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문화로 도시를 재생하다] ① 역사문화자원 통한 도시재생, 전북은 - 역사문화자원 단순 도구화 안돼…'지역 커뮤니티'로 승부해야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그리고 도시 경쟁력은 도심 경쟁력이다. 도심은 역사성, 문화성 등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급속한 산업화와 획일적인 도시 개발로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였던 도심이 제 기능을 상실하고 쇠퇴기에 접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도심이 쇠퇴해도 장소는 남는다. 잃어버린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도시재생 사업이 시도된다.현재까지 국외적으로 시도된 역사문화적 도시재생은 파리 프롬나드 플랑테, 런던 테이트모던, 일본 나오시마 등과 같은 성공 사례가 있다. 전주시 한옥마을이나 군산시 근대역사문화도시도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국내 도시재생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본보는 군산시 근대역사문화도시,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복합문화지구 누에(nu-e) 등을 통해 전북지역 도시재생 현황을 살펴본다. 이와 함께 국내외 역사문화적 도시재생의 바람직한 추진 방향과 개선 과제를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물리적 도시 정비에서 역사문화자원 도시 재생도시재생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한 도시를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도시재생 전략으로 재건축, 재개발 등 물리적인 환경 정비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물리적 도시재생만으로는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외형적인 변화에 치중하다 보면 도심 안 사람이 도심 외곽으로 밀려난다. 그래서 최근에는 역사문화자원을 매개로 한 도시재생이 주목받는다. 가시적인 도시 정비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환경 등 비가시적인 도시 기능 회복까지 꾀하기 때문이다.2013년 6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그해 12월 국가도시재생 기본 방침이 발표됐다. 도시재생 선도지역과 도시재생 일반지역, 새뜰마을사업 등 쇠퇴하는 지역에 대한 관리와 해결 수단으로 도시재생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도시재생 선도지역은 도시재생 기반형 2곳, 근린재생형(일반규모, 소규모) 11곳을 지정했다. 군산시 월명동해신동중앙동은 내항지구와 연계한 근대역사문화지구 조성을 내용으로 한 도시재생 선도지역(근린일반)이다.또 도시재생 일반지역은 총 33곳을 대상으로 경제 기반형, 중심 시가지형, 일반 근린재생형 등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전북은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풍남동 일대, 남원 동충동죽항동금동 일대가 도시재생 일반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정부 도시재생 뉴딜 정책기대와 우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매년 100곳씩 5년 동안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 총 500곳의 환경을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매년 10조 원씩 5년간 총 50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자치단체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소규모 지역 주도 방식을 추구한다. 사업 성격과 규모 등에 따라 우리동네살리기(소규모 주거), 주거지 지원형(주거), 일반 근린형(준주거), 중심 시가지형(상업), 경제 기반형(산업)으로 나눠 추진하기로 했다.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역사문화자원이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자치단체와 시민들이 오랜 논의와 협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사업 기간과 예산을 정해 두고 추진하는 현 방식이 자칫 획일적인 도시재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역사문화자원의 단순 도구화, 관광 산업화 등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 지역 쇠퇴 원인에 대한 진단과 활용 가능한 자산에 대한 조사 등을 선행하고,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지역민의 참여가 관건이다. 궁극적으로 지역 커뮤니티를 살리는 도시재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쇠퇴하는 도시, 유휴자원 활용한 도시재생 고민국토교통부 2016년 전국 도시 쇠퇴 현황에 따르면 시도별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진단 결과, 전북 쇠퇴 정도는 71%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은 65.9%다. 도 단위에서는 전남 81.8%, 경북 76.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이와 관련 도시재생 대상 지역은 전북 전체 읍면동 241곳 중 171곳으로 나타났다. 준공 이후 20년 이상 지난 건축물 비율을 보여주는 노후 건축물 현황은 전주 10곳, 군산 7곳, 익산 3곳, 남원과 정읍 각각 1곳이 80% 이상이었다. 최근 10년간 사업체 증감률을 나타내는 사업체 수 변동 현황은 군산시 중앙동(-26.73%), 전주시 완산동(-25.26%), 김제시 광활면(-24.56%) 등의 순으로 변동 폭이 컸다.인구 변동 폭도 컸다. 최근 30년간 인구 증강률을 비교한 결과, 진안군 상전면(-84.48%), 군산시 옥구읍(-84.06%), 진안군 정천면(-83.06%), 김제시 봉남면(-77.85%) 등의 순으로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다. 인구가 3분의 2 이상 줄어든 곳이 115곳에 달했다.이와 관련 전북지역 유휴자원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1차 조사에서 48건, 2차 조사에서 8건이 발굴됐다. 사업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8개 시군 12개 시설에 대해 우선사업을 선정했다.구 KBS 남원방송국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남원아트센터), 구 오수역은 경관 디자인 조성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군산시민문화회관과 전주시 완산동 충무시설, 상관정수장, 춘포역은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다. 군산시 째보선창, 김제시 와룡역, 진안군 안천노채금굴, 무주군 제사공장 등은 사유재산이나 외곽지역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 도출되지 않았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