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 주최 ‘2011 초록 시민강좌’ 우희종 서울대 교수
전북일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2011 초록 시민강좌 - 자연이 내게로 왔다’ 아홉 번째 강연이 지난 24일 오후 7시 전주시평생학습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과학의 시대, 생명과 삶에 대한 예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생명을 본질적이고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계론적 관점을 넘어선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 교수는 “과학 지식에 의한 기술 발전은 생산성과 효율을 높임으로써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었지만 그 결과 과학기술은 자본주의 도구화로 전락하고 잉여가치의 창출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게 됐다”며 “자본주의적 속성과 결합한 맹목적인 과학에 대한 신뢰는 생명에 대해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연과 인간은 상호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이고 종간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과학기술은 동전의 양면처럼 위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성만이 강조되다 보니 고유성이 훼손돼 인류의 재앙을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광우병은 원래 양이 가지고 있던 병으로 생산성만을 내세워 양의 내장을 다른 동물의 사료로 사용함으로써 종간 장벽이 허물어져 나타난 재앙이다”며 과학기술의 양면성 대해 경고했다.
과학적 사실에 대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그는 “세상은 사실의 힘으로 돌아가고 사실을 어떻게 가공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지방줄기세포 치료를 예로 들었다.
그는 “지방 줄기세포 치료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시술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중국에서 은밀하게 줄기세포 시술을 받아 사망한 피해자가 있다”며 “피해자를 중국병원에 소개한 국내 병원은 이해관계집단의 말을 인용, 언론보도를 통해 줄기세포치료와 피해자의 사망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으로 폭력은 관계의 단절과 차별을 만들어 낸다. 폭력은 또 강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약자도 체념이라는 형태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너와 나의 관계는 무시하고 자신만의 개체고유성을 고집할 때 너와 나의 단절과 차별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너와 나의 관계성 속에서 우리 각자는 개체고유성을 지니고 욕망하는 소중한 존재다”며 “생명력에 가득 찬 삶이란 주변의 단절되고 왜곡된 관계의 회복을 위해 자신의 몸을 과감하게 던질 수 있는 삶이며, 이것이 생명에 대한 예의다”고 강의를 마무리 했다.
모두 11번의 강연으로 진행되는 초록 시민강좌는 지난달 6일부터 오는 12월 8일까지 매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오후 7시에 전주시평생학습센터에서 진행된다.
오는 12월 2일 열리는 열 번째 강좌는 노회찬 전 국회의원이 참석해 ‘안철수 현상과 2012년 대한민국 진보의 미???주제로 정치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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