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우수성, 이주여성 가르치며 거듭 느껴"
"한글이 과학적이며 경제적인 글자라는 것을 (이주여성들에게) 가르치면서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한글날(9일)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오전 전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이주여성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최옥자씨(56)를 만났다.
한국어 강사 양성과정을 수강하다가 이주여성들이 겪는 한국 생활의 어려움을 알게 되면서 이들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최씨.
최씨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은 마음에 지난 2008년 전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벌써 3년이나 지났다고 한다.
최씨는 "처음에 한글을 가르쳤는데 모두들 어려워했다"며 "한글과 어순이 다른 나라에서 온 여성들의 경우 애를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수업 중 질문을 많이 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딸과 동생 같은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한글이 그 어떤 글자보다 우수하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그는 "한글은 10개의 모음과 14개의 자음만 알면 소리 나는 대로 그 어떤 글자도 쓸 수 있는 과학적인 글자이고 많은 글자가 필요하지 않아도 의미 전달이 가능한 글자"라고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최씨는 이주여성들도 처음에 한글을 배울 때에는 받침과 높임 표현을 어려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짧은 단어에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고 자유롭게 앞뒤를 바꿔 말할 수 있어 효율적인 글자로 여긴다고 전했다.
"한글을 자유자재로 읽고 쓸 수 있는 이주여성들이 인터넷 언어나 비속어 등의 뜻을 물어올 때가 가장 난감하다"는 그는 "훌륭한 한글이 변용돼 의미가 퇴색되고 외국어에 잠식당하는 현상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여성들이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는 인터넷 언어나 비속어 등을 바로 잡아 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며 "이주여성들이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글을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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