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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절임 깻잎 김치 - 외출 쉽지 않은 겨울철 밑반찬 제격

소금물로 절여 놓은 깻잎…김장 양념 사용해 만들어

시끌벅적하게 한 무리로 손님들이 몰려 들어온다. 시골마을에서 한꺼번에 목욕탕에 온 것이다. 혼자 점치듯 뭘 하다 오셨을까 관심이 많아진다.

 

"여섯 아줌마들 중 연세가 제일 많은 사람은 누구일까, 어떤 농사를 지을까. 이 사람은 슈퍼를 할까, 좀 얼굴이 하얗구나" 등등 사소한 것들 모두 눈여겨본다. 그러다 내 목욕은 뒷전이다. 한 분 한 분 행동에 눈이 맞춰진다. 꼭 우리 동네 할머니들이랑 목욕탕에 온 것처럼 상상을 한다. "머리 감고 탕속에 들어 와야하는데." 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런데 먼저 선수치는 손님이 있다. "아줌마! 머리 감고 들어와요." 누군가 하는 말에 내 가슴이 졸여졌다.

 

지난해 겨울 우리 동네 할머니들이랑 목욕탕에 갔었다. 그때도 꼭 오늘처럼 우리 할머니들은 옆에 있는 손님들에게 머리 감지 않고 탕 속에 들어왔다고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그때에도 좀 친절하게 말해 줬으면 좋으련만 하는 원망의 눈빛을 보냈었는데, 오늘 또 나는 그 손님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냈다. 이번주에는 우리 동네 할머니들을 모시고 목욕탕에 가야겠다.

 

올 한해 동안 농사 짓느라 많이 힘들었다. 일 년 동안 수확한 농산물을 경제적 수치로 환산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래서 남원 상신마을 할머니들은 개미처럼 일을 한다. 지난 여름 농삿일을 돌이켜보자. 뜨거운 햇볕 아래 수건를 쓰고 들깻잎 한 장 한 장을 뜯어 염장을 했다. 들깨 수확을 높이기 위해 깻잎을 염장해서 판매한다. 깻잎과 들깨로 수확을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이익이다. 이른 아침에는 깻잎을 따서 망탱이에 넣어 놓고 밭일을 하신다. 하루 종일 일을 마치고 저녁이 되어서야 형광등 아래에서 깻잎을 한 장 한 장 접어 소금물에 절여 놓는다. 집집마다 들깻잎 염장하느라 여름내내 바빴다. 이렇게 염장한 깻잎은 늦가을이 되어서야 염장 깻잎 판매를 한다. 그 날은 동네 장날이다. 서로 얼마를 받았는지 확인하고 "서울댁은 올해도 제일 많이 팔았어, 좋겠네." 하시며 부러워했다. 식당에서 한꺼번에 사갔다.

 

늦은 저녁에 서울 할머니는 양푼에 뭘 들고 온다. 절임깻잎을 깨끗하게 씻어 오셨다. "염장해 놓은 들깻잎이여."하며 건네주신다. 다 팔지 않고 남겨놓았단다. "할매, 감사해요." 겨울철에 갑작스레 손님이 들이닥치면 밑반찬으로 내놓으면 좋을 것 같다. 김장할 때 남은 양념을 사용하면 손쉽게 밑반찬을 장만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려 밖에 나가는 게 여간 힘이 든다. 봄부터 장만해 놓은 밑반찬은 중요한 겨울철 식량이 된다.

 

들깨는 비타민 A·C, 칼슘, 식이섬유소 등이 풍부하고 쇠고기에 많은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효과를 나타내 순환계 질환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들깨는 지방이 40%, 단백질 16%, 탄수화물 20%, 식이섬유 18%로 지방이 많아 중요한 식물성 지방원이다. 들깨의 주성분인 리놀렌산은 리놀레산과 함께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으로 부족하면 성장 저해, 피부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들깻잎의 엽록소는 지혈 작용, 혈관 청소 작용을 한다.

 

 

[만드는 방법]

 

△ 재료 = 고추가루, 액젓, 찹쌀풀, 파, 마늘, 통깨

 

1. 시장에서 염장해 놓은 깻잎을 구입한다.

 

2. 염장해 놓았기 때문에 소금간을 빼야 한다.

 

3. 하루 동안 찬물에 담가 놓는다.

 

4. 양념을 만든다 (김장 양념을 사용하면 좋다)

 

5. 염장해 놓은 깻잎은 얇다. 그래서 여러 장 잡아서 양념을 무친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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