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노벨문학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출판사들을 통해 "놀랍고 감동했다"면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는 수상 소감을 11일 밝혔다. 한강 작가는 이날 저녁 늦게 출판사 문학동네와 창비를 통해 언론에 전한 문자메시지에서 "수상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처음 받고는 놀랐고, 전화를 끊고 나자 천천히 현실감과 감동이 느껴졌다"면서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면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국내 기자회견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한강의 작품들을 출간한 세 출판사인 문학동네, 창비, 문학과지성사는 작가 측과 노벨상 기념 국내 합동 기자회견 개최를 조율해왔으나 작가가 극구 고사해 최종적으로 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세 출판사는 "기자회견을 대신해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한강 작가님이 서면으로 전한 소감을 전해드린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아울러 "수상과 관련해 개별 언론과의 인터뷰나 연락이 어려운 점도 모쪼록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보다 자세한 소감은 (오는 12월) 노벨상 시상식에서 낭독되는 수락 연설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앞서 이날 자신의 집필실인 전남 장흥군 해산토굴 앞 정자에서 기자들을 만나 딸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밝힌 바 있다. 한강 작가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해 정식으로 수상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가 한강(54)은 소설에 주로 집중하고 있지만 시도 조금씩 써서 발표해왔다. 한강의 가장 '따끈따끈한' 최신작은 지난달 발간된 계간 문학과사회 가을호에 수록된 시 두 편이다. 시 '북향 방'에는 북쪽으로 향한 방에서 살게 된 시인이 어둠과 밝음에 대한 공간적 사유와 느낌을 차분하고 서늘한 어조에 담았다. "봄부터 북향 방에서 살았다 / 처음엔 외출할 때마다 놀랐다 / 이렇게 밝은 날이었구나 (중략) 밝은 방에서 사는 일은 어땠던가 / 기억나지 않고 / 돌아갈 마음도 없다 / 북향의 사람이 되었으니까 / 빛이 변하지 않는" 또 다른 시 '(고통에 대한 명상)'에선 새장에 갇힌 새 한 마리를 보며 느낀 고통에 관한 상념을 풀어냈다. "새를 잠들게 하려고 / 새장에 헝겊을 씌운다고 했다 / 검거나 회색의 헝겊을 (밤 대신 얇은 헝겊을) / (중략) 철망 바닥에 눕는 새는 죽은 새뿐 / 기다린다고 했다 / 횃대에 발을 오그리고 / 어둠 속에서 꼿꼿이 / 발가락을 오그려붙이고 암전" 흔히 소설가로만 알려진 한강의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최신 작품들이다. 한강은 사실 소설을 쓰기 전에 먼저 시를 썼다. 그는 1993년 연세대 국문과 졸업 후 잡지사 '샘터' 편집부에서 기자로 일하며 습작하다가 그해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등을 실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한 후에는 소설 집필에 주력해왔다. 한강은 소설을 쓰면서도 비록 소량이기는 하지만 꾸준히 시를 발표하곤 했다. 2013년에는 20년간 써온 시를 모아 첫 시집이자 자신의 유일한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냈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은 이렇다. "어느 / 늦은 저녁 나는 /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 그때 알았다 /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 지금도 영원히 /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 밥을 먹어야지 / 나는 밥을 먹었다" 한강이 가장 최근 시를 투고한 같은 지면에는 공교롭게도 대학 시절 은사인 원로시인 정현종(85)의 작품도 함께 실려 눈길을 끈다. 정 시인은 시 '어린애들과 눈이 맞아', '하루의 크기는 히말라야만큼 거대합니다' 두 편을 투고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됨됨이가 아주 선량하고 조용한 성품이었어요.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아도 써온 시에서 신들린 것 같은 면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한강에게 시 창작론을 가르쳤던 그는 한강의 대학 시절 모습을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당시 대학생이었던 한강에게서 문학적 재능을 감지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그럼요. 시를 잘 썼어요"라고 답했다. 한강이 대학 2학년 때쯤(1990년 추정) 자신의 시 창작 강의에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정 시인은 당시 과제로 내준 시를 수강생들이 써오면 함께 합평과 토론을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전에 내가 어딘가에서 한강의 당시 글에 대해 '무당기가 있다'는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신들린 것 같은 면을 (한강의 시에서)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는 "전혀 예상도 못 했다. 참으로 그저 놀라울 뿐"이라면서 한국 문학의 "경사"라고 기뻐했다. 정현종은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 서울예전(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거쳐 1982년부터 2005년까지 연세대 국문과 강단에 선 뒤 퇴임했다. '사물의 꿈',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갈증이며 샘물인', '고통의 축제' 등의 시집과 시선집을 펴낸 그는 한국 서정시의 전통을 혁신하고 새로운 현대시의 가능성을 개척한 대시인으로 꼽힌다. 정현종은 세계인이 경탄하는 대작가로 성장한 오래전 제자 한강에게 "앞으로도 시를 계속 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한강의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전북 서점가에 한강 바람이 불고 있다. 수상 소식이 발표된 지난 10일 오후 8시 30분께 전주시에 있는 A서점. A서점 영업 마감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서점에 모이기 시작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계산대 앞에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책을 손에 든 시민들이 줄지었다.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을 함께 기념하고 싶은 마음에 달려왔다는 게 시민들의 말이다. 이날 서점에서 만난 김모(35) 씨도 지인들과 주변에서 저녁 자리를 가지다가 수상 소식을 듣고 서점에 찾았다. 자신을 포함해 함께 동석한 지인 3명에게 한강의 책을 선물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괜스레 울컥했다. 수상의 영예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저녁 먹다가 서점으로 왔다. 기념하면 좋을 듯해 제 것과 지인들 것까지 모두 샀다"고 설명했다. 해당 서점에 따르면 발표 직후 한강이 쓴 책 전권을 예약 결제하겠다는 손님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권 정도 남아 있던 책은 다음날인 11일 오전에 모두 동났다. 13일 확인 결과 계속해서 한강 책 재고 문의가 이어지면서 현재 현장에서 예약을 받고 있을 정도다. A서점 관계자는 "사실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 후에는 어느 나라 작가던 관심이 모였다. 더군다나 한국 작가가 최초로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니 엄청 많은 관심이 모였다. 실제로 11일 오전까지 해서 모두 팔렸다. 다음주 중에 입고 된다고 해서 예약을 받고 있다. 예약도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인근에 있는 B서점에도 '품절' 팻말이 붙었다. 현재 A서점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예약을 받고 있다. 팻말에는 "한강 작가의 도서가 일시 품절 됐습니다. 예약을 원하시는 고객님께서는 가까운 직원에게 문의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한강으로 인해 전북 서점가가 들썩이는 모습이다. 평소 한강의 작품을 즐겨보던 시민들은 작가의 수상이 당면하면서도 독자로서 뿌듯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지윤(22) 씨는 "한강 작가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전달해 줬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고 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학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지원(24) 씨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마치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을 때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다 읽어봐야겠다. 한강 작가의 수상을 계기로 침체된 독서 문화가 다시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 나아가 한국 문학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현우 기자, 문채연 수습기자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각) 소설가 한강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한림원 노벨위원회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한화 약 13억4000만 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한 작가는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 작가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했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23년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이날 문학상에 이어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7일에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8일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됐다. 9일 발표된 노벨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39) 연구원이 받았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전통적인 수묵화부터 근대의 새로운 미술 양식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이 걸어온 길을 짚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정읍시립미술관은 오는 12월 15일까지 특별기획전시 ‘거장들의 하모니-한국화, 살아 숨 쉬다’를 미술관 1, 2, 3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화의 정신성과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한국 전통 회화의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보여준다. 또 한자 문화권 전통 회화의 최고 가치인 ‘기운생동(氣韻生動)’이라는 전통 사상에 기반해 한국화가 단순한 외형 묘사를 넘어 내면의 정신성을 어떻게 담아 왔는지를 탐구하며,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독창적인 한국미술의 매력을 선보인다. 전시는 △제1부 전통의 계승과 발전△제2부 채색의 아름다움 △제3부 현대적 변용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한국 전통 산수화의 맥을 계승하는 청전(靑田) 이상범, 소정(小亭) 변관식, 의재(毅齋) 허백련, 이당(以堂) 김은호, 심산(心汕) 노수현, 심향(深香) 박승무 등 ‘근대 6대가’를 조명한다. 옛 거장들의 다양한 산수화를 통해 한국 회화의 역사적 맥락과 각 작가의 생애에서 비롯된 기법 및 양식의 관계를 감상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전통적 미감을 기반으로 각 작가의 개성 있는 기법을 통해 색채의 향연을 보여준다. 농채 색깔의 그림으로 작가적 위상을 높인 박생광과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천경자, 20세기 후반 채색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김기창·박래현 부부 화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한국 근대미술의 흐름을 통해 당시 새롭게 부각되는 ‘현대성’을 탐구하고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에 주목했으며, 한국화의 확장성과 비전을 제시한다. 해외 미술과 활발한 교류 속 주목받았던 이응노, 수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송수남, 박노수, 박대성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미술의 주요 대가들의 다양한 한국화 작품과 디지털 기술에 의해 재탄생된 작품을 체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며 “14인의 거장의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독창성과 예술적 깊이를 되새기고, 그 시대의 숨결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일반 5000원, 정읍 시민 2000원이며, 카드 결제만 가능하다. 이 밖의 자세한 내용은 정읍시 누리집과 정읍시립미술관에 전화(063-539-5178)로 문의하면 된다.
공사비 문제와 문화재 발굴까지 갖가지 문제로 터덕거렸던 전주독립영화의집 건립 사업이 11월 착공과 함께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8년 사업 추진 계획 수립 이후 여러 차례 사업이 지연되면서 첫 삽도 뜨지 못하고 6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사업비 예산은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사업 지연으로 인근 상권도 무너져 주변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지역에서는 신속한 사업 진행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전주시에 따르면 완산구 고사동 340-1번지 일원(옛 옥토주차장)에 건설 중인 전주독립영화의집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영상문화 복합공간이다. 침체된 전주 구도심의 상권을 회복하고, 영화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독립‧예술 영화 위주의 전용 상영관과 후반제작 시설, 시네라키비움(도서‧기록‧박물관) 등을 갖춘 공간을 목표로 지난 2020년 사업이 본격화됐다. 시는 지역 영상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 거점 기능을 수행해 ‘영화의 도시, 전주’ 위상을 확고히 할 영상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시는 267억 원을 들여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있는 옥토주차장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해당 부지에서 2022년부터 매장문화재 발굴 조사가 진행되면서 준공 날짜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독립영화의집은 당초 2024년 10월이 준공 목표였지만 이후 2025년 12월, 2026년 9월로 계속 늦춰졌다. 그러는 사이 사업비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총건립 비용은 당초 590억 원에서 최근 72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문화재 발굴로 주차장을 지상이 아닌 지하에 만들어야 할 상황에 놓이면서 2023년 3월부터 1년 동안은 사업비를 늘리기 위해 기재부와 협의하는데 시간을 모두 쏟았다. 다행히 현재 감리 발주 및 시공사 선정 등 필수 행정 절차 이행은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오는 11월부터 독립영화의집 착공에 나설 계획이며 오는 2026년 9월 개관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 발굴 등 설계 과정에서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착공‧준공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시공사만 선정된다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고, 계획대로 2026년 개관이 가능하다. 사업이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의 설명과 달리 사업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독립영화의집 건립에 필요한 예산 720억 원 중 국비 159억 원이 필요하지만, 올해까지 확보한 국비는 59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시공사 선정 등 필수행정 절차에 대한 변수도 남아있다. 시 관계자는 “나머지 국비는 내년과 내후년에 확보해야 한다”며 “총사업비 관리대상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비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작품 재료 대부분이 정체불명의 ‘쓰레기’로 만들어졌고, 그 쓰레기가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해 낯선 경험을 선사한다. 오는 26일까지 갤러리 숨(관장 정소영)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김영봉 개인전 ‘눈에 밟히다’는 바닷가에서 수거한 쓰레기가 만들어낸 이야기다. 작가는 환경 위기에 직면한 오늘날의 상황을 조명한다. 해변에서 주운 플라스틱병과 뚜껑, 유리병, 나뭇조각, 버려진 그물 등을 예술의 언어로 표현하고 옮겨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단면을 함축적으로 아우르고, 절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김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오랜 시간 인류는 지속적으로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함으로써 이제까지 진화해 온 안정적인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청결한 삶을 살고자 할수록 자연은 더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단지 자연보호를 역설하고나 지구 위기에 대한 경각심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인정하기 싫어도 누군가는 균열을 가해야 하고, 눈에 밟혀 두고 온 것들을 저 아래에서 끄집어 올려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 태도는 현재 마주하고 있는 ‘인류세’에 대한 자성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고립에서 공존으로 이행되는 예술이 과연 무엇인지 관람객들에게 질문한다. 김영봉 작가는 군산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그동안 ‘버릴 것 없는 전시’, ‘우연의 시차’, ‘우연한 물음’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편, 갤러리 숨은 40대 이후 작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당신을 초대합니다'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봉 개인전 '눈에 밟히다'는 하반기 두 번째 전시 일정으로 갤러리 숨은 오는 12월까지 기획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침에 눈을 뜨며 곧장 카카오톡부터 확인한다. 자는 사이 왔을 카톡과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언제부턴가 버릇이 됐다. 일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도 습관적으로 카카오톡을 본다. 하루에 적게는 서너 개, 많게는 수백 개의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고, 실시간 뉴스와 쇼핑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송금까지 되니 만물백화점이 따로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 카카오톡은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일부다. 아마도 나 같은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대체 카카오톡에는 어떤 영업비밀이 있기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왜 다른 플랫폼은 카카오톡만큼의 영향력이 없을까? 카카오톡이 나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다들 한 번쯤 생각했으리라.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책 한 권을 최근 알게 됐다. 작가는 이정주. 출판사는 개암나무. 작가는 중앙대 문창과를 졸업하고 20년간 대기업 홍보실에서 일한 경험을 녹여 어린이를 위한 경제 서적을 출간했다. 이름하여 『카카오톡이 공짜가 아니라고?』(이정주/개암나무)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경제의 흐름을 알면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훨씬 유리하리란 생각에 이 글을 썼다고 밝혔다. 내가 여태 그걸 몰라서 불리한 경제 활동을 했던 걸까? 더불어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경제를 파악하는 눈을 지니고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얻기를 바라면 좋겠다는 출간의 뜻을 밝혔다. 분명 어린이의 경제 관념을 키워주기 위해 쓴 책일 텐데 마치 경제에 미숙한 어른이인 나를 위해 쓴 것 같아 마음이 쏠린다. 서둘러 목차를 보았다. 유튜브부터 무인 점포까지 어린이들이 가장 관심 있고 좋아하는 소재로 구성되었다. 질문 형식의 제목들은 책을 읽기 전에 어린이 스스로가 이런저런 답을 생각해 보게 했다. 내용은 두말해서 무엇하리. 20년 동안 대기업에서 듣고 묻고 실천했을 경제 논리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친절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주제의 출발은 짧은 동화다. 딱딱하고 지루한 경제 상식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포문을 열어 정보글로 수월하게 진입하도록 돕는다. 동화를 읽고 나면 <생각해 봅시다>라는 코너가 나오는데 앞선 이야기에서 토론 거리를 가져와 주제를 심도 있게 살피게 한다. 다음 장에서는 관련 정보를 세분화하여 읽는데 지루함이 없도록 했다.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가 있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지우는 사람이나 제품 따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한 벌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유행템을 사달라는 아이의 요구로 부모의 등골이 휘어진다는 웃지 못할 사회 현상이 씁쓸하기만 하다. 무분별한 묻지마식 소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올바른 경제 개념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그 시작이 독서면 어떨까? 백 마디 말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경제 서적을 읽으면서 대화하고 계획을 세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를 이해하고 올바른 소비 습관을 키울 것이라 믿는다. 그 작고도 큰 습관은 어른이 되었을 때 거대기업의 상술에 휘둘리는 호구가 아닌 현명하고 주체적인 소비자로 이어질 것이다.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동화 『다짜고짜 맹탐정』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 사건』, 『유령이 된 소년』, 『나는 나야!』, 『제롬랜드의 비밀』 등을 냈다.
그리스 신화 속 신과 인물들의 이름이 어떻게 현대의 브랜드로 활용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 인문교양서가 출간됐다. 신화연구가 김원익 박사가 펴낸 <브랜드로 읽는 그리스 신화>(세창출판사)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들이 어떻게 그리스 신화의 요소를 차용하고 있는지를 독특한 시각으로 조명한다. 이를테면 승리의 여신 니케가 어떻게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이름과 로고가 되었는지, 메두사의 이미지가 왜 베르사체의 상징이 되었는지 등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고대부터 최근까지 신화 이야기꾼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헤라의 질투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의 이야기를 열거하며 헤라를 줄곧 질투의 화신으로 비난하는 데만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많이 변한 만큼 헤라의 질투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만날 한눈만 파는 제우스에 대해 결혼과 가정을 끝까지 지키려는 노력의 소산으로 말이다.”(본문 중에서) 저자는 유명 브랜드, 상표, 로고, 심리학 개념, 영화, 음악 등에 관한 신화 120가지를 소개하면서 이들의 이름이나 상징이 오늘날 어떻게 재해석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그리스 신화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현대 문화와 소비사회 속에서 살아있는 생생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뿐 아니라 신화적 요소가 현대 마케팅과 브랜딩 전략에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설명하고 신화가 어떻게 현대인의 욕망과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살펴본다. 저자는 서론에서 “신화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오면서 다른 이야기들과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야기로 세상 모든 이야기의 모델이자 원형”이라며 “신화는 바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신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김원익 박사는 전주고, 연세대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1996년 연세대학교에서 '릴케의 말테의 수기와 대도시문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KBS 2TV에서 '신화, 인간의 거울'이라는 제목으로 4회에 걸쳐 TV특강을 했으며, SBS 라디오 '책 하고 놀자'에서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 읽기' 코너를 담당했다. 지난 2022년을 끝으로 스스로 대학강사직에서 은퇴한 뒤 2023년부터는 도서관, 학교, 기업체 등의 인문학 강연과 집필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사)세계신화연구소에서 ‘아카데미아 인문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섬진강 화가’이자 ‘강(江)의 사상’으로 널리 알려진 송만규 작가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경남 하동에서 열리고 있다. 경남 하동의 한 소 외양간을 고쳐 만든 갤러리 빈산이 9번째 전시로, 송만규 초대전 ‘강물은 흘러서 어디로 가나’를 다음 달 9일까지 개최한다. 오는 12일 오후 4시에는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송 작가는 20여 년을 줄곧 섬진강 물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강의 사계를 수묵의 붓질로 화폭에 담아왔다. 작가의 작품 속 수묵의 붓질은 사납지 않고, 그를 치유했던 강의 손길처럼 따스하고 부드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초대전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27점의 신작에는 지난여름 작가가 갤러리 빈산을 처음 찾아와 머물며 평사리 들판과 동정호와 강가를 거닐고, 한산사에 올라 땅별을 보며 오래도록 사유한 시간이 담겨 있다. 갤러리 빈산 관계자는 “황소처럼 순정한 눈망울과 섬진강 갯버들처럼 부드럽고 따스한 마음을 지닌 사내 송만규는 시냇물을 건너고, 강가의 작은 들꽃을 바라볼 때는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기만 하다”며 “노자가 ‘두터운 덕은 아이와 같다’라고 하고 예수가 ‘어린아이가 되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라고 한 까닭을 자꾸만 헤아리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강의 어둑한 소리를 듣는 모두에게 빈산을 밝히는 보름달처럼 가을의 평화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윤철 작가는 인생에서 수시로 떠오르는, 당연해 보이지만 쉽게 잊는 물음에 대한 답을 가족에서 찾고 있다. 윤 작가는 자신을 닮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과 가족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구했다. 가족을 들여다보면서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후회의 아픔과 깨달음의 기쁨을 공감하기 위해 쓴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 쌓인 말과 글이 최근 수필집 <나를 닮은 타인 그 이름 가족>(정보출판사)에 담겼다. 작가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큰 틀에서 책은 그가 살면서 스쳐온 인연, 생각, 철학을 차분하게 담아내는 것에 집중한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감정부터 가족 간 갈등 속 마주한 감정 등을 담백하게 농축시켰다.. 편안한 호흡으로 술술 읽어 내려가는 독자가 작가의 가족을 대하는 태도나 모습에서 자신과 비슷한 지점을 발견하기도 해 가끔 멈칫하게 되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인생의 경험과 연륜이 묻어난 글을 음미하다 보면 마음의 깊은 곳에서 채근하는 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른다. “낯설고 어색해도 가족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어때. 가족들에게 한 걸음 떨어져보는 건 어때"라고 말이다. “사람들에게 부대끼고 생업에 지쳐서 물속에 넣었다가 건진 솜처럼 무거운 몸을 쉬고 싶을 때, 세상살이의 예리한 칼날에 스치고 찔린 상처가 쓰리고 아플 때는 물론이고 자랑하고 싶은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가족이다.…(중략)…그래서 가족 사이의 문제는 미술품처럼 한걸음 떨어져서 쳐다보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가족일수록 남들에게 지키는 예의와 체면을 더 예민하게 갖춰야 할 것이다”(본문 중에서) 총 6개 목차로 구성된 책은 이미 신문과 잡지에 발표된 글을 포함해 42개가 실려 있다. 안도 문학평론가는 “윤철 수필가는 친숙한 소재를 바탕으로 깨끗하고 꾸밈없는 수필을 쓴다”며 “멋을 부리지 않은 글에서 수필의 예술적 기법에 대한 내공이 깊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의 수필을 읽다 보면 글 속에 등장하는 존재들과 하나가 되는 듯 한 조화로움에 빠지게 된다. 이 감동이 곧 예술성”이라고 덧붙였다. 김제에서 태어난 윤 작가는 전북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수필전문지 <에세이스트>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수필집 <칸트에게 보내는 편지> <당신 가족은 안녕한가요> 등을 펴냈으며 전북수필문학상, 행촌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나라 없는 나라>로 제5회 혼불문학상을 받은 이광재 작가가 장편소설 <왜란>(목선재)으로 돌아왔다. ‘왜란’은 450년 전 함평 이씨 가문의 이유(李瑜)를 중심으로 7년 동안 이어진 조선 시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로, 당시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과 고뇌를 깊이 있게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일본의 침략으로만 좁혀졌던 임진왜란이 조선과 일본, 명나라 등이 뒤엉킨 국제전이었다는 인식에서 소설을 전개하며, 명나라의 멸망과 청나라 건국의 계기가 된 사르후 전투를 살피면서 조선이 관여된 동북아 국제대전의 본질을 따라간다. 간결하고 당당한 문체로 내공을 지닌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해,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소설은 실제 이순신과 광해군, 선조, 고경명, 조헌, 권율 장군 등 조선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이 등장해 사실성을 더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특히 작가는 책에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인 이유의 노비 '거북손이'를 탄생시켜, 이야기를 더욱 극적으로 이끌어간다. “숨을 고른 거북손이는 상대의 왼쪽과 오른쪽 허리를 연결 동작으로 찌르며 후일자세(後一刺勢)로 돌아갔다. 연달아 고개를 쳐든 이무기가 물을 뿜듯이 머리에서부터 몸을 쪼개기 위해 장교분수세(長蛟噴水勢)를 선보였다. 역시 적으로부터 순식간에 덮쳐 상대를 제압하는 왜검에 비해 동작이 크고 화려했으며 마지막 검을 받는 왜장은 거북손이의 누르는 힘 앞에서 온몸을 떨며 구슬땀을 흘렸다. 뒤로 물러서서 잠시 방어 자세를 취한 거북손이가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비비어 찌르고 뛰어올랐다. 그런 다음에 한 걸음 나아가며 다시 찌르는데 칼끝이 상대의 갑주에 닿았다. 그러나 갑주 때문에 깊이 찌르지 못한 채 칼을 빼자 왜장이 찔린 가슴께를 잠깐 내려다보았다.”(‘왜란’ 본문 중 발췌) 이처럼 이야기 속 거북손이는 비범한 검술로 왜군에 맞서는 인물로, 조선 사회에서 노비나 평민 계층이 겪었던 어려움을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전란 속에서 백성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와 동시에 무협이라는 장르가 지닌 스산함과 장엄함 등을 독자에게 전한다. 범현이 소설가는 해설을 통해 “이광재 작가는 부안 의병전쟁을 동아시아 국제전쟁 ‘사르후 전투’로 까지 의미를 확장한다”며 “동아시아 4개국이 뒤엉켰던 국제대전의 비장함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드러난다. 잊히는 우리의 지리지와 언어에 대한 꼼꼼한 복원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군산에서 출생했다. 그는 1989년 <녹두꽃2>에 단편 <아버지와 딸>을 발표했다. 이후 20년간 떠돌다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를 썼고, 장편소설 <나라 없는 나라>로 2015년 제5회 혼불문학상을 받았다. 이 밖의 저서로는 장편소설 <수요일에 하자>, 단편집 <늑대가 송곳니를 꽂을 때>가 있다.
한지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미래를 살펴보는 '2024 전주국제한지산업대전'이 9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은 한지의 우수성과 예술성, 산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폭넓게 보여주기 위해 주행사장을 한국전통문화전당과 전주페스타가 열리는 종합경기장으로 장소를 이원화했다고 8일 밝혔다. 전당에서는 9일부터 한지의 역사부터 미래 산업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관람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세부적으로 △자연에서 시작되어 장인의 손을 거친 한지를 조명하는 ‘한지역사 주제관’ △옛 한옥가옥의 전통적 아름다움에 현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한지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지산업 주제관’ △30주년을 맞이한‘전국한지공예대전 초대작가전’ △한지를 활용한 다양한 현대공예를 보여주는 ‘한지현대조형 기획전’ △세계의 종이문화를 엿볼 수 있는 ‘국제종이문화 기획전’ 등으로 구성되었다. 전시의 경우 오는 27일까지 이어져 전주페스타 기간 동안 시민들에게 한지문화를 알릴 예정이다. 종합경기장에서는 11일부터 13일까지 한지문화를 보고 듣고 만들어 보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세부적으로 △전국의 패션디자이너들이 참여한 한지의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지패션쇼’ △한지공예체험, 한지뜨기 체험, 목판인쇄체험, 한지연 만들기 등 ‘한지문화 체험부스’ △지역의 한지를 볼 수 있는 ‘지역한지브랜드관’ △한지공방, 기업, 학교 등이 참여하는 ‘상품판매관’ △한지장분들이 직접 선보이는 ‘전통 한지뜨기 공개시연’ 등이 진행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한지의 날’ 리셉션은 10일 전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다. 한지의 날은 전통한지 계승을 위해 한지살리기재단(이사장 이배용)을 중심으로 안동, 문경, 전주 등 전국의 한지 관련 지자체가 함께 2022년 처음 제정한 날로 전당은 이번 기념식을 통해 전통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기원과 한지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등 한지인들의 소통과 화합의 장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독일 뮌헨에서는 10월 10일 '한지의 날'을 기념하며 ‘한지소통의 미학’을 주제로 국제한지문화 특별전을 마련했다. 김도영 원장은 “올해 전주국제한지산업대전은 행사 규모가 확대만큼 많은 사람들이 한지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행사, 전시, 체험 등 내실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며 “이번 행사가 한지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화를 위한 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시아 5개국 스케이트 보더들이 대한민국 관광거점도시 전주에 모여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친다. 전주문화재단(이하 재단)은 오는 9일과 10일,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광장(특설무대-대회장)과 남부시장(문화공판장 작당-플레이그라운드)에서 ‘아시아 스트릿보드 챌린지’를 개최한다. 대한민국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스케이트보드를 테마로 거리문화와 예술, 생활체육을 한데 묶은 국제 행사로, 전주형 스포츠 문화관광 활성화 전략에 발맞추기 위해 마련됐다. 스케이트보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정식종목(스트릿, 파크)으로 채택되며, 그 인기가 나라 안팎으로 매우 뜨겁다. 특히 유명 스케이트 보더들은 이미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자신의 기술을 선보이는 영상을 올리면서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본 대회에 앞서 재단은 스트릿(길거리)이라는 공간적·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케이트보드 대회 최초로 온라인 배틀(참가자 모집 및 동영상 심사)를 진행했다. 온라인 배틀을 통과한 아시아 5개국 25명(한국 12명, 인도네시아 5명, 네팔 5명, 일본 2명, 말레이시아 1명)의 선수가 공식 초청돼 9일 본선을 치루고, 그중 12명의 승자가 10일 결선에 오르게 된다. 행사 기간에는 본 대회인 ‘스트릿보드 챌린지’와 더불어 스케이트 보더×전주 비보이×래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인 ‘스트릿 보드쇼’, 국내 유수의 작가가 꾸미는 ‘스트릿 아트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등 다채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전주형 스포츠 문화관광 활성화’라는 새로운 도전과제와 거리문화와 예술, 생활체육, 서브컬쳐 등 다양한 문화 간의 결합을 통해 발생할 상호 작용과 화학적 반응을 통해 만들어질 전반적인 그림과 그로 인한 시너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했다”며 “무엇보다 최근 스케이트보드라는 문화적 트렌드를 전주가 발 빠르게 대응해 명실상부 대한민국 문화관광의 1번지라는 위상을 드높이는 데 일신하겠다는 마음뿐이다”며 포부를 밝혔다.
전북시인협회는 매년 우리 고장의 역사적 흔적을 찾아 시행해 오던 문화 역사탐방을 지난 5일 회원 및 도민들과 함께 ‘한국인의 서사 전라도 관찰사 순행길을 가다’ 라는 주제로 실시했다. 전라도의 지명유래와 연계해 정읍과 장성, 나주로 이어지는 조선시대의 전라도 관찰사 순행 길을 따라 역사를 더듬는 답사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 심재기 전 전주문인협회장, 전북시인협회 정읍지역위원장 김철모, 진안지역위원장 추원호, 순창지역위원장 홍성주 등이 함께했다. 전주에서 출발한 일행들은 정읍에 있는 우암 송시열 유허비를 시작으로 장성 갈재에 있는 갈애바위의 유래와 안덕사 미륵불의 기원에 대해 탐구했다. 이어 나주에 들려 나주목사 내아를 비롯해 나주 향교, 나주목 객사 역할을 한 금성관, 백호 임제의 흔적을 조성해 놓은 영모정, 고려 태조 왕건이 2대 혜종을 낳은 장화왕후를 만나게 한 우물인 완사천 등을 답사한 후 보물로 지정된 나주석당간주를 둘러봤다. 특히 이날 문화역사 탐방의 해설자로는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이자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신정일 이사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신 이사장은 백호 임제의 흔적이 담긴 영모정 및 보물로 지정된 나주 석당간주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탐방 코스로 인도해 참석자들로부터 갈채를 받기도 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18일과 19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무장애 창극 '지지지'를 개최한다. 무장애 창극 '지지지'는 판소리 흥부가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제비의 시각에서 새롭게 재구성한 창극이다. 제비들이 흥부와 놀부의 역할을 바꿔가며 전개되는 이 공연은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번 공연은 국악연주단 단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완성한 창극으로, 연출과 각색은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의 김대일 수석단원이, 작창은 방수미 지도단원이 맡았다. 공연은 수어통역, 자막해설, 음성해설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4명의 수어통역사가 실시간으로 배우들의 노래와 대사를 통역하며, 자막은 무대 양옆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제공된다. 음성해설은 방수미의 목소리로 전달되어 창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티켓 예약과 더불어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소식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과 카카오톡 채널 및 전화(063-620-2329)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화락연희(和樂宴熙)-조화롭고 즐거운 잔치에서 빛나는 기쁨”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에 의해 보존돼 온 무형유산과 현대기술이 만나 이뤄낸 조화를 통해 무형유산에 대한 인식을 높일 잔치가 도민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일대에서 ‘2024년 무형유산축전, 화락연희(이하 무형유산축전)’를 개최한다. 올해 행사는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무형유산축전’인 만큼 국립무형유산원은 ‘어린이 무형유산 발표회’와 ‘대국민 영상공모전’ 등을 새롭게 편성해 행사의 명확한 정체성을 잡으며, 도민들에게 더욱 친근히 다가가려 노력했다. 실제 ‘우리 유산의 새로운 시작, 모두가 누리는 미래’를 주제로 펼쳐질 올해 무형유산축전은 ‘흥(Joyful)’, ‘온(Screen)’, ‘벗(With)’, ‘얼(Interacting)’ 등 네 가지 섹션에 맞춰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공연을 만나볼 수 있는 ‘흥’ 섹션에서는 처용무보존회, 이리농악보존회, 판소리 흥보가 이난초 보유자 등이 오르는 개막공연 ‘당산파티’과 더불어 명인 오마주 공연 ‘놀다가세나’, ‘정가와 춤을 위한 인터렉션, 축제의 빛’ 등의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무형유산의 진면모를 화려한 시각적 자료로 살펴볼 수 있는 ‘온’을 주제로 한 행사로는,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주제로 한 영상제 ‘더 쿡(The COOK)’이 개최된다. 또 전통과 현대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외벽 영상(미디어파사드)도 행사 기간 내내 남천교 청연루와 국립무형유산원 외벽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벗’을 주제로 가족과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무형유산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제기차기와 윷놀이로 팀을 나눠 즐거운 경쟁이 펼쳐지는 ‘민속놀이대전’이 개최되며,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운영하는 창의공방 레지던시 참여 이수자들의 공방을 공개하는 ‘열린공방’을 통해 전통 공예품 작업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마지막 주제인 ‘얼’에서는 무형유산에 깃든 우리 고유의 정신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배울 기회를 전한다. 보유자 작품전 ‘장인의 손길, 전통의 숨결’, ‘국가무형유산 합동공개행사’와 함께 ‘이주(移住)’와 ‘무형유산’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세계무형유산포럼’도 열린다. 이번 무형유산축전은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별 사전 예약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과 인스타그램(@nihc2014) 및 무형유산축전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주 다가공원 내 세워진 ‘가람 시비’가 훼손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에 따른 보수 공사가 이뤄질지는 안갯속이다. 해당 지자체는 시비의 존재도 모르는 등 “관리 대상이 아니다”라며 ‘나 몰라라’ 행정으로 일관하면서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공원에 있는 ‘가람 시비’는 지난 1969년 가람 이병기 시조 시인 서거 1주기를 맞이해, 가람의 제자들이 뜻을 모아 세운 비석이다. 비석에는 강암 송성용 선생의 글씨로 가람 선생의 시 ‘시름’이 쓰여 있다. 지난 5일 찾은 다가공원 정상. 정상 초입에는 철근 울타리로 둘러쌓여진 가람 시비와 함께 공원 운동기구를 사용하고 있는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가람 시비 가운데 훼손된 부분은 글씨 쓴 이의 이름이 적힌 ‘강암 송성용’으로,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일부러 긁어놓은 것처럼 보였다. 설립 이후 5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시비의 다른 글씨 역시 세월의 흔적이 곁들여져 보수 공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가공원 초입과 가람 시비 주변 어디에도, ‘가람 시비’의 의미와 역사 등에 대해 설명하는 글귀를 찾아보기 어려워, 시비에 대한 무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시민 김정애 씨(57·중화산동)는 “항상 이곳에 방문해 운동을 하고 있는데, 시비가 훼손된 것은 몰랐다”며 “입구도 없는 울타리로 둘러 쌓여 있는 곳의 시비가 훼손돼 있다니 의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시비 훼손으로 다가공원이 지닌 ‘장소성’도 퇴색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실제 다가공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신사가 있던 곳으로, 지역의 ‘아픈 역사의 흔적’으로 꼽히는 공간 중 한 곳이었다. 이러한 의미가 담긴 공간에 생전 조선어학회에서 활동하고, 일제강점기 시절 한글 수호에 앞장선 가람 선생의 시비가 세워져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곳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마련했었기 때문이다. 지역 원로 시인인 김남곤 시인은 “한국 시조 역사상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개척자로 전해지는 이병기 선생님의 시비가 망가질 때까지 방치한 건 전주 시민의 큰 수치”라며 “다가공원을 관리하는 관할부서와 관련 협회가 신속히 보수정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처음으로 이러한 문제를 알린 최기우 작가 역시 “해방 이후 전주 시민들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준 다가산의 장소성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훼손된 시비를 바르게 고쳐야 한다"면서 "시비의 의미를 알리는 일에 지자체와 관련 기념사업회, 전북 문학인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주시는 “‘가람 시비’는 관리 대상이 아니다”며 보수공사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다가공원 시설관리 업무를 하고 있지만, 현재 시에서 보수하는 것은 공원 내 설치된 공공운동기구와 데크가 전부”라며 “당초 가람 시비는 가람 선생의 제자분들이 설치한 것이고 그 이후 별도로 위임을 받은 상황도 아니다. 시비와 관련한 유지보수 예산도 없어 보수 공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1. 조선백자 주변이 온통 짙푸르다.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이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위에 백자가 돋보인다. 백자에 새겨진 나무와 새 문양은 감각적이라 깊은 잔상을 남긴다. #2. 이번엔 보라색과 연두색의 조합이 캔버스 위에서 춤을 춘다. 절단된 것 같으나 연결되어 있고, 각기 다른 작품 같지만, 이어진 붓질은 섬세하다. 때로는 하나의 무언가를 형상화하는 듯하지만 각각 독립적으로 하나의 작품이 된다. 심연 신춘자는 점토를 주물러 기명(器皿)을 만들되 조선 청화백자를 이미지화해 예술과 역사의 교차점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 온 작가다. 호남 문인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정의주를 사사했고, 인물화 대가인 이철규 교수의 작품세계에 심취해 그가 재직한 대학에 입학하여 현대미술 등을 배웠다. 신 작가의 작품은 원근감을 활용한 조합이다. 전통 한국화 기법의 인물화와 저부조(低浮彫·바탕면에 요철을 만드는 조형 표현)의 기법의 특징이 돋보인다. 화면에 종이 반죽을 이용해 주제가 되는 부분을 쌓아 올리고 그 안에 주제를 도움닫기 하듯 문양들을 그려놓고 배경은 채색 처리한다. 특히 그는 네 개의 화면을 합해 한 개의 화면을 만들고, 다른 눈높이로 기물을 그려 넣고 다시 네 개로 분리하여 분리된 화면에 각자 다른 기물을 다른 눈높이로 배치하는 실험을 통해 작품에 신선함을 극대화한다. 변화무쌍한 색상과 표면을 통해서 정적인 사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작가만의 감성이 더해져 공간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작업의 근간은 문인화지만 근현대 작품들을 공부하면서 폭넓은 시선으로 전통 한국화의 필선과 한지에 번지는 은은한 먹색과 채색의 멋을 살렸다”며 “현대적인 감각을 작품에 접목하고자 많은 기법을 배우고 조형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밝혔다. 8일부터 14일까지 군산시 영화동 이당미술관에서 열리는 신춘자 개인전 ‘청화백자 이렇게 뵙겠습니다’에서는 박물관에서나 보던 유물들을 화폭에 담고 옻칠을 입혀 작품 보존성은 물론 색채의 미묘함을 관람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한 사람이 그렸을 것이라 가늠키 어려운 다양한 미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전시된다. 개성 짙은 색채와 작가의 감각이 더해진 작품이어서 압도적인 미(美)를 만끽할 수 있다. 개인전과 아트페어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현재 한국미협, 군산여성위원회, 전북여성작가협회, 예묵회 회원이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소개합니다
우려가 현실로?…전북도의회,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 대폭 삭감 '논란'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학 이끄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 경종호 '탈무드 동시 컬러링북'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의 영광 경험한 작가들, 서로를 응원하기 위한 모임 '전북일보 문우회'
80년대 천재 음악가, 故김명곤을 추억하다
제12회 전주문학상 본상·제9회 문맥상 수상자 발표
"산서의 놀라운 인재들"…장수 산서초 아이들의 순수함에 섬진강 시인 함박웃음
완주-부안 잇는 `문화마실` 추진 `화제`
한종일 작가 여섯 번째 개인 사진전, '높바람[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