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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⑤좌충우돌 강원도 여행기

"형 12월에 강원도로 스키타러 가죠. 숙소랑 예약 다 해놓을 테니, 몸만 오면 돼요." 11월 중순께 서울에서 직장 생활 중인 후배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기자는 흔쾌히 스키여행 동참을 수락했다.그러나 평소 여행길과 달리 후배만을 믿고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였을까.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휴가까지 내고 다녀온 2박3일 동안의 강원도 스키여행은 고생 그 자체였다.예기치 못한 상황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스키장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단지 체감온도 2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와 싸우며 2박3일을 보내야 했다. 강원도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스키장은 구경도 하지 못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이어서 소중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속출한 환자에 좌절된 스키어의 꿈18일 저녁 8시께 강원도 강릉시의 펜션을 향해 차를 몰았다. 야간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눈까지 내렸다. 촌놈이 스키장에 간다니 날씨가 시샘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이번 여행 고생만 하는거 아냐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발을 헤치며 운전을 계속했다.내리던 눈이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잦아졌고, 자연스레 내 불안감도 수그러들 무렵 서울서 먼저 출발한 후배의 전화가 걸려왔다. 잘 오고 있느냐는 질문을 기대했던 나는 좌절했다. "선배,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라는 전화였다. 이 한통의 전화로 시작된 불행(?)은 여행 내내 계속됐다. 이튿날에는 오랜시간 차를 타서인지 소화불량 환자가 2명이나 발생했다.새벽 1시가 다 되어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의 휴앤휴 팬션에 도착했다. 마중나와야 할 후배들은 병원에 간 뒤여서 나를 맞아주는 건 강원도의 매서운 바람 뿐이었다. 얼굴이 뜯기는 듯한 느낌이다. 펜션에서 여정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쯤 병원에 갔던 후배들이 돌아왔다. '요로결석'이란다.▲ 아점 먹으며 긴급 대책회의펜션에 돌아온 후배를 방에 누이고, 피곤한 몸을 이불 속에 묻었다. 오전 10시 잠에서 깼다. 주방에 들어가 아침을 준비했다. 아침을 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스키여행인데 스키장 못 가는거 아냐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5명의 일행들을 모두 깨워 식탁에 앉았다.밥을 먹으며 일정에 대해 얘기했다. 모두의 대답은 당연히 스키장에 가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이다. '헉'나는 어떡하나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때 옆에서 조용히 밥을 먹던 후배 한명이 '통일전망대 가시죠. 가면서 해변도 구경하고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밥을 먹은 뒤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가자, 통일전망대·해변·천문대식사를 마친 뒤 차에 몸을 실었다. 숙소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거리는 150km 남짓. 전망대로 향하면서 일행들은 주문진·경포 등 강원도의 유명 해수욕장에 들러 눈에만 넣어오기에는 아까운 아름다운 드넓은 바다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차를 몰아 도착한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성인 1인당 3000원의 요금을 낸 뒤 민통선을 넘었다. 민통선을 지나 주차를 하고 151개의 계단을 오르자 눈 앞에는 금방 손에 다을 듯한 북녘 땅이 눈에 들어왔다. 북녘의 땅은 너무나 평화스러워 보였다. 몇 발자국만 옮기면 될 것 같은 북녘의 땅. 그러나 이중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어 넘을 수 없는 북녘의 땅을 바라보며, 일행들은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통일전망대는 연중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계절에 따라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다. 봄·가을은 4시20분까지, 여름은 5시30분, 겨울은 3시50분까지 입장을 해야 한다. 요금은 대인 3000원, 소인 1500원이다.통일전망대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행은 한반도 정중앙에 위치한 양구군의 '정중앙천문대'에 들렀다. 오랜 시간 차를 타서인지 일행 모두 지친 상태였지만 쏟아지는 별을 보는 순간 나오는 탄성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숙소로 돌아온 일행은 늦은 저녁을 먹고, 내일을 기약하며 잠을 청했다.▲ 끝나지 않은 '악재'와 양떼목장강원도 여행 셋째날이면서 마지막 날. 어김 없이 해가 뜨고 일행들은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강원도 여행길에 대한 많은 아쉬움이 남았던 일행들은 돌아가는 길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대관령 양떼목장'에 들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차를 출발시킨지 채 10분도 안돼 전화가 걸려왔다. "선배 타이어가 이상해요. 펑크가 난 거 같아요." 여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이 마치 연출이라도 한 듯 우리 일행에게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도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이었기에 모두들 웃음으로 상황을 넘겼다.가까운 정비소에 들러 차를 수리한 뒤 목장으로 향했다. 양떼목장에 도착하자 영하의 날씨에도 양떼를 구경하기 위해 많은 인파들이 몰려 있었다. 3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목장. 12월부터는 추위 때문에 초지에 양떼를 내놓지 않는단다. 때문에 알프스의 멋진 그림을 보지는 못했다.그래도 입장료를 내고 받은 티켓을 건초와 교환해 목장 한켠에 마련된 건초주기 체험장에서 양에게 건초를 먹이며 아쉬움을 달랬다. 또 드넓게 펼쳐진 목장을 매서운 바람과 싸우며 걸으며,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 강원도에서 일어난 여러 악재와 장시간의 차량 이동에 따른 피로감이 몰려 왔지만 기분만은 좋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계획에 없는 여행이 주는 낭패의 교훈을 배웠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여행은 꼭 화려한 여행지를 가야만 얻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 주말
  • 박영민
  • 2009.12.24 23:02

[맛&여행] 국토정중앙천문대

2박3일 동안의 강원도 여행의 백미를 꼽으라면 천문대에서 쏟아지는 별을 본 순간이다. 특히 일행과 함께 찾아간 천문대가 갖고 있는 의미가 남다르기에 평생 동안 기억에서 지우지 못할 것 같다.여행 이틀째인 19일 찾아간 강원도 양구군 남면 도촌리에 있는 '국토정중앙천문대'. 국토정중앙천문대의 명칭은 천문대가 있는 강원도 양구군 남면 도촌리 일대가 대한민국 헌법 3조에 근거한 우리나라 영토의 중심이어서 붙여졌다.한반도 지도 위에 강원도 양구군 남면 도촌리 일대가 국토 정중앙임을 표시하는 조형물을 지나 들어간 천문대. 우리 일행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 밤 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섰다.천문대장의 겨울 별자리 설명에 이어 직접 천체망원경을 통한 관람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30분 남짓.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일행을 포함한 관람객들은 밤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이 쏟아내는 빛에 감동했다.양구군이 운영하고 있는 국토정중앙천문대에는 주망원경 등 다양한 천체관측장비를 갖추고 있다. 또 천체투영실·영상관·전시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함께 시설돼 있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뿐만 아니라 강원도의 4곳의 천문대 중 관람비용이 비교적 저렴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하늘이 주는 감동적인 모습을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다.국토정중앙천문대의 관람은 9~2월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3~8월까지는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가능하다. 요금은 성인은 2000원, 청소년·군인·어린이는 1000원이다. 국토정중앙천문대 관람과 관련한 문의사항은 033-480-2586으로 문의하면 된다.

  • 주말
  • 박영민
  • 2009.12.24 23:02

[맛&여행] 수로낚시 100% 즐기기

▲ 포인트가 핵심 = 거기가 거기일 것 같은 수로에도 엄연히 포인트가 있다. 좋은 포인트는 대개 낚시여건이 좋지 않은 법. 석축지대 등 좋은 포인트에 앉으면 좋겠지만 수로는 수심이 깊어 위험하다. 초보자라면 욕심을 버리고 안전한 곳을 찾을 것을 권한다.▲ 긴 낚싯대가 유리 = 수심이 3m를 넘는 곳이 많아 긴 대가 유리하다. 보통 3칸(5.4m) 이상의 긴 대가 유리하지만 초보자는 다루기 어려우니 2.5칸 전후의 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방한은 필수 = 물가는 뭍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춥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오리털 점퍼 속에 또 다른 점퍼를 겹쳐 입어야 할 때도 있다. 부탄가스를 이용하는 휴대용 난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미끼는 글루텐류 = 글루텐은 식물성 미끼를 선호하는 어종이 고루 좋아하며, 점도가 뛰어나 약간의 물흐름이 있어도 바늘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 고소한 냄새가 강해 집어에도 효과적이다.▲ 소음 삼가 = 물고기는 소음에 민감하다. 뭍에선 작은 소음이 물고기들에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일상적인 대화 정도는 괜찮지만 큰 소리를 지르거나 물에 돌멩이를 던지는 일 등은 낚시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뒷정리 확실히 = 낚시를 즐긴 후 뒷정리는 기본 에티켓이다. 떡밥봉지와 지렁이통, 음료캔 등의 쓰레기는 깨끗하게 치우고 돌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 주말
  • 김동일
  • 2009.12.10 23:02

[맛&여행] ④김제 죽산수로 붕어낚시

"아빠~ 잡았어요. 커요. 도와주세요."열 살이 채 안 되어 보이는 아이가 뼘치는 족히 돼 보이는 누치를 물에서 끌어내 놓고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아빠는 아들이 낚은 물고기에서 바늘을 빼내고 살림망에 조심스럽게 담는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아이는 또 다른 물고기를 낚기 위해 바늘에 떡밥을 달고 제법 능숙하게 던진다.김제 부량면 옥정리 군포교 아래 동진강 줄기에서 한 가족이 낚시를 하고 있다. 살림망 안을 들여다 보니 상당수의 누치를 잡아 놓았다.군포교 조황을 확인했으니 인근 죽산수로(김제시 죽산면)로 향해 본다.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죽산교 아래 석축지대는 수많은 조사들이 진을 치고 있어 낚시대회를 방불케 한다. 최근 낚시방송에 이곳이 소개되면서 평소보다 많은 조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 전층낚시(표층부터 바닥까지 고른 수심층을 공략하는 일본식 낚시)를 구사하는데 여기저기서 굵은 떡붕어를 끌어내고 있다.석축지대는 이미 발 디딜 틈조차 없어 기자는 비교적 한산한 반대편에 자리를 잡아 본다.채비는 바닥낚시(바늘이 바닥에 닿는 전통 기법)다. 낚싯대는 3.0칸(1칸=1.8m)과 3.2칸 두 대를 펴고 미끼는 글루텐과 지렁이를 함께 달아 보았다.한참의 밑밥질 끝에 찌가 스물스물 잠기는 입질이 온다. 챔질과 함께 올라 온 것은 상당한 크기의 동자개다. 이 녀석은 '빠가사리'란 별칭에 맞게 입으로 '빠가빠가' 소리를 낸다.동물성 미끼만 먹는 동자개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지렁이를 빼고 떡밥만 달아 던져 본다.잠시 후 찌가 살짝 움직이는가 싶더니 이내 쭈욱 솟아오른다. 이정도의 찌올림이면 씨알 좋은 토종붕어일 듯 싶어 흥분된 마음으로 챔질을 한다. 쉬익~. 대 끝이 묵직하다. 이윽고 끌려 나온 녀석은 8치급 떡붕어.어느덧 해는 완전히 넘어가고 수면엔 두 개의 찌불(캐미컬라이트)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전층낚시를 하는 맞은편 석축지대 조사들도 일제히 색색의 조명을 밝혔다. 간혹 수면 위로 몸을 뒤집는 잉어의 몸부림이 물나이테로 발밑까지 전해진다.잠시 분위기에 젖어 있는데 다시 찌가 올라온다. 챔질. 좀 전의 떡붕어보다 훨씬 강한 힘을 쓴다. 이번엔 기다리던 대물 떡붕어가 올라올까 기대하던 찰나, 낚싯대 끝이 가벼워지고 빈 바늘만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아쉽지만 다시 오리라는 희망을 안고 급히 떡밥을 달아 던진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찌가 살짝 올라오다 잠기고 다시 올라오다 또 잠긴다. 쉬익~. 강한 챔질 후 대를 들어 보니 뭔가 묵직하다. 잠깐 제자리에서 힘을 쓰더니 갑자기 오른쪽으로 내뺀다. 상당한 힘이다. 한손으로 감당할 수 없어 두 손으로 대를 잡고 힘을 겨룬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얼굴을 보인 녀석은 예상했던 대로 잉어다. 55cm쯤 돼 보인다. 뭘 먹었는지 완전히 '비만잉어'다.기온이 많이 내려가자 맞은편 조사들이 한명씩 자리를 뜬다. 기자도 낚싯대를 접고 출조를 마무리한다.조황은 55cm와 45cm의 잉어 2마리, 25cm 떡붕어 1마리, 25cm 동자개 3마리. 기대보다 적은 조황이지만 팔이 얼얼할 정도의 잉어 손맛을 봤으니 만족할 만 하다.이맘때면 거의 모든 낚시터가 겨울잠에 빠져든다. 대부분의 낚시꾼들은 벌써 낚시가방을 창고 깊숙이 모셔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르다. 초겨울 최고의 손맛을 선물할 수로낚시가 남았다. 추수가 끝난 후 배수를 완료한 수로는 이때부터 명당 포인트들을 드러낸다.도내의 대표적인 수로낚시터는 김제 죽산면 죽산수로와 김제 부량면 군포교 아래, 그리고 부안 동진면 팔왕수로다. 이 세 곳은 모두 차로 5분 거리 안에 위치하고 있어 조황 확인 후 자리를 잡을 수 있어 좋다.죽산수로는 씨알 면에서 가장 낫다. 주어종은 떡붕어와 잉어. 운이 좋다면 40cm 이상의 대물 떡붕어를 만날 수도 있다.낚시여건은 경사가 심하지 않은 팔왕수로가 낫다. 바닥이 진흙이라 비교적 평평해 며칠씩 텐트생활을 하는 낚시인도 왕왕 있다. 주어종은 떡붕어와 잉어.좀 더 나은 수질과 호젓한 분위기를 원하면 군포교 아래가 적당하다. 수문 아래쪽은 좀 더 나은 조황을 보이지만 자리가 불편할 수 있다. 이곳은 떡붕어와 토종붕어 외에도 누치와 마자 등이 자주 올라와 매운탕을 좋아하는 낚시인에게 추천할만한 곳이다.

  • 주말
  • 김동일
  • 2009.12.10 23:02

[맛&여행] ③낙안읍성·순천만·디오션리조트

가을여행은 어디로 떠나도 즐겁다.그러나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선뜻 길 떠나기가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볼만한 관광지에는 많은 사람이 오기 마련. 여행지를 정하는데 신경써야 할 대목이었다.이번 여행의 컨셉은 그래서 가족간의 대화와 가족 구성원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여행, 편안한 여행으로 잡았다.여행지는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 갈대 숲과 인근의 낙안읍성, 1박2일의 잠자리는 2012년 여수엑스포를 겨냥해 들어선 디오션리조트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역사의 숨결 낙안읍성토요일 아침, 미리 준비한 음식물과 옷가지를 챙겨들고 4인의 가족이 전주를 출발했다.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에 우산도 준비했다. 남원으로 내려오는 도로 위의 하늘은 적당한 구름이 가려주고 있었다.지날 때마다 영감을 주는 지리산을 통과해 구례에서 순천까지, 출발이 조금 늦어진 감을 가지고 초행길을 서두르다 보니 곳곳에 과속감지 카메라가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길옆으로 스치는 남도의 산하를 느긋하게 감상하며 낙안읍성으로 연결되는 산길을 들어섰다.가을 정취는 여기저기 자태를 뽐내는 감나무밭에서 느낄 수 있었다. 주렁주렁 먹음직스럽게 열린 잘익은 감들이 남도의 풍요를 노래하는 듯 했다.비 온다던 예보는 다행히 현실과 달라 여행내내 좋은 날씨를 선사했다.전남 순천시 낙안읍에 있는 낙안읍성은 마침 남도음식축제가 열려 수만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남도의 다양한 음식장터는 물론, 축하 이벤트까지 가을햇살 아래 읍성 안팎이 떠들썩한 분위기였다.4-5년전 초등생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던 아담하고 조용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주변 교통시설은 물론, 성내와 성외 보호구역이 훨씬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낙안읍성의 역사는 마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 때는 파지성, 분차, 분사라고 불렀고 조선 태조 때는 왜구가 침입하자 이고장 출신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토성을 쌓고 왜구를 토벌한 역사도 있다. 1983년에 사적 302호로 지정돼 복원사업을 시작했다.성내 13만5597㎡, 성외 보호구역 8만7511㎡의 면적에 120세대 288명이 거주하며 다양한 체험공간도 마련해 볼거리를 제공한다.국가지정 문화재인 성곽은 1410m에 달하며, 성곽위를 걸으며 주변경관을 조망하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중요민속가옥 9동도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돼 있고 객사 1동과 노거수 14주는 도지정문화재, 임경업 군수 비각 1동이 도문화재자료로 등록돼 있다.우리는 한시간여에 걸쳐 성내와 성 외곽 돌담길을 돌았다.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는 아이들의 평이었다.▲ 드디어 순천만으로오후 두시반쯤 서둘러 순천만으로 향했다. 30분 정도 내려가니 잘 단장된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이 눈앞으로 다가왔다.그러나 기대감도 잠시, 거대한 주차장에 들어선 차량들이 숨을 막히게 했다. 늘어선 차량 틈속에서 겨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갈대열차 예약을 위해 가족들을 내리고 주차했다.그런 노력도 허사였다. 때마침 깊어가는 가을을 노래하는 포크페스티벌이 열려 투어기차가 멈춰선 것. 부랴부랴 유람선 매표소로 향했으나 이마저 매진된 상태. 해질녘 순천만을 감상하려던 우리의 계획은 7080 포크송을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우리는 잘 가꾸어진 생태관과 광장을 지나 갈대숲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고 갈대사이로 부교처럼 놓여진 길을 따라 탐방했다. 5.4㎢의 광활한 갈대밭은 기울어가는 햇살에 엄청난 기운을 내뿜었다. 압도적이었다.2006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됐고 세계자연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순천만은 생물학적 가치로 지난해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됐다.주말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은 조금 일찍 출발해 순천만의 모든 것을 경험한 후 낙안읍성으로 향해도 될 것 같다.다섯시쯤 순천만을 뒤로 하고 여수로 향했다. 초행길인데다 저녁음식을 현지에서 조달하느라 고픈 배를 달래며 늦은 저녁을 먹었다.1박은 여수시 소호동에 들어선 디오션 리조트. 잘 꾸며진 쾌적한 리조트로 연중 객실이 붐빈다. 미리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 주말
  • 정대섭
  • 2009.11.27 23:02

[맛&여행] 여수엑스포 준비하는 디오션리조트

2012년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엑스포를 겨냥해 마련된 디오션리조트는 여수시의 관광지도를 바꿔놓고 있다.바다와 연안을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박람회로, 해양테마관, 아쿠아리움, 국가관, 크루즈터미널 등으로 조성되고 있으며 세계박람회장까지 항로로 연결되고 있기도 하다.일상해양산업에서 조성 중인 화양지구 관광개발사업은 지난해 1월 기공식을 갖고 디오션리조트를 중심으로 호텔, 요트장, 골프장 등 복합 해양 위락시설로 건설되고 있다.일상해양산업의 한 관계자는 "디오션리조트는 건강·문화교류, 체험, 휴양·위락을 테마로 한 국제적 커뮤니티형 해양복합 리조트를 지향한다"면서 "21세기 동북아 연계관광 거점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디오션리조트는 다도해로 이뤄진 남해를 조망하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사실 디오션리조트가 자랑하는 파라오션 워터파크는 여름철이 장관이다.나인스톰, 더블 토네이도, 다이렉트 슬라이드, 로켓 슬라이드, 타이푼 리버, 점프 슬라이드, 아쿠아 플레이 등 실외 파크와 윌리윌리, 파라웨이브, 실내 스파, 쿠아 키즈풀 등 실내 파크는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이와함께 약 알칼리성 칼슘 황산염 온천 사우나와 찜질방 등 가족들이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설들을 보유하고 있다.계절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며 우리가 방문했던 밤에는 노천극장에서 콘서트가 열려 이용객들의 호응을 얻었다.리조트 관계자는 "휴양객들의 알찬 저녁시간을 위해 매월 한두번씩 행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예약할 때 이벤트를 확인하면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나눌수 있다"고 설명했다.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고 아침을 맞은 우리 가족은 화양지구로 이어지는 남해안 도로를 일주했다.물빛 푸른 남해안 도로는 언제 봐도 싫증나지 않게 다가온다.두시간여 쉬며가며 자연이 주는 감동을 가슴에 새긴 후 아이들은 차 속에서 곤한 잠에 빠졌다.

  • 주말
  • 정대섭
  • 2009.11.27 23:02

[맛&여행] ②장수의 산.계곡 '은빛물결 출렁'

세월 앞에서 자백을 하고 말았다. 이제 시간이란 말보다 세월이란 말이 좋다. 나는 서른 중반에 다다른 노총각이다. 농익은 가을이 오면 노총각들은 자전거가 아닌 가을을 탄다. 불타는 단풍을 보며 가슴이 타들어가며 가을을 타는 것이다. 내친 김에 시도 한 수 읊어본다.'싱'하고 가을바람 부니'숭'하니 가슴에 구멍 뚫린다.'생'하고 처녀가 외면하니'숭'터(흉터)만 가슴 속에 커져간다.처녀 마음 설레게 하는 게 봄이라면 노총각 마음 뒤흔들어 놓는 것은 가을이다. 이 가을, 몸 던질 절벽이라도 어디 없을까.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리고 여행에 앞서 이름도 새로 지었다. 이제부터 내 이름은 '자유로운 영혼'이다.여행의 동반자로 부부의 연으로부터 아직은 자유로운, 다른 영혼들을 섭외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 벌써 20년 된 친구들이다. 박국희(전주시 동서학동), 최윤근(전주시 효자동)이 이번 여행에 흔쾌히 동참했다.가을산은 노란색부터 빨강을 거쳐 짙은 녹색에 이르기까지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색의 스펙트럼을 다 담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눈이 내린 듯 산등성이를 두른 하얀 억새가 절정에 치닫고 있다는 장수군의 장안산 억새밭 소문을 들었다. 가는 김에 장수군 계북면 토옥동계곡, 장계면 논개생가도 함께 들리기로 했다. 드디어 여행의 코스가 완성됐다.주말인 지난 24일 낮 12시 세 친구가 모였다. 익산~포항고속도로 소양IC에 들어서 장수IC로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남짓. 통행료 2500원을 지불하고 나니 드디어 산과 들녘이 아늑하게 펼쳐져 있는 장수군에 도착했다.19번 국도를 타고 계북면 방향으로 자연을 즐기며 20여분 달렸을까? 양악호 제방이 눈에 들어왔다. 제방 높이가 30여m에 달하고 물을 담는 면적이 394ha에 이르는 비교적 큰 호수. 최근 강수량이 적은 탓인지 수위는 무척 낮았다. 하지만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산세와 어울린 저수지는 제법 운치가 있었다. 제방길에는 갈대가 늘어서 있고 제방 아래로는 계곡과 들녘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양악호를 타고 굽지고 경사 높은 도로를 꾸역꾸역 올라가 토옥동계곡 입구에 이르렀다. 일군의 등산객은 짙붉은 단풍을 즐기며 산행을 준비했다. 20개의 골짜기가 얽히고설킨 토옥동계곡은 여름철 휴양지로 손꼽히기도 하고 한 민박집에서 파는 깨끗한 계곡물로 양식한 송어회도 일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골짜기를 갈까 산행을 할까하다 일정에 쫓겨 논개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온 길을 거슬러 장계읍을 지나 743번 지방도를 타고 가는 길은 가히 추천할 만한 드라이브 코스다. 도로변에 대곡호를 끼고 짙게 단풍 든 가을산의 정취를 느끼며 30여분간 차를 몰아 장계면 대곡리 '의암 주논개 생가'에 도착했다. 그리고 무지가 땅을 뚫는 노총각 3명은 논개의 성이 '주씨(朱氏)'이며 조정에서 '의암'이라는 사호를 내렸고 기생이 아닌, 임진왜란 당시 경상우병사가 돼 진주성 싸움에서 순국한 최경회 장군의 아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주논개가 19살 나이에 관기로 위장해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했다는 점이다.경건한 마음으로 주논개의 영정 앞에 섰다. 그런데 '자유로운 영혼'은 여성의 영정 앞에만 서면 오래된 트라우마에 괴로워진다. 짝사랑을 전공하던 대학 1학년 무렵 광한루에서 정신적 외상은 비롯됐다. 당시 두 여학우를 흠모하던 '자유로운 영혼'은 절개의 상징인 춘향의 영정 앞에 섰다. 춘향사당에서 연인과 관련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말에 "A양 안되면, B양이라도"라고 속으로 되뇌었던 게 화근이 된 듯, 그 이후로 14년이 되도록 저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하간 이번에는 세 노총각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주논개의 명복을 빌었다.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장안산으로 향했다. 큰 길을 따라 10여분 차를 몰아 무룡고개에 도착했다. 용이 춤춘다는 뜻의 이 고개는 예전에는 춤추는 용이 사는 집이라 하여 무룡공재로 불리기도 했다. 산 밑에서 장안산 정상까지는 3km 남짓. 아주 우스운 거리 같지만 등산 초보들이 얕잡아 볼 코스는 아니라는 충고를 진지하게 건네고 싶다.내리막은 별로 없었고 산세는 아름다운 듯 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땅에 처박느라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 주말인지라 부모와 함께 온 초등학생들이 '자유로운 영혼'을 앞질러 가기도 했지만 신경쓰지 않고 페이스를 지키기로 했다. 시간을 재 봤더니 40분쯤 걸렸다. 정상까지 1km 남은 곳에 억새밭이 펼쳐져 있었다. 눈물 나게 고마웠다. 산등성이를 타고 펼쳐져 있는 억새밭은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며 인사를 했다. 해는 뉘엿뉘엿 지려하고 있어 운치를 더 했다. '야호'라고 외칠까 했지만 노총각들은 나이를 생각해 그만 두고 잠시 억새밭을 둘러봤다. 백두대간의 기운을 전라도와 충청도에 전하는 호남의 종산(宗山)이라는 장안산. 저만치 영취산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배가 고팠다. 정상에 오르는 대신 하산을 하기로 했고 30분 만에 다시 무룡고개에 돌아왔다.여행의 기쁨 중 하나는 재미난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무룡고개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는' 양관식씨(58)가 그런 사람이었다. 양씨가 운영하는 무룡고개 공식 매점 '즐거운 휴식공간'에 자리를 잡고 번암주조에서 약재를 넣어 만든 동동주 '명주'와 도토리묵, 파전을 시켰다. 장수 특산물인 오미자차는 공짜로 얻어먹을 수 있었다. 양씨는 무지한 노총각들에게 주논개 일가의 역사와 황희 정승의 선조가 대대로 장수에서 살았으며 황희 정승의 탄생과 관련한 설화 등을 재미있게 설명했다.얘기 속에 묻혀 해가 지고 바람이 거세졌다. 숙소인 계북면 양악리 무병장수마을체험관(숙박비 8만원)에 가기 앞서 초원가든에서 계북초 노인한글학교 교사로 활동하는 김영미씨(41)를 만났다. '장수골 영미아줌마네'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오미자 원액 등을 판매하는 김씨와 함께 오미자주를 거나하게 마셨다. 모처럼 만의 여행으로 노곤해진 몸은 맛있는 오미자주에 스르르 녹아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다음날 눈을 뜬 세 노총각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왔던 길을 거슬렀다. 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 부근에 다다랐을 때 마이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개 짙은 날이면 구름 위에 두둥실 뜬 두 개의 큰 바위덩어리같은 마이산을 볼 수 있지만 이날은 시계가 너무 좋아 아쉬웠다.여행은 끝났다. 자유로운 영혼은 이제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고 싶다.

  • 주말
  • 임상훈
  • 2009.10.29 23:02

[맛&여행] ① 경남 통영

<< 일상을 벗어나, 될 수 있으면 더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인생의 윤활유입니다. 달랑 하루짜리도 좋겠지만 1박2일이나 2박3일이라면 더 좋겠지요. 그러나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겠다고 떠나는 여행이든, 인생을 즐기는 여행이든, 무엇인가 목적이 있는 여행이든 길지 않게, 가볍게, 그러면서도 알차게 다녀오는 것도 지혜입니다.이번주부터 본보 기자들이 직접 다녀온 체험 여행기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주말 나들이 어디로 갈까 고민하신다면 이제부터 '기자들과 함께 떠나는 주말 여행'으로 그 길을 찾아보시지요. >>우리 가족은 지난 여름 휴가를 경남 통영에서 지냈다. 통영을 단일치기로 다녀온 적이 있는 아내가 강력히 추천했고, 딸아이도 동의했다. 장수에서 진주를 거쳐 통영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전주에서 얼추 2시간. 시내 통과시간 30분 가량을 감안해도 약 220㎞ 남짓 거리다.그러나 거리가 300㎞면 어떤가. 사실 숙박을 하는 여행에서 나의 최대 적은 비싼 숙박료다. 특히 성수기인 여름휴가철의 경우 콘도나 펜션 잡기가 힘들고, 숙박료가 보통 10만원을 훨씬 웃돈다. 가을이 되었으니 지금은 상황이 좀 나아졌을 것이다.그러나 지난 여름 휴가때 아내가 인터넷 사이트 곳곳을 들락거리면서 겨우 찾아낸 곳, 바닷가 전망 좋은 펜션의 1박 비용은 무려 16만원에 달했다. 우리는 통영 2박3일에 무려 32만원의 숙박비를 지불해야 했다. 이런 사정때문에 사실 여행 떠나기가 거북스러웠지만, 아내와 아이 앞에서 '째째하다' 싶어 아무 말도 못하고 '다른 쓰임새에서 절약하자'며 다독일 수 밖에 없었다.휴가 첫날 오전 10시 쯤, 통영을 향해 출발했다. 여행전 자동차 점검은 필수. 이틀 전 카센터에서 엔진오일 갈고, 타이어 공기압도 점검했다. 가족에 대한 팁 하나. 거금 15000원을 들여 세차장에서 내부세차까지 했더니, 아내와 딸 아이의 미소가 더 예뻐 보였다.전주 도심을 벗어나 완주 소양IC에서 익산-장수간 고속도로를 탔다. 너무 좋은 날씨였다. 바깥 날씨는 섭씨 30도를 웃돌고 있었지만, '빵빵한' 에어컨 덕분에 우리는 고속도로 드라이브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교각을 산 중턱 높이까지 세워 건설한 고속도로는 시원하게 뻗어 하늘까지 맞닿을까 싶었다. 진안, 장수를 지나 경남 산청에 접어드니 지리산이 유혹한다. 점심을 펜션에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고성 공룡나라 휴게소도 지나쳤다.거제도로 직진해가는 차량들과 헤어져 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 '원문검문소'를 지나 통영 시가지로 진입하는 언덕도로에 들어설 무렵, 한 번 다녀갔던 아내가 '잠시 후 그림같은 풍경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고 방송을 했다.그랬다. 아름다웠다. 통영의 관문 다웠다. 바로 눈 앞에 펼쳐진 '해변공원'은 바다와 어선, 조경수가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 같았다.계속 직진해 통영 도심 외곽도로에 해당하는 '산복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려 충무교를 건넜다. 충무교와 통영대교에 연결된 미륵도의 도남관광지를 지나 언덕길을 넘어서자 미륵도 해안 일주도로다. 멀리 크고 작은 섬들이 푸른 바다에 제멋대로 뿌려져 있었다. 그 해안 언덕길 옆에 우리가 이틀간 묵을 펜션이 자리잡고 있었다.2층 우리 방은 바닷가 전망이 좋았다. 비싼 방값이 다소 위로가 됐다.한산도 제승당첫 날 오후에 둘러볼 곳은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을 펼치고 한산대첩을 승전으로 이끄는 등 우리 수군을 총지휘한 작전사령부 한산도 제승당. 도남관광지 유람선 터미널은 관광 성수기를 맞아 한산도 등을 오가는 유람선들이 쉴새없이 들락거렸다. 멀리 혹은 가까이 오고가는 섬들 사이를 지나 10여분만에 도착한 한산도는 동백과 소나무가 많았다. 제승당을 지키는 조선수군과 사진 한 장 '찰깍'한 후 대첩문 안으로 들어가니 우측에 '수루'가 있었다. 수루에서 바라본 바다는 고요했다. 달 밝은 밤에 수루에 올라보면 좋으련만, 오후 6시면 문을 닿는다. 엄숙한 분위기가 감도는 제승당을 둘러보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 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를 되뇌어 보았다.제승당 후정에는 사거리 145m 짜리 활터가 있었다. 사대와 표적 사이 절벽 아래엔 시퍼런 바닷물이 일렁거린다. 뱃전에서 왜선의 조총수들을 향해 화살을 정확히 날려야 했던 이순신 장군은 실전과 다름없는 지형에 활터를 만들어 궁수들의 전력을 끌어올린 것이다.소매물도 등대섬둘쨋날은 바닷길을 걷기로 한 날이다. 늦잠을 실컷 자고 9시가 넘어 통영 여객선터미널로 차를 몰았는데, 게으름 핀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모든 주차장은 만차였고, 도로는 불법주차 투성이였다. 게다가 오전 표는 모두 매진. 겨우 오후 1시 배표를 구할 수 있었다.약 3시간을 유용하게 써야 했다. 여객선 터미널 맞은 편에 보이는 남망산 국제조각공원으로 향했다. 야트막한 산 중턱에 시민문화회관이, 그리고 해안을 따라 조각공원이 아름다운, 통영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남망산 맞은 편 해안에는 조선소 골리앗 크레인이 생뚱맞게 서 있었고, 마침 입항하는 여객선이 포말을 길게 늘어뜨린 곳에 요트 한 척이 지나가고 있었다.서호시장 옆 식당에서 멍게 비빔밥을 먹고, 늦지 않게 소매물도 행 선착장으로 갔지만 1시 배는 결항이었다. 흥분한 여행객들이 터미널 사무실에 몰려가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어쩔 수 없이 2시 배를 타고 1시간여 만에 도착한 소매물도. 평소 주민이 10여 가구에 불과할 만큼 외로운 섬이었다. 하지만 2007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등대'에 소매물도 등대섬이 꼽히는 등 유명세를 타면서 선착장 주변 언덕에 펜션이 가득할 만큼 통영의 보물섬이 됐다.가파른 산길을 한참 동안 올라 섬 정상에 다다랐을 때 확 트인 맞은 편 바다에서 불어온 해풍이 온몸의 땀을 식혀주었다. 잠깐 목을 축이고 등대섬을 향해 내려가던 중 목을 길게 빼고 뭔가를 찾던 아내가 실망의 탄성을 질렀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이어주는 바닷길(열목개)이 막 바닷물에 잠기고 있었다. 밀물이었다. 1시 배 결항에 따른 최대 피해였다. 전주에서 등대섬을 가기 위해 달려왔는데…. 어쩔 수 없이 등대섬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통영행 마지막 배를 타야 했다. 바닷길을 걷지는 못했지만, 파란 하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등대섬은 아름다웠다.

  • 주말
  • 김재호
  • 2009.10.15 23:02

[맛&여행] 남원 운봉읍 '황산토종정육식당' 삼겹살 맛 일품

삼겹살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지만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맛과 질을 인정받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게 됐다.남원 운봉읍의 황산토종정육식당(대표 신명철)은 지리산의 토종 돼지로 맛과 질을 두루 갖춰 식도락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곳이다.운봉 서천리에서 14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식당은 '삼겹살 맛이 그만이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오래 전부터 유명한 맛집으로 자리잡았다.황산토종정육식당의 맛은 주인이 직접 기르는 돼지에 있다.신명철 대표는 몸에 좋은 녹차와 인체에 유해한 각종 유기물을 없애는 성분의 활성탄을 배합한 사료, 음식 부산물을 먹여 돼지를 키운다.그렇게 키운 돼지에서 나오는 삼겹살은 육질이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다. 여기에 솔잎가루와 녹차가루를 뿌려 돼지 특유의 노린내를 없앴다.노릇노릇 구워진 고기를 역시 지리산 자락에서 재배한 상추에 얹어 한입 가득 먹으면 입안에서 슬슬 녹는다. 또 잘 익은 묵은 김치와 제철에 나는 채소로 정성들여 만든 정갈한 밑반찬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이곳은 삼겹살 뿐만 아니라 돼지의 여러 부위로 만든 순대국밥과 뼈다귀탕으로도 유명하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끊어 오르는 국밥과 탕은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든든해진다.파, 고추, 양파, 마늘, 야채 등 10여가지의 재료를 넣어 끊인 육수에 순대, 내장의 기본재료에 버섯과 콩나물을 넣어 끊인 후 부추를 곁들어낸 국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돈다. 국물맛이 텁텁한 여느 음식점과는 달리 칼칼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주인아저씨의 구수한 입담과 푸짐한 인심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신 대표는 "손님들이 고향집 같은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와 맛있게 먹고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며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황산토종정육식당은 남원시내에서 승용차로 약 30여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남원시내에서 국도 24호선을 타고 여원재를 오르다 보면 운봉읍사무소가 나오는데 이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다.가격은 삼겹살(1인분) 8000원, 순대국밥 5000원, 뼈다귀탕 5000원이며 정육점도 같이 해 질 좋은 고기를 싼값에 살 수도 있다. 예약문의 (063)634-7293

  • 주말
  • 신기철
  • 2009.09.17 23:02

[맛&여행] 마음 따라 걸으면 넉넉한 지리산 풍경소리

▲ 지리산 둘레길국토의 아름다움과 독특한 지역의 문화를 보고 느끼고 자기 내면과 대화하며 걷는 길. 근력의 차이 없이 누구나 쉽게 걸으며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생명과 대화하며 유유히 걸을 수 있는 수평의 길이 있을까?수직으로 바쁘게 오르는 정복의 길이 아니라 너와 나, 우리가 수평으로 눈높이를 맞추고 천천히 향유하며 함께 거닐 수 있는 길이 있으니 바로 지리산길이다.지리산길은 지리산을 둘러싸는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 경남 하동과 산청 등 3개 도, 5개 시군, 16개 읍면 80여개 마을을 이어주는 300여㎞ 도보길이다.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장거리 도보길이다.이 길은 2007년부터 5년간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통해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한다마을과 마을을 잇고 사람과 사람이 오가던 지리산 둘레길 800리를 길을 걷는 이용자와 마을주민의 이해와 도움으로 함께 만들었다.현재 열린 구간은 이 길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찾아보는 '시번구간'이며, 마을 주민이 농사도 짓고 생활도 하는 '생활길이다. 그래서 개인이 소유한 숲길과 마을길을 허락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배려하고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도보여행자들의 마음 가짐이다.가을을 맞아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을 배경삼아 그림처럼 펼쳐진 다랑이 논과 산촌 마을을 만나고 산사를 지나 강으로 이어지는 풍경 같은 길을 여유롭게 걸어보는 맛이 그만이다.▲ 흥부마을남원시 아영면 성리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인 '흥부전'의 배경이다. 흥부가 정착해 부자가 됐다는 발복지(發福地)로 마을에는 박춘보의 묘가 있고 매년 정월 보름에 망제단에서 흥부를 기리는 춘보망제를 지내고 있다. 사금 채취장으로 전해지는 새금모퉁이, 흥부가 허기로 쓰러졌을 때 흰죽을 먹여 살린 은인에게 논을 사주었다는 흰죽배미, 놀부가 흥부집을 찾아왔다가 화초장을 지고 건넜다는 개울 노디막거리 등 흥부전의 주요 배경지엔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그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변강쇠 백장공원지리산 뱀사골 초입 산내면 대정리 백장암 계곡은 변강쇠타령의 무대이다. 길 가에는 장승을 뽑아 땔감으로 쓴 변강쇠가 벌을 받아 장승처럼 굳어 죽었다는 전설을 형상화한 변강쇠백장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 인근 계곡에는 변강쇠와 옹녀가 놀았다는 백장바위, 남녀의 성기 모양을 한 음양바위, 바위를 긁어 국을 끓여 먹으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는 근연바위 등 재미난 사연을 곳곳에 담고 있다.▲ 실상사지리산 천왕봉을 마주하고 자리한 실상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3년(828)에 홍척스님이 처음 세웠다. 신라말기 불법보다 참선을 중시한 선종의 여러 종파가 전국 명산에 절을 세웠는데, 실상사가 그중 하나이다. 정유재란(1597) 때 모두 불타 숙종(1674~1720) 때 건물 36동을 다시 지었으나, 고종 때 화재를 당해 현재의 규모로 복구했다. 실상사는 훌륭한 스님을 많이 배출해 한국 선불교의 위상을 드높였으며, 경내에는 국보인 백장암삼층석탑을 비롯해 보물 등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어 이 절의 역사적 의의와 품격을 대변해 준다.

  • 주말
  • 신기철
  • 2009.09.17 23:02

[맛&여행] 홍합짬뽕 "13년째 정직한 맛, 인기 비결이죠"

중고 책 가게가 즐비하던 전주시 경원동 골목. 외양은 허름하지만 꽤 유명세를 탄 분식집'계수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이 집의 주된 메뉴는 홍합해물짬뽕. 다녀간 이들이 입소문을 내고, 블로그에 글을 올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곳을 알뜰살뜰하게 꾸린 것은 다름 아닌 이은모씨(46)와 아내 유순덕씨(47) 부부.13년 전 학원에 많이 들어서 있을 때 이들은 처음 여기에 분식집을 시작했다. 짜장면이 2500원일 당시 1000원으로 파격 할인가를 제시해 학생들이 꽤나 많이 방문했었다고.그런데 몇 년 후 학원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 시작했다."그때부터 손님이 뚝 끊겼죠. 어른들을 주된 고객으로 한 메뉴를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만들기 시작한 게 홍합해물짬뽕이었어요."살아남기 위해 만든 메뉴가 이제는 간판 메뉴가 돼버린 것이다."사실 일반 짬뽕은 중국집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요. 저는 중국요리를 배운 적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기름기가 없고 담백한 맛을 내게 된 거죠. 재료값이 아무리 올라도 양을 절대로 줄이지 않습니다. 그게 손님들이 가게를 찾는 이유예요."짬뽕 위엔 그릇의 두 배 정도 되는 홍합이 수북히 얹혀져 나온다. 최근 홍합 값이 5배나 올랐지만, 1년 째 가격을 올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양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는 것은 가게를 찾는 고객들을 배신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남은 음식은 재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것도 고객과의 또다른 약속. 음식 위생을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그는 재료도 직접 배달해 사용한다. 군대간 아들이 제대하면 좀 더 넓고 깨끗한 곳으로 옮겨 2대가 가게를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주방장이 바뀌면 맛도 바뀌기 때문에 힘들어도 직접 주방일을 한다는 이씨와 손님들을 친절히 맞는 유씨.몸은 고단해도 자장면 1000원 할 때부터 이곳을 찾던 학생이 이젠 아이와 함께 짬뽕을 먹으러 방문할 때면 가장 행복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이씨의 희망처럼 '계수나무'는 홍합해물짬봉이 유명한 분식집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것 같다. /김은자 여성객원기자

  • 주말
  • 전북일보
  • 2009.09.09 23:02

[맛&여행] 김제 한어울가든 '참붕어찜' 어머니 손맛 그대로

김제에서 금산사 방향으로 여행하다보면 금산사 우회도로변에 금동주요소 사거리가 나타난다.이 사거리에서 금산사 방향으로 가면 옛길 금평저수지 쪽으로 들어서 50m 지점에 아름다운 정원 하나가 눈에 띈다.정원으로 다가가면 맛있는 참붕어찜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입맛을 다시게 하고, 쫘∼악 펼쳐진 정원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 해지며 고향집에 온 착각에 빠진다.금산사 구경왔다 참붕어찜 냄새에 이끌려 발길을 옮기게 되는 한어울가든(대표 최길자).청정지역 김제에서 정성을 다해 재배한 무우 시래기와 곁들인 참붕어찜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한번 찾아온 손님은 반드시 일주일안에 다시 찾아온다. 다른 이유가 없다. 맛 때문이다. 여기에 최 사장의 정성과 사랑이 곁들이는 것은 당연지사.최 사장은 "우리 집 참붕어찜 맛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면서 "모든 음식은 내 식구가 먹는다고 생각하며 만들고, 손님이 만족하지 못하면 영업을 포기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만큼 맛에 대해 자신한다고 피력했다. 참붕어찜 1인분 가격은 1만1000원이다.한어울가든이 참붕어찜과 함께 주메뉴로 하고 있는 것은 메기탕, 새우탕, 오리주물럭, 닭볶음(닭도리탕), 백숙 등이다. 메기탕과 새우탕은 주로 어른들이 찾는다고 최 사장은 귀띔했다. 청정 시래기와 함께 하는 메기와 새우탕은 보양식으로 으뜸이다고. 메기탕 및 새우탕은 대·중·소로 판매되며 가격은 3만5000원, 3만원, 2만5000원이다.오리주물럭과 닭도리탕은 요즘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그 맛 자체가 담백하여 선남선녀들이 데이트 하며 주로 찾는 메뉴다. 오리주물럭은 3만5000원, 닭볶음 3만원, 백숙 3만원에 판매된다.닭볶음(닭도리탕)의 경우 음식을 다 먹고 난 후 국물에 비벼 먹는 밥 맛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로, 이미 지역에서 소문이 자자하다.한어울가든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최 사장의 손맛이 그대로 베여 맛의 진가를 더 하는 밑반찬으로, 묵은 김치볶음과 단백한 고추장아치, 감칠맛 나는 깻잎 김치 등 어머니 손맛이 그대로 묻어난다.특히 한어울가든의 밥 맛은 가히 일품이다. 지평선쌀밥 1호점으로 등록함은 물론 농협중앙회 전북본부로 부터 쌀 인증서까지 받을 정도로 김제 최고의 쌀인 지평선쌀만을 고집한다.최 사장은 "우리 집 모든 메뉴의 맛도 중요하지만 명실공히 쌀의 고장인 만큼 밥 맛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일 아니냐"면서 "우선 밥 맛이 좋아야 반찬도 맛있고, 손님들도 만족한다"고 설명했다.모악산과 금산사 정기가 베여 있는 한어울가든. 한번 찾아 맛있게 베불리 먹고 주위 풍경도 즐겨봄직 하다.

  • 주말
  • 최대우
  • 2009.08.20 23:02

[맛&여행] '김제 여름나기 코스' 자~ 떠나자, 푸른 물 초록 숲으로

말복(8월 1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따라서 아직도 심신을 달래줄 서늘한 그늘이 그리운 때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남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알찬 여름나기 코스를 소개한다.▲ 수상레포츠를 즐기며 수변길의 평온함을 얻을 수 있는 김제만경능제저수지 및 마린리조트김제 만경읍 만경초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능제수변공원은 향토 경관수목, 창포 등 다양한 수생식물과 잔디광장,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특히 여름밤을 한가롭게 즐기기에 더없이 제격이다.능제수변 산책로를 따라 구름다리를 건너 작은섬으로 가면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김제지평선마린리조트가 보인다. 이곳은 전북에서 유일하게 조종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웨이크보드, 수상스키 등 다양한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만경문화마을을 연수원으로 활용하고 있어 1박2일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아리랑문학관3.3km 펼쳐진 벽골제 제방에는 밤바람이 유난히 시원하다. 탁 트인 들녘에서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에 더위를 싹 날려버릴 수 있다. 최근 관광지로 조성되면서 곳곳에 나무와 꽃으로 단장돼 하루 정도 아이들과 함께 잔잔히 쉬어갈만 한 곳이며, 바로 맞은편으로 아리랑문학관이 있어 만경평야를 의미있게 느껴볼 수 있는 장소로 으뜸이다.▲ 모악산 야영장푸르른 녹음이 우거진 모악산 도립공원은 산행의 재미와 드넓게 펼쳐진 공원 내에서 발야구와 족구, 배구 등 야외스포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금산사 주차장에서 300m쯤, 홍예문 바로 직전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야영장이 있다. 텐트속으로 자연을 끌어들일 수 있는 캠핑은 여름밤 낭만여행으로 그만이다. 취사도 가능하고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어 가볼만 하다. 또한 모악산 인근에 위치한 모악산 유스호스텔·모악랜드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물썰매 등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다.▲ 금산사 계곡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금산사 계곡이 최근 피서객들로 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금산사를 올라가다 보면 좌측으로 쫙 흐르는 계곡이 보는 순간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다. 특히 계곡 옆에 자리하고 있는 잔디광장 옆에 설치된 평상, 모악산 명산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추진한 진입로변 금평저수지의 전통 소나무숲 길 등은 시각을 즐겁게 해준다. 금산사 계곡은 적당한 깊이에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고, 인근에 잔디광장 및 야영장 등이 자리하고 있어 금상첨화다.▲ 벽골제우리나라 최대 고대 저수지로 김제시 부량면 신용리에서 월승리에 걸쳐 약 3km에 이르는 제방이 현존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고대 농경사 및 문화와 토목건축적 의의가 인정되어 1963년 1월21에 국가사적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반 인프라 시설들을 확충하면서 4계절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벽골제는 기존 시설에다 최근 전통민속놀이 체험장을 비롯 전통가옥 체험마을, 쌀음식 체험장 및 주막 등 체험·체류가 가능한 테마공간들이 들어섰으며, 농특산물 홍보판매관, 지평선한우 명품관 등도 곧 개장된다.이외에도 전통예절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강학당을 비롯 지난해 완공된 농경사주제관 및 체험관도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2011년 완공 예정인 국립김제농업생명 청소년수련원과 오는 2013년까지 추진 예정인 벽골제 관광지 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벽골제는 명실공히 4계절 관광지로 탈바꿈 하게 된다. 지평선축제 주무대이자 국가사적 제111호인 벽골제. 한번쯤 다녀가면 가슴 뿌듯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주말
  • 최대우
  • 2009.08.20 23:02

[맛&여행] 부안 새만금전주횟집

여행중 먹는 일은 관광과 휴식 못지 않은 즐거움으로 꼽힌다.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여행객들은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을까, 선택한 음식을 어디가야 제대로 먹을수 있을까 하고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국립공원 변산반도 일대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음식은 백합죽·바지락죽·새우요리·붕어찜·갑오징어·꽃게장·주꾸미·꽃게찜 ·전어요리·각종 활어회및 생선탕 등 바다 요리들로 풍성하다.그러나 여름피서철에는 패혈증을 우려해 어패류등 일부 바다요리를 기피하고 빠진 기력을 보충할수 있는 보양식을 찾는 경향을 보이는 관광객들도 드물지 않다.변산반도를 찾는 이런 관광객들을 위해 스테미너와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인 '아나고탕'이 적극 추천된다.아나고는 일본말로 우리말인 붕장어로 고쳐야 써야하나 현지 음식점들은 아나고를 여전히 고집, 그대로 인용한다.부안읍에서 새만금방조제로 연결되는 기존 국도 30호 바로옆인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백련초등학교 부근 '새만금 전주횟집(대표 최이열)'.이곳은 아나고탕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중 하나로 뜨네기손님보다 요즘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별미를 즐기려는 발길이 요즘 줄을 잇고 있다.새만금전주횟집 아나고탕은 먼 바다 깊은 수심에서 낚시로 잡아올린 자연산 통통한 아나고만을 사용하는 것이 강점이다.특히 굵기가 20㎝를 웃돌아 성인 팔뚝만하고 1마리 무게가 2㎏가 넘는 크기로 시중 여느 음식점 아나고와는 판이한 점이 손님들을 놀라게 한다.여주인 정순애씨(52)가 갖은 양념으로 끓여 내놓은 아나고탕은 비릿함과 흙냄새가 전혀 없고 입에 넣는 순간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담백해 "굿~"같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깔끔한 상차림은 반찬 5~6가지를 곁들여 화려하지 않지만 부안댐 하류에서 잡아 으깬뒤 2~3년동안 숙성시킨 '민물참게장'과 '김장아찌''양파김치'등은 밥공기를 추가케 한다.따뜻한 쌀밥에 민물참게장을 비벼 드는 맛은 아나고탕과 쌍벽을 이룬다.여기에 여주인 정씨의 입담 또한 구수하고 걸져 손님들의 귀까지 즐겁게 한다.이 음식점에는 각종 약초로 담근 술병도 즐비하다. 귀하다는 칡꽃술과 야관문이라는 술을 정씨로부터 조금이라도 얻어먹기는 손님들의 수완여하에 달렸다.아나고탕의 흠이라면 바람이 세게 부는등 날씨가 나빠 바다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항상 먹을수 없고 4인분 기준 7만원으로 가격이 싸지 않다는 점이다. 헛걸음치지 않으려면 먼저 아나고가 확보됐는지 확인해볼이다.아나고탕이외에도 자연산 꽃게ㆍ우럭매운탕, 전어ㆍ숭어ㆍ광어회 등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063)581-1493

  • 주말
  • 홍동기
  • 2009.08.06 23:02

[맛&여행] 국내 유일하게 국립공원에 있는 부안댐

여름 피서철을 맞아 서해바다쪽으로 돌출돼 산과 들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국내 유일 반도공원인 부안 변산반도가 여행객들을 한껏 유혹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내변산에 직소폭포·봉래구곡·낙조대·월명암, 외변산엔 내소사·채석강·적벽강·새만금방조제·원숭이 학교·격포를 비롯한 5개 해수욕장·대명리조트 등 수많은 절경지를 품고 있는 변산반도.이 변산반도 가장자리를 본이라도 뜰 모양으로 국도 30호선이 따라나서고 있는데 안도현시인은 이 도로를 '시인이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이라고 표현했다.변산반도는 얼마전 자동차생활 포털엔크린닷컴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동차여행 관련 설문조사 한바에 따르면 올 여름 1박2일로 즐기고 싶은 베스트드라이브 코스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이러한 변산반도를 찾는 여행객들중 휴식과 문화·물놀이를 함께 하며 멋진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꼭 한번쯤 들러보길 권장되는 곳이 있다.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내에 다목적용으로 건설된 부안댐이다.부안읍에서 변산면 격포쪽으로 국도 30호선을 타고 가다보면 새만금 전시관 을5㎞가량 앞둔 지점(해창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나 있는 길이 있다.이 길을 따라 3㎞가량 진입하면 주변 기암괴석과 어울려 절경을 이뤄 한폭의 동양화가 되고 있는 부안댐이 반갑게 맞이한다서해안개발에 따른 용수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1996년 높이 50m 길이 282m, 유역면적 59㎢ 규모로 건설된 부안댐.이 댐은 단지 상수원 공급지에 그치지 않고 댐정상과 아래 광장에는 자연친화적인 물문화전시관·분수대·캐스케이드(작은 폭포)·잔디광장·전망데크·가족및 수변공원·포토스팟·지압보도 등의 시설을 갖춰 레져및 교육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타지역 다목적댐과 차별화되고 있다.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75㎡규모로 지난해 3월 개관한 물문화관은 물·부안댐·부안의 삶과 문화를 주제로 표현, 물의 소중함과 지역문화를 향유할수 있는 친숙한 공간으로 방학을 맞은 자녀들의 산교육장으로도 인기가 높다.특히 광장내 분수대는 시원한 물줄기가 10m까지 뿜어져나오고 댐에서 방류된 물이 주변으로 흐른다.또 바로 아래 하천변에 캐스케이드가 설치돼 친수공간은 물론 안전한 물놀이 피서지로 더할나위 없다.이와함께 댐주변에는 미선나무·호랑가시나무·꽝꽝나무·후박나무 등의 천연기념물과 긴몰개·부안종개·눈동자개·얼룩동사리 등 고유어종이 서식해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수자원공사 부안댐 고양수단장은 " 올해 여름휴가철을 맞아 부안댐을 찾는 가족및 연인단위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변산반도 다른 관광지와도 연계성이 좋은데다 친환경개선사업으로 휴식및 문화공간이 대폭 확충된데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 주말
  • 홍동기
  • 2009.08.06 23:02

[맛&여행] 닭요리 전문점 '남바가든'

회문산에서 삼림욕과 시원한 계곡물에서 물놀이까지 즐기다 보면 저절로 배가 출출해 지기 시작한다.이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무엇을 먹을까, 어디에서 먹을까라는 고민에 잠깐 동안 빠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이런 고민을 한꺼번에 떨쳐버릴 수 있는 곳이 있다.구림면 안정리마을에서 회문산 방향으로 200m정도를 올라가다보면 입구를 만일사와 나란히 하고 있는 남바가든(사장 박종덕·69)이 있다이곳은 닭백숙과 옻닭백숙 등 닭을 전문으로 요리하는 집이다.이 가계는 현재 70세가 다된 노부부 둘이서 남의 손에 의지하지 않고 손님맞이에서부터 요리까지 모든 것을 맡고 있다.이 집이 닭요리로 유명한 이유는 일단 닭 전문 요리 집답게 주재료인 닭을 사료가 아닌 곡물류 등을 먹이로 직접 키운 토종닭만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백숙 등을 요리 때는 항상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음식을 익히는 전통적인 요리법을 지켜가는 곳이라는 점에서 여느 음식점들과는 좀 다른 특별한 집으로 주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소문이 나있다.이처럼 토종닭을 가마솥에 장작불을 피워 익혔으니 육질의 쫄깃함은 두말 할 것도 없을 뿐 아니라 고기에 담백한 맛까지 더해져 입안 가득 감칠 맛이 돈다.특히 옻닭백숙에서 나오는 국물은 전날 과음으로 속이 쓰린 애주가들을 위한 속 풀이용으로도 일품이다.여기에 은은한 숯불에 구워먹는 닭 양념구이는 고기에 베인 고추장 양념이 불을 만나 익으면서 달콤한 맛이 생겨나 흔히 맛 볼 수 없는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이와 함께 이 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닭도리탕은 우선 국산 마늘을 아끼지 않고 넣어 줌으로써 비릿함을 없애고 집에서 재래식 방법으로 손수 담은 전통찹쌀고추장으로 만든 양념을 넣고 끓여 국물 맛이 담백하고 얼큰하다.게다가 이 집이 다른 음식점과 차별화되어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반찬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일단 반찬 하나하나가 주위 텃밭이나 자연에서 재배 또는 자생하는 무공해 재료만을 사용하고 있는 것.특히 봄철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두릅, 돈나물, 취나물 등으로 만든 반찬은 현대인들에게는 웰빙식품으로까지 알려져 있어 그야말로 인기 만점이다.박 사장은 "전주를 비롯한 광주 등 멀리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흥이 난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곳에 살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 주말
  • 임남근
  • 2009.07.23 23:02

[맛&여행] 순창 구림면 회문산

회문산은 가장 한국적인 산이다. 섬진강댐이 형성한 옥정호 동남쪽, 전북 순창과 정읍, 임실군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산.정상인 회문봉(큰 지붕)의 높이는 해발 837m, 생김새도 단순하다. 하지만 비범함은 평범함과 단순함에서 깃든다는 말처럼 회문산은 보통 산이 아니다.구한말 면암 최익현과 임병찬 선생이 의병을 일으켰던 곳이 바로 이 산이고, 천주교 박해 당시 김대건 신부의 일족들이 멸문지화를 피해 찾아들었던 곳도 이 산이다.당시만 해도 첩첩산중인데다 서쪽을 제외한 삼면이 섬진강 지류로 둘러싸인, 보기드문 오지였던 까닭이다.이보다 유명한 것은 6·25 당시 남부군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가 이곳에 있었다.이태의 실화소설 '남부군'에 보면 총상을 입은 주인공이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산에 들어온 뒤, 촌로(村老)의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는 장면이 나온다.한때 700명 이상을 헤아렸다는 회문산의 빨치산들은 1951년 3월 투구봉(장군봉) 부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이 산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재 자연휴양림이 있는 회문산 계곡 일대가 남부군 사령부가 있던 터로, 이곳엔 비목공원과 양민학살위령탑 등이 세워져 있다.회문산 시루봉과 장군봉 일대에는 당시 빨치산들이 '트(비트)'로 썼음직한 터가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아이들의 교육장소로서도 가치가 높은 곳이다.이와함께 매년 6월25일이면 회문산자연휴양림에서 국토분단과 이념대립으로 희생된 영혼을 달래주고 민족의 화해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회문산 해원제가 열려 역사의 장소로서 그 의의를 더하고 있다.▲ 만일사만일사는 예로부터 고추장의 발원지로 유명한 곳이다.만일사는 무학대사가 이성계의 조선 창건을 위해 1만일 동안 기도를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이성계가 무학대사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오다가 마을에서 고추장을 얻어 먹은 뒤로 그 맛을 잊지 못해 개국 후 진상토록 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오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회문산 자연휴양림최근들어 여름철과 가을철 많은 탐방객들이 휴양림을 즐기기 위해 회문산을 찾고 있다.회문산 중턱에 자리 잡은 회문산자연휴양림에는 자연발생된 신갈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주 수종을 이루며 단풍나무, 산벚나무 등과 철쭉, 진달래, 으름나무, 붉나무 등이 분포되어 있어 봄가을에 아름다운 꽃과 단풍을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활엽수종으로 여름 이맘때쯤이면 녹음이 우거지고 화려한 산야초의 꽃이 피어 회문산을 찾는 이들에게 자연 속에서의 여유와 뜻 깊은 볼거리를 선사한다.또한 이 곳 계곡에는 폭포위로 30m에 달하는 커다란 구름다리가 있어 폭포수를 보며 구름다리를 건너는 스릴과 재미를 함께 맛볼 수도 있다.회문산자연휴양림의 숙박시시설로는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을 비롯한 야영장이 갖춰져 있다.숲속의 집에는 9평형이 2동, 13평형이 3동, 14평형이 3동이 있으며 산림문화휴양관에는 4평형 2동과 15평형 4동의 숙박시설이 준비되어 있다.이밖에도 단체 탐방객들을 위한 숙소인 숲속 수련장이 마련되어 있다.무더운 여름 가족, 친구, 여인들과 함께 이 곳 회문산 자연휴양림에서 더위도 피하고 산림욕도 즐기며 소박하면서도 여유있는 휴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 주말
  • 임남근
  • 2009.07.23 23:02

[맛&여행] 전북의 산

고개만 두리번거리면 산이 보인다. 하지만 그뿐이다. 눈앞에 두고도 오르지 않는다. 흔해서일까. 아니다. 게을러서다. 산 탓이 아니다. 반경 1m만 뱅뱅 도는 우리 탓이다.휴가철에 '진짜' 산에 오르면 어떨까. 세련된 듯하지만 야박한 아스팔트와 시멘트 길 대신 거칠어도 순박한 산길을 걸어 보자. 키보드와 리모컨은 잠시 내려 놓고, 수건 하나만 둘러 메자.◆ 운장산, 호남 제일의 전망대운장산은 진안고원의 서북방에 자리하고 있는 금남정맥의 제1봉이며 호남평야가 손에 와닿는 조망대이다.칠성대를 지나면 오성대가 나오는데 조선 중종 때 성리학자 송익필이 은거하던 곳으로 송익필의 자가 운장이었기에 운장산으로 불러왔다고 한다.최근 대불리에서 운장산 줄기를 넘어 완주군 동상면 동상댐 쪽으로 난 길이 확포장되어 전주 쪽에서 찾는 등산객이 늘고 있다. 이 산은 능선에는 조릿대 숲이, 아랫마을 주변에는 인삼밭들이, 산허리 부근에는 감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다.특히 지형상 특징으로 해가 반나절밖에 들지 않는다는 운일암·반임암 계곡의 열두굴, 삼형제바위, 대불바위, 보살암, 비석바위, 용소 등의 기암괴석이 즐비해 경관이 수려하다.△등산코스- 1코스(황금리-대불리 종주 코스:13㎞·5시간 30분)봉곡마을->봉곡저수지->서봉->정상->동봉->처사동->대불리- 2코스(14㎞·6시간)궁항리 상궁항->정수암->정상->내원사->가리점- 3코스(연석산-운장산 연계 코스:15㎞·6시간 40분)동상면 연동마을->연석사->연석산->운장산->봉곡마을->방각리△산행가이드산행은 주천면 대불리와 정천면 봉학리, 부귀면 궁항리와 황금리에서 각각 오르는 코스가 있고, 운장산과 연석산을 연계하는 등산 코스도 구상할 수 있다.△주변 관광지고산자연휴양림, 대아수목원, 운일암·반일암, 구봉산, 운장산자연휴양림, 용담호◆ 덕태산, 신비하고 울창한 숲덕태산은 진안군 백운면에 거의 같은 높이의 선각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솟아 있는 산이다. 팔공산을 지나온 호남정맥이 삿갓봉을 지나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으로 흐르는 진안고원의 중추를 이루는 산이다. 특히 이 산은 암릉과 천혜의 신비를 간직한 울창한 숲과 빼어난 경치로 유명한 백운동 계곡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지로, 가을엔 억새밭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특히 백운동계곡에서 약 2.5㎞ 거리의 취사장, 주차장까지의 계곡 일대의 수많은 폭포와 암반 뒤로 흐르는 맑은 물은 이곳을 지나기만 해도 속세의 때가 절로 씻겨지는 느낌이다. 1113m의 정상에 서면 남으로 지리산이, 동으로 남덕유산이, 북으로 마이산의 두 말귀가, 서남 건너편에 내동산과 고덕산 등 사방 광활한 신천지를 조망할 수 있어 가슴이 확 트이는 후련함을 느끼게 해준다.△등산코스- 1코스(9㎞·5시간)백운동->점전폭포->좌측능선->정상->시루봉->홍두깨재->임도->백운동- 2코스(10.5㎞·5시간)정상->신전마을->주천마을△산행 가이드 - 산행은 백운면 소재지 우체국에서 백운동계곡으로 올라 왕복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나, 정상에서 신전마을을 거쳐 평장리로 하산하거나 덕태산에서 선각산을 종주하여 동창리나 반송리로 하산할 수도 있다.△주변 관광지백운동계곡, 마이산, 성수산자연휴양림, 오계치, 와룡자연휴양림, 사선대, 영모정, 손내옹기◆ 구봉산, 마르지 않는 계곡운장산의 한 줄기인 구봉산은 운장산에서 북동쪽으로 6㎞ 지점에 뾰족하게 솟구친 아홉 개의 봉우리들이 우뚝 서서, 다가설 듯이 내려다 보고 있다.구봉산의 정상인 장군봉은 호남의 유명한 산이 한 눈에 보이지만, 마이산이나 운장산에 가려 각광을 받지 못했다.그러나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갈거리계곡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산과 계곡의 조화가 뛰어난 명산이다. 구봉산 아래 조포마을에는 신라 헌강왕 1년(875년) 무염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황사가 있다.운장산에서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북쪽으로 흘러내리는 물탕골·연화골계곡은 산수가 뛰어난 곳인데, 그 중 물탕골계곡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곳이다.△등산코스- 1코스(7.0㎞·4시간)윗양명마을->1봉->암릉->구봉산->바랑재->암명- 2코스(8.2㎞·4시간 20분)조포마을->천황사->우량관측소->구봉산->안정동->구봉초등학교->구암마을- 3코스윗양명->1봉~8봉->돗내미재->정상->우량관측소->조포△산행가이드산행은 진안-주천 간 군내버스로 조포마을이나 윗양명마을에서 하차해 시작하면 된다. 등산은 다음의 3개 코스 외에 아랫 양명마을에서 아홉 개의 봉우리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 코스가 있으나 몇 군데는 험난해 주의가 요구된다.△주변 관광지천황사, 운장산, 운일암·반일암, 용담호◆ 고리봉, 남원 시가지 한눈에요천을 따라 남원에서 곡성으로 통하는 도로를 달리다 보면 바둑판처럼 잘 정리된 널따란 금지평야의 서쪽 하늘을 가로막고 병풍처럼 펼쳐진 고리봉의 험준한 모습이 다가선다.남원시 금지면과 대강면의 경계를 이루면서 섬진강에 이르기 전 남쪽 능선 끝부분에 빚어 놓은 암릉 골산이다. 군데군데 소나무가 자라고 있기보다는 큰 덩치의 바위에 소나무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는 것 같다.정상에 서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남원 시가지와 주생·금지평야를 넘어 동쪽 하늘 지평선 위에 높고 낮은 파도처럼 펼쳐진 지리연봉의 장엄한 모습과 서쪽의 섬진강 너머로 순창의 강천산과 담양의 추월산이 보인다.이 산의 등산 기점이 되는 방촌마을에서 만학골로 올라가면 산과 물과 땅, 그리고 숲과 바위와 암반석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미의 극치를 이룬 계곡이 나타난다. 건각들은 비홍재에서 문덕봉을 거쳐 고리봉까지 종주를 한다.△등산코스- 1코스(10.5㎞·4시간 40분)방촌마을->계곡(만학골)->정상->천장군묘->방촌마을- 2코스(11.6㎞·5시간)방촌마을->만학골->정상->택내마을->금지초등학교->국도△산행가이드등산 기점 및 하산은 방촌마을이 편리하다.△주변 관광지- 영사정, 김주열 기념관,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만인의 총◆ 완주 불명산, 폭포 기암괴석 조화완주군 경천면과 운주면 접경지대에, 높지는 않지만 심산유곡을 방불케 하는 불명산이 있다.이 산은 시루봉을 중심으로 장선리재와 용계재 사이에 반달 형태로 여러 개의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고, 남쪽 산기슭에는 천년고찰 화암사를 안고 있다.동향동에서 화암사 쪽으로 오르면 철계단길과 폭포, 암벽들이 조화를 이루며 찾는 이를 반긴다. 이 산은 찾을 때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만큼 변화무쌍하다. 비가 내린 뒤에 찾으면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폭포들이 생겨나고, 정오에 잠깐 햇볕이 들고 바로 그늘이 져서 산행의 분위기를 더욱 그윽하게 해준다.△등산코스- 1코스(6㎞·3시간 20분)동향동 버스 종점->화암사 입구 삼거리->장선리재 사거리->시루봉->화암사->동향동 버스 종점- 2코스(5.6㎞·2시간 50분)버스 종점->화암사->봉수대->화암사->버스 종점△산행가이드경천면 용복주유소에서 동향동 버스 종점 하차, 운주로 넘어가는 장선리재에서 시루봉을 타고 일주하여 화암사로 하산하거나 화암사에서 시작, 반 바퀴를 돌고 화암사 서쪽에 세워진 '화암사 중창비' 옆으로 빠지는 코스가 있다.△주변 관광지화암사◆ 장수 팔공산, 야생난 군락지로 유명장수읍으로부터 약 6㎞ 지점에 위치한 팔공산은 장수군이 고원지대인 탓에 1000m가 넘지만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 비교적 순한 산이다.이 산의 동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팔성사는 잘 다듬어진 사찰로 이곳에서 정상까지의 코스는 울창한 숲과 이름 모를 신비한 굴, 빽빽히 들어선 억새숲으로 이루어져 흥겨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정상(송신탑)에 서면 서남쪽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과 산의 파도가 높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뤄 자연의 광활함과 무한함에 가슴 벅찬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팔공산은 난 군락지로 유명한데, 특히 야생란 중 황화, 중투, 서반 등 희귀종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등산코스- 1코스(9.4㎞·4시간 40분)안양마을->팔성사->정상(송신탑)->대성초등학교->금평마을->버스 정류장- 2코스(10.5㎞·5시간 10분)안양마을->팔성사->정상->필덕마을->필덕저수지->대성리- 3코스(11.5㎞·6시간 30분)장수읍 대성초등학교->정상->서구리봉->오계치->와룡자연휴양림△산행가이드산행은 장수읍 대성리 금평마을에서 시작해 송천리 서구이재로 하산하거나 서구이재 및 팔성사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있다.△주변 관광지합미성, 팔성사, 와룡자연휴양림, 신광사, 타루비, 논개사당◆ 고창 방장산, 전북의 삼신산방장산은 고창군, 정읍시, 전남 장성군 등 3각 경계선상에 위치한 고창군의 진산으로 정읍 고부의 두승산, 부안의 변산과 함께 전북의 삼신산의 하나로 전해 내려오는 산이다.고창 쪽에 위치한 서래봉, 연지봉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은 전망이 뛰어나 입암산과 내장산, 회문산, 백암산, 추월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이 산에서 발원한 인천강은 고창군 내 한가운데를 서북으로 가로질러 선운산 지역의 경수산과 소요산 사이를 뚫고 부안의 곰소만으로 흐르면서 강 유역에 옥토를 조성하는 젖줄이 되고 있다. 또한 호남의 넓은 벌판이 닫힌 가슴을 활짝 열어주면서 햇볕에 반짝이는 서해의 은빛 물결이 눈을 부시게 한다.고창고개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용추계곡과 용추폭포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석정온천도 찾아볼 만하다.△등산코스- 1코스(종주코스:13.8㎞·6시간 40분)입암면->정성갈재->정상->서래봉->연지봉->고창고개->방문산->상원사갈림길->임공사->석정온천- 2코스(11.5㎞·5시간 20분)신림면 신평리 신기마을->용추계곡->고창고개->연지봉->서래봉->방장산->장성갈재△산행가이드산행은 장성의 갈재에서 출발, 방장산·방문산의 종주코스, 고창고개에서 신림리 용추계곡으로 빠지는 코스, 남쪽 북이면 양고살재로 내려가 석정온천으로 빠지거나 고창읍에서 방문산 미륵사나 임공사에서 시작 역코스로 장성갈재로 나오는 코스 등이 있다.△주변 관광지고창읍성, 판소리박물관, 고창고인돌군, 석정온천

  • 주말
  • 김준희
  • 2009.07.1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