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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 현주소…문화예술 욕구 많지만 아직 '그림의 떡'

예술은 그동안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일반 대중들의 경우 예술을 어렵게만 여기며 이를 향유하는 층이 제한적이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의 정책도 문화예술의 대중화보다는 전문 예술인 중심의 문화예술진흥 정책에 비중을 두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며 각종 문화적 부가가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문화적 부가가치는 엘리트 문화예술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활체육의 발전으로 체육 전반이 살을 찌우듯, 생활문화가 든든하게 뒷받침 돼야 문화예술 전반도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특히 사회적인 트렌드도 생산과 노동 중심에서 여가와 문화적 욕구가 커지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맞춰 근래 정부와 자치단체들도 `문화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보적 단계에 있어 예술의 대중화는 아직 요원하다.예향의 고장으로 자부하는 전북도는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문화복지 문제를 올 한 해 최우선 과제로 앞세웠다. 또 올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 문화예술의 재발견과 국내외 관관객들에게 전북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한 여러 사업들을 기획하고 있다.그러나 정부나 자치단체의 구호만으로 문화예술이 절로 주민들에게 스며들 수는 없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의지에다 학교 교육, 사회적 관심, 기업의 참여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하다.전북 문화예술의 대중화가 어디까지 왔으며, 예술의 대중화로 가는 길에 걸림돌은 무엇이 문제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점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는'우리가락 우리마당'이 펼쳐진다. 올들어서만 지난 5월 이후 5차례에 걸쳐 공연이 이루어졌다. 지난 16일 저녁에는 이리농악 이수자와 전수자들이 모여 만든 타악그룹 '타우'가 무대를 흔들었다. 좌석을 가득 메운 400여명의 관객들은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우리 소리의 멋스러움을 만끽했다. 이날은 전문 연주단과 함께 처음으로 아마추어 동호인 연주단인 진북문화의집 '어울림봉사단'이 무대에 섰다.전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해에 이어 진행하고 있는 '우리가락 우리마당'은 예술 대중화의 가능성과 함께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전통예술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넓히고, 아마추어 예술 동호인들이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예술활동에 나서 발표회까지 갖는 무대라는 점에서다.그러나 '우리가락'에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일반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요원하다는 게 무대를 끌어가고 있는 김동연 공연팀장의 이야기다. 5월부터 예술동호인들의 참여를 받고 있으나 신청 동호회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전북예술의 자존심이다. 2001년 개관한 전당은 수도권 이남의 공연장으로서는 최대 규모와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전주세계소리축제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전주국제영화제 등 대규모 문화행사의 주무대가 됐다. 또 지역민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각종 공연들을 수시로 접하게 된 것도 잘 갖춰진 공연장의 전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한해 전당에서 열린 총 공연은 전북예술회관 공연을 포함 469건(모악당 70, 연지홀 150, 명인홀 113, 야외공연 38, 국제회의장 61). 공연 건수로만 보면 10년 전인 2002년 417건과 대동소이하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공연 건수를 비교하더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전당을 찾은 관람객 역시 10년 전이나 비슷하다. 적게는 연간 40만명에서 많게는 60만명이 전당에서 공연과 전시를 관람했다. 그 차이는 2년 간격으로 열리는 세계비엔날레축제가 작용했다. 전당 공연장의 관람객 점유율 역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40% 안팎이다.소리전당의 공연들이 순수 예술 중심의 무대인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통계치는 순수예술과 관객들간 거리가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객이 1000명 안팎인 데 비해, 교회 합창단 공연에는 모악당의 2000명 넘는 좌석도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당 관계자의 이야기다.두 사례에서 보듯 전북 문화예술의 대중화는 가능성과 함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관심은 많지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적 안목을 키우고 거기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성숙되지 못했다는 의미다.전북도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시설은 양적으로 크게 늘었다. 충분치는 못하더라도 시설이 없어 문화예술활동을 하지 못하는 단계는 지났다. 도내에는 공공도서관 51개소, 문예회관 17개소, 박물관미술관 31개소, 문화원 15개소, 문학관 6개소, 작은도서관 80개소, 학교마을도서관 33개소, 문화의집 16개소, 영화관 11개소 등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 등 크고 작은 문화공간까지 합하면 도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은 결코 적지 않은 수다.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은 도민들의 욕구도 커지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지난 2010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향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북도민의 6.5%가 문화예술활동 동호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는 2년 전 1.3%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전국 평균 3.1%의 두 배가 넘는다.문화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졌고, 문화적 욕구도 높은 상황에서 남은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한국소리문화전당을 찾는 연간 관람객 50만명, 국립전주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30만명, 전북도립미술관 관람객 20만명 등 주요 문화시설을 찾는 관람객이 100만명이 넘고, 세계소리축제전주국제영화제 등 문화예술축제에도 몇 십만명이 찾는다. 그러나 문화예술 향유층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농어촌을 비롯, 생활형편이 어려운 계층 등 현실적으로 문화예술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소외계층과, 사회경제적 여건이 되더라도 문화예술과 거리를 두어온 일반 대중들을 문화예술의 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문화적 장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1 23:02

'전주 백인의 자화상' 2번째, 가야금 명인 강정열

일곱살에 강순영 명인에게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해 50년 넘는 세월을 국악과 함께 해온 강정열 명인(62).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며 전북도립국악원 교수로 활동하는 그의 삶과 가야금 병창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재)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전주 백인의 자화상' 2번째 인사로 그를 모셨다(21일 저녁 7시 전주 소리문화관). '나의 삶, 나의 국악'이란 주제로 진행될 이날 무대에서 강 명인의 가야금과의 인연과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제자들과 함께 하는 가야금 병창 등을 펼치며 국악인과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토크 콘서트로 진행된다. 박애숙 김정순 주정수 김달 박형숙 김용란 최혜영 이즈리 등의 제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며, 이성근 명인(도문형문화재)이 고수로 장단을 맞춘다. 사회는 양옥경 KBS1라디오 풍류마을 진행자가 맡는다.'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전주를 연고로 한 문화예술인들의 작품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 활용하고 강연과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키 위해 기획됐으며, 지난달 24일 아동문학가 서재균·윤이현씨가 첫번째 무대에 섰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0 23:02

28. 호남읍지 - 조선말 무주부의 화려했던 교방청 운영 보여줘

1895년 전라도 각 군현에서 작성한 읍지와 사례를 합편한 전라도의 도지(道誌)가 바로 『호남읍지』다. 이 책은 전라도 모든 군현의 읍지가 수록된 도지로서 전라도에 관한 공시적 연구 자료로 의의를 지닌다. 18책으로 지도가 첨부된 필사본 중 무주의 전통문화를 상론할 수 있는 자료가 제16책에 나온다. 바로 무주 교방청에 대한 기록이다.무주교방청은 6칸 규모로 1837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846년에 재건하였으나 33년 후인 1879년 홍수로 말미암아 크게 파손되었다. 이 기관에는 20명의 기생과 12명의 수급, 그리고 7명의 악공이 있었다고 한다.주목되는 것은 교방청에 존재하였던 악기와 물목의 수량이 타 기록과 달리 상세하다는 점이다. 교방의 가무악은 다른 지방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교방에서 쓰이던 물목과 그 수량을 기록한 예는 현재까지 무주부가 처음이란 점에서도 이 책의 의의는 더욱 크다.『호남읍지』에서 무주교방청의 공고에 소장된 물목을 통해 이곳에서는 포구락, 고무, 선유락, 검무, 승무, 헌선도 등 6종의 춤과 이에 수반된 반주, 그리고 물목이 존재해 상당히 큰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궁중무용이었던 포구락과 선유락 등이 지방 교방에서 연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중앙과 지방간의 교섭양상을 뚜렷하게 나타난다.당시 전라도는 일본사신을 접대하는 행로에 일부 포함되지만 평안도, 함경도, 경상도와 같이 많은 사행로의 양상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무주부에 교방이 설치되어 운영되었던 것은 지금의 전통문화의 양상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조선후기 통치 체제인 부목군현 위상으로 볼 때 무주부가 큰 도시에 해당돼 교방이 설치되고 운영됐던 것으로 보인다.무주에서 연행되었던 수많은 춤과 음악은 무주의 화려했던 과거를 복원시켜줄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따라서 현재 무주군에 교방청을 복원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무주의 전통예술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무주부의 교방청에 관한 자료는 19세기 후반 전통예술사를 연구하는데 필수적인 자료란 점에서 호남읍지는 전북의 전통음악과 춤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한 발 더 나아가면 무주부의 화려했던 교방청의 운영은 무주 전통문화의 넒이와 깊이를 확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바로 『호남읍지』에 소개된 무주교방청의 춤사위는 화려하게 기품 있는 춤사위와 지금도 연행되는 전통적인 춤 문화란 점에서 문화의 사각지대로 평가되고 있는 무주의 전통문화를 새롭게 부활시킬 수 있는 좋은 고문헌이 되는 셈이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0 23:02

'인체풍경'통해 끄집어낸 내면의 삶

서양화가 김철규씨가'인체풍경'을 들고 일본 미술계를 두드린다. 전북도 해외전시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 후원을 받아 일본 아미-카노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25일부터 30일까지). 그는 근래 몇 년간 손과 발 등 사람의 몸을 통해 내면의 삶까지 끄집어내는 '인체풍경'을 작업의 중심으로 삼아왔다. 2008년부터 3차례 가진 개인전 타이틀 모두 '인체풍경'이었다. 일본 전시회는 인체풍경에 '비움과 채움'의 부제를 달았다."인간의 육체는 정신과 함께 하나의 통일적 존재이며, 내적과 외적 세계를 매개해 주는 것으로써 인간 내면의 정서를 투영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인체를 대상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영혼과 주체적 자아를 표출하는 주관적인 표현으로 내면의 정서와 인체 형상을 통해 재구성하려 했습니다."그것이 바로 비우기와 채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말하고, 그러한 과정으로 진실과 허구 그리고 공존 속에 반복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라는 게 작가의 변이다.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면, 마치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 속에 흔적이라는 내면의 감정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 사유의 공간들을 지워내기라도 하듯 어두운 색을 덮어 색을 올리고 또 올린다. 그리고 화면 안의 공간 속 삶의 흔적을 지워내듯 사포로 긁어 내고, 긁어낸 흔적들은 또다시 우리 일상의 이야기들처럼 흔적이 되어 화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새겨지게 된다."김철규의 인체풍경을 이루는 도상들은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여럿이면서 하나가 되는 이합(離合)의 변증법적 오브제를 구현한다. 다층의 의미와 역설로 구현된 작품들은 초현실을 빌려 현실을 공격하는 방법에서 해학의한 형태로 볼 수 있다.그렇게 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욕망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또한 가벼운 위트를 통해 이야기로 치환되는 것이다." 유근오 미술평론가의 평이다.군산대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북청년작가위상작가상,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김철규 일본 개인전=25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아미-카노코 (Gallery AMI-KANOKO)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20 23:02

전북예총 회장선거 '법정싸움'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지회(이하 전북예총) 회장 선거 근거를 한국예총 정관에서 찾아야 할까, 전북예총 조직 및 운영 규정에 둬야 할까.전북예총 회장 선거를 놓고 법정공방이 벌어져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 회장 선거에 출마한 뒤 낙선했던 김학곤 전북국악협회장이 당선자인 선기현 현 전북예총 회장을 상대로 지난달 전주지방법원에 '당선 무효 소송'과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다. 원고인 김씨가 문제를 삼고 있는 주요 사안은 선거권자인 대의원의 자격 문제. 김씨는 당시 선거에서 83대 42로 졌지만, 대의원 120명 중 시군예총 지부장 등 66명이 불법으로 투표를 해 당락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다. 임기가 만료 돼 대의원으로서 투표권이 없는 전 지부장이 투표권을 행사했고, 임기 만료된 한 협회장이 추천한 대의원의 경우 대의원 자격이 없는 데도 선거권을 행사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원고측은 대의원 구성의 문제점을 상급기관인 한국예총 정관을 근거규정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선 회장측은 대의원 구성 관련한 문제는 한국예총의 회신과 같이 전북예총 관련 규정에 따라야 하고, 지난 선거에서 대의원 구성 또한 전북예총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또 다른 문제는 선기현 회장의 입후보 자격 문제. 원고측은 선 회장이 출마할 때 지회 대의원 1/3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아 전북예총 조직 및 운영 규정과 임원선거관리규정에 위반했다며 입후보 자격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고측은 협회 회원 단체장이 출마할 경우 소속 대의원 1/3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며, 현 예총회장은 다만 협회 단체장이 아닌 협회 회원 자격으로 출마하는 것이어서 협회장 추천으로 충분하다고 대응했다.이는 당선 무효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상호 서면 답변과 지난 15일 열린 1차 심리에서 오간 주요 공방 내용이다.이날 심리에서 원고 측에서 전북예총 운영규정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재판부가 한국예총에 그 진위 여부를 질의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직무집행 정지 관련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는 다음달 2일 속계될 예정이며, 본안 소송 판결까지는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전북예총회장 선거를 둘러싼 지역예술계 내부의 잡음은 장기간 계속될 전망이다.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잘잘못을 가려 투명한 예총 운영을 꾀하려 한다면 좋은 취지일 수 있지만, 예술계 자체에서 해결하지 못한 채 예술계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가는 것은 모양새나 지역예술계의 화합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20 23:02

젊은 미술언어로 풀어낸 작가의 정체성

미디어작가 김현진(30)의 화면에서는 '메리야스 맨'이 등장한다. 그 남성은 옷을 벗는다. 숨가쁘게 경제 성장을 위해 달려왔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이 '옷'으로 표현된 것. 작가는 "이젠 전주가 쉬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옷을 벗는 모습을 연출했다"면서 "슬로시티의 이미지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서양화가 박진옥(31)의 'Punk is Dead'는 빨간 배경 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한국의 70~80년대 근대사를 일궈오느라 허리가 구부정하게 된 할아버지, 같은 시대 영국 펑크 음악의 시초나 다름 없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멤버와 여자친구를 나란히 보여줬다. 동시대 전혀 다른 역사의 장면을 배치해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재조명했다. 2006년부터 '지나온 시간'을 주제로 담은 서양화가 이광철(36)은 평면과 미디어를 접목시켜온 작업의 연장선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한옥마을로 마실 다닌 모습 등을 담은 일상의 풍광이 보이면서 그가 평면에 기록한 지나온 시간이 고개를 내민다. 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가 올해 레지던스 작가로 꼽은 세 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펼쳐낸 '벡터'展은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방황'보다는 고민을 곱씹고 증폭시켜 젊은 미술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외로움이 작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작가는 외로울 때 자신 안에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젊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작가들은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의외로 심플한 현대미술 산책'도 진행한다. 이문수 전주교동아트센터 레지던스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강연은 김현진(23일 오후 3시) 박진옥(7월21일 오후 3시) 이광철(8월25일 오후 3시)이 쉽게 이해하는 현대미술 강좌를 소개한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벡터展 = 19~24일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9 23:02

목정음악콩쿨 김진유·홍석기·황인호 최우수상

전북지역 고교생 음악 인재들이 겨룬 제3회 목정음악콩쿨에서 김진유양(전북제일고 3년·피아노 부문)과 홍석기(전주예술고 3년·현악 부문)·황인호군(원광정보예술고·성악 부문)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우수상은 백송이(전주예술고3, 피아노)· 박성인양(〃, 현악)과 서동은군(〃, 성악)에게 돌아갔다. 목정음악콩쿨은 전북 도내 음악에 소질이 있는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피아노, 현악, 성악 3개 부문에 걸쳐 경연을 펼치고 있으며,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광수)이 지역 문화예술 기반 구축을 위한 인재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올 대회는 도내 고교생 100여명이 참가해 지난 16일 전주대 예체능대학 예술관에서 열렸다. 전체 대상 1명에게는 재단이사장 표창과 함께 교육감 표창이 수여되지만, 올 대회에서 대상자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대상에는 300만원, 최우수상 200만원(교육감 표창),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에는 30만원씩의 장학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10월중 목정문화상 시상식때 열린다.한편, 목정문화재단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전북지역의 향토문화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들을 찾아 격려하기 위해 '목정문화상'과 '문화단체에 대한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특히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과 예향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재육성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전북고교생 백일장(제16회)와 전북고교생 목정미술실기대회(제2회)도 열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9 23:02

창문을 열어다오

백화점 점포와 미술관 전시실은 창문이 없다. 백화점은 구매력의 은근한 강요를, 미술관은 햇볕을 차단하여 그림을 보호하고 시력의 분산을 막아 집중력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문은 집에서 사람이 드나들거나 여닫도록 된 시설이고, 창문은 채광이나 통풍을 위해 벽에 낸다. 한옥의 문은 열어야 밖이 안으로 들어오고 양옥의 문은 열지 않고도 밖을 볼 수 있다. 한옥이나 초옥이나 우리가 살던 집은 자연을 보는 대상이 아니라 온몸으로 맞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햇빛과 달빛, 그리고 바람을 한 겹 창호지 문으로 걸러 받아들이고, 보고 싶으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창호지를 바른 문이나 창문은 여닫이, 미닫이, 봉창, 뙤창이 있다. 봉창은 열지 못하는 문이다. 봉창을 방의 어두운 뒤쪽에 있어서 채광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한편이 막힌 방의 답답함을 풀어주었다. '저놈 자다가 봉창 뜯는다'는 말은 잠결에 나갈 문이 아닌 열리지 않은 봉창을 뜯는다는 말이니, 상황을 전혀 모르고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봉창은 잔 돌멩이를 던져 애인을 불러내기기도 하는 낭만의 달콤한 창구이기도 했다. 밖을 내다보기 위해 손바닥만 한 유리를 문에 붙인 공간을 뙤창이라고 한다. 뙤창은 사시사철 시시때때로 밖의 상황을 관찰하고 참여하는'환한 소통의 창구'였다. 봉창이나 뙤창이나 창문이나 문은 안에서는 밖을 향한 소통의 창구지만 밖에서 보면 건축의 외벽을 지루하지 않게 꾸며주는 미적인 장치이기도 했다. 건축에서 창문과 문은 세상과의 소통과 그리고 적절한 단절을 생각하기 때문에 건축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창문과 문을 어디로 내느냐에 따라 생활의 내용과 생각이 달라진다. 한옥은 주로 앉아서 지내기 때문에 문턱이 낮고, 양옥은 의자에 앉아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창틀이 높다. 그러나 지금은 양옥들도 창문을 방바닥에서부터 시작되어 천장에 까지 닿는 통유리로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건축에서 창문과 벽의 개념이 지워지고 있다. 어떻게 하든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거의 필사적이다. 통유리 벽으로 밖을 안으로 최대한 끌어들이고 어떤 건축물은 통유리를 열어 젖혀 밖과 안의 경계를 지워버리기도 한다. 자연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삶의 반영이다. 도시근교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보면 한눈에 모든 풍광을 보려는 욕심으로 시선을 어수선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더 볼 수 없는 신비로움을 없애 풍경을 무심하게 해 버리기도 한다. 신비함이 사라진 사랑이 죽은 사랑이듯, 새로움이 없이 습관이 된 풍경은 죽은 풍경이다. 절정을 아껴두고 수고를 통해 경치를 감상했던 옛날의 정자들을 생각해 볼 일이다. 단 한 번의 시선으로 모든 경치를 보지 말고 절정을 비껴 창문을 내고, 보기 좋은 나무나 호수나 산이 있는 쪽으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액자창문으로 밖의 풍경을 담아야 한다. 집에서 가족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이 그 집의 중심이다. 창문은 풍경을 담는 액자다. 창문은 밖의 경치를 고정시켜놓은 틀이 아니라 다가가고 들여다보고 내다보고 고개 돌려 볼 때마다 달라 보이는 액자 역할을 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거리에 따라 시선에 따라 변화무쌍한 풍경을, 아니 살아 있는 그림을 그려 주도록 해야 한다. 모든 것들이 다 그렇듯이, 아름다움을 보고 곁에 두고 싶은 욕심과 자연에 대한 두 손 모은 겸손, 의도와 무심이 격을 높이고 품격을 갖추게 한다. 창문이 마음의 문을 열어 세상을 맞이하고 세상으로 나를 내 보내는 문이다. 건축은, 건축주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보여주는 건축주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다. 창문을 열어다오. 햇빛과 바람, 그 일기가 만들어 낸 창문의 1년과 하루는 길고도 길다. 수 없이 많은 세월과 일들이 그 창문에서 일어나고 소멸한다. 문득, 눈 안으로 들어선 풍경이 경이로워야 나의 창문이다./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9 23:02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 (하) 해결책은 - '인적자산' 유지·관리도 능력 리더십 위기 집행부 쇄신 필요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북을 대표하는 축제다. 그러나 12~13년을 버텨온 각 축제의 위상은 사뭇 다르다. 전주영화제는 돈이 새지 않고 알차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는 성공 사례로 꼽힌 반면, 소리축제는 정체성 논란부터 운영 미숙 등으로 여론의 가혹한 질타를 받아왔다. 그렇다면 두 축제의 결정적인 변수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축제와 함께 성장한 '사람'의 유(有)무(無)였다. 실제로 지난 13년 간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지켜준 정수완 전 프로그래머는 7년,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8년을 재직했다. 1회 JIFF지기(자원봉사자)로 시작해 2006년 전격 발탁된 조지훈 프로그래머 역시 전주영화제의 역사다. 반면 정체성 논란에 휘말렸던 소리축제의 경우 최장수 예술감독은 곽병창 우석대 교수로 4년에 불과했다. 소리축제가 여론의 혹평을 받을 때마다 조직위는 대거 물갈이됐고 축제의 노하우는 축적되지 못하게 되면서 매년 '새 판'을 짜기에 이르렀다. 8년간 능력을 인정받아온 전주영화제의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전격적 해임에 논란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제측이 밝힌 사유(트위터에 지역 언론 비난, 확인되지 않은 사실 표명 등)가 해임 조치를 시킬 만한 사유인지 여부는 차지하고 오랜 경력의 노하우를 가진 영화제의'인적자산'을 그리 쉽게 팽개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여기에 프로그래머 해임 과정에서 보여준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석연치 않은 '실언'과 조직 내부의 갈등을 원만하게 수습하지 못한 리더십 부재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한 영화인은 "영화제 집행부가 현재의 내홍을 수습하고 고통을 분담해 전주영화제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조직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유 프로그래머의 해임과 같이 전주영화제가 지역 축제에 부정적인 선례를 더이상 남겨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화제 프로그래머조차 저임금에 1년 단위로 재계약되는 비정규직이라는 열악한 현실에서 영화제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또 다른 스태프들 역시 "나도 조직의 논리에 의해 언젠가 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줄 우려가 크다. 매년 열악한 처우로 전주에서 경력을 쌓은 스태프들이 다른 영화제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영화제에는 새로운 악재인 셈이다.전주영화제 조직위는 28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민 집행위원장 연임 여부 등을 결정하고, 유 프로그래머가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28일 제2차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해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인사규정에 따라 당연직으로 참석하게 되는 민병록 집행위원장, 김건 부집행위원장, 홍영주 사무국장 등은 인사위원회 의사결정권을 포기하고 외부 인사에게 이를 넘길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9 23:02

다문화가정 2세…"나는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다"

고은이(장수초 3·가명)는 학교에서의 따돌림으로 마음에 상처가 많다. 엄마와 함께 난생 처음 방문한 외갓집.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 외가 식구들과 지내면서 한국을 점점 알아가던 고은이는 엄마의 모교를 방문해 선물(TV)을 전달하는 등 즐거운 추억을 쌓아간다. 이제서야 한국이라는 나라에 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JTV전주방송(대표이사 신효균)이 전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과 15부작 특집 방송'피우자 민들레 - 어머니의 고향'(PD 문성용·매주 화요일 오후 6시50분)를 제작·방영한다.'피우자 민들레 - 어머니의 고향'은 이주여성들의 초기 정착·적응 등을 소재로 다룬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선언, 태국·몽골·필리핀 등 이주여성의 자녀들이 외갓집 문화를 체험하고 자아를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정희도·이성민 PD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 외갓집은 너무 멀리 있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라면서 "단순한 외갓집 방문이 아니라 내 어머니의 고향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임을 깨닫게 하는 데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19일 첫 방송은 '안녕하세요! 할머니'로 25분 간 방영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8 23:02

"목산 이기경, 영조 탕평책 견제한 대학자"

목산(木山) 이기경(1713~1787)은 전주 한옥마을에 살았던 대학자이자 이조참판을 역임한 관료다. 목산이라는 아호가 오목대에서 유래했을 만큼 전주의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삶을 조명하는 본격적인 학술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개관 10주년 기념 '전주학 학술대회'로 목산의 삶과 학문세계를 조망했다. 지난 14일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목산의 학문과 문학, 사상, 정치적 신념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명이 이루어지면서 그의 삶에 대한 학계의 논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발제문을 요약했다.△木山의 詩에 나타난 소통의 詩 세계(어강석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木山은 조선 후기 영조 조에 활약한 문신·학자로, 문과에 급제한 후 성균관 전적을 시작으로 예조정랑, 사헌부 지평, 승정원 승지, 예조참의, 호조참의, 황해도 관찰사, 사헌부 대사간 등의 요직을 역임하면서 영조의 탕평책에 대해 끊임없이 견제를 하였던 강직한 관료의 표상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하여 주목해 보아야할 것이 바로 문인으서의 목산이다. 문학작품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의 가치관이나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인식 등을 살펴보기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목산은'목산고'라는 저술을 남기고 있는데, 성리학 이론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수학과 관직, 유배 생활에 대한 다양한 삶의 기록과 함께 500여 편의 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시는 7언절구와 7언율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절구에는 연작시가 많다.목산의 시에 나타나는 목산의 성격은 세상의 희로애락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항상 평온한 모습을 보이며, 벼슬살이도 연연하지 않았다. 세상의 영화와 부귀에 대한 욕심을 갖지 않고 주어진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고 즐길 줄 아는 목산의 선비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목산의 성리설과 사상사적 위치(이천승 완판본문화관 실장)목산 이기경은 정치적 역경을 딪고 학문적 승화를 일궈낸 18세기 호남을 대표하는 학자였다. 그러나 당대의 정치적 부침(浮沈) 속에 자칫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학문적 업적은 그가 남긴 저작들 속에 오롯이 남아있다. 특히 성리학자로서 호락논변과 관련된 목산의 꼼꼼한 논리적 전개는 한국유학사의 소중한 지적 자산일 것이다. 목산은 본성의 보편적 동일성을 강조하던 낙학계열의 학문적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인간에게 내재된 도덕적 본심에 대한 주목과 활성화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비록 단편적이지만 엄밀하고 논리정연하게 구성된 그만의 색체가 담긴 미완정의 '목산고'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정치사상 연구(이희권전북대 명예교수)목산의 참 모습은 자신의 정치사상과 생활철학을 실제 생활에 실천하고 있었다는 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실 그의 삶은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眞儒의 삶, 求道者의 삶 그것이었으며, 그의 한평생은 그가 학문을 통하여 체득한 생활철학과 생활신념을 실현해가는 과정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붕당은 마땅히 타파돼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 탕평이란 미명하에 당론을 금하고 있어 언로가 막혀있다는 점 등을 들어, 탕평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기본적으로 부정했다. △燕行錄 '飮氷行程曆'(이영춘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 목산의'음빙행정력'은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2책으로 된 일기체 형식의 여행기다. 4개월간 冬至使 書狀官으로 북경을 다녀오면서 쓴 일기체 여행기로. 그의 중국관이 드러나 있다. 그는 노론계 정통 성리학자로서 崇明反淸의식이 철저하였으므로 이 일기에는 만주족의 淸에 대한 그의 부정적 인식이 잘 나타나 있다. 명대의 유적이나 유물을 보고 감격하였고, 中華의 정신을 찾고자 애썼다. 北學者들의 연행록이 쏟아져 나오기 직전 조선 지식인들의 대외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후대의연행록들과 비교 연구할만한 좋은 자료가 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8 23:02

"6·15 남북 공동선언 기억하자는 데 뜻 뒀죠"

지난 15일 오후 7시 전주 부채문화관에서 열린 전북민예총(회장 진창윤)의 '2012 전북민족예술제' 개막 공연. 작곡가 이형로 씨(49·그룹 '놉'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남북 관계 개선·평화통일 관련해 약속한 6·15남북 공동 선언을 기념하는 개막 공연을 기획하고 직접 작곡한 '6월이 오면' 등을 선물했다. 매년 민족예술제를 위해 남북 분단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곡을 내놓았던 그는 "올해 예술제가 6월 15일에 열려 시기적으로도 잘 맞았다"며 기뻐했다.6년 전 '지역에서 제대로 된 음악의 일꾼이 되자'는 뜻으로 결성한 그룹'놉'은 재즈에서 민속음악으로 선회해 활동해오고 있다. '굿'과 같은 민속음악이 주는 삶의 애환을 국악기가 아닌 피아노·기타·드럼 등과 같은 양악기로 풀어내는 작업."민족의 애환을 담고 있다고 하는 판소리의 경우 아쉽게도 전문가들의 귀를 가져야만 감상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굿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는 굿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에요. '놉'은 그걸 회상하고 현대적인 접근법을 고민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개막 공연에서 만났던 전주 삼천동 기접놀이의 만두레(마지막 논매기)를 차용해 만든 '전주 타령'과 안당굿을 '놉'의 색깔에 맞게 풀어낸 '놉안당' 등은 그런 작업의 결과물. "10년 전 정정렬제 춘향가에 꽂혀 채보(採譜)를 했던 경험이 알게 모르게 바탕이 됐다." 국악과 퓨전음악에 경계에 놓여 관심을 갖지 않은 민속음악의 현대적 변주를 고민하는 '놉'이 있어 반갑다. 들쑥날쑥한 수입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이런 그룹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주변의 관심과 지지는 '놉'의 또 다른 존립 기반. 내년 전북민족예술제에서 만나볼 '놉'의 음악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8 23:02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상) 진실은 - '언론 압력' 실언, 사태 키웠다

전주국제영화제 국내·외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주영화제는 축제의 정체성으로나, 운영으로 보나 다른 축제 관계자들이 와서 보고 배워가야만 하는 성공 사례였다. 그런 전주영화제가 조직 내부의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영화제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 돼 벌써부터 내년 영화제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사단은 전주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지난 5일 유운성 프로그래머를 전격 해임시키면서부터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유 프로그래머를 만나 해임 사유로 몇몇 전주영화제 조직위원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역 언론들이 똘똘 뭉쳐서 이런 사람을 가만 두면 안 된다고 난리야"라고 '실언'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유 프로그래머는 SNS를 통해 해임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줄 것과 부당한 해임을 철회시켜줄 것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국내·외 영화인들은 유 프로그래머가 쓴 글들을 퍼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졌다. 안팎의 논란으로 허둥대던 전주영화제 집행부는 트위터를 통해 '외부 압력은 없었고, 폐막 기자회견의 발언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내려진 결정'(5일),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나 행동은 조직의 화합과 운영에 중대한 과실을 초래했다'(12일)고만 밝히는 등 뒤늦은 대응으로 일관했다. 여기서 영화제 조직위가 판단한 유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와 행동은 폐막 기자회견장에서 민 집행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된 발언("전주영화제는 영화제이지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을 했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방하는 의견("전주영화제에 올해 1월 이후 개봉된 한국영화가 아예 없었던 것은 올해부터 전주에 작품을 보내면 부산영화제에서 초청하지 않겠다")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논란을 촉발시킨 '실언'으로 유 프로그래머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민 집행위원장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 여론이 나쁘다고만 했다"고 얼버무렸다. 그는 또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방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을 보고 일을 같이 못하겠다고 결정했고, 나중에 조직위원들을 통해 여론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했던 김건 부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조직위원들과 개인 만남 등을 갖고 전주영화제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고 여기서 유 프로그래머 해임 사유가 아닌 유 프로그래머의 자질 등에 관한 개인적 소견을 물어보는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유 프로그래머 해임 사유는 지역 언론의 '외압'이 아닌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김 건 부집행위원장의 '내압'으로 밝혀진 셈이다. 그러나 민 집행위원장의 부적절한 '실언', 유 프로그래머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블로그 등에 올린 지역 언론에 대한 매도로 지역 언론과 전주영화제의 이미지가 덩달아 훼손되고 있다. 본보와 관련해서는 한 영화잡지가 "본보 1면에 '전주국제영화제, 장애인 배려 안 해'라는 머릿글의 기사가 보도됐다. 정말 어이가 없는 보도가 많다"고 유 프로그래머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본보가 보도한 적이 없는 사례로 마치 영화제 흠집내기 보도에 앞장 선 것처럼 호도되면서 결과적으로 언론 본연의 기능인 건강한·합리적 비판 마저도 유 프로그래머가 주장했던 지역 언론의 '외압론'과 관련한 '흡집내기' 보도로 비춰진 상황이다.영화제 조직위원회의 무리한 해임 조치, 이에 반발해 당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던 유 프로그래머의 글이 계속해서 퍼져나가면서 전주영화제가 멍들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8 23:02

전북문화재단 설립 여부, 8월께 윤곽

오는 8월께 전북문화재단 설립 일정이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김완주 도지사는 지난 15일 도의회 도정질의에서 "문화재단 설립에는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 한다"며 "8월까지 기금 확대 조성방안 등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역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도내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전주·익산에 문화재단이 운영 중이고 시·군 재단과의 차별화된 재단을 만들기 위해서도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김 지사는 "최소한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재단다운 재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기금 조성이 최우선 과제다"며 "기금 규모가 작은 시·도의 경우 경상비는 증가하고 이자율이 감소해 관의 의존도가 높아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없다. 부족한 운영비를 확보하느라 공모사업에 집중하면서 문화사업 대행기구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도의회 배승철 의원(익산1, 문건위)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예총·민예총 전북지부 산하 39개 예술단체를 유선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문화재단 설립에 35개 단체 대표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중 2명은 '충분한 준비 후 설립'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06.1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