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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학교] 글마당 - 전주시 초등학생 예능경연대회 최우수작

우산비 오는 날나의 얼굴 불게 만드는나의 우산그럴 땐 가기 싫은 학교찢어진 것 들킬까봐구멍난 것 들킬까봐콩닥콩닥 조급해져만 가는내 마음친구에게 들킬까봐몰래몰래 우산통에넣어 봤지만1분 조차 못 되어들켜 버렸네으하하하“구멍났데요”“찢어졌데요”아이들의 놀림속에버림 받은 나의 우산그 날집에 가는 길은비를 맞으며쓸쓸히 혼자 뛰어갔네 / 김문이 (전주 완산초등학교 6학년)정다운 이웃 쓰레기 할아버지 “철커덩 철컥철컥…”새벽부터 철컥거리는 소리가 온 동네를 가득 채웠다. 쓰레기 할아버지께서 오신 것이다. 쓰레기 할아버지는 폐품을 모아 파셨다. 그리고 오전 8시 즈음에는 아이들이 등교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도 하시고, 오후에는 동네청소까지 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참 좋은 일을 하셨는데도 사람들은 그 할아버지를 입모아 흉봤다. 그 할아버지는 쓰레기통에서 사는 사람처럼 냄새가 고약했다. 아줌마들은 폐품을 버리면서도 “아이고∼ 이 고약한 냄새”하시며 혐오스런 표정을 지으셨다. 그래도 할아버지께선 씁씁한 웃음만을 지으실 뿐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시면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어느날이었다. 그날은 우리 동네 놀이터에 새로운 펭귄 미끄럼틀이 오는 날이라 내 동생 동철이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신바람이 나서 집으로 달려갔다. 동철이는 나를 끌다시피 해서 놀이터에 데리고 갔다. 그런데 놀이터에는 미끄럼틀이 아직 와 있지 않았다. 동철이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마을회의에 다녀오신 엄마께서 소파에 앉아 계셨다. 우리엄마께서는 계속 한숨을 푹푹 내쉬고 계셨다. 동철이는 엄마께 매달리며 “미끄럼틀 왜 없어요?”하고 여쭈어 보았다. 엄마께선 “마을회의에서도 막 그 이야기를 하고 왔어. 쓰레기 할아버지 말이야. 그 할아버지께서 폐품 팔아 모은 돈으로 아이들을 위해 미끄럼틀을 사시려고 하셨대. 그래서 은행에서 돈을 꺼내시고 오시다가… 휴∼”엄마는 잠시 말을 멈추시고 눈을 지그시 감으시더니 다시 입을 여셨다.“교통사고를 당하셨데. 지금은 고려병원에 계신대”동철이와 나는 입을 헤∼ 벌리고 서 있다가 웃옷을 걸치고 뛰쳐나가 고려병원에 갔다. 우리 뒤에는 엄마도 계셨다. 할아버지 병실에는 벌써 아이들이 많이 와 있었다. 윤호, 예진, 유정이… 할아버지는 꽃에 둘러싸여 함박 웃음을 짓고 계신다. 할아버지께 내일 또 올것을 약속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할아버지 생각에 이리저리 뒤척였다. 다음날 학교에서 성금을 모아 내가 대표로 할아버지께 가져다 드렸다. 할아버지 병실에선 웃음소리가 계속 울러 펴졌다.“하하하… 호호호…”이제 우리는 할아버지의 수레소리만 나도 맨발로 나가 인사한다. 아마 할아버지처럼 멋진 웃음을 지닌 분은 없으실 것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31 23:02

[즐거운 학교] 남원이백초등학교 '작은음악회' 눈길

전교생이 55명에 불과한 작은 농촌학교 어린이들이 대형 무대에서 음악회를 열었다. 남원 이백초등학교가 29일 남원춘향문화회관 대공연장에 올린 ‘작은 음악회’는 어려운 여건을 딛고 어린이들이 화음을 모아낸 감동적인 무대였다.전교생이 바이올린 교습을 받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학교(본보 7월25일자 소개)는 이날 음악회에서 어린이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바이올린 연주 기량을 뽐냈으며, 영어 연극·민요 합창·사물놀이 등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재직 선생님과 남원시립국안단원 김흥업씨 등이 피아노와 첼로, 창으로 어린이들의 음악회를 풍성하게 만들었다.이학교 어린이들이 지난 1학기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것은 학교재량 활동으로 바이올린 교습을 택하면서다. 학교측(교장 장위현)은 농촌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악기부터 강사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용을 학교에서 부담했다. 학생 2명당 1대꼴인 30대의 악기와 강습교본 모두 학교 재원으로 마련됐다. 남원 출신으로 현재 서울시향 단원으로 활동중인 유정은씨가 초빙돼 학생들을 지도했다.9명의 교원중 6명의 교원도 유씨로부터 레슨을 받으며 학생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열성을 나타냈다.바이올린 악기가 어떻게 생긴 줄도 잘 몰랐던 이학교 어린이들은 이같은 학교측의 배려와 초빙교사의 열정으로 지금은 전교생 누구나 6곡 정도는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장위현 교장은 “학습내용을 직접 선보임으로써 어린이들이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취지에서 음악회를 마련했다”며, 실제 이번 무대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1.10.31 23:02

[책과 세상] 전북팬클럽 '작촌문학상' 제정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위원회(회장 김학)가 지난 7월 출범이후 지역문단의 씨줄과 날줄을 엮고 전북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한 문학적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전북펜클럽은 ‘제1회 전북의 어른상’을 수상한 작촌 조병희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회원들의 창작의욕을 북돋기 위해 ‘작촌문학상(鵲村文學賞)’을 제정한다.내년 1월 첫 수상자를 내는 이 상은 전북펜클럽 회원(현재 90여명)으로서 시상년도부터 소급, 3년 이내에 수준 높은 작품집을 발간하고 회원으로서 의무를 다하며 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매년 1명을 선정, 2백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지원된다.전북펜클럽은 문학상 운영을 위한 정관을 제정하고 회장과 부회장 3명으로 구성된 ‘작촌문학상 운영위원회’를 구성, 매년 4명 이내의 수상후보자를 선정한 뒤 심사자료와 함께 매년 위촉되는 심사위원들에게 제출키로 했다.전북펜클럽은 다음달 16일 진안에서 ‘지역순회 문학강연’을 연다. 작촌문학상이 펜클럽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전북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작업이라면 다음달 중순 첫발을 떼는 ‘지역순회 문학강연’은 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한 자리. 이날 문학강연에서는 진안 출신인 시인 허소라 교수(군산대)가 강사로 나와 고향 사람들에게 시(詩)를 이야기 하고 시낭송회도 이어진다.전북펜클럽은 또 작지만 알찬 소식지를 만들어 회원간 유대를 강화하고 모임 활동상황을 외부에 적극 알린다. 다음달 초 얼굴을 내밀 소식지는 ‘전북펜 저널’. A4크기에 20쪽 밖에 되지 않지만 회원들의 작품, 시와 수필 등과 함께 문단 동정과 책소식 등을 튼실하게 엮어냈다. 전북펜클럽은 이와함께 내년부터 ‘전북펜 문예대학’을 신설, 문학의 대중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김학 회장은 “창립 3개월만에 회원수가 90명을 넘기고 조직이 점차 안정되고 있는 만큼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문학사업을 벌이는 일에만 급급하지 않고 내실을 다져가는데 충실하겠다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31 23:02

[책과 세상] 지령 30호 '문예연구'... 냉철한 평론.신인 등용문 역할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발행되는 문예지는 1백여종. 지방자치제 도입이후 지역문화 활성화라는 화두를 앞세워 하나 둘씩 생기며 급격히 팽창됐다. 지역문예지는 그러나 그 지역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한계였다. 계간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꾸려나가기 쉬운 시전문지를 표방하거나 지역 테두리 안에서만 뿌려지는 문예잡지가 대부분이다.전주라는 지역을 벗어나 중앙의 계간 종합문예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문예연구’가 지령 30호를 맞았다. 문예연구사(신아출판사·대표 서정환)에서 94년 3월 창간호를 낸 뒤 단 한번의 결호도 없이 8년동안 쉼없이 얼굴을 내밀어 2001년 가을호로 통권 30호를 발행했다. ‘새로운 문예지평을 열어가는 문학인들에게 활동할 무대를 마련해주고 그를 통해 바르고 아름다운 문단을 건설하려는’창간 정신이 줄기를 이룬 문예연구는 매호마다 참신한 기획 특집을 마련, 전국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문학의 근대성(창간호)을 비롯해 ‘이상 60주기 기념’(12호), 카프문학의 재인식(22호), 최명희 ‘혼불’자세히 읽기(24호), 새천년을 여는 젊은 시인(26호), 최일남(29호) 등 근대문학의 발자취와 다양한 문학장르를 더듬는 알찬 내용이 특집을 관통하고 있다. 한국 신문학이 싹튼 이래로 형태를 달리해 반복되고 있는 문학사조를 등한시 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것’을 지키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편집 방침이 녹아있는 덕분이다.특집과 함께 문예연구의 강점은 평론. 문학평론 뿐 아니라 미술과 연극,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냉철하고 심도있는 평론을 게재하고 있다. 이보영 전정구 백문임 김기림 최명표 유성호 김주희 등 각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는 평론가를 섭외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문예연구는 또 재정확충을 위해 신인을 배출하는 관례에서 과감히 탈피, 신인상 공모를 통해 창작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을 딛고 유능한 신인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에 걸쳐 1백여명의 유망한 신인작가를 배출했는가 하면 ‘올해의 문학상’을 제정, 역량있는 작가를 격려하고 복돋워주는 일도 마다않고 있다.문예연구가 지역의 한계를 딛고 매호 3천여권을 발행, 전국 문인과 서점에 유통되기까지는 발행인이자 신아출판사 대표인 서정환씨의 장인정신이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다. 옛 완판본의 명성을 지켜나가겠다는 서대표는 “조선시대에도 경판본과 완판본이 유명했다면 지금도 못할 것이 없다”며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스스로의 노력만이 지역문단을 살찌우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예연구 30호(2001 가을호)에는 기획특집으로 일제시대 북방정서를 바탕으로 신산스런 시대 형편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백석 시인을 다뤘다. 정양 교수(우석대)의 ‘다시 읽은 우리 고전’코너가 신설됐으며 문예연구 출신작가 특집으로 시인 22명과 수필가 7명의 작품을 실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31 23:02

[책과 세상] 신정일씨 '섬진강 따라걷기'

남원과 곡성·구례·하동을 거쳐 광양에 이르는 아름다운 여정, 그리고 그 물길을 따라 민족의 성산 지리산을 찾아가며 만나는 한 폭의 풍경화. 섬진강 5백30리 물길이 책속으로 흘렀다.황토현문화연구소와 전라세시풍속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신정일씨(47)가 펴낸 ‘섬진강 따라 걷기’. (가람기획)그가 추진중인 ‘우리 강 따라 걷기’탐사계획의 두번째 결실이다. ‘우리 강 따라 걷기’는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10대강을 도보로 탐사하면서 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지역민들의 삶과 애환, 역사·문화유적 등을 소개하는 작업이다.지난 2월 일행 10여명과 함께 아흐레동안 섬진강의 발원지인 진안군 데미샘에서 광양만까지 2백12km를 답사하면서 바라본 세상과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냈다. 두번의 왜란과 동학농민혁명, 그리고 6·25전쟁으로 인한 상처 등 섬진강의 뼈아픈 역사와 질곡의 세월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이책은 섬진강 유역에 산재한 문화유적지와 기암괴석.풍속 등을 1백여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8월과 9월 한강과 낙동강을 따라 기행에 나섰던 신소장은 내년 초 그 결과물을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내년부터 분단이후 한번도 가보지 못한 대동강 등 북한의 강을 탐사하기 위해 조만간 통일부에 방북신청을 낼 계획입니다”북한의 6대강 탐사는 ‘우리 강 따라 걷기’의 마침표이자 신소장의 바람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31 23:02

[책과 세상] 새로나온 책

*회포의 정한평생을 오롯이 교직에 바친 수필가 송원 박성옥씨가 희수(喜壽) 기념으로 발간한 수필집. 송원의 일곱번째 저서로 고희(古稀)를 전후로 희수에 이르기까지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신문과 잡지, 동인지 등에 투고한 글들이 담겨있다. (신아출판사)*희망은 힘이 세다민주투사에서 현실정치에 입문, 재선 국회의원이 된 김근태 의원(민주당)이 쓴 산문집. 김의원은 정치권의 이면과 사회 현실을 비롯해 좋아하는 책과 영화, 사람이야기, 늘 함께 해준 아내와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때론 가볍게 때론 무겁게 써 내렸다.(다우) *소설전북전북소설문학회(회장 윤영근)가 발간하는 동인지. 2001년 제6호. 김명희 김상휘 김선옥 김장천 김한창 라대곤 송구암 윤규열 윤영근 이명애 최영두 한지선 형문창 황용수 등 14명의 단·중편과 연재소설이 실렸다.*세상의 죄를 눕히다열린시창작회(회장 이운룡)에서 발간하는 열한번째 열린시집. 2부에 걸쳐 이운룡 구연배 김문진 김재란 김정순 나혜경 박영택 박은주 성진숙 송재옥 송희 안평옥 유대준 이영자 이재숙 이종호 임우성 전병윤 조영순 채정 하종우 강태구 고상덕 김점순 서영숙 성진수 손실 이광원 이병률 이영애 이희춘 전용직 최세양 하현식 등 회원들의 시가 수록됐다.*모나리자에게 고함한국문협과 전라시조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인 양점숙씨의 시조집. ‘기다림의 날 뒤에’와 ‘꽃처럼 살고 싶었던 이야기’에 이어 세번째다. 91년부터 올해 초까지 발표한 작품 1백42편을 퇴고한 뒤 실었다. (오감도)*개인 맞춤형 복지시대서울 천호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윤석용원장이 쓴 복지정책 제안서. 윤원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복지현실을 적시하고 선진국의 장애정책과 노인정책 등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복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새로운사람들)*정읍의 전설정읍문화원이 91년 지역 전설을 묶어 편찬한 ‘정읍의 전설’증보판. 수필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필씨가 조상의 슬기와 용기가, 민간신앙과 주술이 담겨있는 전설 1백15편을 수집해 다시 썼다. *나의도전 나의선택 (주)서전의 창업주 육동창 회장이 창업 15주년을 맞아 쓴 서전 발전사.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85년 55세의 나이에 생소한 안경업계에 진출, 서전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기 까지의 과정과 저자의 인생철학, 성공철학 등이 담겨 있다. (원민)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31 23:02

[책과 세상] 김형중교수 '애국계몽기의 신문연재소설'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어렵고 혼란스러웠다. 그 당시에는 어느 때 보다 민족문화의 주체적인 대응자세가 요구되면서 다양한 문학 양식을 산출하게 된다. 신소설과 역사·전기체 소설을 양대 축으로 한문소설과 토론체 소설 등 이질적인 서사 양식도 시대 현실을 반영하며 변화를 겪는다. 이른바 애국계몽기, 1905년부터 1910년까지의 신문에 연재된 소설을 연구한 책이 나왔다. 김형중 교수(벽성대학)가 쓴 ‘애국계몽기의 신문연재소설’(한국문화사) 애국계몽기(1905∼1910) 신문 연재소설에 관해 발표한 글들을 묶었다. 김교수의 애국계몽기 소설 접근 방식은 기존 연구와는 다르다. 근대소설을 연구하는 방법과 잣대, 그리고 근대소설과의 차이점을 밝혀내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망국 직전의 위기에 직면한 당대 지식인들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또 시대상황에 대응하는 소설의 주제의식, 특히 그 사회적 의미를 밝혀내는 과정을 중요시 했다. 문학사의 체계안에서 문학연구가 이뤄져야 마땅하지만 애국계몽기의 소설은 시대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하는 김교수는 이시기의 소설들이 갖고 있는 고소설과의 유대관계, 후대 소설에 미친 영향 등을 밝혀내는 작업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토론체 소설의 전사(前史)에 해당하는 조선 중기 몽유록계 소설의 주제 의식을 살펴본 것이라든지 연암 박지원의 사유체계에 관한 글을 부록으로 실은 것도 이채롭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31 23:02

단절통한 변신의 모색.. '정현도교수 조각전'

누구나 일탈을 꿈꾼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는 변화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지만 사회라는 테두리 밖으로 나온 자신의 모습과 그에 대한 주위의 인식이 두려워 쉽게 변화를 시도하지 못한다. 일탈을 꿈꾸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조각전이 열리고 있다. 조각가 정현도 교수(전북대)의 ‘일탈-예감’전.(다음달 5일까지 서신갤러리)정교수의 아홉번째 개인전이자 전주에서 갖는 13년만의 전시회다. 순동을 직접 자르고 붙이는 ‘쿠퍼 웰링(copper welling)’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동판을 용접해 조형성을 강조하거나 큰 동판 표면에 구리선을 녹여 표면의 마티에르를 강조한 부조작품이 눈에 띈다. 딱딱한 돌에 따스한 감성을 불어넣는 ‘돌작가’로 이름나 있는 정교수에게 이번 전시회는 이전 작품세계에서 볼 수 없었던 일탈인 셈이다.“서울서 나무작품만 하다 20년전 전북대에 온 뒤로는 작품 재료를 돌을 사용했어요. 익산 황등석이나 여산 대리석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돌이 생산되는 전북에 온 만큼 작가로서 욕심이 났던 거죠”나무작업에는 ‘적(積)’의 의미를, 돌에는 ‘충(忠)과 흔(痕)’을 담아냈던 정교수는 지금까지의 작업소재와 전혀 다른 동판을 활용,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모색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탈(Flight)과 예감(Presage)는 ‘불현듯이 비상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어요. 이번 작품전이 계획됐다기 보다는 작품구상을 하던중 어느날 갑자기 떠오른 영감이라고 할 수 있죠”작가의 절대절명의 명제가 ‘변화’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는 정교수가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향한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정신을 쏟아부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작품 중앙에 그어진 획(劃)들은 정교수의 주제, ‘일탈-예감’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메시지다. 기존의 생각과 작품 패턴과의 단절, ‘잘라버린다’는 의미를 지닌 획에는 정교수의 작가적 고뇌가 담겨 있는 셈.“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 마무리 단계에서 다음 작품에 대한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동한 등한시했던 주물이나 브론즈 작품에 매달려 보고 싶어요” 끊임없이 자신만의 작가세계를 치열하게 모색하는 정교수의 행보와 심연이 그의 작품에서 따스한 감성과 함께 넘치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1.10.30 23:02

전주시향 유망신인음악회 열려

피아노의 현가람과 이고은, 바이올린 신선과 조아라, 첼로의 강보람이 10월의 마지막밤을 수놓는다.전주시립교향악단은 열일곱번째 유망청소년 음악회를 31일 오후 7시40분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마련한다. 고사리손들의 아기자기한 연주솜씨를 통해 색다른 감동을 만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재능있고 우수한 신인들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무대경험과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 전주대 김성진겸임교수가 객원지휘하는 이날 공연은 모차르트의 서곡 ‘피가로의 결혼’으로 서막을 연뒤 조아라(효문초등 5)가 하이든의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을, 이고은(익산남중 1)이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들려준다. 신선(신성초등 4)과 강보람(양지초등 5)은 각각 모차르트의 바이올린협주곡 제4번과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다장조를 연주하고, 군산서흥중 1년에 다니는 현가람은 멘델스존의 피아노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다. 나란히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과정을 밟고 있는 신선과 조아라는 김남윤교수 등을 사사하며 도내외 음악콩쿨에서 입상한 기대주들. 지난달 전북문화저널의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무대에 올라 당찬 연주솜씨를 선보였던 강보람도 입상경력이 화려하기는 마찬가지. 현가람은 서울예술의 전당에서 영재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내일의 전북음악계를 이끌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이고은은 국제스즈끼음악제에서 연주무대를 가졌고 음악세계피아노경연대회에서 전체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30 23:02

전북연극협 중심돼 상춘곡 소재로 12월 공연

지역연극인들이 한무대에 서는 뮤지컬이 제작된다.전북연극협회(회장 박병도)는 오는 12월22일과 23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협회소속 연극인들이 한데 서는 뮤지컬 ‘춤추는 상춘곡’(가제)을 공연한다고 밝혔다.협회가 최근 이사회를 거쳐 밑그림을 완성한 이 작품은 가사문학의 효시인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을 소재로 담은 작품. 처가가 있던 정읍 칠보(당시 지명은 태인)에 내려와 상춘곡과 불우헌곡 등 명작을 남긴 정극인의 생애를 조명한 이 작품은 성종 12년인 1481년 이곳에서 숨을 거뒀다는 역사적 사실을 앞세워 무위자연과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극본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현욱씨가, 연출은 박병도회장이 맡는다. 지역연극인 30명이 무대에 오르는 이 공연을 위해 연극협회는 조만간 캐스팅 작업에 들어가 배역을 확정한 뒤 곧바로 연습에 들어갈 계획.지금까지 지역연극인들이 극단을 초월해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한 것은 지난 96년 ‘서울로 가는 전봉준’과 지난해 ‘시집가는 날’등이 있다. 이번 무대는 공동제작의 세번째 작품인 셈. 특히 이 공연은 연극인들의 화합을 새롭게 다지고 가뜩이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회의 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제작예산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지만 올해초 문예진흥기금의 무대지원사업 선정돼 다소 어려움을 덜었다. 박병도회장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지역연극계가 우의를 다지고 단합된 모습을 보다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 지역의 역사를 조명하는 작품 제작을 위해 다양한 소재를 검토, 정극인과 정읍의 인연을 소재로 삼은 이 작품을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30 23:02

[윤전경의 음악이야기] 야상곡

여기저기에서 옷을 갈아입는 소리가 들린다.높고 푸른 하늘에서,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에서, 시내 중심 가를 누비는 멋쟁이 여인들의 옷 매무새에서 그 소리가 들려 온다.밤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리들이 그리워하는 음악들도 차츰 그 빛깔이 가을의 색으로 변하고 있다.영어의 녹턴(Nocturne), 프랑스어의 녹튀르느(Nocturne), 이탈리아어의 노투르노(Notturno). 이들은 라틴어의 Nox에서 나온 말로서 당시에는 '밤의 신'이란 뜻을 지니고 있었다.우리들에게는 '야상곡'으로 불리우며 한밤의 시정을 담은 부드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음악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녹턴이란 장르는 쇼팽의 이미지와 흡사해서 쉽게 그를 떠올리게 되지만 실제는 아일랜드 태생의 작곡가 존 필드가 최초로 이 장르를 제시했다. 1800년대 초반 당시에 베토벤과 필적할 만한 유명세를 누리던 피아니스트 클레멘티의 제자로서 필드는 마침내 러시아에 정착하고 그 곳에 뿌리를 내린 음악가다.그가 남긴 전 20곡의 녹턴에서 영향을 받은 쇼팽은 자신의 낭만적인 감성과 내성적인 시정 그리고 여성적인 섬세한 우수를 가득 담은 선율들을 토대로 모두 21곡의 야상곡을 남겼으며 전 세계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단지 '살롱음악'이라는 표현으로 쇼팽의 야상곡이 간혹 왜곡되기도 하지만 평소에 자신의 피아노 위에 메트로놈을 켜 둔 채 연주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절제된 감정과 순수한 리듬으로 연주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음이 명백하다.프랑스 사교계를 휩쓸던 6살 연상의 남장여인 조르쥬 상드와 함께 떠났던 사랑의 도피장소 마요르카 섬에서 만들어진 작품, 야상곡 G장조, op.37의 두 곡은 당시 쇼팽의 애틋한 심경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이어서 탄생한 op.48의 두 곡은 쇼팽의 가장 성숙된 시절의 작품으로 슬픔과 그를 승화시킨 마음의 위안을 동시에 포함하는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다.'여인들의 경지'라고 불리는 op.9의2번은 널리 대중화되어 다양한 악기들로 편곡되어 있으며 이미 매스컴을 통해 우리 모두의 애창곡이 되었다. 깊어 가는 가을밤, 쇼팽의 야상곡과 함께 추억의 시간을 마련해 보시길... / 윤전경 (음악평론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30 23:02

[김병기의 한문속 지혜찾기] 꽃보다 더 붉은 단풍

꽃보다 더 붉은 단풍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서리맞은 잎사귀가 이월의 꽃보다도 더 붉구나.당나라 말기의 유명한 시인인 두목(杜牧)의 시〈산행(山行〉의 마지막 구절이다. 두목은 산길을 가다가 마차를 멈추고 늦가을의 단풍을 바라보면서 "서리맞은 잎사귀가 이월의 꽃보다도 붉다"고 읊었다. 여기서 그는 이월이라고 하였지만 그것은 필시 음력일 테니 오늘날 사용하는 양력으로 치자면 봄이 한창 무르익어 가는 3, 4월에 해당된다. 그렇다! 새봄에 젊음으로 피어나는 꽃만 붉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비록 서리를 맞아 잎이 질 날이 멀지 않았지만 단풍도 꽃 못지 않게 붉고 아름답다. 노인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비록 서리맞은 나뭇잎과 같은 노인이지만 새봄의 꽃과 같은 젊은이 못지 않게 정열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인이 얼마든지 있다. '一事能狂便少年'이라고 했던가? '한가지 일에 능히 미칠 수 있으면 그게 곧 젊은이다'는 뜻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경로의식이 희미해지다 못해 아예 노인을 귀찮은 존재로 치부해 버리는 못된 풍조가 만연해 있다. 이 가을 봄꽃보다도 붉게 타는 단풍을 보면서 우리의 노인들께 끝까지 정열을 불태울 수 있는 기회를 드리려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 그리고 노인의 경험에 귀를 기울여 보자. 단풍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듯이 말이다. 霜:서리 상 葉:잎사귀 엽 紅:붉을 홍 於:어조사 어(' … 보다'라는 뜻) 花:꽃 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10.30 23:02

반대구호가 아닌, 보여주며 체감하는 자리

‘강건너 산밭에 하루 내내 스무번도 더 거름을 져 나르셨단다/…/세상이야 이래도 몸만 성하면 농사짓고 사는 것 이상 재미있고 속편한게 어디 있겠냐며 자꾸 갈라진 발바닥을 쓰다듬으시며 자꾸 발바닥이 뜨겁단다…’(김용택의 ‘섬진강9’)섬진강변의 은빛 물결 사이로 오카리나소리와 수백개의 종이배가 퍼져나갔다.김용택시인의 고향인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 진메마을 섬진강변에서 28일 열린 ‘섬진강은 흐르고 싶다’작은 음악회.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하고 인터넷웹진 전라도닷컴과 인터넷모임 섬진강편지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음악회는 섬진강 상류를 가로막는 적성댐건설 반대여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행사장을 찾은 마을주민과 전남북지역에서 이곳을 찾은 3백여명의 참가자들은 굳이 ‘적성댐 반대’구호를 높이지 않아도 넉넉한 가을을 에두르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바라보며 왜 주민들이 댐건설을 반대하는지 체감할 수 있는 넉넉한 자리였다.이날 음악회에서는 가수 한치영씨와 아들 태주군이 노래와 오카리나연주를 들려준데 이어 마산아름나라어린이예술단이 무대에 올랐고, 노래패 청보리사랑이 진메마을강변을 수놓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대통령과 건설교통부장관 앞으로 ‘어머니의 강 섬진강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섬진강적성댐 반대편지와 엽서를 쓴데 이어 자신들의 염원을 담은 종이배를 강물에 띄우기도 했다.참가자들과 주민들은 주최측이 마련한 갓 삶은 돼지고기와 막걸리 등을 들며 한데 어우러지는 자리를 빚어냈다. 행사장한켠에서는 지역사진동호회원들이 섬진강의 비경을 담은 ‘아! 섬진강’사진전도 함께 마련됐다.참가자들에게 벼락바위며, 꽃밭뜸 등 진메마을을 감싼 정경을 소개한 김용택시인은 “어머니품같은 짙푸른 섬진강이 나를 키웠다”면서 “생각지도 않게 많은 사람들이 내고향을 찾아줘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정진우
  • 2001.10.29 23:02

서예비엔날레 기념 동아시아포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동양의 서예문화정신을 계승하면서도 21세기의 시대정신으로 해석하여 오늘의 시대예술로 부활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서예문화의 세계화 운동이다.’정보화와 세계화의 시대, 그리고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역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환경속에서 서예문화의 정신과 그 의미는 어떻게 찾아져야 할까. 27일 오후 1시 30분 2001세계서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실에서는 서예문화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탐색하는 학술회의가 열렸다. 동아시아문화포럼(회장 송하경)이 마련한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동아시아문화에 나타난 서예’(조민환 성균관대 연구교수), ‘한국문화와 서예’(김수천 원광대교수), ‘일본문화와 서예’(김태정 대구예술대교수), ‘중국문화와 서예’(김병기 전북대교수) 등 오늘의 한국서예가 안고 있는 과제와 동아시아 3국의 서예문화 현주소를 탐색하는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이날 중점적으로 논의된 문제는 서예문화의 정체성과 방향. 자연히 오늘날 한국서예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자성이 쏟아졌다. “오늘날 서예는 이중적인 모습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전통을 묵묵히 지키는 서예와 전통을 벗어난 서예가 그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전통을 탈각한 서예를 과감히 도입해 응용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예가 자신의 정체성 문제라고 본다.”(조민환교수)“오늘날의 한국서예를 보는 외국인들은 매판이라는 혹평을 주저하지 않는다. 곧 매판은 획일과 경직을 대신하는 대명사로 한국의 서예가 매판으로 평가받는 것은 그것을 쓴 서예가들의 눈이 서체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문식(文飾)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김수천교수)“한국서예계는 아직도 대중이 왜 서예를 외면하고 있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자기 성찰을 도외시한 채 단지 대중이 서예를 외면하고 있다는 현상에 대해서만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표면적으로만 진단,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락성과 유희성, 이벤트성을 확보기 위해 서예는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업주의와 결탁하여 그렇지 않아도 취약하기만한 한국서단의 기반을 서예계 내부에서 자진하여 흔들고 있다.”(김병기교수)“한국서예의 정체성을 밝히려는 노력은 한국 서예가 한시문의 종속물로서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슴을 중심으로 한 정신바탕에서 나와야만 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김태정교수)이런 주장에 대한 토론자들의 논평과 문제제기는 다양했다. 연구자들은 대체로 한국서단의 변화 당위성에 동의하면서도 그 변화는 전통서예에 대한 탄탄한 기반이 확립된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병기교수는 특히 오늘의 한국서단은 ‘변화를 위한 변화’에 집착하면서 더욱 혼란함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제기, 서예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변화를 모색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화만을 앞세워 ‘문(文)’은 없고, ‘화(化)’를 반복하는 문화환경속에서 서예마저도 광대문화로 전락시키는 시도를 지속해야하느냐”는 것이 김교수의 제기. 서예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변화를 어떻게 이루어가야하느냐에 대한 진지한 탐색의 자세여야 한다는 것이 이날 학술회의의 논점이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1.10.2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