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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문화생활지수 높이는 허브 기관으로"…익산문화재단 1회 문화포럼

예술현장과 행정과의 사이에서 역할 정립과 지역의 다른 기관 및 단체와의 관계 설정이 익산문화재단의 과제로 제시됐다. 또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사업 추진의 중요성이 제기됐다.14일 오후 2시 익산시립영등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익산문화재단의 '제1회 익산 어울림 문화포럼'. '익산문화재단의 역할과 미래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 김락기 인천문화재단 기획경영실장은 "지역 문화재단의 조직은 행정처리 능력과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지역의 현실적 필요와 요구를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위적으로 사업만 하다 보면 재단을 왜 만들었냐, 차라리 예술가를 지원하는 게 낫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고 조언했다.이번 포럼은 지난해 말 출범한 익산문화재단이 처음으로 마련한 공식행사로, 문화재단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쏟아졌다.황인철 익산참여연대 시민사업국장은 "문화재단은 민간 주도의 문화정책과 사업 진행을 위해 만든 조직인데도 불구하고 공공재정을 출연금으로 설립되다 보니 자치단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익산문화재단 운영의 독립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하며, 익산시는 이를 지원하는 체계로 지역문화를 함께 일궈간다는 동반자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명준 익산시 문화관광과장은 "문화재단의 역할이 분명하게 정립되지 않으면 시와 문화원, 예총 등의 활동과 비슷한 성격의 사업을 시행하게 돼 서로 마찰이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재단은 서로간의 관계를 확실하게 정립해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차원의 문화예술 허브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이재욱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소장은 "재단의 핵심적 가치 중 하나가 자의적으로 문화예술을 해석하는 관습적 태도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소수를 위한 문화예술이 아니라 일반시민이나 대중들이 일상생활에서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활성화 역할을 강조했다.최춘일 경기문화재단 문화협력실장은 "전국적으로 문화재단 설립이 자치단체의 주요사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재단 설립 후 문화예술계가 지원금의 배분에만 신경 쓰면서 생기는 갈등과 창작물들의 하향평준화의 문제들이 공식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공공의존도가 너무 높아지고 있다는 일부 주장들도 있다"며 익산문화재단도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21세기 창조적 리더십'을 주제로 특별강연한 김명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모든 도시가 재단을 만들고 있는데, '창조'와 '소통'을 큰 축으로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길 바란다"며 "특히 전북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전통이 깊고 관련 콘텐츠가 풍부한 만큼 이를 현대화시키고 산업화할 수 있는 전통과 현대의 소통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5.17 23:02

1500년대 조선전기 여성 미라 발굴

임진왜란 이전인 1500년대 중반에 살다간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사대부가 여성의 미라가 발굴됐다. 최근 들어 조선시대 미라는 연이어 확인되지만 임진왜란 이전 미라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며 운아삽을 비롯해 사대부가의 장례 습속을 알려주는 장송(葬送) 유물이 거의 온전한 상태로 출토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서경문화재연구원(원장 장명수)은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가 시행하는 경기 오산 가장2일반산업단지 공사 예정지 일대를 조사한 결과 사대부로 보이는 여성 미라가 안치된 조선시대 회곽묘(灰槨墓)를 발굴했다고 13일 말했다. 회곽묘란 목관을 감싸는 덧널을 시멘트 비슷한 회를 반죽해 만든 무덤을 말한다. 조사 결과 회곽묘 안 내관(목관) 덮개 위에는 '宜人驪興李氏之柩(의인여흥이씨지구)'라는 글씨를 쓴 명정이 확인됐다. 의인이라는 칭호를 받은 여흥이씨 가문 여성의 시신을 안치한 관이라는 뜻이다. '의인(宜人)이란 칭호는 발견된 미라 주인공이 남편의 관직 품계에 따라 정6품 작위를 받은 사대부집 가문에 소속된 부인이었음을 의미한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목관 안팎에서는 백자유개호(白瓷有蓋壺), 운아삽, 목제 빗, 명정, 뒤꽂이(쪽진머리 뒤에 덧꽂는 비녀 이외 장식품) 등 유물 10여 점이 출토됐다. 이 중에서도 백자유개호는 회곽을 안치하기 위해 판 구덩이인 묘광(墓壙) 한쪽 벽면을 굴처럼 뚫어 마련한 곳에서 발견됐다. 출토유물 중 구름과 '亞'자 모양 문양을 넣어 그렸다 해서 운아삽이라고 일컫는 일종의 깃발 유물은 지금까지 같은 종류의 출토품 중에서는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편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라가 발견된 묘는 봉분이 없어진 상태였으며 인근에 남편의 묘가 있었다. 남편 묘는 아직 발굴하지 않았지만 부부 미라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연구원 측은 지난 8일 김우림 울산박물관추진단장, 김한겸 고려대 교수팀(미라담당), 권영숙 부산대 교수팀(복식담당)과 함께 현장에서 미라가 든 관을 꺼낸 다음, 고대 구로병원 부검실로 옮겨 조사를 실시했다.묘 구조와 복식으로 미뤄볼 때 이번에 발견된 미라는 임진왜란 이전 조선시대 여성으로 추정된다고 조사단은 평가했다. 미라는 각종 염습의(殮襲衣) 26점과 보공품 10여 점에 싸여 있었으며 신장은 조선시대 성인 여성 평균키인 154㎝ 정도였다. 의복은 액주음포(腋注音袍), 목판깃, 안감 한지심 등 임란 이전 시기 복식의 특성을 고스란히 갖췄다고 조사단은 말했다. 또 완전한 머리 모양을 갖춘 상태여서 임란 이전 조선시대 전기 여성의 머리 형태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미라 조사를 진행한 김한겸 교수는 "폐 좌우가 뒤틀렸고 얼굴과 몸 전체가 야윈 점을 볼 때 만성질환을 앓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고려대팀은 미라에서 채취한 각종 샘플 등으로 세균을 배양해 무균 상태에서 미라가 된다는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는 등 병리학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대 연구팀은 출토품 중 복식류를 중심으로 약 1년간 보존처리를 실시한다. 김우림 단장은 "이 정도로 완벽한 복식을 갖추고 상태가 양호한 미라를 만나기 힘들다"며 "이번에 발견된 미라가 조선 전기시대 생활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5.14 23:02

측우기 누가 발명? 장영실 아닌 문종

측우기(測雨器)가 조선 세종대에 발명돼 강우량 측정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그러나 측우기의 발명자가 장영실이 아니라 세종의 장남인 문종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조선왕조실록 세종23년 4월 을미(양력 1441년 5월 28일) 기록을 보면 "근년 이래로 세자가 가뭄을 근심하여 비가 올 때마다 비온 뒤에 땅을 파서 젖어 들어간 깊이를 재었으나 정확하게 푼수를 알 수 없었으므로 구리로 만든 원통형 기구를 궁중에 설치하고, 여기에 고인 빗물의 푼수를 조사했다"고 돼 있다. 4개월 뒤에는 호조(戶曺)가 구리 측우기의 규격을 정하고 현(縣) 단위까지 구체적 측정장소를 지정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이를 세종이 그대로 받아들여 세계 최초로 전국적 강우량 관측망이 구성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종 혹은 장영실이 측우기를 발명했다고 알고 있으나 이런 속설을 뒷받침하는 당대 문헌 기록은 없다. 제작 과정에 장영실 등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150여년 뒤 만들어진 아산 장씨 족보를 제외하면 이를 입증할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측우기를 이용한 전국적 강우량 관측망은 임진왜란을 계기로 무너졌다가 영조대인 1770년에 서울과 8도 관찰사영과 유수부 등에 재건됐다. 관측 기록 상당수는 임진왜란과 조선 말기의 혼란으로 소실됐지만 1770년 이후 서울의 강우량 기록은 거의 완벽히 남아 있어 기후 장기변동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쓰인다. 측우기 관측 기록을 근거로 기후 변동을 추적해 주기성이나 태양 흑점 등 천문 현상과의 연관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연구도 종종 나오며, 이를 근거로 2030년대에 우리나라에 가뭄이 올 개연성을 거론하는 학자도 있다. 기상청은 14일 서울 홍릉 세종대왕기념관에서 '세종대왕 탄신 613돌 기념 측우기와 측우대 세미나'를 열어 이런 연구들을 소개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측우기와 받침대인 측우대, 그리고 이를 이용한 조선시대의 강우량 측정에 관한 발표도 함께 이뤄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13일 "이번 세미나는 우리 선조들이 이룩해 놓은 기상 역사를 돌이켜 보고 보존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5.14 23:02

원로에게 숙종이 베푼 잔치는 어떤 모습?

조선시대 임금이 원로 대신을 위해 베푼 잔치인 '기로연(耆老宴)'이 재현된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김홍렬)은 70~80세 이상의 국가 원로를 위한 '기로연' 잔치 재현행사를 16일 오후 2시 경복궁 수정전에서 개최한다고 13일 말했다. 기로연의 '기(耆)'는 나이와 덕이 많은 사람을 뜻하는 말로 경국대전 예전(禮典)에 따르면 70세를 가리키며 '로(老)'는 80세를 말한다.이번 재현행사는 숙종 45년인 1719년 4월18일 베푼 기로연을 당시 상황을 묘사한 '기사계첩(耆社契帖)'과 숙종실록을 토대로 최대한 사실적으로 복원했으며, 국왕과 왕세자를 비롯해 154명이 출연한다. 의례 자체는 물론이고 복식과 의장, 음악, 무용 등 당시 궁중 문화를 종합적으로 재현해 소개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다만 경희궁 경현당에서 거행한 당시 기로연과 달리 이번 재현은 관람객과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경복궁 수정전에서 진행한다. 조선시대에는 나이가 많은 문신을 예우하기 위해 기로소(耆老所)를 세우고 정2품 이상 벼슬을 지낸 70세 이상 신하들에게 의자와 지팡이를 하사하고 삼월삼짇날(음력 3월3일)과 중양절(음력 9월9일)에 연회를 개최했다. 재단은 16일 행사를 시작으로 5월과 9월 매주 일요일마다 오후 2시에 같은 행사를 연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5.14 23:02

[송영애의 식탁 위의 수다] (31)메뉴 엔지니어

메뉴는 업소의 자존심이며, 내?외부 고객과의 연결고리이다.따라서 메뉴는 고객에게 어떤 음식이 제공될 수 있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직원에게는 어떤 음식을 주문 받아야 하는지, 조리사에게는 어떻게 조리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메뉴는 고객이 한 눈에 식욕을 불러 일으켜, 판매로 이어지도록 기획하고, 설계되어, 실행되어야 성공을 거둔다. 이러한 결과는 바로 메뉴개발자(Menu developer)와 메뉴엔지니어(Menu engineer)의 테크닉에 달려 있다고 본다.외식업에 있어서 메뉴 전략은 매우 중요한데,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메뉴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이 없어서는 아무리 전략을 잘 세우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객을 보이지 않는 유인 물질로 끌어 들이는 힘을 가진 메뉴가 되어야하며 메뉴 하나하나는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뚜렷한 가치를 주어야한다.이와 같은 힘 있는 메뉴로 개선하고 개발하는 사람을 메뉴 개발자라고 한다.메뉴 개발자는 메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겸비해 업소의 컨셉에 맞는 개발을 위해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나 특별한 기술적 진보에 대한 해박한 정보를 가지고, 업소에서 제공하게 될 메뉴의 준비 및 조리, 서비스 방법까지를 체계화 시켜야한다.메뉴를 계획할 때는 메뉴의 종류와 수, 업소의 경영 목적, 고객의 필요와 욕구, 마케팅 전략, 원가, 업소의 이미지에 의해 좌우되며, 조리과정과 조리기구, 인력문제, 식자재 구매의 용이성 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메뉴 개발의 기본 전략으로는 고객이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메뉴를 개발하여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별 전략, 경쟁점의 전략 측면을 고려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어디까지나 고객의 기호에 맞춘 메뉴와 경쟁하는 타 점포를 이길 수 있는 독창성 있는 메뉴가 개발되어야만 다변하는 외식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여 장수메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메뉴개발자는 업소의 컨셉을 바탕으로 고객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여 독창성 있는 메뉴로 그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다.메뉴 개발에 앞서 기존 메뉴의 개선이 필요한데 기존 메뉴별로 어떤 요일과 시간대에 고객이 증가하고 감소하였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조사하여 고객이 선호하는 메뉴의 유형을 파악해야한다.이를 바탕으로 점포마다의 특성을 고려한 메뉴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병행하여 최종 결정에 따라 메뉴판을 하나씩 수정해 나가는 것이다.메뉴는 최종적으로 경영자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어야하며, 고객에게는 만족을 주어야한다.메뉴품목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와 수익성의 상관관계분석을 통해 메뉴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메뉴평가방법이 바로 메뉴엔지니어링(menu engineering)이다.메뉴 엔지니어링은 식음료산업의 메뉴 평가 도구로서 개발되어 1982년에 카사바나(Michael L. Kasavana)와 스미스(Donald L. Smith)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립되었다.이 평가 방법은 현재의 메뉴구성으로 식당이 얼마만한 이익을 내고 있는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며, 경영주에게는 수익이 가장 높으며 고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메뉴가 바로 가장 좋은 메뉴로 평가 받게 된다.메뉴엔지니어링 평가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 장기간의 매출을 기준으로 평가해야하며, 전혀 범주가 다른 메뉴품목과는 비교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면 주요리는 주요리끼리, 디저트는 디저트끼리 비교해야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진다.외식업체를 경영하는 관리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 메뉴의 가격과 원가 문제, 신메뉴의 성공여부 평가 등 이와 같은 고민에 대해 경영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도구가 바로 메뉴엔지니어들의 업무인 메뉴 분석인 것이다.이는 무엇이든지 만들면 팔린다는 생산지향적 마케팅 시점에서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여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야만 팔리는 고객지향적 마케팅 시대에 와서 제 역할을 하는 메뉴공학자인 것이다.메뉴개발자가 개선하고 개발한 메뉴의 재분석을 위한 메뉴엔지니어의 역할이 기대되는 오늘이다./송영애(푸드코디네이터)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05.14 23:02

[음식의 비밀] (77)고추장

입에 불이 나게 매운 고추장부터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고추장에 이르기까지 고추장의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도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호를 타면서 고추장을 챙겼을 정도니, 우리나라 식단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존재가 바로 고추장이다. 하지만 고추장 선호도는 가지각색. 어떤 이들은 입안이 얼얼하게 매운 고추장을 좋아하고, 또 어떤 이들은 덜 매우면서 달콤한 고추장을 찾는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식품연구원이 고추장의 매운 맛을 5단계로 구분하는 표준등급 도입을 밝힌 것은 고추장의 세계화를 위해서다.고추장은 콩을 주원료로 고추장 메주와 쌀과 보리 등 전분, 고춧가루를 섞어 발효시킨 제품이다. 콩에서는 단백질, 쌀과 보리 등에서는 탄수화물, 고춧가루에서는 비타민을 얻는다. 고추장은 다른 장류와 비교할 때 곡류의 함량이 많고 간장에 비해 비타민이 많은 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들어 있는 셈이다.고추장의 최대 장점은 발효 식품이라는 데 있다. 고추장의 달큰한 맛, 신맛, 고소한 맛 역시 미생물의 발효에 의해 얻어진다. 단맛은 전분에서 분해된 유리당, 신맛은 당을 발효시켜 생성된 유기산, 고소한 맛은 단백질에서 분해된 유리 아미노산에 의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들 재료의 혼합 비율과 숙성과정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재래식 메줏가루를 사용했을 경우 당화 또는 단백질 분해가 이뤄지지 않는다. 국균(麴菌)으로 발효시킨 개량 메줏가루을 사용하면 훨씬 더 맛있는 고추장을 만들 수 있다.최근엔 재래식 방법을 개량해 엿기름가루를 물에 담가 효소(아밀로오스)를 추출, 그 물로 녹말을 반죽한 뒤 녹말을 효소화시켜 메줏가루·고춧가루·소금을 넣어 버무리는 방법도 고안됐다. 이 방법으로 담그면 고추장에 윤택이 나고 단맛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추장은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이 체지방 축적을 억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에 따르면 흰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고추장은 고춧가루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대로 발효되지 않은 고추장은 발효된 전통 고추장이나 공장 고추장에 비해 체중 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순창하면 고추장이고 고추장 하면 순창이다. 순창은 전통식품 인지도 면에서 이론의 여지 없이 1등 브랜드다. 집집마다 수백여 개의 고추장독이 즐비한 이곳에서는 매년 10월 장류축제를 통해 장류 국제포럼을 비롯해 순창고추장 요리 경연대회와 국악대전 등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고추장민속마을에 마련된 장류체험관 숙소에 가면 체류비 3만원과 각종 체험료 1만8000원만 내면 고추장 한 팩까지 얻어가니, 입소문을 타고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추세. 이제 고추장은 한식의 세계화에 나설 때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5.14 23:02

[노노 청춘] 어린이집 학습도우미로 활동하는 한형호씨

"아이들은 나라의 희망, 미래의 주역이잖아요. 올바른 길로 쑥쑥 커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고 60년 넘게 살아오면서 알게 된 삶의 지혜를 전수해야죠."전주시 서신동 한빛어린이집에서 학습도우미로 활동하며 생활습관 지도, 예절교육, 인격형성교육을 실시하는 한형호씨(68·전주시 진북동)는 친절한 '할아버지 선생님'이다."학습도우미로 활동한 지 2∼3년 정도 됐고 일주일에 두번 수업을 진행합니다. 아무리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더라도 아이들이 싫어하면 수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놀이를 통한 교육으로 흥미를 갖게 해야 합니다."교육 공무원으로 40여년 간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던 한 씨는 완주 삼례초등학교 교장으로 지난 2004년 8월 정년퇴임한 뒤 교단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 휴식을 취할 법도 하지만 한씨는 더욱 분주한 삶을 보내기 시작했다."심신이 건강하고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무작정 놀기에는 시간이 아깝잖아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자연을 공부하고 나보다 부족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학습도우미를 비롯해 전주자연생태박물관 해설사로, 새만금환경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내'가 아닌 '남'을 위해 시간을 쏟기 시작했다."자연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싶어 숲해설가로 활동했고 이후 행복한 노후 설계를 돕는 실버 플래너와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을 돕는 노노케어(老老-care)를 했습니다."특별한 일이 없어도 말끔한 정장 차림을 고집하는 박씨는 자신만의 신조가 있다. 한평생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만남과 사귐이 있고 선생님으로서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사람이 살면서 정신과 마음은 흐트러질 때도 있지만 외모는 항상 단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거울이자 환경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일주일에 두 번(수·목) 수업을 진행하는 박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국어와 영어·수학 같은 교과교육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현장교육과 더불어 인성교육을 하고 싶습니다."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에 교육을 접목시키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열었고 박씨를 친할아버지처럼 잘 따르게 됐다."낯가림이 있는 지 처음에는 아이들이 말도 하지 않고 가까이 오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먼저 인사를 하고 따뜻하게 안아줘요. 변화 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박씨는 "어른들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을 아이들은 알고 있다"면서 "과도한 욕심 없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신동석
  • 2010.05.13 23:02

[오목대] '쓰바메' - 장세균

한국과 일본 지식인 200여명이 1910년에 체결돤 '한일 병합조약'은 무효라는 공동성명을 지난 10일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동시에 발표하였다. 또 일본의 N H K 방송국은 한국 병합 내용에 관한 '한국 병합의 길, 이토 히로부미와 안중근'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했었다.이 프로그램에서 안중근의 사진이 13번이나 나오면서, 사람의 마음을 직시하는 듯한 그의 강한 시선이 일본인들은 압도했었다고 한다. 더불어 고종 황제의 사진도 6번이나 나왔다고 한다. 지난 2002년도에 '제임스 미키'라는 필명의 일본 작가는 일본에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를 기초로 "쓰바메"라는 뮤지컬을 만들었다.이 뮤지컬은 임진왜란으로 일본에 끌려간 우리 조선 여인들의 비애(悲哀)를 상징하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이 뮤지컬의 주인공은 '제비'라는 조선 이름의 여인이다. 일본 이름으로는 '쓰바메'이다 그녀는 임진왜란때 왜군에게 시어머니를 비롯해 온가족이 몰살당하자 이웃 동네 사람들과 같이 배를 타고 도망가지만 그곳까지 추격해온 왜군에게 살해당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겨우 조그만 널빤지에 의지한채 기절했다.그녀가 눈을 떴을때는 조선 포로들과 더불어 일본의 '시코네 한'이라는 마을이었다. 그녀는 당시 병중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장군의 여자로 헌상되었으나 그의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도쿠가와'가 정권을 잡은 후에는 히코네 성주의 여자로 되었으나 그도 곧, 병으로 죽었다.그 후 그녀를 잘 보살폈던 히코네 성주의 무사(武士) 이즈시마의 부인이 되었다. 조선은 일본 도쿠가와 정부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처음으로 일본에 500여명의 사절단(使節團)을 보내는데 그 속에는 '제비'의 남편인 이경식도 포함되었다. 이경식 일행은 '히코네 한'에 도착한 후 조선 사절단을 위한 환영식 무대에서 고려 부채춤을 추는 '제비'를 발견하게 된다.예상치 못한 기적 같은 두 사람의 만남은 경악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 후 여려 사연이 전개되면서'제비'는 조선 남편과 일본 남편 사이에서 어느쪽도 선택할 수 없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쓰바메'의 뮤지컬은 일본에 끌려간 조선 여인들의 비극을 대표한다./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05.13 23:02

대학박물관에서 만나는 한국신선

홍길동이 안착한 율도국은 유토피아다. 이런 신선향(神仙鄕)에는 삶도 죽음도 없으며 영생(永生)만이 있다. 새해 첫머리나 단오절, 그리고 입시철 즈음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부적(符籍)은 율도국과 마찬가지로 그 뿌리가 도교(道敎)다.도교가 내세우는 이상적인 인간상이 바로 신선(神仙)이다. 불길에 들어가도 타지 않고 물 위를 걸어도 빠지지 않으며 영원한 삶을 얻어 자유롭게 천지간을 노니는 존재가 신선이다. 한양대박물관(관장 이석규)이 올해 2010년 춘계특별전시회 주제로 바로 '神仙'을 골랐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0일 개막해 7월 말까지 계속된다. 고고미술품을 주제별로 분류한다면 아마도 신선을 다룬 것이 가장 많겠지만 이에 초점을 맞춘 특별전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는 주최측 말이 과장이나 오류가 아닐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국내의 관심과 학문적 정리는 거의 없었다.이에 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관련 유물 1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음으로써 "우리에게 막연한 존재로 여겨졌던 도교, 그리고 신선을 우리들의 인식 속으로 끌어들여 시공을 초월한 모든 인간의 꿈인 불로장생과 그것을 상징하는 신선에 대해 살펴보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이번 특별전은 우선 신선의 대표주자들인 팔선(八仙)을 중심으로 이들이 득선(得仙)한 과정과 신선의 실체를 조망하며 조선시대 이래 구한말까지 면면히 제작된 여러 신선도(神仙圖)를 시대순으로 배열, 변천사를 보여준다.나아가 한국 신선사상은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중국의 신선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살펴보고 '오늘날의 신선'을 양생술(養生術)과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신선을 통해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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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3 23:02

"아이들이 책에서 벗어나 상상하기 바라죠"

"나는 교육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림이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지요. 제가 좋아하는 말은 '에너지'입니다. 나는 아이들이 내 책을 벗어나 마음껏 상상하기를 바랍니다."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한국을 찾은 프랑스 화가 겸 그림책 작가 에르베 튈레(52)는 12일 오후 도서전 주빈국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림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열어주는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아이들을 '교육'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튈레는 디자인을 공부하고 광고회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하다가 일러스트레이터로 전업, 1994년부터 그림책 30여 권을 만들었다. 그의 그림책들은 수십여 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0 곱하기 10', '디자인 수업' 등이 출간됐다. 이 가운데 최근 나온 '디자인 수업'(톡 펴냄)은 어린이들을 자연스럽게 그림의 세계로 이끄는 실용 그림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이제 네가 낙서할 차례야'인데요, 낙서란 아이가 태어나 처음 하는 행위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면 낙서가 금지되고 낙서는 나쁜 짓이 돼 버리죠. 나는 아이들에게 '낙서 도구'를 주려 했습니다. 마음대로 그리면서 아이들은 책에 창의적으로 개입하게 됩니다."어린이를 위한 실용 그림책을 여러 권 낸 튈레는 학교가 어린이들에게 그림 수업을 해 왔으면서도 체계적으로 회화 기술을 교육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자유롭게 머리를 쓰고 감성을 펼치는 데 있다는 것. "아이들에게는 모두 타고난 재능이 있습니다. 그것을 쓸 에너지가 필요할 뿐이죠. 나는 아이들을 종이 위에 데려다 놓고 이렇게 저렇게 그려보고 한 발짝 물러나 생각해 보고 다시 그려보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어려움이나 위험을 느끼면서도 무언가를 찾아낼 때 느끼는 감정을 오래도록 간직합니다."튈레는 자신의 작업 방식 역시 온몸과 머리를 자유롭게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감은 세상 어느 곳에서나 얻으며 그림을 그릴 때는 완벽한 결과를 내놓는 컴퓨터 대신 약점이 있더라도 수작업을 고집한다.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이 무엇인지 묻자 튈레는 "나다움을 유지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읽을거리'라는 책은 11개 언어로 번역됐어요. 이 책을 구하려 아이들이 서점에서 쟁탈전을 벌일 정도였죠. 인기가 아무리 많아도 내가 나임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인기가 유지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한 가지 콘셉트의 책이 성공했다고 해서 그 콘셉트를 반복하지도 않죠. 시장에 신경 쓰기보다 나의 진정성을 유지하려 합니다."그는 지난해 4월 한국을 찾았을 때 한국에 대한 호감이 생겨 프랑스에서 한국 문학 작품들을 찾아 읽기도 했다면서 이번 도서전 방문을 마치고 나서 바로 귀국하지 않고 한국을 여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행을 하면 이 나라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겠죠. 한국 미술관이나 출판사와 함께 작업할 기회가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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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3 23:02

베르베르 "내 작품으로 한국 많이 알렸으면"

"한국은 해외에 그렇게 많이 알려진 나라는 아니어서 내 작품으로 많이 알렸으면 합니다."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1994년 첫 방한 이후 다섯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방한했을 때는 '카산드라의 거울'(2009년 10월 프랑스 출간)의 주인공이 한국인이라고 밝혀 더욱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작품은 빠르면 올해 안, 늦으면 내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베르베르는 장편소설 '개미' '파피용' '신' 등에 이어 올해 번역 출간된 단편집 '파라다이스'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해외작가로 꼽힌다. 12일 오후 서울 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코엑스에서 1시간 동안 150여명의 팬들과 '저자와의 대화' 시간을 가진 베르베르는 "이 자리가 좋은 소통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한국말로 인사하기도 했다. 베르베르는 먼저 자신의 집필 방법에 대해 "실제 일어난 사건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창의력을 가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관해 특별히 공부를 하고 있느냐는 독자의 질문에 "제 책을 처음 번역한 이세욱 씨로부터 많은 지식을 얻었다"며 "한국이 매우 많이 알려진 나라는 아니어서 내 작품으로 많이 알렸으면 한다"고 답했다. 베르베르는 동양철학에는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경험이 들어 있어 높이 평가하며 불교나 윤회사상 등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작가 지망생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요청에는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글을 쓰고 자신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끝까지 작품을 완성할 것, 그리고 쓰는 행위 자체를 즐길 것 등을 조언했다. 어린 시절을 말해 달라는 독자의 질문에 "암기력보다 창의력이 필요한 과목의 성적이 좋았고 남들과 다르니까 고독한 순간도 많았다"면서 "다른 사람과 똑같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의 과제 같다"고 강조했다. 베르베르는 13일 이화여대 안에 있는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자신이 연출한 영화 '우리 친구 지구인' 시사회에 참석한다. 작품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번 영화는 외계인이 지구를 발견한다는 매우 특이한 내용으로 내가 연출한 첫 영화이자 어쩌면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대중스타를 만날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생각에 스타 배우 없이 다큐멘터리적 시각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극단 투비컴퍼니에 의해 7월 국내 무대에 올려질 연극 '인간'에 언급, 인간이란 누구인가를 묻는 작품으로 관객들과의 공감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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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3 23:02

"또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 중"

"언제 또 이렇게 괴롭고 치열하게 작품에 임해볼까 싶어요. 제 인생의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중요한 작품이에요."오는 2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벚꽃동산'에 여주인공인 라넵스카야 부인 역으로 캐스팅된 이혜정의 말이다. 이 연극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연출가 그리고리 지차트콥스키가 연출을 맡아 선보이는 체호프의 마지막 작품이다. 지차트콥스키는 지난 1월 내한, 오디션을 통해 국내 배우들을 직접 뽑았다. 원로배우 신구까지 예외가 없을 정도로 철저한 오디션을 벌여 이상적인 배우 찾기에 나섰던 그는 이번 출연진을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흔히 노부인으로 그려지는 라넵스카야를 17살 딸을 둔 젊은 부인으로 뒤집어 30대 여배우에게 맡긴 캐스팅은 눈길을 끈다. 2004년 '갈매기', 2006년 '아버지'에 이어 지차트콥스키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이혜정은 "지차트콥스키는 배우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게 해 에너지를 끌어내는 연출가"라며 "여러 번 작업하면서 익숙해졌지만 정신적으로는 이번이 더 힘들다."라고 말했다. "연습하고 작품을 만드는 동안은 숨이 막힐 정도로 치열해요. 자신의 바닥을 보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죠. 남자 배우들도 눈물을 보일 정도로 힘들고 단 한 순간도 해이해질 여유가 없어요. 하지만, 연극을 가장 신성하고 심오한 것으로 여기면서 연극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해요."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이혜정은 지차트콥스키 연출의 '갈매기'에서 니나 역을 맡아 연극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지차트콥스키는 "내면에 불이 있다."라며 연기에 대한 이혜정의 열정을 높이 사 과감하게 캐스팅했다. 이혜정은 "그때 나의 부족함을 깨달았고 작품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혹독하게 배웠는데 이번 역은 열 배는 더 어렵다."라며 "지금은 내 안에서 인물을 어떻게 끌어내서 만들어야 할지 창조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벚꽃동산'은 '갈매기', '세자매', '바냐 아저씨'와 함께 체호프의 4대 장막극으로 꼽히는 작품.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도 과거의 낭비벽을 버리지 못하는 여지주 라넵스카야 부인과 주변인물의 갈등이 중심이 된다. 그는 "낭비벽이 심하고 단순한 귀족의 삶에서 벗어나 용감하고 자존감이 강한 여자로 표현하려 한다."라며 "배우들이 솔직한 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역동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갖 고통이 자신의 죄 때문이며 그게 삶이라고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여자인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공감하려고 고민 중입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인생을 진지하게 그리고 있어요."여러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섰던 그는 영화와 드라마 OST에도 참여한 가수이기도 하다. 최근 결혼한 톱스타 장동건, 고소영이 1999년 함께 출연한 영화 '연풍연가'의 주제가인 '우리 사랑 이대로'에서 주영훈의 듀엣 파트너로도 참여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순결했던 시절, 이혜진이라는 예명으로 노래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처음부터 연극 생각밖에 없었는데, 우연히 접한 노래가 제2의 인생이 됐죠.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코믹음악극 '테너를 빌려줘' 등을 선보인 극단 코러스의 대표는 현재 그의 또 다른 역할이다. '갈매기' 공연을 계기로 배우 윤주상과 연출가 함영준 등이 지차트콥스키와 무대미술가 에밀 카펠류쉬 등 러시아 연극인과의 교류를 목표로 만든 극단이다. 그는 "배우로서 극단을 경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벚꽃동산'을 하면서 몇 달 동안 극단 일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라며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내가 영원히 갈 길은 배우의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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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2 23:02

대중서로 윤색된 김삿갓ㆍ박문수 이야기

"오간세시옷(吾看世시옷) / 시비재미음(是非在미음) / 귀가수리을(歸家修리을) / 부연점디귿(不然点디귿)."풍자시의 대가로 통하는 조선시대 김삿갓(김립<金笠>)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한시다. 그냥 봐서는 뜻이 통하지 않지만, 시옷을 사람 인(人)으로, 미음을 입구(口)로, 리을을 몸 기(己)로, 디귿 위에 점을 찍은 것을 망할 망(亡)으로 각각 바꿔놓고 읽으면 절묘하다. "내가 세상 '사람'을 보니 / 시비가 '입'에 있더라 / 집에 돌아가 '몸'을 닦아라 / 그렇지 않으면 '망'하리라." 하지만,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저서 '한시미학산책' 등에서 경망한 선비에게 주는 교훈을 담은 이 시가 김삿갓으로 불리는 김병연(金炳淵. 1807~1863)의 작품이 아니라 정조 때 정승을 지낸 이서구의 시라고 주장한다. 이밖에 매월당 김시습 등의 작품도 김삿갓의 시로 둔갑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신익철 교수도 "백호 임제나 석주 권필 등이 쓴 시가 김삿갓의 시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풍자시나 동음이의어, 언문을 사용한 희작시(戱作詩. 말놀이시)의 상당수가 김삿갓의 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런 현상은 1920년대 후반 이응수의 '김삿갓풍자시전집'이 항간에 김삿갓의 시라고 전해지는 것을 완벽하게 확인하지 않고 김삿갓의 시로 실은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 이후로 이런 내용이 대중적인 책에 그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대표적인 '암행어사'로 불리는 박문수도 사실은 임금으로부터 '암행어사'로 임명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심재우 한중연 교수는 17일께 발간 예정인 '역사와 실학' 41집에 기고한 논문 '역사 속의 박문수와 암행어사로의 형상화'에서 지금 전해지는 박문수의 행적이 윤색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실제로 박문수는 임금으로부터 '암행어사'로 임명된 적은 한 번도 없고, 다만 '별견어사'로만 4번 파견됐다는 것이다. 별견어사는 '별도로 파견된 어사'를 일컫는 말로, 부분적으로 암행어사처럼 자기 신분을 속이는 일을 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공개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어사라고 심 교수는 설명했다. 심 교수는 이런 박문수가 '암행어사'의 대명사가 된 것은 1910년대 중반의 소설 '박문수전' 때문이었다고 추정한다. 이 책은 박문수를 백성의 고충을 해결해 주는 어사로 그리는데, 이 당시 제국주의 침략을 받은 조선인들은 이런 역사전기소설 속의 영웅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박문수의 영웅 이미지가 널리 퍼졌다고 심 교수는 추정했다. 이후 1970~1980년대 소설과 위인전 등에서도 '암행어사 박문수'가 대중적 사랑을 받으며 영웅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훌륭한 어사 이미지는 박문수로 '여권 통합'되고, 풍자시인 이미지는 김삿갓으로 '야권 통합'되는 모습을 보인다."라며 "읽을거리가 없던 시절에 마구잡이로 낸 출판물의 영향"이라고 이런 현상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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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2 23:02

부커상 수상작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논하다

"민주주의가 프로파간다(선전)를 뉴스로 위장하고, 교육을 엘리트의 특권으로 만들고 부의 불평등을 점점 더 크게 만들면서 대중을 저버리면 그 대중은 놀라서 분노하게 된다."부커상 2회 수상 경력의 호주 출신 소설가 피터 케리(66)가 200여년전 미국을 여행한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 민주주의 고찰기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영감을 얻어 신간 '패럿과 올리비에의 미국 여행기'를 내놨다. 약 20년간 뉴욕에서 살고 있는 케리는 이 신간 소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가 미래에 다수에 의한 폭정으로 변하고 그에 따라 문화 자체가 조잡.조악화할 위험이 있다는 토크빌의 생각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케리의 경고는 미국에서 맹렬한 기세를 떨치는 보수파의 '티 파티 운동'을 낳은 요인들을 겨냥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토크빌이 다수의 폭정을 두려워했다는 사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그가 얘기하는 또 다른 하나는 문화, 즉 우리 문화의 거대한 우화(愚化. dumbing down)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미국인들이 대학 교육을 받고 학위를 가졌을지 몰라도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으며, 전반적인 독서의 결여로 인해 사고의 상실을 겪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점증하는 부의 불평등에 대해서, 그리고 미국 언론의 객관성 상실이 티 파티의 부상을 낳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판했다. "어떤 지배적인 정보제공자가, 특히 폭스뉴스 같은 매체가 뉴스가 아니라 극단주의자들의 선전 매체 역할을 하게 될 때 티 파티 같은 정상상태에서 벗어난 일탈이 만연하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이와 관련, 폭스 뉴스측 대변인은 로이터의 논평 주문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그는 문화의 붕괴의 실례로 진부한 TV연예오락 프로그램의 번성을 들었다. 이는 사람들이 글읽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독서에서 얻는 그 어떤 것 - 사고 방식, 논증과 연결 - 이런 것들은 TV 연예프로그램 시청으로부터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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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1 23:02

"뉴미디어 동향 한눈에"..美 케이블TV쇼 개막

"미디어 컨버전스(융합) 시대를 맞아 TV와 인터넷, 모바일 기기의 융합 환경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게 될까."'2010 미국 케이블TV 쇼' 행사가 10~13일(현지시간)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려 미디어 컨버전스 환경 속에서 3DTV 등 신기술과 소셜미디어 등과의 접목을 통한 TV 기반 미디어들의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케이블TV 업계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을 비롯 디스플레이 업체와 구글 등 유관 기업들이 200개에 이르는 전시관을 유치, TV와 미디어 융합의 현주소와 미래 발전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미 케이블TV협회(NCTA)는 "2010년 케이블TV쇼 행사는 새로운 콘텐츠 제공 방식과 이를 만드는 이들의 미래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TV 매체의 미래 역할 모색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려는 이들이 반드시 참가해야 할 행사"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길종섭 케이블TV협회장을 비롯 CJ헬로비전 이관훈, 씨앤앰 오규석 대표이사 등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대표들과 유재홍 전파진흥원장 등 100명에 이르는 참관단이 참여, TV산업과 미디어 컨버전스 미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NCTA는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2010.thecableshow.com)는 물론 행사 홍보를 위해 공식 아이폰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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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1 23:02

선거 때문에 통영 문화행사들 연기ㆍ축소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5월에 예정됐던 경남 통영의 문화행사가 잇따라 연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10일 통영시에 따르면 5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통영문학제'가 10월로 미뤄졌다. 통영문학제는 김춘수, 유치환, 박경리, 김상옥, 김용익 등 5명의 문인을 기리고자 통영문인협회와 통영시가 함께 주최하는 문학행사다. 통영시 측은 "현행 선거법은 선거일 60일 이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배정되는 문화예술행사를 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라며 "본래 5~6월에 열어야 하는 행사지만 올해는 지방선거와 겹쳐 연기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시는 '통영예술제'가 열리는 10월에 문학제를 함께 열기로 했다. 5월에서 6월 사이 열릴 예정이었던 '통영연극예술축제'도 선거를 고려해 행사 자체를 7월 17일로 연기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연극제는 동랑 유치진 선생의 고향인 통영에서 전국 연극인들의 교류를 도모하자는 취지에 따라 매년 20여개 이상의 연극단 모여 100회가 넘는 연극을 공연하는 축제다. 행사를 주최하는 극단 '벅수골' 측은 "축제를 진행하려면 5월부터 본격적인 홍보를 해야 하는데, 선거가 겹치면서 홍보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열린 박경리 선생 2주기 추모제 역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훨씬 간소하게 치러졌다. 지난해에는 문화마당에 홍보부스를 만들고 관람객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별다른 홍보활동 없이 추모제와 기념관 개관식만 간단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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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5.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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