 별도의 숙소를 제공하고, 국외 예술가는 항공료(150만 원 이하)를 지원한다. 내년 2월 팔복예술공장 개관전시공연에 참여하고 개별 작업물 발표 및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 등을 할 수 있다.신청은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www.jjcf.or.kr)에서 서류를 내려 받아 이메일(pbstudio@hanmail. net)로 제출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1 23:02

왕기석 명창,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수상

왕기석 명창이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17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와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문화예술 유공 공무원(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자 등 총 35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제49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은 문화, 문학, 미술, 음악, 연극무용 등 5개 부문 5명에게 수여한다.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음악 부문 수상자는 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왕기석(정읍시립국악단장) 명창이다. 그는 1983년 국립창극단 정단원으로 입단한 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 참가작 용마골 장사 주역을 시작으로 춘향전, 심청가, 우루왕, 화선 김홍도, 서편제 등 150여 편의 창극에서 주역으로 활동했다. 1987년 일본 5개 도시 순회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남미 등 20여 개국 해외 순회공연을 통해 한국 전통예술 발전에 기여했다.또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 수상으로 명창 반열에 올랐다. 이후 국내외에서 30여 차례 수궁가, 적벽가, 심청가 완창 무대를 가졌다. 2013년에는 33년간 몸담은 국립창극단 활동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정읍시립국악단장으로 판소리 저변 확대와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1 23:02

붓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양석 김승방 서예전이 22일까지 전주향교 경내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10년 만의 개인전. 그동안 개인전과 그룹전에 출품했던 작품 50여 점, 최근 작품 30여 점으로 도록을 엮고 이 가운데 일부를 전시한다. 도록에는 서예에 관한 글도 실었다. 서예 활동에 대한 회고다.1968년 강암 송성용 선생 문하에서 붓을 잡은 지 어느덧 50년. 문인화를 자주 그린 스승을 보면서 문인화에 관심을 뒀다. 문인화 화제를 한글로 쓰면서 역동적인 한글 서체 매력에 빠졌다. 서예를 통해 익힌 조형 감각과 미의식을 토대로 붓과 한지를 사용해 한국적인 문인화를 그려내고 싶었다.그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여러 차례 출품했지만, 번번이 낙방하면서 공모전 출품을 포기했다고 한다. 대신 좋아하는 법첩을 구해 싫증이 날 때까지 임서했다. 시간만 있으면 붓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썼다. 형식과 양식보다 뜻이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우리 선현들은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읽은 내용을 붓으로 쓰는 활동을 일상으로 해왔습니다. 유명한 서예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도 그러한 자세를 본받고 싶습니다.그는 경남 밀양 출신으로 1969년부터 2000년까지 전주성심여중에서 근무했다. 한국서예협회 전북지부장, 강암연묵회장을 역임했다. 강암연묵회진묵회전북문인화협회 회원, 전북서예대전 초대작가,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1 23:02

[조사]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

밖으로 한 없이 부드럽고 안으로 금강석처럼 단단했던 당신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주변의 후학들을 다사롭게 보듬고 격려했던 당신의 모습을 이생의 이별 마당에서 다시 되새겨봅니다.빈 것 같으면서도 안으로 가득 차있는 당신의 그 모습이 그립습니다. 치열성과 정치함에서는 한 치의 틈도 허락지 않았던 당신 글을 후학들은 기억합니다. 그 엄정함은 해성고등학교 재직 시절 동료 교사들에 의해 소문이 났습니다.교과서의 오류를 낱낱이 파헤쳐 잘못된 내용들을 바로잡아야 함을 당신은 단호하게 주장했습니다. 그것들을 「전북신문」에 실어 당시의 화제인물로 부상했던 그 추억을 동료 선후배들이 당신을 보내는 자리에서 증언하며 아픈 가슴을 달래고 있습니다.외유내강과 허허실실, 그리고 박람강기가 당신의 삶을 떠받친 세 개의 기둥이었습니다. 당신의 넓고 깊은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원광대로 자리를 옮겨 학문의 세계에 매진할 때, 고등학교 교과서의 오류를 파헤쳤던 그 열정과 집념이 결집된 저서가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2003)입니다. 이 책은 한국문학의 대가들이 확고부동하게 내린 시문학 작품의 해석상의 오류를 바로잡는 보기 드문 저서에 속합니다.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에 비유된 오하근의 박물학적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작업이었음을 후학들은 뒤늦게 이 책을 읽고 깨달았습니다. 이 저서 하나만으로도 여러 선배 동료들이 전설처럼 이야기했던 살아 숨 쉬는 인간 백과사전 오하근이라는 말을 실증했습니다.스승 천이두 선생과 원광대 국어교육과에서 강의를 마치고 춘포에 들러 한 두병의 소주로 인생의 애환을 토로하고 동서양의 문학을 논하며 당신은 소박한 풍류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신은 학문을 위한 정진의 자세를 흐트린 적이 없었습니다. 이 시대의 드문 학자였던 당신의 진면목이 『원본 김소월전집』(1995), 『정본 김소월전집』(1995), 『김소월 시어법 연구』(1995), 『전북현대문학 상하』(2010)에 나타나 있습니다. 학문적 구도의 정신적 열기가 빚어낸 이 저서들은 한국근대문학의 성과로 기록될 것입니다.유유자적해야 할 그 시기에도 당신은 작고문인들의 자료 발굴과 문학사적 의의에 주목해 왔습니다. 소멸기 한문문화의 문화사적 위상을 조명한 오연호 선생의 문집 발간이 그것입니다. 종질인 하근河根이 유고를 발견하고, 당신이 몸으로 살았던 한문학 소멸기의 귀중한 자료(오해걸, 「후기-아버님 문집 발간에 즈음하여」)로 활용될 수 있으니, 이를 공개하자고 당신이 권하여 이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어느 선각자의 도전과 좌절」이라는 글 또한 한국문단에서 잊혀진 부안의 인물 백주 김태수의 작품집을 새롭게 주목한 최초의 평론에 해당합니다.당신께서 무한 시공으로 떠나자 하늘도 초목도 통곡한다고 이운룡 시인이 애도합니다.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응어리진 육신의 고통을 이생에 부려놓고 훨훨 허허롭게 가벼운 몸짓으로 하늘나라 가셔서 스승 천이두 선생과 해후하는 기쁨 누리소서.타고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는 만해 선사의 시 구절이 떠오릅니다. 당신이 온몸으로 태웠던 학문과 삶의 타고 남은 그 재가 다시 기름이 되어 활활 우리 가슴 속에 타오를 것을 믿습니다.부디 편히 가소서. 아픈 가슴 추스르며 당신이 못다 이룬 이생의 꿈 활짝 피울 것을 우리 모두가 다짐하며 작별의 인사 올립니다. 전정구(문학평론가)

  • 문화일반
  • 기고
  • 2017.11.20 23:02

[조시]오하근 박사 영겁 평안을 기원하며

엊그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가신 오 박사님!사랑하는 가족과 문우들을 두고 서둘러 홀로머나 먼 영겁의 정토로 끝내 떠나셔야 했습니까.우리는 오 박사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어젯밤 검은 하늘이 내려앉고 찬바람 몰아치더니노란 은행잎도 우수수 떨어져 지상에 누워버렸습니다.당신께서 무한 시공으로 떠나자 하늘도 초목도 통곡합니다.산목숨이 이 엄숙한 슬픔을 어떻게 위로해야 좋겠습니까?억장 무너져 눈물의 대양을 건너지 못하는 여기당신의 영원불멸을 추모하는 생령들 한 사람, 한 사람저 피안의 무우수 우러러 당신을 부르다 목이 메었습니다.대답해 주세요, 겨우 이틀이 지났는데 그리워지는 오 박사님!후미진 영겁의 길 어디쯤 가서 편좌하고 계시는지슬픔을 잠자게 할 영약은 뜨거운 눈물밖에 없는가요?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길을 잃고 눈 감으신 당신,차마 떼어놓지 못해 발자국마다 선연한 이 세상 연민의 정마른 잎 되어 저승에 몸을 부린 적막강산 앞에서우리는 눈 번히 뜨고 작별의 손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참 좋은 세상이라던 며칠 전의 당신의 말마따나좋은 세상 두고 생애의 마지막 단말마의 고통이 웬 말입니까.돌아보고 돌아보면서 홀로 갈 길을 가야 하는당신의 뒷모습을 어찌 눈물 없이 보라 하십니까.가다, 가다 이 세상 사랑했다는 말 한 마디 남길 것만 같고낯선 길 물어올 것만 같은 당신의 가슴속이 환히 들여다보입니다.눈물 안 보이려고 이내 얼굴 돌려 적막강산 홀로 휘청거리는발걸음을 어떻게 무심히 보내달라고 눈 껌벅이십니까.오 박사님, 당신답지요. 그 착하고 선한 성품 누가 몰라서요?봄, 여름, 가을 햇볕으로 와서 한 생애의 일을 다 거두시고는이 겨울 손 털고 가신 후광이 회광반조처럼 눈부십니다.대학에서 쌓아올린 학문의 금자탑도 영원한 빛이 되리니한 평생의 역저로 『원본 김소월전집』, 『정본 김소월전집』,『김소월 시어법 연구』를 비롯하여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전북 현대문학』,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등잠 설치고 피와 땀으로 일군 공적은 우리 문학사의 등불로써당신의 노고와 함께 크나 큰 거울이 될 것입니다.영생의 정토 천국에서 이 땅 사람들 일일이 살펴보시며해와 달과 별들 모두 불러 당신 무릎 위에 앉혀놓고영원무궁 신궁 상좌의 명복 평안을 누리시옵소서.온 세상 사람답게 명복 평안을 진실로 마음껏 누리시옵소서.이운룡 (시인전 전북문학관장)

  • 문화일반
  • 기고
  • 2017.11.20 23:02

문학평론가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 영결식 엄수

지난 17일 세상을 떠난 문학평론가 고(故)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향년 77세)의 영결식이 19일 오전 9시 30분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북지역 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수됐다. 이 자리에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허소라, 김남곤, 서재균, 이목윤, 김영진, 소재호, 정군수, 김용옥, 최정선, 류희옥, 전일환, 이소애, 이정숙, 박귀덕 등 전북 문인들이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안도 전북문인협회장이 고별인사를 건넨 뒤, 전정구 문학평론가가 조사를 통해 밖으로 한없이 부드럽고 안으로는 금강석처럼 단단했던 당신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는 이별의 마당에 우리는 서 있다며 그동안 학구적 구동의 정신과 열기가 빚어낸 많은 업적은 한국문학 발전에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운룡 전 전북문학관장이 쓴 조시를 조미애 전북시인협회장이 대독했다. 그는 조시를 통해 당신이 일군 공적은 우리 문학사의 등불로써 당신의 노고와 함께 크나큰 거울이 될 것이라며 천국에서 이 땅 사람들 일일이 살펴보시며 평안을 누리시라고 애도했다.고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김제에서 태어나 전주고, 전북대를 졸업했다. 전주고 재학 시절에는 신석정 선생을, 전북대에서는 천이두 선생을 사사했다. 부안여중, 전주 해성고를 거쳐 원광대에서 정년을 했다.1981년 현대문학 평론 부문으로 등단해 활발한 문학 비평 활동을 해왔다. 저서로는 <김소월 시의 성상징 연구>, <김소월 시어법 연구>,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 <전북 현대문학>(상하) 등을 펴냈다. 제10회 목정문화상(2002), 제22회 김환태 평론문학상(2011) 등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0 23:02

유년시절 보금자리의 기억

이승훈 사진작가는 40년이 안 되는 생애 동안 열여덟 번의 이사를 겪었다. 좋은 곳, 살고 싶은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녀서가 아니라 당장 살아야 할 곳을 찾아 떠밀려 가게 됐다. 아늑하고 포근한 안식처로 인식되는 집이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이승훈 사진작가의 개인전 Moving day가 오는 26일까지 전주의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린다.모래내(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좌원상가 아파트는 그의 유년시절 기억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후 그는 수차례 이사를 하고 보금자리가 바뀌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찾은 모래내 시장은 유년시절 본 그대로였다. 하루가 다르게 도시 풍경은 달라졌고 그로 인해 나의 보금자리도 끊임없이 변했는데 이곳은 왜 조금도 달라지지 못했는가.그는 좌원상가 아파트의 곳곳을 사진으로 찍었다. 아파트 안에 버려진 거울, 빨래 건조대, 고지서 등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고 언제까지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이다.전시 사진에는 그가 느낀 잠깐의 아련함과 반가움, 그리고 당혹감이 묻어난다. 또한, 자본에 쫓겨 떠돌아다니는 현대인과 자본에 밀린 원도심을 동시에 보여준다.중앙대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한 그는 개인전 On Plastic surgery(2013)와 Moving days(2016) 등을 열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0 23:02

"다양한 장르와 결합·디자인 상품 개발 필요"

지난달 21일 개막해 한 달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지에서 열렸던 제11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19일 폐막했다.올해는 대표 전시에 젊은 서예가 초청을 대폭 늘려 최근 경향과 신선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새롭게 시도한 서예의 공연화는 완성도가 부족했고, 프로그램 대부분이 답습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부산서예비엔날레는 물론 중국전남에서 서예비엔날레가 새로 생긴 상황에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201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대표 전시인 서론서예전을 비롯해 명사서예전, 생활서예전, 전북우수작가서예전, 전서각의 어울림전 등 25개 행사를 준비해 988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비엔날레 조직위에 따른 총 방문객은 약 15만 명.이번 행사는 대표 전시인 서론서예전을 3040대 젊은 서예가 중심으로 꾸려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세대의 서예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청년에서 중견 서예가로 넘어가는 과정에 놓인 이들이 권위 있는 대회를 통해 성장하고 발돋움할 수 있었다.그러나 올해 조직위가 강조한 서예의 응용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처음 시도한 서예의 공연화(개막공연)는 완성도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도내 한 예술인은 한복공연과 서예가 따로 노는 경향이 강했고, 무대 위에서 서예를 쓰고 글자를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대목에서는 스크린에 미리 녹화된 화면이 나와 현장감이 살아나지 못했다고 말했다.개막공연 외에는 매년 진행한 전시를 주제만 달리한 수준이었고, 서예를 실생활과 접목했다는 생활서예전에 대해서도 서예 작품을 넣은 공예품, 생활용품은 오늘날 새로운 게 아니기 때문에 이를 소개하는 수준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상당수 서예인은 전북비엔날레가 서예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비엔날레 성격에 걸맞은 실험성확장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 강화와 실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서예 디자인 상품 개발 등이 제안됐다. 공연뿐만 아니라 사진, 현대미술 등의 작가와 협업 전시를 하는 등 서예를 타 예술장르 안에 녹이거나 흥미와 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서예 디자인 소품문구류를 소개판매해 예술과 대중 안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한 서예인은 전시체험도 좋지만 행사를 상징기념할 수 있는 포토존이나 기념품도 브랜드 구축, 나아가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 정도 규모의 국제행사에서 기념품 하나 없는 것도 의아한 일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0 23:02

[전북, 문화로 도시를 재생하다] ④ 프랑스 파리 12지구 프롬나드 플랑테·베르시 빌라주 (상) '공공성+상업성' 시민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되돌려주다

프랑스 파리는 가장 중심에 위치한 1지구를 중심으로 나선형(시계 방향)으로 총 20개 지구로 나뉘어 있다. 흔히 서울이 한강을 기준으로 구도시 강북과 신도시 강남으로 나뉘듯, 파리는 센강을 중심으로 구도시 동쪽과 신도시 서쪽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12지구는 파리 동남쪽이다. 옛 고가 철도, 포도주 창고, 외곽순환도로 등이 혼재된 지역이었다. 세계 최초의 공중(空中) 정원 프롬나드 플랑테, 파리의 첫 쇼퍼테인먼트(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말) 베르시 빌라주는 모두 이 12지구에 위치한다.프롬나드 플랑테와 베르시 빌라주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궁극적으로 파리 도시재생사업은 시민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되돌려줬다. 산책하고, 커피 마시고, 쇼핑하는 일상 말이다. 오래된 산업유산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치단체와 시민이 의미 있는 논의와 협의를 도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경제성뿐만 아니라 역사성과 친환경성도 담보하게 됐다.특히 눈에 띈 점은 프롬나드 플랑테와 베르시 빌라주 도무 공공성과 상업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이 공공시설뿐 아니라 상업시설, 교육시설, 주거시설 등 실생활과 연계해 다양한 양상으로 추진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결국 도시재생사업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가 철도가 공중정원으로, 프롬나드 플랑테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ee)로 오르는 계단은 영화 <비포 선셋>이나 사진 속에서 보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이런 곳에 공원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 의문은 완벽히 불식했다. 푸른 나무와 알록달록한 꽃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운동복 차림으로 조깅하는 사람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들, 데이트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프롬나드 플랑테는 지난 1859년 파리 12지구 바스티유 지역과 벵센 지역을 잇기 위해 지상 10m 높이에 건립한 길이 4.5㎞의 고가 철도다. 그러나 지하철 건설로 기능을 잃으면서 1969년 운 행이 중단됐다. 일부는 다른 노선에 통합되고, 나머지는 뾰족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1980년대 중반까지 방치됐고, 흉물로 전락했다. 지상 10m 높이에 설치된 철길과 이를 지탱하기 위해 세운 아치형 구조물 64개를 철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 건축가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고가 철도 폐선부지와 기존 구조물을 재활용하자는 방안이 제기됐지만, 고가 철도를 리모델링한 사례가 없었던 만큼 명확한 청사진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그 사이 고가 철도 일대는 차츰 활력을 잃고, 범죄 위험이 도사리는 우범지역이 되면서 점차 슬럼화되었다.프롬나드 플랑테가 빛을 보게 된 계기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 프로제(Grands Project)였다. 미테랑 대통령은 1981년 취임 직후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문화예술시설 확충 프로젝트인 그랑 프로제를 발표했다. 오늘날 프랑스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오르세미술관, 미테랑국립도서관,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루브르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이 과정에서 1984년 바스티유 역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을 건립하면서 인근 프롬나드 플랑테도 재주목받았다. 조경건축가 자크 베겔리와 건축가 필립 마티유는 폐선부지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공중정원과 산책로를 조성했다. 길게 선형으로 뻗은 철로의 구조적인 특성을 최대한 반영해 정원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산책로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 연못 등이 운치를 더한다.특히 1㎞에 이르는 하단부 아치형 구조물 64개는 상점가로 개조해 르 비아딕 데자르로 탈바꿈했다. 건축가 패트릭 베르제는 붉은 벽돌 아치가 풍기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한 채 개별 상점가를 설계했다. 이 안에는 악기, 보석, 가구 등 수공예 예술가의 아틀리에와 매장,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섰다. 도심의 골칫거리였던 고가 철도는 공원으로, 버려졌던 아치형 구조물은 문화예술 공간이자 상업공간으로 변신했다. 물리적인 재생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재생까지 이뤄낸 셈이다.△포도주 창고가 쇼핑몰로, 베르시 빌라주파리 12지구에 있는 베르시 빌라주(Bercy Village)는 2001년에 문을 연 쇼핑몰이다. 원래는 19세기까지 부르고뉴와 보르도 등에서 생산된 포도주를 저장하고, 이를 전국으로 공급하는 창고 밀집 지역이었다. 19세기 중반 이후 베르시 인근에 대한 개발이 추진되면서 지가가 상승했고, 창고는 외곽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교통 발달로 소비자들도 생산지에서 직송으로 포도주를 받아보게 됐을 뿐만 아니라 포도주를 운반하던 기차 운행도 중단되면서 베르시는 포도주 물류 중심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파리는 포도주를 운반했던 철로와 철로 좌우로 길게 늘어선 포도주 창고 42개, 울퉁불퉁한 돌바닥 등을 그대로 보존했다. 포도주 창고는 1층의 문 2개, 2층의 창 1개, 삼각형 지붕 등 동일한 모양이다. 대부분 포도주 창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용도에 따라 창과 문을 유리로 개조한 게 전부다. 그 덕분에 과거 포도주를 저장하고 운반했던 마을 정취가 고스란히 남겨질 수 있었다.옛 포도주 창고에는 대형 영화관을 비롯해 유명 의류화장품액세서리 상점,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섰다. 낮에는 파라솔을 설치해 카페테리아로 활용한다. 인근에는 아름다운 호수로 꾸며진 베르시 공원과 특색있는 조각상들이 자리한다. 주민들이 가꾸는 정원과 과수원도 있다. 파리의 첫 쇼퍼테인먼트로 파리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이용객이 많이 찾는 인기 장소다. 식사와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책 읽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쇼핑하는 사람들. 베르시 빌라주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관광객보다는 파리 시민들이 자신들만의 문화를 누리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17 23:02

책으로 다시 태어난 고목

10년 가까이 나무로 조각 작업을 해온 엄혁용 조각가(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장)가 고사목(枯死木)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마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였다. 고목에 꽃이 핀다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그래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교수가 돼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죠. 또 작업 세계를 구축함에 있어서도 오랜 세월 고민을 해왔고요. 늦게 꽃이 핀만큼 더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작업하고 싶어요. 썩은 나무일지라도 자양분이 돼서 싹을 키우고 싶죠. 고사목을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싶었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엄혁용 교수의 고사목을 활용한 신작들이 16일부터 29일까지 전주의 우진문화공간에서 전시된다. 제27회 엄혁용 개인전의 개막식은 16일 오후 6시.그동안 자연=나무=종이=책라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목재로 직지(直指)와 완판본 등 책을 형상화 했다. 책을 통해 자연과 문명을 동시에 보여준 것이다.이번 신작들은 구체적인 책 형상에서 벗어났다. 높이가 약 3미터에 달하는 통나무와 그 안에 쌓아 올라간 색색의 책들은 고목이 견딘 긴 세월을 의미하는 듯하다. 수십 번, 수백 번의 사계절을 거쳐 만들어진 나이테와 나뭇결이 고스란히 살아있다.작품 세계도 확장됐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환원에 대해 고민했다. 순환체계를 통해 죽은 것의 가치를 되짚었다. 엄 교수는 고사목으로 만든 작품들은 썩혀서 자연으로 되돌려 보낼 생각이라며, 작품을 영원히 박제하기 보다는 순리에 맞게 무너져 내려 흙으로 되돌아가는 것까지의 과정이 나의 예술 작업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16 23:02

"제대로 된 전시장 하나 없는 김제 창피해"

우리 김제는 예술인들이 작품을 내걸 전시장이 없습니다.김제지역 유일의 규모 있는 전시장인 벽골제 창작스튜디오 전시장마저 운영이 중단되면서 김제 예술인들이 지역 문화예술 향유발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시장과 공연장이 김제에도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김영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김제지회장은 지난 1일 발표한 제4회 한국화 미래지향전 인사말을 통해 올해 전시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했던 벽골제의 폐교마저 안전진단에서 하위등급을 받아 철거하게 됐다며, 걸출한 학자와 예술인들이 김제의 자랑인데 제대로 된 전시장 하나 없는 김제가 이제는 창피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전북도의 문화시설현황 등에 따르면 김제에서 지역 미술인이 작품을 걸 수 있는 전시장은 2곳. 김제문화예술회관, 벽골제 창작스튜디오 2층에 위치한 전시장이다.그러나 김제문화예술회관 내 갤러리는 454㎡(약 137평) 규모로, 건물이 노후화 된데다 공간이 작아 그림 40점을 채 걸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벽골제 창작스튜디오는 폐교된 백제초등학교를 재단장한 것으로, 2층은 전시장으로 쓸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7월 김제시에서 진행한 정비안전진단에서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철거될 예정이다. 건물이 낡은 탓으로, 사고붕괴 등의 위험이 있어 당장 올 하반기부터 운영이 중단됐다.전국 미술인 80여 명을 초대해 벽골제 창작스튜디오에서 열던 한국화 미래지향전은 결국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고, 초대작가를 절반으로 줄여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치렀다.김제 미술인들은 창작을 해도 선보일 수 있는 주요 통로가 사라졌다. 성황리에 치러지던 대규모 지역 예술행사들도 축소되고 있다. 국가 정책적으로도 지역별 문화 격차 해소를 외친지 오래지만 김제의 지역 문화예술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전북지역 일부 시군에서도 지역 문화예술 육성과 지역민의 향유 필요성을 느끼고 시설이 조성되고 있다. 정읍시의 경우 지난 2015년 정읍시립미술관을 개관했고, 남원에서도 사립으로 운영되는 수지미술관이 생겼고, 시립미술관도 운영될 예정이다.그러나 김제시는 전시장 등 지역 예술인을 위한 공간 마련에 대해 미온한 입장이다. 시는 창작스튜디오를 철거한 후 농악체험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전시장 조성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김영 김제예총회장은 전시장뿐만 아니라 공연장도 부족해 수변공원에서 공연을 하다 인근 주민들에게 민원 제기를 받고 있다. 현재 김제예총 회원만 600여 명으로, 적지 않은 예술인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다. 김제 예술인들은 기본 토대인 전시장, 공연장 조성을 위해 각성하고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16 23:02

소리축제 안정화…유료 관객 확대 과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재방문 비율이 늘고, 방문 기간이 길어지는 등 마니아층 형성을 통한 안정적인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료 관객 비중이 적고, 유료 공연 관람 의향이 줄어드는 경향으로 나타나 유료 관객 확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전북문화컨텐츠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발표한 2017 전주세계소리축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9월 20~24일)를 찾은 방문객은 16만6389명이다. 2016년 15만8013명과 비교하면 5% 증가한 수치다. 총 방문객 가운데 유료 관객 비중은 8.6%(1만4288명)로 2016년 8.0%보다 높아졌지만, 전주한옥마을을 부행사장으로 활용했던 2015년 9.8%보다는 여전히 낮았다.특히 방문객 관람 형태를 보면 유료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라는 응답자는 37.1%, 무료 공연과 부대 행사만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36.5%를 차지했다. 지난 3년간 응답 결과와 비교해보면 유료 공연 관람 의향이 2015년 45.5%, 2016년 42.0%, 2017년 37.1%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유료 관객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또 유료 공연 관객은 대부분 항목에서 만족도가 4.0점(5점 만점) 이상을 기록해 무료 공연 관객보다 만족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향후 유료 공연 관객을 적극적으로 유치 또는 양성한다면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대한 만족도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올해 처음 방문한 사람의 비중은 36.0%로 2015년 44.4%, 2016년 37.9%와 비교했을 때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재방문한 사람의 비중은 64.0%로 2015년 55.5%, 2016년 61.8%와 비교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결과는 마니아층이 기대할만한 성과를 지속해야 한다는 과제와 함께 새로운 관객층을 발굴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이외에도 특별 전시 어린이 미디어 체험, 어린이 소리축제, 부대행사 등 어린이 관련 프로그램이 흥미도 면에서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낮아 가족 관객 유치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셔틀버스 활성화 대책도 요구됐다.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셔틀버스 이용자 비중이 현저히 낮아진 것과 관련해 전주세계소리축제 주무대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교통 상황을 고려할 때 운영상 큰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15 23:02

제9회 두리문학상 류희옥 시인 수상

제33회 두리문학 출판기념 및 제9회 두리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11일 전북문학관에서 열린 가운데 류희옥(68) 시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김영 시인은 만장일치로 류희옥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두리문학의 역사와 류 시인의 문학적 역사를 떼어 생각할 수 없다며 류 시인이 두리문학 안팎에서 발휘한 역량과 융화력은 대단했다고 설명했다.노을이 재가 되어 식어가는 산사(山寺) 무념(無念)의 신사(神師)가 지나간다/ 댕그랑 댕그랑~/ 스님은 무상(無想)을 읽고/ 나그네 무섬을 읽고/ 짐승은 줄행랑치고/ 하나의 소리 속에 울리는 이분음(二分音)/ 만등(卍燈)이 꺼지면 홀연 타는 불덩이/ 풍경(風磬)의 집에서 바람 주인(風主) 별빛을 흔드누나/뗑그렁 뗑그렁~~~ (류희옥, 풍주風主)김 시인은 류 시인의 작품을 낭송한 뒤 풍경은 바람이 있어야 소리를 내고 육신도 정신이 깃들어야 사람답다며 이 시를 반복해 읽다 보면 님의 침묵이 보인다고 평했다.류희옥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더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전북 문단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류 시인은 1989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했고 시집 <바람의 날개>, <푸른 거울> 등을 남겼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15 23:02

[전북 거리, 지붕 없는 공연장 되다] ④ 프랑스 현장(하) - "공연자가 잘하면 관객은 춤 추기 마련이죠" 1개 공연에 20가지 상황 설정 '만반의 대비'

프랑스는 거리 예술단체들이 주로 연합체로 움직인다. 많은 크고 작은 연합 중 60여 개 공연단체가 소속돼 있는 연합체 아사히라(ASSAHIRA)는 유럽남미뿐만 아니라 아시아, 특히 한국과도 공연 교류가 활발하다. 또한 전북지역 중소 도시와 비슷한 규모의 프랑스 지역 트로아에 본부를 두고 활동해 운영 환경도 비슷하다.아사히라의 공동 대표로부터 연합 운영, 지역과의 연계 방식 등에 대해 듣고, 실제 아사히라소속 거리공연단체인 집시 피그(Gipsy pigs)의 공연 현장과 활동 노하우 등을 살펴봤다.지난달 8일 방문한 프랑스 파리 라 빌레트 과학산업관(Cite des Sciences et de L lndustrie). 어린아이들이 거대한 전시장 안을 분주히 움직였다. 우주정거장에 우주선을 도킹하는 조이스틱을 잡아당기는가 하면 갈릴레이의 낙체법칙을 몸소 이해하기 위해 진공관 안으로 연신 쇠공을 굴려댔다. 커다란 뇌 그림은 캄캄한 전시장 내부에 둥근 달처럼 떠있다.로비 쪽에서 난 예상치 못한 선율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관을 울리며 나오는 풍부한 트럼펫 소리에 아이들은 쫑긋 귀를 세웠다. 관객들은 색소폰, 트럼펫, 호른, 기타, 작은 북 등을 맨 젠틀맨들을 순식간에 둘러쌌다.이날 프랑스 거리공연단체 집시 피그(Gipsy pigs)는 10월 7일과 8일 과학산업관에서 열린 과학 축제(Fete de la science)의 일환으로 축하 공연을 펼쳤다. 능숙한 무대매너로 관람객 사이를 파고들며 관객이 서 있는 그 자리를 무대로 만들었다. 집시 피그의 리더 토마스(Thomas)는 배우, 공연자는 무대에 있고 관객은 아래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싫다며 관객 가까이 다가가 평등하게 즐기는 것, 친밀감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따라서 이들은 관객의 시선을 끌고 소통하기 위한 장치들을 준비한다. 프랑스 역시 중소도시에서는 관객을 모으기가 쉽지 않지만 공연자가 잘하면 관객은 춤을 추기 마련이에요. 우리(집시 피그)는 밴드지만 공연 전 관객의 주의를 끄는 간단한 활동, 역동적인 안무나 무대매너, 의상 등 많은 것을 챙깁니다. 거리공연이 실내공연보다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까다로워요. 공연 환경, 객석 반응 등까지 고려해야 하거든요. 또 레퍼토리를 짤 때마다 외부 예술 감독을 초빙해 평가를 부탁합니다. 우리 안에서만 짜면 이 공연이 대중성이 있는지, 완성도가 높은지 알기 힘들거든요.집시 피그는 공연연합체 아사히라(Assahira)에 소속돼 있다. 토마스는 전 세계적으로 축제, 프로그램이 많은데 개인단체가 모두 파악하고 접촉하기는 어렵다며, 연합체 본부에서 국내외 공연계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곳들을 추천, 소개, 연결해준다고 말했다.파리에서 도시열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한 시간 15분가량 달리면 나오는 트로아. 약 10만 명이 거주하고, 중세 르네상스 건물 등 전통 문화가 잘 간직돼 있다. 지역 특산물인 와인 전통 축제도 해마다 크게 열린다. 전북지역 소도시와 규모와 특성분위기가 유사하다.시청에 문화관광 부서도 없을 만큼 작은 도시지만 거리에는 항상 음악과 웃음, 낭만이 가득하다. 이곳에 본부를 두고 있는 공연연합체 아사히라(ASSAHIRA) 소속 단체 등이 시청 앞 광장과 공원 등에서 일주일에 한 번꼴로 공연을 열기 때문이다. 파리 출장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10일, 트로아에서 아사히라의 공동 대표인 델핀 험멜(Delphine Hummel)과 제비어 아다로(Javier Adaro)를 만났다.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아사히라는 소속 단체를 홍보하고 단체-축제지자체 간 계약을 연결해주는 단체다. 민속, 서커스, 밴드, 연극,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장르의 60개 단체가 소속 돼 있다.공연인이자 유럽권 대형 공연 매니지먼트에서 근무했던 델핀은 유럽 공연 현황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제비어는 남미 출신 공연인으로 세계를 다니며 활동했다. 부부이기도 한 둘은 각자의 특성을 살려 사업 파트너가 된 것.매니지먼트의 개념도 있지만 연합체는 우선적으로 거리공연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결성됐어요. 활동 방식을 체계화하고 개별 단체의 힘을 모아 거리예술인의 지위를 높이고 거리 공연을 발전시키고자 하죠. 따라서 소속 예술인들을 세계적으로 진출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이들은 다양한 도시를 돌아다녔지만 약 3년 전부터는 트로아에 정착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델핀은 트로아가 전통 유산, 음식 등으로 관광객은 있지만 문화적인 요소가 없었다며 내 고향이기도 한 이 도시를 예술공연으로 채우고 싶어서 활동 근거지로 잡았다고 말했다. 시청 사업 계획엔 없었지만 이들이 공연 계획서를 제안해 계약을 체결했다.제비어는 이곳 역시 소도시다 보니 관람 유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시민들의 상황과 움직임에 대비해 하나의 공연을 준비해도 스무 가지가 넘는 상황 설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활동 영역을 키워 해외로 나가는 것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장치, 예를 들면 음악, 몸짓, 거대한 소품 등 포인트가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공연을 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 특색을 반영하고 거리 공연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거리공연축제도 준비 중이다. 델핀은 트로아 주변부는 하천, 호숫가로 둘러싸여 있고 이를 따라 작은 마을이 많다며 호숫가에서 공연 축제를 열어 서로 다른 마을 주민들, 풍경문화를 모두 즐기고픈 관광객을 모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내년 7월 첫 회를 예정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15 23:02

이다은 명창, 13시간 판소리 '세계 기네스'

판소리 분야 최장 시간 세계 기네스 기록이 새롭게 세워질 전망이다.지난 11일 밤 10시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탄성과 박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명창 이다은 씨(26)가 판소리 다섯 바탕을 13시간 동안 완창해 세계 기네스 도전에 성공을 거두는 순간이었다.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물 마시고, 옷 갈아 입는 20여분을 제외하고 계속 소리를 한 것이다.판소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신기록 도전에 나선 이 명창은 이날 직접 창작한 판소리 익산가를 시작으로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춘향가, 수궁가 등 무려 13시간 연창 공연을 펼쳤다.관객들도 13시간 도전 공연을 관람하면서 추임새를 넣어주는 등 도전 성공에 힘을 실었다.판소리 세계 기네스 기록은 2003년 당시 11세의 나이로 9시간 20분에 걸쳐 심청가와 수궁가를 완창한 김주리 씨가 보유하고 있다.이다은 명창의 도전을 심사한 도전한국인운동본부 조영관 대표는 이다은 명창의 도전은 완창 시간은 물론 판소리 다섯 바탕을 주요 부분 중심으로 불러 더욱 가치가 있다며 공연기록을 정리해 기네스월드레코드 심사를 받겠다고 말했다.이 명창은 어릴 때 앓았던 언어장애를 딛고 8세에 판소리에 입문, 12세에 심청가를 시작으로 23세까지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창했다.그는 복식단전호흡에 전통 성악발성법으로 소리를 배워 10시간 이상 흔들림 없이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한다.국내 다섯 바탕 완창자는 고 박동진 명창, 고 오정숙 국창, 안숙선 명창, 이다은 명창 등 4명이다.이씨는 기네스 도전을 이루도록 응원한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중요무형문화재 등극과 함께 판소리 세계화, 저변 확대, 교육 기반 구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엄철호
  • 2017.11.1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