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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그대, 이 세상의 괴로움을 아는가? - 루오1

신석정의 시 ‘비가悲歌’를 보자. "루오의 그림처럼 어둡게 살아가지만,/눈부신 햇볕을 원하는 건 아니다.//꾀꼬리/옥을 굴리는 우는 소리보다는/차라리 가슴을 에어내는/귀,/촉,/도,/소리로 멍든 가슴을 채워달라.//저 검은/까마귀 떼가 지구 밖에서/하늘을 뒤덮는 건/차라리 견딜 수 있는 일이지만//안쓰러운 것들이/눈에 걸리는데/자꾸만 자꾸만/눈에 걸리는데,//그저/소라껍질을/스쳐가는 바람결처럼/차마 눈감을 수 없거늘,//아아/하늘이여/피가 돌 양이면,//저어 야물딱진/민들레꽃을 피워내듯이/어서 숨을 돌리게 하라.")('비가' 전문) 이 시는 어둠의 화가 루오의 정신세계를 전하고 있다. 어둠과 신성의 화가 루오. 그의 그림 ‘거울 앞의 창녀’는 울퉁불퉁한 얼굴과 찌그러진 젖가슴, 볼품없이 튀어나온 아랫배와 부어오른 큰 엉덩이를 추악하게 드러낸 채 온갖 부정한 피가 붉은색과 이미 썩은 듯한 녹색으로 마구 칠해져 있다. 그나마 음침한 어둠 속에서 그 존재를 속박이라도 하려는 듯이 검고 굵은 선으로 갇혀 있는 것이다. 또한 거울 앞에 앉아 허망한 세월을 반추하는 그 창녀의 고독과 절망, 그리고 체념은 그저 암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는 그 창녀를 통하여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완성할 수 없는 것의 어떤 궁극을 느끼라고 하는 것이다. 그는 인생의 어두운 쪽을 응시하고 절규하지만 찬란한 빛을 계시받으려는 사람이다. 잘 다듬어진 목소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련된 몸짓도 아닌 자기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숨죽인 울음소리를 그리려는 사람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3.21 17:03

전주영화제작소, 무료 대관 전시 공모 진행

전주영화제작소가 예술인에게는 양질의 전시공간을, 시민에게는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선물하고자 오는 25일부터 4월 7일까지 ‘2022 전주영화제작소 무료 대관 전시’를 모집한다. 전주 지역에 거주하면서 작품에 대한 꿈과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는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전시, 특별한 사유 없이 중도에 전시를 포기했던 과거 선정 대상자, 작년 무료 대관 공모 전시에 3회 이상 선정된 단체 및 개인은 신청이 어렵다. 또 장르에도 제한이 없다. 회화부터 설치미술, 조소, 영상, 사진, 만화, 디자인, 공예, 건축, 의상, 판화, 서예 등 모두 가능하다. 신청은 4월 7일까지 이어지지만, 본격적인 전시는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간 진행한다. 전주영화제작소는 올해 총 6팀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선정된 단체 및 개인에게는 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 전시 공간 지원과 전시실 입구 안내 현수막 제작, 전주영화제작소 소식지와 보도자료를 통한 홍보 지원 등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심사는 사전 서류심사, 1차 합격자 개별연락, 2차 면접심가, 최종합격자 발표를 순서로 한다. 1차 합격자는 오는 4월 12일, 최종합격자는 오는 4월 15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2022 전주영화제작소 무료 대관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전주영화제작소 사무실 전화(063-231-3377)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3.20 17:01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전태준 명인을 그리며

지난 12일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46호 전라삼현육각 대금 예능 보유자인 전태준 명인이 별세했다. 전라삼현육각은 전국 각 지역에 전승되어 오는 삼현육각 중 전라북도 전주지역에서 전승되어져 내려오던 음악이다. 사라져만 가던 전라삼현육각을 그는 1983년 이정렬(피리), 이광남(피리), 김준기(장구) 등 옛 선·후배, 친구와 의기투합하여 복원에 힘썼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라북도의 향제 삼현육각으로 부각시켰다. 삼현육각은 일반적으로 피리 두 개, 대금, 해금, 장구, 북 하나씩 편성되어 연주되는 풍류 음악을 말한다. 이러한 삼현육각은 지역의 특색을 안고 다양한 음악이 계승되고 있는데 조선말까지 거상악<과거 연회에서 연주하던 곡을 뜻한다. 상을 받기 전에 아뢰던 음악으로 이때 부르던 노래는 대개 가곡, 가사, 시조가 있다>, 무용 반주음악, 행진 음악은 물론 지방 관아의 연향 및 고관의 행차, 사가의 연향, 향교의 제향 등에 사용되었다. 이러한 삼현육각은 맥을 잇기에는 연주가의 단절, 전승 가락의 소멸, 악보 부재 등으로 전승이 녹록지 못했다. 다행히도 삼현육각의 음악을 잇고자 하는 경기지역의 삼현육각, 해서지역의 해주, 은율 삼현육각, 영남지역의 통영삼현육각, 호남지역의 나주, 전주 농·민삼현육각 등은 어려움 속에서도 올곧은 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전라삼현육각은 오래전 관아와 민간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온 소중한 전통음악으로 정자선-정형인-전태준에게 이어지고 있는 지역 시민의 삶에 묻어있는 생활 음악이다. 그러한 우리의 전라삼현육각은 전라북도의 특수성을 안고 전라삼현육각 보존회와 전라삼현육각 대금 보유자인 전태준에 의해 전승되고 있었다. 전태준은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출신이다. 청년 시절 서울로 상경하여 1970년부터 1983년까지 13년간 종로에서 생활을 했다. 1974년 종로 삼청각에서 국악예술단을 이끄는 초대 단장으로 그 이름이 났으며 스물아홉의 나이에는 서울시의 단체등록을 한 30여 명의 단원을 이끄는 중요한 단장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때 함께 근무했던 명인, 명창을 살펴보면 유대봉 명창, 안향년 명창, 박후성 명창의 부인 백도화 선생, 정철호 명인 등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국악인들이다. 전태준은 종로 생활을 통해 국빈들과 외국 국빈들을 맞이하고 전통예술을 보여주는 자부심으로 생활했으며 그 당시 정화영, 이생강, 김일구, 김청만, 백인영, 김무길, 조통달, 김동진 등과 같은 기악 명인과 함께 종로 생활을 보냈다. 이후 1986년부터는 전북도립국악원 교수부장으로 15년간 재직한다. 오랫동안 보직에 있으면서 교수부에 교수음악회를 처음 만들었으며 전라북도의 전통음악을 함께 도민과 공유했다. 갑작스러운 전태준 명인의 부고로 국악계는 아픔이 크다.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이러한 '전라삼현'의 특별한 전통음악은 전태준을 비롯 전라삼현육각 보존회의 노력 없이는 전승할 수 없는 전통예술이었으므로 이제 우리는 더욱 이러한 전라북도의 소중한 전통예술에 관심을 두고 계승자들과 함께 소중히 이어가야 하겠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3.17 17:41

"전북 어르신 공연팀의 한 단계 발전된 실버 예술가 도약 기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기전)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 문화가 있는 날 실버 마이크’ 전북권 주관단체로 최종 선정돼 국비 2억 5000만 원을 확보했다. 실버 마이크 권역 주관단체(기관)로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을 포함해 강원문화재단, 울산문화재단, 전남문화재단, 충북문화재단 등 5개 재단이 선정됐다. 실버 마이크 전북권 사업명은 ‘Jeolla 멋_眞’으로 경험과 연륜이 있는 어르신 공연팀의 공연을 통해 전라북도의 참된 멋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은 전라북도 어르신 공연팀에게 양질의 무대를 제공한다. 공연자로서의 자존감을 고취시키고, 어르신 중심 무대 공연을 마련해 주체적 문화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 어르신 공연팀은 구성원 전원이 만 60세 이상으로 구성된 다양한 분야의 소규모 공연팀으로 총 20개 팀을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대중음악부터 양악ㆍ국악, 연극, 무용, 다원예술 등이다. 선정 후에는 올해 5월부터 매달 문화가 있는 날 주간에 한 팀당 5회씩 공연으로 총 100여 회의 공연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업 설명과 모집 기간은 재단 홈페이지(https://www.jbct.or.kr)를 통해 공지된다. 이기전 대표이사는 “다양한 지역ㆍ세대 간의 교류를 통해 어르신 공연팀의 한 단계 발전된 실버 예술가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앞으로 실버 마이크 사업을 향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와 문화사업팀 전화(063-230-7454)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3.17 17:4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이영서 '책과 노니는 집'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이 궁금하다. 외모나 말투, 옷이나 장신구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품고 있는 생각, 꿈, 그리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를 알고 싶다. 그건 아마도 내가 가진 아픔이나 슬픔을 꺼내 보였을 때 기꺼이 손 내밀어주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껴 읽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책 중에 개성 있고 사랑스러운 인물이 등장하는 동화가 있다. <책과 노니는 집>은 천주학 책을 필사하던 아버지가 매를 맞아 죽은 뒤 전문 필사쟁이가 되는 장이의 이야기이다. 고아가 된 장이는 책방의 심부름꾼이 되어 홀로 세상을 헤쳐 나간다. 코끼리 어금니로 만든 책갈피인 상아찌를 허궁재비에게 빼앗기고, 그걸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책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는다. 결국 필사쟁이로 성공하고 아버지가 간절히 원하던 작은 책방, ‘책과 노니는 집’을 여는 꿈에 한 걸음 다가간다. 남동생 백일 상 차려준다고 늙어 빠진 노새 한 마리 값도 안 되는 돈에 기생집에 팔려온 낙심이는 때로는 장이를 못살게 굴기도 하지만 허궁재비를 혼내주는데 앞장서 위기에 빠진 장이를 구한다. 힘겹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걸음 한 걸음씩 꿈을 향해 나아가는 장이와 ,아픔을 딛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낙심이는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애쓰는 요즘 아이들 마음속에 매력적인 인물로 자리할 것이다. 이 책에서 어른인 내게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홍 교리이다. 최고의 수재이며 조정의 요직이라 불리는 홍문관 교리인 그는 책방 심부름꾼인 장이에게 거침없이 속내를 내보인다. 신분은 물론이고 나이마저 따지지 않는 열린 마음을 가진 그를 보며 진정한 어른, 참스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다 읽지도 못할 책을 왜 이렇게 많이 사 모으냐’는 장이의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을 한다. “책은 읽는 재미도 좋지만 모아 두고 아껴 두는 재미도 그만이다. 재미있다, 유익하다 주변에서 권해 주는 책을 한 권, 두 권 사모아서 서가에 꽂아 놓으면 드나들 때마다 그 책들이 안부라도 건네는 양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지. 어느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설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 책이 궁금해 자꾸 마음이 그리 가는 것도 난 좋다.” 홍교리가 책을 대하는 마음이 어쩌면 나와 똑같은지 책을 읽는 내내 감탄하곤 했다. 때로 작가보다 독자로 살고 싶은 나는 읽고 싶은 책을 사 모으며 행복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란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인물에 공감하면서 사람을 이해하고 나를 반추해보는 것, 이것이 내가 책 속에 빠져서 살고 싶은 이유이다. /장은영 동화작가 장은영 동화작가는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통일동화공모전에서 수상했다. 또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로』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받았다.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내멋대로 부대찌개(공저)』, 『책 깎는 소년』(2018,전주의 책),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2020,전주의 책) 『설왕국의 네 아이』, 『바느질은 내가 최고야』를 썼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3.16 17:20

완주 관광사진전 서울 용산역에서 ...

완주군은 KTX 용산역 내 광장에서 감성관광사진 전시회를 15일부터 29일까지 2주간에 걸쳐 개최하고 있다. ‘감성여행도시 완주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여행 사진 16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인물과 청정한 완주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찍는 ‘트래블스냅’ 촬영 플랫폼을 이용한 작품들. 완주지역의 최고 포토존, 일명 ‘인스타성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오성한옥마을, 위봉산성, 대둔산 삼선계단, 삼례문화예술촌 등에서 친구들과 함께 찍는 ‘우정여행스냅’ 작품들이다. ‘트래블스냅’ 촬영법은 최근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완주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시회를 마련한 완주군은 관람객들의 관심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현장에서 완주여행상품개별 안내와 상담을 진행하고, 관람객을 대상으로 완주여행에 대한 관심도 파악을 위한 모바일 설문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군은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광주송정역, 완주전주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과 복합문화구 누에 등 지역 내 주요 문화·전시공간에서 순회 전시회를 열며 감성여행지 완주의 매력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완주군은 오는 11월까지 ‘2022년 전국 완주관광사진 공모전’ 출품작 접수를 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재호
  • 2022.03.16 14:26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마담, 그것은 여자가 아니올시다 - 마티스 2

1910년 가을, 친구인 마르케와 함께 독일 여행을 하던 중에 뮌헨에서 이슬람 미술전을 보고 동방에 대한 동경을 더욱 굳히던 그는 스페인으로 가서 그 해의 겨울을 나고 일단 파리에 되돌아왔으나 여름에는 프랑스 남부의 콜리우르(Collioure)로 갔다. 11월에는 그의 작품의 애호가였던 시츄킨의 초대를 받아서 일부러 모스크바까지 갔다. 그리고 연말에는 재차 남쪽을 향해 모로코까지 다리를 뻗쳐 마침내 탄자르에서 해를 넘겼다. 앙리 마티스는 1910년부터 1912년에 걸쳐 정신이 없을 정도로 여행을 했다. 그의 내부에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강한 욕망이 있었음을 나타내 주는 것이었다. 그 자신이 중심이 되어 추진해 오던 야수파의 혁명도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 간다는 것을 간파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의 예술 창조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새로운 자극을 찾았던 것이다. 그는 하나의 색은 그냥 그림물감에 지나지 않지만 배색되는 두 가지 이상의 색은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가위를 들어 색종이를 오려 붙여 가며 그 관계를 보여 주었다. 그것은 유화를 그리기 위한 밑그림이 아니라 독립된 회화의 영역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항상 피카소의 동정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피카소만은 만만치가 않았던 것인지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으로 그는 어떻게 지내나, 무엇을 하고 있나, 지금의 여자는 누구인가 등의 일들을 알고 싶어 했다. 지난 40여 년간 동료이며 라이벌이고 전우이며 또한 증오의 대상인 묘한 관계로서 때로는 연민의 정을 느끼다가도 피카소의 천방지축인 성격이나 발언으로 인하여 증오를 느껴야 했던 그는 자연 묘사에서의 탈출을 시도했으며 이는 회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사상이 저변에 있었던 까닭이다. 자신의 아내를 그리면서 얼굴을 초록색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고루 칠하지 않고 자기의 숨결을 넣어 마구 칠했으니 지금까지 그런 무례한 그림을 본 일이 없는 파리의 보통 마담을 탄식하게 했고 앙리 마티스는 그림에선 그럴 수 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담, 그것은 여자가 아니고 그림이올시다.”라고--.

  • 문화일반
  • 기고
  • 2022.03.14 17:17

한국전통문화전당, 한국공예 장인학교 기초반 교육생 모집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이 오는 21일까지 전통공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도제식 교육 프로그램인 ‘한국공예 장인학교’ 기초반 교육생을 모집한다. 도제식 교육은 스승이 제자를 기초부터 엄하게 훈육하는 일대일 교육 방식으로, 오랜 기간 스승과 함께하며 스승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수공예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되는 이번 한국공예 장인학교의 기초반 모집 분야는 전통 목조각, 색지공예, 지승공예, 단선, 합죽선 등 5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는 14주씩 1학기, 2학기로 나눠 총 28주, 1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공예 장인학교의 강사로는 민속목조각장 김종연(무형문화재 제58호), 색지장 김혜미자(무형문화재 제60호), 선자상(단선) 방화선(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상(합죽선) 엄재수(무형문화재 제10호), 지승장 김선애(무형문화재 제61호) 등 5명의 장인이 참여한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한 한국공예 장인학교의 기초반 모집은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한 과목 당 교육생 수를 5명으로 제한하고, 과목별 최종 접수 인원 상황에 따라 교육생 선정 심사를 진행한다. 김선태 원장은 “한국공예 장인학교는 교육생이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도제식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여느 교육과 다르다”면서 “한국공예 장인학교를 통해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기술을 계승·발전시켜 역량 있는 수공예 장인을 길러내는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공예 장인학교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한국전통문화전당(ktcc.or.kr)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한국전통문화전당 전략사업팀 전화(063-281-1572)로 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3.13 16:51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배연신굿에 대한 추억

벌써 30년이 지났으니까 강산이 3번 변했다. 필자가 국악이 아닌 사범대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였으니 머릿속에는 온통 대학 미적분, 로그와 탄젠트를 그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그러한 공간에서 벗어나 서해안 어느 바닷가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아마도 전남 영광으로 기억되는데 그곳엔 참으로 아름답고 신기한 추억이 많다. 광주를 시작으로 담양 그리고 영광을 거치는 나 홀로 여행. 동해안의 드넓고 푸른 기대를 저버리고 왠지 모를 끌림으로 그렇게 발길을 따라 굽이굽이 직행버스에 몸을 맡기고 떠났다. 탁한 차창 넘어 펼쳐진 비경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평온 그리고 안식이었다. 이내 황금빛 대지, 붉은 노을과 함께 육신의 멍에가 하늘로 비상터니 처음 보는 이름 모를 무巫 의식에 순간 마음도 잃었다. 아마 신神도 필자의 고뇌를 알고 있어 그렇게 몸과 마음을 이끌었던 것 같다. 바다로 나가는 길목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은 배의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무녀와 동행한 선주船主처럼 보이는 이는 치성과 기원을 드렸고, 자연스레 모인 동네 사람들은 합장하며 함께 마음을 담았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의식을 향한 필자의 첫 사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서해안 일대 행해지는 대표적 굿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이는 배연신굿과 대동굿의 풍어제로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2-2호에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굿은 이처럼 삼면 바다인 한국의 지역적 관습과 음악적 특이성을 잘 지탱하며 전승되어 왔다. 배연신굿이 행해지는 주된 공간은 배ship다. 선주들의 개인 뱃굿으로 선주의 배에 대한 간절한 기원을 담아 무사고와 풍어를 기원하는 제의로 전해지고 있다. 30년 전 서해 어느 바닷가의 제의도 지금 생각하면 배연신굿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서해안 배연신굿은 전북 고창군과 전남 영광군 일대와 황해도 옹진군 일대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오늘날 배 진수식과 같은 의미도 갖는다. 배연신굿에 자주 등장하는 한 유래를 살펴보자. “조선 시대 임경업 장군이 전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병사를 거느리고 연평도로 건너갈 때 무도에서 병사들이 굶주리고 지쳐서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때 임경업 장군은 ‘땜슴’이라는 곳에서 병사를 시켜 산에서 ‘뽀르스나무(일종의 가시나무)’를 꺾어 오게 한 후 물골에다 이 나무들을 세워 놓고 주문을 외우니까 조기들이 나무에 하얗게 걸려들었다. 임경업 장군은 이 조기로 병사들을 배불리 먹여서 땜슴이란 곳을 무사히 지나갔다. 그 이후로 뱃사람들은 임경업 장군을 신으로 섬겼다. 그때부터 모든 배에서도 임 장군 신을 섬겼는데 여기서부터 배연신굿이 시작되었다.” 굴비의 어원은 고려 때 이자겸이 처음 사용했다. 당시 이자겸은 정주(지금의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왔다가 해풍에 말린 조기를 먹어보고 그 맛이 뛰어나 임금에게 진상했는데 그때 이자겸은 말린 조기를 임금에게 보내어 자신의 뜻을 '굽히지屈 않겠다非'는 의미의 '굴비'라는 이름을 붙여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표현했다. 역사 속 인물의 지조와 더불어 그 옛날 천혜의 맛 굴비는 맛의 고장 ‘영광’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배연신굿은 서해안을 지키는 소중한 전통의식으로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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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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