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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10. 꽃심의 도시 전주를 기록하다.

△글제목: 꽃심의 도시 전주를 기록하다.

△글쓴이: 김새하(전주한들초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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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마다 분홍색 꽃 그림이 그려져 있고 ‘꽃심의 도시 전주’라는 글귀가 보인다.

꽃으로 수놓아진 전주를 생각하면 내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꽃들로 수놓아진 삼천천과 전주천에는 꽃들이 떠다니고 흩날리며 꽃향기가 퍼질 것만 같다.

 

#최명희문학관과 서학 예술 마을을 돌면 나는 예술가가 된다.

경기전 옆 작은 골목과 커다란 나무가 있고 그 아래 기와지붕이 보인다.

입구 <최명희문학관> 이라고 마치 조선 시대 궁궐에서 쓸 것만 같은 글씨로 쓰여있는 문을 지나면 작은 마당과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전시관에 가면 최명희 선생님의 생애를 알 수 있는 사진들과 직접 쓰신 손 글씨도 볼 수 있다. 전주에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이 계셨다는 게 왠지 모르게 자랑스러워져 내 어깨가 올라간다. 

‘혼불’은 중고생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나는 전라북도를 빛내주고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해주신 혼불의 작가 최명희 선생님을 만나 뵙고 싶다.

한옥마을 옆에는 전주천이 길처럼 주욱 이어져 있는데 그 건너엔 작가와 화가들이 많이 사는 서학동 예술 마을이 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왠지 판소리가 흘러나올 것만 같다.

나는 음악 시간에 리코더 대신 단소를 더 좋아했다. 아마 판소리를 좋아하시는 아빠 따라 판소리 공연을 많이 접해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으로 읽을 때보다 판소리로 부르는 춘향전이 훨씬 재밌다. 

특히 북장단과 추임새를 들으면 마치 센서가 반응하듯이 내 어깨도 들썩였다. 

오랫동안 글쓰기와 무용을 했기에 나에게도 예술가의 피가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 경기전과 객사와 한옥마을에서 나는 전통과 역사를 배운다.

왕조의 발상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곳, 경기전 돌담길은 참 아름답다.

홍살문을 지나면 태조 어진을 봉안한 건물들이 나오고 좌우로 흩어지듯 모여 있다.

경기전 안 몇백 년쯤 되어 보이는 나무와 건물들 사이로 걸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뒤편엔 어진 박물관이 있고, 대나무가 우거진 숲에서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있다.

나는 어렸을 때 경기전이 임금이 사는 궁궐인 줄 알았다. 

기와집들이 모두 크고 멋지고 고급스러웠기 때문이다.

경기전 돌담으로 뻗어 나온 배롱나무의 배웅을 받고 나와 전동성당을 구경하고 한옥마을로 향한다.

언젠가 작은 언덕 위에서 눈에 덮인 한옥마을을 내려다본 적이 있는데 마치 기와집들이 브라우니 위에 슈가 파우더를 뿌려놓은 것 같았다.

그때 몇몇 기와집에서 나오는 진한 노란색 등불들은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었고 내 마음속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이번 여름 방학식 날 친구들과 한옥마을에 갔다. 한복을 빌려 입고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가 마치 조선의 아씨들 같았다.

시야가 시작되는 곳에서 끝없이 이루어지는 한옥들, 기왓장 지붕과 지붕이 어깨동무하듯이 이어져 있고 대문 안 까만 대청마루와 마당의 이름 모를 꽃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 황방산과 덕진공원에 가면 나는 연꽃이 되고 나무가 된다.

황방산에 오른다. 나는 참 운이 좋은 아이. 집에서 몇 분이면 갈 수 있는 곳곳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니! 

등산로를 올라갈 때면 책장을 넘기듯 바람이 나무 이파리들을 넘기고 그 사이로 햇빛이 쏟아진다.

오소리는 나무 위를 오르락내리락하고 나무 발아래 촉촉한 이끼들이 푹신푹신 깔려있다.

이끼 사이 8분음표 같은 통통한 고사리를 발견, 환호성을 지른다.

꺾어 가면 할머니가 무척 좋아하실 것 같지만 산을 보호해야 해서 조금 망설여진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산속은 시원하다.

마치 초록 렌즈 선글라스를 쓴 것처럼 산에서 보이는 것들은 온통 연두와 초록이다.

이젠 내 몸마저 초록색으로 물들 것 같다.

어느새 동생도 신이 났는지 까르르까르르 산을 휘젓고 다닌다. 

뒤따라오는 나뭇잎들도 쏴아아- 쏴아아- 물결 소리를 낸다.

정상에 올라 두 팔 길게 뻗으면 이 온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을 것만 같다.

올라갈 땐 곤충과 다람쥐를 찾고 내리막에는 달리기 시합을 했다. 참 좋다.

아름다운 덕진공원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특히 좋아하시는 곳이다.

산책로 데크를 따라가면 끝없이 연꽃이 펼쳐진다.

어른들은 “아따 좋다.” 내 입에서도 “햐~” 소리가 난다.

연지문, 취향정, 벽진 폭포 그중에서 제일 멋있는 건물은 연화정 도서관이다.

연꽃과 도서관? 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생각할수록 이상하게 멋진 풍경이었다.

아! 덕진공원의 연꽃 때문에 전주가 꽃심의 도시인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언젠가 내 책이 연화정 도서관에 비치되었으면 좋겠다.

 

# 전주를 기록하는 아이

나는 꿈이 많다. 무용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과 상의 끝에 의사가 되기로 했다. 그런데 글 쓰는 게 너무 재밌고 글을 잘 쓴다고 선생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아서 작가가 되고도 싶다. 

내 꿈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훌륭하게 자라서 전라북도와 전주를 빛내고 싶다.

난 전주를 사랑하는 아이, 전주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은 아이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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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 #어린이 #손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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