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4 08:02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맛&여행

[맛&여행] 완주 종교·역사관련 체험공간 '천호성지'

완주군 비봉면에 있는 천호성지는 완주 지역의 대표적인 종교·역사 관련 체험공간이다.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으나 실제 천호성지를 가 보고, 그곳을 둘러보면서 종교체험·역사체험을 해보는 것도 올 한해를 마감하고 희망찬 내년을 맞이하는데 활력소가 될 법하다.특히 초·중·고 학생을 둔 사람이라면 모처럼 자녀와 함께 천주교 성지를 둘러보며 지난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우리고장 바로알기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추천할 만하다.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천호성지를 다녀오면서 주변에서 마땅한 먹거리 체험을 하거나, 곶감이나 대추, 감식초 등 완주의 전통식품을 구입해보는 것도 필수다.천호성지를 제대로 알려면 먼저 그 곳을 둘러싸고 있는 천호산을 알아야 한다.완주군 비봉면과 익산시 여산면의 경계에 높이 솟아 오른 곳, 그 산이 바로 천호산이다.소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노령산맥의 대둔산 줄기가 서남쪽 호남평갸로 잔가지를 치면서 전북과 충남의 경계지역에 작봉산, 까치봉, 옥녀봉, 함박봉 등이 올망졸망 이어지는데 그 끝자락에 천호산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천호산에는 병인박해(고종 3년·1866년)때 천주교인들이 깊숙이 피신했던 천호마을이 있다.병인박해(丙寅迫害)는 1866년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 정권의 대규모의 천주교에 대한 종교 탄압을 말한다. 병인사옥(丙寅邪獄)이라고도 하며, 당시 6천여 명의 교회 평신도들과 프랑스 파리 외방전교회 출신의 선교사등이 처형당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을 빌미로 병인양요가 발발하게 된다.150여년의 전통을 가진 천주교 교우촌인 천마을의 위쪽 산기슭에는 성당, 순교자묘, 사제관, 십자가의 길이 조성된 곳이 있으니, 그 곳이 바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천호성지다.이 곳 천호성지에는 잘 알려진대로 선인과 순교자들의 묘소가 있어 해마다 수많은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특히 병인박해를 피해 숨어서 선교활동을 하다 순교한 6명중 이명서, 순선지, 정문호, 한재권과 충청도 공주에서 순교했던 김영오 등이 이 곳에 묻혀있다.뿐만 아니라 1868년 여산에서 순교한 열분의 순교자 등 수 많은 순교 성인들도 바로 천호성지에 묻혀있다.전주교구는 지난 84년부터 천호성지를 개발, 87년에는 전주교구민들이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이어받기 위한 신앙의 수련장으로 피정의 집을 세웠다.이곳은 천호산 기슭에 형성됐던 박해시대 교우촌의 옛 터와 주변 환경이 손상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돼 있어 그 시대 교우촌의 입지적 특성을 보여주는 교육장으로서도 가치가 크다.가는 길은 전주에서 봉동, 비봉을 지나면 되는데 자동차로 40분이면 충분하다.호남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여유가 있다면 등산을 겸하는 것도 괜찮다.신리마을에서 출발해 백련암, 백운사, 천일사, 정상 헬기장, 중봉, 학동마을, 여산 남초교, 천호주유소에 이르는 11km 구간의 경우 눈이 없는 상태라면 5시간 정도로 잡으면 되고, 신리마을에서 천호주유소, 외사마을, 정상, 문드러미재, 천호마을에 이르는 10.5km는 4시간이면 충분하다.

  • 주말
  • 위병기
  • 2008.12.18 23:02

[맛&여행] 전주 효자동 '약콩누리마을'

친환경 건강식을 주제로 문을 연 콩 요리 전문점이 미식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전주시 효자동 이동교 옆에 자리잡은 '약콩누리마을'(대표 임시정·55). 이곳에선 콩으로 만든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다.대표적인 식단은 콩누리 정식. 엄선된 국산 콩만을 사용하는 '콩누리 정식'은 A정식(냄새 안 나는 청국장), B정식(순두부 전골), C정식(두부와 동태찌개)로 나뉜다.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냄새 안나는 청국장'은 콩 발효 식품을 개발하는 'B&S산업연구개발원'에서 자체 기술로 만든 메뉴이다. 이 연구개발원은 "콩은 인체에 좋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발효되었을 경우 유산균의 정장작용, 생리대사의 활성화 등 효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며 "더구나 청국장의 가장 난점인 냄새까지 없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즐겁게 식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곳 음식점에서 선보이는 밑반찬에서부터 주메뉴까지 모든 음식에 콩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 심지어 채소 샐러드, 만두, 깻잎조림에도 콩을 첨가해 색다른 맛을 연출한다.이곳에선 콩과 비지로 만든 각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주요 메뉴는 두부보쌈, 버섯전골, 두부철판요리, 두부부대찌개, 콩스테이크, 콩열탕, 도토리묵무침, 야채콩만두, 한그릇순두부, 한그릇생두부 등 다양하다. 모든 메뉴마다 돌솥밥을 주문하면 1000원만 추가하면 된다.이 음식점의 기본 컨셉은 건강. 이를 실천하는 첫 번째 경영 방침이 화학 조미료 추방이다.임 대표는 "손님 밥상에 오르는 모든 음식에 화학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학 조미료에 입맛이 익숙해진 사람들은 첫 술에 뭔가 빠진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콩 고유의 고소한 깊은 맛에 금새 빠져든다. 또 한번 밥상에 오른 음식은 재사용하지 않는 것도 이 음식점의 기본 방침.음식 간은 자체 생산하는 구운 소금을 사용한다. 이 소금은 일반소금에서 독성물질을 빼낸 다음, 다시마 등 해초류를 첨가한 후 구워만든 친환경 조미료이다.고객이 포장판매를 요청하면 언제든 가능하다. 즉석두부(5000원), 즉석도토리묵(5000원), 즉석야채콩만두(판당 4000원) 등이 주요 포장판매 메뉴이다.음식점 경영 방침에 어울리게 친환경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내장재로 사용된 주재료는 나무와 생황토벽돌. 그릇도 명품 도자기를 사용, 음식의 품위를 돋운다. 임 대표는 "대형 접시의 경우 가격이 8-10만원 선"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초엔 군산에 분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 주말
  • 김경모
  • 2008.12.11 23:02

[맛&여행] 군산 금강호·철새조망대

겨울의 진객,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먼 길을 찾아왔다. 혹독한 추위를 피해 시베리아와 몽골, 중국 등지에서 수천㎞를 날아와 금강 하늘을 수놓는 황홀한 생명의 비상. 쇠기러기, 청둥오리, 가창오리, 큰고니, 개리 등 금강호를 찾은 30여종의 날갯짓이 반갑기만하다.탐조(探鳥) 여행의 계절이다. 겨울 나들이에 나선 가족과 연인 등은 수십만 마리의 화려운 군무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 만큼 경이롭고 벅찬 감동을 어디에서 찾을까. 한마디로 장관이다.짧아진 겨울 해가 금강하구둑 너머로 기울면서 천리를 흘러온 금강이 새빨갛게 물들 무렵, 군산 나포면 금강 상공은 느닷없는 무리에 검게 변한다. 금강호에서 휴식을 취하던 가창오리가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강호 수면 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무쌍한 군무. 수십만개의 점이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 거대한 구름을 흉내내는 듯 하다. 때론 회오리 모양으로, 때론 꽈배기 형태로 대열을 이루는 등 살아있는 생명체의 아름다운 점묘화가 관광객들에게 감동과 추억을 선사한다.금강호는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철새들의 소리와 이들의 움직임을 잘 살필 수 있는 관찰지로 안성맞춤이다. 강폭이 넓고 하구둑 너머 갯벌이 잘 발달돼 있어, 철새들이 먹고 쉴 공간으로 제격이다.군산 금강철새조망대는 이들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고 멀리서 지켜볼 수 있는 강점을 지녔다. 11층 조망대에 철새 및 금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고배율 망원경은 그래서 늘 인기다. 조망대 1층에는 조류의 진화과정과 철새들의 장거리 비행원리, 조류과학 등이 설명된 상설전시관이 마련돼 있어 생태학습장으로서 가치가 높은 곳이다. 120석 규모의 영상관에서는 금강에 서식하는 철새들의 생태를 관람할 수 있다. 동물표본실과 수족관, 곤충표본체험관, 철새신체탐험관, 금강조류공원, 부화체험장, 탐조회랑 등도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낙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창오리떼의 군무를 10층 회전 레스토랑에서 지켜보면, 음식 맛에 자연의 신비로움이 더해진다. 철새조망대의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인근에 위치한 채만식 문학관과 은파시민공원, 군산 내항, 구 조선은행 건물, 진포시비공원 등을 함께 둘러보면 탐조 여행의 재미는 배가 된다.하지만 탐조 여행에서 관광객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철새조망대 한성우 학예사는 "철새들은 경계심이 많아 가급적 30m 이상의 거리에서 망원경을 이용해 관찰하는 것이 좋고, 화려한 옷과 큰 소리도 자제해야 한다"면서 "서식지 주변환경과 먹이를 훼손하지 않고, 철새들에게 먹이를 함부로 주지 않는 것도 시민들이 지켜야 할 유의사항이다"고 밝혔다.

  • 주말
  • 홍성오
  • 2008.12.11 23:02

[맛&여행] 익산 금강동 '금강칼국수'

울굿불긋 총천연색의 면발이 입맛을 당기게 한다. 해물로 곁들여져 울긴 국물맛은 미식가들조차도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스슨함을 느끼는 겨울 속을 푸짐하게 하는 한끼 식사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검정, 노랑, 초록 등 수십가지의 색을 띈 면을 추출하긴 여간 쉽지않다. 요리를 곧잘 하는 솜씨있는 사람들조차도 총천연색을 띈 면발앞에선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름난 음식점을 찾고 있다. 익산시 금강동 라인아파트 뒷편 '금강칼국수(대표 최완규)'집의 솜씨를 들여다 본다. 지난 2002년 문을 열어 역사는 그리 멀지않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선 소문난 맛집으로 통한다.도심속의 시골을 연상케 하는 입구가 심상치 않다. 화려하거나 웅장하진 않지만 여기저기 걸린 조롱박과 탱클탱글 영근 수세미가 마음을 쉬게 한다. 가게 이름에서 풍기듯 이 집의 대표적인 메뉴는 해물칼국수와 흑미 손만두, 흑미만두전골, 닭한마리 칼국수다.최 대표의 최고가 아니면 하지 않겠다는 경영철학은 면발에서 부터 시작된다. 여타 음식점들이 감히 흉내내니 못하는 27가지의 색깔을 띈 면발은 보기조차 아깝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이들 색깔은 모두 최대표가 직접 재배하거나 채취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연말 잦아지는 회식으로 지친 애주가들에겐 다시마로 추출한 면발이 제격이다. 한움큼 입에 넣자마자 느껴지는 시원함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톡톡 씹히는 특유의 질감이 맛을 더해준다. 밀가루에다 흙미를 혼합해 만든 흑미손만두는 식사전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 누가 먹어봐도 감칠맛 나는 흑만두전골은 깔끔하고도 담백해 뒷맛이 길다. 4시간 가량 끓인 사골을 육수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집의 또다른 먹거리는 닭한마리 칼국수다. 여러번에 걸쳐 삶은 닭에 칼국수가 곁들여진 닭한마리 칼국수의 구수하고도 진한맛에 사로잡힌 미식가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단다.텁텁하지도않고 감칠맛 나는 이들의 메뉴는 누가 먹어도 으뜸 음식이다. 통통하면서도 아삭아삭한 콩나물에다 먹음직스런 배추, 무 김치는 한입에 털어 넣으면 그만이다. 밑반찬 역시 시골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 무, 파 등 그야말로 로컬푸드로 만찬을 이룬다.금강칼국수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중 하나는 농약을 쓰지않은 친환경농법으로 키운 야체들로 이뤄진 상차림이다. 매일 오후시간이면 인근 춘포면에 소재한 자신의 텃밭을 찾아 야채 뽑기에 한창이다.가격은 해물칼국수 1인분에 4500원, 흑미손만두 3000원, 흑미만두전골 5500원, 닭한마리 칼국수 2만원이다. 식사전 허기에 지친 고객들에겐 별미로 통하는 보리밥이 덤으로 얹혀진다.

  • 주말
  • 장세용
  • 2008.11.27 23:02

[맛&여행] 백제의 숨결 '오롯이'…익산 '미륵사지'

경주가 역사의 전래 장소라면 익산은 백제의 고도다. 미륵사지를 감싸고 도는 미륵산은 익산 시민들의 유일한 등산로이기도 하다. 아기자기하게 자리잡은 기암절벽과 마지막 숨결을 끈질기게 지탱하려는 활엽수의 단풍과 어우러져 초겨울의 정취를 마음껏 뽑낸다. 하얀 암벽사이에 푸른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소나무들도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시원하게 펼쳐진 봉우리와 깍아지른 듯한 절벽, 그리고 바위틈에 몸을 기댄 노송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익산시 금마면 소재지를 돌아 미륵산 자락을 휘감고 있는 미륵사지. 이곳은 동양 최고의 절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백제 무왕 당시 용화산 밑 연못에 미륵삼존이 나타나자 이곳에 절을 세운곳이 바로 미륵사다. 미륵사는 17세기경 폐사된 후 미륵사지석탑과 미륵사지 당간지주만 남아 있다. 이곳에 대한 깊은 연구는 지난 1910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당시 일탑식 가람이 품자 모양으로 배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미륵사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면서 3원식 가람 형태를 띈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과 동·서쪽에 탑이 있고 각 탑의 북쪽에는 금당의 성격을 지닌 건물이 하나씩 있다. 탑과 금당을 한 단위로 구분하는 회랑을 갖춘 동원과 서원, 중원의 3원식 가람 형태도 확인됐다. 미륵사지 절터에서는 발굴 조사 결과 65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미륵사지 중앙 한켠에 케케묶운 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백제말기 화강석으로 쌓은 미륵사지석탑이다. 국보 제11호로 높이 14.24m에 사각형의 다층석탑을 이루고 있다. 서·남부분은 무너지고 북동쪽으로 6층까지 남아있었으나 지금은 복원을 위해 해체 작업이 한창이다. 초층 탑신은 사면이 3칸이다. 중앙칸은 내부와 통하도록 사방에 문이 있고 탑안의 중앙에는 네모난 커다란 찰주가 놓여있었다. 각 면에는 엔타시스 수법을 쓴 모난 기둥을 세웠다. 그 위에 평방을 짰으며 다시 두공양식을 모방한 3단의 받침으로 옥개를 받쳤다. 2층 부터 탑신이 얕아지고 옥개석은 초층과 같은 수법으로 표현했다. 이 석탑은 각 부분이 작은 석재로 구성돼있고 그 수법도 목조건물을 모방하기 위해 석탑 이전에 목탑을 먼저 세웠다. 한국 석탑 양식의 기원을 알수 있는 자료다. 양식상으로 볼때 현존하는 석탑중 건립 연대가 가장 오래됐다.건립 연대는 백제 말기 무왕때인 600∼640년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제 강점기때 붕괴가 우려되면서 콘크리트를 발라 놓았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도 커타란 규모를 자랑하는 탑으로 양식상 목탑에서 석탑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엿볼수 있다. 이같이 소중한 문화재임을 뒤로한채 미륵사지석탑은 현재 해체 작업이 한창이다.10년전 보수 정비에 들어간 국보 11호 익산 미륵사지석탑의 해체 공정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국내 문화재의 전면적 해체와 복원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체된 석탑 부재만도 무려 518개. 하루 평균 3.2개꼴로 부재를 걷어낸 셈이다. 고건축 전공자 3명과 보존학자 4명, 드잡이(석탑을 뜯어내 다시 맞추는 사람) 1명이 투입돼 부재 1개마다 스캔을 뜨고 복원시 재사용 할 수 있게 보존처리 하면서 진짜 보물을 다루듯 하느라 해체 과정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문화재연구원은 98년 시작된 미륵사지석탑 보수정비사업을 당초 10개년 계획으로 2007년 마무리 할 예정이었으나 신중한 해체와 학술연구 병행을 위해 2014년까지 연장키로 했다. 현재 남아있는 부분은 석탑 1층 본체의 옥개석 아랫부분과 북·서측 석축 일부로 연구원은 남은 부분에 대한 해체를 계속하고 있다.미륵사지를 찾은 외지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미륵사지유물전시관. 지난 1994년 지어진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은 탐방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연건평 2000여㎡로 지하 1층, 지상1층 규모로 건립됐다. 내부 전시실과 중앙전시홀, 유물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중앙실에는 미륵사 축소모형과 미륵산, 서탑, 패널 사진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시실의 경우 가요실과 유물실, 불교미술실, 영상실, 기획전시실로 구성돼 있다.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전국 어디서나 3∼4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 이용자들은 금마면 소재지를 거쳐 7557부대를 지나 20분이면 충분하다. 전주 방향에서 출발할 경우도 금마검문소에 다다른뒤 삼기방면으로 향해 10분 가량 소비된다. 충남 지역에선 함열읍을 지나 낭산 방면으로 달리다 석불초등학교에서 미륵산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 주말
  • 장세용
  • 2008.11.27 23:02

[맛&여행] 전주 평화동 '누렁이와 도야지'

전주 평화동우체국 옆에 자리잡은 한우고기와 국내산 돼지고기 전문점 '누렁이와 도야지'. 개업한지 1년 남짓이지만 150석 규모의 음식점에서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이 음식점이 성업하는 이유는 최상급 식재료만을 고집하는 영업 방침에서 비롯된다. 쇠고기는 한우만을 전문적으로 도축하는 임실에서 들여오고, 돼지고기도 국내산 최상급만 선별해 사용한다. "음식 맛은 좋은 식재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구입 가격이 비싸지만, 그만큼 마진률을 줄이면 되잖아요"홍성길(39) 대표의 설명이다.무 배추 고추 등 음식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재료는 아예 자체 공급한다. "부모님이 고향인 남원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어요. 이곳서 나온 채소로 만든 음식을 손님들 식탁에 올립니다."이곳에선 은은한 참숯 향이 스민 고기를 맛 볼 수 있다. 많은 고기전문점들이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석탄이나 가스를 이용해 고기를 굽지만, 이곳에선 화로에 참숯을 담아 고기를 굽는다.물과 소금까지 고객들의 건강에 초점을 맞춰 내놓는다. 홍 대표는 "각종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참숯소금'이 일반 소금보다 3-4배 비싸지만 이것만을 사용한다"며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물도 체내 산성화를 방지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능을 가진'알칼리성 이온수'만을 내놓는다"고 말했다.식탁에 오르는 반찬도 맛깔스럽다. 전통음식인 고추절이부터 현대식 샐러드까지 정갈한 반찬이 가득하다. 특히 한번 식탁에 오른 음식은 다른 손님에게 절대로 내놓지 않는다는 철칙도 주요 영업 지침이다.홍 사장은 지역사회에서 봉사자로 더욱 알려진 인물.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해 인근 초등학교에 무료 급식권을 매주 50장씩 10년 넘게 배부하는 한편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아예'평화사회복지관'후원회장을 맡으며 불우이웃 돕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큰 즐거움은 나눔이 아닐까요. 다가오는 연말엔 결식 아동과 불우 노인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요."생활 속에서 봉사를 실천하는 홍 대표의 웃음이 번진다.가격은 한우 1인분(150g)에 1만5000원. 특수 부위인 안창살 살치살 토시살은 2만3000원이다. 돼지고기는 부위에 따라 1인분에 8000원에서 9000원 사이이다. 소스는 시판 제품을 쓰지 않고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호주머니가 가벼운 손님들을 위해 저렴한 점심 메뉴도 취급한다. 가격은 4000원(버섯불고기전골)에서 6000원(갈비탕).

  • 주말
  • 김경모
  • 2008.11.20 23:02

[맛&여행] 늦가을 억새의 몸짓…장수 '장안산'

만추의 산행은 뭔가 색다르다. 산 전체가 단풍으로 물드는가 하면, 흐드러지게 이어지는 억새 파도가 등산객들을 유혹하곤 한다.특히 단아한 운치로 치장한 억새 군락은 형행색색의 단풍과는 또다른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바람 따라 출렁이는 억새물결을 따라 걷노라면 메말랐던 가슴 속의 낭만도 되살아난다. 억새는 또 햇살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다. 보는 위치에 따라 황금색이었다가 역광(逆光)의 햇살을 받으면 은빛으로 출렁댄다.장수군 장수읍·계남면·번암면에 걸쳐있는 장안산(1237m)은 바람에 흔들거리는 광활한 억새밭을 품에 두른 '전국적인 억새명소'다.백두대간 산줄기에서 뻗어 내린 우리나라 8대종산 가운데 호남 종산인 장안산은 호남·금남 정맥의 어머니 산이다. 동쪽으로 백운산, 서쪽으로 팔공산을 품으며 호남과 충청지역을 풍요롭게 만들었다.장계면 논개 생가지를 지나 무령고개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면 등산로를 따라 흐드러지게 핀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특히 무령고개에서 정상을 잇는 왕복 4시간의 거리는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행코스로 이름높다. 날씨가 화창할땐 멀리 덕유산과 지리산 조망까지 더해져 가을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다.장안산 산행은 무령고개에서 억새능선-정상-남서릉, 법연동을 잇는 무령고개 코스(3시간 소요)와 계남면 장안리 괴목 기점코스(3시간30분 소요), 장수읍 덕산리 법연동-남서릉 능선, 연주동-덕산계곡 남릉 코스(4시간30분 소요)가 대표적인 코스다.이 가운데 무령고개에서 억새능선-정상-남서릉, 법연동을 잇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무령고개에서 온통 은빛 물결로 출렁이는 억새평원을 지나 하산길에 접어들면 골짜기 경관이 빼어나고 단풍 풍경이 좋은 덕산계곡과 용소 등을 만나볼 수 있다.장안산 억새밭은 넓고 장대하지는 않지만 산행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임진왜란때 논개의 혼이 서려 있는 장안산은 능선상에는 정상인 상봉을 비롯해 남쪽으로 중봉, 하봉이 솟아 산행에 아기자기한 변화가 있고, 정상에 서면 북으로 덕유산을 비롯해 백두대간의 큰 산줄기와 멀리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북쪽으로 금강, 서남쪽으로 섬진강, 동남쪽으로 낙동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으며, 백두대간 자락인 인근 영취산 정상에서 출발하는 금남호남정맥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지난 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예전엔 장안산에 한번 올라치면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오는 길도 험하고 힘들었지만 요즘엔 88고속도로에 이어 대진고속도로와 익산-장수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전국 어디서나 2~3시간이면 장수군에 다다를 수 있다.대진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장수 IC를 빠져 나온 후 19번 국도로 5분 가량 가면 장계우회도로를 지나 26번 국도를 만나게 된다. 26번 국도에서 함양방향으로 10분정도 지나 보이는 논개생가지 안내판을 따라 20분 가량 가다보면 무령고개를 만난다.88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남장수 IC에서 19번 국도를 이용, 번암면과 장수읍, 계남면과 장계면을 거쳐 무령고개로 가는 방법이 있다.◆ 장안산 주변 볼거리는▲논개생가지·논개사당=장수군은 임진왜란때 왜장을 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의암 주논개가 태어난 곳이다. 특히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은 주논개가 태어난 마을로 당시 마을이 대곡제에 수몰되는 바람에 장수군에서는 남아 있는 당상 옆에 생가를 비롯해 의랑루, 단아정, 기념관을 건립해 논개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지방기념물 제46호로 지정된 논개사당(의암사)은 주논개의 충절을 선양하고 기리기 위한 곳으로, 1846년 논개생장향수명비를 세운 후 1955년 지역주민들의 성금으로 장수읍 남산에 건립됐다.▲장수향교=보물 272호로 지정된 장수향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로 60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장수읍에 위치하고 있는 장수 항교는 임진왜란때 왜병이 장수까지 침입해 소실의 위기에 처했으나 충복 정경손의 결사적인 지킴으로 인해 화를 면해 건립 당시 8포형 건립구조를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덕산계곡=영화 '남부군'에서 회문산에서 철수한 전북도당이 덕유산에서 이현상 부대인 남부군과 합류, 빨치산 500명이 1년만에 처음으로 옷을 벗고 목욕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덕산계곡에서 촬영됐다. 덕산계곡은 깊고, 은밀하며 물은 맑고 깨끗하다는 점을 자랑한다.▲방화동 가족휴가촌=장안산 상류에서부터 죽산리까지 30리 골짜기 중간쯤에 물길이 S자를 그리며 흘러가는 곳에 방화동이 있다. 주변 자연수림과 물길이 어우러져 천혜의 경관을 이루는 곳에 가족 휴가촌에는 체육광장, 자동차야영장, 넓은 주차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고 가족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등이 있다.▲지지계곡=장안산과 백운산 사이의 무룡고개를 상류로 서남쪽에 장장 오십리를 감돌아 번암면 소재지로 나오는 골짜기를 지지계곡이라 한다. 번암교를 건너 번암초등학교 동화분교가 있는 동화리와 길다란 동화댐을 끼고 오르면 군데군데 마을 이 형성되어 있는 지지리를 거쳐 3거리 청옥마을에 당도하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수림속에 4줄기 물줄기가 내려 쏟아지는 청옥폭포를 만난다.▲주변 식당=삼봉가든(한우·흑염소주물럭) 수분령휴게소(순두부백반) 하늘가득장수한우전문점(한우) 동화댐가든(다슬기수제비) 송산가든(오가피백숙) 지지계곡산장(토종더덕닭백숙) 청기와집(한방오리탕) 진풍장회관(쏘가리탕) 장안산관광농원(장수흑돼지바베큐) 토옥동산장(송어회)

  • 주말
  • 정익수
  • 2008.11.20 23:02

[맛&여행] 정읍 '단풍나무집 한우전문점'

정읍 내장상동 현대3차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단풍나무집 한우전문점'(대표 임상원)에 오면 최고급 육질의 한우고기를 언제라도 맛볼 수 있다.입에 착 달라붙는 안창살과 토시살, 생갈비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최상급 육질을 자랑한다. 대도시에서는 싼 가격으로 쉽게 맛볼 수 없는 이 집만의 대표음식이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소고기는 하나로마트 정읍점에서 최상품만을 가져와 믿을만하다는 것이 손님들의 평가다. 소고기에 곁들여 나오는 백김치와 계란찜, 꽂게장무침, 메밀묵, 나물 등 10여가지에 이르는 밑반찬도 별미다.음식을 담은 그릇도 고상하거니와 밑반찬도 정갈스럽고 맛있다는 것이 대다수 고객들의 평가다. 1인분에 2만4000원씩 하는 한우고기를 먹어도 주머니가 아깝지 않은 생각이 든다. 귀중한 손님을 접대하고 싶을때, 이집에 오면 점수를 딸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음식맛도 맛이려니와 옛 지청장 관사를 개조해 만든, 가정집 같은 조용하면서 안락한 분위기도 단풍나무집만의 자랑거리다.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인 임오경씨의 오빠이자 주인인 임상원 사장의 성격답게 고풍스런 각종 장식품과 깔끔한 주차장도 손님들의 품격을 높혀준다." 손님들을 최고로 접대하기 위해 소고기는 최상품을, 밑반찬도 신선하면서도 최고품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음식을 먹으면서 조금이라도 안락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 방과 각종 장식품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단풍나무집에 오면 소고기 뿐만 아니라 참게장 정식과 병어찜을 맛볼수 있다.이집은 나주에서 숙성해 가지고 온 국내산 참게장만을 사용해 믿고 먹을 수 있다. 청량고추, 파인애플, 등피리육수, 다시마,감초 등을 넣고 끊여 만든 간장은 참게장 맛의 풍미를 더해준다. 촘촘히 썰어 간장에 삭힌 아삭아삭한 양파는 소식가라도 밥몇그릇을 뚝딱 비우게 할만큼 별미다. 게장을 먹고 남은 간장에 김을 찍어 따뜻한 밥을 쌓먹으면 더욱 일품이다. 1인분에 1만원밖에 하지않아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다. 소고기와 마찬가지로 맛갈스런 밑반찬도 10여가지나 나와 식사를 푸짐하게 할수 있다.멸치육수와 무, 감자를 넣고 졸인 통통한 병어찜도 일품이다. 병어찜에는 양파와 고추, 마늘, 생강 등 양념이 더해져 매콤한 맛을 더해준다. 술안주는 물론 식사용으로도 제격이다. 병어는 부안에서 가져오며 전부 국내산으로 믿고 먹을수 있다. 한사람에 1만원이면 국내산 병어찜을 푸짐하게 먹을수 있다.여름에만 내놓는 전복삼계탕도 이 집의 자랑거리다. 전남 여수에서 공수해오는 전복과 적당한 크기의 삼계탕용 닭에다 닭발육수와 수삼, 대추, 은행, 밤을 넣고 30여분 이상 끓여낸 전복삼계탕에서는 바다의 맛과 육지의 맛을 동시에 느낄수 있다. 10여가지의 밑반찬도 덤으로 나온다. 전복이 들어가 가격은 1만4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이 집은 50여명이 동시에 들어갈수 있는 별관은 물론 8명에서 10명이 들어갈수 있는 4개의 방을 갖추고 있어 소모임은 물론 대규모 모임도 가질수 있다. 예약전화는 535-9229나 011-674-3130.

  • 주말
  • 손승원
  • 2008.11.13 23:02

[맛&여행] 붉은치마 갈아입고 가족산행 마중 '무주 적상산'

"자연을 찾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다"무주 적상산 가을 단풍은 어느 지역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특히 무주 적상산은 산행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무주 적상산은 덕유산국립공원 지역에 속하며, 높이는 해발 1034m 4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붉은색 바위지대가 마치 산이 붉은 치마를 입은 것 같다고 해 적상(赤裳)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정상 일대가 흙으로 덮인 토산이라서 나무숲이 매우 울창해 단풍은 각양각색으로 물들여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또한 적상산에 위치한 안국사는 조선시대에 승병을 양성하던 호국사 등의 사찰이 있고, 장도바위·장군바위·처마바위·천일폭포·송대폭포·안렴대 등의 자연명소가 있다.장도바위는 최영 장군이 적상산을 오르다가 길이 막히자 장도(長刀)로 내리쳐 길을 내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적상산 정상분지의 해발 800m 지대에는 산정호수(적상호)가 있는데, 양수발전소에 필요한 물을 담아두기 위해 만든 인공호수가 있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새는 놀랄 정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그 야말로 환상이다.가을 단풍을 보기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관광객 이원재씨(42·대전시)는 "무주를 매년 찾아오는 현상도 중독인 것 같다"며 "가을 단풍을 접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또 차량을 이용해 정상을 오르는 동안은 절묘함과 스릴을 만끽 할 수 있는 12km에 이르는 드라이브 코스가 연인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일상에서 탈출해 수려한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적상산은 찾는 이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또한 한 줄로 이어져 오르는 등산객 행렬은 물감으로 물들인 낙옆 처럼 천연색과 어우러져 색다른 광경을 만들어 낸다.오색으로 색칠한 듯한 산, 적상산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특히 이곳 적상산 정상에는 울긋불긋 타 르는 낙옆이 반겨주고, 넉넉해 보이는 매점 아주머니의 환한 웃음이 피로를 말끔히 가시게 한다.청청지역에서 만든 동동주와 파전은 별미 중의 별미로 또 하나의 음식 발견과 새로운 맛의 향연을 느끼고 갈 수 있는 곳이다.적상산 정상에서 10여 년간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백모씨(57·설천면)는 "적상산에 정이 들고 사계절 아름다움에 매료 되어 떠날 수 없는 공간이 되었다"며 "매년마다 찾아오는 이들과 정이 들어, 해가 지나 다시 볼 때면 반가움은 두배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땀흘린 등산객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넉넉한 매점 아주머니의 맛갈나는 손맛 파부침과 동동주가 지쳐버린 육신을 달랜다.자연과의 만남, 사람 냄새 듬뿍 나는 무주 적상산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무릉도원이 아닐까?누구나 추억의 장이 있듯이 올해가 지나 다시 적상산을 찾을 때는, 사진속의 컷과 추억을 만들어 놓고 하산을 한다.친구와 연인과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 주말
  • 권오신
  • 2008.11.13 23:02

[맛&여행] 전주 중화산동 '백제로 섬진강'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2가에 자리잡은 '백제로 섬진강'(대표 권영무). 이곳은 민물고기 전문 음식점만을 고집하며 12년째 스테디 셀러를 기록하고 있다.이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는 붕어찜, 메기찜, 쏘가리탕, 오모가리탕, 빠가탕, 새우탕, 메기탕, 어죽 등. 민물고기가 주재료인 음식은 모두 취급한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 품목은 붕어찜과 어죽.숙취자들이 자주 찾는 어죽은 붕어 메기 빠가사리 꺽지 장어뼈 등을 오랫동안 푹 다려서 내놓는다. 입맛에 따라 고추장과 부추 청양고추로 맛을 조절해 먹다보면 흐르는 땀과 함께 술기운으로 흐트러진 속이 시원해진다. 밥과 수제비가 들어있어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이 음식점의 가장 큰 자랑거리이자 주특기는 붕어찜. 이곳 붕어찜은 세월이 흐르며 매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알음알음 널리 알려져 있다.주재료인 붕어는 국내 청정 저수지에서 생산된 것만 엄선해 사용한다. 권 대표는 "전국적으로 분포된 깨끗한 저수지에서 잡은 참붕어 이외엔 사용하지 않는다"며 "가뭄이 장기화 되어 참붕어가 공급되지 않으면 붕어찜을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부재료들도 모두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권 대표는 전주와 임실에 밭을 마련하고, 본인이 직접 무 농사를 지어 시래기를 만든다. "시래기를 만들었을 때 가장 맛있는 무는 일명 '쥐꼬리 무'입니다. 이 품종은 상업성이 떨어져 재배하는 농민이 거의 없죠. 그래서 직접 농사를 지어 공급합니다." 권 대표의 설명이다.음식점의 생명은 맛.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권 대표의 부인 최고숙씨가 직접 주방을 총괄한다. "많은 음식점의 경우 주방장이 바뀌면 음식 맛이 영 딴판으로 바뀌고, 이게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죠. 이를 막기 위해 힘들지만 집사람이 직접 주방을 지키고 있어요."최씨에게 맛의 비결을 묻자 "인공 조미료를 최소를 줄이는 거죠. 그래야 민물고기만의 깊고 담백한 맛이 우러나옵니다." 자연산 천연 재료를 비율에 따라 듬뿍 넣는게 비법이란 대답이다.가격도 메뉴에 따라 적정하게 책정되었다. 붕어찜과 매기찜은 1인분에 1만원. 오모가리탕과 빠가탕은 크기에 따라 3-4만원, 새우탕은 2-3만원 선이다. 재료비가 비싼 용봉탕은 12만원. 민물고기가 맞지 않는 손님들을 위해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조리한 요리도 겸하고 있다.

  • 주말
  • 김경모
  • 2008.11.06 23:02

[맛&여행] 뒹구는 낙엽 밟으며 동편제 한수 읊어볼까

남원의 동부 산악지대로 지리산의 한 줄기인 운봉읍은 늦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동편제의 발상지로 국악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국악의 성지'는 더욱 깊어가는 가을의 모습을 느끼는데 그만이다.국악인과 남원시민의 염원을 안고 지난해 10월 말 개관한 국악의 성지는 운봉읍 화수리 일대 7만 4천 540㎡에 사업비 105억원을 투입, 조성됐으며 판소리, 농악, 기악, 전통무용 등 4대 전통국악의 역사를 집대성해 놓았다.주요 시설로서는 국악 전시체험관을 비롯해 독공장, 사당, 납골묘 등이 있다. 2층 한옥으로 지어진 전시체험관은 세미나하우스에 국악의 12음률을 바탕으로 소리 울림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로비 바닥은 소리북으로 꾸며 금방이라도 소리 한가락이 나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천정 역시 '천의 소리'라 일컫는 거문고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전시관은 판소리 소리제의 분류 방식을 서술하고 있는데 복잡한 동편제와 서편제, 중고제의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체험관 위쪽 산기슭에 자리한 독공장(득음 수련공간)은 동굴 3개로 꾸며져 있는데, 관광객들의 소리체험은 물론 학생이나 수련생들의 수련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이 외에도 선대 국악 선현들의 상징적 위패를 봉안해 참배하도록 한 사당과 140위를 만든 납골묘에 중요무형문화재급 국악인과 국악발전 유공자들을 안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개관 1주년이 된 국악의 성지는 남원이 판소리 동편제의 발상지인 만큼 남원의 상징물이 되었고 국악인들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개관 이후 4만명이 이 곳을 찾을 정도로 찾는 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남원의 또 다른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운봉은 고려시대에 운봉현이 있었을 만큼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많은 문화재와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먼저 판소리 동편제 탯자리가 국악의 성지 아래에 위치해 국악 애호가들이나 관광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편제 탯자리는 판소리의 창시자인 가왕 송흥록 선생의 생가가 복원돼 남원이 국악의 고장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가왕 송흥록 선생 생가 옆에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황산대첩비지가 있다. 황산대첩비지는 고려말 이성계 장군이 일본군 장수 아지발도를 비롯해 수천명의 군사를 섬멸시킨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로 현재까지도 잘 보존되어 내려오고 있다.국도 24호선을 따라 운봉읍에서 인월면으로 가다보면 도로 오른쪽으로 피바위가 있는데 이는 왜장 아지발도가 이성계 장군의 화살에 맞아 죽을 때 흘린 피가 바위를 붉게 물들였다는 전설이 있다.깊어가는 가을 정취 속에 여행하느라 지친 몸을 쉴 곳을 찾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 좋은 곳으로는 운봉읍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주천면 고기리의 산채비빔밥이나 인월면 또는 운봉읍 등에서 흙돼지 삽겹살집을 찾으면 된다.국악의 성지는 남원시내에서 승용차로 약 30여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남원시내에서 국도 24호선을 타고 여원재를 오르다보면 운봉읍이 나오고 운봉읍사무소 앞 도로를 지나 약 5분 정도 가다보면 국악의 성지가 있는 화수리 비전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 주말
  • 신기철
  • 2008.11.06 23:02

[맛&여행] 전주 중화산동 '황금소곱창'

전주시 중화산동 뒷골목 한켠에 자리잡은 곱창구이 전문점 '황금소곱창'(대표 김영숙). 곱창은 일년내내 즐기는 매니아들도 있지만 기온이 내리막길을 걷는 늦가을부터 겨울철이 최성수기이다.석양녘이면 어김없이 하나 둘씩 찾아드는 이곳 손님이 저녁식사 시간에 접어들면 매장을 꽉 채워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음식점의 가장 큰 힘은 맛. 개업 10개월에 불과한 이곳의 명성은 고소하고 신선한 맛이 알음알음으로 퍼지면서 형성된 단골 네트워크에서 비롯되었다.이곳의 최우선 영업 전략은 도축장에서 반입된 곱창을 그날 모두 판매한다는 점. 그런 만큼 오후 5시에 팔리기 시작한 물량이 이르면 저녁 9시, 늦어도 10시면 모두 바닥이 난다. 물량이 떨어지면 당일 판매는 끝이다.김 대표는 "30인분 정도의 신선한 곱창을 도축장에서 매일 매일 구입, 그날 그날 손님들에게 제공하는게 매장 운영의 기본 방침"이라며 "하루라도 묵은 물량은 구이용으로 절대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만큼 맛도 여느 식당과 색다르다. 노릿노릿 잘 구워진 곱창을 입에 넣을 때 퍼지는 고소함, 약간 구린듯하고 씁쓸하다는 고정관념은 여지 없이 깨진다.푸짐한 서비스도 이 곳만의 인심. 곱창구이를 주문하면 대창·홍창·염통과 함께 허파로 만든 전이 기본으로 나온다. 또 곱창을 반쯤 먹다보면 달궈진 구이판을 이용한 계란말이도 무료로 제공한다.저렴한 가격 또한 강점이다. 곱창구이는 1인분에 1만1000원(200g), 곱창전골은 2만원(중)-2만5000원(대).곱창과 음식 궁합이 딱 맞는 부가 메뉴도 푸짐하게 제공된다. 김 대표는 "곱창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재료는 양파 깻잎 부추"라며 "이들 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개발해 손님 상에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부가 메뉴에선 색다른 풍미가 느껴진다. 식탁에 깔리는 주요 음식은 깻잎김치·마늘종·파김치·양파김치·무싱건지·된장국. 이들 음식에선 조미료가 마구 들어간 영업용 특유의 느끼함은 없고, 담백하고 깔끔함이 돋보인다.이곳 음식의 깔끔함은 이익 보다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김 대표의 기본 성품에서 묻어나온다. 로터리클럽과 장애인복지연구소 등에서 봉사활동으로 하루의 문을 여는 김 대표는 "돈만 벌려고 음식점을 열지 않았어요. 제가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다는 보람을 얻는게 먼저지요."김 대표의 이런 마음은 식당 운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손님들이 너스레를 떨며 서비스를 요구하면 미소와 함께 푸짐한 리필을 제공한다. 영업에도 봉사정신이 자연스레 녹아있는 셈이다. 연락처 223-9277

  • 주말
  • 김경모
  • 2008.10.30 23:02

[맛&여행] 김제 모악산 ·성산공원·시민문화체육공원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지천으로 물드는 단풍을 두고 서정주 시인은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든다 했다. 그 살벌한 타오름이 이 가을 사람 마음을 진홍빛으로 물들인다. 붉게 물든 단풍에 그 아련함을 데우고 갈대밭에 숨죽이는 노래를 듣는다. 가을에는 어디라도 떠나도 좋으리... 징게멍게 외얏밋들에 번져오는 단풍 진 들녘을 소풍가듯 가고 싶다. 의외로 작은 길에서 만나는 큰 기쁨은 따분한 일상을 털어내기에 충분하다.▲ 모정(母情)의 뜨거움에 모악산은 더욱 그리워라모악산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쌀쌀한 가을이 되면 더욱 따뜻한 기운으로 반기는 어머니의 산, 모악산은 천년사찰 금산사의 그윽한 분위기와 그 운치가 가히 최절정을 맞는다. 조용히 엎드려 속세의 상념을 내려 놓는다. 금산사 경내의 흐르는 계곡 물소리도 깊어졌다. 햇빛도 제몸을 잘게 부수어야 겨우 이 길을 지날 수 있을 것 같다. 적멸의 공간으로 향하는데 무슨 생각이 필요하겠는가? 사찰에서 등산로를 따라 심원암으로 오르는 길은 가을 숲의 호젓함에 마음의 여유가 절로 깃든다. 차가운 물 한 모금이 촉촉히 젖은 땀을 한방에 씻기운다.이 곳 모악산은 산행의 묘미 말고도 금산사 초입에 위치한 금평저수지를 끼고 달리는 터널길의 운치가 제법이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가을에는 선홍색 단풍이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길을 달려 금산사 삼거리에서 청도리길로 진입하면 봄날의 아련한 벚꽃 길을 회상하며 모악산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빨리 달리기엔 아쉬움이 많은 길이다. 이 길에는 갖가지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정원이 아름다운 전통찻집들이 있어 차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코스다.▲ 성산공원작다고 누가 얕잡아 볼 수 있겠는가? 시민들의 휴식처로 거듭나고 있는 성산공원은 도심속 가까이에서 가장 먼저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소곤소곤 담소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밖에서 바라보면 평범한 산으로 보이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산은 깊고 넓다. 300∼500년 된 느티나무들이 두 팔을 다 펼쳐 안아도 모자랄 만큼 웅장하다. 그 느티나무 낙엽들이 공원 숲길을 다 메웠다.마치 멀리서 보면 고추를 널어 놓은 것처럼 도르르 말린 낙엽 쌓인 숲길에 그대로 눕고 싶어진다.구불구불 여기 저기 난 오솔길이 참으로 정겹다. 그 길, 간간히 비치된 벤치에서 무거운 발길을 쉬어갈 수 있다. 이 산책길에는 잔잔한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산행의 묘미가 더한다. 그러기에 이 길에서는 너무 많은 말을 삼가고 그저 몇 마디를 건네면 족하다. 숲길 전체를 한바뀌 돌아보면 1시간 정도는 족히 지난다. 멀리 떠나지 못할 때 짧은 시간 가을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시민문화체육공원넓게 조성된 시민문화체육공원에는 시민운동장 주변으로 억새풀이 우거진 수변공원의 정취가 기대 이상이다. 군데 군데 억새풀이 하늘거리는 사이로 새털 구름이 떼지어 노니는 모습에 그만 마음이 절로 열린다. 발아래 호수가에는 햇살이 잘게 부서져 내리고 달빛은 유난히 반짝거려 눈이 부신다.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이 곳 수변공원에는 놀이터를 둘러 약 20m 가량의 지압길이 조성 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주말이나 저녁 산책코스로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 주말
  • 최대우
  • 2008.10.30 23:02

[맛&여행] 고창 '나들목해물탕집'

음식에서 간이나 솜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료 자체가 신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은 신선한 재료로 말하는 장르다. 혹자는 재료 자체가 음식의 9할을 차지한다고도 한다.서해안 고속도로 고창IC 입구에 자리한 나들목해물아구찜은 아귀 요리를 제대로 하는 곳이다. 아니, 신선하면서도 좋은 아귀만을 엄선해 맛깔진 찜요리를 내놓는 식당이라는 표현이 옳겠다.동갑내기 박성관·김미화(42)씨 부부가 어머니 임정자(67)씨와 함께 꾸리고 있는 이 음식점의 크기는 크지 않다. 하지만 신선한 맛만큼은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다. 하루 이틀 사용할 아귀만 2~3일에 한차례 가져오기 때문이다. 생생한 아귀찜 맛의 비결인 셈이다.요리를 도맡고 있는 박 씨는 "여타 식당에서는 아귀 4마리에 10kg하는 것을 요리로 하지만 우리 식당에서는 '6마리에 20kg'하는 아귀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귀살의 풍부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이 집의 대표 메뉴인 해물아귀찜은 매콤한 양념과 담백한 아귀살의 하모니가 압권이다. 홍합과 새우, 미더덕 등 각종 해산물에 이 집만의 양념비법으로 맛을 냈기 때문이다. 아귀찜 한 젓가락에 목이 칼칼해질 정도로 얼큰함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그러면서도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젓가락이 아귀찜으로 향할 정도다.좋은 재료도 명장을 만나야 작품이 되듯 신선한 아귀도 제대로 된 양념을 만나지 못하면 음식이 아닌 해물에 불과할 뿐. 신선한 아귀에 맛이라는 점을 찍어준 이 집의 양념비법은 박씨가 직접 개발했다. 보통은 고춧가루만 가지고 맛을 내지만 박씨는 양념장을 만든 뒤 연한 불에 장시간 동안 달여낸다고 한다. 이 양념장이 아귀찜을 입에 넣었을 때 겉돌지 않고 깊게 우러나오는 맛을 내는 원천인 듯 싶다. 이 맛을 내기 위해 박씨가 버린 아귀만 3톤을 넘고, 전국 식당을 안돌아본 곳이 없다고 한다.아삭거리는 콩나물과 함께 아귀찜을 다먹은 뒤에 비벼는 비빔밥도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날치알과 함께 비벼놓은 밥은 씹는 맛과 고소한 맛을 동시에 줘 마지막까지 입을 즐겁게 한다.아귀찜과 함께 나오는 연포탕은 이집의 향긋한 별미다. 고창에서 나오는 주꾸미로 만든 연포탕은 아귀찜의 매운맛을 한꺼번에 날려보낼 정도로 시원하다. 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북어대가리와 새우, 그리고 천연양념으로 3~4시간 우려낸 육수로 만들어 가능한 깔끔한 맛이다.가을 보양식으로 유명한 낙지를 내놓는 낙지연포탕에 식도락가의 입을 즐겁게 하는 이집의 메뉴다. 갖은 재료로 우려낸 육수에 산지직송의 낙지를 한가득 넣고 콩나물과 신선한 야채가 얹어져 나오는 연포탕은 끓기 시작할 때 바로 건져 먹는 낙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부드럽고 연하고 쫄깃한 낙지의 맛과 속이 뻥뚫릴 것 같은 국물의 시원시원함이 입을 호사스럽게 한다.이 집 반찬도 아귀처럼 맛이 깔끔하고 신선하다. 가정식으로 정성스레 담은 고추장아찌와 호박무침, 미역줄기무침 등 7~8가지가 곁들여진다.▲가격: 해물아구찜(중)=35,000원, 낙지연포탕(1인분)=15,000원, 오리낙지철판=30,000원, 복분자칼국수(1인분)=5,000▲예약전화: 063-564-0307

  • 주말
  • 임용묵
  • 2008.10.23 23:02

[맛&여행] 기암괴석에 '불 붙는 단풍'…완주 대둔산

금남정맥 줄기가 만경평야를 굽어보면서 솟구쳐 절경을 이룬 곳에 있는 산이 바로 대둔산이다.우뚝 솟은 봉우리마다 독특한 형상이 담긴 대둔산은 잘 다듬어진 조각품에 분재의 군락을 보는 것 같은 수석의 보고이자 관광객의 시선이 멈추는 곳은 모두가 아름답고 좌우로 보면 볼수록 신비하고 웅장해서입을 벌리게 만든다.흙보다는 돌멩이가 많은 산, 돌고 돌더라도 오르락내리락 하기보다는 가파른 비탈길이 심한 곳이다.이래서 대둔산을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렀다.뒷동산 같은 모습으로 가꾸어진 대표적인 곳은 집단시설지역에서부터 '금강문→금강구름다리→삼선바위→마천대'코스다.심오하고 미묘함이 가득한 대둔산은 어느 봉우리든 전후좌우의 모습이 다 아름답다.자연석 대신 손쉽게 깔린 시멘트 길을 따라 300m쯤 오르면 입장료를 받는 매표소가 있고, 금강계곡을 끼고 800m 지점에 다다르면 금강문이 나온다.여기서 하늘을 바라보면 높이 81m지점에 흔들거리는 구름다리가 있다.약수정이라 써 붙인 정각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여기가 바로 해발 670m의 삼선대다.상하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갖가지 형상을 자랑하는 바위들이 저마다의 수려한 나무를 액세서리로 장식한 채 보는 이의 마음을 감탄케 한다.대둔산은 행정구역상 완주군 운주면과 충남의 금산군과 논산시의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장관중 장관은 운주 쪽이다.삼선대에서 바라본 금강문 중간지점의 동심바위는 티없이 맑고 깨끗한 인간상을 표출하면서 큰바위 위에 또 큰바위가 곧 떨어질 듯 어우러 있다.대둔산의 정상, 해발 878m의 마천대라 이름 붙인 바위이다.마천대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서해에 빠지는 태양을 볼 수 있는 낙조대와 태고사가 있으며 서쪽으로는 기암괴석의 능선이 줄줄이 서있는 옥계동 계곡으로 이어진다.

  • 주말
  • 위병기
  • 2008.10.23 23:02

[맛&여행] 순창 '봉깨 순대집'

전통순대는 순창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토속음식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순창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의 일원으로 새롭게 단장된 가운데 순대국밥집들이 한 곳으로 밀집했다.현재 이곳에는 약 6개 업소가 모여 순창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별미를 책임지고 있다.그 중 상호부터서 특별한 의미가 풍기는 곳이 있다.'봉깨 순대집' 참 특유한 상호다.여기서 '봉깨'란 '보니까'라는 말의 순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손님들의 식사 후담을 남기기 위해 지은 상호란다.예를 들어 "순창에 가서 순대국밥을 먹어 봉깨 맛있더라"라는 말들의 재미있는 표현을 자아내기 위해 주인 이명자(54)씨가 3년 전 가계를 처음 시작하면서 직접 지은 상호다.이 집과 순대와의 인연은 할머니 때부터 약 60년 이상을 전통순대를 만들었으며 친정어머니의 뒤를 이어 현재에는 딸인 이사장이 3대째 이 집안의 가업을 잇고 있다.이 집은 특히 상호도 특유하지만 음식 맛은 그 이상으로 특별하다.먼저 이 집을 대표하는 순대국밥은 돼지사각에 파와 고추, 양파에다 담백한 맛을 더해주기 위해 파뿌리 등을 넣어 5시간 이상 끓여 만든 육수를 뚝배기에 담아 여기에 또 각종 야채 속으로 만든 전통순대와 콩나물, 고추장 다대기 등의 양념을 듬뿍 썩어 끓인 맛은 개운한 맛의 으뜸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특히 이 집만의 비법은 순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있다.기계화시설에서 1차 손질이 된 돼지내장을 한 번 더 거꾸로 뒤집어 3시간 이상 물에 씻는 손질 과정을 걸쳐 최대한 깨끗한 내장으로 순대를 만들어야 돼지 내장에서 흔히 나는 일명 구린 냄새를 제거 할 수 있다고 주인 이명자사장은 귀띔했다.이런 정성으로 만든 내장에 호박, 부추, 배추, 콩나물 등의 각종 양념을 아낌없이 넣어 만든 전통순대는 노인층뿐만이 아닌 젊은이들과 심지어 청소년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이 집의 또 하나의 별미는 순대전골.순대국물에 당면과 부추, 쑥갓, 버섯 등의 야채가 한데 어우러진 국물은 매콤하고 시원해 숙취 해소에도 일품이다.특히 국물에 살짝 대친 부추를 들깨 초고추장 소스와 함께 먹는 고소함은 손님들의 젓가락질을 재촉 할 정도다.이 사장은 "친정어머니의 뒤를 이어 뒤늦게 시작한 장사지만 더욱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 전통순대를 순창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다"고 말했다.화려한 단풍을 보기 위해 가을 산행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 순창을 찾아 강천산의 단풍과 함께 이 곳 봉깨순대집에서 맛있는 전통 순대를 맛보는 여유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가격-순대국밥= 5000원, 내장국밥=5000원,막창국밥=6000원,새끼보국밥=6000원.전골 소(2인분)=10000원, 중(3인분)=15000원대,대(4인분)20000원.▲예약전화=(063) 653-2789

  • 주말
  • 임남근
  • 2008.10.16 23:02

[맛&여행] 아! 차라리 눈 감고 싶어라…진안 용담호 갈대밭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인간 존재의 원초적 슬픔을 그린 시인 신경림의 '갈대'란 시다. 가을의 사연과 추억을 한껏 쏟아내는 갈대밭처럼 자연은 인간에게 있어 풍경 그 이상인 존재다.그래서 억새와 함께 시작되는 가을은 그 자체로도 즐겁다. 낭만 가득한 만추의 호반을 낀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고즈넉한 수면 위로 춤추듯 피어오르는 하얀 물안개가 가히 몽환적인 진안 용담호소. 장엄한 새벽 물안개의 군무는 물굽이 따라 소리 소문없이 펼쳐진다.도민의 젖줄과도 같은 용담호는 8년 전 진안군 금강 상류에 용담댐을 건설하며 생겨난 인공호소다.본래 수몰전 용이 승천하는 듯한 비경의 용담소를 지닌데다, 마치 용처럼 굽이치는 물줄기들이 빼어난 경관을 펼쳐보여 '용담호'란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범상치 않은 이름만큼 볼거리 일색이다. 산 허리를 더듬는 호수의 흰손(물안개) 곁으로 은빛물결을 이룬 갈대밭은 '가을의 낭만'을 논하기 부족함이 없다.아예 차를 세워두고 물안개를 감상하기로는 용담호 하류지인 진안 정천면 갈두리 일대가 제격이다. 수초와 갈대가 멋스럽게 자라 그 풍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반도처럼 튀어나온 지형에다 이른 아침이면 그물걷이 배들도 들락거려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를 목도할 수 있다.가을의 전령사 억새꽃. 갈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 지금이 제격이다.댐이 만들어지기 이전인 지난 1998년도 용담면 송풍리 일원 8000여 ㎡ 호소 주변에 조성된 이 갈대밭은 수자원공사 용담댐관리단에서 관리해오다 지금은 진안군이 넘겨 받아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성인 키 높이로 자란 갈대숲 사이로 거닐어도 좋고, 호소 둘레를 따라 50km에 이르는 포장길을 통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아침 환상의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진안읍 운산리 삼거리가 용담호 물안개 드라이브의 출발점이다. 정천면 소재지를 지나 용담댐∼13번 국도∼안천면 소재지∼불노치터널∼월포대교로 이어지는 호반 길을 따르면 된다.호반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스레 펼쳐진 호수와 산세, 그리고 억새풀을 조망할 수 있다. 호수 주변 산줄기를 따라 물길을 내며 섬이 된 죽도 풍경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가을 아침이면 물에 잠겨 섬이 된 산봉우리들 사이로 깔리는 물안개 곁으로 가면 마치 구름에 떠 있는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다.일부 주민들의 허가를 받아 용담호에서 민물고기를 잡는데, 저녁에 그물을 치고 이른 아침에 나가 거둬들인 붕어·쏘가리·메기 등으로 매운탕과 찜을 내는 집들이 있어 먹을거리 또한 알싸하다.쪽빛 호소를 끼고 은빛물결을 이룬 갈대밭, 그리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안개 등 멋진 풍광 탓에 주말이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찾아 가을 정취를 느껴가고 있다.키를 훌쩍 자란 억새풀이 산 정상 위에 수 놓아진 여타 지역 갈대밭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용담호 갈대밭.달빛이라도 비추는 날이면 갈대숲은 은밫 파도로 그 찬란한 물결이 때론 가슴깊은 곳의 사연을 드러내기도 한다. 바람이 불면 누구에게 속삭이듯 사각대는 소리로 가득찬다.갈대숲을 낀 호반 경치를 감상하며 곳곳에 숨어있는 명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용담호 주위에는 진안대표 관광지 마이산과 운일암반일암 계곡, 운장산 자연휴양림 등이 산재해 있다.이 명소들과 연계하면 용담호는 아주 휼륭한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가는 길 : 전주-26번 국도-진안읍내-30번국도-백화3거리-13번국도-용담호▲문의 : 진안군 문화관광과 063) 430-2228, 용담댐 물문화관 063) 430-4262

  • 주말
  • 이재문
  • 2008.10.16 23:02

[맛&여행] 임실 관촌면 '초원장'

1928년 섬진강에 구댐이 축조되기 이전의 운암강(옛날에는 이렇게 불렸음)에는 경남 하동에서 배를 타고 임실군 관촌면 사선대까지 뱃길이 열렸었다.이곳에서 전주부 관청까지의 거리는 불과 50리, 말타고 걸어서 2시간이면 닿고 사람의 경우도 4∼5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때문에 옛날 양반이나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산자수려한 사선대의 풍류를 즐기기 위해 자주 찾았던 곳이 이곳 사선대다.현재는 4차선 도로가 뻥뻥 뚫리고 자동차가 흔한 탓에 도시인들은 인적이 뜸한 곳을 찾지만 20년 전만 해도 사선대는 풍류객들의 요람이었다.각종 술과 음식이 풍성했고 특히 민물고기를 요리하는 솜씨는 도내에서는 따라올 수 없는 곳으로 더 더욱 유명했다.이곳 사선대에서 30년째 민물매운탕으로 가업을 이어온 '초원장'은 과거부터 전주 등 도시민들이 자주 찾는 전통 매운탕집.주인 김인숙씨(50)의 손맛에서 우러나오는 매운탕은 민물새우와 메기, 쏘가리 등 3종류가 주류를 이룬다.이전에는 종류별로 음식을 주문했지만 최근에 와서는 한정식을 곁들여 아예 '한정식민물매운탕'으로 식단을 바꿨다.기본 한정식에 새우나 메기, 쏘가리를 주문하면 품목에 맞게 다양한 반찬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한정식은 김치를 비롯 찰밥과 호박전 등 기본반찬이 15가지로 구성되고 모든 품목은 철저한 국산 농산물이 사용된다.여기에 매운탕의 기본이 되는 시레기는 직접 농사를 지은 무우청을 2개월간 자연상태에서 말린 것만을 사용한다.양념으로 들어가는 고추장과 된장, 들깨 등도 직접 농사를 짓거나 부족한 것은 아는 집을 통해 구입하고 있다.민물새우탕의 경우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임실에서 채취, 얼큰하면서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으로 알려져 주로 여성들이 선호한다.또 민물메기탕과 쏘가리탕은 주로 남성들이 술안주로 주문, 진한 국물의 감칠맛에 애주가가 아닌 사람도 서너잔은 거뜬히 넘긴다.이밖에 닭도리탕의 경우는 사전에 전화로 주문하면 즉석에서 생닭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쫄깃한 육질을 감미할 수 있다.음식값은 새우나 메기, 닭도리탕의 경우는 1인당 1만원선이고 쏘가리탕의 경우는 2만원 정도에 제공되고 있다.하지만 귀빈용이나 특별식에는 기본 한정식에 여러가지 메뉴의 추가신청이 가능하고 내용물에 따라 1인분에 3만원 정도의 식단도 구성된다.특히 식사시에 주의할 점은 초원장 특유의 찰밥과 누룽지 등 후식이 뒤따르기 때문에 자신에 알맞은 식사량 조절이 필요하다.식사후에는 호젓한 강변과 등산로의 산책코스가 가족이나 연인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고 인근에는 보트를 즐길 수 있는 위락장도 마련됐다.단체 예약 및 특별주문은 전화(063-642-0677)로 신청하면 되고 시외 및 시내버스도 도보로 5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 주말
  • 박정우
  • 2008.10.09 23:02

[맛&여행] 성 밟고 돌며 소원 빌어볼까…'고창 모양성'

청명한 하늘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색도 느끼고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여행지는 없을까? 고창 모양성. 그곳에 가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굳건한 조선조의 성곽과 환란에 대비한 선조들의 유비무환 정신, 그리고 성밟기를 통해 무병장수를 꿈꾸는 미래까지. 돌을 촘촘히 쌓아 만든 모양성의 모습처럼 이 모든 것이 성 안팎에 스며들어 있다.▲ 군사요충지 관광 명소되다높이 4~6m, 둘레가 1684m에 달하는 고창읍성, 일명 모양성은 조선시대 단종때(1453년) 축조됐다. 정읍의 입암산성과 영광의 법성진성과 연계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던 곳이다. 고창 주민들은 물론 영광, 부안, 진안, 제주 등 전국 14개 자치단체 마을에서 사람들이 동원됐다. 외침에 대비해 지은 성곽이 그러하듯 모양성에는 치성(雉城), 해자 등 요충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크고 작은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읍내 중심지 바로 곁에서 500년이 넘는 역사의 읍성을 만난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경험이다. 일제가 읍성 철거령을 내려 우리 역사를 말살하려 했던 그 시절에 용케 살아남은 모양성은 동·서·북문 3개의 옹성이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성곽에 오르면 시내 전경은 물론 노랗게 물들고 있는 고창 벌판과 울긋불긋 물들기 직전인 방장산의 호젓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선조들이 축조한 군사요충시설이 이젠 후손들의 관광명소로 거듭난 셈이다.▲ 답성놀이하며 무병장수 기원모양성에는 답성(踏城)놀이가 전래되고 있다. 돌을 머리에 이고 성벽을 밟으며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성밟기는 저승문이 열린다고 하는 윤달에 밟아야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그중에서도 윤삼월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런 풍속은 실제 겨울동안 얼었던 땅이 녹을 무렵, 성곽을 튼튼히 다지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요즘은 음력 9월9일 모양성제때 성밟기 놀이가 재현된다.모양성을 도는 일은 굳이 극락승천의 전설이 아니더라도 발품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다. 성을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하늘을 뒤덮은 노송과 빽빽하게 들어선 맹송죽은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성곽 밖 세상도 운치를 더한다. 남쪽에 자리한 노동저수지의 한적함과 서문 쪽으로 펼쳐진 시내 전경, 동문에서 바라보는 방장산의 위용은 눈이 호강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 동리 고택과 판소리박물관모양성의 원형에 반하고, 답성놀이 전설에 흠뻑 취한 관광객들이 흔히 놓치기 쉬운 곳이 바로 동리 신재효 고택과 판소리박물관이다. 모양성 주차장 입구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지만 성만 둘러보고 이곳을 들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듣고 있는 판소리의 탯자리를 알고 싶다면 이곳을 꼭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동리는 조선 후기의 판소리 이론가이자 작가로 가선대부 호조참판 등을 지냈다. 종래 계통 없이 불러 오던 광대소리를 통일해 '춘향가'와 '심청가'등 여섯마당으로 체계를 이루고 판소리 사설문학을 이뤄냈다.생가는 동리가 후학을 양성한 곳으로 활용됐으며 김세종, 전해종, 진채선, 허금파 등 숱한 명창이 동리 생가에서 소리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판소리박물관은 동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8년 개관, 신재효의 유품과 고창 지역의 명창, 판소리 자료 등 총 1,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은 소리마당과 아니리마당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돼 판소리의 기원과 판소리 시연 모형, 판소리 계보, 신재효·진채선·김소희 등 이 지역 출신 명창들을 소개하고 있다. 북과 북채로 영상에 맞춰 직접 소리를 흉내낼 수 있으며, 소리를 주제로 한 영화도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2층에는 진환의 서양화와 김옥균의 친필, 김정희의 간찰 등 8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 주말
  • 임용묵
  • 2008.10.09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