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20년 넘게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온 (재)우진문화재단(회장 김경곤이사장 양상희)은 이달 그간 발굴해온 33명 신진미술가들에게 중국 예술특구 기행을 선물한다. 20년 넘게 '빈 독에 물 붓기'식으로 각종 지원사업을 해왔으나, 아직 스타 예술가 발굴로 이어지지 못한 게 현실.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우진문화재단은 해외로 눈을 돌려 적극적인 지원으로 보폭을 넓혔다. 올해 전북도가 문화 복지에 눈을 돌려 일반인의 문화 향수권 확대에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기업이 문화예술에 지원하는 기부는 예나 지금이나 커다란 변화가 없다. 아직까지는 개인보다 기업의 기부가 많고, 지역보다는 중앙에 몰려 있다는 게 특징. 기업의 사회 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더 적극적이고 폭넓게 이뤄지고 있으나, 지역에선 아직도 본격적인 문화 마케팅 접근이 부족한 데다 단발성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 우진문화재단목정문화재단, 다각도 예술인 지원 중심 전북엔 (재)우진문화재단과 (재)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광수)이라는 두 거목이 존재한다. 생활체육 활동을 지원해온 우진건설은 1991년 우진문화공간을 열고, '신예작가 초대전','우진문화공간 기획춤판' 등을 해오다 2001년 재단법인화하고 2004년 전주 진북동에 우진문화공간을 신축하면서 체계적인 지원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010년 20주년을 맞은 우진문화재단은 30억을 들여 소극장 무대가 갖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 우진예술극장까지 열어 지역 예술인들의 오랜 갈증을 해갈시켜줬다. '청년 작가 초대전'과 '신예작가 초대전'을 비롯해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우리 소리 우리 가락','우리 춤 작가전 - 젊은 춤판' 등은 척박한 지역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이정표로 꼽힐 만한 사업. 반면 목정문화재단은 2001년부터 전북 문화계의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던 문학미술음악 등 공로자들에게 창작지원금 1000만원 씩 수여하는'목정문화상'으로 대신했다. 수십여 년 간 지역 문화계 텃밭을 일구고 가꾼 이들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갖춘 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목정문화상' 제정은 가문 땅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목정문화재단은 2010년부터 세계적인 음악가를 키워보자며 영재 육성의 씨를 뿌렸다. 3년 째 '목정 음악 콩쿨대회'의 대상 수상자가 나오고 있진 않으나, 상금 300만원(교육감 표창장) 외에 캐나다에서 어학 연수(1년)전공 분야 레슨비까지 주는 '통 큰' 지원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목정 전북 고교생 백일장대회'도 후원자에서 주최주관자로 바뀌면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고, '목정 미술 실기대회' 역시 미술 영재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고 있다. △ 기업 문화 마케팅 활성화 차원 접근 바람직이처럼 묵묵히 메세나 활동을 이어오는 사례도 있지만 아직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010년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메세나 대상에 선정된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와 삼양감속기를 비롯해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과 베스트로(주)의 지원, (사)한국예총 전북지회(회장 선기현)와 (주)하림동해금속(주)이 상금 혹은 장학금 전달 외에 문학상 지원에 치중 돼 있다. 메세나가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기보다는 대표의 학연지연 혹은 개인적 취향으로 연결되면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문화예술 지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기업 메세나가 사회 공헌에 집중한다면, 중소기업은 문화 마케팅으로 접근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이다. 여기서 문화 마케팅이란 메세나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결시켜 브랜드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도내에선 전북은행삼성생명 등이 임직원 혹은 고객을 상대로 열어온 다양한 공연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기업의 메세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불황에는 상당수 기업이 사회 환원 명목으로 불우이웃 돕기에 치중하는 반면 메세나를 통한 문화 마케팅에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예술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소득액 10% 내 비용 인정)가 적은 데다, 중소기업이 상당수인 전북에선 이 같은 혜택을 받을 개연성은 더욱 적다. 국회가 몇 년 째 문화예술 관련 비영리법인에 대한 지방세 감면, 기업의 문화예술을 활용한 교육 훈련비 세액 공제, 기업 문화 접대비 세제 혜택 등을 골자로 한 '메세나 특별법'(가칭)을 추진해왔으나, 이것마저도 몇 년 째 터덕이고 있다.
한지는 전주시민이 갖는 문화적 자부심이다. 그에 걸맞게 전주를 중심으로 한지 공예가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한지를 활용한 창작활동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한지 미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한 축을 담당해온 모임이 전주한지 조형작가협회다. 지난 2003년 창립전을 가진 후 매년 회원전을 통해 한지 예술을 확장시켰다.특히 올해 창립 10년을 맞아 10번째 회원전으로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4일부터 1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전주에서의 한지 예술이 전통 한지공예에 머무르지 않고 어느 단계까지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협회 김완순 회장(전주교동아트 관장)은 "협회 창립 이후 작가들이 지난 10년간 전통의 맥을 이으면서 현대화하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한지의 물성을 매체로 미술적 가능성을 확장할 것이다"고 말했다.전시회 참여 작가는 40여명. 종이의 재질을 살리는 이미지 작업에서부터 한지 콜라주로 다양한 화면을 구성하는 작업, 한지사를 활용한 태피리스트리와 색면조형, 혼합 재료를 통한 입체작업,전통적인 한지공예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색깔을 추구해온 작가들의 작품들이 출품된다.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미술평론가)는 "전주한지조형작가들의 작품들은 가장 한국적 정서를 세계적으로 통용시키면서 동시에 독특한 조형언어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모범적 사례다"고 평가했다. 김원용기자 kimwy@△제10회 전주한지 조형작가협회 전=4일부터 9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인사아트센터 내).
신중탱은 부처님의 정법을 수호하고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신들을 도상화한 그림을 말한다. 신중탱은 대부분 주불전의 신중단에 봉안되어 있으며, 조선후기에 제작된 불화 가운데 전해지는 수가 많은 편이다. 신중에 관한 기록은『삼국유사』에서 볼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화장사에서 밤마다 화엄신중을 외웠다는 기록과, 문수갑사에서 복전 7원이 밤낮으로 늘 화엄신중 예참을 행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늦어도 8세기 초에는 화엄신중에 대한 신앙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전란을 겪으면서 일반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짐에 따라 현실적인 불안 심리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내세적인 신앙보다는 병마나 재액의 퇴치와 현세의 복락을 기원하는 현세구복적인 신앙이 확대되었다. 완주 위봉사 보광명전의 신중탱은 제석과 범천, 천룡팔부중을 함께 묘사한 제석·범천·천룡탱화에 속한다. 이 형식은 신중탱의 형식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애용되었던 것으로, 현존하는 작품 중 가장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신중탱은 범천, 제석천, 위태천 같은 주요 존상 외에도 팔부신중과 토속신이 그려진다. 오늘날 사찰에 가보면 신중단이 빠짐없이 설치되어 있다. 이를 보더라도 19세기에 신중신앙이 얼마나 성행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신중은 불법이나 가람의 수호자라는 외적인 성격과 벽사, 소재라는 내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밖으로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주는 신으로, 안으로는 질병을 없애주고 복을 내려주는 신으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신앙되고 있다.특히 이 신중탱에는 당대 국악문화도 살필 수 있는 악기가 등장한다. 마치 선녀처럼 생긴 여인들이 비파, 횡적, 바라, 생황을 극사실주의적으로 표현했다. 마치 오늘날 연주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국악은 당대 진솔한 마음을 담았던 그릇과 같이 현실적인 모습을 반추시킨다. 고요한 절에서 소망을 담으며 악기로 마음을 풀어낸 선조들의 슬기가 화공의 빼어난 솜씨로 탄생된 것이다.더욱이 옆으로 긴 화면 상단의 중앙에는 보살형태의 제석과 범천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데 모두 녹색두광에 금색신광을 지고 있고 연꽃가지를 들고 있다. 이들 사이에는 각종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상이 채워져 있어 국악사는 물론 회화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1896년 제작된 이 작품은 가로 223.6센티미터, 세로 141.5센티미터 등 규모면에서도 장중함을 보여준다, 견본채색으로 그림을 그린 원해당 용준, 편수출초 정련 등 6명의 화공은 그림에서 하나가 됐다. 그림으로 빚어낸 악기가 음악과 아름답게 동행하고 있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영국의 저명한 음악잡지 '송라인즈'에 한국의 판소리가 깊이있게 다뤄졌다. 전주세계소리축제측에 따르면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방문해 한국 음악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이 잡지 편집장 사이먼 브로튼(Simon Broughton)이 최근 발행된 85호에 '폭포수처럼 노래하다(SING A LIKE A WATERFALL)'는 제목으로 판소리의 매력을 소개했다.2012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메인 포스터와 함께 게재된 이 기사의 첫 페이지는 작년 소리축제의 '판소리 다섯바탕'에서 선보인 소리꾼 장문희씨의 공연 장면. 판소리 개념에서부터 전승의 흐름까지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소리꾼 장문희씨가 선보인 '심청가'의 줄거리와 공연을 본 소감, 이를 통해 필자가 발견한 판소리의 매력과 한국의 문화적인 정서 등을 담았다. 필자는 특히 판소리가 '오페라 보다는 전통 플라멩코 중 가장 깊은 소리를 내는 창법에 가깝다'고 표현했으며, 심청가 중 비극적인 장면이 가장 감동적인 부분이었다고 적었다. 또 판소리를 설명하기 위해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영화와 안숙선 명창을 언급하기도 했으며, 옛 선조들의 공동체적 생활양식과 자연을 기반으로 소리와 연결되어 있는 한국인들의 토속적인 믿음, 이와 관련된 판소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그는 또 판소리의 멋과 그 특유한 분위기를 잘 느끼기 위해서는 자막과 함께 전라도에서 꼭 공연을 봐야한다고 추천했다. 그래야만 한국적 문화와 정서가 반영되고 예술적 양식이 담긴 오롯한 판소리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양식 중 하나라고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우크라이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농촌지역인 고창 무대에 선다(5일 저녁 7시30분 고창문화의전당).한국-우크라이나 수교 20주년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그들이 전하는 춤추는 클래식'이란 주제로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인형 중 발레모음곡을 비롯, 영화음악·민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구성됐다.1932년 창단한 '우크라이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함께하며 동서유럽과 미주까지 찬사를 받아온 악단으로, 고전에서 현대음악까지 유려한 선율과 다이내믹한 리듬, 정교한 곡 해석으로 세계 각국의 콜을 받고 있다.이번 음악회 지휘봉은 동유럽에서 실력파 지휘자로 인정받고 있는 강민석씨가 잡는다. 강 씨는 2001년 1월 루마니아 시비우 필하모닉에 초대돼 유럽에 데뷔했고, 2002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루마니아 국영라디오 방송교향악단과 합창단을 생중계로 지휘해 호평을 받은바 있다.고창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수교 20주년이 되는 시점에서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우호를 돈독히 하는 의미를 가지며, 동유럽의 정통클래식과 대중성 있는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창문화의전당 063)560-8041 고창=김성규기자 skk407@ △우크라이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5일 저녁 7시30분 고창문화의전당.
(사)한국무용협회 전북도지회(회장 김숙·이하 전북무용협회)가 5~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21회 전북무용제'를 연다. 오는 10월 여수에서 열리는 전국 무용제 전북 대표 참가 티켓을 두고 경합을 벌이는 올해 전북 무용제는 현대무용 3팀, 전통무용 1팀, 발레 1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무용 부문은 박미애 컨템포러리·우석대 실용 무용지도학과·오문자 & 알타비아 댄스 컴퍼니, 전통 무용 부문은 배강원 무용단, 발레 부문은 한유선 미리암스 발레단이 나선다. 김숙 회장은 "전국무용제가 젊어졌고 전북무용제 역시 젊은 안무가들의 약진으로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올해도 참가팀들이 전북 무용의 좌표를 점검하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올해 '젊은 안무가 창작춤판'에서 우수상·연기상을 수상한 박미애 컨템포러리는 차가움과 따뜻함을 지닌 '달'을 통해 현대인들의 고독과 혼란을 풀어낸 '달의 눈'을 선물한다. 오문자 & 알타비아 댄스 컴퍼니는 스승의 딸 클라라와 결혼을 위해 법정 공방까지 불사하면서 맺은 사랑의 결실을 담은 슈만의 가곡 '미르테의 꽃'을 몸짓으로 풀어낸다. 무용의 대중화에 나서는 '우석대 실용 무용지도학과'는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를 표현한 '왼손잡이'(안무 김숙희)를 이야기한다. 한유선 미리암스 발레단의 '그곳의 민들레'는 6·25 전쟁 중 방황했던 청춘들의 사랑에 눈을 돌려 분단 현실의 상흔을 새롭게 보여준 작품. 기계 문명의 노예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인간의 존엄에 대해 묻는 '배강원 무용단'은 유일한 전통무용 팀으로 '눈먼 자의 도시'(안무 배강원)를 통해 '은하철도 999'와 비슷한 주제를 새로운 형식으로 담아낸다.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김원 Group Collaboration OR의 '빛과 소리로부터', 애미아트의 '무녀춤', 이경호 무용단의 '우리 춤, 가락'이 축하 공연을 마련하고, 지난해 전북 무용제 대상·전국 무용제 금상을 차지한 Dance Troupe'발레통'의 '햇살'이 개막 공연으로 선보인다.
▶ 관련기사 14면전주국제영화제 민병록 집행위원장(62·동국대 교수)이 새로운 임기 개시 하루만에 2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28일 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사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던 민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프로그래머 해임조치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영화제 공식 사이트를 통해 밝혔다.민 위원장은'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나며'라는 글을 통해 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해임과 관련해 화제에 더이상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사의를 결심했다는 요지의 입장을 밝혔다.민 위원장은 "유 프로그래머의 해임을 두고 벌어진 논란은 본인과 구성원들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으며, 영화제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고 전제한 뒤, "유 프로그래머의 해임 확정까지 결자해지 차원에서 지금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영화제 이사회에서 3년 임기의 연임이 결정된 것으로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평가받았고, 유 프로그래머의 해임에 대한 이의제기 기한이 지나 관련 문제가 매듭지졌다고 본 것이다.10년간 영화제를 끌어온 민 위원장의 사퇴에 따라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송하진)는 공모를 거쳐 후임 위원장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병근 성균관유도회 전북본부 회장(79·사진)이 석전 황욱 선생(1989~ 1993)의 서예 작품 11점을 국립전주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는 황병근 선생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아버지 석전 황욱 선생의 5062점을 기증한 뒤 10년 만에 추가로 내놓은 것이다.이번 작품은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쓴 작품으로 황욱 선생의 우수 악필기 작품 중 10년 전 기증한 작품과 비교해 앞선 시기의 것이다.기증 작품은 문화재 소독·수리 등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보관되며, 국립전주박물관 석전기념실을 통해 전시된다.
내 나이 스물일곱 살 무렵, 때는 봄날이었다. 마을 뒷산으로 올라가 500년 쯤 되는 당산나무 밑으로 갔다. 오래 전부터 당산제를 지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산나무 밑에는 사람이 쉽게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이런 저런 나무들이 자라 있었다. 내 아름으로 서너 아름은 족히 될 나무를 올려다보다가 나무 밑을 보았다. 넓적한 바위 위에 예쁘게 생긴 어린 나무 하나가 눈에 띄었다. 다가가 자세히 보았더니, 2년 쯤 되는 어린 느티나무였다. 나는 무심코 살며시 잡아당겨 보았다. 어? 그런데 나무가 쑥 뽑혀버렸다. 나는 당황했다. 이걸 어떻게 하지? 나무를 그 자리에 놓아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잊고 지내다가 해가 질 무렵 갑자기 나무가 생각났다. 나는 산으로 뛰어 올라가 나무를 집으로 가져와 내 방문 앞 마당가에 심었다. 나무가 잎을 피우기는 했지만 시들거렸다. 나는 물도 주고 나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작은 막대기로 지주도 세워주었다. 걱정을 하며 나무를 돌봐 주었더니, 나무는 자리를 잡았는지 잘 자라주었다. 정말 잘도 자랐다. 방문을 열면 나무는 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새봄을 알아차린 어린 나무가 새잎을 피워내는 모습은 내게 늘 경이였다. 가늘디가는 실가지로 어떻게 추운 겨울을 지내는지 봄이 되면 틀림없이 새잎이 돋아나 아침 햇살을 받았다. 나무가 내 키위로 자랐다. 어느 해 연두색에서 초록으로 건너 간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데. 아니? 세상에 나뭇잎에 바람이 불자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나뭇잎 부딪치는 그 부드럽고도 감미로운 박수소리를 나는 잊을 수 없다. 어느 때는 딱새가 빈 나무 가지에 날아와 앉아 울기도 했다. 나무가 지붕 가까이 자라자 달빛 받은 나무 그림자가 내 창호지 문에 어른거리기도 했다. 바람 없이 눈이 내린 아침이면 그 나무 가지에 눈이 소복소복 쌓여 있다가 내가 문을 열면 눈들이 허물어지기도 했다. 서리꽃이 피기도 하고 소낙비가 내리면 세상에! 나뭇잎에 소낙비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무가 내 팔뚝 만하게 자랐다. 우리 집 지붕 높이만큼 자란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걱정을 했다. 집안에 저렇게 큰 나무가 있으면 집이 치인다고 했다. 그랬다. 정말 큰 느티나무에 집이 치인 것을 나는 보았다. 이웃마을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비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해 느티나무 가지가 찢어져 느티나무 아래 있는 집이 폭삭 무너지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어느 해 봄 퇴근 해 보니, 강가 언덕 조금 넓은 빈 터에 나무가 누워있었다. 태환이 형과 함께 나무를 그 곳에 심었다. 자리를 옮긴 나무는 잘 자랐다. 내가 나무를 귀하게 생각하며 보살피자 동네 사람들도 나무를 귀하게 대해 주었다. 우리 집 나무가 동네 나무가 되었다. 내 방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곳이었기 때문에 나는 우리 집 마당에서처럼 그 나무를 늘 보고 살았다. 그 나무에서 일어나는 봄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아침저녁 밤 낮, 해 뜨고 달 지고, 새잎 피고, 단풍들고 잎 날리고, 눈 오고, 비오고, 바람 불고, 소쩍새가 날아 와 울며 그렇게 세월이 갔다. 나무에 동네 아이들이 올라가 놀고 어느 날부터 동네 사람들이 나무 아래로 들어와 쉬게 되었다. 여름이면 나도 나무 밑에 앉아 흘러가고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았고, 달이 뜨면 내 그림자를 나무아래 숨기고 나무 밑을 서성이며 생각을 골랐다. 집을 떠나 어디 가서 잘 때도 그 나무는 늘 내 머리맡에 강물을 배경으로 서 있다. 나는 지금도 그 나무 아래에서 잠들고 잠을 깬다. 내 아름으로 한 아름으로 넘게 자라면서 나무가 말해주는 것을 받아 적은 글들이 많다. 내가 죽을 때까지 그 나무는 내게 시와 삶이 하나임을 가르쳐 줄 것이다. 바람 부는 날 그 나무아래 지날 때 마다 수많은 나뭇잎들이 치는 그 찬란하고도 아름다운 박수 소리. 내 인생. 나의 시. /본보 편집위원
제17회 여성주간을 맞아 전북도를 비롯, 도내 시군들이 기념행사와 함께 특강·공연·전시회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여러 부대행사를 마련한다. 전북도는 4일 오후 1시30분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여성단체 회원과 관련 공무원, 여성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과 녹색문화실천 다짐, 여성희망 콘서트, 지역농산물 판매행사를 갖는다. 또 여성지위향상 등 여성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44명에 대해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이다.△전주시=3일 오후 2시 시청강당 △군산시=5일 오후 2시30분 군산시민회관 △익산시=3일 오후 2시 솜리문화예술회관 △정읍시=11일 오후 2시 국민체육센터 △남원시=13일 오전 10시 춘향골체육관 △김제시=5일 오후 2시 김제예술회관 △완주군=12일 오전 11시 완주문화체육센터 △진안군=13일 오전 11시 진안문예체육회관 △무주군=12일 오후 2시 전통문화의집 △장수군=17일 오전 10시30분 한누리전당 △임실군=18일 오전 10시 군청대회의실 △순창군=9일 오전 10시 향토관 △고창군=6일 오전 10시 동리국악당.
전북여성단체연합(공동 대표 박영숙 이윤애 조선희·이하 전북여연)이 여성 주간(7월1~7일)을 기념해 영화제'喜Her樂樂'을 연다.전북여연은 '여성'을 중심에 둔 '청소년','성형·외모','노동·성','88만원 세대, 노동'을 주제로 다양한 삶을 녹여낸 영화들이 선보인다. 6일 개막작'헤어드레서'(감독 도리스 되리)를 시작으로 7일 '간지들의 하루'(감독 이숙경), '100개의 다른 코'(감독 안드레아 도르프만),'낮과 밤'(감독 유은정),'고백'(감독 유지영), '레드 마리아'(감독 경순)와 폐막작'開청춘'(감독 여성영상집단 '반이다')으로 막을 내린다. 올해 상영작 성찬은 화려하다. 개막작'헤어드레서'는 '2010 베를린영화제'의 국제경쟁 부문, '2011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작에 초청됐을 정도로 화제를 모은 작품. 별난 외모 덕분에 잘 나가는 미용실에 취직할 수 없는 싱글맘 카티를 내세워 유머러스한 서술법 속에 빈민·금융자본·이민정책까지 담아냈다.'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랑문화상'을 수상한 '간지들의 하루'는 집을 나와 쉼터'윙'(W-ing)에 사는 '청소녀' 승희 송하 은정이 입소와 퇴소를 반복하면서 벌어진 일상을 재치있게 담아낸 작품. '2010 뉴욕시단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고 '2010 팜스프링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탄 '100개의 다른 코'는 성형외과 의사와 예술가가 신체적 결함을 특별함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주목을 모은다. 폐막작 '開청춘'역시 스물일곱의 경화가 20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만난 방송국 막내작가 승희, 대기업 직장인 민희, 술집 직원 인식을 통해 88만원 세대의 출구 없는 삶을 보여준다. 역시 '2009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제14회 광주인권영화제' 초청작. 영화 상영 뒤 여성영상집단'반이다'와 세대 공감 수다도 준비 돼 있다. 영화 소감문을 보내주면, 추첨을 통해 선물도 준다. 문의 063)287-3459.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에 이어 민병록 집행위원장이 2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다.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3년 임기의 집행위원장에 연임된 민 위원장이 임기 개시(1일) 하루만에 왜 전격 사퇴를 선언했을까. 민 위원장은 이날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유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한 책임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유 프로그래머에 대한 해임 조치는 정당했지만, 그로 인한 논란과 영화제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용퇴한다는 취지다.그는 여기서 '지난달 28일 조직위 이사회가 연임을 결정하면서 유 프로그래머의 해임 사유에 대한 정당성과 해임 절차의 적법성을 충분히 검증 받았다'며,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복직은 다시 논의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연임이 전주영화제의 발전에 부담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기에 떠나려 한다'고 적었다. 실제 민 위원장은 유 프로그래머의 해임에 따른 논란과 일부 부정적 여론을 의식, 이사회 이전에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관계자는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민 위원장의 사퇴 가능성이 70% 정도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 위원장의 사임이 유 프로그래머 해임에 대한 깔끔한 정리와 함께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면서 전주영화제의 명예 실추를 막기 위한 결단으로 이해하더라도, 이사회 승인까지 거친 뒤 사의를 표명한 것은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영화제를 이끌어가는 중심에 있는 집행위원장이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영화제를 볼모로 삼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그것이다.영화제를 중심에서 이끌어온 집행위원장 공석에 따라 당장 내부 공백도 우려된다. 새로운 공모절차를 거쳐 새 집행위원장 선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밖에 없으며, 집행위원장 사퇴에 따른 집행부 전반도 흔들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실제 김 건 부집행위원장도 "영화제를 위해 어떤 방식이 제일 좋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자신의 거취 문제로 고민 중임을 내비쳤다. 지난 10년간 수장으로서 전주국제영화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민 집행위원장, 핵심 프로그래머까지 빠진 상태에서 내년 영화제 준비도 차질이 예상된다. 올해 영화제가 치러진 뒤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지난 영화제에 대한 평가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데다, 핵심 인사들이 빠져 내년 영화제 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될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갈가리 찢긴 조직 내부를 추슬러야 하는 난제와 국내·외 영화계로부터 실추된 영화제의 이미지를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2012년도 상반기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술교육 수업의 성과를 모아 작품발표회를 갖는다. 1부'문화소외지역 초등학교 미술교육'전시에 이어(1일까지), 2부'어린이 아틀리에'(3일부터 8일까지)로 구성됐다.'어린이 아틀리에 미술교육'은 매주 토·일요일 12주 동안 도내에 거주하는 7~9세 어린이 60명을 대상으로 진행, 미술교육 전문 강사가 직접 교육을 실시한 결과물이다.
6세때 판소리 흥보가를 완창했던 '국악 신동' 유태평양씨(20·전북대 한국음악과 2년)씨가 제28회 동아국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국립국악원 등의 후원으로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진 동아국악콩쿠르에서 유씨는 판소리 부문 일반부에 출전해 금상을 차지했다. 판소리와 기악 등 일반인과 학생 등 총 540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유씨는 춘향가중 '사위 잘되라고 비는 대목'을 불렀다. 두 살 때부터 인간문화재 조통달 명창을 사사한 유씨는 4세때 전남도립국악단의'별주부전'에서 사물놀이로 무대에 데뷔한 후 1998년 한국 판소리 사상 최연소 나이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3시간에 걸친 흥보가를 완창하며 국악계 주목을 받았다.유씨는 국립전통예술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전북대 한국음악과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또 이번 동아콩쿠르 학생부 판소리 금상은 전주예고 박수범 군(2년)이 차지해 판소리 부문 일반부·학생부를 전북 출신이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업무의 중복을 피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실 10개 팀에서 6실 10개 팀으로 조직을 개편한다. 기존 기술실에 프로그램실·기획운영실·제작배급실·브랜드마케팅실·회계실을 추가하면서 사업별로 일을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조직을 확대 개편한 것.홍영주 전주영화제 사무국장은 "예를 들어 프로그램팀이 해오던 '디지털 삼인삼색','숏숏숏' 제작·배급·상영과 다른 팀이 해오던 독립영화 배급을 묶어 프로그램실에서 한꺼번에 처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주영화제는 오랫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해온 직원들을 3년 이내에 상근직으로 전환하는 방침도 적극 검토 중이다. 국내 5대 영화제 중 전주영화제 처우가 가장 열악해 영화제 인력들이 속속 다른 영화제로 빠져나가고 있어 대안이 요구됐다. 한편,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이미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사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표명했으나 조직위원회가 이를 만류한 데다 상당수 전주영화제 이사들이 연임에 손을 들어주면서 그간의 논란은 일단락된 모습. 하지만 민 집행위원장 취임식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그간 미뤄둔 전주영화제 평가공청회, 프로그래머 추가 모집에 관해서는 아직 내부 정리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 관장(58)이 드디어 여유를 찾았다.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기획된 세계미술 거장전이 유럽 미술관 소장품들을 겨냥했다가 대여 비용 문제로 무산되면서 위기에 처했던 그는 지난 5월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을 직접 방문해 세계미술거장전을 타진시켰다.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측에서 12월에나 전시가 가능하다고 했거든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베네수엘라 비행기에 오르기 며칠 전, 기적처럼 어떤 전화를 받았습니다. 베네수엘라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참모관이었는데, 알고 보니 제자더라구요. 얼마나 반갑고 든든하던지, 그 친구 덕분에 일사천리로 성사된 것 같습니다." 미술관에 당도한 그가 수장고에 들어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명작들로 인해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오랫동안 스페인 지배를 받았던 베네수엘라가 1970~80년대 산유 수출국으로 부강해질 무렵 미술품 소장에 눈을 돌리면서 유럽에 버금가는 작품들을 수집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정국이 시끄러진 시점이라 미술관 측은 초반 소장품 대여에 미온적이었다. 정부를 설득할 명분을 위해 추가된 베네수엘라 추상미술 작가전은 이번 전시 유치를 위한 안팎의 사연들이다. 도내에서 처음 열리는 대형 전시이다 보니 관람객들이 얼마나 올까하는 일도 관심사. 이 관장은 "아무리 뛰어난 기획력을 발휘한 전시라 하더라도 날씨가 안 좋을 때 열면, 십중팔구 성공하지 못한다"면서 "9월이면 비교적 날씨가 선선해질 때인 데다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지역의 축제들이 열릴 때인 점을 감안하면, 관람객 동원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교육청을 비롯해 인근 교육청에도 협조를 구해 더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신경쓸 방침. 관람료는 개인 기준 성인 1만원, 단체 관람객 8000원, 도내 학생 3000원 등으로 검토되고 있다.
'에콜 드 파리'는 1905년부터 약 30년간 유럽 미술계를 이끌었다. 각자 화풍이 다른 외국 화가들이 파리에 모여 자연주의와 고전주의에 대항한 전위적인 미술 운동의 중심에 있던 예술가들을 뜻한다. 여기에 속한 이탈리아 유대인 모딜리아니를 제외한 다수가 동유럽 유대인. 유대인은 아니지만 스페인 태생의 파블로 피카소도 이 화파에 속했고, 피카소와 더불어 20세기 양대 최고 화가로 불리는 유대인 마르크 샤갈 역시 초기 '에콜 드 파리'를 대표했다.'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도내 최초로 기획한 세계미술거장전'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에서는 이 두 거장의 작품들과 조우한다. 도립미술관이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국립미술관의 협조를 끌어내 판화유화아크릴 등 70여 점을 선보여 인상주의부터 팝아트까지 서양미술사를 아우르는 값진 자리. 여기엔 소토크루즈 디에즈 등과 같은 베네수엘라 추상미술의 거장 작품까지 '덤'으로 만나볼 수 있다.지난 60년 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해외 미술가는 단연 파블로 피카소다. 르네상스 이래 회화의 형식을 파괴하고 20세기 미술의 출발점을 연 입체주의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시작으로 다양한 여인상을 통해 인체를 기하학적으로 변형시키고 전통적인 원근법을 부정했으며, 명암법과 색채법까지 깡그리 무시한 작품을 선보였다. '입체주의'에서는 피카소가 파괴를 통한 혁명을 이끌었던 작품들과 만난다.'인상주의와 현대'에서는 클로드 모네가 1904년 런던 사보이 호텔에서 템즈강 워털루 다리를 바라보며 그린 '워털루 다리'가 선보인다. 망막에 맺히는 색채와 빛의 혼합을 캔버스에 생생하게 옮기려는 인상주의 미학을 실천한 작품으로 2007년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326억에 낙찰되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신조형주의'에서는 사각형과 수직수평 직선, 삼원색을 이용한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과 다양한 도형과 직선곡선, 색채의 변화까지 시도한 칸딘스키의 뜨거운 추상도 비교해볼 수 있다. 앤디 워홀은 마릴린 먼로같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나 깡통 수프 같은 사물을 반복해 그리는 기법을 통해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팝아트 이전의 예술가들은 작가의 내면을 담으려 애썼지만, 심각함을 거부하고 가벼운 소비사회의 이미지를 표현해 현대 미술계를 풍미한 '팝아트'가 세계거장전 대미를 장식한다. 세계 거장들의 작품과 나란히 놓여도 손색이 없는 '추상의 세계'엔 베네수엘라 추상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놓인다. 몬드리안 영향 받아 시각적 현상에 관심을 갖고 착시소리움직임빛 등과 접목시켜 움직이게 하는 키네틱 아트 거장이라 불리는 헤수스 소토와 크루즈 디에즈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 전북도립미술관 세계미술거장전'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 = 9월 7일~12월 9일 전북도립미술관 본관. 문의 063)290-6888.
5회 공연 객석 점유율 100%. 아직 유료 관객이 62%에 그치는 게 아쉽지만,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의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이하 해마달)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다. 지난달 출연한 '비빔제'(안숙선 김영자 왕기석 명창)에 이어 이번 '해마달'에는 조소녀 명창의 일가가 꽉 채우는 '동초제'가 오른다. 비빔제가 화려한 성찬이었다면, 동초제는 정갈하고 소박한 정찬에 가깝다.30세 춘향으로 서는 조희정 명창은 조소녀 명창의 딸로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차상을 수상한 인재. 월매를 맡은 조영자 명창은 17살 터울의 조소녀 명창과 자매지간이다. 다소 젊어진 이몽룡으로 출연하는 조용균이나 고수 조용안도 조소녀 명창 집안 식구. 조소녀 명창이 어렸을 때부터 조영자 명창을 엎고 국극단 공연을 보러 다닌 인연으로 국악에 발을 들인 이들 자매는 집안에 국악 씨앗을 뿌려 전북을 대표하는 판소리 일가를 만들었다. 유파별 순환 출연으로 주목을 모았던 '해마달'에는 전통 체험과 잔치 음식이 '덤'으로 주어진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전주문화재단,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 = 30일~7월14일 오후 7시30분 전주 소리문화관. 일반인 2만원, 청소년 1만원. 도민 20% 할인, 60세 이상 50% 할인. 문의 063)283-0223.
'춘향'으로 '판소리 무용극'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 널마루무용단이 '청의 눈물'을 다시 올린다. 전라북도 상주단체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된 우진문화공간(회장 김경곤·이사장 양상희)과 널마루무용단(단장 장인숙)이 마련한 소극장 시리즈의 두번 째 테마. 물을 상징하는 푸른색을 콘셉트로 '심청가'의 중요 대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무용극이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청(박명숙 역)과 심봉사(황용천 송형준 역)의 상봉에 힘을 실었다. 춤을 중심으로 소리꾼 정민영의 도창이 무대를 떠받치고, 이전에 작·편곡된 국악실내악단의 연주 녹음으로 대신한 배경 음악은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전 무대가 도창이 너무 도드라졌던 만큼 무용수들의 몸짓이 더 부각될 수 있도록 신경쓰는 게 과제. '청의 눈물'은 2008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도 초청 돼 호평을 받았으나, 대극장 공연이라 재공연이 어려웠던 점을 보완해 소극장 무대로 각색했다. 널마루무용단은 한국무용의 전통적 깊이와 대중적 예술 활동을 위해 1992년에 창단, 전통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색깔 있는 무대 연출과 의상으로 아름다운 무대를 선물해오고 있다.△널마루무용단 '청의 눈물'=30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전주 서신갤러리가 최근 주목한 지역 작가는 누구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새롭게 수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2012 서신갤러리 신소장품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7월17일까지).서신은 1997년 개관이래 꾸준히 작품 수집을 하면서 2000년 '겨울이 있는 풍경전'을 시작으로, 풍경시리즈와 인물탐구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소장품전을 열어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종만, 강용면, 이기홍, 이희춘, 이정웅, 양순실, 윤리나, 김순철, 고강철, 최수미, 전우진씨의 작품까지 장르에 관계없이 각기 뚜렷한 개성을 지닌 11명 작가의 작품 26점이 전시된다.갤러리측은 윤리나의 판화작품, 고강철의 디자인작품, 최수미의 도자작품, 전우진의 영상작품 등 더욱 다양해진 서신의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큐레이터 강민지씨는 "갤러리의 컬렉션을 통해 서신갤러리가 주목하는 작가와 작품, 갤러리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 미술계의 비전과 발전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한 자리다"고 말했다.△2012 신소장품전=7월17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