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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누리카드 "저소득 신청자 모두 드려요"

소외 계층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누리카드가 올해부터 선착순이 아닌 신청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발급된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오는 9일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문화누리카드를 접수한다. 전북 지역은 오는 25일부터 지역 주민센터에서 신청받는다. 온라인 신청은 다음 달 9일부터 문화누리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카드 신청 기간은 4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이뤄지고, 카드 이용 기간은 카드 발급 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지난해부터 시행된 문화누리카드 사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통합 문화 이용권을 발급하는 제도다.지난해에는 선착순으로 카드를 발급했으나 올해부터는 신청 기간 내에 카드 발급 신청을 한 사람 모두에게 카드를 발급한다. 선착순 방식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 계층을 줄이고, 카드 발급 희망자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카드 발급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지원 기준도 세대별 10만 원에서 개인별 5만 원으로 바뀐다. 개인별 문화 향유의 선호를 반영하고 실질적인 형평성을 높이려는 방안이다. 다만 지난해처럼 세대별 단일 카드 이용을 원하는 경우에는 세대원 1명의 카드로 합산해 신청할 수 있다.문화누리카드는 영화와 공연, 전시 관람, 숙박, 여행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관람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문화누리카드 소지자는 나눔 티켓을 통해 공연과 전시 등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문체부 관계자는 문화누리카드 사업이 소외 계층의 문화 향유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 문화누리카드의 혜택을 넓히기 위해 이용처를 확충하고, 다양한 혜택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전북 문화누리카드 안내처는 문화연구 창(063-227-1288).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2.05 23:02

"새해 경사스러운 일 많기를" 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 입춘축 무료 나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화선지 위에 행서체로 쓰여진 글씨에는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바람을 담는다. 간격에 맞춰 길게 자른 화선지를 서진(書鎭)으로 고정하고 한 자 한 자에 복을 얹는 마음가짐으로 붓을 움직였다.봄을 부르는 길목에서 입춘축(立春祝)을 받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좋은 일이 가득하도록 복을 나눠주는 기분으로 쓰고 있습니다.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을 맞아 입춘축 나누기가 이뤄졌다.4일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에 있는 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회장 유지인, 이하 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서실에서는 먹의 향기가 은은하게 밴 가운데 입춘축이 쉴 새 없이 쓰여졌다. 10여년간 매년 이뤄지는 행사로 완주군 상관면 공기골에서 석간수를 떠다 입춘축을 썼던 고(故) 창암 이삼만 선생을 추모하고 그 뜻을 잇는 의미를 담았다.매년 10여명이 참여해 지난해에는 100여장을 배포했고 올해는 이날 오전에만 30여명이 들렀다. 입춘시(時)인 오후 12시58분에 붙여야 복이 들어온다고 전해져 발길이 이어졌다.무료 배포라는 언론의 보도를 보고 찾은 이가 대부분이며, 보통 한 사람이 여러 장을 가져 간다. 입춘대길을 기본으로 별도로 준비해 온 문구를 요청하기도 한다.가장 인기있는 글귀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다. 그 다음은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는 뜻인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를 선호한다. 이어 부모와 자식의 건강을 비는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이 뒤를 잇는다. 드물게 나라의 태평과 가정의 풍족을 비는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도 신청이 이뤄진다.주로 고령층이 자녀에게 주기 위해서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기념사업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날 오전에도 노신사가 집안에 우환이 많다며 자식들이 속을 썩혀 잘 되라는 마음으로 왔다고 10장의 입춘축을 가져가기도 했다.기념사업회는 입춘이 오기 전 1월 말부터 수요를 접수한다. 4일 오전에도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필요한 숫자를 예약하거나 하루가 지나 방문하기도 한다. 이에 앞서 이미 지난 수요일인 지난달 28일부터 기념사업회 서실의 수강생들은 입춘축을 써 놓았다.수강생인 이원익 씨(70)는 쓴 만큼 복이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10여장을 썼는데 모두 배포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입춘 날이 되자 써놓은 종이가 모두 동이 나고 당일 쇄도하는 요청에 현장에서 제작이 이뤄졌다.이날 점심도 거르고 입춘축을 쓴 서예가 김옥순 기념사업회 이사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찾는 사람이 많고, 집안에 근심이 있는 이들은 더욱 챙겨 간다며 올해는 각 가정에 경사스러운이 있이 많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5.02.05 23:02

문화누리카드 발급접수…선착순 없애고 대상되는 모든 신청자에

문화 소외계층의 문화향유 증진을 위한 '문화누리카드'가 올해부터는 신청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발급된다.지난해 첫 시행된 문화누리카드 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이들에게 통합문화이용권을 발급하는 제도다.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선착순 방식으로 인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줄이고 카드발급 희망자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신청자 모두에게 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며 "9일 서울을 시작으로 27일 대구울산경남경북 등 순차적으로 발급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지원 기준도 지난해 세대별 10만원에서 개인별 5만원으로 변경된다.개인별 문화향유의 선호를 반영하고, 실질적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지난해처럼 세대별 단일 카드 이용을 원할 경우 합산 신청도 가능하다.카드 신청 기간은 4월 말까지 3개월간이며, 이용기간은 카드 발급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카드는 영화와 공연, 전시 관람, 숙박, 여행,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관람 등에 이용 가능하며, 카드 소지자는 '나눔티켓'(www.나눔티켓.or.kr)을 통한 무료 및 할인혜택을 추가로 누릴 수 있다.문체부 관계자는 "저소득계층이 행복감을 느끼고, 삶의 의지를 고양하는 등 문화향유의 긍정적 효과를 누리는 데 적게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이 용처 확충과 다양한 혜택 발굴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그간 일각에서는 문화누리 카드 발급을 위한 충분한 재원 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정부가 추산하는 카드 발급 대상자는 총 242만명이며 현재확보한 올해 예산은 지방비를 포함해 817억원이다.문체부 관계자는 "실제 발급 신청자들의 수요를 감안해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필요시 재원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5.02.04 23:02

'무용계 원로' 최선 씨, 80세 현역…"철학 속에 혼이 담겨야 바르고 진실된 춤"

어머니의 한 손에는 아들의 자그마한 손이, 다른 손에는 지푸라기로 정성스레 엮은 달걀 두 줄이 쥐어져 있었다. 달걀 하나 구경하기 힘들었던 1945년, 어머니는 열 살배기 아들의 손을 잡고 전주의 김미화무용연구소를 찾아갔다. 이후 어머니는 완산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위해 다시 달걀 두 줄을 꺼내 들었다. 이것이 그가 기억하는 어머니와 달걀 두 줄에 얽힌 일화다.국악을 좋아했던 어머니를 따라 무용에 발을 붙인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무용가들의 스승이자 버팀목이 됐다. 황무지에 가까웠던 전북의 무용계에서 자신만의 무용 분야를 개척한 그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최선(80본명 최정철) 명인.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김미화 선생은 부산으로 피란을 떠났고, 전주에 남은 학생들은 무용 연구소에 모여 연습을 이어나갔다. 사라져 가는 조선 춤을 배우기 위해 사방으로 수소문하던 중 그는 전주국악원에서 춤을 가르치던 추월 선생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조선 춤에 대한 발 디딤, 걷기, 손동작 등 기초적인 동작을 익히고 동초수건춤을 비롯한 산조춤, 법고춤 등을 배웠다. 당시 사사한 동초수건춤은 호남살풀이춤의 바탕이 됐다.입춤인 동초수건춤은 작은 돗자리 위에서 여자는 손수건, 남자는 줄부채를 들고 추는 춤을 뜻해요. 동초는 동기(기생집에서 시집을 가지 않은 기생)와 초립의 합성어죠. 당시에는 춤음악이 없어서 추월 선생의 장구 가락이나 구음에 맞춰 춤을 췄어요. 고등학생 형들을 따라다니면서 춤을 배우기도 하고, 경찰학교 악단과 함께 산간 지역 위문 공연도 다니곤 했죠.추월 선생이 떠난 625전쟁 직후 그는 전주에서 정읍농고 출신 은방초(본명 은종협)를 만나게 된다. 부인들의 춤바람을 통해 1950년대 여성들의 사회적 욕구를 풀어낸 자유 부인 시절, 그는 은방초와 무용 연구소를 차렸다. 어찌 보면 전주 최초의 무용 학원을 설립한 셈이다.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조선 춤이 발달하면서 여성들이 10명씩 무리 지어 춤을 배우는 게 유행이었다.곱고 예쁘장한 남자 두 명이 손잡고 전주 시내를 돌아다니니 매번 나갈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죠. 당시에는 조금만 이상해도 도민증 검사를 하던 시절이라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했다니까요.이후 최선은 정인방 선생을 만나 학춤과 무당춤, 살풀이춤 등 다양한 춤을 배웠다. 1960년에는 전주 도립극장에서 처음으로 무용 발표회를 개최했다. 1961년에는 최선 무용 연구소를 개설해 후학을 양성하고 세계 각국으로 무용 순회공연을 다녔다. 1996년에는 전북 무형문화재 호남살풀이춤 예능 보유자로 지정됐다.그가 늘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 있다. 철학 속에 혼이 담긴 춤을 추라는 것.혼이 없는 춤은 고무풍선에 지나지 않아요. 속이 빈 고무풍선은 둥둥 떠다니면서 빨강, 파랑, 노랑 등 화려함만을 내비치죠. 혼이 있는 춤은 속이 꽉 차 있어서 무겁지만 깊은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어요. 무릎을 한 번 치면서 얼씨구!라는 소리가 나올 수 있는 춤이야말로 바른 춤이라고 할 수 있죠.전주 지역에는 조선 시대 교방청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전주와 익산, 군산 일대에 일제 시대 기생의 조합인 권번이 있어 살풀이와 승무, 검무 등의 무용이 전북 지역에서 발달해 왔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최선이 스승들에게 배운 춤 가락을 기반으로 살풀이장단에 인간의 한을 정중동(靜中動)의 춤사위로 풀어내는 호남살풀이춤을 만들었다. 호남살풀이춤은 살풀이장단에 맞춰 무당이 추던 무무(巫舞)가 기생집 예인에 의해 발전한 전북의 대표적인 전통 무용이다. 기생집 무용에 뿌리를 둔 호남살풀이를 최선이 오랜 세월에 걸쳐 무대화한 춤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그래서일까. 그는 춤의 뿌리에 관해 누누이 말했다. 1980~90년대 한국무용이 활황을 맞았을 때는 전국무용대회에 나가기 위해 전주에서 버스 한 대를 전세해 참가할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무용계 자체의 규칙과 자세가 흐트러진 상태에서 무용 인구와 활동 영역마저 줄어 침체기에 빠진 듯해요. 그러면서 많은 젊은 무용가들이 창작 무용에 도전하고 있죠.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전통 무용과 창작무용을 구분해 활동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즉, 전북의 전통 무용은 뿌리를 찾아 옛것의 모습 그대로 보존할 때만 빛을 발하죠.그는 오는 6월 초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맥의 터를 주제로 한 80주년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춤의 황무지였던 전주에서 씨를 뿌려 꽃과 열매를 맺은 최선의 춤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서다.이길주(원광대 교수호남산조춤)는 초등학교 6학년, 김광숙(예기무)은 13살, 문정근(전라삼현승무)은 고등학교 때 나에게서 무용을 배웠어요. 이외에도 장인숙(널마루무용단 대표), 허순선(광주대 교수) 등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성장해서 전국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뿌듯해요.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되새기는 그는 자신의 예명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다. 연극인 황철 선생이 제 나이 열아홉 살 때 착할 선(善)을 쓰면 그 이름이 널리 퍼질 것이라며 지어 줬어요. 그동안 바르고 진실한 춤을 추기 위해 좋아도 슬퍼도, 웃어도 울어도 춤을 췄어요. 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저는 춤만을 추려고 해요.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2.04 23:02

[① 입춘(立春)] 24절기 중 첫 번째…새해 상징

1년은 크게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로 구성된다. 24절기는 이들 계절적 특징에 따라 세세하게 스물넷으로 나눠 놓은 것이다. 예부터 농업을 중시했던 우리나라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24절기를 농사의 지표로 삼았기 때문에 절기를 챙기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었다. 24절기는 중국으로부터 유래 되었고, 옛날부터 전해 오는 것으로 음력을 사용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양력을 사용한 것이다. 24절기를 나누는 기준 자체가 달이 아닌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15 간격으로 나누어 24점을 정하였을 때, 태양이 각 점을 지나는 시기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달력은 삼국시대에 벡제가 중국의 송나라에서 들여온 원가력(元嘉歷)을 사용했던 기록이 있으며, 그 뒤 조선 세종 때에는 일종의 태음력인 칠정산 내 외편(七情算 內外篇)의 역법에 기인한 것이다,수필가 고재흠 씨가 각 절기에 맞춰 절기에 얽힌 우리의 풍속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입춘은 양력 2월 4일경으로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 절기다. 올해는 바로 오늘이다. 이 날은 봄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며,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이기도 하다.입춘은 정월(正月), 즉 새해를 시작하는 달에 들어 있어 옛사람들은 입춘을 기준으로 해가 넘어가는 것으로 여겼다.입춘 전날을 절분(節分)이라고도 하였는데 절분은 입춘입하입추입동 등의 변천하는 때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해넘이라고도 불리며 묵은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날이라는 뜻이다.일부 지방에서는 이날 밤 붉은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 마귀를 쫓고 새해를 맞이하기도 한다.예로부터 입춘이 되면 으레 각 가정에서는 입춘첩을 써서 무사태평과 한 해 농사의 풍년을 비는 풍속이 있다. 조선 성종실록에 의하면 대궐(大闕)에서는 입춘에 문신(文臣)들이 지어 올린 연상시(延祥詩 신년축시) 중에서 선정하여 대궐의 기둥과 난간에다 입춘 첩(帖)을 써 붙였던 것이 민간에게까지 퍼져 유행된 것이다.민가에서는 내실 문지방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부모님 방 문에는 당상부모 천년수 슬하자손 만세영(堂上父母 千年壽 膝下子孫 萬世榮), 대문에는 용(龍)자나 호(虎)자를 써서 붙이기도 했다. 이는 모두 한 해의 무사태평과 복을 기원하는 풍속이다.특히 입춘에는 입춘절식(節食)이라 하여 햇나물 무침을 먹는 풍습이 있다. 산나물들을 눈을 헤치고 캐내 임금님께 진상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궁궐에서는 오신반(五辛盤)이라 하여 멧갓승검초달래평지부추 등 쓰고 맵고 쌉쌀한 다섯가지 나물들을 요리하여 수라상에 올렸다. 겨우내 결핍된 신선한 야채를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민간에서도 이를 본받아 눈 밑에서 돋아난 햇나물을 무쳐 먹는 풍속이 생겼다.또한 농가에서는 한 해 동안의 농사를 준비하기 시작했었다. 겨우내 넣어 두었던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고 농사지을 때 필요한 것들을 보살폈으며 땅에 거름을 뿌리기도 했다.봄이 시작되는 첫 날, 조상들은 일 년 농사를 준비하며 바쁘게 보냈었다. 사람들은 이 날이 되면 한 해 동안의 평안을 비는 의미에서 입춘굿, 보리 뿌리점 등과 같은 풍습을 행하였다.예부터 제주도에서는 입춘굿을 펼쳤다. 무당조직의 우두머리인 수신방(首神房)이 맡아하는 굿은 농악대와 함께 각 집들을 방문해 걸립(乞粒)을 하고 상주(上主), 옥황상제, 토신, 오방신(五方神)을 제사하는 의식이 있었다.또한 굿을 할 때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구경을 했는데, 이 때 사람들은 농업뿐만 아니라 어업, 축산업의 풍요를 함께 빌었다.또 굿을 하고 나면 농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마을의 여러 집을 돌아다니면서 풍악을 울리고 돈과 곡식을 얻었다. 그렇게 얻은 음식을 가지고 신령님께 제사를 지냈다.보리 뿌리점(麥根占)이란 보리 뿌리를 뽑아 보고, 그 뿌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그해 농사가 풍년인지, 흉년인지를 미리 점치는 풍습이다.이날, 농가에서는 땅의 신에게 풍년을 기원한 뒤, 보리 뿌리를 뽑아본다. 사람들은 이 때 보리 뿌리가 세 가닥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 이와 같이 농가에서는 주로 농사가 잘 되기를 빌고, 봄이 온 것을 축하하는 풍속을 많이 행했었다.한편 입춘 때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킨다하여 반겼고, 이 때 받아 둔 물을 마시고 동침하면 아들을 낳는다하여 소중히 여겼다. 봄은 그야말로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는 계절의 시작인 셈이다.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은 추운 겨울이 끝나고 따스한 봄이 찾아 왔음을 축하하며, 한 해 동안의 풍요롭고 평화스러움을 기원하는 절기이다.*고재흠 씨는 2000년 월간문학 공간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한국신문학 전북지회장행촌수필문학회장을 지냈으며, 수필집 〈초록빛추억〉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02.04 23:02

양진성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신임 이사장 "개인 예술 아닌 공공 가치 실현에 온 힘"

개인을 위한 굿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전체를 위해 굿을 해야 할 시기도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로 임실필봉농악에 몸담은 지 딱 20년이 됐어요. 그동안 임실필봉농악이 저의 숙명이라 여기며 달려왔죠. 이제는 나의 예술, 나의 조직뿐만 아니라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힘쓸 생각입니다.(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 제7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양진성(49) 씨가 앞으로 2년간 전북민예총을 위한 화합의 굿을 친다. 8살 때 아버지에게 이끌려 예술계에 입문한 그는 1995년 부친이 작고한 뒤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1-마호 임실필봉농악의 상쇠와 보존회장을 맡으면서 20년간 전라좌도농악의 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늘 마음 한편에는 전북민예총 조직의 한사람으로 공동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데 대한 미안함이 자리했다고 한다. 이 미안함은 전북민예총 신임 이사장 자리를 맡은 이유가 됐다.공동체 정신의 집합체인 농악단을 이끌어 온 경험과 전북민예총 운영의 연관성에 관해 묻자 그는 필봉농악은 돈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명분이라도 찾자는 심정으로 지금까지 잘 지킬 수 있었다며 만약 돈이 결부됐다면 개인의 계산법과 욕망이 따랐겠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더 희생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이어 필봉농악을 모나지 않게 가꿔야 한다는 신념은 전북민예총 운영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그에게는 3박자 축제와 내부 분열 없는 단체라는 원칙이 있다. 3박자 축제는 행사를 진행할 경우 보존회의 자체 사업비 3분의 1, 관람객의 관람료 3분의 1, 전북도의 보조금 3분의 1로 비용을 충당해 지속적인 축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뜻이다.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에서 앞으로 전북민예총도 도의 보조금 사업 비율을 더 확대하지 않고 자체적인 사업을 개발해 자생력을 갖춘 단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월 1차례 진행하는 민족예술인아카데미(가칭)를 개설해 장르세대 간 소통을 꾀하고, 젊은 예술인을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찾아가는 예술 사업을 확대해 자금이 아닌 열정으로 단체의 사업을 끌어가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양 이사장은 찾아가는 사업 등은 자금이 없어도 예술가들의 열정만 있다면 지속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단체의 구성원이 느긋해지면 함께 해야 할 무언가가 사라지게 되고, 단체가 젊어지지 않으면 생각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장르별로 예술적 소통이 부재한 현상을 사회 현실로만 치부하기에는 단체에서 방관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장르별 예술가들이 모일 수 있는 징검다리 장치를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전북 민족예술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고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전북민예총의 색깔에 대해서는 시대정신을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예술인은 과거 지점 아닌 미래 지점에서 고민하며 창작 활동을 하는 시대적 대변인이라며 시대의 아픔이나 사회현상에 관해 관심이 없다면 예술도 먼 나라의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세상에서 정치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듯이 전북민예총도 바라보는 색깔이 분명히 있다며 단지 싸움을 위한 싸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예술인들은 옳다고 판단한 것을 예술로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2.03 23:02

전북지역 도서관 기반 확충…평생학습 프로그램 810개 운영

올해 전북 지역에서 전주우호도서관 등 공공도서관 1개가 개관, 장서 30만 8558권(구매 28만 3558권, 기증 2만 5000권)이 확충되면서 도민 1인당 장서 수가 지난해 2.3권에서 2.4권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작은 도서관 3개가 올해 신규 개관하고, 내년에는 공공도서관인 익산황등도서관이 문을 열면서 도내 도서관 기반이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달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4~2018) 2015년도 시행 계획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문체부는 교육부 등 타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도내에서는 영유아와 청소년, 임산부,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 주기별 평생 학습 프로그램 810개를 운영한다. 공공도서관 독서 클럽 등 독서 동아리 160개, 지역 특성에 맞는 인문학 특강 프로그램 88개를 개설해 추진할 방침이다.회원증 하나로 전국의 공공도서관을 통합해 이용할 수 있는 책이음 서비스에 군산설림도서관, 김제시립도서관, 순창군립도서관 등 5개 기관이 새로 참여한다. 문체부는 오는 2018년까지 전체 공공도서관 968개가 책이음 서비스에 참여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사서 없이 도서의 대출반납이 가능한 도서관자동화시스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적용 공공도서관 2개를 새롭게 구축해 미래지향적 도서관 서비스를 넓혀 나간다.지식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 도서관 서비스를 확충해 나간다. 도내 공공도서관의 장애인 자료실을 1개 더 설치하는 한편 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과 전용 컴퓨터, 휠체어, 보이스 아이 등 시설 및 보조기기 확충 공공도서관을 5개 늘린다.그러나 도내에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을 위한 공공도서관 다문화 자료실이 단 한 군데도 설치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경기 81개, 서울 31개, 인천 14개 등 모두 141개가 운영되고 있다. 또 지난 2010년 전북도청도서관이 지역대표 도서관으로 지정됐지만 지역대표 도서관 공동보존 서고 조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학교도서관 또한 기능이 강화된다.교육부는 자료 구입비를 학교 운영비 대비 3% 이상 편성하도록 권고하는 한편으로 사서 교사를 전국적으로 19명 증원하고 현재 전국 초중고 평균 28권인 학생 1인당 장서 수도 30권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교육부는 학교 도서관을 지역 주민에 개방하고 학교도서관진흥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등의 대책도 내놨다.다만 장기적으로 사서 교사를 크게 늘릴 계획은 아직 없다고 교육부 관계자는 밝혔다.이 관계자는 사서 교사는 교원수급관리계획에 묶여 있어 정원 문제는 행정자치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 매년 확충하고는 싶지만 다른 과목 교원 정원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쉽게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만성적인 사서 교사 부족에 시달리는 학교도서관 형편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문민주, 권혁일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5.02.03 23:02

국립민속국악원 신임 예술감독에 지기학씨

국립민속국악원 국악 연주단 신임 예술감독에 지기학(51) 씨가 임명됐다.지기학 예술감독은 가평고와 서원대를 졸업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인 그는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 동안 국립민속국악원 단원으로 재직하면서 판소리와 창극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판소리퍼포먼스그룹 미친광대 대표와 국립민속국악원 악장,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 등을 역임했다.2004년 올해의 예술상 전통예술 부문 최우수 작품상(창작 창극 옥보고)과 2014년 제1회 창작 국악극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지기학 예술감독은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의 예술성 향상과 창조적 계승을 위해 주요 공연의 배역 선발 오디션을 실시하고, 단원의 독연 무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또 민속악을 전승하고 있는 단원들이 만드는 새로운 가락, 새로운 소리, 새로운 춤을 통해 창조적인 국악 연주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국립민속국악원 측은 신임 예술감독의 임명을 통해 창극단과 기악단, 무용단 등 국악 연주단의 공연 운영력을 높일 방침이라며 예술성을 토대로 민속 음악의 정통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문화유산을 창조하는 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2.02 23:02

전주 삼양다방서 SNS 모임 '무아지경 드로잉' "일상, 그림으로 그리며 감성 나누죠"

네모난 카세트 테이프 4개가 가방에서 꺼내졌다. 순간 탁자를 둘러싼 소파에 앉은 10여명은 보물을 발견한 듯이 우와~라는 탄성을 질렀다. 참석자들이 조심스레 카세트 테이프를 보는 사이 가수 람다의 봄이 내게 말을 거네라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다른 참석자가 가져온 흰색 돌을 둘러앉은 사람들이 돌려가며 만져보았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는 느낌을 바탕으로 1시간 동안 각자 펜과 색연필 등으로 자신의 화폭에 집중했다. 미술 전공자와 비 전공자가 섞였고 그림의 스타일도 기술도 각양각색이었다.모임의 진행자인 최창우 씨(33)의 그림이 먼저 들려졌다. 네모, 동그라미, 세모를 기본으로 3개의 캐릭터를 그려 놓았다. 이를 두고 요정이 봄 소풍을 가는 것 같다., 귀가 있는 물방울 캐릭터가 자신을 투영했다 등의 해석이 나왔다.비주얼 컬쳐 스튜디오 캔즈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최 씨는 봄은 겨울잠에서 일어나 생명이 깨는 시기로 정령의 모습으로 이제 활동하겠다는 내면을 표현했다며 미술인에게 겨울은 힘든 시기로, 추억에서 오는 따듯함과 포근함을 캐릭터에 담았다고 설명했다.지난 30일 오후 7시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에 있는 커피전문점 삼양다방에는 스케치북과 연습장, 펜을 들고 12명이 옹기종기 모였다. 탁자 위에는 각양각색 수 십개의 색연필이 놓여 있었다. 매주 불타는 금요일에 그림으로 감성을 나누는 무아지경 드로잉의 회원들이다.이들은 1차례 평균적으로 10여명씩 모여 먼저 자기 소개와 한 주의 안부를 이야기하며 시작한다. 30대 전후가 대부분인 그들은 직장생활의 고달픔을 토로하기도 하고 자신의 소소한 계획도 이야기했다. 이어 한 달을 터울로 오감을 자극하는 방식을 바꾸며 드로잉을 한다. 1월에는 사물을 보고 듣고 만지는 가운데 오는 느낌을 표현했다.모임에 처음 참가한 사람들은 그림 실력에 부끄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제주도 출신으로 임실에서 목조 건축을 배운다고 소개한 정해원 씨(29)는 막상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되자 종이를 앞에 두고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정 씨는 SNS를 통해 이 모임을 알고 타지에서 색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오늘 처음 참가했다며 그림을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게 새롭고 어릴 적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새로운 회원이 오면 모임장인 최 씨는 재차 강조한다.그는 우리는 가르치는 모임이 아닌 서로의 경험을 경청공유하는 만큼 그림은 기술이 아닌 내용에 초점을 맞추며 자신에 대한 이해의 도구다고 말했다.그림을 완성하면 각자의 그림을 돌려 본 뒤 진행자의 손에 차례로 그림을 들려 두고 자유로운 해석이 오고 간다. 뒤이어 그림을 그린 이가 자신의 의도를 이야기한다.이날 허상익 씨(31)는 사각형으로 층층이 쌓은 구조물과 도미노, 상반된 표정의 두 마리의 곰을 그렸다. 이를 보고 구조물을 애써 쌓지만 무너뜨리고 싶은 2가지 마음이 공존한다거나 겯혀 생활하는 본인과 현대인을 표현했다는 의견이 줄이었다.허 씨는 테이프를 보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테이프를 장난감 삼아 놀던 기억이 났다며 당시 할아버지는 애지중지한 물건으로 손주가 장난하는 걸 싫어해서 화난 표정을 넣었다고 말했다.이런 식으로 참여자의 그림이 모두 지나가자 저녁 10시가 넘었다.3번째 참가한 박정원 씨(30)는 매주 소풍을 온 것 같다며 짧은 시간에 낯선 사람끼리 모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진다는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의 과거가 알고 싶고, 풀이를 들으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고에 놀라게 된다고 덧붙였다.이 모임은 지난해 9월25일부터 이뤄졌다. 현재 회원수는 50여명이지만 출석 횟수는 자유다. 회비도 없다. 주로 SNS를 통하거나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찾아 온다. 자신을 주제로 드로잉하며 삶을 이야기한다.무아지경 드로잉을 만든 최 씨는 대학생과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대화 주제가 주로 스펙 쌓기로 취미가 없다는 말을 듣고 답답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그림으로 메마른 감성을 깨우고 여유를 찾는 방안으로 시작했다고 들려주었다.그는 이어 이제는 그림만 보고 누구인지 알게 됐고 결석하는 회원들을 서로가 궁금해한다며 자신을 알고 이를 나타내도록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모임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5.02.02 23:02

[특별 기고-하반영 화백을 보내며] 아버지의 만다라

아버지!아버지 가시자, 알라스카 동토의 작고 노란 꽃이 자꾸 보여요. 이제, 알아보기도 힘든 그 꽃을 누가 발견하고 바라보아 줄까요, 아버지!환갑연세에 프랑스유학길에 오른 아버지는 이미 준비된 동양의 피카소였어요. 아니, 아버진 불행한 나라에서 태어나 열정과 예술탐구정신으로 세계적인 화신(畵神)이 된 분이어요.그림은 만국공통어라며 그림을 그려 보여주며 유럽의 여러 국경을 통과한 일화는 재미났어요. 저 갈대들판을 홀로 나는, 비자 없는 나그네새처럼 60여개 나라를 떠돌 듯이 그림 그리며 다닐 때, 에스키모들과 함께 이글루에서 살던 동토에서 발견한 손가락만 한 꽃에서 위대한 생명력을 발견했다고 하셨지요. 마치 내가 아는 김용옥 시인 같은 꽃!이라 하셨지요. 아버지는 그림으로 시를 쓰신 분. 아버지는 이야기로 세계여행을 시켜주신 분이었어요. 중국어통 손녀, 일본어통 손자, 미국어통 며느리와 즐거이 나누던 영화와 야구 이야기를 이젠 누구랑 하실까요?아버지.해방전후의 문화예술계 옛날이야기를 어느 어른께 여쭈며, 난세의 낭만적, 열정적 예술혼을 어디서 만날까요?부산 피난시절. 여관방에 담배연기 자우룩 피우며 둘러앉아 하루 한 끼 밥상을 불러먹고는, 이중섭 선생이 담배은박지에 밥값을 그려주고, 아버진 화선지에 갈대밭 위를 나는 노안을 그려 광복동시장에 들고나가면 미군들이 불티나게 사갔다면서요. 그 돈으로 한 달씩 밀린 숙박비를 지불하셨다지요. 저승의 숙박비가 밀리거든 이번엔 먼저 자리 잡은 이중섭 선생께 물리시어요.전주에서 개척사를 하신 이응로 선생님, 아버지가 늘 스승님으로 존경하신 오지호 선생님이랑 벌써 만나셨겠지요. 미당 선생님은 구경하는 까치부부도 없는 저승엔 희롱할 여자도 없다며 늦게 가신 아버지를 놀리시겠지요.아버지. 연극과 영화의 바람을 함께 누비던 조진구 아저씨와 사부로 아저씨는 아버지를 알아나 보실까요? 너무 오랜만의 해후라서 얼굴을 잊었을까 싶어요. 시를 쓰면 배고프니 그림을 그리게! 충고하신 김해강 선생님 말씀과 금릉 선생님 덕에 그림을 그렸고, 아버진 평생 불우한 자와 공부하는 자들을 수없이 도와주셨으니, 그림은 아버지의 복덕을 짓는 도구였어요. 빼앗기고 빼앗겨도 그릴 수 있는 한 주고 주고 또 주신 아버지. 그래도 아직도 못 다 그린 그림은 마하의 공간에서 그리시어요. 97세 2월까지 붓을 들었던 오른손을 마지막으로 꼬옥 잡아 보았어요. 아버지, 제 손의 온기를 기억하시어요.아버지가 최후까지 탐구하고 표현한 빛의 세계, 마하의 세계, 생성의 세계를 무한 우주공간에 그리시어요. 이제부터 신의 세계를 표현하시어요.아버지.작은 우리 아파트 가득 아버지의 그림을 펼쳐놓고 바라봅니다. 아버지가 이 세상에 남겨주신 만다라입니다. 큰 집을 마련하여 김시인과 함께 살다 가고 싶다 하신 소망을 이루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거의 반세기의 인연 동안 저에게 단 한마디도 궂은 말을 아니 하신 아버지. 김용옥 시인을 안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며 제 삶을 꽃으로 봐주신 아버지. 친정아버지 가시고 30년 동안 다수웠던 시아버지셨어요.아버지.빨주노초파남보, 아버지의 색 색 색 세상이 무념무상 빛 고운 만다라입니다. 이 세상의 눈과 눈에, 가슴과 가슴에 안겨준 아름다운 유산 속에 아버지는 영영히 기억될 것입니다.아버지. 이젠 아버지가 가끔 찾아오셔서, 동토의 작고 노란 꽃송이를 바라보아 주시어요!아버지. 저의 친정아버지 어머니께도 제 안부를 전해주시어요. 합장!당신의 큰며느리 김용옥 시인 올립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01.30 23:02

예원예술대·전북문화예술교육원 2급 문화예술교육사 교육기관에

예원예술대 문화예술교육원과 전북문화예술교육원이 문화예술교육사 교육기관으로 재지정됐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예원예술대 문화예술교육원과 전북문화예술교육원 등 전국의 12개 기관을 2급 문화예술교육사 교육기관으로 지정했다. 문체부는 지난 2013년 13개 기관을 2급 문화예술교육사 교육기관으로 지정한 바 있다.지난해 12월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내년 3월 1일부터는 2급 문화예술교육사 교육 과정이 19개 교과목(720시간·48학점)에서 15개 교과목(600시간·40학점) 이수로 개편된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교육기관을 새로 지정할 경우 발생하는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정 대상을 기존 교육기관으로 한정해 재지정하는 형식을 취했다.문화예술교육사 제도는 문화예술교육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고,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도입한 자격 제도다. 문화예술교육사는 예원예술대 문화예술교육원과 전북문화예술교육원 등 교육기관에서 과정을 이수한 뒤,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기획·진행·분석·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 인력을 일컫는다.예원예술대 문화예술교육원은 지난 2013년과 지난해 각각 20명, 61명의 교육 이수자를 배출했다. 전북문화예술교육원에서는 지난 2013년과 지난해 각각 129명, 134명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한편, 문체부는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및 시행령에 따라 내년 2월 17일까지 국공립 공연장·박물관·미술관, 공립 공공도서관, 문화의 집, 전수회관 등 국공립 문화예술교육시설에 1명 이상의 문화예술교육사를 배치할 방침이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1.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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