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관광객 몰려 상권 활기, 나눔 열기는 미지근 / '천사의 도시' 중심 공간으로 새 이미지 정립해야
전주 한옥마을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상가를 중심으로 지역에 활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지역공동체를 사랑과 나눔의 고리로 이어가는 기부문화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전주시는 익명의 기부자가 해마다 거르지 않고 나타난 노송동에서 지난달 ‘천사의 날개’조형물 제막식을 갖고, 기부와 나눔문화 확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불을 지핀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사람 중심의 복지정책을 강화해서 ‘천사의 도시, 전주’의 위상을 정립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작 전주를 대표하는 도시 공간인 한옥마을에서 상인들이 지난해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엄마의 밥상’사업 등에 지정 기탁한 기부금은 총 5건 32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옥마을이 속한 풍남동(행정동) 주민들이 지난해 기탁한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약 2400만원(27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행렬이 꼬리를 물면서 지나친 상업화로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상업시설 수익의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기부 행렬은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한옥마을 관광객은 지난 2002년 약 30만명에서 2008년 131만명, 2010년 350만명에 이어 2013년에는 508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어 2014년에는 592만 8900여명이 한옥마을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전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 842만 4600여명의 약 70%에 해당한다.
한옥마을 내 상업시설도 지난 2008년 139곳에서 2014년 366곳으로 증가, 6년만에 약 2.6배가 늘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태조로·은행로 등 한옥마을 주요 거리 상가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전주 한옥마을이 전국적 관광명소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00년부터 국비와 지방비 등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통문화거리 및 경관 조성, 공공문화시설 건립, 민간 한옥 정비사업 등을 역점 추진해온 자치단체의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이 원동력이 된 게 사실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한옥마을의 성장세에 비해 상가 주민 등 구성원들의 기부와 나눔운동은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전국적 명소가 된 한옥마을이 이제 천사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중심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옥마을에 전통문화도시의 문화인력과 시설이 몰려있는 만큼, 최근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구체화된 재능기부 활동도 주변 원도심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보다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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