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노동인권 진단 - (상)실태] "전주지역 '좋은 알바 사업장' 1곳도 없어"
지난 1월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교육계는 충격에 빠졌다. 고등학교 현장실습제도의 묵은 적폐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들의 노동인권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청소년 노동인권의 사각지대는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일하는 청소년이 겪는 불법과 부도덕은 법 제도의 미비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를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아쉽지만, 좋은 알바 사업장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전주시 청(소)년 좋은 알바찾기 탐사단(이하 탐사단) 김하얀 단원(22)의 발표에 참가자들은 당황했다. 그는 좋은알바 찾겠다고 나섰는데, 현장은 생각보다 더 열악했다고 밝혔다.지난 22일 오후 2시 전주시의회 5층 회의실. 탐사단원 8명과 김승수 전주시장, 이미숙 전주시의원 등이 모여 청소년 노동인권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날 전주지역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15명으로 구성된 전주시 청(소)년 좋은 알바찾기 탐사단은 자체 실태조사를 토대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탐사단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전주 한옥마을과 객사, 전북대, 서부 신시가지 인근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청소년 351명(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다.업종별로는 음식점과 제과점, 카페, 편의점, 오락업 등이고, 연령별로(만)는 15세 이상~18세 미만 59명, 18세 이상~25세 미만 210명, 25세 이상~30세 미만 62명, 30세 이상 20명 등이다.탐사단은 근로계약에서부터 임금노동조건 등 알바 환경 평가를 위해 15개 항목을 임의 기준으로 만들고, 이를 모두 충족한 곳을 좋은 알바 사업장으로 하기로 했다.하지만 탐사단이 조사한 업체 중 단 1곳도 좋은 알바 사업장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특히 휴식여건이 가장 열악했다. 휴식시간이 없는 곳이 51.00%(179곳)를 차지했다. 휴식시간이 있는 곳은 35.33%(124곳)에 그쳤다. 휴식시간이 없는 곳은 편의점이 81.82%로 가장 높았고, 제과점(69.57%), 음식점(53.28%), 오락업(50%), 패스트푸드점(47.06%), 카페(42.62%) 순이었다. 휴식공간은 64.39%(226곳)가 없었다.야간휴일 근무 시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주지 않는 사업장도 33.62%(118곳)였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곳은 53.56%(188곳)에 달했다.임금체불은 1.99%(7곳)로 나타났다. 수습이란 이유로 임금을 삭감한 사업장도 9.97%(35곳)였다. 임금 삼각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로 통보한 경우가 49.29%(173곳)였다. 16.52%(58곳)는 근로계약서도 받지 못했다. 133곳(37.89%)은 교부했고, 156곳(44.44%)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연소자의 부모님 동의서 제출은 67곳 중 19곳(28.36%)만 지켰다.조사 대상 사업장 중 연소자의 야간 노동 강행, 근로계약서 조건과 구인광고 내용의 다름도 각각 7.46%(67곳 중 5곳)와 8.55%(351곳 중 30곳)로 집계됐다.폭행과 언어폭력도 있었다. 조사 결과 13곳에서 사업주의 언어폭력이, 1곳에서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조사결과 폐쇄회로(CC)TV로 근로자를 감시하는 사업장은 76.35%(267곳)에 달했다.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회가 CCTV 감시에 대해 대상자의 동의 등을 권고했지만, 현행법상 제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탐사단 김혜은 단원(20)은 문제는 청소년들이 부당한 대우를 당했더라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당한 대우를 바꾸고 싶어도 고용노동부 신고 방법 등을 모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