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향 교수의 재밌는 문화재] 김제 벽골제
문화재보호법에서 정한 문화재에는 지금까지 살펴본 유형문화재(국보 · 보물), 무형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 민속자료(중요민속자료) 그리고 기념물이 있다. 기념물은 다시 사지(寺址), 고분, 패총, 성지(城址), 궁지(宮址), 요지(窯址), 유물포함층 등의 사적지(史蹟地)와 특별히 기념이 될만한 시설물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큰 것이 있다. 또 이와 달리 동물, 식물, 광물, 동굴, 지질, 생물학적 생성지 및 특별한 자연현상으로서 역사적, 경관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큰 것들을 대상으로 하는 천연기념물이 있고 예술적 경관적 가치가 큰 경승지도 기념물에 포함되어 있다. 이 개념에 따르면 기념물에는 자연적인 것과 문화적인 것이 포함되어있으며 자연적인 것들은 명승, 천연기념물 등으로, 문화적인 것은 사적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각종 기념물중 사적 111호로 지정된 김제 벽골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저수지를 구성하는 제방의 하나로 삼국사기에는 백제 비류왕 27년(330)에 해당되는 신라 흘해왕 21년에 쌓았다고 하는데 김제군 부량면 포교리에서 월승리에 이르는 약 3km의 제방이 남아 있다. 발굴조사에 의하면, 본디 제방의 높이는 6m 내외이고 밑변 너비는 23m 내외였으며 축조 시기는 문헌기록 보다 앞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방 시설로는 3곳에 있는 수문지가 있는데 중앙에 있는 수문지에는 높이 5.5m인 2개의 돌기둥을 4.2m 간격을 두고 세우고 마주보는 돌기둥의 안쪽 면에 폭 20㎝, 깊이 12㎝의 세로로 홈을 만들고 나무 판을 끼워 흘러내리는 물의 양을 조절하도록 하였다. 1998년 건립된 벽골제수리민속유물전시관이 있고 장생거 동쪽에는 조선시대에 세운 벽골제비가 있다. 우리 지역에는 사적으로 벽골제 외에 경기전, 익산 미륵사지, 부안 유천리 도요지, 부안 진서리 도요지, 고창 지석묘, 고창읍성, 남원 광한루, 정읍 황토현전적지 등이 있다. 또 고창군 삼인리의 동백나무 숲, 송악, 진안 은수사의 청실배나무, 임실 관촌면의 가침박달나무 군락, 산개나리군락, 정읍 내장산의 굴거리나무 군락, 부안 격포리의 후박나무 군락, 익산 천호동굴 등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문화재에 문화유산만이 아니라 동식물, 광물 그리고 명승 등 자연적인 것까지를 포괄하는 것은 유네스코에서 보호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는 세계유산에 문화유산 외에 자연유산이 포함되어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