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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칼럼] 포털은 ‘지역 저널리즘 정상화’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이용성 한서대 교수·언론학
이용성 한서대 교수·언론학

지역 언론이 만들어 낸 지역뉴스를 접하지 못해서 ‘지역’의 이슈와 여론을 알 수 없다면 지역언론은 물론이고 ‘지역’이 과연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언론은 포털에 기사를 노출시켜야만 뉴스가 제대로 소비될 수 있는 미디어환경에 직면해 있다. 지난 5월 9일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사의 말처럼 “네이버 첫 화면 최상단에 배열된 기사에 3천만 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가 그런 것이다. 네이버를 통해 “뉴스 소비자의 70%에 해당하는 3천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모두 동일한 뉴스를 보고 있다”는 현실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다. 독점적인 뉴스 유통 권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신문협회의 이야기대로 인터넷 뉴스 세상에는 네이버 신문과 카카오일보만 존재한다.

그런데 네이버 등 포털에서 지역언론이 만들어낸 기사가 노출되지 않는다면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어떻게 알 것인가? 포털을 통한 지역언론의 영향력이 한계를 드러내면 지역정치와 지역행정 등에 대한 감시자 역할은 누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털이 여러 언론의 다양한 뉴스를 한 데 모아서 보여 줘서 작은 언론도 목소리를 내게 해준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지역언론에게 어떤 이득이 있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포털의 뉴스유통권력 강화가 지역 저널리즘의 강화에 기여하지는 않은 것 같다.

지난 7월 18일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포럼’이 공청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공론화포럼은 지난해 발생한 네이버 기사배열 조작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론화 포럼은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 정당, 이용자 등 외부 위원 12명을 위촉하여 5개월간 운영한 결과를 공청회를 통해 공개했다. 공론화포럼은 네이버 기사 배열 관련 제언에 대한 9가지 원칙을 발표한 바 있다. 그중 원칙8은 “가짜뉴스와 악성댓글의 확산, 지역 저널리즘의 약화 등 뉴스 관련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는 사회적인 책임을 갖고 기술적, 경영적, 법적 노력을 다하여 이를 위해 언론사, 이용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란 내용이었다. 공론화 포럼도 ‘지역 저널리즘 악화’란 뉴스 관련 사회적 문제에 네이버가 사회적 책임을 갖고 노력해주기를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네이버 모바일 뉴스판에 선택 가능한 언론사 44개 중 지역신문은 단 하나도 없다. 신문 기사는 종이신문 보다는 포털을 통해 소비되는 경향이 많은데, 지역언론은 이렇게 접근 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하니 지역언론이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그리고 지역 권력 감시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지금 국회에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포털)가 일정 비율 이상의 지역신문 등의 기사를 홈페이지의 첫 화면에 게재하도록 하는 법안이제출되어 있다. 또한 지역 독자의 지역언론 접근권 강화를 위하여 인터넷 뉴스서비스사업자가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지역신문 등의 기사를 게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국회와 정부는 지역언론의 활성화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감안하여 적극적으로 포털과 지역언론의 상생방안을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또 네이버 등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지역 저널리즘 강화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지역 언론 기사 의무적 게재와 같은 전향적인 뉴스개혁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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