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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 인사이드] "대학 경쟁력 확보 통합서 찾아야"

최근 국립대 통합이 전북지역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 사안이 해당 대학을 넘어 지역민들에게도 주목받는 이유는 대학 통합의 결과가 전북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그렇다면 왜 통합인가. 이에 대한 답은 전북지역을 둘러싼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감소로 학생자원이 감소하고, 그 와중에도 수도권 선호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2006년도 전북지역 대학·전문대학 입학정원은 3민151명으로 같은 해 출생인구의 2배에 달하며 고교 졸업생수 2만2866명보다 훨씬 많다.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도 변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위권인 국가경쟁력에 비해 50위권에 머물고 있는 대학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성화, 법인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2008년부터 대학 특성화를 평가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차별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산학협력을 위한 여건이 미흡하다. 대학에서 기업체에 고급인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업체와 긴밀한 산학협력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하는데, 산업여건이 미흡하다 보니 고급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고, 힘들게 양성한 고급인력들도 취업이 안돼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국립대학들은 또 어떠한가. 각 대학들이 나름대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연구중심인지, 교육중심인지, 아니면 절충형인지 모호하다. 취업률은 최하위권이다. 대학 나름대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교과과정을 신설하기보다는 기존 교과과정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또 교수들 중에는 취업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도 있다. 재정 확보도 미흡하다. NURI 사업이나 BK21 사업 실적이 타시·도의 국립대학에 비해 저조하고, 기업체수가 적고 동문조직이 활성화되지 못해 발전기금유치 실적도 저조하다.이처럼 전북지역과 도내 국립대학의 환경은 뭐 하나 좋은 게 없다. 현재와 같이 대학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학령인구의 감소가 지속되면 대학들은 몇 년내에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다. 이제 도내 국립대학들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통합을 하지 않고 독자 생존의 길을 찾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일 수 있지만 대학 특성화와 경쟁력 강화에 요구 되는 재원마련이 어려워 중장기적으로 바람직스럽지 못한 대안이다.또 다른 길은 이미 타 시?도의 대학들이 선택한 대학통합의 길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여 선택하기는 어렵지만, 수많은 토론과 고민 속에 통합의 길을 선택한 타 대학의 선택도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도내 대학의 경우 타 시·도 출신 학생들을 유치하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경쟁력을 확보하고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 대학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성화와 재원이 필요하다. 3개 대학이 통합을 하면 특성화에 도움이 되고 또 400억원 이상 통합 지원금을 확보하여 특성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학 통합은 사립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게 되어 사립대에도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고, 우수 인재를 기업체에 공급할 수 있게 되어 기업체를 전북지역으로 유치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오늘날 우리 전북지역이 열악한 상황에 빠진 것은 어제의 우리가 만든 결과이며, 내일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도내 3개 국립대가 통합을 통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또 전북지역 경쟁력을 대학이 선도하는 대학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기를 기대해 본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7.04.02 23:02

전주 프리문화마켓 구경오세요...프리키 주최 7일부터

서울 홍대 앞 명물 ‘프리마켓’. 전주에는 프리키(FREEKey)의 ‘프리문화마켓’이 있다. 7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전주쌈지마켓에서 열리는 ‘FREE Key Day’. 프리키(www.freekey.or.kr)는 현역 대학생들과 대학을 갓 졸업한 멤버들이 중심이 된 젊은 문화기획 단체. 주로 프리문화마켓의 기획과 운영을 해왔다. 한국에서 프리마켓으로 정의되는 ‘아트 마켓’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 아직은 노점상과 같은 상행위로 오해받기 일쑤. 지난해 11월 전북대 대학가에서 처음 시작, 12월 코앞, 올해 3월 쌈지마켓 등에서 행사를 열며 전주에 프리문화마켓을 알려왔다. 코앞에는 전시공간 겸 작가들의 작업·교류 공간인 ‘FREE Key SHOP’도 마련했다. 이번에 열리는 프리문화마켓은 작가들이 자유롭게 창작한 것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것. 프리마켓과 거리 아트페어, 현장 창작 등 세 분야로 구성된다. 전북대 원광대 전주대 등 도내 미술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중심이며, 일반인들도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창작품으로 참여할 수 있다. 수제노트, 금속공예 악세서리, 회화, 도예 등 소품 위주로 전시되며, 음악 연주와 퍼포먼스 등 현장 공연도 곁들여진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4.02 23:02

갤러리 공유 기획전 '전주의 향기'...30일까지

화가들이 풀어내는 ‘전주의 향기’에는 전통의 향취가 강하다. 현대인의 정체성 속에서도 역사의 한 장면을 찾아낸다. 과거와 오늘을 연결하는 맥을 놓치지 않는다.올해 초 개관한 갤러리공유(대표 이정임)의 두번째 기획전 ‘전주의 향기’에는 서희화 이경태 이흥재 전량기 지용출 차유림씨가 초대됐다. 전시를 기획한 강용면씨는 “평소 전주이미지를 작품에 담아내는 작가들을 초대했다”며 “전주가 지닌 전통적 이미지안에서 작가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고 소개했다. 작가들은 설치 서양화 한국화 사진 판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주의 향기’를 풀어냈다. 서희화씨는 현대인이 버린 플라스틱 폐자재로 민화속 이미지를 재구성, 전통과 현대의 충돌을 보여준다. 바느질작업을 하고 있는 이경태씨는 현대인의 얼굴, 전주의 풍경을 바느질이라는 전통적 수단으로 표현해냈다. 사진작가 이흥재씨는 피사체에 담긴 전주의 풍경을 읽어낸다. 빛이 만들어내는 밤의 얼굴, 눈오는 날의 경기전 등을 새롭게 조명한다. 전량기씨는 동학의 정신에서 전주의 향기를 찾아냈다. 전주의 역사와 풍광을 꽃 또는 나무로 표현하면서 그 안에서 과거와 오늘의 인과관계를 찾는다. 지용출씨는 고지도 형식으로 전주의 지형을 표현했으며, 차유림씨는 여인의 모습에서 역사와 현실의 문제의식을 찾아냈다.전시는 이달 30일까지 계속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4.02 23:02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10년역사 되짚고 미래100년 진단

100년 도약을 위해 10년을 되돌아본다. ‘200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한국서예의 오늘과 내일을 조망하고, 서예의 세계화를 진단하는 자리로 꾸려진다. 이를 위해서는 지나온 10년을 정리하는 것이 필수. 최승범 조직위원장은 “1997년 첫 대회를 시작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올해로 6회를 맞으면서 10년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며 “그동안의 10년은 미래로 나아가는 터전이자 동력이라는 판단에서 올해 행사는 그동안의 행사를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용 총감독은 “제6회 세계서예비엔날레는 ‘성찰(省察)’을 주제로 정했다”며 "구체적으로는 세계속의 서예를 진단하고, 한국서예의 변화와 발전상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성찰'을 주제로 한 '200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10월 6일부터 11월 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삼성문화회관 금산사 등지에서 열린다. 전시프로그램이 18개며, 학술행사 2건과 부대행사도 6건 열린다. 28개국에서 11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작가들은 그동안 세계서예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이들중 재선정했다.지난달 30일 발표된 ‘200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주요프로그램을 살펴본다.△서예의 역사·형태 다양하게 조명올해 비엔날레의 중심전시는 ‘100년 도약을 위한 10년의 성찰전’. 전통서예로부터 오늘의 한국서예, 나아가 서양의 문자조형까지를 아우르는 전시로 서예의 맥을 짚는 주요 프로그램이다. 한문서예·한글서예·전각·문인화·외국미술가들의 문자조형 등 5개 세부전시로 준비하고 있다.한국청년서예전도 서예의 미래를 조망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도유망한 청년작가들을 초청, 한국서예의 희망을 찾아본다. 전북서예의 현주소도 가늠한다. 전북서예가초대전을 별도로 마련해 서화의 본고장으로서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옛 선비문화를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처음 마련된다. 한국문인서예전. 서권기와 문자향이 넘치는 전시로 준비한다. 사경문화를 재조명하는 사경전도 금산사에서 열린다. 아름다운 한국전은 올해는 광주·전남·제주지역의 명승지를 시·서·화로 담아내며, 주제가 있는 병풍전은 고구려를 주제로 잡았다. 사자성어를 서각으로 살펴보는 프로그램도 준비된다.한·중·일 어린이서예전도 열린다. 서예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또한 서예와 생활의 접목인 아름다운 간판·상표전과 서예CI 기획초대전 등도 열린다. 기념 공모전과 지난 대회 대상작가 초대전도 전시프로그램이다.이용총감독은 "올해는 작가선정에 더욱 엄정을 기한 만큼 서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성찰전과 청년서예전은 작품규격을 단일화해 색다른 멋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예의 생활화 대중화 모색올해 학술대회의 주제는 ‘한국서예의 원류에 대한 고찰’. 한국 고대 금석문 서예의 예술성을 조명할 계획이며,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 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문화학술단체와 연계하는 서예관련 학술포럼도 준비된다.사경전과 연계한 사찰문화체험행사도 열리며, 유명서예가의 시범휘호와 작가와의 만남 행사 등도 열린다. 서예술 체험행사와 탁본체험 등도 비엔날레 기간동안 소리문화의전당 행사장에서 진행되며, 가훈써주기 행사등도 관람객들을 위한 행사로 준비된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4.02 23:02

전북교향악단·S&A '오페라의 유령'...5일부터 익산솜리예술회관

세계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전북에서 만들어진다. 전문예술법인 사단법인 전북교향악단(단장 고철곤)이 뮤지컬 제작사 S&A와 함께 ‘뮤지컬 콘서트 오페라의 유령’을 올린다. 5일부터 7일까지 익산솜리예술회관 대공연장. ‘뮤지컬 콘서트 오페라의 유령’은 원작을 줄거리 중심으로 각색한 것. 극 중 극이나 발레 장면, 코러스들의 합창 등을 간소화시켜 1시간 30분 분량으로 압축했지만, 원작이 주는 감동과 매혹의 환타지는 그대로 살렸다.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볼 만한 남주인공 ‘팬텀’역과 여주인공 ‘크리스틴’역에는 각각 임재청씨와 신선경씨가 캐스팅됐다. 노래에 희망을 불어넣는 임씨는 화제작 뮤지컬 ‘요덕스토리’에서 ‘수용소장’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크리스틴’역을 맡은 소프라노 신씨 역시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북교향악단(지휘·예술감독 이경호)은 장중하고 호쾌하면서도 슬프도록 서정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전북실내관현악단 전신으로 2002년 재창단된 전북교향악단은 예술적·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문화혜택을 주기 위해 익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이 중심이며, 해마다 정기연주회와 청소년음악회, 시민을 위한 열린음악회, 가곡과 아리아의 밤 등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4.02 23:02

[작가가 만난 작가] 문신 시인이 만난 박남준 시인

애기똥풀꽃이 싯누렇게 핀 날이었으니 아마도 이맘때였을 것이다. 1998년 봄, 모악산 기슭에 자리한 모악산방에서 박남준 시인을 처음 만났다. 그날 나는 뜻하지 않게 시인에게서 술잔을 건네받았고 또 친필 서명본까지 얻는 행운을 누렸다. 내가 갖고 있는 시집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의 표지를 넘겨보면 ‘술 잘 마시는 날이 많기를’이라는 시인의 당부 말이 남아 있다. 그 밑에 전화번호까지 친절하게 남겨주었으니 수시로 혹은 때때로 전화를 걸어도 좋다는 허락이었을 터였다. 하지만 이후 그것들을 영영 잊고 지냈다. 술 잘 마시는 날이 아주 드물었음은 물론 전화 한 번 걸지 못했다.모악산방에서 나는 시인의 켜켜를 훔쳐보았다고 생각했다. 한때 무당이 살았다던 집에서 한 무더기의 책들과 가지런히 층을 이룬 음반들을 보며 나는 시인의 삶을 오롯하게 읽어냈다고 치기어린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니 그건 땅 위로 솟아난 풀잎의 모습일 뿐이었다. 내내 그렇게 생각해왔으니 땅 속에 감추어진 그 속내의 무늬는 아연 망연하기만 했다.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박남준 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첫 만남에서 전화번호를 얻은 이후 구 년만이었다. 내치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시인은 선선히 약속을 잡아주었다. 광주의 어느 갤러리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곳은 시인의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여서 혹여 소란스러울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덧붙여주었다.예상대로 갤러리 안에는 많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시인을 만나는데 커피숍이나 경양식집이었으면 얼마나 멋없는 일인가. 시인이 그린 그림이 전시되고 있는 갤러리는 시인을 만나기에 참으로 마땅한 장소였다.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게 된 사연부터 풀어나가게 되었다.노래면 노래, 조각이면 조각, 그림이면 그림“장작 하나를 아궁이에 밀어 넣다가 문득 나무의 무늬를 보고 말았지. 순간 어떤 스침이 있었는지 몰라. 서둘러 그 장작을 꺼내놓고 오래 그 무늬를 바라보았어.”시인은 나무의 무늬에서 어떤 생명을 읽었다고 했다. 그래서 무턱대고 무늬의 결을 칼로 터주었더니 그게 어떤 형상으로 살아났다고 했다. 아마도 오래 혼자 지내다보니 외로움은 아니고 다만 외로움 비슷한 것들이 모여 서로의 호흡을 느껴보고 싶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 후로,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심심해서’ 그림도 그리게 되었다고 했다. 시인은 심심함이라고 말했지만 어쩐지 그 말에는 외로움 비슷한 감정이 슬쩍 엿보였다. 아무렴 홀로 헤쳐 가는 세월의 강줄기에 외로움 비슷한 길동무라도 함께 해야 운치가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시를 쓰게 된 것도 외로움 비슷한 생활 탓이었을까? 거기에도 어떤 무늬의 스밈 같은 사연이 있다. 그 얘기를 꺼내는 순간만큼 시인의 눈우물이 깊어 보인 적은 없었다.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던 날이었다. 훈련 동기 가운데 한 친구가 슬그머니 다가와 ‘너에게 시 한 편을 써서 주고 싶었는데 다 쓰지는 못했다.’면서 쪽지 한 장을 건네주었다. 그때 시인의 손에는 마침 빵 봉투 하나가 들려있었는데 시인은 그것의 절반을 뚝 떼어 그 친구에게 건넸다고 한다.“바람으로 시작한 봄은 건조했다/실로 건조한 흔들림이/유난히 까치집이 많은 미루나무 숲에/비어 있다.”그때 쪽지에 적혀있던 시구를 시인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시인은 속으로 ‘나중에 만나게 되면 내가 이 시를 완성해서 너에게 주마.’라고 다짐했단다.스밈, 그 서러움이처럼 사소한 인연일지라도 스미게 만들 줄 아는 시인은 독자에게 서명을 해줄 때에도 꽃잎 하나, 들풀 한 잎을 그려 넣어줄 줄 안다. 시인이 그렇게 하는 데에는 다소 서러운 에피소드 한 자락이 깔려 있다.“언젠가 서울에서 팬 사인회를 했어. 당시 도종환 시인, 김용택 시인, 안도현 시인 등과 같이 팬 사인회를 하는데, 뭐 나는 별로 유명하지 못했는지 내 앞에는 팬들이 거의 없었어.”이 얼마나 서러운 이야기인가. 하지만 시인은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그 때를 회상했다. 줄 선 사람은 적고 시간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넉넉해서 가급적이면 한 사람이라도 붙잡고 시간을 오래 끌어볼 요량으로 정성스럽게 꽃잎을 그려주었단다. 한명 두명 그렇게 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어느 순간에는 시인의 줄에만 사람들이 몰려왔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팬 사인회가 끝나서 슬금슬금 자리를 뜨는데 책도 아니고 연습장을 찢어서 온 사람, 광고 전단지의 뒷면을 내미는 사람, 어떤 이는 팔뚝을 내밀기도 하여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꽃잎, 풀잎을 그려주었단다.시인은 이렇듯 사람들에게 스며들 줄 안다. 그래서 박남준 시인은 천상 시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시인이 원고 없이 시 낭송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그것은 내 콤플렉스 탓이지. 나는 남들 앞에 나서면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차마 원고를 볼 수가 없어. 그러니 외울 수밖에.”꽃씨들이 퍼져나가다시인이 낭송해주는 시를 유심히 들어보면 나무와 풀에 관한 이야기들이 유독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건 시인의 생활이 고스란히 스며든 흔적들이다. 지난 2003년 시인은 모악산 자락에서 경상남도 하동 악양 땅으로 거처를 옮겼다. 평생을 식물처럼 한 곳에 뿌리 내리고 살 줄 알았는데 홀연한 이사였다. 악양은 지인들이 시인 모르게 마련해놓은 거처였다.“처음으로 내 소유물을 가졌다. 그랬더니 의료보험료도 몇 천 원 올랐고, 평생 처음으로 재산세라는 세금도 내보았다.”시인은 악양 이사를 한동안 망설였다고 한다. 그 심정이 ‘이사, 악양’이라는 시에 고스란히 스며있다.“결국 남쪽 악양 방면으로 길을 꺾었다/하루 종일 해가 들었다/밥을 짓고 국 끓이며/어쩌다 생선 한 토막의 비린내를 구웠으나/밥상머리 맞은편/내 뼈를 발라 살점을 얹어줄 사람의/늘 비어 있던 자리는 달라지지 않았다……”모악산방에서나 악양에서나 시인의 맞은편은 비어 있다. 그 자리를 꽃이며 나무며 풀들이며 새소리며 별자리들이 채워주었다. 그렇지만 악양은 해가 들이치는 곳이었다. 사실 모악산방은 늘 그늘이 드리워 습습했다. 그러다보니 악양에서 쓴 시에서는 마른 풀냄새가 난다고 시인은 말했다.그 말을 듣는 찰나 시인이 전시해놓은 그림 한 점이 떠올랐다. ‘꽃씨’라는 제목이 붙은 그 아래 이런 글귀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꽃씨들이 퍼져나가 세상을 환히 물들이듯이.”아무렴, 시인의 악양행은 세상을 환히 물들이기 위함이리라. 한그루 나무 같은 시인이 모악산에 뿌리를 두고 꽃씨를 먼 남쪽 악양에까지 퍼뜨렸으니 그 행보가 범상치만은 않을 것 같다.시인과 헤어져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내내 훈훈했다. 많은 말들이 서로에게 스몄으나 이쯤에서 갈무리하고 나머지는 마음에만 담아두고자 한다. 그 말들이 언젠가는 꽃씨들처럼 퍼져나가 세상을 환히 물들이는 날이 분명 있을 터이다.박남준 시인은전시회가 끝난 뒤풀이자리에서 함께 소주를 마셨다. 시인은 소주 한 잔을 비운 뒤 살아온 내력을 주섬주섬 이야기해주었다.1957년 전남 법성포에서 태어난 시인의 본적은 강원도라고 했다. 시인의 아버지는 가난한 의료 노동자였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덕분으로 어린 나이에 병원 사환으로 들어가 주사 놓는 일 등을 배웠다. 돌팔이였음에도 솜씨가 제법 비상했던지 마을 사람들이 아버지를 찾았고 병원 원장도 그런 아버지를 전적으로 믿고 병원을 맡길 정도였다.그러던 어느 날, 놀다가 저물녘에 집으로 돌아갔더니 집안이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간첩이라는 이름으로 사위의 집을 방문했던 외할아버지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아버지가 끌려간 것이었다. 사위가 장인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딸이 아버지를, 아내가 남편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 집안이 풍비박산되는 그런 시절이었다.아버지를 면회했던 기억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 날 어머니와 서대문 형무소로 면회를 갔더니 어떤 메마른 손이 창살 너머로 시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어머니는 그 사람이 아버지라고 말해주었지만 시인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메마른 손이 아득해서 싫었다고 한다.이러한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가 시인이 사십대에 내는 마지막 시집 『적막』에 더러 나타나고 있다. 이제야 가족사를 쓰게 된 건 스스로 늙어가는 탓이라고 시인은 씁쓸하게 말한다. 그렇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보다는 어쩔 수 없었던 우리 민족사의 비극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아쉬움이 더 크단다.시인은 유소년 시절은 서울에서 보냈고 청장년 시절의 대부분을 전주에서 났다. 그리고 지금은 이십여 년의 전주생활을 접고 경상남도 하동 악양 땅에 정착했다. 하지만 지나온 행보가 그러했듯이 어느 날 불쑥 북쪽이나 동쪽으로 길을 꺾어들 지도 모른다.1984년 『시인』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은 시집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풀여치의 노래』,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적막』, 산문집 『나비가 날아간 자리』, 『별의 안부를 묻는다』, 『작고 가벼워질 때까지』, 『꽃이 진다 꽃이 핀다』, 판화에세이 『생명, 그 나무에 새긴 이름』, 여행에세이 『깊고 푸른 바다를 보았다』, 시와 에세이 『바다가 푸른 이유』등을 펴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7.03.30 23:02

[함께 떠나요] 100리 벚꽃길따라 '역사여행'

100리 벚꽃길을 따라 역사여행을 떠나보자.일본 학문의 시조로 아스카문화를 꽃피우게 한 위대한 선각자 왕인박사의 업적과 숭고한 뜻을 기리는 ‘2007영암 왕인문화축제’가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4일간 전남 영암군 일원에서 열린다.왕인 박사는 서기 405년 일본 오진천왕의 초청으로 천자문 1권과 논어 10권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아스카 문화를 꽃피운 인물로 일본에서는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왕인박사의 고향인 영암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왕인박사 춘향대제 등 공식행사 3종과 테마깃발전 ‘왕인의 숨결’ 등 기획행사 7종, 왕인학당 천자문교실 등 체험행사 6종, 영암전통민속 ‘갈곡들소리’ 등 지역문화행사 12종, 중국기예단 공연 등 공연행사 9종, 2200년 역사마을 구림스테이 등 투어행사 3종을 비롯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관심을 끌고 있다.특히 전국의 유명인사와 일본 및 중국의 자매결연 단체장 등 총 950명으로부터 1자씩을 받고 축제 관람객 50명에게서 1자씩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천자 조형물을 만드는 ‘천인 천자문 받기’ 행사는 이번 축제의 백미다.또 이번 축제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왕인박사 일본 가오’ 퍼레이드도 눈길을 끈다. 왕인공원 주무대에서 시작해 왕인로와 왕인사당을 거쳐 벚꽃길을 따라 화려하면서도 엄숙하게 진행될 행렬은 전국 각지서 몰려든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이외에도 주최 측은 ‘체험 도포제 줄다리기’ ‘도전 천자문 250계단’ ‘가족 희망 솟대 세우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충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축제를 즐길 뒤 인근에 있는 남도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월출산과 왕인박사 유적지, 도갑사, 영암호 농업박물관, 성기동 국민관광지 등을 둘러보는 것도 영암여행의 또 다른 재미다.호남의 소금강산으로 불리는 월출산은 ‘달 뜨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 그리고 남도의 향토적 정서가 골고루 조화를 이룬 한반도 최남단의 산악형 국립공원이다.소백산맥이 목포 앞 바다로 흘러가다 평지에 돌출된 잔구 형태의 월출산은 천황봉(809m)을 중심으로 산 전체가 수석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상 120m 높이에 건설된 길이 52m, 폭 0.6m의 한국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도 장관이다. 특히 서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월출산의 일몰풍경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이다.영암군 군서면 동구림리에 위치한 왕인박사 유적지는 지방기념물 제20호로 왕인박사의 자취를 복원해 놓은 곳이다.유적지 정문인 백제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일본에서 헌정한 왕인정화비가 있고 맞은편에 전시관이 있으며 문 하나를 더 들어가면 안쪽에 왕인사당이 있다. 유적지에는 왕인묘를 비롯해 유허비, 왕인박사 탄생지, 문산재, 상대포 등의 문화재가 있다.또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하면 성인을 낳는다는 ‘성천(聖泉)’이란 샘과 왕인박사가 공부했다는 책굴도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조선 세조 3년(1473년) 신미, 수미 두 왕사가 중창한 도갑사도 국보 50호인 해탈문을 비롯해 보물 제1134호인 문수동자상과 보물 89호인 석조여래좌상 등 문화재들이 많아 역사문화 탐방코스로 권할 만 하다.재래농기구 및 민속자료 4000여점이 소장돼 있는 농업박물관도 전통농업의 발자취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야외에 전통약초 및 자연학습장을 마련해 현장학습 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다.교통편은 전주를 기점으로 시외버스 이용시 광주행 버스를 탄 뒤 다시 영암행 시외버스를 갈아타면 되고 승용차는 전주-광주-나주-영암코스를 택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강현규
  • 2007.03.30 23:02

[모집]전주시청 등

▲ 전주시청 = 전주시 문화관광해설사 모집. 인원: 8명. 활동기간: 위촉일로부터 2년. 자격조건: 월 10일 이내 근무(1일 8시간) 활동비: 1일 30,000원 (토?일요일 교대근무) 접수: 전주시청 문화관광과 (직접 방문접수) 접수기간: 4월4일~6일 18시까지. 제출서류: 지원 신청서 1부, 이력서 1부, 관련 자격증 사본 1부, 관련 증빙서류 1부 ※ 문화관광 해설사?외국어 자격증 소지자 및 경력자우대 ▲ 전주시청 = 여성취업설계사 모집. 모집기간 : 3월26일~4월3일 접수기간: 4월4일~10일. 자격조건: 적극적이고 사업수행능력이 있는 30세 이상~50세 이하의 여성. 모집인원 : 전라북도 60명(전주시 6명) 접수: 여성정책과 여성정책팀. 문의: (tel)063-281-2346 ▲ 전북여성교육문화회관 = 2기 교육생 모집. 수강내용: 자동차 자가 정비교실, 산모·신생아 도우미 파견교실, 쥬얼리 코디네이터 과정, 매장관리원 교육. 모집대상: 도내 거주 여성. 모집기간: 4월2일~6월15일(11주) 접수:(tel) 063-254-3813~4, 방문접수. 온라인 접수(www.jbwc.re.kr) 수강신청 후 클릭. 접수기간: 3월30일(금)까지. 수강료: 4만4000원(시간당 1000원), 8만8000원(시간당 2000원)▲전라북도 체육회 (수영장) = 덕진수영장 및 아중리 국민체육센타수영장 회원 연중 모집. 개장시간 평 일: 06:00~20:00 (6월부터 21:00까지), 토요일: 06:00~18:00, 일요일: 10:00~18:00. 특별 프로그램 운영: 요가, 생활체조, 헬스 무료이용. 수영장 1일 이용요금(괄호안은 월 회원권) 덕진수영장(어른 2천원(4만원), 청소년·군인 1700원(3만4천원), 어린이(7-12세) 1500원(3만원), 노인(65세 이상) 700원(3만원), 장애우 1천원(2만원), 유아(6세 이하) 700원(1만4천원)) 아중리 국민체육센터(어른 3천원(5만원), 청소년·군인 2500원(4만4천원), 어린이(7-12세) 1500원(4만원), 노인(65세 이상) 2천원(4만원), 장애우 1500원(2만5천원), 유아(6세 이하) 1500원(3만원)). 단체 30인 이상 해당 기본요금의 70%. 연락처: 덕진수영장(275-4201), 아중리수영장(246-0534).

  • 문화일반
  • 미디어팀
  • 2007.03.30 23:02

인도네시아산 티크목 재료 금산사 입구서 공예품 전시

김제 금산사 주차장 입구에 인도네시아 산(産) 티크목(학술명 자띠) 등을 주 재료로 독수리와 불상 등 약 300여 품목의 각종 다양한 원목공예품 전시장이 들어서 금산사 및 모악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 잡고 있다.이달 초 개장한 이 공예품 전시장(상호 금목(金木))에 전시된 각종 공예품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티크목 등 주 재료를 구입, 현지인들이 조각하여 매장으로 보낸다.모든 작품들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작품 하나하나에 예술적인 미(美)와 조각인들의 정성이 담겨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 그야말로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우리나라 원목 공예품 전시장에서 명품이 가장 많다고 자부한다는 홍성환(54)사장은 “인근에 금산사 및 모악산 등이 있어 전시장으로 적격인 것 같아 매장을 설치했지만 사실은 보조매장이다”면서 “전국적으로 도매를 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명품이 많은 만큼 많은 사람들의 문의 및 발길이 쇄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홍 사장은 “좋은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밀림을 18시간 이상도 돌아다녀 봤다”면서 “원목 공예품은 특히 소재가 중요하며, 대부분 작품들은 전문가들이 디자인 하여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에게 지도, 많게는 1년 이상씩 작업해야 좋은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원래 세계적으로 조각의 대가는 탄자니아 민족(아프리카)과 인도네시아 발리족으로 알고 있다는 홍 사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작품 수준이 가히 수준급이어서 보는 사람들 마다 감탄을 연발 하고 있다”고 말했다.홍 사장은 특히 “열대성 나무는 천근성(옆으로 뻗는 성질)으로, 강도가 단단해 원목공예로는 그만이다”면서 “작품에 따라서는 석회 같이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사실은 나무로써 석회암 지역에서 화산재에 의해 덮여 지열에 의해 연한 부분은 소멸되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응고 된 것으로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귀띔했다.금산사를 찾았다가 전시장을 찾은 최모(46, 전주시 인후동)씨는 “원목공예품이 전시되어 있어 구경해 보니 저절로 감탄사가 연발된다”면서 “작품 하나하나가 가히 세계적인 명품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고 감탄했다.주말이나 휴일, 금산사 및 모악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번 찾아 구경해 보는 것도 괜찮은 일로, 금산사 주변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문화일반
  • 최대우
  • 2007.03.30 23:02

대사없는 댄스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생각’ 보다 ‘느낌’이 어울리는 작품. 댄스컬의 원조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온다. 31일과 4월 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댄스컬은 ‘댄스 뮤지컬’의 줄임말. 뮤지컬이되 대사가 없다. 댄스컬 속 언어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언어인 몸짓. 대중적 공연장르인 춤과 뮤지컬을 조합한 새로운 공연문화다. 2003년 초연된 ‘댄서 에디슨’의 제목을 바꾼 ‘사춤’은 기존의 공연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좀더 대중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빈’을 좋아하는 ‘선’과 ‘선’을 좋아하는 ‘준’. ‘사춤’은 춤이 어울리는 세대인 ‘준’과 ‘선’, 그리고 ‘빈’의 성장을 그린다. 사춘기에 만난 사랑과 우정이 무대 위 춤과 노래로 열정적으로 펼쳐진다. 그동안의 공연에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은 장면은 춤 배틀 장면. 강렬한 비트 위에 쏟아지는 춤꾼들의 1대1 배틀은 관객들의 심장을 두드린다. 브레이크 댄스, 플라멩고, 재즈, 현대무용, 힙합 등 배우들의 개인기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시간. 배우들 모두 춤에 관한한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음악은 ‘015B’의 장호일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나른한 봄, 왠지 모르게 몸이 뻐근하다면 ‘사춤’을 보자. 무대와 객석이 한 호흡이 된다. 관객을 무대 위로 이끌어 직접 춤을 가르쳐 주는 대목도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3.30 23:02

"그땐 그랬지" 전주역사박물관, 60년대 이전 전주사진전

역사성 현장성 기록성 예술성 등을 담고 있는 사진은 시·공간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사료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사진은 역사'라고도 한다.전주역사박물관과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가 사진으로 한 세기를 되짚어보는 전시를 마련한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의 ‘온고을씨가 들려주는 전주이야기Ⅱ-숨겨진 시간을 찾아서’와 계남정미소(대표 김지연)의 ‘鵲村 조병희선생님을 기리며’. 역사박물관의 사진전은 지난해 전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1960년대 이전 전주관련 사진’들이며, 계남정미소의 것은 한 세기를 살다간 개인의 역사이자 시대사이다.△숨겨진 시간을 찾아서전주역사박물관은 수집된 4000여장 중 230여장을 추려 선보인다. 전주의 옛 모습과 당시 전주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수 있는 사진들로 골랐다. 일제시대 전주시가지 전경과 용머리고개 아중리 중앙동 다가동 등의 전주시내 곳곳의 풍광사진이 현재의 모습과 함께 보여진다. 옛 장례풍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있다. 전주최씨 장례행렬 사진이 설명과 함께 34장 전시된다.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들의 모습도 선보인다. 건물뿐 아니라 수업광경, 여가활동 등의 모습도 남겨졌다. 전동성당과 서문교회 완산교회 등 종교시설과 선교사들의 의료 교육활동 관련 사진들도 모아졌다. 객사와 경기전 한벽루 풍남문 등 주요 문화유산과 전주시민들의 여가장소가 됐던 덕진공원과 다가산 전주천 오목대 등도 사진으로 옛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이동희관장은 “사진을 통해 전주와 전주인들의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사진전을 계기로 전주의 역사성을 모티브로 새로운 문화컨텐츠개발을 모색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사진전은 30일 오후 2시에 개막하며, 5월 20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작촌 선생님을 기리며1910년 충남 강경에서 태어나 5살때 전주로 이주, 2002년 생을 마감한 작촌 선생은 향토사학자이자 시조작가였다. 전북의 어른으로 추앙받은 선생은 사진마다에 당시 배경과 함께 한 인물 등을 꼼꼼히 기록해 두는 습관이 있었다. 김지연씨는 “한 개인의 일생을 통해 다양한 사회사적인 모습을 찾기가 어려운데 작촌선생의 사진은 다양한 사회상을 보여준다”며 “이번 사진전은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생활을 재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은 작촌 선생 생전에 보여준 사진들을 스캔받은 것들이다. 가족 친지 친구들의 일상적인 모습뿐 아니라 결혼 장례 등의 생활풍습, 또 전북대학과 금융조합 재직시절의 모습 등도 남아있다. 전주 금암동, 서울 흑석동, 창경원 등의 옛 모습도 추억해 볼 수 있다. 8월31일까지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계남정미소(wwwjungmiso.net)에서 전시가 열린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7.03.30 23:02

[전시속으로]전주구경 등

전주구경4월1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주시가 전통공예의 상품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 선자장 이기동의 합죽선, 악기장 고수환의 가야금, 소목장 조석진의 목가구, 선자장 조충익의 태극선, 옻칠장 이의식의 옻칠 생활용품, 침선장 최온순의 전통의복, 악기장 최동식의 거문고, 소목장 김재중의 전통책상, 한지발장 유배근의 한지발이 전시되고 있다. 전통공예 명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 여목회 '문인화전'4월5일까지 전북예술회관방의걸 한국화가 지도를 받고 있는 여목회의 두번째 그룹전. 고요하면서도 깊은 묵향이 배어나는 문인화를 선보인다. 김영자 문연남 방귀자 최은숙 황명주씨가 참여하고 있다.봄 나드리전4월26일까지 익산 현대갤러리익산 현대갤러리가 마련하고 있는 ‘2007 함께하는 美-릴레이전’. 기원진 김중수 박태평 성혁진 배원호 송재영 이주원 조은숙 채연석 최현실씨가 참여하고 있다. 전주의 향기4월30일까지 전주 갤러리 공유갤러리 공유의 두번째 기획전. 전주의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는 작가들을 초청했다. 서희화 이경태 이흥재 전량기 지용출 차유림씨가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전주의 모습을 설치와 사진, 평면작업으로 보여준다. 작가들은 전주의 전통성에 관심을 보였다.

  • 문화일반
  • 미디어팀
  • 2007.03.3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