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1-29 00:37 (금)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국악인 최상현씨 "신명난 가락으로 이웃에 희망 선물"

양로원 등 소외계층 찾아 사물놀이 공연 재능기부 / 국수 직접 만들어 대접도

▲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신명봉사회 최상현 단장(가운데)이 19일 군산 성모양로원에서 사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없던 힘도 불끈 생깁니다. 앞으로도 신명나는 우리 가락으로 삶이 힘겨운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겠습니다.”

 

19일 오후 군산 서수면 성모양로원. 모처럼 흥겨운 우리 가락이 조용하던 양로원을 들썩이게 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신명봉사회는 수년 전부터 이 양로원을 찾아 고전무용, 사물놀이, 전통가요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신명봉사회 단장을 맡고 있는 최상현 씨(59)는 이날 특유의 신명이 더한 꽹과리 연주로 흥을 더했다.

 

노인들은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일부는 불편한 몸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름대로의 춤사위를 선보였다.

 

“어르신들을 뵈러 갈 때는 전날부터 맘이 설레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봄철 진달래꽃 핀 산에 가는 기분입니다.”

 

최근까지 적십자사 전북지사 익산지구협의회장을 맡았던 최씨는 지난 2002년 12월, 적십자사 봉사회에 가입했다.

 

이때부터 그는 매주 도내 노인요양시설을 찾아 국악봉사를 하고 있다. 생업으로 삼아온 국악을 활용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 국수 만드는 기술을 배워 홀로노인·소년소녀 가장 등에게 직접 만든 국수를 내놓기도 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서야 익힌 그의 국수뽑기는 전문가 못지 않다는 것이 지인들의 평가다.

 

하지만 아픔도 있었다. 지난해 5월 그는 이렇게 익힌 기술을 다른 봉사회 회원들에게 가르치던 중 기계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그는 손가락 하나가 온전하지 못하다. 지금은 많이 호전됐지만 국악인에게 중요한 손가락이 다쳐 상심이 컸다.

 

“좋은 일을 하다 그렇게 된 것이니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다만 손가락 감각이 예전 같지 않아 이웃에게 보다 흥겨운 우리 가락과 맛있는 국수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들 뿐입니다.”

 

이때 때묻은 최씨의 수첩이 눈에 띄었다. 수첩에는 주말을 제외하고 요일별로 봉사 일정이 빼곡히 기록돼 있었다.

 

그는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만큼 바쁘지만 우리 이웃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없던 힘도 생긴다. 대단한 일도 아닌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준다”고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삶이 외롭고 힘겨운 이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나눔과 봉사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