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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촌 우듬지 소극장 '관객곁으로'

한옥마을과 동문거리 경계. 문화가 단절됐던 이 공간에 소극장이 생겨난다.'부부극단'으로 유명한 재인촌 우듬지가 4일 오후 5시 재인촌 우듬지 소극장(전주시 경원동 2가 61-1)을 연다.평소에도 '글쓰고 연출하고 다 했던' 아내 김영오씨(43)가 대표를, 배우로서 카리스마를 인정받고 있는 정찬호씨(43)가 총감독을 맡기로 했다."차고 넘치는 게 소극장인데 뭐하러 하냐는 말도 들었죠. 하지만 저희는 소극장 갖는 게 오랜 소원이었거든요."창작소극장, 소극장 판, 아하아트홀, 아트홀 오페라 등 민간극장으로서는 전주에서만 다섯번째.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난해 대학로에서 한달간 장기공연을 하며 대관료 부담때문에라도 전용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02년 창단, 그동안 올린 창작극만 7개. 공연을 양껏 올리려면 내 집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지난 4월 완산동 지하실 생활을 끝내고 이 쪽으로 이사왔죠. 그동안은 '전북연극제' '전국연극제 소극장초청페스티벌'에 참가하고 '거창국제연극제' 준비로 바빴죠. 부랴부랴 개관 준비하면서 웬만한 건 저희들이 다 하고 있어요."60여평의 공간. 극장은 40여평으로 나머지는 연습공간으로 쓸 생각이다. 관객은 60∼7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다."연극은 대사로 전달을 해야 하는데, 말조차 제대로 못하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우듬지가 배우들 발성과 성량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소극장도 방음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관객 웃기는 건 '개그콘서트'가 하면 된다"며 원형적인 연극을 고집하는 우듬지. 소극장이 생긴 만큼 1년 내내 쉬지않고 작품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개관과 동시에 '화, 그것은 火 또는 花'(5일∼8월 31일), 'The Cat'(9월 19일∼10월 12일), '행복하세요?!!'(11월 7일∼12월 28일) 등 3편을 이어간다."매주 일요일은 결손가정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또 저희 회원이 400여명 정도 되는데, 이 중 5명 정도를 비평할 수 있는 그룹으로 키워내고 싶어요. 우듬지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 공연도 보면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다 보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보고 즐거우면 오락이지만 돌아섰을 때 여운이 있으면 예술"이라는 우듬지. 하지만 가벼운 것에 익숙한 관객들. 정극을 선보이면서도 그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그래도 떠돌이 생활을 끝낸 이들은 "우듬지 연극은 소극장 체질"이라며 웃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02 23:02

[아무나 모르는 문화이야기] (22)작곡가마다 다른 작품번호

바흐는 '바흐 작품번호(BWV.)', 하이든은 '호보켄 번호(Hob.)', 모차르트는 '쾨헬 번호(K.)'.작품번호하면 'Op.'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BWV.' 'Hob.' 'K.' 역시 작품번호다.음악의 작품번호는 특정 작곡가의 음악을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여러 종류의 문자로 표기돼 있어 헷갈리기 십상이다.일반적으로 쓰는 'Op.'는 라틴어로 '작품'을 뜻하는 '오푸스(opus)'의 준말. '오푸스 인 무지카(Opus in Musica)', 즉 '음악 작품'에서 나온 말이다.바흐의 'BWV.'는 독일의 음악학자 울프강 슈미더가 'Bach(바흐) Werk(작품) Verzeichnis(목록)을 정리했다'는 것을 뜻하는 약자다. 슈미더는 1955년 바흐 작품 목록을 발표해 바흐 연구에 크게 공헌했다.하이든의 'Hob.'는 1957년과 1971년 하이든의 음악을 정리해 카탈로그를 낸 네덜란드의 안토니 판 호보켄(Anthony van Hoboken)의 이름에서 유래됐다.모차르트 작품에 붙은 'K.'는 19세기 오스트리아의 식물학자이자 광물학자였던 루드비히 폰 쾨헬(Ludwig von Kochel)의 이니셜을 딴 것. 쾨헬은 모차르트의 작품을 수집하고 정리해 1892년 작품목록 'Chronoligisch-thematisches verzeichnis samrlicher tonwerke W.A.Mozarts'를 만들었다. 여기에 사용된 일련번호인 쾨헬번호는 'Kochel-verzeichnis'를 줄여서 'Kv.'로 쓰는 경우가 가끔 있다.스카를라티 작품에도 'K.'가 붙는다. 스카를라티의 건반악기 소나타를 정리한 미국의 하프시코드 연주자 랄프 커크패트릭(Ralph Kirkpatrick)의 이름을 딴 것이다.그밖에도 헨델은 'HWV.', 비발디는 'Rv.', 리스트는 'S.'를 사용한다. 슈베르트는 '슈베르트 : 생애와 창작의 기록'을 발표하며 슈베르트에 관한 권위자로 인정받은 오토 에리히 도이치(Otto Erich Deutsch) 이름을 따서 '도이치 번호(D.)'를 쓰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Op.'를 더 많이 쓴다. 또 쇼팽이나 멘델스존, 파가니니 등 유명한 작곡가들일지라도 그냥 'Op.'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작품번호가 없는 작품을 나타낼 때에는 'WoO.(Werke ohne Opuszahl의 약자)'를 쓴다.결국 작품번호는 작품을 정리한 음악학자나 음악연구가들의 이름에서 따온 것. 작곡가들마다 다른 기호를 쓰기 때문에 작품번호만 알고도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 있다. 클래식 음악 대부분이 고유제목이 없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작곡 형태와 조성, 작품번호가 대신한다.작품번호는 악보가 출판된 순서대로 붙여진다. 대체로 작곡된 순서와 출판된 순서가 일치하지만, 때로는 작곡을 완료한 후에도 작곡가가 작품을 수정하거나 기타 사정에 의해 출판을 미루거나 작곡자가 죽은 후 곡이 발견되는 경우 순서가 바뀔 수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02 23:02

[열린마당] 한옥마을 사람들 이야기 - 김남규

한옥마을에는 가옥의 건축, 시대의 생활상, 사람들이 살았던 생애사 등 한옥마을 이야기가 있다.개별 가옥과 공동공간인 골목길, 빨래터, 선술집, 당산나무, 정자등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이 살았던 귀중한 사료와 느릿느릿한 이야기가 있다.구전되는 집안의 생애사, 공동체 마을 이야기, 숨겨진 토속적 이야기 등 한옥마을 내력의 역사가 있다.현대인이 엘리베이터에 갖힌 개체라면 근대의 생활은 공동체적 커뮤니티가 강한 사회였다. 골목길, 빨래터, 관혼상제에서 고유한 생활문화가 있었다.이제 공동체와 전통 생활문화가 지닌 소중한 가치를 우리시대의 창법으로 재창조 하여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해야 한다. 경관중심의 한옥마을에서 생활사 중심의 문화지도와 이야기로 시선을 바라보자는 것이다.모든 문화는 사람이 중심이다. '한옥이 껍데기라면 사람이 알맹이다'. 한국인의 혼이 깃든 사람과 생활이 중심되는 한옥마을을 만들어 가는데 의미가 있다.지난달 열린 전북대 고고문화 인류학과 BKZI 사업단의 '한옥마을의 재발견' 학술 심포지엄과 특별전은 언론의 주목은 크게 받지 못했지만, 묻혀지고 숨겨진 이야기의 발견이었다는 점에서 귀중한 의미가 있었다.이제까지 소홀히 다루어 온 스토리텔링 사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었다.작년 겨울내내 조사팀은 인터뷰를 꺼려하는 난관에서도 인내심을 발휘하여 주민들을 설득하고 대화하여 사료적 가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함한희 교수를 비롯한 학예사, 그리고 21명의 조사팀원들의 인내와 열정으로 굳게 닫힌 문이 열리고 구술이 가능했다.한옥마을의 근현대 생활상과 선비마을의 재발견을 학술적으로 정립해서 한옥마을의 가치를 재조명한 것이다. 전주의 자부심이고 자랑인 한옥마을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했다.4대를 지켜오는 교동 선비집은 사랑채에 모여 강학을 하며 글씨를 쓰는 인재양성의 요람이었다. 한 시대의 바둑 명인들인 조남철 이강일 정동식 김수용 등이 거쳐간 전북 바둑의 산실 이야기며, 교동에 시집와서 45년째 살고 있는 한 주부의 소박한 꿈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다."제 꿈은 메주 끓여서 대롱대롱 달아놓고 일제시대 1등급 받은 우물에서 술도빚고 이쁘게 담장쳐서 한옥 돌담에 기와를 얹고 싶어요."특별한 역사에서부터 평범한 이야기까지 한옥마을 건축물을 전수조사하고 이야기를 구술해낸 조사팀의 가장 큰 업적은 사라진 선비길을 되찾고 선비정신을 담은 것이었다.옥류동, 한벽루에서 자만동 산자락 따라 향교뒤 언덕, 전주천 따라 지금의 향교길은 선비들이 교류했던 터, 흔적에서 구술을 찾아낸 일이다.늦은감이 있으나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외되었던 유학자들의 정신사와 삶, 조선말 선비들의 정신적 유산인 전북유학과 전북실학, 의병운동의 산실이었던 흔적이 다시 찾아졌으니 말이다.전통을 보존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역사와 문화, 인물에 대한 면밀하고 정확한 조사연구가 필요하다. 그 바탕으로 한옥마을 보존·개발계획이 이루어져야 마땅했으나 사전 작업이 미흡해 옥류동 자만동의 서당, 사우등을 전통문화구역내에 포함시키지 못한 채 심하게 훼손되고 방치되게 했다.선비의 청렴이 필요한 현 시대에 역방향으로 질주하는 우리의 자화상은 아닐까. 겉만 보이고 속은 볼줄 모르는 안목의 부재다./김남규(전주시의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7.02 23:02

김초성 에세이 '노마(老馬)의 반란'

'내 글의 결실은 미흡하다. 아직도 풋 냄새를 떨치지 못한다. 향기도 덜하다. 모양도 예쁘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맛과 향기와 모양 나는 열매로 맺어지기를 원한다.'김초성 에세이 「노마(老馬)의 반란」(에세이스트사).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말하지만, 문학평론가 박윤우 서경대 교수는 "그의 수필이 보여주는 사색의 깊이는 웬만한 여성 작가가 만들어내기 어려우리만큼 넓고 깊다"고 말한다. 결코 강하지 않은 어조와 문제를 가지고도 인간과 세계, 사회생활과 자연적 삶의 관계를 맺어내기 때문이다.개인사의 주변적 소재에 얽매이기 마련인 보통의 수필과 달리, 그가 보여주는 것은 보다 넓은 인식적 울타리. 생활의 구체적인 현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보여주며 만들어낸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해석의 공간은 수필이 지닌 진정한 매력이다.부안 출생인 그가 고향에 대한 기억을 즐겨 형상화하는 것도 반갑다. 부안에서 활동한 무형문화재 정경태씨에 대한 회상을 통해 시조창 안에 담겨있는 전통의 가치를 전하는 등 고향이 간직하고 있는 것들을 단지 추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의미있는 것으로 이어내고 있다.중앙대 약학과를 졸업, 「에세이스트」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현재 부경문학회·서정과서사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01 23:02

오항녕 "'광해군의 부활' 은 왜곡된 관점"

'광해군의 부활은 어떤 혹세무민(惑世誣民)이다'28일 전주시 교동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열린 'TV의 광해군, 역사의 광해군'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오항녕 충남대 우암연구소 연구원은 "광해군의 부활은 왜곡된 관점"이라며, 이런 논리적 오류가 재생산되는 사회적 담론 과정을 짚었다.그는 먼저 일제시대 역사학자 이나바 이와키치가 광해군을 '명분론자'들과 구분하여 백성을 윤택하게 하는 '택민주의자(澤民主義者)'라고 잘못 평가한 부분을 역사학자 홍희, 이병도가 그대로 받아들여 왜곡된 평가가 방치, 확대됐다고 주장했다.그는 많은 역사학자들이 광해군을 국왕이라는 시스템이 아닌'후궁의 아들' '고독한 군주' 등 개인적인 면모를 부각, 광해군에 대한 재평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광해군이 방납의 폐단을 개혁하고자 대동법 시행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광해군 정권의 좌의정 기자헌이 방납 커넥션의 핵심인물이었고, 광해군도 대동법을 반대하면서 확대 시행을 미뤘다는 것.또한 광해군대에는 창덕궁 등 6개 궁궐 신축이 계속되었다. 심지어 궁궐 신축을 빈민 구제로 이해하는 일부 역사학자도 있으나, 궁궐 신축이 오히려 전국민의 빈민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대명관계에 있어서도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고 평가 받았으나, 대동법 실패, 궁궐 건설, 정치세력의 고립 등 내치(內治)의 혼란 때문에 대외관계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던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오 연구원은 광해군의 왜곡된 부활이 재생산되는 것은 식민사관의 '사대 vs 주체' 컴플렉스를 방치한 데서 생긴 오류라며 '실용주의'를 자처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도 '기회주의' 외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리 없는 명분은 공허하고, 명분 없는 실리는 맹목이라는 것.오 연구원의 강연은 광해군을 '중립외교' '실리외교'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기존의 주장을 뒤엎는 새로운 주장으로 주목 받았다.오 연구원은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와 국사편찬위원회 국내사료 연수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충남대 우암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1 23:02

인터넷 서점도 '시크릿' 열풍

인터넷서점에서 매주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순위.여기서도 자기계발서 돌풍은 계속됐다. 백영옥, 김려령 등 신인 작가들의 약진도 눈길을 끌었고, '촛불시위' 정국과 맞물려 관련 서적들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시크릿 인기 속 다양한 「시크릿」 출간자기계발서 「시크릿」(살림Biz)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시크릿의 인기에 힘입어 제목에 「시크릿」이 들어간 책들도 대거 출간됐다.2007년 9월 이후 지금까지 책 제목에 '시크릿'이 붙어 출간된 도서는15종을 훨씬 넘을 정도.시크릿 외에 역시 자기계발서인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한국경제신문사)도 양 서점에서 나란히 종합 2위에 올랐다.어린이 자기계발서도 붐을 이뤘다. 상반기 아동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 10위안에 자기계발서가 7종 포함됐다. 성인용 자기계발서 내용을 쉽게 풀어쓴 '어린이판' 으로 출간되던 형태에서 이제는 처음부터 어린이용으로 창작하는 자기계발서가 나오고 있다.▲ 신인 작가들의 약진국내 작가는 백영옥과 김려령이 돋보였다.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스타일」(예담). 패션계의 화려한 직업의 세계 뒤에 숨은 인간의 욕망을 재기발랄하게 그린 화제작이다. 2006년 등단한 백영옥은 자신의 첫 장편소설 「스타일」로 소설 부문 10위에 올랐다.젊은 세대들이 열망하는 음식·패션 등 세계를 매우 수다스럽지만 술술 읽히는 문체로 그려냈기 때문.김려령의 청소년 소설 「완득이」(창비)도 한번 들면 손을 놓기 어려운 책이다.가상현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거침없이 내달린다. 리드미컬 문체와 속도감도 '유쾌' '상쾌' '통쾌'의 묘미를 맛보게 한다 . 하지만 한바탕 웃고 난 뒤 코끝을 찡하게 하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독자들로부터도 인기를 끌며 종합 43위에 올랐다.소설부문에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작품 「사랑하기 때문에」와 「구해줘」,「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이상 밝은세상)가 각각 소설 부문 2위와 4위, 19위에 올랐다.▲'촛불정국 속' 관련 서적 관심베스트셀러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과 맞물려 2007년 출간된 「얼굴없는 광우병 그리고 숨겨진 치매」(고려원북스)와 2006년 나온 「죽음의 향연」(사이언스북스) 같은 책들도 주목 받았다.인터넷 서점측은 언론과 미디어에서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1 23:02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들여다보니 "나도 성공하고 싶다"

올 상반기 도내 서점가에서도 자기계발서 독주는 계속됐다.지난해에 이어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시크릿」(살림 Biz). 사춘기 아이들의 아릿한 성장통을 다룬「리버보이」(다산책)가 그 뒤를 이었고, 이전에 히트를 친 자기계발서「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한국경제신문)의 인기도 계속됐다.「시크릿」은 대표적 밀리언셀러.'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수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치고는 싱겁긴 하지만, 시크릿 신드롬은 식을 줄 모른다.전문가들은 이 책의 인기 비결에 대해 현대인들의 욕망, 꿈을 짚어주는 바로미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개인주의·핵가족화로 자신의 정체성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조언이 흡인력있게 다가갔다는 것.또한 경기 침체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자기계발욕구가 강해진 현대인들의 심리와도 맥을 같이 한다.성장소설의 도약도 눈에 띈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 그것을 받아들이는 법에 관한 성장소설 「리버보이」.작가 팀 보울러는 가족 이야기를 다뤄 공감대를 끌어냈다. 인생이란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는 것. 작가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손녀 제스의 마지막 여행을 통해 이 메시지를 풍부하고 서정적인 묘사로 그려냈다.전문가들은 "「리버보이」의 경우 한국적 정서와 잘 맞아 인기가 있는 것 같다"며 "불교나 도교 사상에 친숙한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게 매력 "이라고 설명했다.「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는 전편에서 이야기했던 '마시멜로 법칙'의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제시한다.'성공의 만리장성도 벽돌 한 장에서 시작된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당장 방향을 바꿔야 한다' 등을 통해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성장과 목표 재조정의 기회라는 가르침을 찔러준다. 덧붙여 마시멜로의 교훈을 잊어버린 대가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찰리를 통해 작은 성공에 안주하려다 성공이 실패로 뒤바뀔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성공을 위해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어치우지 말라'는 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가르침. 하지만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는 성공을 위해 인생을 희생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작은 성공을 이루었다면 자신에게 보상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달콤한 성공의 열매를 조금씩 음미하면서 성공의 과정을 즐기라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실천방법이다.홍지서림 관계자는 "베스트셀러는 시대상황과 함께 호흡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경제 난국이 계속되면서「시크릿 」「마시멜로 이야기」 등 자기계발서는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1위 시크릿 / 론다번 / 살림BIZ2위 리버보이 / 팀 보울러 / 다산책방3위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 / 호아킴 데 포사다 / 한국경제신문4위 무지개 원리 / 차동엽 / 위즈앤비즈5위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 반기문 / 명진출판6위 잘 되는 나 - 믿음으로 산다 / 조엘 오스틴 / 두란노7위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 오픈하우스8위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아잔 브라흐마 / 이레9위 바리데기 / 황석영 / 창비10위 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혁명 / 황농문 / 랜덤하우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1 23:02

[안봉주 기자의 취재기] 전주 아파트서 부화한 원앙의 여정

사람이 사는 마을. 오리류 중에서 유일하게 나무구멍에서 번식을 하는 원앙이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회색빛 도시에서는 물도 나무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어찌어찌하다가 고층아파트 12층 보일러실 환기구창이 뚫려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미 원앙은 염치 무릅쓰고 보일러실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5월 6일 첫 알을 낳고, 같은 달 21일까지 모두 16개를 낳았습니다.어미 원앙은 새끼가 깨어날 때까지 혼자서 알을 품습니다. 도시숲을 헤매다 돌아와 지친 날개로 품고 또 품어, 6월 14일 늦은 밤 새끼 원앙 열마리가 태어났습니다.6월 15일 아침 9시, 태어난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어미 원앙은 새끼들을 데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채비를 합니다. 아직 날 줄 모르는 새끼 원앙들이 아파트 12층에서 서툰 날개짓을 시작합니다.어미가 환기구로 나와 밖을 살핍니다. 원앙은 부화가 되면 나무둥지에서 하나둘 뛰어내려 호수나 개울, 또는 촉촉한 숲의 바닥으로 내려오는 습성이 있거든요.9시 29분, 첫번째 새끼 원앙이 용감하게 뛰어내렸습니다.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열번째 새끼까지 다 뛰어내리기까지는 채 1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어떤 녀석은 바닥에 머리가 부딪쳐 잠시 기절을 하기도 하고, 어떤 녀석은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기도 합니다.그런데 이 일을 어찌 합니까. 새끼원앙들이 뛰어내린 곳은 사람의 마을. 자동차, 자전거, 사람들을 피하느라 이 녀석들 그만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습니다.다행히 네마리는 어미와 떨어지지 않고 길을 나섰군요. 노란 황색선을 가로지르며 길을 건너는 모습이 귀엽지만 위태롭습니다.그때, 갑자기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어미는 사람들을 피해 날아오르고 어미를 잃은 새끼 원앙들은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담위에 올라선 어미는 안타깝게 새끼들을 바라보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소리로 새끼들을 불러모으는 일 뿐 입니다.새끼 원앙들이 사람들을 피해 숨어든 곳은 컨테이너 밑. 취재진이 긴급히 새끼들을 구하려고 나섰지만 손을 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디로 흩어졌는지 안타까워하는 취재진 앞에 잠시후 새끼원앙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반가워 뒤를 좆으니 작은 교회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이 어린 생명이 사람사는 마을에서 잘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3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