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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진입하는 식품연구원 정문…개선은 ‘글쎄’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이하 식품연) 정문 도로에 대한 내부 불만이 크다. 정문 앞 도로 중앙선이 분리돼 있지 않아 도로 한 쪽 출입만 가능해 관할 기관에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고위험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식품연 기관 출입 가능 구간은 정문과 후문으로 후문은 보안상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불만이 나오는 곳은 정문인데 바로 앞 4차선 도로 중앙선이 분리돼 있지 않아 국립농업과학원 방면 차량만 출입이 가능한 것이다. 반대 방향 차량은 인근에 좌우회전 차선이나 유턴 구간이 없어 최대 2.5km에 달하는 거리를 돌아 진입해야 한다. 식품연은 기술이전이나 분석지원 등에 따라 한 해 수백 명의 외부 손님이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길을 헤맨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관계자는 업무 특성상 기업이나 연구원에서 방문객들이 많이 오는데 초행길이라 한참을 헤맨 뒤 도착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식품연은 지난 2017년부터 완주군과 완주경찰서에 정문 중앙선 절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우선 도로 개선 심의 기관인 완주경찰서는 2017년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통해 절선 요구 안건을 부결했다. 정문 앞 도로에 대기 차로가 없어 사고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연의 민원에 완주군도 지난해 기관 인근 중앙선 절선이나 유턴 차로 설치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부결됐다. 교차로는 사고위험이 크고, 유턴 차로는 도로교통법상 편도 3차선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식품연 정문 개선은 도로 확장 공사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완주군의 예산 부담에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도로 확장에는 최소 5~6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완주군 관계자는 도로 한 차선을 늘리는데 5~6억 원 정도가 소요되며 연구원 정문의 경우는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제일반
  • 변한영
  • 2021.09.15 17:34

국민연금, 지역과 함께하는 ‘마을자치연금 포럼’ 개최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용진)이 15일 전주에서 마을자치연금 확대를 위한 주요 쟁점과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2021년 마을자치연금 포럼을 개최했다. 마을자치연금은 마을공동체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금과 공공민간기업이 지원하는 수익금 등을 활용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매월 연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이번 포럼은 원도연 원광대 교수,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오단이 숭실대 교수, 김도영CSR 대표, 권문일 국민연금연구원장, 김성호일 경영지원실장 등 총 11명이 참석해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발표자로 나선 원도연 교수는 공동체 의의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며, 기금조성과 조례제정 같은 제도화가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에 따른 국가적 인정과 구성원의 동의 과정은 필수적임을 언급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해당 포럼 내용은 국민연금공단 NPS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공단은 지난 7월 마을자치연금 제1호 익산 성당포구마을 준공식을 진행하고, 지난달부터는 70세 이상 어르신 28명에게 매월 10만 원씩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김용진 이사장은 마을자치연금은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며, 앞으로도 마을자치연금을 공단의 대표 브랜드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금융·증권
  • 변한영
  • 2021.09.15 17:34

간척농지에 활용 가능한 최신 영농기술 설명회 열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이 간척지농업연구회와 함께 15일 김제에서 2021 간척지 영농기술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간척농지에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영농기술을 농업인들에게 소개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상호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설명회에는 전북농업기술원 관계자와 간척지영농협의체, 새만금영농단체 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양, 식량원예조사료 작물의 안전재배, 간척지 온실 연구 등 다양한 최신 영농기술이 소개됐다. 토양 분야에서는 국가 관리 간척지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과 문제점, 작물 분야에서는 간척지 적응 식량원예조사료 작물의 품종, 파종량, 시비량 설정, 염해 경감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농촌진흥청이 추진 중인 새만금 광활시험지 연구 재배지 확대 및 연구동 신설 계획도 소개됐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2024년까지 간척지농업연구동을 완공해 간척지 활용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간척지농업연구팀 이병규 팀장은 신규 사업에는 대규모 디지털 재배실증을 통한 경제적 농업 기술 개발, 간척지를 탄소중립 실현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수출형 시설원예단지 조성 지원을 위한 연구 등 간척지의 미래지향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산업·기업
  • 변한영
  • 2021.09.15 17:34

추석 목전에 전북지역 임금체불 꾸준히 늘어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36) 씨는 재직하던 제조업체가 거래처 감소 등 매출 타격으로 200여만원의 임금을 줄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5개월 동안 월급 조차 받지 못해 결국 노동청에 진정서를 냈다. 박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기불황이 계속되고 대출도 막혀 돈 나올 곳이 없다며 곧 추석 명절인데 가족을 만나 선물을 하고 싶어도 회사가 월급을 주지 않아 빈손으로 갈 수 없고 답답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전북지역에 임금체불로 경제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근로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15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등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전북지역의 임금체불 근로자 수가 6027명, 임금체불금액은 27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보다 약 10%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한 여파로 도내 경제 상황이 얼어 붙으면서 임금체불은 2019년 대비 6% 가량 늘어나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수는 5062명, 임금체불금액은 245억원이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과 제조업, 건설업 등이 불황으로 임금체불 근로자 수가 1000명 가까이 늘어났고 임금체불금액도 30억원 가량 증가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는 추석 명절 전이라 그런지 체불 임금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체불로 고통을 겪는 근로자는 노동지청에 피해 내용을 신고해 법률구조공단으로부터 민형사상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체불임금 근로자에 대해서는 국가가 먼저 임금을 지급하고 고용주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임금체불 문제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라는 점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임금체불금액의 2배까지 징벌적인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임금체불로 고용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법조계 등은 고용주가 받는 처벌이 상습적이지 않으면 대개 벌금형에 그쳐 솜방망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박지원 변호사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서 법적인 보호 장치 마련과 지원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며 관계기관은 체불임금과 관련해 근로자의 피해 구제 안내와 정확한 실태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경제일반
  • 김영호
  • 2021.09.15 17:32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체험점포 운영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청장 윤종욱, 이하 전북중기청)은 15일 신사업창업사관학교 꿈이룸 전주점(전주시 완산구 홍산로 249 위치)에서 전북 14기 교육생의 입점식을 개최하고 11월 19일까지 체험점포를 운영한다. 이날 진행된 체험점포 꿈이룸 전주점 입점식 행사는 전북 14기 교육생 8명의 네트워크 활성화와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창업 준비를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전북중기청 윤종욱 청장을 비롯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박성진 전주센터장, 건양대학교 김경한 산학협력단장이 참석해 교육생들과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꿈이룸 체험점포는 2015년 서울 등 5개 지점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 18개 지점이 운영 중이며 전북은 꿈이룸 전주점이 2019년 개소해 10기 교육생부터 참여 중이다. 체험점포 운영까지 마친 사관학교 졸업생에게는 교육 결과와 사업계획 평가를 거쳐 최대 20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며 최대 1억원까지 창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전북중기청 윤종욱 청장은 체험점포 경영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이 각자의 아이템을 고객에게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산업·기업
  • 김영호
  • 2021.09.15 17:32

전북지역 8월 고용률 62.3% 전년대비 1.7%p 상승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에도 배달 등 음식업이 성장세를 주도하면서 고용률이 지난 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15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에 따르면 8월 고용동향 조사 결과 전북지역 고용률이 62.3%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7%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는 96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6000명 보다 2.8% 증가했고 실업자 수는 1만 6000명, 실업률은 1.6%로 동일했다. 도내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 숙박, 음식점업은 3만 8000명(27.2%)으로 크게 늘었고 전기, 운수, 통신, 금융업은 4000명(4.7%),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1만 5000명(4.4%)이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2만 1000명(-10.8%), 건설업은 5000명(-6.4%), 제조업은 5000명(-3.8%)이 줄었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비임금 근로자는 1000명(-0.1%)이 줄었으며 임금 근로자는 2만 7000명(4.4%) 증가, 일용 근로자는 7000명(-14.1%)이 감소했다. 취업 시간대별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7만 3000명(-10.7%) 감소했고 36시간 미만은 10만 4000명이 증가했다.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7.8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7시간 줄어 들었다. 이번 조사는 호남지방통계청에서 전국 표본조사구 약 3만 4800가구 중 전북지역 2000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8월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 동안 경제활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 경제일반
  • 김영호
  • 2021.09.15 17:32

[문화&공감 2021 시민기자가 뛴다] 무형문화재 2·3세대를 주목

독립영화 [울림의 탄생](2020)은 60년 인생을 걸어 북을 만드는 악기장 임성빈 보유자가 그의 아들이자 전승교육사 이동국과 함께 대북을 제작하는 영화이다.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고아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북을 만나 평생을 바쳐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0호 악기장으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귀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한 보유자는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음을 직감하고 사람들에게 마음을 위로하는 마지막 울림을 만들기로 결심하였다. 주목해야할 것은 두 가지이다.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는 임성빈 보유자, 그리고 그 곁을 지키고 힘을 더하는 아들 이동국이다. 문화유산은 윗세대에서 아랫세대까지 유산처럼 전해지는 문화를 뜻한다. 건강한 문화유산을 만들려면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전하는 윗세대도 중요하지만, 본질을 바르게 익히고 시대의 흐름과 자신의 개성에 따라 변화를 만드는 아랫세대도 중요하다. 이번 이야기는 가족이 함께하는 명절, 추석을 맞아 문화유산을 잇는 23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아 전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심청가) 최잔디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심청가) 이수자 최잔디는 2018년 전주대사습놀이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에서 판소리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최잔디는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노래 잘하는 아이로 동네에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설장구 최막동 명인이고, 고모는 성찬순 선생님의 제자였을 정도였다. 6살 때 이모와 함께 길을 걷다 우연히 소리를 듣고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이모랑 지나가다가 국악 소리에 꽂혔어요. 2층 국악학원에서 나던 소리였죠. 고집 부려서 학원에 올라갔던 기억이 나요. 내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력과 응원이 더해지니 승승장구했다. 국립국악고등학교를 다녔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입학했다. 그러나 스무 살을 전후로 삶이 크게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한예종 입학 이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가구는 물론 평생을 간직하고 싶었던 피아노까지 팔았다. 공연하는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학교도 나가지 않게 되고 시험을 치지도 못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고 보컬트레이너로 일을 하였다. 그렇게 20대의 8년이 사라졌다. 어느 날, 큰 수술을 하게 되었고 회복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병원 안을 걸어가던 중에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게 되었다. 마침 [국악 한마당]을 하고 있었다. 그때 남도민요를 부르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소리를 너무 하고 싶다. 안 하면 안 될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안되겠다. 다시 시작해보자하고 퇴원하자마자 학교에 재입학 서류를 제출했어요. 지금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과거 탄탄히 다진 실력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그만둘 생각을 한 그의 이야기는 참 파란만장했다. 그는 국악인의 길을 응원해준 가족과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한다. 최잔디는 어릴 적 광주에서 김향순 보유자와 이순자 보유자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강정숙 보유자에게 가야금 병창 미 산조를 사사하였다. 그녀의 20대를 품어준 고 성창순 보유자와 30대를 함께하고 있는 김수연 보유자까지. 이렇듯 최잔디의 판소리와 가야금, 철현금에는 모든 인연과 사건이 담겨있다. 올곧이 전통을 이어가고 싶어요. 예술가라면 일단 자신의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정체성은 전통이고 명맥을 잇는 거죠. 전북무형문화재 제13호 옻칠장 이선주 이수자 전북무형문화재 제13호 옻칠장 이수자 이선주는 작품 활동, 문화재 보존처리, 대학교 출강 등 활발히 옻칠 활동을 하고 있다. 부친 이의식은 전북무형문화재 제13호 옻칠장 보유자이다. 어릴 적부터 놀이터는 아버지의 공방이었다. 한창 때에는 4~5명 정도 삼촌들이 계셨고, 늘 작업하는 모습을 구경하였다. 옻칠 일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생 때, 마감이 바빴던 아버지의 일손을 돕기 시작하면서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전공은 이과였다. 대학도 자연계열로 진학하였다. 그러나 아버지 일손을 도울 때가 훨씬 재밌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버지 일을 이어받아 공부해보자고 다짐하였다. 적성에도 맞다 싶어서 옻칠을 평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게 쭉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일본 교토조형예술대학교 유학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계속 더 공부할 수 있는 학교에 가고 싶었거든요. 어느 날은 교토 시내를 지나다 우연히 지도교수님을 뵈었다. 골동품을 보러 간다는 교수님 말을 듣고 따라갔다. 쉽게 보기 어려운 옛 물건들이 골동품상에 많았다. 이전부터도 보존처리를 하고 있었으나, 이때의 경험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보존처리일도 시작하였다. 전통을 크게 보존과 활용으로 구분한다면 이선주 자신의 성향은 보존이 더 맞는다고 한다. 그러나 출강을 나가는 지금. 전통의 내일을 그리는 것도 후학을 위한 자신의 몫이라고 말한다. 깊은 탄탄함 위에 새로운 것을 만드는 맛이 전통이라 설명하였다. 이선주는 옻칠과 더불어 다양한 것을 배웠고, 그것이 모두 옻칠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전통과 새로운 사이의 적당한 지점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전통은 전통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요. 최근에는 벽화를 그려봤어요. 이런 저를 보고 한편에서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왜 벽화를 그리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저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에요. 아마 앞으로도 꾸준히 절충점을 잘 찾아나가야겠지요. 설지희 썰지연구소 소장 /썰지연구소 소장 설지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21.09.15 17:21

[신간] 공무원 출신 김철모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서리꽃 피운 당신’

전북도 정책기획관과 익산시 부시장을 지낸 김철모 시인이 생애 일곱 번째 시집 <서리꽃 피운 당신>(한국문학세상 펴냄)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시인이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2년이 되면서 체득한 세상이치를 그려냈다. 때문에 인생 2막에 느끼는 삶의 감정과 자연이 주는 지혜,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지난날의 채취가 보인다. 시인의 인생이 엿보이는 시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어느 60대 이야기와 서리꽃 피운 당신 1.2다. 전자는 거울을 보면서 시인의 자화상을 그렸고, 후자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매화를 보면서 향기를 팔지 않는 그 절개에 대해 노래했다. 단종연작시는 인간의 욕심을 비판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초록지문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지 타령은 감칠맛 내는 김치를 노래하며 어머니를 생각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87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김철모 시인은 2007년 설중매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문협 회원, 전북시인협회 정읍지역위원장, 정읍문학회 회장, 한국문학세상 심사지도위원, (사)아시아문예진흥원 이사를 맡고 있다. 시집은 <그리고 고향 지사리>(2008), <또 하나의 행복>(2009), <봄은 남쪽바다에서 온다(2012)>, <꽃샘추위에도 꽃은 피고>(2014), <귀향>(2019), <익숙한 것들과 이별>(2020)이 있다. 수상경력은 제3회 대한민국 베스트작가상(2010),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 문학대상(시부분,2012), 제10회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2018), 홍조근정훈장(2020)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안성덕 시인 - ‘코스모스’

유년에는 별이 많았다. 여름밤 멍석에 누워 올려다본 하늘에 쏟아질 듯 가득했다. 별을 따고 싶었다. 별처럼 반짝이고 싶었다. 장대 들고 뒷동산에 올라가면 몇 개쯤 어렵잖게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서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알퐁스 도데의 별, 윤동주의 별, 이문구의 별, 가람 이병기의 별, 초롱초롱 별이 참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여행자에게는 길을 농부에겐 씨뿌릴 계절을 알려주는 별, 은하계에 별이 1011개 그런 은하가 우주에 1011개란다. 광막한 공간과 영겁의 시간 속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었다, 무겁고 두꺼운 책 《코스모스》의 첫머리다. 저자 칼 세이건이 아내이자 동료 과학자인 아내 앤 드루얀에게 받친 고백이다. 영겁의 시간과 찰나의 순간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겁은 사방 사십 리 바위를 비단옷을 입고 백 년에 한 바퀴씩 돌아 옷소매에 그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며, 찰나는 소수점 아래 18번째 자릿수라고 한다. 우주는 영원하고 우리 인간은 한없이 하찮다는 말 아니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13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누구에게는 역사책으로 읽히고 또 누구에게는 과학책, 철학책으로도 읽힌다. 어느 챕터는 술술 읽히고 어느 챕터는 비탈을 기어오르는 듯 턱턱 숨이 차오른다. 천체 물리학, 신화, 철학, 윤리 등에 해박한 저자가 쓴 과학책 아닌 과학책이기 때문이리라. 현재도 팽창 중이라는 우주, 50억 년 후면 백색왜성이 되어 사라진다는 태양, 도무지 실감할 수가 없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한없이 하찮은 존재인 인간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기껏해야 100년도 못 살고 가는 우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주를 알게 되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허무함을 느낀다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코스모스라는 말은 기원전 5세기 때 피타고라스가 우주는 어떤 질서로 움직인다라며 카오스와 반대 개념으로 처음 사용했다. 꼭 한번은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꽂아두지만 잘 읽지 않는, 잘 읽히지 않는 《코스모스》는 천문학을 철학적인 내용과 결합해 대중의 수준에 맞춰 썼다지만 지루하고 어려운 책이다. 빅뱅과 별들로 가득한 우주와 태양과 지구의 생성, 지구에 번개와 자외선과 물이 풍부해 수많은 화학작용으로 생명체가 탄생했단다. 인간은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졌으며 그 세포는 탄소, 수소, 산소 등의 원자란다. 은하계의 먼지 같은 별이 태양이며, 그 주변을 도는 창백한 푸른 점이 우리가 사는 지구란다. 허무하다. 거대한 우주 속 먼지 같은 한 점 지구, 아웅다웅해보지만 우리는 하찮은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하찮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쳐가는 그 하찮은 존재는 위대하다. 벌써 십수 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나보다 어린 형이 숨이 안 쉬어진다며 퍽 퍽 주먹으로 가슴팍을 쳤다. 형, 하늘을 한번 올려다봐! 돌아가 별이 되어버린, 지금은 가고 없는 형이 하늘을 올려다봤는지는 이제 와 알 수 없으나, 그때 그 순간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였다. 자꾸 멀어지는 시력 탓일까, 별 밭에 별이 흉년이다. * 칼 세이건, 《코스모스》, 홍승수 옮김, (서울: 사이언스북스, 2004)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15 17:12

[신간] 고창의 풍류 문화 · 전통가요 전승과 문화적 활용 방안

고창군(군수 유기상)과 전북대 농악풍물굿연구소(소장 김익두)가 주최주관한 2021년도 고창학 학술대회 결과물이 책자로 발간됐다. 책은 <고창의 풍류문화전통가요 전승과 문화적 활용 방안>(서울: 민속원)이다. 이 책은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새로 발굴된 <선운산곡>의 발견기록화 과정과 그 역사-문화적 특성가치의의, 최헌 부산대 교수의 현전 백제가요 전승 자료들과 그 문화역사적 가치, 나경수 전남대 교수의 고창지역 주요 전승가요와 그 문화적 활성화 방안, 성영애 숭실대 교수의 이재 황윤석의 <현금악보>에 나타난 자료적 성격과 풍류생활, 권민정 고창줄풍류보존회 대표의 고창지역 풍류문화의 근현대적 전승과 미래등 고창의 풍류문화 및 전통가요와 관련된 논문 5편이 실려있다. 김 교수의 논문은 30여 년 전 고창 민요조사 시절에 찾아낸 <선운산곡> 사사의 발굴 경위와 그 특징 및 문화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최 교수의 논문은 문헌에서 확인되는 백제가요 전반을 소개한 뒤, 이 전승가요들이 고창지역과 어떤 전승적 상호관계가 있는 지에 대해 심도있게 천착하고 있다. 나 교수의 논문은 고창지역의 대표적인 전승가요 및 주요 문화-콘텐츠 자산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그 현대적 재활성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성 교수의 논문은 고창의 대표적인 선비 이재 황윤석의 풍류 관련 저서 및 그의 풍류생활, 권 대표의 논문은 고창지역에 전승되어온 향제줄풍류의 구체적인 전승 양상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부록으로는 이 논문들에 관한 진동규호병탁안후상김헌선최선아이용찬 선생의 질의 토론문들이 실려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신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 최기우의 3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

은행나무꽃을 본 적 있나요? 은행나무꽃은 눈길이 오래 머무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피어난대. 화려한 꽃잎은 없어도 마주 보는 서로의 눈이 반짝일 때, 은행잎들은 꽃잎처럼 보일 거야. (희곡 「교동스캔들」 중 이이화의 대사) 극작가 최기우가 세 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평민사)을 냈다.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12년 만에 낸 이번 희곡집에는 누룩꽃 피는 날과 교동스캔들, 은행나무꽃, 수상한 편의점, 조선의 여자다섯 편이 실렸다. 표제작 은행나무꽃에 눈길이 간다. 이 작품은 성리학이 삶과 국가 통치 이념으로 굳어진 여말선초(고려말, 조선초)시기를 배경으로, 전주한옥마을 600년 은행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이야기의 중심은 실존 인물인 최덕지(13841455)와 그의 첫 번째 아내인 이이화(가상 인물)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방황하며 인화(人和)의 참뜻을 찾아가는 최덕지와 벼꽃과 감자꽃이 펴야 백성의 삶이 평안하고 사대부의 시문보다 백성의 태평가가 나라를 더 강성하게 한다고 믿는 이이화, 두 사람은 상하존비귀천의 명분보다 민본사상을 중시한다. 두 사람은 민중에게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려준다. 민중은 이에 감격하고 소박하게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이야기 전반은 오래 묵은 나무의 향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교동스캔들은 과거에 인연을 맺지 못한 남녀가 전주한옥마을에서 다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인연을 잇는 내용이다. 누룩꽃 피는 날은 7080년대 전주의 예술인들과 주객의 발길을 붙잡은 선술집학사주점, 막걸릿집보다 부산했던 백반집닭내장탕집. 빈 주전자가 늘어날수록 더 근사한 안주들이 나오는 것과 같은 구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의 여자는 1940년대 해방 전후 시기 긴박하게 산 우리의 거친 가족사와 그 속에서 여전히 고통을 안고 사는 자화상이 서글프게 담겨 있다. 소리를 좋아하는 열일곱 살 처녀 송동심을 중심으로 한 가족 이야기로 그려지지만, 속내는 국가의 폭력과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상한 편의점경찰서 앞 편의점을 배경으로 인간 생활의 모순과 사회의 불합리를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최기우 작가는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으며, 그 이후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10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저서는 희곡집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인문서 <꽃심 전주>와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신간] 최금순 시인의 첫 시집…'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 출간

몇 개인지 모를 마음의 버튼/가끔 작동하지 않는다//(중략) 지금에도 꿈 타령/나는 아직 열아홉 소녀인가 봐/이루지 못한 꿈 생각날 때마다/내 안의 고장 난 버튼을 고쳐/한 번씩 눌러보리다//잊고 산 꿈의 소환을 위해(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 일부) 최금순 시인이 첫 시집 <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도서출판 봄빛)을 출간했다. 이 책은 삶, 그 틈새에서, 가끔 버튼을 누르며, 거울에 나를 비추며, 사계의 서정에 물들다,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양파, 수능시험, 홍수, 봄비 등 다양한 소재로 작가만의 감정과 정서를 표현한 시 60여 편이 담겨 있다. 시인은 오전에는 물 맑고 공기 좋은 장수에서 농사를 짓고, 오후에는 장수산서초등학교에서 돌봄 전담사를 하면서도 바쁜 시간을 쪼개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시 쓰기에 열중했다. 일상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고 겪어 보고 느껴봤을 현실적인 이야기를 노래한다. 허사가 돼 버릴지도 모른다는 예감에/나풀대는 양파 잎 바로 볼 수 없다/저들이 동해를 입어 죽는다면/상상하기조차 싫다//강인하고 꿋꿋하게 자라는 생명력/모든 만물 실없이 죽어도/청청한 목숨 살아 봄을 맞이한다(양파밭 겨울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전길중 시인은 최금순 시인의 양파는 추상적인 대상이 아니라 현실적 대상이다. 양파를 심어 놓았다고 편안하게 있을 수만 없는 것이 양파 농사다. 농부의 절실한 마음이 시인에게 간절함이다며 최금순 시인을 농부 시인이라고 부르겠다. 농사를 시처럼 짓고, 시를 농사로 알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질긴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성인이 되어 직접 글을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시라는 장르였다며 짧은 글이라서 쉽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제일 어려운 장르가 시임을 알았다. 무지의 소산이었으니 지금 와서 어찌하겠나라고 말했다. 익산 출생인 최금순 시인은 이일여고를 나와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 2020년 한올문학 신인문학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전북문안협회, 전북여류문학회, 장수문인협회 회원과 장수산서초등학교 돌봄 전담사를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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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신간] 장마리 작가의 '시베리아의 이방인들'…아름답지만 실패한 사람들의 눈부신 이야기

인간은 어떤 이념이나 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능과 탐욕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일지도 몰랐다. 생존을 위해 시베리아로 향한 사람들이 있다. 삶의 현실을 부둥켜안고 고뇌하는 세 주인공을 통해 이 시대의 문제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 소설이 나왔다. 장마리 작가가 아름답지만 실패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시베리아의 이방인들>(문학사상)을 펴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한국의 준호는 가업을 살릴 시베리아산 소나무를 얻기 위해, 러시아의 빅토르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북한의 지석은 공화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척박한 땅 시베리아에 머물게 된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준호는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에 급히 귀국한다. 그의 할아버지가 고집스럽게 지켜온 대성 제재소는 값싼 미국산 원목이 수입되어 대량으로 보급되자 위기에 처한다. 시베리아의 소나무를 들여오는 것만이 대성제재소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 여기고 시베리아로 떠나게 된다. 빅토르는 대대로 벌목을 생계로 삼던 집안의 장남이다. 고생만 하는 벌목이 싫어 어릴 때 가출을 했고 이르쿠츠크로 도망 나와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준호를 만나 개인 기사로 일하게 된다. 준호의 급한 귀국으로 빅토르는 하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 북한의 벌목장에서 운전한다. 일 년 만에 준호와 연락이 닿게 되고, 시베리아산 소나무가 필요하다는 준호에 빅토르는 자신이 일하는 벌목장의 사업소장 지석을 소개해 준다. 당 비서의 아들인 지석은 아샤라는 러시아 여학생을 사랑하게 돼 공화국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어긴다. 그의 아버지는 지석을 러시아 벌목장으로 보낸다. 부소장이 저지르는 불법에 지석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오락거리가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오락 회관을 만들고자 한다. 회관을 짓기 위한 자본이 필요해진 지석은 빅토르가 소개해 준 준호의 됨됨이를 보고 원목 거래를 시작한다. 준호, 빅토르, 지석은 국적과 시베리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모두 다 다르지만, 비참한 현실 앞에서도 생존과 삶의 가치를 질문한다는 점은 같다. 셋은 운명 같은 실패에 놓이게 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우정이 피어난다. 방민호 문학평론가는 <시베리아 이방인들>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고 생각하도록 하는 근래 보기 힘든 문제작이다. 문단적 소설들에 지쳐 있는 독자로 하여금 눈 크게 뜨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시원스러운 작품이다. 한국문학은 이렇게도 자신의 살과 뼈를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장마리 작가는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원광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단편소설 <불어라 봄바람>으로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선셋 블루스>와 테마 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 <마지막 식사>, 장편소설 <블라인드> 등을 펴냈다. 제7회 불꽃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신간] 박민배 작가의 첫 수필 에세이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

박민배 작가가 첫 수필 에세이집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생각출판사)를 펴냈다.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는 작가가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트는 아침이면 매일같이 띄운 아침편지 가운데에서 뽑은 삶의 무거운 짐을 긍정으로 나누는 52가지 풍경은 삶의 출구를 찾지 못해 당황스럽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기록됐다. 암만 생각해보아도 나는 고독하기 때문에 더딘 붓질로나마 마침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독했기 때문에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도 아울러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일부) 작가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마음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고 주워 담는 섬세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그가 전해 주는 메시지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마음에 남은 파편의 상처들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마음의 상처라는 게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여서 나 또한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어느새 예리한 상처에 사로잡히고 말면서 그만 헝클어져 휘청거리기 일쑤다.(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 사슴 한 마리 일부) 삶을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타인과 더불어 얽히고설키게 된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겠지만, 나 또한 타인에게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힘든 순간을 자신의 방법으로 헤쳐나가고는 한다. 가끔은 상처의 아픔도 모른 채 두 눈 감고 넘어가는 날도 있다. 그때마다 남게 되는 마음의 상처는 결국 깊숙이 생채기를 내게 된다. 박 작가의 에세이는 작가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도 큰 깨달음을 선물한다. 복잡한 일 만들고 싶지 않아 모른 척 지나갔던 감정까지 세세한 감성으로 파고든 에세이는 독자들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책은 수필 문학으로,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야 한다. 삶을 담고 그리는 만큼 삶 그대로의 서술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삶 그대로를 서술하되 일부러 지어 써서는 안 된다. 언제부터인가 수필 문학의 틈새를 비집고 삶 그대로와 소설을 섞어 쓰는 일명 펙션이 자리를 잡았다. 이런 시대에도 박 작가는 올곧은 작법으로 책을 펴냈다. 이름도 없이 쓰러져 간 수많은 무명의 시간 속에서 피워내어 모든 문장이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큰 울림을 준다. 박민배 작가는 상하문학상 수필 부문에 선정되어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건국대 문리과 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조선대 산업대학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표준협회 편집실장, 국가표준정보센터 수석연구위원, 수원과학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편 가르기 없는 사회 - 화이부동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필자가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에서 가훈(家訓) 쓰기 또는 좌우명(座右銘) 정하기 숙제가 많았다. 대청마루나 안방 벽면 한가운데에 성실, 정직, 근면, 가화만사성 등의 가훈이 걸려있던 모습이 흔했다. 그러한 교육 덕분인지 필자는 그 동안 줄곧 마음속에 이런 저런 인생 좌우명을 만들었다 지웠다 했다. 필자가 십여 년 전부터 마음속에 담아 온 화이부동 좌우명은 마지막까지 지우지 않을 것 같다. "君子和而不同(군자화이부동), 小人同而不和(소인동이불화)",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유교경전인 논어에 나오는 공자 말씀이다. 군자는 화합하나 부화뇌동하지 아니하고, 소인은 부화뇌동하나 화합하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찾아본 좀 더 긴 풀이는 "군자는 서로의 생각을 조절하여 화합을 이루기는 하지만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관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뇌동하지는 않으며, 소인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관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뇌동하기는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조절하여 화합을 이루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바쁜 와중에도 취미활동으로 붓글씨를 쓰고 있는 필자의 가까운 후배(대회에 출품하여 입선까지 한 실력자임)로부터 필자가 좋아하는 사자성어 화이부동 족자를 선물 받았다. 필자의 사무실 정면에 걸린 족자를 보면서 매일 소인의 탈을 벗기 위해 노력한다. 평소 가깝게 지내오던 두 사람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작년에 발생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만나지 않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이 박시장의 죽음에 대한 평가로 이어져 사이가 나빠졌다고 한다. 누구든지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나와 같은 생각,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더 편하고 기분도 좋을 것이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은 인정하지 않은 결과인 것 같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편 가르기는 망국적 현상임을 알고 있다. 편 가르기는 사회현안에 대한 합리적 토론이나 대안 모색을 불가능하게 하고 상대방과 타협조차 할 수 없게 한다. 토론을 하면 할수록 대립과 갈등이 더 심화되어 상대방을 적대시하게까지 만든다. 요즘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대통령 후보 경선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주변에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를 드러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간혹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싫어한다고 말하면 인연을 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만남도 불편하고 대화도 불편하다. 정치인들이야 정치공학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편 가르기를 할 수 있다지만 일반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행동에 부화뇌동하여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며 적군 대하듯이 싸우는 모습은 매우 볼썽사납다. 편 가르기 없는 사회, 다양성이 기본이 된 사회에서 서로의 차이를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세상,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좌우명으로 삼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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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16:58

알고리즘 민주주의

윤영찬 (국회의원민주당경기 성남시 중원구)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라이브 커머스, 온라인 수업과 면접, 챗봇 상담, 키오스크를 통한 상품 주문은 이제 일상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스며들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밑바탕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을 분석해 효과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알고리즘 이 작동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인간을 돕는 효과적인 기술이지만 그 자체의 특성 탓에 도리어 인간을 소외시키고 노동자를 예속하는 역작용이 최근 드러나고 있다. 작년 말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는 약 22만명이며 넓은 의미에서 플랫폼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약 17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노동 환경과 비대면 사회 심화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이들이 플랫폼 노동시장에 유입되고 있으며 이전에 없던 직군과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다. 하지만 알고리즘 기술의 기반인 효율성은 때로 인간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배달업 플랫폼 서비스에서 작동되는 알고리즘은 배달 시간과 구역을 제한하고, 알고리즘의 배정을 거부하면 평점을 깎거나 벌칙을 주는 등 노동자의 예속을 심화시키고 위험에 내몰기도 하며 결과적으로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미디어에 적용된 알고리즘 역시 마찬가지다. 사용자 분석이 추천 콘텐츠에 철저하게 반영되는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을 심화시켜 인간의 사고와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미디어 추천 알고리즘이 대표적이다. 개인의 관심사, 기존에 즐겨 본 콘텐츠와 유사한 것들이 맞춤형으로 추천되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알고리즘은 개인 취향의 반영이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내용만을 반복적으로 소비하게 되고 내가 미디어 속 세상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알고리즘에 투입된 데이터는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그 특성을 강화하는데, 오류가 있는 데이터가 다량으로 주어진다면, 결과물에 왜곡과 편향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몇 달 전 발생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사건을 기억한다. 알고리즘에 투입된 대화 데이터에 윤리와 인권이 부족할 때, 알고리즘 결과의 질, 콘텐츠의 질이 떨어져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다. 사회 통념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투입한다 해도 소수 데이터는 과소대표되고, 다수의 데이터는 과대표 되는 경향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이 알고리즘 속에서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때문에 인간에게도 사회화 과정이 필요하듯, 알고리즘에도 사회화가 필요하다. 알고리즘이 인간을 위한 기술로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통제가 필요하다. 알고리즘이 대부분의 생활 영역을 간섭하고 있는 오늘과 같은 사회에서는 단순 규제가 아닌 기술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회가 작동하는데 효율만이 제일 가치인지, 인간을 위한 기술은 무엇인지, 삶의 편의가 인간의 휴식과 행복에 우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두의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영찬 (국회의원민주당경기 성남시 중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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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16:58

촉법소년제도 시스템 보완 필요하다

청소년 범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발생건수 뿐 아니라 범죄 형태나 수법 또한 흉포화 지능화해가고 있다. 전북경찰청의 지난 3년간 도내 소년범 검거 현황을 보면 2019년 2080건에서 2020년 2344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8월말 기준 136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촉법(觸法)소년으로 분류되는 소년범이 2019년 214건에서 지난해는 264건으로 늘었다. 촉법소년은 만 10세부터 만 14세 미만의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말한다. 이들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책임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형벌 대신 보호관찰을 받는다.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한번의 실수로 감안하고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제도다. 문제는 이 제도가 취지와 맞지 않게 적잖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제도가 1953년 시행된 뒤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아 그동안 변화된 사회환경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의 덩치도 커지면서 강간 등 강력범죄도 많아지고, 각종 정보매체 증가 영향으로 범행 수법 또한 대담 흉악해지는 경향이다. 게다가 가해자의 정상 참작을 내세우면서 피해자의 고통이나 트라우마는 감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공감을 얻고 있다. 이같은 촉법소년제도의 허점을 들어 이 제도의 법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령 제한을 만 13세로 낮추자는 주장이다. 이같은 일각의 여론을 감안해 지난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촉법소년의 연령인하를 요구하는 법안이 발의 됐으나 찬반의견이 팽팽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안 개정을 반대하는 측의 의견은 촉법소년 재범률이 70%에 달하는 현실에서 청소년 범죄의 원인이나 사회적 책임 등을 따지지않고 미성숙한 상태에서 저지른 실수에 대해 엄하게 처벌하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교육적으로 선도 치유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관련 법 개정이 늦어진다고 해서 현 상태로 방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행 법제를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해 경각심을 주는 등 법제 시스템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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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15 16:58

힘겨운 소상공인 지원 추석전에 이뤄져야

코로나19로 생계에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자치단체의 좋은 사업들이 제때 시행되지 못해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사업도 때를 맞추지 못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심각한 경영난으로 한시가 급한 영세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은 시간 싸움이다. 서울에서는 지난 7일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가 경영난과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마지막까지 원룸 보증금을 빼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준 사실이 알려져 가슴을 아프게 했다. 지난 12일 전남 여수에서는 치킨집 주인이, 지난 7월에는 경기 평택의 노래방 업주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의 극단적 선택 이전에 활로가 될 지원이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난주 전주에서는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야간 차량시위를 벌였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호소와 살려달라는 절규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들의 안타까운 사건이 되풀이 돼선 안된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한계에 처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행이 더딘 것은 문제다. 전주시의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지원사업이 한 예다. 좋은 정책인데도 실제 혜택이 주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사업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 카드 매출액의 0.8%(최대 50만원)를 지원하는 이 사업은 6~7월 신청을 받았지만 9월까지도 지원되지 않다가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16일부터 지원을 시작한다고 한다. 전주시는 이 사업에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1만3000여개 업체가 몰리면서 추가 예산확보와 관련 서류 검토가 지연돼 지원이 늦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 상황에 처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지원이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당초 책정된 예산을 우선 지원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도 하지 못한 전주시 행정도 문제다. 추석 명절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재난지원에 대한 보다 세심하고 신속한 행정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9.15 16:58

갑질에 저항하고 분노하라

하대성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을지로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1일 갑질 관련 굵직한 뉴스가 지구촌 언론을 달궜다.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한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앱 마켓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세계 첫 사례로 꼽혔다. 로이터, AP 등 주요 통신은 한국 국회의원들이 대담한 리더십을 통해 공정한 앱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역사적인 조치이라고 평가했다. 구글과 애플 등은 그동안 인앱결제를 통해 총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겨 매년 38조의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거대갑질을 해왔다.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국내에 강제 도입하려 했던 인앱결제는 무산될 것 같다. 사회 곳곳에서 갑질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대 50대 청소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망, 아파트 입주민에게 갑질을 당한 한 아파트 경비원이 극단적인 선택, 상급자 갑질을 호소하며 소방서 옥상에서 투신한 소방관 등. 갑질은 종국으로 내모는 극악한 범죄행위다. 부당한 강요,협박,반말과 욕설,폭행,임금 떼먹기 등 행태도 다양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8년에 조사한 자료를 보면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갑질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판매 종사자중 83.6%가 소비자에 의한 갑질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89.7%가 소비자 갑질이 심각하다는 인식이다. 조사자중 53.7%인 절반이 넘게 갑질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전혀 없었다. 교육과 홍보가 시급하다. 대기업 갑질 또한 심각하다. 완주 봉동 육가공업체 (주)신화가 당한 갑질피해는 끔직했다. 600억원 매출에 종업원 140여명에 이를 정도로 탄탄한 업체가 대기업 롯데쇼핑의 갑질로 10년도 안돼 매출 180억에 10명으로 줄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납품단가 후려치기,파견 종업원의 인건비와 자문료 전가 등이 대표적 수법이다. 윤형철 대표는 이로 인해 109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며 울분을 토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금고로 귀속되는 사상 최대 과징금 408억원을 끌어냈지만 피해당한 신화와 같은 기업에 돌아가는 금액은 아직 없다.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탓이다. 지난 7월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생활 속 갑질개선 토론회가 주목됐다. 이 자리에서 이병렬 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의장은 왜 북유럽에는 갑질문화가 없는가라는 화두를 꺼냈다. 이 의장은 당신이 남들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는 얀테법칙(Jantes Law)이 국민 마음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등 불문율로 여기는 공동체문화가 포인트였다. 한마디로 너 자신을 먼저 알라는 뜻이다. 최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불공정 거래로 징수한 과징금의 50%를 불공정 피해자 지원기금으로 사용하는 불공정거래 등 피해자 지원기금법 제정을 대표 발의했다. 전북도의회에서도 갑질 예방 및 피해자 재개지원 조례를 만들고 있다. 통과되면 조속한 피해 지원과 구제가 기대된다. 갑질하는 강자는 약자의 저항을 두려워한다. 약자가 분노하며 항의해야 할 이유이다. /하대성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을지로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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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