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경영과 결합하면 잠재력 무궁한 분야"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농업경제학자다. 삼성경제연구소과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농촌진흥청장으로 재직중인 그는 농업개혁과 농업희망 전도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농도(農道)인 전북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민승규 청장이 18일 전주를 찾았다. 전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46차 경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전주상의의 경제포럼 특강은 이번이 세번째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던 지난 2007년 5월에 첫 강의에 나섰고,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시절인 2009년 7월에도 특강을 가진 바 있다.
민 청장은 말을 잘한다. 특유의 논리정연한 화술이 청중을 압도한다. 이날 특강도 당초 예정시간을 30분 가량 넘긴 오전 9시까지 계속됐지만 전주 리베라호텔 백제홀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전북 꿈이 에너지다'라는 주제로 마련한 이날 연설에서 민 청장은 "포기는 곧 죽음이고, 살아남은 자만이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라거나 "이기기 위해서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는 식의 전투용어를 수차례 썼다. 하지만 강의내용 만큼은 '농업이 희망'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첫 강의에서 '창조적 플레이어'를 강조하고, 두번째 강의에서 '벤처농업'을 설명했던 그는 이날 강연에서 "농업을 통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농정철학에 대한 마침표를 찍었다.
"농도인 전북은 각별한 고장"이라고 서두를 꺼낸 그는 "농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도 높은 부(富)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분야"라면서 "농업분야에서도 개발할 수 있는 상품이 무궁무진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기존의 상품에 홍보, 마케팅 전략만 더해도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수두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농촌은 사람이 떠나고 희망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곳엔 무한한 기회와 희망이 있습니다. 꿈을 갖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현재 전북의 고난과 역경을 발전으로 승화시키는 꿈을 꾸어야 합니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한 7가지 전략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열정 △긍정적인 사고방식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 △기회를 잡기위한 준비성 △본보기가 되어 줄 나만의 선생님(role model) △더 큰 목표를 향한 도전 정신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오는 2015년까지 강소농 10만 경영체 육성이 목표"라며 "기업농, 취미농을 제외한 모든 농업경영체를 대상으로 강소농 육성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경영체를 선정해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소농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농업과 경영을 결합하면 한국농업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그는 "5~10년 후 청소년들이 장래 희망란에 '농부'라고 쓸 수 있는 농업과 농촌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 청장은 특강을 마친 뒤에는 익산의 벼 맥류부를 방문한데 이어 김제시 성덕면에서 개최되는 조사료 현장 연시회를 참석한 뒤 상경했다.
동국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에서 농업경제학 석사와 박사를 받은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근무당시 유일한 농업연구자로, 2000년 한국벤처농업대학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농수산식품비서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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