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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남원 두락리 고분군 출토 원통모양그릇받침 - 균형미·실루엣 유연함 탁월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인 1989년 7월 25일은 남원 두락리 고분군에서 전북대 박물관이 조사를 시작한 날이다. 고분군의 분포 범위와 연대를 파악하는 조사였다. 그런데 전북대 조사단은 1982년 남원 월산리 고분군 발굴조사(원광대)와 1988년 남원 건지리 고분군 발굴조사(전북대)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전라북도 동부지역 가야 문화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북지역 가야 문화의 성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조사 결과 6세기경의 가야계 토기와 함께 무덤 만드는 방식에서 두락리 고분군의 독창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두락리 출토 원통모양그릇받침은 당시 1호분에서 출토되었다. 그릇받침은 삼국시대 백제, 신라, 가야지역에서 널리 쓰였던 기종이다. 그 위에는 대개 바닥이 둥근 항아리가 올려졌다. 두락리 1호분의 원통모양그릇받침은 항아리를 닮은 윗부분과 원통 모양의 중간 부분, 종을 닮은 아랫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삼각형과 사각형의 구멍(透窓)이 뚫려 있고, 세로 방향으로는 뱀 모양 세로장식이 부착되어 있다. 이러한 형태의 원류를 찾는다면 대가야의 그릇받침을 꼽을 수 있다. 대가야계 원통모양그릇받침은 다른 나라의 것에 비할 때 특히 안정감과 조형미가 뛰어났다. 그중에서도 두락리 1호분의 원통모양그릇받침은 균형미와 실루엣의 유연함에서 비교 대상을 찾아보기 어렵다.원통모양그릇받침은 그 범상치 않은 생김새만큼이나 특수한 용도를 가졌을 것이다. 가야에는 삶을 위한 그릇과 죽음을 위한 그릇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가야의 주거지 유적에서 발견되는 그릇과 무덤에서 출토되는 그릇의 종류가 다르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중 원통모양그릇받침이나 바리모양그릇받침, 긴목항아리처럼 무덤에 묻혔던 그릇은 화려한 문양과 다양한 장식을 가졌다. 또한 높은 온도에서 구워 표면이 매우 단단하고 회청색을 띄었다. 따라서 장례 의식과 같은 특별한 때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두락리 고분군을 만들었던 옛사람들이 백제와 가야 그리고 신라의 점이지대였던 전북 동부지역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을까는 자못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헌기록에서는 그들의 역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직 조사되지 않은 그곳의 수많은 유적들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형제들에 앞서 세상 빛을 다시 본 두락리 1호분의 원통모양그릇받침이 우리의 관심을 재촉하는 듯하다. /최경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2.07.20 23:02

발레리나 강수진, 전주 온다

"발레는 몸으로만 하는 건 아니고 정신으로도 하는 거니까 아무리 아파도 즐거워요. 나한테 중요한 건 '오늘'이에요."다가올 '그날'(은퇴)을 앞두고 하나씩 매듭을 지어가는 것일까. 발레리나 강수진(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 무용수)이 전주에서 처음으로 '강수진과 친구들'을 갖는다. 한 달에 30~40켤레의 토슈즈를 쓸 정도로 혹독하게 연습해온 이 '춤벌레'는 오래 전부터 지역 공연을 염두에 뒀다. 더 늦기 전에 지역민들도 좋은 공연을 즐길 수 있었으면 했던 바람이 성사되기까진, 2000만원이나 되는 값비싼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무용수들이 휴가까지 반납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그는 직접 기획한 무대에는 드라마 발레를 대표하는 명작 '까멜리아 레이디','오네긴','로미오와 줄리엣'이 올려진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간판 레퍼토리이자 이미 서울에서 전막 공연을 가졌던 '안전 운행'에 가깝지만, 돋보기를 들이대고 보면 쏠쏠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국내 공연은 10년 만인 '까멜리아 레이디'는 1999년 무용수에게 가장 영예로운 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안긴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오네긴'과 함께 강수진 드라마 발레의 대표작. 미천한 신분의 여성 마르그리트와 귀족 청년 아르망의 애절을 사랑을 그린 '까멜리아'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기교와 완성도 면에서 뛰어난 슈투트가르트발레단 2명의 주역 무용수 마레인 라데마케르와 제이슨 레일리와 호흡을 맞춘다. 1980년 어머니의 권유로 발레를 시작한 그는 1982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입학했고 1985년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1986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해 1997년 수석 발레리나가 됐으며, 또다시 동양인 최초로 독일 궁중무용가 '캄머 탠처린'으로 선정된 주인공이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MBC 주최 공연.△ 강수진과 친구들 내한 공연 = 21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VIP 10만원,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문의 1544-1555. 063)270-8000. www.sori21.co.kr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20 23:02

전북 미술 이끈 '큰 별'들이 모였다

서양화가 하반영 화백(95)은 5년전 순천부산대구에서 순회전으로'90세 기념전'을 열었다. 당시 50년대 구상계열부터 2000년대 초현실주의 화풍까지 50여년간 그린 작품의 궤적을 드러냈다. 7세때 붓을 잡기 시작해 13세 때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79년부터 85년까지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국전인 '르 살롱'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그는 한국적인 미를 화폭에 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 다니며 풍경화를 그리는 등 유화뿐만 아니라 수채화, 서예, 도예, 수묵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활동을 벌였다. 후학 양성을 위해 제정한 반영미술상이 15년째 이어지고 있다.전북의 서양화에 하반영 선생이 어르신이라면, 한국화에선 청곡 권병렬 선생(88)이 버팀목이다. 전주예총 초대 회장을 지낸 청곡 역시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며 전북 미술을 반석 위에 올렸다.하반영권병렬 선생의 개인사는 곧 전북미술의 역사다. 이들뿐아니라 척박한 작업 환경 속에서도 예술의 혼을 불태운 원로 작가들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게 전북 미술계의 자랑이다. 이들 원로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시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전북미술 원로작가 초대전'이 준비됐다(20일부터 26일까지). 올해로 6번째 자리다.전북미술협회 전현직 회장으로 운영위원회(위원장 이형구)가 꾸려져 2008년 이후 전북의 미술계 어른들을 모시고 있다. 초대 대상은 70세 이상으로 전북지역에서 30년 이상 활동하며, 전국규모 공모전 초대작가들이다. 한국화서양화서예 작가 23명의 대표작과 최근들을 만날 수 있다. 하반영 박남재 장령 조윤출 이승백 박종남 김종범 최상기 홍순무 권병렬 임동주 원창희 박민평 김영성 방의걸 이용휘 최종인 정승섭 소병순 김윤태 임섭수 박주현 정정애 선생(무순)이 참여했다.이형구 초대전 운영위원장은 "원로 작가님들께서는 갖은 열악한 여건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독창적인 미의식과 흥과 멋이 풍부한 감성으로 높은 예술혼을 세우고 개척해 오셨다"며, "그것이 우리고장 화단의 자양분이 되어 질서가 세워지고 맥이 이어져 왔다"고 전시회에 의미를 부여했다.△전북 미술 원로작가 초대전=20일부터 26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1실(개막식 20일 오후 6시)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20 23:02

영어로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생활영어 한 마디. 영화'터미네이터'에서 배우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가 한 "I'll be back"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남자는 등짝이다."이 말에 웃게 됐다면, 영어와 친해질 수 있다는 증거다. 머리 싸매고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영어를 시작하면, 영어울렁증이 생기기 십상. 하지만 영어로 재밌게 놀자고 덤볐다면, "No Problem"(문제 없다)는 게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56)의 소신이다.그가 펴낸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지식여행)은 자기개발서에 영어 공부의 중요성을 양념으로 얹은 책. 수십년 된 전문직 경력을 갖고도 외국인 앞에만 서면 눈만 끔뻑거리는 직장인들이 아직도 많다고 본 이 대표는 '드뤼임'(dream)을 이루려면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도 영어, 둘째도 영어, 셋째도 영어를 외쳐온 그가 자신의 성공 비결과 행복의 원천으로 영어를 꼽았기 때문이다.외국인들로부터 (토종 한국인치고) 영어를 잘한다는 칭찬과 함께 '영어 박사'라는 애칭까지 받았다는 자화자찬이 전혀 얄밉게 보이지 않는 건 '영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실사구시 핵심전략' 등이 영어실력을 일취월장하고픈 이들에게 어떤 태도로 접근하는 게 좋은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비법은 영어를 꼭 공부해야만 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 에브리데이(everyday)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는 과정이기 때문에 연습에 연습을 더해야 한다는 이 대표는 '영어를 왜 해야 하는가에 관한 명확한 인식부터 가다듬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그것을 뚜렷하게 제시해주고 싶었다'고 적었다. 언제까지나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을 게 아니라면, 연습 또 연습을 거듭해 영어를 내것으로 만들어보는 판타지를 던져주는 책. 꼭 메이저리그(성공하는 인생)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영어 울렁증은 대다수 직장인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니 말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20 23:02

전북의 산과 들…고향의 향수 화폭 가득

이들의 회원전은 항상 따뜻하고 정겹다. 전북의 산과 들, 자연이 화폭에서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올해도 경기전의 여름과, 무주의 밧딧불이, 섬진강의 가을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동이전'이다(23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2002년 시작돼 올해 11년을 맞이하는 동이전은 전통 수묵 채색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1년에 전북의 한 지역을 주제로 답사와 전시를 이어오던 동이전이 한 지역을 선정하지 않고 작가 개개인이 자유롭게 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회원은 김문철, 김종길, 송관엽, 김경미, 김성욱, 장영애, 문재성, 류양림, 이철규, 홍성녀, 박종한, 송지호, 이재성, 임대준, 이재승, 최강곤, 양기순, 이홍규씨 등 18명.동이전 회장인 최강곤씨가 출품한 작품은 '경기전의 여름'. 전주 인근의 모습을 편안하고 푸근하게 화폭에 담아온 그의 그림은 정감이 넘친다. 전주대 교수로 재직중인 월산 김문철씨 작품은 매우 전통적으로 보이면서도 화면 속의 풍경과 사물들을 자세히 음미해 보면 매번 새로운 면모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화대전 추천작가, 환경미술협회 익산지부장 등으로 활동하는 문재성씨는 전통방식인 수묵 채색으로 반딧불이가 있는 밤의 풍경을 고향의 밤하늘같이 순수함과 몽환적인 감성으로 표현했다.이들을 포함해 동이전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은 전통기법을 바탕으로 거창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작가 각각의 개성 있고 독창적인 표현으로 삶에 대한 애환이나 고향에 대한 향수, 늘 우리 주변에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았던 아름다운 자연 등을 통해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 김원용기자 kimwy@△동이전= 23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19 23:02

녹음 짙은 숲길을 걷다

"나는 언제나 눈 앞에 펼쳐지는 푸른 숲이 좋다. 녹색의 향연이 좋고 나뭇잎과 흙냄새를 이리저리 싣고 다니는 바람의 흔적이 좋다. 당초문마냥 이리저리 뻗은 칡넝쿨, 키 넘게 훌쩍 자란 들꽃과 숲길 사이로 가끔씩 바람이 불어온다. 그럴 때 숲은 자신의 내면에 숨긴 낡고 오래된 악기의 소리를 낸다." 2012년 전주 서신갤러리의 첫 초대전에 선(24일까지) 서양화가 류재현씨(임실동중 교사). 2008년부터 줄곧 녹음 짙은 숲길 그림을 그려온 그의 숲 예찬론이다. "그의 숲길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비장하고, 더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먼 곳으로 마음들이 한꺼번에 쓸려가는 듯한, 모종의 자장력에 이끌려 들어간다. 현실적 의미의 삶도 근원적 의미의 삶도 모두 텅 비어 자취를 감춘 듯한, 숲과 풀잎에는 인적 없는 적막함과 고요함이 있을 뿐이다."미술평론가 김선태씨는 "비록 자연의 한 부분으로부터 출발하기는 하였지만 그림 자체가 갖는 완결된 공간성은 특정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서서 보다 보편적 의미에서의 자연을 느끼게 한다"고 류씨의 작품을 평했다.평론가 고충환씨는"그림 속 숲길은 흡사 사진이나 자연도감을 연상시킬 만큼 그 실체가 손에 잡힐 듯 세세하고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서 실제로 숲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보았다.이번 초대전에는 류씨의 2012년 신작 15점이 전시되며, 6호부터 100호까지 다양한 크기의 숲길 그림을 선보인다. 특히 그가 지난 겨울 파리 레시던시의 가나아트 입주작가로 선정돼 머무르는 동안 작업한 프랑스의 이국적인 마을들의 풍경도 만날 수 있다. 류씨는 이번 서신갤러리 초대전에 이어 25일부터 3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이어간다.전북대 미술교육과 출신으로, 2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녹색종이회, 건지회, VISA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류재현 초대전=24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19 23:02

"박물관은 전통문화 보루 자치단체 적극지원 필요"

전라북도에 소재한 박물관, 미술관, 문학관 등을 합쳐 보면 50여 기관이 넘는다. 2011년과 2012년은 이러한 도내 박물관 발전의 기틀이 마련된 해다. 지난해 전북박물관협의회가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었고, 올해는 전라북도 박물관 진흥 조례가 제정되었다. 올부터는 또 도와 시군에 박물관지원 예산이 편성되었다. 법인, 조례, 예산이 한꺼번에 다 이루어진 경우는 전국적으로 거의 없다. 전북도의 각별한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도내 박물관의 특성은 사립이 9개로 매우 적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립박물관을 발굴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부터는 사립박물관에 약간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고, 박물관에 뜻을 가진 자들을 발굴해 이들이 박물관을 개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지원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공립박물관의 문제는 인적 구성과 부족한 예산이다. 공립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어도 전공자가 관장으로 임용되어야 하며, 적절한 예산이 편성되어야 한다. 특히 박물관 예산이 뒷전에 밀려 현상유지에 급급한 형태는 벗어나야 할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박물관이 제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늘려 주어야 하며, 도 차원에서는 전시프로그램 등을 공모·선정하여 선의의 경쟁을 유발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유물구입비를 증대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유물구입은 소모성 운영 경비가 아니라, 지역의 영구자산을 확보하는 일이다. 전북의 유물들이 타지로 유출되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이야기이다. 한 해에 각 지자체가 1억 정도의 유물구입비만 편성해도 지역문화 보존의 성과는 클 것이다. 협의회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박물관들을 연계하고, 박물관 발전안이 효과적으로 입안되고 시행되려면 협의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박물관들의 노력이 우선이겠지만, 협의회사무국 상임간사에 대한 인건비 보조가 이루어지면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박물관은 전통문화 보존과 재창조의 마지막 보루같은 존재다. 문화의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대이기에 더더욱 박물관은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선대의 문화를 잘 보존해 후대에 이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물관이 살아 있어야 하며,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박물관 종사자와 지자체들의 노력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동희(전북박물관협의회 회장·전주역사박물관 관장)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9 23:02

5. 박물관·미술관 - 기획력+체험 프로그램, 시민 접근 쉽게

지난 5월 탄생 300년을 맞아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이 연 '호생관 최북(崔北)'(1712~1786)은 안팎의 가장 많은 호평을 받은 전시다. 최북이 남긴 유작 100여 점(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에서 최대 180여 점(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까지 1/3 이상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국내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값진 성과였다. 관람객은 앞서 열린 '최석환과 포도 그림전' 보다 1만여 명이 늘어난 3만2000여 명이 다녀갔다. 그림을 그려 달라 강요 받자 제 눈을 찌른 '조선의 고흐'라는 '입소문'도 한 몫 했다.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 역시 주말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상반기 관람객은 총 11만 3146명. 전국 시도립미술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뿐더러 상반기에만 10만 명 이상 방문한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채용신과 한국의 초상미술'의 호평은 내부가 아닌 외부 기획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다소 빛이 바랬지만, 질투날 만큼 좋은 전시였다는 점에선 안팎의 이견이 없었다. '아무리 좋은 전시를 해도, 홍보를 해도 관람객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던 국립전주박물관전북도립미술관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비결이 뭘까.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승부수로 전북의 문화유산을 재조명하는 뛰어난 기획력과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내건 결과다. 전시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은 정부의 문화 관람자에서 주최자로 거듭나게 하는 '문화복지'의 지향점과도 통한다. 하지만 모든 박물관미술관이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도내 국공립박물관(14곳), 대학 박물관(6곳), 사립박물관(6곳) 등 박물관미술관이 각각 27곳5곳으로 눈에 띄게 늘어났으나, 운영 면에선 신통치 않은 곳이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는 '문화 불모지'에 가까웠던 지역에서 특성화된 박물관들을 건립해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채워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는 문화 소외 지역인 시군 주민들의 문화 향수권을 확보하는 '보편적 복지'에 가깝고, 주민들이 문화를 직접 향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문화복지'로 거듭나려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과제로 놓여 있다. 비췻빛 청자 모양의 건물로 선보인 부안청자박물관은 부안 청자 진품 및 도편과 함께 그 역사와 제작 과정을 감상체험케 하는 곳이다. 고려 시대 제작된 강진 청자의 선점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부안 청자는 12세기 초 태동해 왜구가 출몰하던 13세기 말까지 번성했다. 가격만 수십억 대로 추정되는 명품실 등에 있는 30여 점의 고려청자 전시와 물레로 자신만의 자기를 빚는 도자기 체험 등이 역점 사업. 하반기 관련 조례가 통과되면 창작 스튜디오가 마련 돼 작가들이 거주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운영하는 어진박물관 역시 올해 국보로 승격된 태조어진 봉안 6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특성화된 박물관에 가깝다. 지난달부터 전주 경기전이 유료화되면서 마련된 수문장 체험, 왕실 의상 입어보기, 탁본실록 문양 제작인쇄 등 예상외의 선전과 400년 만에 재현된 조선실록의 편찬실록 복본화 전시 등이 기록문화의 가치를 일깨운다. 2009년 익산 미륵사지석탑에서 사리장엄이 발견된 뒤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익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경우 토요문화강좌, 역사문화강좌, 여름문화학교를,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역시 박물관 어린이학교, 한국사교실, 박물관 공예 체험, 한국사 연대표 특강 등을 통해 관람객 문턱을 낮추기 위한 프로그램을 서둘러 내놓고 있다. 특성화된 공간으로 건립된 무주곤충박물관이나 순창장류박물관, 고창판소리박물관은 시민들의 발길을 붙들 체험은 아예 없거나 부족한 편이다. 산수화에선 독보적 입지를 자랑했던 벽천 나상목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김제 벽천미술관은 벽골제아리랑문학관사업소 관할로 기증품전이 주를 이루며, 지난달 문을 연 김환태문학관과 함께 문을 연 최북미술관 역시 주민들과 소통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되려면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9 23:02

"전주 단오 안착시키려면 예산 먼저 늘려야"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시민 대동제로서 위상을 강화한 올해 전주 단오가 제대로 안착되기 위해선 예산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제안됐다. 주최측이 추산한 올해 전주 단오(6월23~24일 전주 덕진공원) 방문객은 18만 명으로 대다수 프로그램이 방문객들을 수용할 만한 규모가 아닌 데다, 단오 대표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예산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올 전주 단오제 관련 예산은 8500만원이었다.17일 풍남문화법인(이사장 선기현) 전주단오기획연출단이 연 '제54회 전주 단오 결과 보고회'에서 연구위원들은 올해 단오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 예산 확충을 통한 대표 프로그램 개발 등을 요구했다. 연구위원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원은 "전주 단오가 전주 한옥마을이 아닌 덕진공원을 제2의 관광지로 유인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바라보면서 대다수 축제처럼 전시형이 아닌, 주민 참여형으로 운영되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단오의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창포물과 부채는 놀이로 접근 가능하도록 다각도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다.이종민 연구위원장은 씨름을 전주 단오 핵심 프로그램으로 내세우자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중국이 씨름, 아리랑, 한복 등 국가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시키자 정부가 지난해 '씨름진흥법'을 통과시키면서 지자체에 씨름장 건립을 독려하고 있다"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적은 예산에서 대회를 여는 게 부담스럽다면, 홍보가 절실한 한우협회 등의 협조를 이끌어내 소를 내건 민속씨름대회를 전주 단오에 유치하는 것도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연구위원 최무연 전주예총 회장은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창포를 외국산이 아닌 국내산으로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군인·다문화가정 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8 23:02

소박하지만 단순치 않은 고창농악의 진수

전국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풍물굿의 종류를 보유하여 현재까지 풍물굿의 현장성을 잃지 않고 전통 그대로의 멋을 간직하고 있는 고창농악(전북무형문화재 제7-6호)이 무대양식으로 재구성돼 오는 19일 저녁 7시30분 고창문화의 전당 무대에 오른다.이번에 기획된 '風舞(풍무)-고창농악'은 2012년 지방문예회관 특별프로그램 개발지원사업의 일환. 고창지역의 전통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브랜드공연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창농악보존회에서 기획 제작한 것으로, 고창군민들 앞에 제일 먼저 선보인다.정월대보름 나발소리를 시작으로 전문굿패가 마을로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적 과정인 문굿의 형식을 담은 '각각치배 문안이오'를 시작으로 8월초 세벌 김매기를 하며 마을 잔치가 벌어지고, 선소리꾼의 풍장소리에 맞춰 일꾼들의 어깨춤이 들썩이는 만두레 풍장굿 형식을 담은 '어화둘레, 아리씨구나'가 공연된다.마지막 판은 춤과 놀이의 마당으로 푸진 가락에 형형색색 잡색들의 춤사위와 몸짓이 풍성한 판굿의 형식을 담은 '판을 거닐다'이다. 이런 다양한 공연내용 속에는 설장구, 소고춤, 부포춤, 통북춤 등 다양한 개인놀이가 공연 중간 중간에 선보여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고창농악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이와함께 호남우도풍물가락을 활용한 모듬북 공연인 '판타스틱' 축하공연도 선보인다.군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현장과 무대경험을 쌓아 온 고창농악보존회의 진면목을 볼 수 있으며,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풍물굿의 다양성과 예술성을 확인 할 수 있는 자리로, 고창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김성규
  • 2012.07.18 23:02

32. 열녀춘향수절가 - 전주서 제작된 완판본…우아하고 속된 문체의 조화

우리 고소설의 대표작품을 추천하라면 아마도 우리 국민들은 춘향전을 제일로 꼽을 것이다.그런데 춘향전은 전해지는 이본들이 수없이 많아서, 각 이본마다 내용을 약간씩 달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본을 가린다면 명실 공히 전주에서 제작된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를 내세우게 된다. 현재 고소설이 전해지고 있는 형태를 보면, 먼저 붓으로 쓴 필사본 형태가 있고, 다음은 붓으로 쓴 낱장을 나무판에 뒤집어 붙여 그대로 새긴, 판화의 판 같이 만들어 찍어낸 판본 형태가 있으며, 그리고 활자로 인쇄해낸 활자본 형태가 있다. 춘향전도 이 세 가지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데,『열녀춘향수절가』는 조선시대 후기 전주에서 판각해 찍어낸 판본이다. 완판본이라고 하며, 각지에서 개인이 판매를 목적으로 출간한 것이기에 방각본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춘향전의 판본은 완판본 이외에도, 경기도 안성에서 판각하여 출간한 안성판본이 있고, 또 서울에서 판각 출간한 경판본이 있다. 이들 세 지역에서 출간된 춘향전 판본들은 내용의 기본 줄거리는 동일하지만, 이야기를 표현함에 있어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창이나 낭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열녀춘향수절가』는 그 내용이 풍부하고 가장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으며, 4.4조의 음률에 잘 맞추어 놓아, 춘향전의 대표로 꼽힌다. 현재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완서계서포 본으로, 이 판본은 전해지는 책이 비교적 많아 쉽게 접할 수가 있다. 이 판본과 다가서관 판본을 비교해 보면, 같은 저본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내용의 글자나 단어를 약간씩 다르게 수정해 놓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판이 낡아 다시 만들면서, 만드는 사람의 주관이나 언어습관에 따라 글자와 단어를 바꾼 것으로 여겨진다. 이 속에는 동양 문화권에 있는 우리들이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할 중국의 역사 사실과 교훈을 주는 고사 성어, 그리고 우리 민족 삶의 바탕인 토속문화와 구수한 방언들이며, 의식주 전반에 걸친 생활습속과 명칭들, 관직생활과 조정이며 관청의 의식 절차 등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나 있다. 진정 우리 민족 모두가 정독해야 할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해두는 바이다전주에서 펴낸 『열녀춘향수절가』는 상권 45장, 하권 39장, 모두 84장으로 되어 있다. 고종 이전의 광대들에 의해 다듬어진 판소리의 정화를 모두 도입하고, 전라도 방언을 잘 담아 판각하여 상품화한 것이다. 우아한 문체와 속된 문체가 조화를 이루어, 춘향전 이본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국악의 본고장에서 펴낸 이 책은 춘향전의 대중화는 물론 출판의 고장 전주의 명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어 자긍심까지 안겨준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18 23:02

공연 관람 문화, 이대로는 안된다(하) 관람 예절 실종

지난 4월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올려진 뮤지컬'맘마미아'를 보러 갔던 관람객 유재광 씨는 쉴새없이 들어오는 관람객들 때문에 공연 감상을 망쳤다고 불평했다. 공연은 3시에 시작됐으나, 3시40분까지 직원들이 손님을 안내해 자리를 찾아주는 일이 계속됐던 것. 유 씨는 소리전당 홈페이지에 "이게 무슨 삼류 영화도 아니고 대형 뮤지컬 진행 수준이 이 정도라니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올렸다. 지난 6월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창단 30주년 기념 전국 순회 연주회도 상황은 같았다. 공연이 시작된 이후 중간 악장 끝날 때마다 관람객들이 들어와 흐름을 깼다. 휴대폰을 꺼두지 않아 여기저기서 불빛이 새어나온 경우도 다반사. 이날 스승 김대진(지휘)과 제자 임동민(피아노)의 호흡은 많은 청중들의 앵콜 박수를 불러냈지만, 대다수 초청권으로 들어온 관람객 예절은 옥의 티였다. 초대권 비율이 높은 공연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공연계의 불문율이다. 그러나 초대권 입장이 아닌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연 도중에 새어나오는 휴대전화 불빛, 중간 입퇴장부터 악장 간 박수까지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가 많다. 무대에 서는 상당수 연주자들이 "악장 사이에 자리를 비우는 관객들이 많아 연주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곤 한다. 이유는 공연을 볼 준비가 안 된 관객들이 초대권을 들고 찾아 공연 관람 예절을 지키지 않는 데다 공연장측도 이런 관람객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게 껄끄럽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관람교육을 시키지 않은 채 방학 숙제로 공연장을 찾게 하는 것도 문제. 유럽에서도 악장이 끝나고 다음 악장이 시작되는 사이에 관객들이 박수를 치는 공연이 늘고 있긴 하나, 연주가 끝나기 직전부터 치는 박수는 제지가 안될 때도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아닌 다른 공연장에서는 학생들이 숙제를 위해 공연 도중 플래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어대 공연장 분위기를 망치는 일도 빈번하다. 성영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콘텐츠사업부장은 "주최측과의 협의 아래 시작 이후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전제한 뒤 "부득이한 사정으로 지연 관객들이 최대한 뒤쪽 빈자리로 유도하려고 하나, 티켓 가격의 등급 구분 등으로 부득이하게 자리를 안내해 관람중인 관객들에게 불편을 드리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지역 관객의 사전 규모를 예상해 동선 확보를 통해 다른 관람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신중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도립미술관이 9월에 개막할 '세계 미술 거장전 -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9월7일~12월9일)를 앞두고도 관람 예절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특히나 할인을 받아 단체 관람을 할 학생들이 몰릴 경우 그림을 만져보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을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형순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면 그림이 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도 듣지 않는 관람객들이 많기 때문에 관람예절에 관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8 23:02

옻칠·금속·도자·한지·섬유·서각·민화… '전통공예의 참맛'

(사)전북전통공예인협회(이사장 한오경) 주최 제4회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초대·추천 작가전이 17일부터 22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시민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해까지 16회를 이어온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에서 발굴된 초대작가와, 공모전에 심사위원·운영위원 등으로 활약한 추천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옻칠 금속 도자 한지 섬유 서각 민화 등의 다양한 장르에 걸쳐 초대 작가 15명, 추천 작가 56명의 작품이 출품됐다. △초대작가= 권영배 김동열 김희순 김광철 박순자 박순천 박인권 방정순 신애자 유은순 이정희 최인호 한서운 한오경 한자순 황금두△추천작가=오해균 최동식 이의식 안곤 임성안 박수학 고정애 곽영이 권순자 김공순 김기훈 김동훈 김상인 김성우 김송자 김완순 김종철 김현미 김흥준 김희자 박계호 박금숙 박수경 박원숙 박주현 박해규 변중호 송미령 신경식 신문순 신미금 신은자 신익창 여은희 오석심 오형근 유봉희 유순덕 유안순 이명순 이문성 이미자 이유라 장영진 전수걸 정기호 정복상 정은경 정은희 진정욱 최대규 최윤화 한병우 황순자 황연순 황영숙 김원용기자 kimwy@△제4회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초대·추천 작가전=17일부터 22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시민갤러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17 23:02

개인의 24년 일기, 동아시아 근대화를 보다

임실군 신평면 출신 고 최내우씨(崔乃宇, 1923~1994)는 1969년부터 1994년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일기에 꼼꼼하게 적었다. 24년에 걸쳐 기록된 최씨의 일기에는 농촌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영농활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 전반에 관한 내용들이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이 일기는 곧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농촌사회의 변화상을 묘사한 역사적 기록인 동시에 농민의 생활상의 변화를 담은 삶의 기록이다. 최씨는 또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삶을 회고한 '월파유고'를 남겼다. 이 회고록에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시기를 거치면서 마을 공동체가 겪은 갈등과 화해, 해체와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개인기록을 통한 지역현대사의 재구성'을 연구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전북대학교 쌀삶문명연구소 SSK개인기록연구실(책임연구원 이정덕 교수)이 최씨의 일기와 회고록을 모아'창평일기' 1, 2권으로 출간했다(도서출판 지식과 교양).SSK개인기록연구실은 지금까지 주로 공식기록에 의존해 온 역사와 사회연구의 범위를 넘어서기 위한 일환으로 일기나 회고록, 사진, 메모 등 개인기록을 통해 동아시아의 압축적 근대성의 특징을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1920년대부터 1980년까지의 전북 현대사를 미시적 관점으로 기록한 '창평일기'가 이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 현대사 자료라는 게 연구실의 평가다. 이 책에서는 특히 1970년대 국가의 근대화 프로젝트와 농촌 개발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추진되었는지, 이로 인해 농촌사회의 조직과 농촌경제가 어떻게 변모하게 되는지, 그리고 농촌 가족과 농민 개인이 어떻게 근대화되고 근대적 의식을 내면화해 가는지를 짧은 글 속에 잘 묘사됐다. 한 농민이 표준어와 방언, 오자와 탈자, 일본식 외래어와 새로운 미국식 외래어를 섞어가며 적은 현대사의 기록인 '창평일기'는 한국사회의 역사적 사실뿐 아니라 당시 농촌사회의 공동체적 유대와 주민들의 토속적 삶에 관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불러내 주는 재미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게 연구소측의 설명이다. 이정덕 교수는 " '창평일기'의 출간은 개인, 지역, 국가, 문명 수준의 압축적 근대화로 분석을 확장해나가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며, 2차년도 작업에서는 압축적 근대화를 키워드로, 개인기록에 나타난 국가 주도의 근대화가 개인과 마을 단위의 수준에서 수용되는 과정을 국내 지역간 비교 연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7.17 23:02

공연 관람 문화, 이대로는 안된다(중) '관립단체 유료화' 수면위로

전북도립국악원 공연의 유료화 논란은 오래 됐다. 수익 창출이 아닌 공연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투자를 원칙으로 한 유료화다. 그러나 전북도는 정작 유료화를 통해 공연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해야 할 관립단체 공연에 관해서는 귀를 막고 있고, 필요성이 의문시되는 브랜드 공연 제작에는 열을 올리는 '엇박자 행정'으로 지역 공연계에 논란을 키우고 있다. 브랜드 공연이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공연'이 아닌, 중·소형 규모의 상설 공연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기존의 상설 공연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규모나 역사로 볼 때 관립단체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전북도립국악원이 무료 공연으로 일관하다 보니, 다른 지역의 관립단체가 유료화를 검토하거나 민간단체가 그와 비슷한 성격의 공연을 유료화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우진문화재단이 여는 기획 공연'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을 찾은 일부 관람객들이 "도립국악원 공연은 공짜인데, 왜 이건 돈을 내고 봐야 하느냐"고 따져 묻는 경우가 그 예다. 그렇다면 도립국악원은 왜 유료화에 머뭇거리는 걸까. 지난 3년 간 전북도립예술단 객석 점유율은 평균 63%(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준)나 된다. 실제로 마케팅 대체 비용이 초대권인 대다수 제작사와 비교해볼 때 국악원은 객석 점유율이 67.6%(2009), 60.1%(2010), 63.4%(2011), 66.7% (2012년 6월 기준)가 될 만큼 공연의 인지도가 높다. 문제는 대다수 관람객이 단원과 교수부 제자, 도립연수생, 지인 등으로 구성될 만큼 관객층이 얕다는 것. 더구나 무료 공연으로 인한 더 좋은 자리를 앉으려는 관람객들의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공연장 2~3층은 개방조차 하지 않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도는 국악원 공연을 유료화 한다고 해서 큰 수익이 얻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객석을 채우는 부담을 감내해야 하는 유료화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도립국악원 공연이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으려면, 유료화를 통해 관람객들이 돈을 주고 올 만큼의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은 국악원 내부에서도 공감하는 바다. 공연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유료 관객 비율이 높다는 것은 전북도가 지원하는 새만금 상설 공연과 일부 한옥 자원 활용 야간 상설 공연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맡은 새만금 상설 공연은 마케팅에 신경 쓰면서 완성도 있는 공연을 내놓아 관람객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 지난해와 올해 새만금 상설 공연의 시작 시점이 달라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겠으나 비수기에 해당되는 6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유료 공연 객석 점유율은 0.9%(기획 공연), 28%(창작 공연)이었던 반면 기획·창작 공연을 합한 올해는 62%를 차지했다. 지난해 새만금 방조제 개통으로 반짝했던 관람객들이 올해 부쩍 줄 것으로 예상 됐으나, 6개를 테마로 한 창작 공연'아리울 이야기 콘서트'와 야외 공연'바람이 머무는 작은 콘서트', 2개월 마다 여는 이벤트까지 겹쳐져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들의 방문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개막한 전주문화재단의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 (이하 '해마달') 역시 개막 공연과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연계한 무료 공연을 제외한 총 5회 공연에 총 969명이 관람했다. 현대Hmall, 신세계몰, 웹하드, OK캐쉬백 등 주요 온라인 사이트와 홍보 제휴를 통해 초대한 357명을 제외하곤 유료 관객은 644명, 객석 점유율은 66.5%나 됐다. 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데다 판소리의 고장이라는 전주의 이미지와 잘 맞고 스타 명창들이 출연하면서 빚어진 결과. 그러나 익산·고창·임실 한옥 자원 활용 야간 상설 공연의 경우 지역적 소재를 접목시키고 주민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등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료 공연으로 전환될 경우 관객 동원은 실패할 것이라는 점에서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결국 관립단체든 민간단체든 공연을 유료화해 공연 전반의 발전을 이어가려면,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2000년 개관 이후 '초대권 사절'이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서울 LG아트센터는 가격 거품이 적은 차별화된 공연을 공략하고, 기획 공연 티켓을 묶어서 판매하는 '패키지 티켓제'로 승부를 건 끝에 가장 신뢰하는 공연장으로 정평이 났다. 관객 입장에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묶어놓아 관객들이 취향에 따라 최고 40%까지 할인을 받으면서 원하는 티켓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사전 예매율을 높이고 빈 좌석을 막는데 적잖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윈윈하는 전략으로 통하는 것.온라인 사이트·잡지·라디오 방송 등과 제휴를 맺은 전주문화재단의 '해마달'이나 공연장에서 문자 이벤트에 참여한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공연 정보를 발송하는 우진문화재단의 작지만 알찬 홍보 전략처럼 지역 공연계도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7 23:02

공짜 초대권 '남발'…제 살 깎는 공연계

문화체육관광부가 초대권의 폐해를 들어 국공립 공연장에서 초대권 폐지를 시행한지 2년이 넘도록 지역 공연계에선 여전히 '공짜표'가 통용되고 있다. 오히려 덩치가 더 커진 공짜표로 인해 전반적인 관람 문화를 해칠 뿐더러, 공연 질 저하로 이어지는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전주시립예술단의 경우 무료 관객의 점유율(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 기준)이 37.5%( 2009), 35.5%(2010), 35.9% (20 11)로 평균 35%가 넘었다. 예원예술대가 민간 위탁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기획 공연도 마찬가지. 기획 공연의 경우 평균 초대율은 33.4%(2009), 37%(2010), 3 7.3%(2011)를 차지했다. 다만, 인기 공연일수록 유료 관객이 많아 무료 관객은 24.2%(2009), 16.3 %(2010), 19.7%(2011)로 평균 20 % 안팎이다. 이처럼 무료 관객이 30%를 상회하는 상황이다 보니, 공연의 유료화 필요성을 절감하는 전북도립국악원과 익산군산시립예술단들의 경우 '초대권의 해악'에도 불구하고 공연 유료화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지역 공연계가 이미 포화 수준으로 많은 공연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가 브랜드 공연을 만들겠다는 발상 역시 '초대권 문화'의 개선 없이는 공연 문화만 어지럽힐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공연계의 장기적 발전으로 가는 길에서 만날 '암초'는 브랜드 공연의 문제가 아니라 초대권 문화로 인한 공연의 질 저하와 공연 시장 축소라는 점에서다.공연계는 제작사가 뿌린 초대권은 입소문을 내는 효과도 거의 없어 스스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작사가 초대권을 뿌리지 않으면 완성도 높은 공연을 통해 유료 관객을 더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기 마련이지만, 무료 공연의 경우 '완성도가 떨어져도 그만, 관객이 더 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이는 공연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초대권을 많이 뿌린 공연과 그렇지 않은 공연은 객석 분위기부터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은 공연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공연에 관해 미리 공부하면서 신중하게 티켓을 구매한 관객과 무심결에 주어지는 초대권으로 공연장을 찾는 관객 사이에 애정이나 집중도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류경호 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가는 "초대권 남발로 배우, 관객 모두 공연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것은 공연의 질 저하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공연 시장 발전을 더디게 한다"고 지적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7.1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