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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보따리 안고 찾아가는 한지인형극 '팥죽할멈'

한지로 만든 팥쥐할멈 인형극이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간다.인형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이 8월까지 도내 10곳에 순회공연을 나선다.'동동동 팥죽할멈'은 팥죽할멈 이야기를 한지인형과 우리 음악으로 새롭게 각색했다. 인형극하면 으레 올리는 검정막을 없애고, 한지의 화려한 색감, 질박한 느낌과 멋을 살린 것이 특징.전춘근 대표는 "전북을 대표하는 인형극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다 2002년부터 인형을 한지로 만들었다"며 "인형이 움직일 때마다 한지에서 나는 소리때문에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재밌게 본다"고 말했다. 또한 한지인형은 헝겊인형보다 10배나 손이 더 가지만, 새옷을 입힐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나서 똑같은 이야기로 무대를 올려도 첫 공연같다고 했다.이번 인형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국무총리복권위원회에서 후원하는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문화순회사업 일환이다.순회일정은 다음과 같다.△6월 26일 =부안 부안장애인복지관·익산 장애인종합복지관△6월 30일 =김제 영광의집장애인동산△7월 5일= 완주 국제재활원△7월 6일= 완주 선덕보육원△7월 9일= 전주 전북종합사회복지관△7월 12일= 고창 고창행복원△7월 19일= 군산 구세군군산후생원△8월 8일= 정읍 정읍애육원△8월 12일= 남원 늘푸른어린이집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6 23:02

[일과 사람] 한시학자 황매천 맥잇는 유일 생존제자 이형진 옹

"전국에 한시 교습본이 없다고 합디다. 서울에 굵직굵직한 서점에 물어봐도 그런 게 없대요. 책이 없으니, 한시를 가르치고 싶어도 가르칠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한시학자 이형진씨(83). 이씨는 고매한 한시(漢詩)의 깊은 맛을 읊고, 음미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선비다. 하얗게 센 머리 만큼이나 그는 거의 평생 한시와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했다.그의 한시 사랑은 아버지 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한 한문학 연구가 이뤄진 곳 전남 구례. 한시가 뛰어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한시학자 황매천 선생이 여기에 살았다. 때문에 그의 수제자였던 송섭화 선생, 이씨의 부친인 이긍재 선생도 이곳서 가르침을 이어갔다.덕분에 이씨는 어렸을 때부터 수준높은 한시를 귀동냥으로 들을 수 있었고, 16세때 정식으로 입문하게 됐다."95년 전 '운남사 시회'라는 게 창단됐어요. 한시를 배우기 위한 스승과 제자들의 모임이죠. 1년에 두번 모임을 가졌는데, 인근에서만 500명이 모였어요. 16세때 여기 정식회원이 됐습니다."이후 '여수반란사건'으로 모든 한시가 태워졌고, 결혼 후 생계 부양에 허덕여 한시를 접어야 했다. 그리고 나이 예순이 됐을 때야 비로소 자식들의 권유로 다시 한시를 쓰게 됐다.하지만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한시를 가르쳐 줄 사람도, 책도 없었기 때문. 섭화선생과 긍재 선생의 제자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기초적인 문장을 한시로 표현하는 법을 담은 책도 없었다."'길을 가는데'를 한시로 쓰려면, 어떤 한자를 써야 할까요. 초보자에게 그런 한시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손수 모든 한자를 찾아서 일일이 기록했죠."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바람은 소박하다. 15년간 공(功)들여온 한한사전(韓漢事典)을 완성하고, 더 많은 학생들이 한시를 배우도록 하는 것. 잊혀져 가는 한시문화가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변에서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이씨는 "살아생전에 한한사전을 완성하는 게 내 임무"라며 "한시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돕는 것이 유일한 소망 "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5 23:02

전북대 창작뮤직드라마 '녹두꽃이 피리라' 서울 국립극장 오른다

전북대가 만든 창작뮤직드라마 '녹두꽃이 피리라'가 국립극장 무대에 선다. 7월 2일 오후 7시30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전북도와 전북대가 주관한 이번 공연은 지난해 전북대 개교 60년, 예술대학 창립 20년을 맞아 창작된 작품. 동학농민운동을 주제로, 초연에서도 지역성과 역사성, 예술성을 고루 갖춘 무대로 호평을 받았었다.창작뮤직드라마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녹두꽃이 피리라'는 오페라와 창극, 무용극이 어우러지면서 그동안의 비슷한 소재의 공연물 중에서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음악학과와 한국음악학과, 무용학과 등 3개 학과의 역량이 결집, 교수진과 졸업생, 재학생 등 출연진만 200여명에 달하는 초대형물.2008년판은 성악가들이 주요배역을 맡으면서도 도창을 새로 등장시켜 국악적 요소를 더했다. 연출도 국립창극단 상임연출을 지낸 정갑균씨가 새롭게 맡아 음악극적 성격을 강화했다. 도창은 전북대를 졸업하고 현재 남원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민영씨가, '전봉준'역은 조창배(전북대 강사), '노모'역은 김선옥(음악학과 교수), '조병갑'역은 장성일씨(전북대 외래교수)가 맡았다. 예술감독 정회천 한국음악학과 교수는 "서양음악과 한국음악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장르가 유기적인 조화를 이뤄내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총감독 이혜희 무용학과 교수는 "지역의 창작공연물이 대부분 단발성에 그쳤지만, 이 작품이 서울에서 다시한번 공연되면서 전북대 뿐만 아니라 예향 전북의 예술적 역량을 대내외에 보여주게 됐다"고 덧붙였다.국립예술학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제외하고 대학교 작품이 국립극장에 올려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 서거석 총장은 "지방 대학 중 전북대 삼성문화회관과 같이 일정규모 이상의 극장을 가지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며 "전북의 거점대학으로서 전북대의 힘과 전북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향기, 동학을 바탕으로 한 전북의 정신을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25 23:02

[아무나 모르는 문화이야기] (21)예술가들의 예명(藝名)

"나는 소리를 시작하면서 부터 바로 '민소완'이란 이름으로 살아왔어요. 뜻이라기 보다는, 그냥 그 이름이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리 한 지 30년이 넘다보니 사람들은 내 본명을 전혀 몰라요. 나도 '민소완'이 더 편하고."'민소완'이란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전북도지정 무형문화재 '적벽가' 보유자 성준숙. 그는 "집에서 소리하는 것을 반대해 숨기고 활동하려다 보니 예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예술인들이 본이름 밖에 따로 가지는 이름을 가리키는 예명(藝名). 예술인들이 예명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다.연예인들은 좀더 예쁘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찾다보니 예명을 짓는 경우가 많지만, 광대가 무시당하던 시절을 버텨온 원로 예술인들은 가족들 몰래 활동을 하기 위해 예명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진짜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전북도지정 무형문화재 중에서는 민소완 명창을 비롯해 홍정택(본명 홍웅표) 이일주(본명 이옥희) 명창과 유지화(본명 유지화) 최선(본명 최정철) 명인이 대표적으로 예명을 쓰고 있다.홍정택의 아내이자 '춘향가' 보유자인 김유앵 명창은 "홍정택 선생은 스승인 이기권으로부터 예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도 원래는 집에 딸이 많아 '끝례'라고 불렸지만, 예술을 시작하면서 정식으로 '유앵'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열아홉부터 '최선'으로 살아온 '호남살풀이춤' 보유자 최정철의 예명은 '착할 선(善)'을 쓰면 그 이름이 널리 퍼질 것이라며, 연극인 황철이 지어준 것이다. '정읍농악' 상쇠인 유지화는 본명도 '지화(知和)', 예명도 '지화(枝華)'다. 너울거리는 부포에서 '꽃가지'라는 예명이 비롯됐다고 전해진다.현재 활동하고 있는 중견국악인 중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 천명희가 예명을 쓰고 있다. 본명은 천희심. 어려서 부터 이름이 2개였지만, '명희'란 이름을 써야 유명해진다는 사주학상 풀이에 따라 '명희'로 활동하고 있다.상대적으로 예명을 쓰는 경우가 적은 미술계에서는 원로미술가 하반영 선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전북예총과의 인터뷰에서 "스승의 권유로 사군자를 배우게 되었으나 아버지께 안동 김씨 양반의 가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꾸지람을 듣고 가출을 하게 되었지요.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 얘기합니다만 나는 안동 김씨 양반이 싫어서 일제시대 하씨로 성을 바꾸고 방랑, 방황하는 생활을 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이 때 처음 그의 성이 '김씨'라고 알려졌지만, 지금도 그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제자들 중에서는 '나라 국(國)'에, '바람 풍(風)'을 써 본명이 '하국풍'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았지만, 선생의 측근은 "반영은 호이고, 호적에 올라가 있는 본명은 '구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섭과 어울리며 그림을 그렸던 젊은 시절에는 '성진'이란 이름을 썼으며, '반영'이란 호는 선생이 그림으로 어느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면서 직접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문인들 사이에서는 등단한 선배와 이름이 같을 경우 예명을 짓는 경우가 많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6.25 23:02

외국인 45% "한국 매력은 전통문화"

외국인들은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은 3일부터 19일까지 한국에 체류 중이거나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여론 주도층 139명을 대상으로 한국 이미지와 세계 지역별로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안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설문 결과를 보면, '한국에 오기 전 한국의 어떤 점이 제일 매력적일 것이라 생각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44.5%가 '전통 문화'를 꼽았다. 이어 27%가 '한국인'이라고 답했으며 첨단산업(11.5%), 한류 대중문화(5.2%) 순이었다.'자국에 한국의 이미지로 가장 강하게 각인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8.5%가 삼성, LG 등 '기업 브랜드'라고 응답했으며 26.5%가 '북한 문제'를 들었다.CICI 대표를 맡고 있는 최정화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5년 전인 2003년 6월에 '외국인들이 본 한국의 이미지' 설문 결과에서 한국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이미지로 '남북 분단'(72%)이 1위를 차지했었는데 순서가 5년 사이 뒤바뀐 점은 특기할 만하다"고 설명했다.이번 조사에는 또 오감을 활용하는 것이 한국을 알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으로 파악됐다.'한국을 알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38%가 '한국 음식, 음악, 한복 패션쇼가 어우러진 행사'를 선택했으며 20.7%가 '한류 공연'이라고 답했다.이는 한국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직접 보고, 듣고, 먹는 등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지역별로 차별화된 한국 홍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인근 국가인 일본과 중국인들은 '한국을 알리기에 지역별로 가장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되는 분야'를 묻자 '영화나 드라마'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동남 아시아인들은 '한국 음식'을 선택했다.북미를 비롯해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정보기술(IT)'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유럽과 오세아니아에서는 각각 '영화'와 '한국음식'이 1위를 차지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8.06.24 23:02

죽음은 끝이 아니다…영원한 삶으로 돌아갈 뿐…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본향(本鄕)으로 돌아가리라. 이 風震 세상에 내 한 몸 부려놓고 바람으로 돌아가리라.'삶의 묵상 고백. 서석구 신부()가 책 「귀본향(歸本鄕)」 (신아출판사)를 냈다."사람들은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 허무해진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제 생각은 달라요. 죽으면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종교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주님 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여기죠."서신부는 본당 생활만 30년을 했다. 그러다 2∼3년 전 몸이 아파 본당생활을 접고, 완주 양로원에서 원목신부로 생활하게 됐다."여기로 오니까 사람들이 전화도 주시고 많이 챙겨주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더라구요. 글이라도 선물해 줄 요량으로 책을 냈죠."때문에 그의 시는 종교적인 엄숙함, 딱딱함보다는 주변 일상에서 느낀 것을 바탕으로 쓴 솔직담백한 수필 같다.그는 건망증 때문에 소변을 보고 가끔 지퍼를 열어놓는다는 쑥스러운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꺼내놓는다. 또한 수술 휴우증으로 약을 겹쳐 먹어 고역을 당했지만, 세 끼 식사는 혼돈한 일이 없어 애교로 봐주어야 겠다고도 한다.차분한 위트와 재치도 독자들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한다. 삼복더위에 친구에게 '부인을 갖고 싶다'고 농을 던졌더니 竹부인이 생기더라는 이야기도 풀어놓는다."이젠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된다"는 서신부는 "저를 위해 기도하고 기억해주신 고마운 분들을 위해 이 글을 바친다"고 말했다.서신부는 성요셉동산에서 원목신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하루를 살아도」「밀알 한 알이 썩지 않으면」「삶에는 연습이 없다」 등 시집·수필집·산문집 다수를 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4 23:02

앙코르 와트서 만난 동심 나누면 평화가 찾아온다

앙코르 와트에서 나비가 날아왔다.동화작가 김종필씨(41)가 책 「앙코르 왕국에서 날아온 나비」 (태동어린이)를 출간했다. 김씨는 주인공 한결이와 '뱀눈나비'가 서로 친구가 돼 가는 과정을 통해 역사책에서만 보고 들어왔던 캄보디아 '앙코르 왕국' 이야기를 풀어냈다."2004년 캄보디아에 갔는데, 걸인행세를 하는 아이들을 봤어요. 충격이었죠. 그 아이들에게 옷가지라도 보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덜 쓰고 더 나누면 많은 아이들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죠"주인공 한결이는 김씨의 둘째 아들이 모델. 그래서 이름도 같다.김씨는 늘 새것만 고집하고, 무조건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고 낭비를 즐기는 아이들에게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는 다른 나라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것을 넌지시 이야기한다.또한 수백 년간 묻혀있던 앙코르 왕국이 프랑스 탐험가를 통해 햇빛을 보게 된 감동적인 순간도 만날 수 있도록 그렸다.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겼지만, 순식간에 멸망한 앙코르 와트를 보면서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깨닫게 되서다."나누면 평화가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김씨는 "읽고 나서 다시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동화를 쓰겠다"고 덧붙였다.김씨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 문예사조 동화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땅아 땅아 우리 땅아」 「아빠와 삼겹살을」 등을 출간했으며, '공무원문예대전 대통령상' '참교육문학상' '환경동화상'등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4 23:02

전주박물관 이원복 관장과 7000년 미술숲으로 동행

백자는 '음전(점잖고 우아함)', 묵포도는 '소망(素望)', 연적의 다양함은 '올망졸망'.다양한 유물들의 특질을 하나의 키워드에 담다.이원복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은 책 「홀로 나귀타고 미술관 숲을 거닐다」 (이가서) 를 통해 고고미술부터 도자·회화·불상에 이르기까지 미(美)에 관한 깊이있는 통찰을 풀어냈다.이관장은 "작품 감상은 홀로 오솔길을 거니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단원 김홍도의 '행려풍속도'를 보면, 선비가 나귀 타고 홀로 명상하듯 거니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선비의 자세로 홀로 감상해야 예술의 깊은 맛을 알게 된다는 것.이렇듯 그는 32년간 홀로 7000년 역사 현장을 배회했다. 덕분에 발로 찾아낸 유물을 체험과 나름의 이론을 녹여 꼼꼼하게 설명했고, 엄선된 도판으로 실물의 감흥을 그대로 담을 수 있게 됐다.특히 그는 기존의 획일적인 미학기준을 완강히 거부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우리 문화가 왜소(矮小)하고, 비애로 일관했으며, 우월하다는 국수주의적 한계에 머물렀다는 것. 금속공예 중 규모가 큰 범종, 건축에선 경주 황룡사·동시대 동양 최대의 사찰 익산 미륵사 등이 그 예다. 또한 고려청자를 보면 흰 구름·두루미·청초한 들국화 등 슬픔과는 거리가 먼 소재들로 평화·명랑이 깃든 건강한 아름다움을 그렸는데, 이를 주목하지 못했다고 짚었다.하지만 '우리 것이면 무엇이나 좋다'는 식의 국수주의적 자세는 자기비하나 과소평가만큼 독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첫 장에선 우리 미술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어체로 쓴 글을 만날 수 있다.이어 주제별 분류를 통해 '미스 신암'으로 불리는 신석기시대 여인상,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백제 불상 등 100점에 가까운 우리 작품 명품을 깊이있게 응시한다.마지막 장에선 프랑스·일본·중국 등 외국 중요 미술품 대규모 전시부터 '예원의 총수'로 불리는 강세황의 작품 전시 등 세계 미술사까지 두루 섭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그렇다고 해서 꼭 순서대로 따라갈 필요도 없다. 여행길에 저자의 이야기가 다 끝나면 나귀에서 내려도 좋다.이관장은 서강대학교 사학과 석사·박사과정을 마치고,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를 시작으로 국립공주박물관장, 국립청주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국립광주박물관장을 지낸 뒤 현재 국립전주박물관장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공부하러 박물관 간다」, 「한국의 말 그림」, 「회화」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4 23:02

'춤사위에 묻어난 전주의 아름다움…' 이중규 풍속무첩 '전주8경'

전주 8경(全州 8景)을 배경으로 한 젊은 춤판이 펼쳐진다.25일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리는 이중규 풍속무첩 '전주 8경'.중요무형문화재 제 92호 태평무 이수자 이씨는 경기전, 풍남문, 오목대 등 8곳을 옮겨가며 춤사위를 벌인다.조선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신 경기전에서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가 펼쳐진다. 경쾌하면서도 절도있는 발 디딤새로 신명과 힘이 어우러진 춤판.옛 전주읍성 남쪽문 풍남문에서는 양손에 짧은 칼을 들고 추는 '궁중검기무'가 선보인다. 민간에서 추던 춤보다 더 절도있는 검무로 역동적이고 화려한 짝을 이룬 대무가 눈길을 끈다.왜구를 무찌른 이성계가 잠시 쉬어갔던 곳 오목대. 부채 든 선비들의 '홀춤'을 통해 그들의 호연지기(浩然之氣)와 풍류가 그려진다.얇은 사(紗) 하얀 고깔,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버선의 고매한 '승무'는 남고사 범종을 적시는 애틋한 불심으로 그려진다.객사에선 날아다니는 꾀꼬리를 소재로 정제미를 지닌 '춘앵전', 덕진채연에선 애절하면서도 섬세한 '교방굿거리'가 그려진다.인간이 보면 질투할까봐 수십곡을 돌고 돌아 홀로 노래 짓는다는 위봉폭포에선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게 하는 '장고춤'이 이어진다.마지막으로 인생의 완숙기에 이르러 삶의 희노애락을 반추한 우리춤사위 '허튼춤' '입춤'이 한벽청연에 올려진다.이씨는 현재 누리춤터 대표로 제17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종합최우수상, 제8회 전통무용경연대회 은상, 제8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 무용부 대상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6.2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