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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19)익산 함라산 '삼부자집'

끝없이 펼쳐진 푸르름의 녹원. 파란 하늘과 녹음이 한데 어우러진 고풍스러움. 검게 얼룩진 발자취가 일순 부끄럽다.무너지고 해어진 곳을 군데군데 메워 옛 정취를 되살린 돌담길. 옛 명성을 들춰내듯 곳곳에서 묻어나는 고풍스러움과 웅장함은 풍요로움 그자체다.지난 10일 오후 기자가 찾은 익산시 함라면 삼부자집. 평소 지나쳤던 삼부자집은 이날따라 소중한 유산임을 알게해준다.익산 시내에서 황등면을 지나 함라에 다다르자 함라산 중턱에 자리한 삼부자집이 한눈에 들어온다.유례를 알기 이전에는 간곳없이 사라진 삼부자집의 사라진 영화를 알리 만무하다.이곳은 와우산이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어 예로부터 부자가 많이 배출된 마을로 통한다.조선시대 삼부자집 땅을 밟지 않고서는 한양에 다다를 수 없었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들이 지녔던 재력을 가히 짐작케한다.고래등같은 웅장함에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조해영 가옥, 그리고 김안균·이배원 가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근대 최고의 명창으로 불리는 임방울의 호남가중 '풍속은 화순이요 인심은 함열이라'라는 한 구절을 실감케한다.솟을대문을 지나치다 동편 별체의 허물어진 울타리 사이로 발길을 옮기니 고래등 같은 고택이 나타난다.한때 부를 누리며 후한 인심을 베풀었던 조해영 가옥이다.지난 세월이 야속하듯 군데군데 무너진 담장과 케케묵은 건물만이 자리하고 있지만 아직도 널따란 마당과 건물의 웅장함에 부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지난 1986년 9월 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21호로 지정됐지만 가옥 안체는 초췌하기 그지없다.안체 상량문에 새겨진 '대정(大正)7년'이란 글자로 미루어 보아 1918년에 건축된 가옥임을 짐작케한다.별체는 이보다 다소 늦은 시기인 1922년이나 조금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안체는 남쪽을 별채는 서쪽을 향하고 있다. 안채의 난간은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듯 해어지고 무너져 부의 무상함을 느끼게한다.별채 또한 지난 세월이 야속한듯 곳곳이 무너져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대문은 어디론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인데다 보존상태 또한 보기조차 흉한 모습들이다.안채와 별채로 둘러싸인 마당 한켠에는 허물어진 뒷담과 함께 텃밭으로 이용되고 있다.별채 동편 울타리 밖에 위치한 김육 선정비가 숱한 세월을 버텨온듯 힘든 모습이다.촘촘한 문살로 엮어진 벽면과 정교하게 짜여진 난간이 그야말로 일품이다.벽돌과 자연석으로 한껏 치장한 멋스러운 담장 그자체만으로도 한때 부와 영화가 어떠했는지 가히 짐작이 간다.조해영가옥을 돌아 시선을 사로잡는 김안균 가옥.만발한 접시꽃과 봉숭아가 지친 피로를 풀어준다. 번지르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김안균 가옥에는 인기척이 그리운듯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이 질퍽이는 풀 가지들과 엉켜있다.끝없이 펼쳐진 가옥 전경이 한참을 지켜본 뒤에야 시선이 들어온다. 넓다라기보다 웅장함에 그자체다.대지 6000여㎡에 건평만도 400여㎡에 달하니 규모의 웅장함은 둘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 1986년 9월8일 전북도가 민속자료 제23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조선 말기 양반 가옥 구조에다 일본식 건축양식이 가미되어있다.안채와 사랑, 행랑채로 이뤄진 김안균 가옥은 안채와 사랑채의 경우 1922년에, 동서 행랑채는 1930년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한다. 가옥 행랑채의 입면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지만 23칸으로 건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거실과 침실이 나뉘어 있는데 사랑채 깊숙한 곳에 침실을 별도로 두고 있다.사랑채 지붕은 팔각지붕이며 6칸 대청 누마루 형식으로 꾸며졌다.안채를 벽돌담으로 차단하였으나 내부는 복도와 통하도록 문을 달아두었다.사랑채와 안채는 전후에 복도를 둘렀으나 유리 분합문을 달았음은 일본 건축양식이 가미되었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사랑채 측면에는 화장실을 별도로 세워뒀으며 행랑채끝의 목욕탕은 당대의 부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느끼게 한다.김안균 가옥 건너편의 이배원 가옥도 지나칠 수 없는 가옥중 하나다. 이들 삼부자집중 가장 먼저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현재 원불교 교당으로 이용되고 있다.이배원의 장남 이집천씨가 함라산 숭림사 현판을 쓴 장본인이다.인적이 드문듯 사라진 생동감과 활기잃은 생명력에 아쉬움이 앞선다. 내부 구석구석을 찾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려본다. 다채롭고도 볼거리로 즐비한 가옥으로 꾸며졌으면 하는 생각도 앞선다.익산시는 지난 2008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농촌 관광을 위한 함라한옥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 옛명성을 되찾는데 주력할 방침이다.접안시절 설계용역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사업 착공에 돌입하게 된다.가옥들을 전면 재보수하고 주차장, 공연광장 등을 조성하는 한편 옛날의 거리와 맛집 등이 복원된다.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담장길도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문화재청으로부터 해마다 1억여원씩 지원돼 보수가 한창이다.함라면은 조선 태종9년 용안현과 합하여 안열현으로 불리다 7년뒤 다시 함열현으로, 이후 조선 500백년동안 현청 소재지로서 관아가 자리했다.1985년(고종 32년) 함열군으로,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따라 익산군 함라면으로, 1995년 도농통합으로 익산시 함라면으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곳이다.평소 평범한 가옥으로 지나쳤던 함라 삼부집을 둘러보면서 재삼 보전의 가치를 느끼게됐다.

  • 주말
  • 장세용
  • 2010.07.15 23:02

[맛&여행] (18)새만금 비응항~가력도 자전거 하이킹

<< 본보는 지난 5월8일 자전거로 세계 최장의 새만금방조제(33.9㎞)를 시험 운행한 뒤, '새만금 방문을 기념하는 자전거 및 도보 완주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북도민의 꿈이자 대한민국의 미래인 새만금을 자전거 및 도보 여행의 명소로 만들자는 작은 외침이었다. 스쳐지나가는 곳이 아닌 체류형 관광지로 전환도 이끌고 싶었다.이같은 제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군산시는 곧바로 완주증 제작에 나서, 지난 6월25일 드디어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 전북일보 기자 3명은 25일 군산시산악자전거연맹 회원들과 함께 새롭게 생긴 그 땅의 넉넉함에 의지하며 완주증에 표기된 60㎞ 가량의 왕복코스(비응항 관광안내소∼신시도∼가력도∼비응항 관광안내소)를 힘차게 달렸다. 어설픈 도전자들은 연맹 회원들보다 30분 가량 늦은 3시간30분만에 완주증을 목에 걸었다.7월1일부터 본격 도입되는 방조제 완주증. 자전거 및 도보 여행자들이여! 19년(1991년 11월∼2010년 4월27일)만에 준공된 그 길에서 값진 땀을 흘려보는 것은 어떤가. 이 코스는 소중한 추억과 자신감을 선사할 것이다. >>김경모·조동식·홍성오 기자는 보통의 자전거 바퀴(사이즈 26인치) 보다 작은 일명 '미니벨로(16∼20인치)'로, 오후 2시40분께 완주증의 출발점인 새만금방조제 비응항 관광안내소에 섰다.'그 자전거로는 힘들텐데….' 저전거 전문가들로 구성된 군산시산악자전거연맹 송준기 회장과 회원들은 걱정스런 눈빛이다. 나름 대장정인데 작은 자전거로 나선 '무지(無知)하게 용감한(?)' 기자들과 그 도전에 힘을 보태고자 참석한 연맹 회원들, 새만금방조제 완주는 그렇게 시작됐다.미니벨로 3대는 시원시원하게 전진하는듯 했다. 머릿속에 자리한 질주 본능이 심장, 두다리, 페달로 자연스럽게 되살아나 쾌속 질주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연맹 회원들이 자신들의 정상 속도(시속 30㎞ 정도)를 포기한 채 완주내내 시속 20∼24㎞로 보조를 맞췄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가력도에서 비응항 관광안내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그 착각은 여지없이 깨졌다. "자전거 바퀴가 작아서"라는 기자들의 변명이 샘 솟듯 뿜어져 나온다. 물론 바퀴 크기가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그 보다는 체력적인 부담이 더 작용했을 듯.어쨌든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 한가운데로 쭉 뻗은 방조제 길과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자전거는 신바람을 탔다. 목적지인 야미도와 신시도, 가력도가 자전거를 자꾸만 끌어당기는 것 같다.흥겨운 두바퀴는 새만금방조제의 지면과 함께 '쌩쌩∼쌩쌩∼' 장단을 이어갔고, 안장 위에서 바라본 섬들의 풍경은 시시각각 달라졌다. 야미도와 신시도 등 매혹적인 섬들의 속살이 보일듯 말듯 아슬아슬하다.특히 신라말기 동방 최고의 문장가이자 유불선 3교를 겸비한 지성의 선구자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의 신시도 발자취는 신비로움을 더해 준다. 신시도의 고운 단풍이 달빛 그림자와 함께 바다에 비친다는 월영단풍(月影丹楓). 신시도는 최치원 선생의 글 읽는 소리가 남아 있는 섬으로 전해지고 있다. 월영단풍에 반한 최치원은 배를 타고 신시도에 도착해 월영봉에 올라 그 곳을 월영대라 칭하고 돌담을 쌓아 거처를 만들었고, 글 읽는 소리는 중국까지 들렸다고 한다.그 신시도에서 자전거 여행가들은 '완주증 확인도장'을 찍기 위해 잠시 멈췄다. 감히 최치원 선생의 글 읽는 소리에 견줄 수는 없지만, 시대를 달리한 여행가들은 "새만금 관광이 중국에까지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 는 바람을 가져본 뒤 다시 길을 나선다.관광객과 등산객이 몰리는 신시도를 지나 그 옆에 위치한 배수갑문에 이르자, 그 웅장함에 자전거가 자꾸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지루한 코스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라이딩은 이래서 더욱 흥분되나 보다. 아쉽게도 방조제 끝인 부안 새만금전시관까지는 자전거가 닿을 수 없다. 공사가 한창이라, 코스에 포함되지 않은 것.가력도에서 돌아선 두바퀴는 새만금 내부개발이 이뤄질 수면을 스치며 다시 출발점으로 향했다. 차량이 통제된 하부도로에는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진 자전거 여행가들과 거친 맞바람만이 묵묵히 동행한다. 연맹 회원들을 제외한 3명의 속도는 시속 22㎞에서 16∼18㎞로 뚝 떨어졌다.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새로운 감흥이 밀려온다. 바쁜 일이 없어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도, 그냥 정신없이 달리는 속도전의 시대. 느리면 느릴수록 그 풍경이 눈과 가슴 속에 더욱 깊게 새겨지는 것 아닌가. 느림의 미학, 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위안 삼아본다.

  • 주말
  • 홍성오
  • 2010.07.01 23:02

[맛&여행] (17)부안 변산반도 고슴도치섬 '위도'

파도와 섬이 부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6월로 잡혀진'기자와 함께 떠나는 주말여행'기사를 준비해야 했던 기자는 찜할 여행지를 두고 한동안 고민한 끝에 일찌감치 지난 5월 11일 부안 위도(蝟島)행을 결행했다.위도를 택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학창시절 조선중기 허 균이 사회모순을 비판한 조선시대 대표적 걸작인 소설 홍길동전에서 꿈꾸었던 유토피아 율도국의 실제모델로 각인되어 여러 단상을 불러 일으켰고 독자들에게 권할 여름 여행지로 결코 손색이 없을 듯 했으며 기자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 곳곳 속살을 매만져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스토리가 많은 환상의 섬여행 당일 오전 9시 격포항을 출항하는 여객선에 자가용도 함께 실었다.위도에 버스와 택시가 각 1대씩 운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중교통수단으로는 가고싶은 곳을 제때 가는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편도 7700원 이용요금이외에 자동차 운반비 2만5000원을 별도 지불해야 했다.격포항에서 14㎞ 떨어진 위도 파장금항까지 여객선은 2개선사에서 4회 운행하는 동절기와 달리 하절기에는 8회 운행함에 따라 배편 이용시간 선택은 빡빡하지 않고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여객선이 짙푸른 바다에 흰포말을 일으키며 격포항을 미끄러지듯 빠져나오자 30~40마리의 갈매기들이 반기듯 배후미에서 군무(群舞)를 벌여 수년만의 섬여행기분을 들뜨게 했다.갈매기들이 고깃배도 아닌 여객선을 출항후 30여분 동안이나 뒤따랐던 것은 승객들이 과자봉지를 사 과자를 손에 들고 갈매기를 유혹한 데 길들여진 탓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로 접어들자 일상생활에서 쌓여온 온갖 시름과 스트레스가 시원한 바다바람에 실려 확 날아가는듯 했다.갈매기들이 여객선 환송을 접고 사라질 무렵쯤 됐을까 서해훼리호 침몰사건 당시 언론을 통 해 섬이름이 널리 알려진 임수도가 시야에 들어왔다.서해훼리호 침몰사건은 1993년 10월 10일 오전 10시 10분경에는 362명을 태우고 위도 파장금을 떠나 격포항으로 향하던 서해훼리호가 10여분만에 임수도 부근에서 침몰해 292명이 희생된 사건.격포와 위도사이 떠 있는 임수도는 그 당시 사건을 지켜본 아픔을 간직한듯 했다.임수도를 비켜가자 위도가 저 멀리서 성큼 성큼 다가왔다.고슴도치 형상의 섬이라 해서 고슴도치 위(蝟)와 섬 도(島)를 따 위도란 지명이 붙여졌다고 하기에 그 형상을 맞춰보려 했지만 공중이 아닌 해상에선 무리였다.200~300m 앞 방파제 부근 여객선위에서 위도의 관문인 파장금항은 흑산도·연평도와 함께 서해 3대 파시로 유명했던 과거 북적거림과 시끄러움은 찾아볼수 없고 너무 한가하고 조용한 어항으로 남아있었다.조기어장인 칠산어장의 중심지로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해마다 봄·가을이면 조기떼가 몰려들고 그럴때면 전국 각지에서 고깃배와 장삿꾼들이 몰려들어 파시(波市)가 들어섰 던 파장금항 아니었던가.파장금항에 도착한 시간은 9시 50분으로 격포항에서 50분이 소요됐다.꼭 7년전 취재차 위도에 왔던 기억이 났다.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유가가 상승하자 유가절약을 위해 여객선 속도를 낮춰 운행하고 있다는 선사(船社)측의 설명은 금융위기 파장이 여전함을 실감케 했다.지난 2003년 위도 주민들사이에선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유치추진위원회가 구성됐었다.방폐장 적지의 하나로 부상됐던 위도 주민들은 새만금사업이후 조류변화와 갯벌퇴적·영광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 영향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생업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방폐장유치를 추진했었던 것.그 당시 기자는 방폐장 유치추진위원장인 정영복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위도에 들어왔었다.◆ 파시는 옛말 관광섬으로 변모위도를 본격 둘러보기에 앞서 여행지도 등을 얻기 위해 위도면사무소에 들렀다.이형철 부면장은 "위도는 서울 여의도 1.35배인 11.41㎢면적에 1970년대초반까지만 해도 7000여명의 인구가 살았으나 현재는 1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어장쇠퇴와 서해훼리호침몰사건 등이 인구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들려줬다.이 부면장은 "그러나 기암괴석과 빼어난 해안 풍경 등 천혜 비경이 살아있는 환상의 섬이면서 역사와 문화, 애환을 간직한 스토리가 많은 섬이기에 육지사람들을 끊임없이 흡입하고 있다"고 친절한 설명을 이어갔다.면사무소를 나와 서해훼리호 참사후 개설된 관광순환도로로 차를 진입시켰다.새소리·파도소리·바람소리를 함께 접할수 있는 연장 30여㎞의 관광순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환상적이었다.또 환경오염이 거의 없는 위도 곳곳의 비경을 드러내줬다.비취색의 바다와 기암괴석·부속섬들의 조화는 형언하기 어려운 경관을 만들어내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벌금리 용멀은 자연의 신비감을 느끼게 하는 격포 채석강을 옮겨다 놓은듯 했다.대리에는 중요무형문화제 82호로 지정된 위도띠뱃놀이 전수관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었다.위도띠뱃놀이 보존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안수 대리어촌계장은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흗날 풍어를 빌고 마을안녕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리는 위도띠뱃놀이는 160~170년 전부터 원형을 지켜와 동아시아 최고 풍어제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서해훼리호사건 원혼들의 넋을 추모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진리에 세워진 위령탑은 정금도 앞바다를 외롭게 내려다 보고 있어 방문객의 마음을 처연하게 했다.우럭과 놀래미·감성돔·농어등이 잘 잡혀 낚시꾼의 천국으로 유명해진 위도는 희귀식물과 각종 바다생물이 곳곳에 분포돼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지고 해발 255m 망월봉을 중심으로 바다를 바라보면서 스트레스를 확 날려보내기 좋은 등산코스가 개발돼 낚시·등산·생태탐사를 겸한 관광지로 더욱 각광 받아 새로운 희망을 꿈꿀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6시간의 체류로는 위도의 진면목을 보기엔 부족했다.다음기회엔 꼭 1박 2일코스로 들어와 위도의 멋과 맛을 제대로 느끼자고 다짐하면서 아쉬움속에 격포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 주말
  • 홍동기
  • 2010.06.17 23:02

[맛&여행] (16)'자전거 천국' 군산 선유도

군산시 옥도면 고군산군도(16개 유인도·47개 무인도) 가운데 가장 중심이면서 또한 가장 아름다운 섬인 선유도(仙遊島). 오죽했으면 신선들이 머물며 놀다간 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한폭의 수묵화로 다가온 도가풍의 은은한 이름 선·유·도. 이 곳은 이제 '자전거 천국'으로 불리운다. 신선들의 섬에 두고온 두바퀴의 달콤한 여유, 그 섬이 자꾸만 발길을 붙잡는다.지난 5일 이른 아침, 무거운 눈꺼풀을 가까스로 올리고 전주에서 군산 연안여객선터미널로 향했습니다. 그 풍경이 부드럽기 그지없는 선유도에서 하이킹을 즐기려는 욕심이 발동했나 봅니다.든든한 동반자도 생겼습니다. 자전거에 입문한지 10일째된 회사 선배. 차량에 자전거를 싣는 폼이 꽤 능숙해졌습니다. 여객선 왕복 티켓은 연안여객선터미널(063-472-2727)에 문의해 예약했고, 오전 10시 군산을 출발한 그 배는 1시간30분 가량 잔잔한 서해바다를 헤쳐나갔습니다. 대체로 섬을 왕래하는 배들이 사람과 차량을 함께 실어나르는데, 선유도 여객선은 사람만 골라 태웁니다. 대신 자전거는 가능한데, 운임 비용은 3000원, 말만 잘하면 무료랍니다. 다른 자전거 여행가들도 이 비용은 지불하지 않았다고 귀뜸합니다.선유도 선착장에 들어서자, 자전거 하이킹의 낭만이 잔뜩 묻어납니다.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없고 기껏해야 골프장에서나 쓰이는 전동카, 오토바이, 민박집에서 운행하는 몇대의 차량들이 전부이니까요. 섬 구석구석을 둘러보기에는 역시 자전거가 제격이겠죠. 자전거 대여점이 선착장 입구 등지에 자리한 것도 이 때문. 오르막이 거의없는 평지에 가까워 힘들이지 않고 소중한 하이킹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자전거 천국은 이래서만 붙여진 게 아닌 듯 싶습니다. 해안을 따라 10분쯤 달리자 명사십리로 유명한 선유도 해수욕장이 반기더군요.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는 낙조로 유명한 이 곳은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곱고 아름다운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어요. 그 옆에 귀양온 선비가 임금을 그리워하다가 그만 굳어져 바위산이 됐다는 '망주봉(152m)'이 오랜 세월 자연과 무언의 정담을 나누고 있습니다.여름철 큰 비가 내리면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7∼8개의 물줄기가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는데, 이날 날씨가 너무 화창해 그 기회는 놓쳤습니다. 일직선에 가까운 1.2㎞의 해수욕장 도로에서 마음껏 페달을 밟으면 선유도의 멋진 풍광이 계속해 스쳐 지나갑니다.선유도는 이웃한 장자도, 무녀도, 대장도와 함께 다리로 연결돼 있습니다. 차량통행이 불가능한 작은 다리는 자전거를 최고의 교통수단으로 만드는데 한몫했죠.자전거코스는 선착장을 중심으로 크게 3개로 나뉩니다.A코스(약 3.7㎞)는 선착장∼평사낙안∼명사십리∼초분공원∼장자대교∼낙조대∼장자도포구∼대장교∼대장도(장자할매바위). 장자대교를 달리는 두바퀴는 하늘과 바다의 중간에 떠있는 듯한 아찔한 모습입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몸을 떠밀어 어느새 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장자할매바위에 이르게 됩니다. 과거보러 간 남편을 기다리다 등에 업은 아들과 함께 돌이 되어버렸다는 슬픈 전설의 장자할매바위, 그래서인지 자전거는 더이상 길을 묻지도 찾지도 못한 채 방향을 돌려야만 합니다.B코스(약 4.7㎞)는 선착장∼평사낙안∼명사십리∼망주봉∼신기리(포구, 몽돌밭)∼전월리(갈대밭, 포구)∼남악리(몽돌해수욕장). 망주봉 앞 은빛 모래톱에 뿌리를 내린 수령 미상의 팽나무 한그루가 내려앉은 기러기 형상과 같다하여 불려진 평사낙안, 갈대밭길, 미로에 숨겨놓은 것 같은 아담한 몽돌해수욕장은 꼭 가야만 할 길처럼 여겨집니다. 인적은 드물지만, 청아한 파도 소리와 함께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C코스(약 4.3㎞)는 선착장∼장승∼통계마을(옥돌해수욕장, 기암괴석)∼선유대교∼무녀도(모감주나무 군락지)∼무녀1구(포구, 갈대밭, 염전)∼무녀2구(포구, 대나무 숲, 우물). 여객선을 타고 들어올 때 보았던 선유대교를 지나면, 무당이 상을 차려놓고 춤을 추는 모양이라해서 붙여진 무녀도에 닿습니다. 물 빠진 갯벌 탓인지, 조용한 어촌마을의 풍경이 을씨년스럽고 밋밋해서인지, 무녀도에서 자전거의 무게가 더욱 느껴집니다.자전거는 다시 여행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지점인 선착장에 멈췄습니다. 1만원선의 갑오징어 회에 소주 한잔을 기울인 뒤 군산으로 향하는데, 멀어져가는 선유도는 또 육감적인 몸매와 함께 달콤한 여유로 유혹합니다.어쩌나, 어쩌나! 안타까운 한숨이 짙게 베어져 나오지만, 나중을 또 기약해봅니다. 선유도야, 기다려다오!

  • 주말
  • 홍성오
  • 2010.06.10 23:02

[맛&여행] ⑮전남 담양 '소쇄원'

17세였다. 양산보(1503년~1557년)는 약관을 맞기도 전에 스승인 조광조의 죽음을 경험하고 낙향했다. 그는 기묘사화에 연루된 스승이 귀양간 지 한 달만에 사약을 받은 일을 지켜보며 평생 벼슬길에 나가지 않기로 결심한다.당숙과 조광조가 동문수학한 인연으로 15세 때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유학, 조광조의 문하생으로 들어간 지 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제주 양씨였던 그는 전남 담양군 남면에 아버지가 개척한 마을인 창암촌에 20년 동안 '무릉도원'을 만든다. 어릴 적 거닐던 계곡을 중심으로 소쇄원(瀟灑園)을 짓는다.자신은 가산이 많지 않았지만 이종형인 면양 송순과 당시 광주지역의 재력가였던 사촌 매부 김윤제 등의 도움으로 소쇄원을 건립했다.소쇄공 양산보는 평생 소쇄원에서 학문을 연구하며 명망있는 학자와 교류, 처사(處士)라는 호칭을 얻는다.지난달 28일 약간 흐린 날씨에 찾은 전남 담양군 남면 소쇄원. 현재 조선 중기 최고의 원림(정원은 일본식 표현으로 원림을 사용)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4600㎡가 조금 넘는 면적으로 넉넉하게 한 시간이면 소쇄원과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소쇄원에 들어서자 대나무의 고장답게 입구부터 대나무 숲이 눈길을 끌었다. 양쪽 대나무 숲 사이로 걸으니 시원한 바람이 절로 얼굴을 스친다. 오른편에 난 작은 개천에는 오리 5마리가 여유롭게 실개천을 거닐고 있었다. 왼편의 대나무 숲에는 오골계가 방목되었다.'어른 1000원(단체 800원), 청소년·군경 700원(단체 500원), 어린이 500원(단체 300원)'의 관람료 안내판을 지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50m 가량 올라가니 오른편에 소쇄원을 조성한 양산보의 후손이 살고 있는 관리사가 보였다.이내 마음을 사로 잡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내원과 외원을 가르는 담장 왼편으로 소쇄원을 가로지르는 계곡이 펼쳐졌다. 계곡 양 편으로 소나무·단풍나무·매화 등이 곳곳에 어우러지고 그 사이를 다람쥐가 분주하게 다녔다.자연 계곡을 집 안에 끌어들인 정경은 그야말로 신선이 사는 곳이었다. 절로 시가 나올 듯했다.붕당의 피바람을 피하기 위해 출사하지 않고 자신만의 무릉도원에서 이상향을 꿈꿨던 양산보의 삶이 읽혀지기도 했다.좀더 오르니 오곡문(五曲門)이 보였다. 북쪽의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오곡문 담장을 지나 소쇄원 안 계곡으로 흘러들었다. 오곡문은 500년 동안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다고 한다.현재는 2채의 기와 정자가 남아있지만 조성 당시에는 12채 정도였다고 한다. 정유재란 때 오곡문 담장을 빼고는 모두 불 타 손자인 양천운이 다시 중건하기도 했다. 이후 양산보의 5대손인 양경지가 흩어진 소쇄원 관련 문헌을 정리하고 원래대로 복구했다. 우암 송시열의 글씨를 받아 현재 남아있는 제월당(霽月堂)·광풍각(光風閣) 등의 현판을 제작해 더욱 이름을 높였다.제월당은 '비 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뜻으로 주인이 기거하던 곳이며, 광풍각은 비온 뒤 해가 뜨면 부는 시원한 바람'이라는 의미의 사랑방이었다. 제월당과 광풍각 사이의 협문은 어른이 고개를 숙여야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겸손하라는 뜻이 담겨있었다. 계곡 한 켠 경사진 면에 자리 잡은 광풍각에서 불을 때면 연기가 계곡 물 위로 피어올라 장관을 연출, 운치를 더했다고 한다.이날은 평일인데도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과 단체 관람객 등이 눈에 띄었다. 이연희씨(47·진주시 평거동)는 소쇄원 방문이 세 번째라고 했다. 그는 "올 때마다 다른 느낌이다. 최근 문화재를 재현한 곳은 인공적이지만 여기는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곳이어서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면서 "자연을 그대로 유지, 느림과 풍경의 미학을 느끼고 간다"는 감상평을 전했다.문화관광해설사인 박수령씨는 "소쇄원은 지난 1925년 일본에서 열린 정원 박람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면서 "소쇄원은 가을 단풍이 들었을 때와 눈이 온 겨울날의 절경이 가장 빼어나다"고 소개했다.한편 소쇄원은 지난 4월19일부터 관리 주체가 담양군으로 바뀌었다. 문화재청이 사적 304호인 소쇄원의 관리 주체로 담양군을 지정하면서 양산보의 후손과 담양군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소쇄원을 나서는 길, 장을 보고 소쇄원으로 들어오는 14대 종부 심효경씨(74)를 만났다. 그는 50년을 꼬박 야트막한 길을 오르내렸지만 "나는 별거 아니다. 십대에 시집와서 약 100년 동안 오르락 내리락 한 사람도 있다"며 "이제껏 우리 조상이 했듯이 우리가 소쇄원을 지키고 가꾸는 것은 당연한 후손의 의무다"고 밝혔다.양산보는 후손에게 "이 동산을 남에게 팔거나 양도하지 말고 어리석은 후손에게 물려주지 말며, 후손 어느 한 사람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유훈을 남겼다. 조상의 유훈을 지키는 후손의 노력이 소쇄원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 주말
  • 이세명
  • 2010.06.03 23:02

[맛&여행] ⑭새만금 방조제 입구에 위치한 비응항구

고군산군도와 변산반도를 연결하는 서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이 될 새만금 방조제의 관문인 비응항의 건설 역사는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폐항 위기에 직면해 있던 비응항은 자그마한 보잘것 없는 지방어항이었다.그러나 군산시민들은 어선이 국제무역항인 군산항에 드나들면서 많은 위험을 안고 있고 고군산군도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어선들이 인근 보령항이나 격포항에서 활어를 위판해 군산 수산경제를 침체시키는 요인으로 대두됐던 점을 감안,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키 위해 비응항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결국 10만명의 서명운동이 벌어졌고 당시 군산시와 군산상의는 물론 채영석, 강현욱 국회의원 등 정치권도 힘을 합해 오늘날의 비응항이 탄생됐다. 군산 시민들의 위대함과 땀 및 열정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비응항이다.지난 2003년 육지부 49만5000㎡(15만평), 수면 16만5000㎡(5만평) 등 총 66만㎡(20만평)규모로 착공, 2007년에 준공된 비응항은 전국에서 최초로 관광 개념이 도입된 어항답게 곳곳에 볼거리가 넘실거린다.지난 주말인 15일 새만금 방조제 입구에 위치한 비응항을 찾았다.세계 최장의 33km를 자랑하는 새만금 방조제가 지난달 27일 개통되면서 전국에서 몰려 온 각종 관광버스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군산 도심에서 20여km 떨어진 비응항은 군산의 땅끝(土末)지역으로 군산항의 준설토로 매립돼 조성된 약 2310만㎡(700만평규모)인 국가공단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비응항에 들어서자 곳곳에 각종 건축공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지만 바닷길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걸으면서 고군산군도를 품은 탁트인 서해바다를 바라다 보니 일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졌다.또한 싱그러운 서해바다와 함께 낙조를 조망하고 바다내음을 맡으면서 어선과 어부, 그리고 위판 현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삶의 소리는 절망과 좌절을 겪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삶의 의욕을 되살아나게 하기에 충분했다.특히 저녁 무렵 태양이 하루의 고단함을 가지고 바다로 숨어가기 직전에 만들어낸 불그스레한 낙조는 나를 무아지경으로 빠져 들게 했고 신(神)이 만든 예술작품이라는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자연스레 탄성이 나왔다.마치 천국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져 더 이상 바랄게 없는 것 같은 포만감이 들었다.또 신시도·선유도·방축도 등 처녀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에 비유되는 천혜의 관광자원인 고군산군도가 넘실대는 파도속에 눈에 들어왔다.비응도 안쪽길로 접어드니 고군산군도를 유람할 수 있는 유람선이 오가고 있었다. 한폭의 그림이었다.내측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대형 수산물센터 등 각종 횟집들이 반겼다. 수족관에는 고군산군도의 서해안을 대표하는 청정지역에서 잡힌 광어, 도미, 꽃게, 멍게, 우럭 등 싱싱한 해산물들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신축 중인 '아리울 아침바다' 회센터가 눈길을 끌었다.이 회센터는 주차공간도 충분한데다 지하층을 포함, 총 6층 건물로 건축되고 있었다.한꺼번에 총 350여대 이상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9900㎡(3000평)규모의 공용주차장과 연접해 있는데다 지하 1층에 50대를 주차할 공간을 마련한다고 한다.이 회센터는 지상 1·2층은 수산물센터, 지상 3·4·5층은 각 층마다 600석~700석의 식당을 겸비해 일시에 200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다. 1층과 2층에서 횟감을 떠 3·4·5층에서 즐기면 된다고 하니 엄청나다.특히 1층에서 5층까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는 물론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게다가 이 회센터는 싱싱한 수산물을 저가로 공급하기 위해 4290㎡(1300평)의 수산물 공급센터 부지를 확보해 놓고 있었다.오는 9월에 이 회센터가 준공되면 이 건물 옥상에서는 서해바다는 물론 비응어항·고군산군도·새만금 방조제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비응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됐다.공휴일과 토요일, 일요일에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많은 대형 숙박시설은 물론 횟집센터가 들어서 비응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숙박하고 싱싱한 수산물을 즐기면서 모든 근심과 인생의 고단함을 내려 놓고 돌아 갔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비응항에 멋진 건물이 들어서 화려한 야경과 접목된다면 이색적인 밤 풍경으로 화려한 빛의 향연과 생동감이 넘치는 조명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의 밤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 주말
  • 안봉호
  • 2010.05.20 23:02

[맛&여행] ⑬충남 서천 홍원항

봄이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간신히 찾아온 봄.어렵게 만난 봄마중을 하고 싶어졌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지칠 대로 지친 몸을 흔들어 깨워야 했기 때문이다.그리 길지 않은 봄, 그 싱그러움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소박한 여행을 떠났다.바람이 좋고 기왕이면 경치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있다면 더욱 좋은 그런 곳.무작정 바다로 떠나자고 마음 먹었다. 겨울을 갓 벗어난 바다….고민 끝에 정한 목적지는 바다 휴양지로 유명하다는 충청남도 서천군의 홍원항.4월의 싱그러움과 바다의 싱싱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찬사를 받는 곳이다. 사계절 내내 수산물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온다는 보물섬이기도 하다. 사실, 남들에겐 유명했지만 내겐 그저 생소하기만 한 이 곳이 이유없이 끌렸다. 사진 속의 파란 바다 그리고 빨간 등대가 빨리 보고 싶어졌다.◆ 먹을거리,볼거리고속도로에 차를 얹고 보니 봄을 찾아 떠난 사람이 제법 많았다. 얼마 만의 햇살 좋은 주말이었는지.늦은 출발에 예상보다 조금 길어진 이동 시간까지, 점심 시간을 한참 넘어서야 도착했다. 숨어있던 바다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자 왠지모를 설렘에 기분이 좋아졌다. 2시간 정도의 이동 시간은 도로 주변의 낯선 풍경을 감상하느라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좁디 좁은 길을 헤치고 홍원항 입구로 들어섰다. 아기자기한 바닷가를 마주하고 줄지어 선 10여 곳의 횟집이 눈에 들어왔다. 멋진 펜션도 보였다. 방파제를 따라 걷다보니 그저 그런 산도, 낡은 어선들도 특별한 느낌이 묻어나는 듯 했다. 방파제 끝 빨간 등대를 보고는 괜한 반가움에 방방 뛰며 호들갑 좀 떨어줬더랬다.'좋다~좋아!'마냥 한적할 줄 알았던 작은 어촌 마을이 생각보다 사람도 많고 크고 작은 배도 제법 정박해 있었다. 바다에 쏟아지는 햇살을 넋놓고 바라보니 복잡한 머릿속도 정리가 되는 듯 했다.아무리 유명한 볼거리가 많은 곳도 '더' 유명한 먹을거리가 보태지지 않으면 서운한 법.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회센타 앞을 어슬렁거렸다. 빨간 바구니 수십 개가 줄지어 놓여 있고, 그 안에는 온갖 생선들이 파닥거리고 있었다."쫄깃한 횟감들이로구나!"이 놈 저 놈 물어가며 흥정 끝에 광어 한 마리를 골랐다. 1층 문 앞에서 횟감을 직접 고르면 2층에서 회를 먹을 수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진 광어회. 비릿한 횟집의 냄새와 바다 냄새도 잊을 만큼 고소한 식감에 황홀하기까지 했다. 뭉툭하게 썰어 멋없게 담긴 투박함도 이곳만의 매력인 것 같았다.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한껏 들뜬 기분으로 나서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5월 중순이면 마량 포구서 자연산 광어, 도미 축제도 해요"라며 귀띔했다.그 순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럼, 그때 또 올게요!"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해산물이 넘쳐나 자연스럽게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는 홍원항 인근에서는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특히, 주꾸미 맛이 절정인 3월과 4월에는 '주꾸미 샤브샤브'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했다. 혹자는 이 맛을 두고 '안 먹어 봤으면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별미 중의 별미.4월 말, 주꾸미가 '끝물'이긴 하지만 맛이라도 보자는 욕심에 해질녘, 주꾸미를 찾아 다시 회센터로 발길을 돌렸다.홍원항의 대세는 '주꾸미 샤브샤브'.샤브샤브를 부르짖으며 낮에 찾았던 횟집에 갔다. 바닷바람은 밤이 되자 더 거세졌다. 으슬으슬 떨고 나니 갑자기 빨간 양념에 지글지글 볶아 먹는 주꾸미 볶음이 간절했다. 메뉴를 주꾸미 볶음으로 바꿨다.한 상 가득 나온 주꾸미 볶음은 다리 하나만 집어 먹었을 뿐인데도 봄이 입안에 가득 담긴 듯 했다. 매콤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다. 며칠만 일찍 왔더라면 더 맛있는 주꾸미를 맛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니 아쉬웠다.반나절의 소박한 여행이었지만 한 손에 잡힐 듯 작은 마을이라 구석구석 알차게 둘러볼 수 있었던 것 같다.그리고 통통한 숏다리 주꾸미, 알찬 네 놈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펄떡이는 봄맛을 전해준 홍원항 너도!◆ 홍원항은춘장대 해수욕장과 동백정의 언덕 사이로 움푹 들어간 항구다. 방파제와 선착장, 물량장 등이 있는데, 한 번에 항구의 전경을 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작아 한 손에도 잡힐 것 같다.서해의 주요 어장인 외연도와 연도 어장에서 가장 가깝고 서해안 항구 중에서는 유달리 조수간만의 차가 적은 편이라 어선들의 출입이 많다.전남 광양항과 더불어 전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매년 9월 말부터 약2주 동안 '서천 전어축제'가 열린다. 이때 먹는 전어구이 때문에 가출한 며느리들이 '진짜' 돌아왔다는 믿거나말거나 하는 얘기도 전해진다고.워낙 수산물이 많은 지역이라 낚시꾼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야경을 찾아 최근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다시 말해, 홍원항은 '낙엽이 질 때쯤 연인과 함께 와서 전어 구이를 맛있게 먹으면 좋을 그런 곳'이 되겠다.◆ 어떻게 가나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의 홍원항은 전주에서 자가용으로 1시간 30분 안팎이면 도착한다.전주를 벗어나 동군산 나들목을 타 시원하게 뚫린 서해안 고속도로를 20분 가량 내달리면 금세 춘장대 나들목까지 돌아 나온다. 이어 춘장대 해수욕장 방면으로 성내 사거리를 거쳐 바다를 향해 10km남짓 가면 길 끝에 움푹 들어간 홍원항이 나타난다.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전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천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소요 시간은 2시간, 요금은 성인 기준 5600원.

  • 주말
  • 백세리
  • 2010.05.06 23:02

[맛&여행] 진안홍삼스파

지난해 7월 마이산 자락에 개장했던 진안홍삼스파는 홍삼을 주제로 한 음양오행 프로그램이 진행된다.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2층에 올라가면 가운데 커다란 풀에서 아쿠아테라피를 받는다. 워터젯 에어버블 넥샤워 등 수압을 이용하는, 다양한 기구로 몸의 피로를 푼다.이후 옆에 있는 어두운 풀에 들어간 뒤 목과 종아리에 튜브를 걸치고 물위에 편안히 누워 몸을 이완시킨다.같은 층에는 건초테라피 습식서멀테라피 버블감성테라피를 받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건초테라피는 마른 약초 위에 흰 천을 깔고 누워 약초의 향을 몸으로 흠뻑 빨아들이는 곳이다.습식서멀테라피는 따뜻한 돌 의자에 앉아 얼굴과 몸에 홍삼팩을 하는 곳인데 머리 위에서 안개샤워에 이어 소나기샤워가 쏟아져 온몸을 개운하게 해 준다.버블감성테라피는 진안홍삼스파가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버블탕이다. 따뜻한 돌의자에 누워 있으면 바닥에서 거품이 차오르기 시작한다.온몸을 다 덮을 정도로 차오른 거품으로 마사지를 하고 있으면 천장의 샤워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쏟아지며 몸을 상쾌하게 닦아 준다. 버블감성테라피는 하루 3회만 운영된다.입장료 3만9,000원. 진안홍삼스파 옆에는 26개의 객실을 갖춘 숙박 시설 홍삼빌이 있다. 2인실은 1박에 8만원, 4인실은 10만원. www.redjinsengspa.kr 1588_7597.

  • 주말
  • 이재문
  • 2010.04.22 23:02

[맛&여행] ⑪전국 벚꽃의 종착역 '진안 마이산'

일찌감치 목련과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린 데 이어, 벚꽃이 수줍은 꽃비를 뿌리고 있다. 하지만 가슴 설레이는 '봄의 향연'도 이젠 끝물. 상춘객들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그래서일까. 전국 벚꽃의 마지막 종착역인 진안 마이산 벚꽃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예년보다 이르게 피던 마이산 벚꽃이 때마침 하얀 속살을 드러다. 전례없던 잦은 봄비 등 꽃샘추위 덕분이다.사람들은 '벚꽃은 두 번을 보아야 제격'이라고 말한다. 만개 시 화사함이 있고, 꽃이 질 때 눈 같은 풍요로움이 있어서다.벚꽃여행에 있어, 알아야 할 점은 벚꽃은 한번 흐드러지게 피었다 한꺼번에 지는 특성이다. 바로 뜨거워졌다 바로 식는 '냄비근성'과 같은 이 점을 잘 알고 길을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남부 마이산 입구∼탑사에 이르는 구간(2.5km)에 펼쳐진 30년생 1000여 그루의 벚꽃 길은 핑크빛으로 이미 물들기 시작했다. 24일께 그 절정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재래종인 산벚꽃으로 이뤄진 이 마이산 벚꽃은 깨끗하면서도 환상적인 꽃색깔로도 유명하다.특히 벚꽃길 옆으로 펼쳐지는 인공호수인 '탑영제'는 벚꽃길에 운치를 더한다. 탑영제는 마이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고인 '명경지수'로, 암마이봉과 벚꽃이 그대로 투영돼 황홀경을 자아내기 충분하다.터널처럼 뻗어있는 벚꽃나무 상단 사이로 수 놓아진 조명 덕에 늦은 밤까지 분홍빛 꽃잎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볼거리중 하나다.수 많은 여행작가들이 마이산 일대의 벚꽃길을 '우리나라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곳' 5선으로 꼽는 이유도 이같은 연유에서다.다른 지역 벚꽃보다 개화가 조금 더디므로 벚꽃을 놓쳤다면 올 봄 마이산 벚꽃을 볼 수 있는 마이산이 지금 제격이다.마이산 벚꽃길 만큼이나,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마이산 일대도 꽃길 여행의 한자락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벚꽃길을 감싸안고 있는 마이산이 새벽안개 속에서 홀연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백미는 시작된다. 이어 세모시로 곱게 단장한 숫마이봉과 암마이봉이 물안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사양제 수면에서 한 폭의 수묵화로 소곤소곤 정담을 나눈다.'千의 얼굴'을 가진 부부산. 진안고원의 중심에 우뚝 솟은 바위산이다. 여인네 형체를 꼭 빼 닮아 있는 이 마이산은 일찌감치 '호남의 영봉'으로 이름나 있다.그 경이로움은 80여기의 돌탑으로 이뤄진 탑사에서 절정에 이른다. 큰 돌을 쪼아낸 석공의 땀과 정성이 배여있는 다른 사찰과 다르게 정성과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성지이기 때문이다.1860년께 임실군 둔남면 둔덕리 효령대군 16대 손으로 태어난 이갑용 처사에 의해 무려 30여 년동안 쌓여진 이 돌탑은 만민의 죄를 속죄하는 뜻에서 축조됐다고 한다.신의 계시를 받아 쌓은 '신념의 탑'이여서일까. 탑사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중앙탑은 바람에 흔들릴 뿐 넘어지지 않는 신비함을 연출한다. 이를 목도한 관광객들이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한 대목이다.병풍역할을 하는 암마이봉 절벽에 숭숭 뚫려있는 벌집 모양의 자연동굴 또한 또 다른 볼거리. 타포니(tafoni)로 불리는 이 자연동굴은 역암이 풍화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현상이다.동서남북에서 본 모습 모두 다른 마이산의 천혜의 얼굴이 봄꽃 여행길을 재촉하고 있다.

  • 주말
  • 이재문
  • 2010.04.22 23:02

[맛&여행] ⑩구례 산동마을~섬진강 매화마을

바람이 분다. 처녀총각들의 가슴을 '콩닥'이게 하는 봄바람이다. 모든 것들이 생동할 때 짐을 꾸리는 것은 오묘한 맛이다. 그래서 봄에 만나면 색다른 여행지들이 매체에서 잇따라 소개된다.3월도 춘분을 지나 끄트머리에 접어들었다. 이즈음 남도의 양지에는 봄꽃이 다투어 피어오른다. 그중 백미는 단연 매화다.지난 주말 도내 편집기자들로 구성된 여행모임 ETC(Editer Tour Club)가 섬진강의 매화향기 따라 전남 광양시 매화마을로 봄마중에 나섰다.◆ 탐스럽게 꽃망을 터뜨린 매화마을꽃샘추위가 차갑기는 하지만 수런수런 번지는 봄기운을 이길 수 는 없는 법이다. 전남 광양 매화마을에는 이미 대자연의 봄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제14회 광양매화문화축제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미 끝났지만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핀 매화는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광양 섬진강 물길과 나란히 달리는 861번 지방도 변의 봄은 매화꽃으로 별천지를 이룬다. 매화가 군락을 이루고 그 매실 명인 홍쌍리 여사가 일군 12만여평 규모의 청매실농원이 있다. 농원이라기 보다는 꽃동산에 더 가까울 만큼 사계절 풍치가 빼어나다. 청매실농원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화나무 집단재배를 시작한 곳. 이곳에는 매실을 담은 장독 항아리 2500여개가 가지런히 정렬돼 있다. 따스한 봄 햇살을 가득 받은 장독에는 매실된장, 고추장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영화세트장의 매화마을꽃잎이 함박눈이 되어 내리는 매화마을의 광경은 인공적인 딱딱한 영화 세트장보다 시간의 흔적으로 만들어진 작은 오솔길과 산언덕 멀리 바라보이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영화인들이 찾고 있다.백매화, 홍매화, 청매화가 어지럽게 뒤썩인 매화마을은 서편제, 첫사랑, 북경반점, 다모, 천년학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였다.청매실농원 중간쯤 들어서면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찍은 초가집 세트장이 나온다. 이 초가집은 봄맞이 관광객들을 위해 막걸리와 파전, 도토리묵 등을 맛깔스러운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또한 전망대에 올라서면 문학동산 일대를 가득 덮은 매화꽃과 수려한 섬진강 풍경이 상춘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매화마을 주변 또 다른 볼거리시간이 넉넉하다보면 섬진강일대를 찾아보자.매화가 섬진강변을 수놓기 시작하면 구례 산동마을의 산수유 꽃도 이에 질세라 샛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먼저 핀 매화를 시샘이라도 하듯 산동면 일대의 크고 작은 마을은 콩알만큼 작고 샛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활짝 터뜨려 붓으로 노란 물감을 칠해 놓은 듯 하다.매화꽃과 산수유꽃이 지고나면 이 일대 국도는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광양매화마을 건너로 하동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구간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5km. 울긋불긋 꽃대궐이 따로 없다.이밖에도 드라마 토지 촬영지로 유명한 평사리 최참판댁, 지리산 8대 사찰 중 가장 큰 사찰인 화엄사의 우리나라 현존 최대 목조건물인 각황전 등 문화재를 볼 수 있다.◆ 일품 재첩국... 봄꽃도 식후경꽃피는 봄 상춘객을 즐겁게 하는 건 화려한 꽃과 함께 혀를 감동시키는 맛있는 음식들이다.광양 섬진강 매화마을 주변에서는 재첩국을 맛봐야한다. 재첩 진국 한 그릇에 보통 7,000원. 화개장터내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구수한 국물에 부추를 듬뿍 넣은 재첩국은 그야말로 천하일품이 따로 없다.또한 섬진강 하구인 망덕포구는 겨울에서 초봄까지 즐겨 먹는 벚굴이 유명하다. 100% 자연산인 벚굴은 어른 손바닥보다 크고 벚꽃이 필 때 가장 맛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섬진강변의 횟집에서 벚굴을 내놓는다.이밖에 백운산 아래 자생하는 참나무 숯과 한우 고기가 만나 유명해진 광양불고기, 석쇠에 부드러운 고기를 올려 구워내는데 말 그대로 고기가 살살 녹는다. 광양에서 나는 산마늘잎과 깻일말이, 묵은지, 매실 장아찌 등 밑반찬도 깔끔한다자! 따스한 봄볕이, 그윽한 꽃내음이 그립다면 섬진강 매화마을로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과 함께 달려갈 일이다.◆ 찾아가는 길전주에서 남원간 도로인 17번 국도를 40분가량 타다 구례 방향으로 새롭게 난 국도를 탄다. 이 도로를 이용 하동 하개마을로 한시간 가량 달리다보면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섬진강 매화마을에 진입한다. 목적지에 가는 중 샛노란 산수유 꽃으로 만개한 구례 산동마을은 또 다른 여행의 맛을 제공한다.네비케이션을 이용할 경우 전남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을 입력하면 된다. 차만 밀리지 않는다면 1시간 30분안에 도착할 수 있어 섬진강 주변 볼거리와 함께 하루코스로 멋진 여행을 기대해도 좋다.▲전주 17번국도~임실~남원 19번국도~구례~하동 화개마을~남도대교 건너 좌회전~16㎞◆ ETC(Editer Tour Club)는 전북 편집기자협회 회원들로 구성된 여행을 사랑하는 모임이다. 지난달 18일 발족해 회장인 전라일보 최병호 차장을 비롯 편집기자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3일 전남 광양 섬진강매화마을 여행을 시작으로 푸른전주 운동본부와 함께하는 생태기행, 둘레길 탐방 등 월 2회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또한 블로그( http://blog.naver.com/cbh500)를 운영해 산과 계곡, 바다, 하천, 숲과 나무, 생태 문화재 등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에 대한 설명과 함께 회원들의 여행 이야기 등을 싣고 있다.

  • 주말
  • 육경근
  • 2010.04.01 23:02

[맛&여행] 여행지서 물건 살 때 유의할 점

여행을 가서 기념품이나 선물 등을 사지 않으면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하지만 여행지 실정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적정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산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한 예로 제주기념품 전시장은 규모도 작고 물건 값도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비싸 왜 이런 곳을 일정에 넣었는지 의구심마저 들었다.실제 큰 딸이 백련초초콜릿을 사달라고 해 가격을 봤더니 무려 1만5000원. 제주도 출발 전 공항 인근에서 뒤늦게 산 똑같은 제품(1만원)보다 무려 50%가 비쌌다.관광객을 봉으로 알아도 유분수지, 얄팍한 상혼에 여행 뒷끝이 찝찝했다.가이드가 안내한 농산물도매점에서 구입한 한라봉도 마찬가지였다. 6개입 짜리를 3만원 주고 샀는데 상대적으로 비쌀 것 같았던 집 앞 슈퍼에서는 7개입에 2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결론적으로 여행지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는 가이드가 안내하는 곳에서 섣불리 구입하기 보다는 오후 일정이 끝나고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먹고 난 뒤 숙박업소측의 조언을 얻어 쇼핑에 나서는 것이 가장 현명할 듯 하다.덧붙여 현지에서 알게 된 올바른 감귤 선택법에 대해서도 조언하고자 한다.첫째, 녹색 꼭지가 꼭 달려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요즘은 덜 익어 신 맛이 강해도 표면에 약품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 겉색이 노랗다고 무턱대고 사면 낭패를 보기 쉽다.둘째, 낱개가 아닌 상자로 구입시 귤의 크기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보통 1~9까지 숫자로 표시돼 있는데 현지 농장 관계자에 따르면 1~3은 크기가 너무 작고 7~9는 너무 커 귤의 제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없다고 한다.

  • 주말
  • 강현규
  • 2010.03.04 23:02

[맛&여행] ⑨ 2박3일간의 제주도 투어

여행이란 항상 나이를 떠나 우리 모두를 설레게 한다. 어린 시절에는 '놀러 간다'는 의미가 크지만 나이가 들면서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무료한 삶 속에서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다가 잠시 한적한 시골길 나무 그늘 아래서 쉬어가는 여유로움이랄까.평소 여름휴가를 이용해 가족과 여행을 다녔지만 이번엔 과감히 아내와의 결혼기념일을 핑계(?)삼아 이틀간 연차휴가를 내고 2박3일 일정으로 두 아이와 함께 제주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출발일 오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싸늘해 아이들 감기들 것이 다소 걱정됐지만 오후부터 화창한 여행길이 펼쳐져 다행스러웠다.특히 제주도는 2~3년마다 한번씩 가족과 여행을 가기 때문에 이번에는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고 관광버스 패키지상품을 선택해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렌터카를 이용하면 관광버스를 이용할 때와는 비교할 수 조차 없이 제주도 구석구석,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 구경할 수 있지만 장시간 운전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관광버스투어도 권할만 하다.첫날 오후 4시 30분께 제주도에 도착한 우리는 제주도 명물 용두암을 거쳐 제주시 해안도로 서쪽에 위치한 도두봉을 찾았다.도두봉은 높이가 63m에 불과해 아이들도 5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어 봉(峰)이라 불리기엔 다소 안어울렸다. 하지만 주변 시야가 확트여 도두항의 인상적인 전경과 등대, 때마침 붉게 물드는 수평선을 바라볼 수있어 산행(?)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유리의 성을 시작으로 해피타운에서의 중국기예와 오토바이쇼 관람, 화랑원, 서귀포 유람선 관광, 올레길 걷기, 소인국테마파크 순으로 진행된 둘째날은 한라산 정상에 쌓은 하얀 눈이 한 눈에 들어올 만큼 날씨가 화창해 마치 봄나들이 나온 마냥 발걸음이 가벼웠다.첫번째 찾은 유리의 성은 전 세계 각국의 유리예술 조형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대형전시장과 야외테마파크 등 유리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곳으로 1~2년전쯤 새로 생긴 곳이라는데 볼거리에 비해 관광시간이 다소 짧은게 아쉬웠다.제주 별미인 고등어조림으로 점심을 먹은 뒤 찾은 화랑원은 제주감귤이 사양길에 접어듬에 따라 대체품목으로 산삼배양근을 키우고 있는 곳이다.3200만원짜리 100년근 산삼을 모체로 산삼근을 배양한다고 하는데 실제 산삼성분과 98% 일치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고 한다.이 곳 관계자는 산삼배양근으로 담근 술 한잔만 먹으면 10분안에 모든 피로가 싹 가신다며 산삼배양근의 효능을 자랑했다.하지만 마셔본 결과 도수가 높아 술 기운(?)이 피로를 잊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다시 버스에 올라 찾아간 곳은 서귀포항. 성인 1인당 1만5000원, 청소년 8000원의 승선료를 받는 1시간 코스의 유람선관광을 하기 위해서다.입담 좋은 선장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파도가 너무 높아 승객들이'웃으며 배를 탔다가 울면서 내렸다'고 날씨 좋은 날 유람선에 탄 우리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항해 내내 우리를 따라오는 갈매기들과 드넓은 바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섬들, 비릿한 바다내음이 어우러지며 오랫만에 떠난 여행을 실감케 했다.다음 코스는 말로만 듣던 올레길 걷기.제주에는 15개의 올레길 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찾은 곳은 외돌개에서 출발하는 제7코스의 일부 구간였다.해안가를 따라 듬성등성 피어있는 유채꽃 등을 벗 삼아 50분 가량 걸었는데 탐방로가 잘 정비돼 있고 주변 풍경도 일품이어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에게는 적극 권하고 싶다.이날 일정의 마지막인 소인국테마파크는 제주도에 한번이라도 온 사람은 누구나 들렸을 것이다.국내외 유명 건축물들을 축소해 놓은 이 곳은 아이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듯 하다. 다만 전시물 상당수가 훼손된 채 방치돼 있어 시설 관리가 시급하다.마지막 날은 비행기 시간 관계로 오전 관광만 이뤄졌다.오전 8시부터 시작된 이날 일정은 제주기념품 전시장과 몽골리안 마상쇼, 성읍민속마을, 조랑말 체험을 끝으로 마무리됐다.어느 여행지를 가도 필수코스에 들어가는 기념품 전시장은 제주도 역시 '아니나 다를까'였다.마땅히 살 것도 없고 기념으로 뭔가 사려해도 다른 곳과 가격비교를 할 수 없어 왠지 비싸게 속고 사는 것 같아 이내 발길을 돌렸다.몽골리안 마상쇼 관람에 이어 찾은 곳은 제주도 관광에서 꼭 빠지지 않은 코스다.옛 제주 전통가옥과 생활상을 보존하고 있는 이 곳은 반경 70m 안팎만 개방하고 있어 기대이상의 볼거리는 없다.그러나 실제 거주 주민이 직접 세세하게 마을 설명을 해주고 마을공동사업으로 생산하고 있는 말뼈로 만든 환약과 오미자차를 현장판매하고 있어 골다공증이나 비염, 기관지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제품을 구입하기도 한다.다소 비싼감은 있지만 우리도 선하게(?) 보이는 마을주민의 인상을 믿고 제품을 구입했다.제주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제주 흙돼지불고기로 마친 우리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조랑말 체험을 끝으로 2박3일의 짧지만 즐거운 여행을 마쳤다.오랫만에 가족과 함께 떠난 이번 여행은 나보다 우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긴 의미있는 시간였다.함께 한 시간만큼 쌓여가는 즐거운 추억이 있기에 적지않은 경제적 부담에도 또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 주말
  • 강현규
  • 2010.03.04 23:02

[맛&여행] ⑧부안 내변산 탐방기

여행기가 꼭 재미있고 즐거운 일만을 기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디에 가보면 무엇이 볼 만하고 음식은 어떻고 …'이러한 추천의 이야기들로 독자들에게 '나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어디를 어떻게 가면 개고생중의 개고생이니 피해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겨울에 장갑을 끼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체력으로 5시간여의 내변산 등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얼마나 힘든지 느껴 보시라.그러나 나에게 올해 설날 전날의 내변산 등산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추억과 절경중의 절경을 남겨 자랑스러움과 보람으로 오래토록 여운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재백이고개를 향해 산행(山行)이 아닌 등산(登山)이 시작됐다. 1.5㎞를 오른다. 산이 깊어 휴대폰이 안터진다 했더니 '이동전화 가능장소'가 몇백m 앞이라는 안내말뚝이 나온다. 위치가 절묘하다.재백이고개 정상이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바다가 보인다. 서해다. 산 위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총 10.5㎞중 3.7㎞를 왔다. 6.8㎞ 남았다.관음봉쪽 안내판을 보며 '오늘 제대로 가보자'고 했더니 아들은 지금까지 충분히 힘들었다며 '오늘 제대로 가지말자'고 응답한다.몇분 지나니 거대한 바위가 나온다. 바위위에서 잠시 또 한번 안쉴 수 없다. 집에서 가져온 귤을 한 개 통째로 입에 무니 시원할 바 비할데가 없다.텔레비젼 예능드라마에서 방송 분량을 걱정하듯 '취재 등산'이다 보니 원고지 분량이 걱정된다. 그러나 불필요한 기우였다. 고생담이 시작된다.재백이고개에서 관음봉~세봉은 극기훈련·지옥훈련이 따로 없었다. 개고생 그 자체다. 섬뜩하고 아찔하다. 눈이 남아있어 미끄럽다. 내리막은 급한 곳이 많아 앉아서 조심조심 내려올 수 밖에 없다. 장갑이 없어 손은 얼어붙었다. 아들의 손을 내 뺨에 부벼주며 "추위와 고통을 이겨야 한다"고 다독였다.아들은 힘들고 위험하다면서 "오기 싫다고 했는데 왜 데려 왔어요오오. 누나랑 와요오오. 다시는 산에 안올거에요오오"라고 울먹이면서 화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관음봉 삼거리에서 내소사쪽으로 내려가려는 정유나양(서울 백산초 6학년)을 만났다. 아빠를 따라왔다며 소감을 묻자 "등산이 처음인데 너무 힘들어요. 십년감수를 몇 번 했는지 모르겠어요. 기분이 안좋아요"라면서 "등산 보다는 공부가 쉽다는 걸 알았어요. 공부를 열심히 할 거에요"라고 숨을 헉헉거렸다.세봉에서는 '생사의 갈림길'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다. 큰 바위를 내려오면서 한 걸음을 떼는데 수십초가 걸렸다. 미끄럽고 발 놓을 곳도 없고 옆은 절벽이고…. 돌아갈 수도 없고. 때마침 눈보라까지 불어 분위기 '최상'이었다.부자(父子)는 소리쳤다. "살아서 집에 가자"조금 더 내려가 작은 봉우리 바위 위에 올랐다. 자연중의 자연, 절경중의 절경이다. 시야가 확 트였으나 보이는 곳 끝까지 인공은 하나도 없다. 오직 자연만 있다.콘크리트·아스팔트·전깃줄·철탑·건축물 … . 사람이 만든 것은 하나도 없다.수십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사방팔방으로 저마다 빼어난 자태로 서있다. 날이 맑아져 보이는 것은 하늘과 땅. 태양과 구름, 산과 나무, 흙과 모래, 돌과 바위 뿐이다.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내변산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이러한 '웅장미''자연미'를 보기 위해 그렇게 아슬아슬하고 숨이 차올랐나 보다. 호흡이 가빴나보다.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감탄했을텐데 이제야 왔으니…, 이제라도 와봤으니 다행이고.가마소삼거리쪽으로 또다시 오르막이었으니 발길은 천근만근억근 무겁기만 하다. 아들이 베낭을 들어주면서 "아빠, 힘 내. 다왔어"라고 의젓한 모습을 보인다.가마소 삼거리에서 내변산탐방지원센터(출발점) 쪽으로 가려면 냇가를 건너야 하는데 물이 많다. 젖지 않을 수 없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여. '후딱' 대책을 세워주라.내변산 등산기는 4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스다. 날씨가 좋은 날엔 그리 힘들지 않으리라. 눈이 없으면 미끄럽지도 않고 그저 경사가 급한, 연인끼리라면 손을 잡기에 좋은, 재미있는 길이리라.수차례 난관을 만나 3차례 넘어져 울기도 했지만 훌훌 털고 일어난 아들이 자랑스럽다. 녀석도 스스로 자랑스럽단다. 5시간여의 등산으로 부자간의 정이 더욱 도타워진다. 나도 아들에게 물었다. "공부가 쉽니. 등산이 쉽니" 아들은 즉각 "공부가 쉬워요"대답한다. 내가 학교성적에 목매는 아빠가 아닌데도 인생공부를 잘 시켰다는 생각이 든다.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세봉~가마소 코스는 탐방센터를 출발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왕복코스가 아닌 순환코스다. 그래서 질리지 않는데다 천연미가 어마어마하다.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필행(必行)을 권한다.

  • 주말
  • 백기곤
  • 2010.02.18 23:02

[맛&여행] 직소폭포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전국의 국립공원중 유일하게 바다와 산을 함께 갖고 있다. 곳곳에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변산반도가 우리 고장에 자리잡은 것도 복중의 하나이다.평소 언젠가 꼭 한번 가보리라던 내변산은 '기자가 발로 쓴 여행기' 취재지시가 떨어져서야 가볼 수 있었다. 설 연휴를 맞아 집안일에 바쁜 아내와 여고생이 되는 딸은 집에 두고 중학생이 되는 아들 '백유승'과 함께 13일 내변산으로 향했다.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일대, 특히 중계교 근방은 그 뛰어난 풍치로 운전자들이 잠시 차를 멈추고 주변을 감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외(外)변산의 해안도로 만큼이나 아름다운 내변산 계곡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중계교를 지나 '직소폭포'안내판이 나온다. 어떻게 갈 것인지 인터넷 검색을 안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보도블럭으로 만든 도로를 지나 낮 12시쯤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예전 명칭으로 매표소인데 표를 팔지도 않고 받는 사람도 없어 무료입장했다.산행이 시작됐다.춥고 아무도 보이지 않고 나무는 앙상하다. 겨울산행의 맛이다.길가의 나무들 앞에 친절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산수유 철쭉 진달래 이팝나무 떡갈나무 후박나무 호랑가시나무 느릅나무 미선나무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자귀나무 붉나무 산초나무 노린재나무 국수나무 ….아름답고 기이한 이름의 나무들. '그런갑다'하고 지나갔는데 다시 생각이 날지 모르겠다. 꽃필 때, 겨울이 아닌 봄이나 가을쯤 한 번 더 와봐야지 마음먹었는데 지켜질지 모르겠다.'탐방'개념이 자리잡으면서 어린이들의 탐방을 위한 안내판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거미도 곤충일까'라는 안내판에서는 지상 3㎞ 위에서도 거미가 발견되고 거미줄은 같은 굵기의 강철 보다 더 강하다는 상식을 제공한다.조금 걸으니 인공을 가미했지만 돌과 나무로 된 아름다운 계단이 나오고 바로 직소폭포다.한겨울인데도 풍부한 수량을 뽐내며 '내가 너희의 근심·걱정을 씻어주겠다', '내가 너희의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겠다'는 양 끊임없이 물을 내려보낸다. '그 하얀 물줄기가 물기둥이 되어 하늘로 솟는다면 더 멋 있을텐데…'쓸데없는 상상을 해본다.다시 걷는다. 물 옆을 걷는다. 물이 바로 옆에 있다. 어느 조경이 잘 된 집의 정원에 있을 것 같은 작은 폭포를 만났다. 예쁘다. '분옥담','선녀탕'등으로 불리운다.

  • 주말
  • 백기곤
  • 2010.02.18 23:02

[맛&여행] ⑦겨울 축제 한창인 경기·인천지역

새해 들어 몰아친 폭설과 한파로 전 국민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다.기습적인 눈 폭탄과 매서운 추위는 주말이면 나들이 가기에 여념이 없는 나들이족들의 발길마저 묶어 버릴 만큼 그 위력이 대단했다. 다행이 이번주 동장군의 위세가 크게 꺾여 웅크렸던 몸을 일으켜 세우고 뛰어나가 보자.지금 경기·인천지역에는 동장군의 위세를 꺾어 버리기 충분한 '핫(HOT)'한 겨울 축제가 한창이다. 또 유명 관광지는 겨울 테마로 새롭게 단장하고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겨울철 대표 축제로 떠오른 경기도 가평의 자라섬 씽씽 축제에 가면 얼음 속에서 송어를 낚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포천 동장군 축제에서는 겨울철 전통 별미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추워야 제 맛이라는 겨울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곳으로 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평과 포천은 한 번 다녀간 사람은 다시 찾는 겨울 축제 현장으로 유명하다.인천대교 개통과 함께 관광도시로 떠오른 인천은 수도권 인근의 당일치기 여행족을 겨냥해 올 겨울 각종 테마투어를 마련했다. 인천대교 투어는 기본으로 하고,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관광지를 한데 모은 알찬 코스도 있다.일산 킨텍스와 강화 옥토끼 우주센터에는 겨울 방학을 맞아 자녀와 학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이곳에서는 가족여행을 하면서 자녀 교육도 시키고, 아이들 겨울 방학숙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가평 자라섬 씽씽 축제발길이 머무는 곳은 어디든 풍경이 되는 가평. 이곳에서는 재즈의 섬이자 드라마의 섬인 자라섬 일원에서 이달 말 일까지 '자라섬 씽씽축제'가 열린다.추울수록 제 맛을 더하는 자라섬 1월 축제는 그야말로 겨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놀이가 가득한 종합선물세트와 같다.아빠들이 좋아하는 송어얼음낚시와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인 눈썰매와 전통썰매, 엄마의 입맛을 만족시킬 다양한 향토음식이 준비돼 있다. 별자리 관측과 자라섬 별빛누리, 인형극 등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낭만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5만700㎡로 구성된 얼음낚시터는 민물 생선의 귀족인 송어를 잡아 올리는 짜릿한 손맛을 선사한다. 5천명이 이용할 수 있는 얼음놀이 광장에서는 도시에서 구경조차 힘든 전통썰매, 눈썰매, 팽이 등으로 전통놀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자라섬에서는 별빛누리, 원시인 체험, 사냥하기, 신년운세보기, 매직 포토존 등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매주 주말에는 연인과 가족을 위한 재즈, 마술 공연 등이 열려 흥겨움을 더한다.자라섬에서 남이섬까지는 차로 5분. 아열대, 남부수목, 야생초화 등 동서양의 각종 생태식물 1만8천여종이 자라는 자연생태테마파크인 이화원은 걸어서 3분. 쁘띠프랑스와 아침고요수목원도 20~40분이면 닿는다. 씽씽축제를 즐긴 뒤 시간여유가 된다면 들러도 좋은 곳들이다.▲ 포천 동장군축제동장군아 물렀거라! 동장군도 무너뜨릴 축제 한마당이 포천에서 벌어진다. 지난 1일 개막해 말일까지 백운계곡 국민관광단지에서 열리는 '동장군 축제'가 바로 그것. 백운계곡 일대에는 동장군 축제의 상징인 얼음기둥이 설치돼 있어 밤이면 레이저와 조명을 받은 화려한 얼음 빛이 춤을 춘다.동장군 축제는 먹고, 자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부해 오감을 만족시키는 겨울 축제로 손꼽힌다.얼음성 놀이동산에서는 토끼몰이를 비롯해 얼음성 미로탈출, 얼음 미끄럼틀 타기를 즐길 수 있고, 팽이놀이동산에서는 즉석에서 팽이를 주문 제작하거나 일반 팽이를 구매해 팽이치기를 할 수 있다. 전통방식 그대로 제작된 얼음썰매를 타는 것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나무를 소재로 한 공예놀이도 많다. 특별한 추억거리를 남기고 싶다면 나무 기념품 만들기, 나무 장난감, 딱총, 제기 만들기 등에 참가해 직접 나무 공예품을 만든 뒤 선물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다.금강산도 식후경. 축제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허기가 진다. 이곳엔 관광객을 유혹하는 향토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포천의 자랑인 이동 막걸리와 돼지국밥, 한방김치보쌈, 파전 등 주막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음식들이 축제를 더욱 맛깔스럽게 한다.▲ 일산 호수공원 & 킨텍스일산호수공원 고양꽃전시관에는 온가족 놀이마을이 있다. 30여종의 놀이기구와 유로번지, 미니기차, 미니바이킹 등 온갖 이색 놀이기구로 가득한 '원터 에어키즈랜드'다.원터 에어키즈랜드는 겨울을 맞아 새로운 놀이기구를 들이고 어린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눈길을 끄는 새 놀이기구는 자동차를 운전하듯 자동으로 움직이는 범퍼보트와 운동과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헬스바이크, 어린이용 슈퍼농구대, 테이블사커 등이다.일산 킨텍스 전시관에서는 '한반도 공룡체험전'이 열리고 있다. 겨울 방학을 맞은 자녀와 학부모가 상상 여행을 떠나는 데는 이만한 곳이 없다.공룡의 흔적을 더듬어 보고, 공룡과 재회하고, 여러 가지 지식을 습득해 공룡 박사도 될 수 있다. 전시관 한 편에서는 깨끗한 지구에서 공룡과 함께 살기 위한 그린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자녀에게 올바른 환경관을 심어주고 싶다면 공룡에게 먹이주기, 쓰레기 분리수거하기 등에 참가토록 하는 것이 좋다.▲ 강화 옥토끼우주센터올 겨울 우주 항공에 대한 각종 정보를 체계적으로 알고 싶다면 강화도에 있는 우주 과학 테마파크 '옥토끼 우주센터'를 찾아가보자.이곳에는 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다양하다.우주로 날아가는 기분을 들게 하는 아폴로 발사대를 비롯해 중력가속도 체험, 우주 유영, 월면 걷기 등 7가지 우주 체험 장비가 있다. 또 500여점의 실제 우주 전시물과 3D영화관, 우주 체험관, 야외 테마공원, 40마리의 움직이는 공룡의 숲, 사계절 썰매장 등이 조성돼 있다.옥토끼우주센터는 겨울방학을 맞아 다음 달 말일까지 'Hot 초코! Hot 윈터!'를 주제로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겨울레포츠 행사를 벌인다.행사 기간 중에는 개인 입장객들에게 따뜻한 핫 초코가 무료로 제공된다. 이곳은 눈썰매장과 빙판썰매장, 종이컵 하키대회, 타이어 빙판썰매 경주 등 이색경기를 준비해 우승자에게 선물도 주고 있다.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에코프로그램 '겨울눈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겨울눈을 직접 관찰해 보고, 겨울눈을 주제로 한 놀이를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고 가족의 사랑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경인일보=김윤구·오지희 기자

  • 주말
  • 전북일보
  • 2010.01.21 23:02

[맛&여행] ⑥눈에 젖은 예술마을 경기 파주 '헤이리'

"우리 헤이리나 갈래요?""헤이리요?""첫 눈 오고 그러면 거기가 제일 예쁘지 않나? 가본지도 오래됐는데….""어, 그럽시다. 뭐."인기가 지붕을 뚫고도 남을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첫 눈 오는 날, 약속이 깨진 '황정음'과 '이지훈'은 '약속 까인 기념'으로 헤이리에 간다.2009년 12월 25일. 눈 오는 크리스마스다.취재를 핑계 삼아 '윤쌤'과 눈 오는 날 가장 예쁘다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예술마을 헤이리'를 찾았다. 문화콘텐츠팀 기자로 전주 한옥마을을 출입처 삼아 들락날락거렸지만, 한옥마을이 전통 한방차 이미지라면 헤이리는 세련된 커피 같은 느낌. 서울 사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라니 더욱 끌린다.전주에서 출발할 때 내리던 비는 파주에 도착할 때쯤 눈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보니 파주에 가까워질 수록 전주와는 다른 정서를 느끼게 된다. '변화와 경쟁의 파주' '파주는 경제다!' 등 슬로건 부터가 '5000만 마음의 고향 전라북도'와는 다르다.어쨌든, 눈 내리는 헤이리. 가슴이 설렌다. 그러나 네비게이션이 안내한 주차장 입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궂은 날씨때문인가….헤이리에서의 첫 발견은 생각하지도 못한 보도블럭이었다. 평범한 보도블럭 중간 중간 '인연' '숲' '한순간'이라는 글씨가 찍혀있는 보도블럭이 박혀있었다. 똑같은 일상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하던 행복을 만나는 듯 하다. 안규철 시인이 시집에서 발췌한 60개의 단어를 마을 곳곳 보도블록에 섞어놓았다고 한다.두번째 발견을 찾아 마을을 걷다 세라믹카페 '규원'을 만났다. 한 쪽 벽면에는 역기를 들고 있는 사람 형상을 한 도자인형들이 빼곡히 붙어있었다. 그 한가운데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이 역기를 들고 있다. 벽에 붙어있는 '역기 든 사람'을 떼었다 붙이는 데 재미 붙인 사람들은 간혹 장미란 포즈를 흉내내기도 한다. 지나가는 바람에 입구에 걸려있던 도자 풍경이 흔들리며 소리를 낸다.해찰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거리. 첫번째, 두번째… 헤이리는 하나하나가 발견이다.한참을 걷다 보니 우리가 종합안내매표소에서 꽤 먼 곳에 주차해 놨음을 깨닫게 됐다. 마을 깊숙이 들어갈 수록 사람들은 많았으며, 길 양쪽은 차를 끌고 들어온 사람들로 인해 이미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쉽게 차를 버릴 수 없는 현대인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차를 피해다니며 헤이리를 걷는다. (우리가 주차한 곳은 8번 입구. 종합안내매표소는 3번 또는 4번 게이트로 들어오는 것이 가장 가깝다.)헤이리에는 이미 유명해진 공간들이 많았다.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의 주거 및 집필공간이 있고 문학에 대한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이 있는 '역사사랑방', 영화감독 강우석씨가 영화발전을 위해 서울액션스쿨에 기증해 스턴트맨을 육성하고 있는 '마샬아트센터', 가수 윤도현이 살고 있는 '타잔&제인', 소설가 고 정한숙 선생을 기리기 위한 '정한숙 기념관', 들어가는 입구에서 고은 선생의 글귀를 만날 수 있는 책 중심 복합문화공간 '한길 북하우스', 한국 근·현대 100년의 생활사를 조명한 '한국근대사박물관' 등이다.집주인이 소장한 4000여 권의 책들로 온통 둘러싸인 헌책방 겸 카페 '북카페 반디', 500여점의 옹기가 전시돼 있으며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헤이리를 전망할 수 있는 '한향림갤러리', 아나운서 출신 황인용씨가 운영하는 음악홀 '카메라타 음악감상실' 등은 사색하면 좋을 조용한 분위기다.사물을 360도 돌려볼 수 있는 3D VR 사진제작을 체험할 수 있는 '더미스튜디오', 34년 전통을 가진 어린이완구업체 한립토이즈가 장난감을 테마로 만든 '한립토이뮤지엄', 가족과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된 체험교육장 '더스텝', 테디베어를 테마로 한 아트갤러리 '랜드마크하우스', 영화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 박물관 '씨네팰리스', 쌈지가 탄생시킨 캐릭터 딸기를 테마로 한 '딸기가 좋아', 장난감(Toy)과 영화(Kino)라는 말이 합쳐진 데서 알 수 있는 '토이키노' 등 누구라도 좋아할 만한 공간도 많다.갤러리 카페도 많지만, 크리스마스에 빈 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겨울동안 잠깐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헤이리에 동행한 '윤쌤'의 친구 '땡칠이'는 "데이트 코스에 넣어야 겠다"며 흡족해 했다. 군산이 고향이지만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서울 사람들은 헤이리에 오면 공기부터가 다르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서울에서 온 연인들이 꽤 많아보였다. 숨가쁜 도시인들에게 헤이리는 숨고르기가 가능한 공간. 물론, 도시 곳곳에 느림과 여유가 배어있는 전주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운 공간이기는 하다.하지만 꽤 넓은 헤이리를 제대로 즐기려면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홈페이지(www.heyri.net, 문의전화 1588-7387)가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는 만큼, 홈페이지를 통해 가보고 싶은 공간들을 중심으로 먼저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공간이 유료라는 것. 형식적으로 1000원을 받는 곳도 있지만, 전시·박물관의 경우 어른의 경우 3000∼5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1만5000원∼2만원 정도를 따로 내야 한다. 볼거리가 많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입장권과 식사권 등을 묶어서 할인판매하는 '헤이리패키지'도 유용하다. 전기자동차를 타고 헤이리를 돌며 설명까지 들을 수 있는 '헤이리투어'를 비롯해 자전거와 유아용 트레일러도 유료로 대여해 준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07 23:02

[맛&여행] 헤이리는

파주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래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이름을 따온 헤이리는 '예술인들이 꿈꾸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다.1998년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380여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 문화예술 공간을 지었다.50만5891m²에 156채의 독특한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자연이 살아숨쉬는 생태마을' '그린네트워크로 디자인된 마스터플랜' '최고의 건축가들이 설계하는 건축전시장' '광장과 길이 예술작품으로 조성' '예술성 높은 교량을 위한 현상설계 실시' '휴먼스케일을 살린 스카이라인' '자연친화적인 수경공간' '우리꽃, 우리나무로 덮인 마을' '최첨단 정보 네트워크 구축' 등 건축에 있어 분명한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다. 모든 건축물은 3층 이하로 앤드류 자고, 카를로 바움슐라거, 클락 루엘란, 플로리안 베이겔 등 해외 건축가는 물론 국내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이다.헤이리의 브랜드 가치는 갈수록 높아져 공식 후원사가 있으며, 헤이리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나 각종 프로그램 및 이벤트를 공동주최하거나 후원하기도 한다. 헤이리 내외부 공간을 배경으로 상업 촬영을 희망할 경우에는 일정한 절차를 통해 따로 신청해야 한다.헤이리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에 관한 담론과 창작 활동을 위해 이룬 공동체마을이지만, 개성있는 건축물과 예술활동을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상업적 성격이 더해지는 듯 했지만 지난해 문화지구로 선정되면서 유흥·오락시설은 들어올 수 없게 됐다.문화지구 선정은 서울시 인사동과 대학로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문화시설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물을 개·보수하는 데 있어 지원받을 수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0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