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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⑤ 영화감독 김건

"영화라는 장르가 어제 탄생했다. 우리가 처음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하자. 충무로는 잊어라."영화인들의 꿈, '칸 영화제'. 그도 꿈을 꾼다.지난해 1월 전주에 영화제작사 '건시네마'를 차린 김건 감독(44). '건시네마' 벽에는 '칸 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과 '황금카메라상' 부문 포스터가 붙어있다.45명이 만드는 4억5000만원짜리 저예산 영화. 김감독의 첫 장편 '패밀리마트'의 목표는 '칸'이다."너무 오래 있었죠. 지금 이 옷이 나에게 맞는 건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기분이었어요. '1년만 더 하자' '1년 뒤에는 놔줘라' 그렇게 여기까지 왔죠."2002년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2004년 7월부터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으로 일해왔다. 지난달 말, 그는 전주영화제를 그만 뒀다.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마음을 접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내년 10회 행사에 대한 아우트라인은 이미 다 짜놨고, 세부사항은 어차피 팀장들이 해야하니까요. 몸은 떠나도 제 혼은 남을 것 같아요. 저도, 영화제도, 서로 어려웠던 시기에 만났는데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그는 "전주영화제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내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며 "나는 어딜 가더라도 전주영화제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전주에 하드 인프라는 구축되고 있지만, 소프트는 아직 약해요. 스타 감독, 스타 제작사가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건 제작사입니다. 강우석 이준익 감독이 전주에서 촬영을 한다면 파급효과가 엄청날 껄요? 부산하면 '친구', 밀양하면 '밀양', 전주하면 딱 떠오르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패밀리마트'는 파격적인 해석으로 현대사회 가족의 다양한 모습과 의미를 묻는 영화다. 한옥마을 수목원 효자동 아중리 전북대 등 전주에서 100% 촬영되며, 스탭도 반절 이상이 지역 사람이다."일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네러티브 영화입니다. 항해 이미지를 떠올리면 됩니다. 관객들이 스크린 속을 항해하며 스스로 사유하고 삶을 반추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프로듀서 제작이사 제작실장 촬영감독 등 스탭 대부분이 파리 유학파들. 프랑스 '알리앙스 필름'과 긍정적으로 협의 중인 만큼 국내 배급 대신, 해외 배급을 먼저 할 예정이다. 해외영화제도 돌리고, 거대 배급사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 한 국내 배급은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직접 디지털 영사기를 가지고 다니며 극장이 없는 곳에서 무료로 상영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있죠. 잘못하면 오만방자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감독이라고 하면 자기 색깔과 고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신감이 없으면 스탭을 꾸릴 수가 없거든요."유명한 감독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 영화로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도 일찌감치 버렸다. 가지고 있는 걸 다 까먹는 한이 있더라도 전주에서 제대로 된 영화, '웰메이드(well­made)' 하나 만들고 싶다."제가 지금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도 전주영화제 사무국장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일정부분 내가 빚을 진 거죠. 꼭 중앙이 아니더라도 전주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맞다 틀리다가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인 규범이나 틀, 관심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는 김감독. '패밀리마트'는 15일 크랭크인에 들어가 10월이면 후반작업까지 끝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10 23:02

한옥마을 스토리텔링 성과좌담회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BK21 사업단이 11일 최명희문학관과 전주한옥마을에서 '우리들의 이야기; 전주한옥마을 사람들의 희망과 미래' 성과 좌담회를 갖는다.BK21사업단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전주한옥마을의 스토리텔링 개발을 위해주민들과 심층면담(구술생애사 방식)을 실시해 삶을 재조명하기 위한 현지조사를 해왔다. 역사의 주체이면서도 소외된 유학자들을 발견해 한옥마을에 깃든 정신세계와 선비활동이 널리 알려져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날 좌담회는 스토리텔링 개발 사업의 결과를 토대로 전주한옥마을 개발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다.전주한옥마을의 현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조사팀과 주민간의 대화, 정책적 과제와 대안 제시를 위한 홍성덕 전북대 박물관 학예사의 발표가 이어진다.문창현 전북대 BK21사업단 교수의 '전주한옥마을 공동공간 이야기', 진양명숙·문보람씨의 '풀과 들꽃의 집 草庭 의 주인공 신유순씨' 함한희 교수와 문예은씨의 '4대 째 내려오는 고색창연한 선비의 집 주인공 이서우씨' 등 주제발표를 통해 한옥마을에 숨겨져 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또한 이종민 전북대 교수과 문창현 교수의 사회로 지역 작가와 문화활동가들이 참여하는 종합 토론을 통해 한옥마을의 방향에 관한 생산적인 담론을 갖는 자리도 마련된다.이번 스토리개발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선비마을의 발견.특별기획으로 마련된 '선비의 길' 답사는 그래서 의미가 깊다. 유학의 삼재(三齋)로 불렸던 고재선생의 손자 이남안 선생과 함께 한옥마을 곳곳의 선비 길을 돌아보며 유학의 명맥을 이어왔던 역사적 자취를 돌아볼 계획이다.사업단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 주민들께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갖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9 23:02

"예쁜 글씨 자랑하세요"…'손글씨 공모전' 접수

고사리들의 예쁜 손글씨를 모집한다.전북일보와 혼불기념사업회·최명희문학관이 공동으로 제 2회 손글씨 공모전 '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 손에 잡히다'를 마련한다.전북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공모전.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바른 글쓰기 습관을 위해 도내 초등생에게 직접 펜으로 일기나 편지를 쓰도록 하는 기회다.또한 아이들이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디지털 문자에서 벗어나 손글씨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글자에 개성을 담아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해 첫 대회에서 65개교 2000여명이 참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슷한 성격의 대회가 이곳 저곳에서 생겨났을 정도.총 170만원 장학금과 상품 등이 걸려 있는 이번 대회는 지난해보다 모집 기간을 더 늘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배려 했다. A4 용지에 연필·볼펜·만년필 등을 사용해 아이들이 직접 쓴 일기나 편지를 한 장 이상 써서 직접 응모하면 된다. 손글씨 공모전이니 만큼 예쁜 글씨도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예쁜 글씨보다, 글자 하나 하나에 아이들의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이 묻어나고, 귀한 정성이 담긴 글을 기다린다. 응모기간은 7월1일부터 9월 20일까지. 방문· 우편 접수 모두 가능하다. 시상식은 제8회 혼불문학제가 열리는 10월 10일 전북대 진수당에서 열린다.당선작들은 시상식 당일 전북대 진수당 로비·최명희 문학관에 전시될 계획이다.문의 063-284-0570.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9 23:02

中 강소성 양극 초청공연 11일 소리전당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지회장 류경호)가 중국 강소성 문화청 양극 초청공연을 마련한다.1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지난 1996년부터 연극협회가 중국 강소성 문화청과 문화 교류사업으로 추진해 온 10번째 공연이다.양극은 강소성의 주요 지방극 중 하나로 2006년 최초로 중국 무형문화유산명록에 등록됐다.중국 강소성 양극단은 뛰어난 유명 배우 뿐 아니라 우수 청년 배우들을 양성해왔던 수준 높은 연극단.이름있는 예술가들이 모여 극단 자체의 개성이 살아있는 공연·가곡풍 등을 공연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작품 '은수기'의 경우 10여개 부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전국 100여개 극단에서 옮겨 공연할 정도로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을 확보했다.이날 공연에서 올려지는 작품은 '백세괘수·교장비무' '소송' '단교' '소군출새' .특히 이번 공연에서 올려지는 '백세괘수'는 중국의 당과 국가 지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작품으로 기대할 만 하다.조경리 중국 강소성 양극단 단장은 "신라시대 최치원은 중국 강소성 양주에서 벼슬을 하면서 천고에 남을 미담을 남겼다"며 "한국과는 밀접한 문화교류 전통이 있는 만큼 이번 공연을 통해 양국간의 문화교류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9 23:02

[아무나 모르는 문화이야기] (23)'천의 얼굴' 을 만드는 분장

마임이스트 최경식씨가 거울을 들었다. 얼굴에 화이트 케이크(유성안료 '도란'이나 '화이트 파운데이션'을 가리키는 말)를 바르고 새빨간 립스틱을 들어 입술을 두툼하게 그려넣었다. 과장된 얼굴에 관객들 웃음도 두배가 된다.배우의 얼굴을 '천의 얼굴'로 만드는 작업, 분장.마임이스트들이 얼굴을 하얗게 칠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관객들이 멀리서 보더라도 배우의 표정을 잘 볼 수 있도록 하얀 바탕에 채색을 하는 것. 또하나는 배우와 관객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다. 얼굴을 하얗게 칠한다는 건 배우에게 있어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새로운 캐릭터를 입힌다는 뜻. 관객들도 배우가 맨 얼굴일 때 보다 하얗게 칠했을 때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상력을 더하기가 쉽다.무대에서 밝은 조명을 받으면 사람 얼굴은 일반적으로 평면적으로 보이게 된다. 때문에 무대 분장은 보통 메이크업과 다르게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분명하게 구분해 얼굴이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한다.분장을 하고나면 땀이 나도 일반 화장보다 잘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배우들은 살갗이 간지러워도 분장이 손톱에 긁혀나갈까봐 시원하게 긁지를 못한다. 또 3시간 정도 지나고 나면 피부에서 노폐물이 나오면서 분장이 엉키기도 한다.80년대까지만 해도 예술가들은 분장사를 따로 두기 보다는 직접 분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 때문. 수염을 만들어 붙이는 특수분장도 배우들이 직접 송진가루에다 알콜을 타서 만들어 붙이곤 했다.전북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무대분장을 하는 분장사가 등장한 것은 90년대 부터. 김수경 이옥현 강지영씨가 1세대다. 이 중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씨는 극단 '황토' 팬으로 연극판을 쫓아다니다가 분장을 배우게 됐다.무대분장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캐릭터를 살리는 것. 그러나 강씨는 "배우가 한정돼 있는 지역 현실에서는 같은 배우들을 계속 만나게 된다"며 "작가나 연출가가 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 배우들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존중해 준다"고 말했다.비용은 작품 규모나 예산, 공연 횟수, 분장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정도 기준선은 정해져 있지만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분장사들은 "지역에서 공연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작품 예산에 따라 책정되는 대로 받는 편"이라고 덧붙였다.과거에는 대부분 극단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분장을 배웠지만, 최근에는 전문적인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미용이나 메이크업, 연극영화 관련 학과에 분장 수업이 비중있게 개설되기 때문이다.똑같이 무대에 오르지만 음악가들은 좀 다르다. 창극이나 오페라처럼 캐릭터를 통해 극적인 요소를 살려야 하는 장르를 제외하고 대부분 음악 공연 분장은 인물의 선을 살리는 정도다. 때문에 큰 공연이 아니라면 분장사를 부르기 보다는 출연자들이 직접 하거나 서로서로 품앗이를 한다. 남자들도 분장은 꼭 한다. 맨 얼굴로 무대에 올랐다가 유분때문에 얼굴이 반질거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09 23:02

전북대 '선샤인뉴스', 지역 '소통의 장' 가능성 봤다

'긍정과 낙관의 바이러스'를 기치로 내세운 선샤인뉴스(http://www.sun4in.com)가 7일 창간 1주년을 맞았다. 7일 오후 6시30분 최명희문학관에서 창간 1주년 기념식을 가진 선샤인뉴스는 박주현 박사를 새 대표로 맞아 '지역이 희망' '소통의 중심' '정직한 언론'으로 비전을 추가해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재학생 19명과 강준만 교수가 직접 만든 선샤인뉴스는 지역사회에 만연한 비판과 냉소 대신, 밝은 뉴스를 발굴해 왔다.지난 1년은 열악한 지역 언론 환경에서 선샤인뉴스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 현재 1500여명이 선샤인뉴스 회원에 가입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선샤인뉴스의 가장 큰 성과는 오피니언 기능을 강화, 의견공동체로서 소통의 기능을 해 온 점이다. 시민기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민저널리즘을 확대시킨 점도 주목할 만 하다.신선한 아이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자가 직접 면접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100인에게 묻는다', 지역의 숨겨진 사람들과 이야기들을 발굴한 '집중인터뷰' '전주이야기', 지역의 희망을 담아쓰는 픽션뉴스 '뻥샤인뉴스' 등은 대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편집장이었던 성재민 기자는 "학생 중심이다 보니 현장에서의 취재와 기사작성에 능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부나마 열렬한 독자들이 생겨나고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글을 써주는 필자들이 생겨나 기뻤다"고 말했다.가장 큰 변화는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 일반 뉴스가 추가되는 부분이다. 또한, 지역 의제에 면밀하게 접근하는 '이슈&포커스'도 강화된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필진들의 전문적인 글쓰기와 함께 '기사 포인트제'로 시민기자들의 활동을 늘려 참여저널리즘을 모범을 보여줄 계획이다.'뻥샤인뉴스'는 매주 목요일 전주 MBC '생방송 전국시대' 를 통해 방송하기로 했으며, 내부적으로는 1주일 혹은 한 달 단위로 인쇄 신문을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홈페이지와 주요 콘텐츠도 개편할 예정.박대표는 "사무실이 학교 밖으로 이전해 기자들과 함께 새롭게 각오를 다짐하는 만큼 열심히 활동하겠다"며 "창간 때의 순수성을 되새기고, 기존 언론이 구조적인 한계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고 말했다.이날 박대표는 자신의 책 「기사를 엿으로 바꿔 먹다뇨?」 (인물과 사상사) 출간기념회를 갖기도 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08 23:02

'정황선생을 기리며…' 장수문화원 '국역 유헌집' 펴내

장수문화원(원장 고두영)이 조선중기 유헌 정황선생(1512∼1560)의 책「국역 유헌집」 (장수문화원)을 출간했다. 정황 선생은 뇌계 유호인 선생과 함께 장수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문신이자 문장가.정황 선생의 공로를 널리 기리고자 애초에 보관돼 있던 14권 한문 영인본을 국문으로 번역해 발간한 것이다.그는 중종과 인종 사이에서 기묘와 을사사화, 정미사화를 겪었던 시대에 성장했다.정암 조광조에게서 수학했고, 기묘사화로 스승을 잃은 뒤 1536년 4명만 뽑는 왕이 직접 뽑는 친시에 합격할 정도로 뛰어난 문인이었다.삼재(三才)의 철학은 물론 중국의 역사와 학문마저 꿰뚫어 질박하면서도 저절로 향기가 묻어나는 문장 때문.또한 그는 을사년 사화로 인해 경남 곤양과 거제도로 귀양가서 곤궁하게 살면서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 덕행으로 널리 칭송받기도 했다.번역을 맡은 이정자·허만수 선생은 "정황선생 책은 학문적으로 깊이가 있는 데다 옛날 말이 대부분이어서 번역하기가 힘들었다"며 "시대적 상황을 파악하는 자료나 문서도 대부분 소실돼 있거나 없어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의 말씀처럼 '군자라야 곤궁함을 제대로 지낼 수 있다'는 말을 실천하신 분이기에 이 작업이 힘든 만큼 보람도 컸다고 했다.고두영 장수문화원장은 "이 책이 장수의 내일을 창조하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며 "이를 계기로 더 보완되고 발전된 사료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8 23:02

동화작가 임신행씨 에세이 '이제 우리 언제…'

자연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는 현대인들에게 띄우는 편지다.동화작가 임신행씨의 에세이「이제 우리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창조문예사).임씨는 이 책을 통해 우포늪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펼쳐 보였다.단순히 그가 홍보 대사여서가 아니다.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작은 생명들을 보듬고 있는 자연 학교이자 우주가 곧 우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때문에 임씨는 봄·여름·가을·겨울 동안 물옥잠과 억새, 노랑어리 등을 관찰하며 얻은 깨달음들을 썼다.'자연 위에 군림하려는 마음 버리기''뜻은 있는 듯 없는 듯 품고 치열하게 살기''타인에 대한 배려' 등 이 책엔 우포늪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로 가득하다.그는 우포늪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연초록 개머루'를 예로 들며, 더운 날씨 속에서도 치열하게 자기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본받으라고 한다. 이어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한편 늪의 곤충들을 보듬어 준다는 물억새의 은근한 배려에도 주목한다.하지만 그가 우려하는 것은 우포늪을 파괴하려는 행위. 그래서 그는 우포 소택지를 소유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그 원시성과 질펀한 감성을 그대로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결국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는 책의 물음에 그는 "이젠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자연의 순환이며 삶의 성소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임신행씨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을 시작으로 아동문학 창작활동을 하면서 방정환 아동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는 소설집 「난지도 하늘에 뜬 무지개」 과 「우포늪에서 보내는 편지」등이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8 23:02

최형 시인, 사람·자연 등 정겨운 이야기 '숲길' 출간

익산 함열읍 연화마을 봉화산 자락에 자리한 하얀 외딴 집.4일 이곳을 찾았다. 담장도 대문도 없어 수도원을 연상케 했다.집앞을 서성이고 있으려니, 들어오라며 누군가 손짓했다.시인 최형 선생이다. 말없이 그를 따라 걸었다. 집을 가로질러 널따란 산자락에 이어진 오솔길이 보였다.여섯 발자국쯤 걸었을까. 소나무가 듬성 듬성 심어진 숲이 나타났다.그의 시상을 열고 닫게 하는 산책로다."아침에 늘 20∼25분 정도 여길 걸어. 아침은 거를 지라도 걷기만큼은 거르지 않지. 여기서 저 하늘의 지옥이 아닌, 이 땅의 천국을 봐.”시집 「숲길」 (신아출판사)을 출간한 최선생. 그가 이 집에 산 지 벌써 12년째다. 막내 아들과 공동 설계해 지은 보금자리다.2층 서재로 장소를 옮겼다. 남쪽 창을 빼고는 빙 둘러 책장 뿐이었다. 2000∼3000여 권 돼 보이는 책들은 분야별로 분류돼 있었다. 대부분 빛 바랜 문학서적이었다. 원로 시인의 면모를 느끼게 했다.이번 시집의 시편들 중에서 그의 대표적인 애송시는 '해가 저문다' 와 '두 깃발' 이다.'거기 해 그림자를 보듬는 네가 있고 / 해 그림자에 지워지는 내 그림자가 있다'( '두 깃발'중에서) '서로가 애 터지다 보니 / 해가 저문다' ('해가 저문다'중에서)그는 두 시의 공통 분모가 멍울진 채로 풀지 못한 '한(恨)'이라고 했다.노시인의 저작 계획을 조심스레 물었다. 그는 머뭇거린 끝에 자서전「한 세상 이 숨결」 을 집필중이라고 했다. 허전하다 못해 펜을 든 것이 2∼3년 전이라는 것이다.루소의 「참회록」 처럼 제 자신에게 엄격해 보려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제 자신을 객관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도 실감하고 있다고도 했다.이제 그는 눈 수술로 집필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처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 운동권의 젊은이가 와서 모든 것을 도와드리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실감하지 못할 정도의 펄펄 끓는 열정인 것이 놀라웠다.최선생은 김제 출신으로 동국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아 1984년 자원 명예퇴직을 한 뒤 집필과 사회운동활동을 열성적으로 해 왔다. 저서로 「푸른 겨울」 「다시 푸른 겨울」 「두 깃발」 「강풀」 등이 있으며, 소설집 「건널목 햇살」 수필 산문집 「해와 강의 숲」 「들바람 부는 길」등이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8 23:02

[전북문화의 발견] 도내 자치단체 박물관 설립과 운영

지난 1월, 국립박물관장들이 성명서를 냈다. 지극히 실용주의 문화정책을 추구하는 새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문화관광부 소속의 국립박물관을 문화재청 산하기관으로 흡수·통합하겠다는 개편안을 발표한데 따른 것이었다. 이들은 문화계 인사와 박물관협회 등 관계 기관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결정한 '반문화적' 정책이라고 반발했다.국립박물관은 한 나라의 문화를 가늠하는 척도이며, 미래 문화창조의 원천이기 때문에 민족문화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았다. 인터넷 카페와 전국박물관들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 성명 사건(?)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여전히 활화산일 수밖에 없다.공간적 범위를 좁혀서 볼 때, 지방자치단체에서 설립·운영하는 공립박물관 역시 그 지역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하지만 지역 공립박물관 역시 운영과 역할면에서 아쉬움이 많다. 커져가는 관람객의 요구나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는 공립박물관의 현황과 학예인력의 현장을 들여다본다.▲ 관람객 찾아오기만 기다리는 박물관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전라북도에도 전주역사박물관을 비롯해 고창판소리박물관·김제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남원향토박물관·익산보석박물관·진안역사박물관·순창장류박물관 등 크고 작은 박물관이 뒤를 이어 문을 열었다. 오는 2010년이면 부안청자전시관과 군산시립박물관도 문을 연다.부안청자전시관은 보안면 유천리에 사업비 200억 원 이상을 들여 전시장과 청자 및 도예 체험공간, 연구공간, 부대·관리시설 등을 건립 할 계획이다. 군산시립박물관도 장미동 내항 일원에 157억 원을 들여 전시실과 체험실 등을 갖춘다는 계획이다.자치단체가 박물관을 설립하는 것은 박물관이 그 지역의 문화관광을 진흥할 수 있는 훌륭한 문화자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치단체장의 성과주의도 한 몫하고 있다. 하드웨어에는 몇 십억, 몇 백억의 예산을 쏟아 붓지만 막상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예산에는 야박한 것이 현실이다.지역박물관이 해야 할 많은 과제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한 선행조건은 전문성 있는 학예인력의 확보와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이다. 그러나 도내 대부분의 공립박물관은 학예직이라고해야 겨우 1명에 그치고, 나머지는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는 행정직 공무원로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도 정규직 학예인력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그 대부분은 근로기간이 정해진 전임계약직 형태로 운영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내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대부분의 박물관은 '문만 열어 놓고' 관람객이 스스로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일년에 기획전시 한 번 하기도 벅찬 현실에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나 홍보·마케팅을 전문화하는 일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슈퍼맨'이어야 하는 학예연구사지난주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 BK21사업단 주최로 '문화고시(文化考試) 학예연구사'에 대한 취업설명회가 열렸다. 지난해에도 진행된 설명회였지만 대학원생 뿐만 아니라 학부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그간 고고학, 역사학, 인류학, 미술사학 등의 특정 학문을 전공한 석사학위 이상의 고학력 전문가들에게 한정되어 있던 학예사자격제도의 폭이 지난 2000년 준학예사 시험제도가 실시되면서부터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는 '고상한' 학예사의 삶은 역시 그림의 떡이다. 우리나라 역시 현행법상 '학예연구사'를 박물관경영, 교육, 홍보, 보존, 전시디자인 등 박물관의 모든 전문직으로 통칭하고 있다. 박물관 등록 조건에서도 종합박물관을 제외하고 모두 1명 이상의 학예사를 요구한다. 따라서 자치단체가 박물관을 설립하여 등록하고자 할 때, 학예사자격증 소지자 1인이라는 최소조건만 충족시키면 된다.미국의 사례를 보자. 미국박물관협회(AMM)는 박물관 전문직 종사자의 직렬을 ①관리위원회 ②관장 ③학예연구원 ④교육담당자 ⑤전시디자인 ⑥편집인 ⑦보존과학자 ⑧자료 관리자 ⑨사서 ⑩홍보기획담당자 ⑪서무 담당자 ⑫시설관리 담당자 ⑬안전요원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학예연구원 이외에도 교육담당자, 전시디자이너, 보존과학자, 홍보담당자 등 많은 박물관 전문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올 들어 3년 만에 처음으로 상설전시실 리노베이션을 준비하는 한 학예사는 요즘 몸이 5개여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침부터 자정까지 일 하고도 시간이 부족해 주말까지 근무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또 다른 학예사는 행정직 공무원의 학예업무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고민에 빠졌다. 쌓여가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보조인력이나 행정직 동료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그들은 그냥 '한 지붕 두 가족'일 뿐 더도 덜도 아니라고 토로한다.▲ 일할 수 있는 조직·합리적 예산 아쉽다지역의 박물관은 그 지역을 상징하는 자존심이다. 따라서 행정편의나 생색내기식의 건립과 운영은 지양되어야 한다.그렇다면 지역의 공립박물관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취재 과정에서 만난 학예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인력)'과 합리적인 '예산지원'을 꼽았다. 도내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립박물관 가운데 전주역사박물관(민간위탁운영)의 경우 전시, 유물, 홍보, 교육 등 비교적 다양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다른 박물관은 사정이 다르다.'박물관협력망'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을 중앙관으로, 지역별로 대표관을 두어 '박물관에 관한 자료의 효율적인 유통·관리 및 이용과 각종 박물관 또는 미술관의 상호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협력 체제'다. 다소 늦게 구성되긴 했지만 전북지역 박물관·미술관협의회를 활용해 회원관간의 공동전시, 공동홍보, 자문 등의 실질적인 교류협력이 이루어진다면 부족분에 대한 보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지역에 있는 박물관은 모두 지역민들의 지지와 함께 지역내 문화단체(시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지역박물관이 독자적인 영역을 갖고 문화원 등의 단체와 유기적인 협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은 지역문화를 보존하고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청주고인쇄박물관의 사례는 우리지역 공립박물관을 활성화 방안에 좋은 사례다. 지난 2001년 『직지』를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데 맹활약을 한 고인쇄박물관은 현재 학예직 4명과 교육홍보을 담당하는 3명, 기타 직원 14명이 종사하고 있다. 대개의 자치단체 박물관이 시·군청 문화관광과 소속으로 하나의 계(係)에 불과하지만 청주의 경우 운영과, 직지사업과, 학예연구실 등 제대로 체계를 갖추고 있다.2005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박물관의 수는 450여 개에 이른다. 전라북도에는 30여개의 국·공·대학·사립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그 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박물관은 공통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전문가들은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박물관은 대학이나 사립박물관보다 전문성과 효율성을 담보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정훈(문화전문객원기자·학예연구사·전주역사박물관 교육홍보팀장)

  • 문화일반
  • 정훈
  • 2008.07.08 23:02

수석인전북연합회 수석전시전 전북교육문화회관서

자연미를 담은 수석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대한수석인총연합회 전북연합회(회장 이환복)가 7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수석 전시전을 갖는다.창립 23주년을 맞아 스무번째 회원전을 연 전북수석연합회가 기교적이지 않으면서도, 역동감이 살아있는 돌 150여 점이 전시했다.수석은 20∼30cm 크기의 돌. 사람들의 눈에 피로감 없이 볼 수 있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자연 그대로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담아 순수하고 아름다운 미를 띄는 것이 특징.풍상에 씻기고 닳아 돌에 험준한 산맥이 잘 표현돼 있는 선각스님 인도네시아 수석이 대표적이다. 험준한 산맥 사이로 파고든 거대한 물길. 돌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자연 속에서 익명의 고독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인간의 성긴 언어의 그물로 붙잡기엔 불완전해 보인다.이회장의 '지리산'은 가장 역동적인 형태. 마치 야구 글러브를 낀 손이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리는 듯한 형상이다.김종석씨(58·전주시 효자동)는 "일부 작품에선 마치 채석강 사진을 새겨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며 "돌 안에서 자연의 이치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전북수석연합회에는 금강·기린·노령·백제·이리·전북수석회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회원들의 작품 사진과 글을 실어 석보를 발간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8.07.07 23:02

17년만에 '현대문인화집' 펴낸 오죽 김화래 선생

꼭 17년만이다. 문인화가 오죽 김화래씨(65)가 「한국의 회화집」(1991)에 이어 「현대문인화집」을 펴냈다.1992년부터 2008년까지의 작업을 정리한 것. 지난 4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김씨는 "단 한번도 그림에서 떠난 적이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젊은 날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나를 다져나가기에도 바빴으니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의 예술세계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문인화의 과제들을 깊이 고민하고 터득해야 겠다고 생각했죠."화단생활 40여년. 전반기에는 사군자나 전통문인화에 매달렸으며,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수묵담채로 주로 조류를 그렸다. 지금은 수묵산수, 인물, 누드, 동물 등을 소재로 현대문인화를 탐구하고 있다. 그는 "시대는 변하는데 그림만 그대로 있을 수는 없지 않냐"며 "작품에는 시대적 감각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누드는 문인화 작가들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영역. 김씨는 "문인화의 누드는 밝고 어둡고를 분명하게 해 입체적"이라고 말했다. 문인화의 여백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았다. 과거에는 색을 칠하지 않은 부분만을 여백으로 여겼지만, 현대문인화는 색이 깔려있어도 물체가 없는 공간이라면 여백이라고 설명했다."나는 실경그림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사실대로 그리면 사진과 다를 바가 없지요. 나는 화가니까, 내 심상의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선은 더 부드러워졌지만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으며, 색은 더 화려해 졌지만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다. 열세살 어린 나이에 의제 허백련 선생 아래로 들어가 그림으로 살아온 세월이 차곡차곡 쌓인 것이다.문인화는 특히 정신이 중요하다며 작품마다 스스로 싸우며 기를 살려 불어넣고 있는 김씨. 「현대문인화집」에 실린 작품 중 일부는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8.07.0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