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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숙발레단 전북무용제 대상

손윤숙발레단이 지난해 이어 '제17회 전북무용제'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손윤숙 전북대 교수가 직접 안무하고 출연한 'Before Sunset'.손윤숙발레단은 9월 전남 목포에서 열리는 '2008 전국무용제'에 전북 대표로 출전하게 되며, 작품지원비 1500만원을 받는다.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 전북도지회(지회장 김숙) 주관으로 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전북무용제에는 발레 1팀, 한국무용 1팀, 현대무용 2팀이 출전했다. 최우수상은 현대무용 '하늘생각'을 올린 청호무용단(안무 양순희)이, 우수상은 현대무용 '침향목'의 강명선현대무용단(안무 강명선), 한국무용 '유리바닷가에 서서…'의 박명숙하늘무용단(안무 박명숙)이 수상했다. 연기상에는 손윤숙발레단의 전슬기씨(이원국발레단 단원)가 선정됐다.심사는 김숙자 한성대 교수, 정의숙 성균관대 교수, 황규자 한양대 교수, 김긍수 전 국립발레단 단장, 양정수 수원대 교수, 이상덕 전라일보 문화부장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인 김숙자 교수는 "출연단체들이 제작비를 아끼지 않고 작품을 준비하는 등 열의가 느껴졌다"며 "특히 대상을 수상한 손윤숙발레단은 직접 단체를 이끄는 교수가 출연한 것을 비롯해 실력있는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해 돋보였다"고 말했다. 출연단체 대부분이 표현하기 힘든 소재들을 나름의 시각으로 해석, 무용언어로 표현했다는 평가다.그러나 수상단체들이 시상식에 대거 불참하고, 일부 지역 무용인들이 외부인들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무용제 폐막 후에도 갈등의 요소들이 남겨졌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30 23:02

시조·시조창의 깊은 울림 '시와 소리의 만남'

'노래 삼긴 사람 시름도 하도 할사 / 일러 다 못 일러 불러나 풀었던가 / 불러서 풀릴 것이면 나도 불러 보리라.' - 신흠(申欽) '노래 삼긴 사람' 中 -시조의 촉수는 다양하다. 시인 자신을 위한 정화의 방편도 됐다가, 세상 사람들을 순화하기 위한 따가운 침이 되기도 한다.'시민과 함께하는 시와 소리의 만남'.27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고하문예관에서 열린 세번째 만남에서는 김보한(계간발행인 겸 편집인) 김태자(전주대 국어교육과 교수)시인이 초대돼 시조시의 낭독과 시조창 소리를 완미(玩味)하는 시간을 가졌다.전북지역 뿐만 아니라 통영 등 인연이 닿아있는 지역 문인들의 시조시와 시조창의 울림을 찬찬히 길어내는 보기 드문 자리. 문인들의 인생과 철학에 관한 진솔한 대화도 이어졌다.어머니의 암 투병 이야기를 전한 김태자 시인은 '겨울눈이 되어' '겨울비' '山家消息' 3편을 대표작으로 내놓았다. 그는 인내와 절제로 자신을 바로 세우는 어머니 이야기를 통해 가랑비처럼 젖어드는 감동을 전했다.산을 좋아해 산행의 감회를 전한 김보한 시인은 '설악 소청봉 산장에서' '희양산 아래 女官穴址'에 이어 옛 추억 안혀놨다가 귀를 살포시 간질이는 '고향집' 향수를 읊기도 했다.최승범 시인은 "시조시 모시기 등 좀더 색다른 시도를 모색해보겠다는 다짐이 작은 결실을 이룬 셈"이라며 "혼탁하고 어지러워진 세상에서 시조를 통해 오롯한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시조창'엔 제29회 전주 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시조부문 장원을 수상한 이미화씨가 참여해 평시조, 남창질림 등을 선보였다.고하문예관은 수요일과 목요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와 수필의 이론·창작 강의,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엔 시인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30 23:02

춘향가 국영문 사설집·자막 CD 시연회

"일편단심(一片丹心) 굳은 마음 일부종사(一夫從事)뜻이오니, 일개 형벌 치옵신들 일년이 다 못가서 일각인들 변하리까?”27일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 '춘향가' 국영문 사설집·자막 CD 시연회.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류관현)는 워크앤플레이·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와 함께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소리'를 쉽고 재밌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이날 시연회에서 장문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은 김연수 바디 '춘향가' 중 '십장가'를 연창했다. '십장가'는 매 열 대를 치는 동안 그 맷수에 맞추어 춘향의 절개를 엮어 나가는 대목. '춘향전'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빠르고 느린 장단을 넘나들며 장씨가 연창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국문과 영문자막을 통해 흐름의 맥을 이어갔다.미국인 J씨는 "판소리에 호기심은 있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몰라 답답한 감이 있었다 ”며 "눈으로 따라가기에 자막이 좀 빠른 감은 있었지만, 춘향이의 러브스토리, 판소리의 매력을 맛 본 좋은 계기였다”고 말했다.이어 판소리의 매력·가치 등에 관한 시민들의 질문도 잇따랐다.영문해설을 맡은 박승배 포항공대 교수와 국문해설을 맡은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판소리는 인류 구전의 걸작”이라며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야 그 깊은 맛을 알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판소리가 2003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세계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된 것도 이런 고도의 예술성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소리축제 홍보담당 이덕우씨는 "전북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올해는 '심청가' 를 올릴 계획"이라며 "자막을 통해 소리꾼과 관객이 소리를 좀더 쉽게 느끼고, 공감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30 23:02

전북미협 하반기 사업, 전북미술 역사 되짚어보기 '초점'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회(지회장 김두해)가 '7080 야외스케치展'과 '제40주년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수상작가展'을 새롭게 추진한다.김두해 지회장은 27일 하반기 사업을 발표하며, "전북 미술의 역사와 전통을 되짚어 보는 행사를 마련, 지역 미술인들이 화합하고 미술계가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7080 야외스케치展'은 야외에서 사생(寫生)을 하며 습작을 하고 작품을 제작했던 70∼80년대 추억을 되살린 행사다. 원로작가들부터 청년작가에 이르기까지 미술계 전 세대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 일반인들은 작가들의 작품제작 과정을 관람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10월 25일 경기전에서 열릴 예정이며, 여기서 제작된 작품들을 한 데 모아 전시할 계획이다.'제40주년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수상작가展'은 신진미술가 등용문으로서의 역할을 해 온 전북미술대전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다. 도전의 오랜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 1969년 제1회 도전부터 40회까지 역대 종합대상과 각 부문 대상 작가들 중심으로 90여명이 초대된다. 전시는 12월 5일부터 1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김회장은 "작가별로 수상 당시 작업과 현재 작업 등 2점씩을 전시해 작가의 성장과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작업을 중단한 작가들도 있지만, 미술대전을 통해 배출돼 화단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통해 도전의 위상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밖에도 전북미협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한 '제5회 JBAF 전북아트페어-소통展'과 고창에서 열리는 '2008 전라북도미술협회展'이 하반기에 진행된다.8월 29일부터 9월 4일까지 소리전당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는 올해 한국화, 서양화, 문인화, 조각, 수채화, 공예 등에서 32명이 참가한다. 지난해 특별상을 수상한 이숙희씨와 전주문화재단에서 선정한 작가 2명이 특별히 초대된다.아트페어 자체가 미술시장 형성이 목적이지만, 지역적 특성상 대규모 개인전 성격이 강한 편. 작품은 공개 및 정찰제로 판매되며 판매수익은 작가 80%, 미협 발전기금 20%로 배분된다.회원전인 '2008 전북도미술협회展'은 고창문화예술회관 개관에 맞춰 11월이나 12월 중 열릴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30 23:02

김제 아리랑문학관 '마지막 황실, 잊혀진 대한제국' 사진전

1987년 8월 12일 고종은 연호를 광무(光武)로 고치고 10월 12일 황제즉위식을 올림으로써 조선이 자주국이며 독립국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고종황제는 일제에 의해 강제퇴위됐고, 결국 1910년 10월 22일 강제병합으로 인해 대한제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마지막 황실, 대한제국(大韓帝國)의 슬픈 역사가 되살아난다.사단법인 황실문화재단과 서울대 박물관이 '마지막 황실, 잊혀진 대한제국' 사진 특별전을 열고 있다. 7월 30일까지 김제 벽골제 아리랑문학관.서울대 박물관에 소장된 3권의 사진첩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사진첩 1권을 정리한 것. '고궁전사진첩'에는 1910년대 전반기 창덕궁 사진이 실려있어 1917년에 일어난 화재 이전의 창덕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말궁중관계사진첩'은 1918년 1월, 8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영친왕의 공식일정을 기록한 것. '이태왕전하장의사진첩'은 고종황제의 장례를 기록한 사진첩으로 일본식 장례절차가 곳곳에 나타나 있어 황제의 마지막 길을 더욱 쓸쓸하게 보여주고 있다.대한제국의 모든 것을 볼 수는 없지만, 황실의 주요인물들을 사진으로 대면하며 잊혀져 가는 우리 역사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 황실문화재단(이사장 주재민)은 고종황제의 손자인 이석 황손을 총재로 2006년 결성됐으며, 그동안 황실문화를 알리며 올바른 역사의식을 전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김제시지부가 만들어졌으며 대전, 평택, 울산, 제주 등도 지부 결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30 23:02

대니정, 女心 사로잡을 색소폰 선율 펼친다

색소폰 소리가 한여름밤을 적신다.29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대니정·전라필하모닉색소폰오케스트라의 색소폰 무료 공연.야마하뮤직코리아와 리치악기사는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공연은 1·2부로 나눠 진행될 예정.전라필하모닉색소폰오케스트라(지휘 윤강기)는 1부에서 '경기병서곡' 'American Grafity' 등을 연주한다.전라필하모닉은 전국 유일의 색소폰 오케스트라.이날 공연되는 '경기병서곡'은 관악기의 매력적인 소리를 끄집어내는 역동적인 곡이다. 말을 타고 전쟁하기 위해 진행하는 순간, 전쟁중 극적인 상황, 말발굽소리 내며 승리에 도취돼 돌아오는 영광스러운 순간까지를 총망라한다.마지막 하이라이트 공연 'American Grafity'는 세미클래식, ost 등 다양한 곡들이 빠르게 혹은 느리게를 넘나들며 연주된다.이어 한국 사람 중 유일하게 빌보트차트 순위에 진입한 실력파 연주가 대니정 연주가 펼쳐진다.첫 곡 'Amazing Grace'는 대니정의 새 앨범에 수록된 곡. 성가곡 외에도 'Just two of us' 등 관객과 즐기며 호흡할 수 있는 곡들로 준비됐다.이외에도 리치악기사는 공연 이후 색소폰에 한해 무상수리 코너를 마련한다.또한 야마하뮤직코리아는 이날 공연장에서 색소폰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해 색소폰 악기를 전시한다.공연 관련 문의 226-6555.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7 23:02

'제17회 전북무용제' 27일 소리의 전당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 전북도지회(지회장 김숙)가 주최하는 '제17회 전북무용제'가 27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참가팀은 손윤숙발레단, 강명선현대무용단, 박명숙하늘무용단, 청호무용단 등 현대무용단 2팀, 한국무용단 1팀, 발레단 1팀이다.손윤숙 전북대 교수가 이끌고 있는 손윤숙발레단은 2004년 '전북무용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팀. 출품작 'Before Sunset'은 클래식발레의 본질적 특징을 주목한 작품으로, 움직임을 이어가고 풀어가는 방식이 클래식발레 전통 스타일과 테크닉이 부각됐으면서도 모던발레의 부드러움과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강명선현대무용단의 '침향목'은 천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색되지 않은 천향목의 강직함을 인생에 빗대어 만든 작품. 시각적 요소에 강한 무용단이다.'유리바닷가에 서서'의 박명숙하늘무용단은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한 박명숙씨가 단장으로 있다. 단원들 출신학교가 다양한 만큼 무용수들마다 각기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팀. 양순희 우석대 교수의 청호무용단은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극적 요소를 살린 '하늘생각'을 선보인다. 대중성 있는 무대를 자주 올려온 청호무용단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김숙 지회장은 "개개인의 창작력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과 드라마틱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라며 "승패를 떠나 춤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대상 수상작은 오는 9월 전남 목포에서 열리는 '2008 전국무용제'에 전북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27 23:02

가난하지만 따스한 서민의 일상…'신철균 기증작품전'

검게 그을린 땀방울이 목덜미를 감는다. 천진난만한 웃음이 햇살보다 따갑다.1960년대 리얼리즘 흑백사진가 신철균(79) 씨 작품전.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은 내달 11일까지 신씨의 기증작품 100점을 한데 모아 '신철균 기증작품전'을 전시한다.함북 청진 출신으로 해방후 서울로 내려온 신씨는 근대화의 격동기였던 1960∼70년대 군산을 배경으로 가난하고 고달펐던 삶의 현장을 깊이있게 응시했다.고된 일상이 신씨에게 주는 것은 결국 깊어지는 시선. 그는 더 '많이' '자세히' 보는 일에 집중했다.1966년 군산항만 연탄하역장에서 찍은 '한모금'. 그는 힘든 노동속의 달콤한 휴식과 동료애를 담뱃불을 나누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1963년 군산항만 야적장에서 찍은 과일파는 할머니와 손녀작품은 가난한 삶속에서도 서로를 위하는 소박한 가족애를 보여주고 있다.신씨는 1978년 일본 유네스코 아시아 사진 부문에서 작품 '형제'로 대상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 두곽을 드러냈다.1976년 4월. 어느 일요일 아침 이슬을 머금은 산길에서 한 소년이 동생을 들쳐 엎고 걸어 내려온다. 맨발 동생이 형에게 엎히자 신이 나 날것 그대로의 웃음꽃을 터뜨린다. 그 천진스런 표정에 형은 고맙기만 하다.서정적이면서도 아이들의 표정의 생동감을 잃지 않는다. 거짓이나 가식이 없다. 순수하고 소박한 앵글이다.1996년 군산 역전 반짝시장에선 투박하고 거친 아낙네의 손만을 앵글에 담기도 했다. 꼬깃꼬깃한 지폐를 펴기에도 그의 손은 피곤해 보인다. 삶의 요철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그러나 가난에 찌든 삶을 포착하는 것만이 그의 작업 전부는 아니었다.그는 1960년대부터 사진에 관한 이야기도 꼼꼼하게 기록해왔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 찍은 사진인가부터 알파벳으로 분류해 아이들은 C, 일상사 A 등으로 기입했다.그리고 이 모든 사진을 자신의 작업실에서 직접 인화했다.신씨의 목표는 피사체의 상황을 통해 삶의 사실성을 포착하는 것. 그의 사실성은 주어진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의 본질에 가장 명쾌하게 접근하고 있다.전북도립미술관 김병현 학예연구사는 "전시회를 통해 순간의 상황을 담아낸 리얼리스트로서의 작가의 면모가 깊이 각인된 것 같다"며 "순수한 서정성과 휴머니즘으로 희망을 담아내는 작가의 기록정신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7 23:02

[이종민 교수의 유럽 여행기] ③독일 에스링겐과 스위스 루체른

촌락(村落)은 신(神)이 만들고 도시는 인간이 만든다. 자연의 위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새길 수도 있고 사람들의 열정과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한 말로 치부할 수도 있다. 도시는 건물과 길(거리)로 구성된다. 그것을 통해 그곳 주민들의 삶의 철학이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인간의 어지간한 노력도 자연의 무한한 수용력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농촌마을과 다른 면이 분명 도시에는 있다. 그만큼 도시에서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이 된다.▲ 독일 에슬링겐 - 철물공장을 복합문화레저시설로 꾸민 '다스 딕'에슬링겐이라는, 울림이 좋은 도시로 향하는 동안 안내를 맡은 유학생의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오래 된 건물을 개조하여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일, 에스링겐만의 일이 아니며 그 예가 대표적인 것도 아니란다. 전쟁터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미사일기지가 야외건축전시공원으로 탈바꿈한 예나, 광산이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적될 만큼, 말 그대로 환골탈퇴 한 사례들이 독일 곳곳에 있다는 것이다.다스 딕(Das Dick), 한때 철물공장이었던 것이 복합문화레저시설로 거듭나 일약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곳. 자동차산업이 발달한 슈투트가르트의 소규모 배후 공업도시라는 이미지를 일거에 예술도시의 그것으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 곳에 도착하여 갖게 된 첫 느낌, 안내 학생의 불만과 관계없이, '이 정도로 견고하고 아름다운 건물이라면 누구나 부수지 말자고 했을 것이다!'였다. 애초부터 예술문화회관쯤으로 기획된 것이라 해도 곧이들을 정도로 수려하고 튼튼했다.연수를 떠나면서 다짐했던 '그 배후의 역사와 철학에 주목하자!'를 되뇔 수밖에 없었다. 하여 무턱대고, 어서 들은 풍월로, '옛 건물 개보수하자!' 전문가 흉내 내는 일, 삼가야 하지 않을까, 객쩍은 생각을 곁다리로 해보게 되었다!그곳에서 만난 변호사 부부.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를 계획 추진해왔으며 지금도 총괄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이 분들의 온화한 미소 뒤에 숨어 있는 놀라운 끼와 열정. 이런 진정성과 견고하고 수려한 건물이 있어 도시 흉물에서 문화예술 본거지라는 명소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스위스 루체른 - 과학과 세련된 미학의 만남 '문화컨벤션센터'다음 날 찾은 스위스의 루체른에서도 이 열정과 진정성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온전히 새롭게 세워진 건물 '루체른 문화컨벤션센터'(KKL)에서.이 아담하고 정겨운 도시에 들러, 최고의 목조 다리인 카펠교, 빈사의 사자상, 고풍스런 중세의 수려한 건축물, 그리고 아기자기한 골목길에만 취하고 왔다면 분명 이 도시의 매력 절반 이상은 놓친 것이다. 아무리 황혼에 물든, 아니면 새벽 비에 촉촉이 젖은. 물과 어우러진 그 고즈넉한 풍광에 넋을 잃었다 해도 말이다.수많은 음악제가 열리고 각종 모임, 그것도 상당한 격을 갖춘 모임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루어지고 있는 이 살아 있는 문화예술 공간, 그 이면의 철학과 열의를 읽지 못하고 "루체른에 비는 내리고"만 연발하다 왔다면 알프스를 핑계 삼아서라도 이곳을 반드시 다시 찾을 일이다!새벽 빗속에서 둘러본 카펠교 주변의 풍광은 그것만으로도 스위스에 온 보람을 느끼게 했다. 아침식사가 부실하다고 입이 나온 연수일행들의 표정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인구 6만 도시에 세워진 한국소리문화전당 규모(객석1,840석, 공사비 약 1,400억원)의 연주홀을 갖춘 이 종합문화회관에 들러 스위스인 다운 이들의 꼼꼼한 과학과 세련된 미학의 만남을 확인하고 나면 앞서 소개한 것들이 이 '국제적인 문화도시'의 서곡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내 깨닫게 될 것이다.1998년 예전에 있던 '아트 앤 컨벤션 센터'를 부수고 완전히 새롭게 지어 완공한 이 공간이 바로 세계적인 음악축제인 루체른 페스티벌의 중심무대이다. 개관 당시 유명한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축하공연으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던 곳. 이후 2003년 이 축제의 음악 감독이 된 아바도의 지휘 아래 이루어진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연주를 시작으로 매년 그의 교향곡을 연주해오는 것으로도 유명한 곳이다.유념할 것은 과시욕 강한 말러의 작품들을 소화해낼 만큼 무대나 음향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했다는 점. 무대 위의 음향판을 조절하여 실내악단은 물론 독주연주자들도 자기 악기의 소리를 모니터하며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으며 객석 어디에서도 동일한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다는 점. 특히 파이프오르간 연주 시 그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개폐식 벽을 설치한 것들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이다. 하나의 무대와 객석인데 다양한 형태의 연주가 가능하도록 최대한 가변성을 높여 논 것이다.그런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건물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콘서트홀'과 다용도 '루체른홀', 그리고 '컨벤션센터'가 그것인데 이 세 부분이 건물 안으로 끌어들인 수로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특히 이채롭다. 이 건물 설계공모에 당선된 프랑스의 유명한 장 누벨이 이곳의 지리적 여건을 십분 고려하여 애초 배가 호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형상을 계획했다가 환경파괴라는 반대에 부딪혀 "내가 물에 갈 수 없다면 나에게 물이 오도록 하겠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변경한 결과물이다.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호수로 향한 벽면을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유리창으로 처리함으로써 액자를 통해 전혀 새로운 느낌의 호반도시 풍광을 볼 수 있도록 연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전체적으로 주변 건물들이 위로 솟아오른 느낌인데 이 공간은 수면과 하늘과 평행을 이루며 가로로 넓게 퍼져 보이게 설계한 점에서도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를 읽을 수 있다.안타까운 것은 안내를 맡은 두 분 이 공간 관계자의 설명을, 풍광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단순관광객들만 상대하던 우리 안내인이 제대로 통역해내지 못한다는 점. 음악 전문 용어들 탓만이 아니라 이들의 열정과 진정성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음악편지 쓴다는 주제에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벌어지는 곳에 와 달랑 공연장만 보고 돌아서려니 아쉬움이 컸다. 이런 정도의 도시가 이 나라에 최고가 아니라는 사실에 움칠해 하며, 취리히 공항으로 향해가는 내내, 스키 시즌을 벗어난 비수기에 세계적인 음악축제(루체른은 물론 또 다른 세계적 음악제인 베르비에 음악축제도 한여름에 진행된다)를 기획하여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이들의 놀라운 열정과 창의적 역발상에 기죽어, 망연자실차창만 바라보며 "취리히에도 비는 내리고"만 중얼거릴 뿐이다./이종민(전주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장·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6.27 23:02

'색다른 춘향가' 감상하세요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북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올 초 제작한 판소리 '춘향가' 국영문 사설집 및 자막CD 시연회가 27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에서 열린다.판소리 '춘향가'를 김연수, 정응민, 정정렬, 김소희 등 4개 바디별로 정리, 영어로 번역한 이 작업은 사설 그대로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어려운 한자성어를 쉽게 풀어썼다. 국문은 최동현 군산대 교수가, 영문은 박승배 포항공과대학 교수가 맡았으며, 자막CD 프로그램은 오석형 군산대 교수가 주도해 제작했다.이날 시연회는 장문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이 김연수 바디 '춘향가' 중 '십장가'를 부르면 자막시스템을 통해 국문과 영문 자막이 제공되는 방식. 최교수와 박교수가 각각 국문해설과 영문해설을 덧붙인다.도내 외국인 교수와 강사, 다문화가정 등 외국인 30여명이 참여하기로 한 이번 행사는 일반인들도 관람 가능하다. 시연회에 앞서 오후 5시30분부터는 전주비빔밥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소리축제 홍보담당 이수영씨는 "전북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해마다 한바탕씩 판소리의 영문사설번역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판소리를 대중화, 세계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심청가'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26 23:02

웃음보따리 안고 찾아가는 한지인형극 '팥죽할멈'

한지로 만든 팥쥐할멈 인형극이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간다.인형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이 8월까지 도내 10곳에 순회공연을 나선다.'동동동 팥죽할멈'은 팥죽할멈 이야기를 한지인형과 우리 음악으로 새롭게 각색했다. 인형극하면 으레 올리는 검정막을 없애고, 한지의 화려한 색감, 질박한 느낌과 멋을 살린 것이 특징.전춘근 대표는 "전북을 대표하는 인형극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다 2002년부터 인형을 한지로 만들었다"며 "인형이 움직일 때마다 한지에서 나는 소리때문에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재밌게 본다"고 말했다. 또한 한지인형은 헝겊인형보다 10배나 손이 더 가지만, 새옷을 입힐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나서 똑같은 이야기로 무대를 올려도 첫 공연같다고 했다.이번 인형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국무총리복권위원회에서 후원하는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문화순회사업 일환이다.순회일정은 다음과 같다.△6월 26일 =부안 부안장애인복지관·익산 장애인종합복지관△6월 30일 =김제 영광의집장애인동산△7월 5일= 완주 국제재활원△7월 6일= 완주 선덕보육원△7월 9일= 전주 전북종합사회복지관△7월 12일= 고창 고창행복원△7월 19일= 군산 구세군군산후생원△8월 8일= 정읍 정읍애육원△8월 12일= 남원 늘푸른어린이집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6 23:02

[일과 사람] 한시학자 황매천 맥잇는 유일 생존제자 이형진 옹

"전국에 한시 교습본이 없다고 합디다. 서울에 굵직굵직한 서점에 물어봐도 그런 게 없대요. 책이 없으니, 한시를 가르치고 싶어도 가르칠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한시학자 이형진씨(83). 이씨는 고매한 한시(漢詩)의 깊은 맛을 읊고, 음미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선비다. 하얗게 센 머리 만큼이나 그는 거의 평생 한시와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했다.그의 한시 사랑은 아버지 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한 한문학 연구가 이뤄진 곳 전남 구례. 한시가 뛰어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한시학자 황매천 선생이 여기에 살았다. 때문에 그의 수제자였던 송섭화 선생, 이씨의 부친인 이긍재 선생도 이곳서 가르침을 이어갔다.덕분에 이씨는 어렸을 때부터 수준높은 한시를 귀동냥으로 들을 수 있었고, 16세때 정식으로 입문하게 됐다."95년 전 '운남사 시회'라는 게 창단됐어요. 한시를 배우기 위한 스승과 제자들의 모임이죠. 1년에 두번 모임을 가졌는데, 인근에서만 500명이 모였어요. 16세때 여기 정식회원이 됐습니다."이후 '여수반란사건'으로 모든 한시가 태워졌고, 결혼 후 생계 부양에 허덕여 한시를 접어야 했다. 그리고 나이 예순이 됐을 때야 비로소 자식들의 권유로 다시 한시를 쓰게 됐다.하지만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한시를 가르쳐 줄 사람도, 책도 없었기 때문. 섭화선생과 긍재 선생의 제자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기초적인 문장을 한시로 표현하는 법을 담은 책도 없었다."'길을 가는데'를 한시로 쓰려면, 어떤 한자를 써야 할까요. 초보자에게 그런 한시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손수 모든 한자를 찾아서 일일이 기록했죠."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바람은 소박하다. 15년간 공(功)들여온 한한사전(韓漢事典)을 완성하고, 더 많은 학생들이 한시를 배우도록 하는 것. 잊혀져 가는 한시문화가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변에서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이씨는 "살아생전에 한한사전을 완성하는 게 내 임무"라며 "한시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돕는 것이 유일한 소망 "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