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여론 대표하는 지역신문에 관심을
상점에 중앙지가 있는 것을 종종 본다. ‘지방지 안 보세요?’ 라고 물으면, 대개 ‘무슨 지방지까지 봐요’, ‘별로 볼 게 없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지역신문 기자로서 퍽 슬픈 일이다. 나도 한 때 중앙의 소식에만 관심을 가졌으니 탓하기도 뭐하다. 하지만, 취재 중 느낀 바, 전북 자영업자에겐 김연아로 1, 2, 3면이 채워진 중앙지보다 도의 민생 정책을 상세히 다룬 지방지가 더 내실 있는 선택같다. 또, 지역신문에는 TV 지역뉴스에서 안 다루는 알짜 소식도 있고, 지면인 만큼 어려운 내용을 찬찬히 음미해 볼 수도 있어 신문 넘기는 멋과 맛도 있는데, 아직 다들 이를 잘 모르는 것 같다.전북의 지역신문 구독률은 낮다. 한국 ABC협회가 등록된 유료 지방지들을 조사해 3달 전 발표한 자료를 분석하면, 지난 2012년 인구 100명 당 지방지 구독률은 전북 4.56%, 부산·울산·경남 5.38%, 대구·경북 5.71%, 광주·전남 5.98%, 강원 7.12%, 제주 7.59%, 대전·충청·세종 3.39%다. 즉, 지방지 구독률과 지역 GRDP는 별 연관이 없고, 소위 세(勢)가 강하고 지역 색 강한 지역의 지역신문 구독률이 높았다.과연 그렇다. 지역 여론을 대표하는 지역신문의 구독률이 낮으면, 지역 여론으로 중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도내 최다 독자 보유 전북일보가 뭐라고 하든, ‘몇 명 안 보는 신문’으로 치부, 지역 여론이 담긴 의견이 묵살되면 그 피해는 누구한테 갈까. 부산일보는 6.43배, 매일신문은 5.6배나 전북일보보다 발행부수가 많아 웬만한 중앙지에 맞먹는 상황에서, 그 지역 여론이 쉬이 무시될 수 있을까. 인구수는 전북보다 부산·울산·경남이 4.3배, 대구·경북이 2.8배 많을 뿐이다. 이래서야 청와대·국회 출입하는 전북일보 기자가 전북 여론을 들먹이며 배짱을 내밀 엄두가 날까.지역신문은 지역 대표성을 갖는다. 곳곳에서 비교돼 지역 위상과 직결되고, 지역 위상은 다양한 지역 출신들이 모인 집단에서의 개인 평가에 영향을 준다. 지역에 대해 더 알고 애착을 표현하면 자신에게도 도움이요, 여망인 지역 발전에도 보탬이 될 터다. 지역신문 사랑은 그 애정표현 중 가장 쉬운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