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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악오페라가 올리는 '라보엠'

가난 속에서 피어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 방황을 그린 푸치니의 '라보엠'은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다. 이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뉴욕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렌트'가 초연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은 원작의 탄탄한 구성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연세대 음대 동문이 모여 지난해 창단한 무악오페라가 푸치니의 '라보엠'을 내달 4-7일 저녁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참신한 작품을 소개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해 5월 창단 오페라로 베토벤의 '피델리오'를 선보인 무악오페라는 창단 두 번째 작품으로는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라보엠'을 골랐다. 이탈리아계 미국 연출가 빈센트 리오타가 연출을 맡아 파리의 뒷골목 다락방에 사는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코르리네, 음악가 쇼나르 등 보헤미안적 기질을 지닌 젊은 예술가들의 방황과 우정, 폐결핵에 걸린 소녀 미미와 로돌포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주인공 미미는 소프라노 조경화, 강경해가 번갈아 맡고, 로돌포 역에는 테너 강무림, 국윤종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밖에 바리톤 임승종, 방광식, 소프라노 이윤숙, 김수진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한다. 지휘 최승한, 협력연출 장영아, 무대 오윤균, 의상 박진원, 분장 임유경, 조명 고희선. 3만-15만원. ☎1588-7890,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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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7 23:02

국립극장 창립 60주년 특별기획전 개최

국립극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특별기획전 '6ㆍ25전쟁, 공연예술의 기억과 흔적'을 연다. 5월7일부터 7월31일까지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기획전에는 6ㆍ25전쟁 전후의 공연예술과 관련한 음원과 시각 자료, 군예대의 활동 관련 시청각 자료, 당시의 대중가요와 악극, 음반, 전단(삐라) 등이 전시된다. 특히 6ㆍ25전쟁 당시 국방부 종군사진대장이었던 故 임인식 씨의 전쟁과 관련한 공연예술 사진 26점 등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7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해설과 함께하는 축음기 시연회'도 열린다. 시연회는 5월 '해방과 분단, 희망과 절망의 노래', 6월 '전시(戰時) 3년, 전선과 후방의 노래', 7월 '상흔의 폐허에 울린 위로의 노래' 등 각기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국립극장 관계자는 "6ㆍ25전쟁 당시 전방과 후방에서 군과 민을 위로하며 공연예술의 전통을 이어갔던 공연주체들의 기억과 흔적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국립극장은 기획전 개최를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와 공연예술박물관 개관과 함께 창립 기념일인 29일에 할 예정이었으나 이날이 '천안함 사고'와 관련한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됨에 따라 5월7일로 모두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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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7 23:02

서강대 개교 50주년 기념 연극

서강대학교는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유럽 정통 연극 두 편 '에브리맨'(사진)과 '미라클'을 선보인다. 두 작품은 중세 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유럽 연극의 원류와도 같은 작품이다. 도덕극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에브리맨'은 죽음을 앞둔 남자가 평소 소중히 여긴 친구와 죽음의 여행길에 동행하려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우정, 친척, 재물, 미모, 지혜, 힘 등과 동행하려 하지만 죽음 앞에선 모두 그를 거부한다. 결국 그를 구원으로 이끄는 것은 참회와 선행이었다. 도덕극은 인간이 추구하는 정념이나 가치를 의인화해서 표현하는 우화적인 연극이다. 이번에 공연되는 '에브리맨'은 에브리맨이라는 클럽에서 하는 극중 극 형식으로 진행된다. 최용훈 연출은 "극중 극으로 넣어서 좀 더 거리를 두고 보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하려 했다"면서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할 수 있는가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에브리맨'은 5월 6∼15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성경의 내용을 풀어내는 '미라클'은 15일 서강대학교 내에서 거리축제극으로 꾸며진다. 서강대학교 운동장, 본관 등 학교 전체를 무대로 해 구조물을 설치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연극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종석 연출은 "허구와 실제 공간을 허물고 관객과 배우의 경계를 없앰으로써 관객이 극을 이해하는 차원을 지나 상호참여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라클'에는 전문연기자와 학생, 마포구립합창단 등 35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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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6 23:02

푸르른 5월 엄마·아빠 손잡고 공연장 나들이 해보자

어린이날을 앞두고 공연장이 변신 중이다. 젊은 엄마들이 많은 신도시 공연장은 공연장 전체를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고양아람누리는 5월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어울림누리 공연장 야외에 체험부스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아무거나 줄인형놀이' 코너에서는 돌, 고구마, 사과 등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줄인형으로 만들어 연극놀이를 할 수 있다. 장수풍뎅이 유충을 직접 잡아 볼 수 있는 '꿈틀꿈틀 곤충체험'과 천연비누 만들기, 한지부채에 나비꽃만들기 등의 코너도 준비돼 있다. 체험 요금은 1000∼5000원이다. 이날 별모래극장에서는 극단 사다리의 '꼬방꼬방'이 공연되며 꽃메야외공연장에서는 '우당탕탕 소리탐험대'와 인형극 '토끼야 위험해'가 올려진다. 4∼5일 어울림극장에서는 서울발레시어터의 가족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공연된다(1577-7766). 성남아트센터도 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오페라하우스, 앙상블시어터 등 공연장 전체를 어린이를 위한 '아트랜드'로 꾸민다. 3000∼5000원을 내면 파라핀 조형체험, 폼클레이를 이용한 가면 만들기, 점토공예, 부모님을 위한 카네이션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페이스 페인팅과 패션 타투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야외광장에서는 선착순 200명에 한해 남한산성을 주제로 하는 제5회 성남 어린이 미술실기대회도 열린다.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미술기법을 이용한 넌버벌 퍼포먼스 '드로잉:쇼'가 공연되며 앙상블시어터에서는 영어뮤지컬 '티쓰'가 올려진다. 미술관에서는 21일부터 5월 24일까지 각종 로봇을 전시하는 '로봇아트와 놀이의 세계전'을 선보인다(1544-8117). 지난해 하반기 신종플루로 직격탄을 맞았던 어린이 관련 공연도 5월을 맞아 활기차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방귀대장 뿡뿡이'는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토종 캐릭터 뿡뿡이를 등장시킨다. 동요 20여곡을 편곡해 콘서트 형식으로 아이들이 친근하게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방귀대장 뿡뿡이'는 30일부터 5월 29일까지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02-3485-8721). 또 다른 인기 캐릭터인 뽀로로도 뮤지컬로 만날 수 있다. 2003년 처음 선보인 '뽀로로와 비밀의 방'은 이번이 세 번째 버전으로 5월 8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볼 수 있다(02-501-7888). 국립국악관현악단이 1일부터 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도 아이들이 볼만 한 공연이다. 아이들은 국악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진도 아리랑', '우리집에 왜 왔니', '대문놀이' 등 국악과 동요, 가요 등 20여곡이 연주된다. 국내 최초 로봇배우 안드로이드-에버와 휴머노이드-세로피가 출연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공연장 로비에는 해금, 가야금, 아쟁, 피리 등 국악기가 전시돼 있어 아이들이 직접 국악기를 체험할 수 있다(02-2280-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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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6 23:02

보고 또 보고… 롱런 뮤지컬은 뭔가 다른게 있다!

뮤지컬이 성공하는 데는 많은 변수가 있다. 훌륭한 음악과 탄탄한 대본은 기본이고 배우가 누구인지, 같은 작품이라도 극장 위치와 크기, 공연 시기 등 모든 것이 고려해야할 변수다. 이쯤이면 뮤지컬의 성공은 거의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2004년 국내에 초연된 뮤지컬 '맘마미아'(왼쪽 사진)는 지금까지 모두 679회 공연 돼 약 10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공연 전체를 가로지르는 아바의 노래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층에게는 신선한 흥미를 제공했다. 뮤지컬 주 관객층인 20∼30대 여성들이 '맘마미아'를 관람하고 부모에게 선물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은 비슷한 연배의 배우들이 무대에 서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2008년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등이 출연한 영화 '맘마미아'가 46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뮤지컬과 피드백 효과를 불러왔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2009년 국립극장 공연 때는 젊은 관객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맘마미아'는 5월 4일 이천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부산시민회관·5월 15일∼6월 6일), 수원 등 16개 도시를 약 1년간 다니며 공연한다. 뮤지컬 1세대 스타인 최정원과 남경주가 '맘마미아'에서 처음 호흡을 맞추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초연 멤버인 전수경 이경미 황현정 성기윤이 지방투어에 참여한다. 뮤지컬 '쓰릴미'(오른쪽)는 젊은 여심을 잘 공략해 롱런하는 작품이다. 2007년 초연 이래 공연 때마다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했고 그 중 유료관객 비율은 99%에 달했다. '쓰릴미'는 1924년 미국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괴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는 심리극이다. 소재 자체는 젊은 여성들이 선호할만한 게 아니지만 매력적인 남자배우들을 잘 배치해 이런 약점을 극복했다. 무대에는 단 두 명의 배우만 등장하기 때문에 관객은 배우에게 집중하게 된다. 객석에 열기가 전해지는 소극장에서 공연된다는 점도 관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뮤지컬과 방송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배우 김무열은 '쓰릴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뚜렷하게 알렸다. 최재웅 정상윤 등 뮤지컬 스타도 이 무대에서 탄생했다. 5월 14일부터 11월 14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공연되는 '쓰릴미'에는 김무열 최재웅 김재범 최수형 최지호 조강현 김하늘 지창욱 등이 출연한다(02-744-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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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6 23:02

마지막 변사 신출…"제자가 없어"

"야, 너 왜 학교는 안 가고 극장 앞을 왔다갔다해?"1940년대 초 평양 선교리의 극장 앞. 방황하던 한 소년이 기도주임(표 받는 사람)에게 딱 걸렸다. 의붓어머니가 한 살 아래 친아들에게만 흰 쌀밥을 주고 자기에게는 꽁보리밥을 주는 게 서러워, 쌀밥을 빼앗아 먹다 엄청나게 매를 얻어맞고 나온 터였다. 벌벌 떨며 기도주임에게 사정을 얘기했더니 뜻밖에 "그럼 너 여기 극장 소제(청소)해!" 하는 것이었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셈이었다. 소년은 그날부터 김길자 악극단 공연이 끝나면 노래를 부르면서, 변사가 해설하는 영화가 끝나면 그 목소리를 흉내 내며 텅 빈 극장을 청소했다. 지금은 한국의 마지막 무성영화 변사로 남은 신출(본명 신병균.81)씨의 극장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28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검사와 여선생' 변사로 다시 마이크를 잡는 그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자택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마지막 변사'로 살아온 삶을 회고했다.당시 최고의 변사는 김선동이었다. 변사들은 사진주(필름 주인)와 함께 경성(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공연을 했다. 1929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났다는 신씨는 "그때는 김선동씨가 영화를 해설할 때면 늘 '어제'보다 '오늘' 관객이 많았다"며 "당시에는 이렇게 관객이 느는 것을 '게쓰아가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데 150명 가까이 관객이 들어찬 어느 날, 영화 시작 시간이 다 됐는데도 김선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기생집에서 술을 마시다 '펑크'를 낸 것이었다. 초조해진 기도주임은 신씨에게 와서 "신꼬마 너 소제할 때 들어보니 목소리 좋고 크더라. 그대로 한번 할 수 있겠지?"라며 그를 변사 자리로 올려 보냈다. 그렇게 해서 당시 14살 신씨는 극장 밥을 먹은 지 2년 만에 얼떨결에 '대타' 변사로 데뷔하게 됐다. 자못 긴장될 만도 한데 그는 "어린 마음이라 그랬는지 아무 문제 없었다"고 그때의 느낌을 회상했다. 그때 처음 한 영화가 '장화홍련전'이라고 말했다. 데뷔작이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라거나 '임자 없는 나룻배'라는 기록도 있어 되물어봤지만, 신씨는 "아니, '장화홍련전'을 먼저 했다"고 재차 말했다. 그 이후로 신씨는 김선동을 따라다녔다. 경성에도 가고, 흥남, 함흥, 신의주, 원산, 원주로 다니며 김선동과 번갈아 변사를 맡았다. 첫날 김선동이 변사를 해서 손님을 끌어모으면 신씨가 무대에 오르는 식이었다. 그러다 해방을 맞았다. 마침 해방 전까지 조선영화주식회사 경성출장소의 영사기사였던 큰형이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영화 필름들과 영사기를 손에 넣게 됐다. 또 당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발전기도 입수해 작은형에게 맡겨 돌리게 했다. 이를 가지고 세 형제는 전국을 돌며 영화를 틀었다. 물론 변사는 신씨가 맡았다.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던지, 장충동에 땅도 사놓고 포천에 극장도 하나 운영했다. 합동영화주식회사라는 회사도 차렸다. 그때쯤 윤대룡이라는 사람이 삼형제를 찾아왔다. 영화를 하나 찍을 테니 투자하라는 것이었다. 형제는 버는 족족 그에게 영화 자금을 댔고, 그래서 나온 영화가 유명한 '검사와 여선생'이었다. 형제는 그 영화의 판권을 사서 전국을 돌았다. 지금 국립영상자료원이 보관하는 '검사와 여선생' 필름도 신씨가 기증한 것이다. "이거('검사와 여선생') 하나만 가지면 뭐 전국적으로 얼마든지 돼. 나이 먹은 사람들 내 목소리 못 들어본 사람 없을 거야."본명이 신병균인 그가 예명을 신출로 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경주에서 만난 극장주가 형에게 "만담가 신불출이 이북으로 갔으니 동생 예명을 '신출'로 합시다"라고 제안한 것이 계기였다. 포스터에는 '천진난만한 신출 변사', '천재소년 신출' 등으로 광고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신씨 형제가 내리막길을 걸은 것은 운영하던 포천의 극장에 화재가 나면서부터였다. 발전기에서 흘러나온 휘발유에 불이 붙으면서 불이 났는데, 문제는 이 불이 인근의 여러 집까지 다 태워버린 데 있었다. 그 바람에 필름도 대부분 팔고, 장충동 집도 팔아버리고 셋방살이를 전전했다. 하지만 삼형제는 좌절하지 않고 극장 대신 천막 상영을 하며 다시 재기했다. 이후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신씨는 군에 붙들렸다가 얼굴과 다리에 총을 맞는 중상을 입었다. 회복되고 나서는 생계를 위해서 문화공보부에 영사기사로 취직하기도 했고, 택시 운전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쉬는 날이면 무성영화 변사로 무대에 올랐다. 주로 학교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 하는 행사였다. 지난 2004년에는 '변사'를 전수해야 한다는 의지에 따라 제자를 뽑기도 했다. 하지만 변사로 밥벌이가 어려운 탓인지 제자들은 배우기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모두 그만뒀다. 이제 80이 넘은 그가 세상을 떠나면, 한국에 변사는 더 이상 없다. 그에게 제자를 다시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키우고 싶나 마나 배고프고 먹고 살기 바쁜데 어디 하겠다는 사람이 있겠나"라며 "내가 쫓아다니며 제자를 구할 수도 없고"라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얼마 전 일본에 가서 변사들과도 만난 그는 "일본은 참 대우가 대단한데…, 일본은 말도 못해요"라고 전하기도 했다. 일본에는 현재 20~30명의 변사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아리랑'을 꼽았지만, 마지막으로 변사 해설을 조금만 들려달라고 부탁하자 '검사와 여선생'의 일절을 선보였다. "오냐 사나이 우는 마음, 인정이 없는 여자로서는 모른다. 들어라 마시어라 탄식의 술잔이다,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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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4.26 23:02

패러글라이딩 사진작가 김진오씨 '전주 포토 페스티벌' 초청

"다른 사람들은 거창한 이야기도 잘들 하던대…. 그냥 재미가 좋아서요."지난 24일 열린 사단법인 현대사진미디어연구소의'2010 전주 포토 페스티벌'에 초청된 김진오(43)씨는 패러글라이딩 사진작가다. 1996년 한국활공협회가 선정한 국내 1위 선수, 14년 째 국가 대표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등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도 수십 차례 참가했으며, 2003년 이탈리아 국제 패러글라이딩 월드컵에선 세계 5위를 차지했다. 동호인 2만 여 명, 선수 200 여 명인 국내에서는 눈에 띄는 존재.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을 실현한 데 이어 사진작가로 변신했다."처음엔 하늘을 나는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데 그쳤죠. '여기도 날아봤으니까 남기자' 이런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적인 사진으로 담아보면 어떨까 싶었어요."패러글라이딩 사진은 항공 사진과 판이하게 다르다. 각도부터 차이가 난다. 항공 사진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진이라면, 패러글라이딩 사진은 45도에서 찍는 사진이다. 일명 '버드 아이(Bird Eye)'라고 하는데, 새가 바라보는 각도에 가깝다. 국내 사진작가 중에서 항공 사진을 시도한 이는 많지만, 패러글라이딩 사진작가는 없다."헬기도, 경비행기도 시가지를 낮게 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패러글라이딩을 타면 보다 사물에 근접해 사진을 찍을 수 있죠. 제가 원하는 곳으로 높낮이 조절도 가능하고요."'하늘을 나는 카메라'엔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서부 신시가지, 팔복동 일대가 담겼다. 아지랭이처럼 지열로 떠오르는 힘으로 비행하는 무동력 스포츠인 패러글라이딩은 바람, 날씨, 운이 모두 맞아야 가능하다. 하지만 전주 시내를 날 땐 선풍기 같은 엔진을 달고 나는 동력 패러글라이딩을 사용했다."한옥마을은 정말 전통과 현대가 살아있는 도시예요. 서부 신시가지는 바람길이 잘 나서 건물 사이로 스며드는 도시의 그림자가 아름답습니다. 조형미가 살아있어요."김해 출생인 그는 이런 전주의 아름다움에 빠져 6년 전부터 완주군 구이에 내려와 살고 있다. 전주대 체육학과도 뒤늦게 재학,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그가 더 비행하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그는 울릉도와 독도를 꼽았다. 가능한 한 모든 곳을 다 날아보고 싶다는 것. "아파트 3층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일은 무섭지만, 패러글라이딩 타는 일은 무섭지 않은 게 희한하다"며 "아파트는 떨어져도 난간 밖에 의지할 곳이 없지만, 패러글라이딩은 잡고 탈 것이 있지 않느냐"며 웃었다."자연에 내 마음 싣고 마음대로 갈 수 있잖아요. 여기도 가 보고 싶고, 저기도 가 보고 싶고. 전국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같은 경치를 담고 싶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4.26 23:02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육성' 팔 걷었다

전라북도 문화예술 사회적기업협의회(이하 전북문예협)가 만들어졌다.전북문예협은 전라북도와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과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희망단체가 모여 만든 협의체로,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을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창립 회원단체는 사회적기업 1개와 예비사회적기업 3개, 진입 희망단체 18개 등 총 22개. (사)이음, 전주영상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사)문화포럼 나니레, (사)호남오페라단, (사)마당, (사)푸른문화, (사)예술기획 예루, 공연문화발전소 명태, 창작극회, (사)타악연희원 아퀴, 전통예술원 모악, (사)전통문화마을, 예술단 판打stick, (사)국악중심 연, (사)금파춤보존회, 널마루무용단, (사)전북예술문화원, (사)전북교향악단, (사)대한문화예술인협회, 교동아트센터, (사)꼭두, (사)온고을소리청 등이다.이들 단체들은 지난 21일 오전 도청 대강당 2층 세미나실에서 협의체 구성을 위한 2차 간담회 및 총회를 열고, 정관 승인 및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대표는 이음의 김병수씨가, 사무국장은 푸른문화의 장걸씨가 맡게 됐으며, 실질적으로 전북문예협을 이끌어 갈 운영위원으로는 문화포럼 나니레, 호남오페라단, 영시미, 창작극회, 전통문화마을, 교동아트센터의 대표 및 책임자들이 활동하게 된다.김병수 대표는 "한국의 사회적일자리는 도입단계를 지나 활성화와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 및 지원제도의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라며 "이러한 시점에서 문예협이 구성된 적은 매우 고무적이며, 앞으로 문화예술을 통해 행복할 수 있는 인간중심의 사회적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전북문예협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 협력해 정부정책에 순발력있게 대응하는 한편, 문화예술 분야의 특수성을 반영한 사회적기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정책 제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백옥선 전라북도 문화예술진흥계장은 "문예협 구성이 일자리 창출 효과 뿐만 아니라 민간단체들이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전라북도 문화예술 발전을 견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정부의 정책과 제도의 틀 안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전북문예협은 우선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과 관련해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자체적인 워크숍과 간담회 등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회원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적기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성격을 갖추도록 할 계획. 또한 문화예술단체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인적자원 및 정책자원, 비전자원, 콘텐츠자원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4.26 23:02

[행사·축제] 세계대백제전 기간 세계 탈 한자리에

오는 9∼10월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열리는 '2010 세계 대백제전' 기간 에 백제 기악탈 등 세계 전통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된다. 22일 세계 대백제전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백제전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주예술마당 내 세계역사도시전 연계관에서 '역사와 탈, 그리고 기원'이란 주제로 '세계 전통탈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 전시회에는 백제 기악탈을 비롯한 한국탈 60여점과 세계 각국의 전통 탈 150여점 등 모두 20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진귀한 조각과 불상, 벽화를 전시하고 탈 관련 영상시설도 설치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게 조직위의 구상이다. 특히 조직위와 부여군, 공주시는 1천400년전 한 백제인이 일본에 전했던 백제 기악탈이 현재 일본의 주요 시설에서 보관.관리되고 있는 만큼 대백제전 기간에 이 탈을 선보이면 백제문화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이의 복원에 힘을 쏟고 있다.실제 부여군은 백제 기악탈을 복원한 뒤 특허청에 상표 및 디자인 출원을 했고, 공주시도 백제 기악탈과 관련한 상표 출원을 마쳤다. 백제의 음악.무용가인 미마지는 중국 오나라에서 기악무를 배우고 돌아온 뒤 612년(무왕 13년) 일본에 귀화해 소년들에게 가르쳤고, 당시 기악에 사용됐던 탈 15가지가 일본 황실의 보물창고 '쇼소인(正倉院)'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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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3 23:02

日 양심적 역사교과서 씨마른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인 니혼쇼세키(日本書籍)의 역사교과서가 2012년부터 사라진다고 산케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니혼쇼세키의 역사교과서 발행처인 니혼쇼세키신샤(日本書籍新社)는 21일 마감된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신청에서 2012년부터 사용될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검정을 신청하지 않았다. 니혼쇼세키의 역사교과서는 우익 학자나 단체들로부터 일본군위안부의 실체를 인정하는 등 이른바 '자학적 사관'에 토대를 둔 역사기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이 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가 격감해 출판사가 어려움을 겪어왔다.니혼쇼세키신샤의 전신인 니혼쇼세키(日本書籍)의 역사교과서는 한 때 도쿄의 23개구가 모두 채택한 대규모 출판사였지만 채택률이 감소하면서 2005년에 파산했고 이후 니혼쇼세키신샤가 교과서 발행을 이어받았다. 니혼쇼세키의 역사교과서는 일본 우익들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종군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의 전쟁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2005년 검정을 통과한 이 출판사의 역사교과서는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한 아사히(朝日)신문의 기사와 사진을 싣고 있고 미국과 일본이 싸운 오키나와(沖繩)전쟁과 관련, "오키나와 민간인이 스파이로 몰려 일본군에 살해당하고 일본군으로부터 집단자결을 강요받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등 우익 단체들은 "극단적 자학사관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비판해 이 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가 격감, 올해의 경우 채택률은 3% 정도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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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4.23 23:02

케냐서 한국학 세미나…열띤 토론도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한국학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가 열려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진지하게 토론을 벌였다. 한국학중앙연구소(한중연) 한국학진흥사업단은 21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나이로비 대학에서 한국외대 아프리카 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학 공동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상연 한국학진흥사업단 부단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의 발전경험과 아프리카의 성장 잠재력을 합치면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며, 학술 세미나 등을 통한 인문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상호발전의 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와 나이로비 대학교, 에티오피아 발전연구소의 학자들이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 문학을 통한 상호교류와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문학과 경제학을 접목시키는 이른바 '학제간 교류'를 통한 국가발전 전략 등 에 대한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나이로비 대학 문학부 2학년생인 스티븐 음부루(21세)군은 세미나를 통해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발전경험을 공유해 앞으로 케냐의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부단장은 "오늘 참석한 학생들은 매우 진지하고 한국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앞으로 많은 학생이 한국학 연구를 위해 국내 석·박사과정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는 6월 한중연과 나이로비 대학 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상호 교류와 공동연구 등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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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3 23:02

[송영애의 식탁 위의 수다] (28)요리비법은 없다

며칠 전에 받은 질문(놀람과 동시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요리도 해요?"너무 당황하게 만들어 그냥 웃고 넘겼지만, 소심하기 짝이 없는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들었다. 밤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오른손으로 수를 몇 번이고 세어보니 식품학 책을 펼친 지 벌써 18년차다.그런데 그리 보이지 않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봤다.프라이팬에 데고, 음식에 상한 이와 무너진 잇몸으로 치과 치료를 받던 아픔과 간보느라 몸무게만 늘었던 그간의 시간이 억울했다. 고정관념일지라도 요리하는 사람들만의 이미지가 있는지도 생각해 봤다. 내 짧은 손톱이 요리하는 사람의 티를 100% 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 보다.20대에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찰음식을 배우러 다니던 시절이 생각난다.왜 처음 배운 요리가 사찰음식인지는 모르겠지만, 2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가서 기껏 1시간을 배우고, 다시 2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되돌아왔다. 갔다 와서 레시피 정리하고 나면, 쓰러져 잠들었다. 스님께 배워서 그런지 긴장이 몇 배는 되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 나에게 '레시피'라는 것은 정리한 노트를 열쇠가 있는 서랍에 넣어 두어야 마음이 놓이는 내가 가진 유일한 문서(?)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컴퓨터에 저장을 해 둘 때도, 어차피 혼자 쓰는 컴퓨터를 누가 본다고 비밀번호를 입력해두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당돌한 여학생이었다. 지금에야 인터넷으로 찾으면 모든 레시피가 아주 자세하게 나오지만, 그 땐 표준화된 레시피보다는 손맛과 비법을 강조하던 때였기 때문에 멀더라도 찾아가 배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리고 지금까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요리를 배우고 가르치고 있지만, 결론은 이 세상 요리에 비법이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만드는 방법은 있겠지만 비밀스런 그 무언가는 없다는 것이다. 있다할지라도 그 비밀의 열쇠는 최상의 식재료와 요리하는 사람의 정직한 기운뿐이다.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을 유난을 떨며 레시피를 사수하고, 비법을 찾으러 다니던 어리석은 자가 바로 필자였다. 그러다보니 늘 몇 그램, 몇 큰 술에 연연하게 되고, 음식을 만들어도 맛이 늘 같은 것이 아니라 달라서 음식을 버리고 고민하던 시간을 보냈다.이유는 제일 중요한 주요 식재료가 다르고, 맛 하나만 생각하니 간신히 맛을 흉내는 낼지언정 깊이가 없는 것을 비법을 가르쳐 주지 않은 선생님들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었다.레시피를 기록해야한다거나 비법을 물으면 기겁을 하는 분이 있다. 바로 나의 어머니다. 어머니는 내게 있어서 요리의 '히든카드'다.전에도 언급했듯 세련된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고기는 비린내가 나서 못 드시는 촌스러운 식성을 가졌지만, 간도 보지 않고 육류요리를 한다.우리 집에서 만큼은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선짓국을 끓이실 때면 나는 옆에서 조용히 저울과 메모지를 내민다. 냄비에 넣는 모든 양념을 정확하게 적고, 계량을 해야 한다고 하면 하시는 말씀이 "넣는 것도 없는데 뭘 저울에 달아?" 그래도 적어야한다고 하면 "똑똑한 딸 때문에 귀찮네!"라면서도 얼마 후 메모지를 보면 어김없이 적혀 있다.그리고 만드는 방법을 물으면 "짐(김)이 폭신 오르면 불에서 내려" "물은 훙덩훙덩하게 부어""째께(조금)만 넣어".도대체 김이 폭신 오른다는 것은 센불에서 몇 분인지, 훙덩훙덩은 몇 컵을 부어야하는 것인지, 째께는 몇 스푼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여기까지가 어머니가 딸을 위해 해주실 수 있는 최고의 사랑임을 안다.레시피를 표준화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특히 한식에 있어서는 말이다. 그럼 먼저 식재료의 단일화를 이뤄내야 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야 하는 작업임에는 틀림없으나 쉽지 않고, 했다 하더라도 요리하는 사람마다 맛이 다르다. 그건, 바로 요리하는 사람의 기운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모든 요리가 만드는 방법은 너무 많고, 비법은 없다. 어떻게 만들면 맛이 날까에 대한 질문에 어머니는 "기냥 혀"라며 퉁명스럽게 답한다.많은 레시피는 여러 번 만들어 내 입맛에 맞게 수정하면 나만의 레시피가 되는 것이고, 없는 요리의 비법을 찾으려 애쓰지는 말자./송영애(푸드코디네이터·전주기전대학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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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4.23 23:02

[음식의 비밀] (74)우유

속이 쓰릴 땐 우유가 최고 ? 우유는 당뇨병 환자에게 좋지 않다 ?우유를 둘러싼 오해나 편견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유는 약알카리성으로 일시적인 속쓰림은 완화하지만, 칼슘이 위산분비를 촉진해 속이 더 쓰리게 할 수도 있다. 우유 속 당은 다른 당류보다 느리게 흡수 돼 혈당치 곡선을 안정하게 유지시킨다. 우유에 대한 진실 알아보자.1000원짜리 한 장으로 각종 영양소가 함유된 식품을 구하려면, 우유 만큼 좋은 게 없다. 비타민을 포함해 각종 미네랄이 114종이나 들어 있다.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하면서까지 아이들에게 억지로라도 먹이는 것은 그만큼 우유가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기 때문이다.우유는 뼈를 튼튼하게 한다. 하지만 우유의 장점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우유는 운동 후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땀을 흘리고 나면 칼슘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다른 식품에 비해 2~3배 이상 흡수율이 높은 우유는 칼슘 보충에 효과적이며 피로도 회복시켜준다.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의 왕성한 뇌활동을 위해서는 우유 속의 단백질과 비타민 B1, B6, B12이 필수. 우유를 많이 마시면 두뇌발달이 촉진될 수 있으며 우유 속의 유당이 분해돼 발생하는 갈락토스는 성장기 체내에서 뇌세포를 자극시키므로 우유 섭취가 더욱 권장된다.우유에 있는 락토페린, 라이소자임 등의 영양소는 암을 예방하고 항염증, 항산화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락토페린은 단백질 일종으로 모유에도 있는 성분. 면역성이 강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항균성을 갖는다. 락토페린은 이미 대장암, 방광암, 폐암 등 암의 예방과 치료에도 좋다는 게 검증된 상태.우유를 마시거나 얼굴에 발라도 '우윳빛 피부'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우유의 지방은 글리세린에 지방산이 있어 피부 보습에 탁월해서다. 우유를 피부에 바르면 미세한 지방입자가 피부에 달라붙어 촉촉해진다. 비타민 B2는 피부 관련 질병을 예방하고, 우유에 함유된 비타민 E와 카로틴은 활성산소를 없애 도움이 된다.하지만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까지 억지로 우유를 마실 필요는 없다. 특히 유당 소화 효소가 없어서 우유를 마시면 설사하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유아기에는 유당분해효소 작용이 활발하지만, 성인이 되면 약해지기도 하기 때문. 설사를 하더라도 칼슘 등 영양소는 소장에서 모두 흡수된다. 이런 경우 소량으로 시작해 우유 양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마시는 것이 좋다.소화를 잘 시키기 위해서는 천천히 씹으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두유를 마시거나 유당이 적은 치즈나 요구르트 섭취도 괜찮다. 바나나, 완숙 계란 등을 우유와 먹으면 증상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흰 우유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딸기·초코 우유 등의 가공유는 잘 먹는 경우가 많다. 밍밍한 맛의 우유에 비해 가공유는 달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공유(230ml) 하나를 마시면 25~30g의 당을 섭취하게 된다. 이 정도면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 당분과 비슷한 양. 가공유 한 팩만 마셔도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어린이 하루 당분 섭취 권고치를 초과해서 섭취하는 셈이므로, 자주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4.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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