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프런티어] "토론하며 실험하면 창의성 쑥쑥 커져요"
전주 해성중 구양삼 과학교사(43)는 외국 연수를 다니면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만한 실험도구들을 부지런히 모았다. 수업 도입 단계에서 흥미를 유발해내기 위한 것이다. 그는, 교사들이 조금만 부지런하면 흥미를 끌만한 과학실험 도구들을 활용해서 학생들이 과학에 열중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학생들이 실험을 통해서 현상을 이해하고 원리를 터득하는 수업을 하려 합니다. 과학수업시간은 보고서 쓰고, 실험결과까지 얻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긴 하지만, 토론을 시킵니다. 학생들끼리 또는 교사와 학생간 상호작용을 통해서 얻는 것이 많아요. 모르고 있는 부분이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을 점검할 수 있지요. 탐구능력이나 개념이해, 성취도 향상에 효과가 큽니다.” 그래서 구 교사는 최대한 빨리 실험을 진행하면서 학생들 토론활동을 이끌기 위한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MBL(MicroComputer Based Laboratory, 컴퓨터기반 실험교육)을 도입하게 됐다. 교과진도에 쫓기다보면 토론까지 이어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유치원 다닐 정도의 나이에 과학에 흥미를 가장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어렸을 때 과학에 대한 꿈을 오래토록 간직하게만 하거나 깊은 감명을 받게 되면 보다 많은 학생들이 과학분야로 진로를 선택하고 과학관련 분야에 종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입시 위주의 고등학교 환경이 결정적인 시기에 과학에 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고 본다. 이러한 교육환경이 결국 이공계 기피현상, 과학학문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판단이다.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찾는 그는, 가장 실험을 많이 하는 시기인 중학교 때 과학에 관한 흥미를 더욱 돋아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구 교사 자신도 고등학교(남성고) 때 전기종 화학선생에게서 화학을 너무 재밌게 배워서 화학에 빠져들었다. 교과서는 아무리 모양을 달리한다고 해도 아이들에게는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 교과와 관련된 것,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것들을 교사가 더욱 열심히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교사생활 올해로 11년째. 전북대와 대학원 화학과를 나와 전주가톨릭신학원을 졸업하고 다른 일에 종사하다가 96년, 뒤늦게 군산중앙여중 교사로 교단에 섰다. 1년 근무 후 신앙(천주교)을 좇아 전주해성중으로 자리를 옮겼다. 과학동아리반을 중심으로 중학교 과학수업의 질을 높이는 한편으로, 동료교사들과 꾸준히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2005년까지는 교내에 ‘전통과학연구반’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앙부일구, 한지 제작 등 선현들의 전통과학기술의 체험활동을 해왔습니다. 올해는 ‘노벨사이언스’로 동아리를 바꿔 전통과학 외에도 사이언스 토이 원리를 이용한 과학탐구, 실생활과 관련된 과학, 창의성 신장을 위한 과학탐구로 성격을 확장했습니다. 20명을 선발했는데 경쟁률이 셌습니다.”구 교사는 전북대 전통과학기술교육연구소(소장 이국행 교수) 객원연구원, 전북MBL교과교육연구회장을 맡고 있다. 전북MBL교과교육연구회는 지난해 도교육청 평가, 우수 연구회로 선정됐다. MBL을 토대로 각종 학술대회와 워크숍에서 수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한 그는, 지난 2월 전북대에서 '토론을 강조한 MBL실험수업에서 리더유형에 따른 언어적 상호작용의 특성'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MBL과학실험 워크북(임길영, 이국행, 신애경, 박금홍, 유정순, 한상미 공저, 2006년)에 이어 MBL 관련 각종 보고서를 냈다.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주위분들의 덕분입니다. 연구도 같이하고 토론도 같이 하고..." 구 교사는 전북와이즈 교사연구회원, 도교육정보과학원 영재교육원 강사, 전북청소년과학탐구반 회원, 전북과학교사교육연구회원, 한국과학교육학회 종신회원, 대한화학회원, 한국초등과학교육학회원으로 있다. MBL(MicroComputer Based Laboratory, 컴퓨터기반 실험교육)이란실험정보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해서 엑셀프로그램을 이용해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실험할 때 이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실험에 바로 집중함으로써 실험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인 실험을 할 수 있다. 이미 30여년 전부터 미국 등에서 활용 중이며, 전북지역은 익산 삼기중 박금홍 교사가 주축이 돼서 도입, 2004년 도교육청 과학선도학교로 지정된 전주 솔빛중에서 최초로 MBL을 수업시간에 활용, 교사들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MBL실험은 자연의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들(온도센서, 압력센서, 전압센서, 습도센서 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자연의 물리량을 측정함과 동시에 인터페이스를 통해 컴퓨터로 데이터가 보내지고 컴퓨터화면에 수집된 데이터가 표와 그래프로 자동으로 그려지게 된다. 따라서 MBL실험은 학생들로 하여금 화면에 나타나는 표와 그래프를 변환시켜 보며 실험결과를 분석하고 토론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시키고 궁극적으로 과학적 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험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