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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감식초 - 성인병 예방에 좋은'발효 음료'

숙취해소·체지방 감소 도움 음식 맛 낼 때 사용하면 좋아

남원 상신마을 가을 하늘 아래 홍시가 열렸다. 키가 큰 감나무는 고개를 들어야 볼 수 있다. 이것을 '하늘길'이라 표현한다. 하늘길에 빨간 감이 열렸다. 카메라를 들고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풍광을 찍기 위해 바람길 따라 포즈를 취한다. 청아한 가을 하늘빛 아래 매달린 붉은 홍시감을 보니 마치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감나무 아래 주차공간을 옮겨야 했다. 10월 중순부터 홍시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감나무 밑 고삿길은 빨간색으로 덧칠된다. 홍시감에 떨어지는 계절에는 주차공간을 감나무에 양보한다. 이미 땅 위에 떨어져 속 터진 홍시를 보노라니 홀로 사시는 산동 할머니가 떠올랐다. 추수가 늦어 타들어가는 속마음이 속 터진 홍시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남실 할아버지께서 들깨 밭농사를 일찌감치 끝내셨다. 멀리서 일산 할머니네 벼 베는 기계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몇 년 전부터 상신마을에서는 농사짓는 기계 소리가 사라졌다. 농기계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은 것이다. 벼농사를 짓는 농가는 한 가구에 불과하다. 어두컴컴한 산 그림자가 내리는 시간이 되어서야 기계 소리가 멈췄다.

 

점심을 한참 넘겨서야 할매는 고작골에서 내려오셨다. 걸망 속에 홍시감을 가득 따 오셨다. "이걸 어디에다 쓸까?"하고 우리 집으로 가져오셨다. "감식초를 만들면 될 것 같다"면서 감을 받았다. 서울 할머니와 늦은 점심을 함께 먹고 홍시를 따기로 했다. 마을 입구에 있는 하늘길 감나무 아래로 모였다. 장대와 큰 바구니를 들고 홍시를 따기 시작했다.

 

양조식초가 보급되기 전에는 식초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직접 식초를 제조해 먹었다. 중상류층 가정에서는 초를 만들어 음식의 양념으로도 사용했지만,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집에서는 식초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고, 식초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실패할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감식초는 술과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갖는 발효식품 중 하나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 콜레스테롤 저하, 체지방 감소, 피로회복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감식초는 먹시를 세척해 항아리 저장시켜 1차로 숙성시킨 뒤 맑은술과 누룩을 넣어 여과시킨다. 숙성 저장해 보관했다가 부뚜막에 올려놓는 긴 과정을 통해 제조되는 '기다림의 미학'을 담은 식품이기도 하다.

 

감식초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숙취 해소뿐만 아니라 혈관을 강화시켜 순환기 계통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다른 효능은 영양소가 소장에서 잘 흡수되게 도와준다는 것. 예를 들어 칼슘은 인체에서 잘 흡수가 안 되는데, 우유 마실 때 감식초를 한 스푼씩 타서 마시면 흡수를 도와 아이들의 간식으로도 좋다.

 

일반적으로 물 한 컵에 시중에서 파는 감식초 10cc 정도를 섞으면 숙취 해소용 음료로 마시기에 적당하다. 또 선식을 먹을 때나 음식 맛을 낼 때도 일반 양조 식초보다는 감식초를 이용하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좋다. 다만 궤양 등 질환을 앓는 경우라면 더 많이 희석해서 섭취해야만 속 쓰림 등의 유발을 막을 수 있다.

 

[만드는 방법]

 

△재료 = 붉은 홍시감, 항아리

 

① 홍시감을 깨끗한 천으로 닦는다.

 

② 항아리를 깨끗하게 씻어 햇볕에 자연 소독을 한다.

 

③ 항아리에 차곡차곡 감을 넣는다. 용기에 8부정도만 넣는다.

 

④ 광목으로 덮어 마무리를 한다.

 

⑤ 서늘한 곳에서 일 년 동안 보관 후 거른다.(자연발효식초는 식초 맛이 강하지 않아 음료로 먹기에 좋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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