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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공연·전시·행사

공연△ 창작타악으로 정월을 여는 한벽예술단 전통문화센터 한벽예술단(단장 양진환)이 창작타악 '파랑새'와 '운우풍뢰'로 새해 시작을 알린다. 10일·11일·14일·15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현 시대의 모습을 동학(東學)을 소재로 풀어낸 '파랑새'는 현실에 찌든 삶에서 벗어나 이상을 찾고 더 나은 풍요로운 삶을 지향하는 희망적인 메시지. '운우풍뢰'는 구름이 모여들어 단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며 벼락이 내리는 자연을 소재로 한 타악연주 작품이다. 한벽예술단 단원들과 유승열(전주시립국악단 수석) 최형범(밴드 KleinBlue 맴버) 서인철(도립국악원 관현악단원) 김미정(해금연주자) 양옥란(임실국악협회 민요부 교수) 고정석(원광대 국악과) 송하중(타악연주자) 채윤미씨(전북대 무용학과)가 협연한다. 063)280-7006/최기우기자 △ 2004 전북은행 가족과 함께 하는 신년음악회9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모악당. 소프라노 김보경·김원정·정수희씨와 테너 김남두·신선섭, 전주시립교향악단, 전주풍남초등학교 합창단이 출연한다. 063)281-2748 △ 이무지치 전주공연10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 이탈리아의 명문 산타 세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12명의 음악인들로 구성된 '이무지치'의 전주 내한공연. 비발디 사계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063)270-8000 △ '푸치니의 오페라 이야기'13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오후 4시 아중문화의집 2층 문화공연장. 전주 아중문화의집의 1월 테마여행. 상영작품은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관람은 무료다. 063)241-1123△ 서울KBS국악관현악단 연주회. 14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임평용씨가 지휘하며, 7명의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전국 순회연주회의 한 여정. 063)270-2089△ '강아지 똥'14일(오전 11시·오후 2시30분)과 15일(오전 11시·오후 2시30분/7시) 소리전당 연지홀. 권정생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순진하고 영롱한 아이들의 눈망울 같은 연극.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 똥조차 민들레를 키워내는 거름으로 아름다운 민들레꽃을 피울 수 있는 소중한 영혼이라는 걸 보여주는 넌버벌 퍼포먼스다. 063)273-4823~4△ '꽃다방 블루스'15일과 16일 오후 7시 전주덕진예술회관. 전주시립극단.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결혼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농촌의 아픈 현실을 시골의 순박한 풍경처럼 구수하게 풀어낸다. 맛깔 나게 착착 달라붙는 언어가 특징. 063)275-7044△ 뮤지컬 '블루 사이공'16일(오후 7시30분)과 17일(오후 4시·7시 30분) 소리전당 모악당. 리얼하고 스펙타클한 전투장면과 베트남의 민속축제인 환상적인 5백여개의 제등행렬과 베트남의 이국적 무대. 블루사이공의 열정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테마곡은 관객의 가슴을 한층 아리게 한다. 063)273-4823 △ ㈔호남오페라단 성악발표회 16일 오후 7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이태리 스칼라 주역가수이며 베르디 음악원 교수로 있는 안나 마리아 피졸리교수의 마스터 클래스를 수료한 국내 오페라 음악인들의 성악발표회. 063)288-6807 △ 제2회 CAMERTA연주회 17일 오후 4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CAMERTA성악회 주최. 성악을 전공하는 대학생 10여명으로 구성된 CAMERTA성악회의 음악회. '사랑'을 주제로 한 오페라곡을 들려준다. 011-9648-5869 행사△ 전북펜작촌문학상 시상식10일 오후 4시 전주 민촌아트센터. 주최 (사)전북펜클럽. 올해 작촌문학상은 김정웅 시인이 수상했고, 제1회 전북예술문학상 수상자는 형문창 소설가. 시상식이 끝난 뒤 민촌가든에서 축하만찬이 열린다. 063)276-0701△ 제5대 한국예총 전주지부장 선거 10일 오전 11시 전주덕진예술회관. 최무연 한국음악협회전주지부장(52)이 단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각 협회에서 5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해 열린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료식 및 진선미 예술제10일 오후 2시 전북예술회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생들의 진선미 예술제. 생활음악·다도·구연동화·수필창작·댄스스포츠·유아국악·스피취 기법과 변론·기타반 등이 참여하는 풍성한 발표회다. 이날 수료식도 함께 열린다. 063) 288-0022 전시△ 문인화 전시회9일부터 15일까지 전라북도학생종합회관. 전북초등문인화연구회(회장 고정완)의 두번째 전시. 기품있는 붓글씨와 문인화가 찬 계절과 어울린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만나 실력을 쌓아온 성실한 모임이다. 회원 30여명이 참여한다. 017-642-4163 △ 중등 교원 사진 전시회9일부터 15일까지 전라북도학생종합회관. 전북중등교원사진연구회(회장 강택수)가 10주년을 맞았다. 초등학교 운동회나 실험하는 모습 등 학생들의 모습을 필름 안에 담았다. 현·퇴직 교사 40여명이 참여한다. 016-9250-1629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4.01.09 23:02

비발디의 '사계' 전도사 이무지치 전주공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온 몸으로 느껴지는 진한 우수와 강렬한 속삭임은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무지치'(I MUSICI)가 아니면 표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만큼 이들의 연주는 바로크 음악의 핵심을 살려낸다. 그 실내악단이 전주에서 연주무대를 갖는다(10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 이무지치는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The Musicians)이라는 뜻. 1952년 이탈리아 명문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출신 12명(바이올린 6명, 비올라 2명, 첼로 2명, 더블베이스 1명, 쳄발로 1명)으로 창단한 이 실내악단은 "바로크 음악의 참 맛을 들려준다”는 토스카니니의 격찬 속에 '바로크 음악의 사도'로 급성장해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바로크의 사도로서 당당하게 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을 새 단원으로 받아들인 80년대 이후부터 고전과 낭만주의 음악은 물론, 현대음악까지 레퍼토리를 넓히며 젊은 활력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이무지치의 매력은 이탈리아인 특유의 아름답고 쾌활한 기질과 수준 높은 연주를 통해 드러나는 정밀한 앙상블, 마음껏 노래하는 선율미, 풍요로운 음량과 색채감 등이다. 지난해 화려한 한복차림으로 '정상의 화음'을 담아낸 창단 50주년 기념 세계 순회공연을 포함해 1975년이래 아홉 번째인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사계' 외에도 차이코프스키의 '엘레지', 바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춤곡',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등을 들려준다. '가고파' '청산은' 등 특별히 준비한 한국가곡 연주는 더 기대된다. 뉴욕 성악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소프라노 이윤아씨가 함께 한다. 8만원부터 1만원까지 티켓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음악전공자라면 꼭 경험해보길 권한다. 문의 063)270-8000/7842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1.09 23:02

9일부터 '메소포타미아, 잃어버린 문명 展'

5천5백년전 인류 최초 문명의 태동이 오늘에 되살아난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 메소포타미아. 외부와의 교섭이 빈번해 개방적이고 능동적이었던 이 지역 문화는 화려하게 피어나 세계 문명 발달의 첫걸음이 됐다.JTV 전주방송과 한국소리문화전당이 전쟁과 분쟁으로 얼룩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서남아시아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전주로 옮겨놓는다. 9일부터 3월 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시실에서 열리는 '메소포타미아, 잃어버린 문명 展'. 전시장 입구에 세워진 메소포타미아 도시의 바벨탑을 지나면 인류 최초의 흔적과 역사들이 시간흐름에 따라 펼쳐진다. 상형문자에서 발전된 쐐기문자와 바퀴가 달린 수레, 60진법과 천문지식 등을 바탕으로 형성된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사진자료 등을 통해 보는 현재 메소포타미아(이라크·터키·시리아 지역) 모습, 전시의 역사적 의의와 예술적 가치를 되새기는 마지막 문을 통과하면 찬란했던 최초 문명으로의 여행이 끝이 난다. 인류 최초 도시 수메르의 생활모습을 담은 도구, 경제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인장, 쐐기문자로 기록된 각종 점토판, 도덕률을 정해놓은 인류 최초의 법전과 함무라비왕의 업적 등 유물 전시와 함께 그래픽 입체구성으로 중동 유적지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낸다.고가의 진품 유물이 전시되는 만큼 파손에 대비한 보험 가입이나 운반상 주의·보완장치, 쇼케이스 규격도 엄격하게 제작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과 지혜를 소개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전'은 체험행사도 풍성하다. 최초의 도장 인장과 최초의 문자 쐐기문자판을 만들어보고,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이야기 속으로'역사도서관도 운영한다.이번 전시에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 시대 연장 5백여점, 신상 15점, 인장 45점, 토기 10점, 조각과 부조 30점, 점토판 80점, 장신구 5점, 석기 15점 등 메소포타미아 전역의 진품 유물 총 7백2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월요일 휴관), 어른 6천원·청소년 5천원·단체 4천원. 문의 063) 270-7845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08 23:02

창작활성화 사업 연속 지원받은 호남오페라단

"비법이 따로 있나요. 좋은 작품이 정답이죠. 창작 과정에서 작가·작곡가와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단원들의 노력도 큰 역할을 해냈죠.”한국문화예술진흥원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에서 2002년 '동녘(대본 진철우·작곡 이철우)'과 2003년 '춘향(대본 김정수·작곡 이철우)'으로 각각 6천만원·7천만원의 창작지원금을 연거푸 받은 호남오페라단 조장남 단장이 들려준 창작지원 노하우다. 비법(?)을 묻자 조장남 단장은 "우리 음악 소재를 활용한 '국적있는 오페라'만들기가 주요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2002년 10월 전주에서 초연, 사후지원으로 작년 3월 서울 공연을 열었던 '동녘'과 사전지원작으로 선정돼 지난해 가을 소리축제 국내공식초청작이었던 '춘향(8월 서울 공연 예정)'은 우리 음계와 가락·민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조단장을 비롯해 단원 모두 "우리 정서에 맞는 오페라, 서양 오페라 그릇에 한국적 소재를 담아야 세계인도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생각이다. 오페라의 경우 종합검토를 위해 1차 대본심의를 통과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2차 악보 등을 심의한다. 1·2차 심사를 거쳐 최종심의에 오르기 때문에 작품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단원들이 조금 힘들고 결손액이 생기더라도 작품 수준을 높이는데 치중했었습니다.”조단장은 창작에는 당연히 어려움이 따르고, 그런 과정을 거쳐야 작품도 생명력을 얻는다고 말했다.호남오페라단은 1986년 창단,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지방 오페라의 중앙 무대와 세계 진출 발판을 마련해 왔다. 9월 공연 예정 '동정부부 요한 루갈다'를 창작중이며, '라보엠'을 한국과 이태리 합작 공연으로 준비중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07 23:02

전주시립교향악단 9일 '새해 첫 음악회'

고운 선율에 새해의 희망과 꿈을 실어 전하는 신년 음악회가 공연된다.전주시립교향악단이 9일 오후 7시30분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여는 '새해 첫 음악회'. 전주시와 (사)마당(이사장 정웅기)이 공동 주최하는 무대이다. '희망을 드립니다'를 주제로 '눈의 나라' 러시아 음악과 동요가 어우러진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중 '꽃의 왈츠'와 '로코코풍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첫 무대를 연다. '꽃의 왈츠'는 차이코프스키의 왈츠곡 중 널리 알려진 곡. 비올라와 첼로, 콘트라바스의 반주에 맞춰 4개의 혼이 요정의 현란한 춤을 고스란히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로코코풍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는 첼로 유망주 양지욱씨가 협연한다. 황을련 차형균 이희덕 정명화씨를 사사한 양씨는 2000년 중앙일보 콩쿨 3위, 2002년 해외파견 음협콩쿨 1위, 제13회 서울신인음악콩쿠르 금상을 잇따라 수상하는 등 곡 해석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청아한 목소리로 무대를 채울 동요는 CBS전북방송소년소녀합창단(지휘 윤영문)이 작곡가 한운학씨(전주시향 수석단원)의 곡 '여름은 좋아' '홍시' '설날'등을 합창한다. 전북초등교원관현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씨는 동심을 일깨우는 동요 등 가곡 창작활동에 열중하고 있는 트럼본 연주자이자 작곡가다. 전주시향은 관객들이 새 해를 힘차면서도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스페인기상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07 23:02

아마추어 화가들…온고을 시민대학작품전·마이예원전

겨울 찬바람과 함께 기성작가들의 전시가 소홀한 요즘, 아마추어 작가들의 힘찬 도전과 신선한 감각들이 썰렁한 지역 화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온고을시민대학 작품전시회와 마이예원전.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대부분 각각 전주시와 시립도서관, 진안군에서 마련한 지역민을 위한 평생학습을 통해 미술을 처음 접했다. "사정이 여의치않아 배우고 싶은 마음도 접고 살았다”며 수줍게 첫 전시를 열었지만, 정성스레 완성한 작품들은 소박한 아름다움과 설레임이 가득하다.학생들의 일년 노작들로 매년 작품전시회를 열어온 온고을시민대학의 전시는 올해로 다섯 번째. 바르게 써내려간 붓글씨와 여백과 정갈한 멋이 살아있는 문인화, 세련된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서양화, 실용성과 조형성을 고려한 생활도예 등 수없이 같은 작업을 반복했을 고된 과정과 즐거운 노력이 함께 담겨있다. 서예·수묵화·서양화·생활도예 등 80여점이 출품됐다. 마이예원(회장 강정만)은 진안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서양화가들의 모임이다. 전주로 진출해 2년만에 여는 첫 전시는 주로 진안의 풍경과 일상들을 푸근하게 보여주고 있다. 꾸밈없는 순수함과 유화 작업의 은은한 멋이 살아있다. 지도강사로 참여한 정미경씨는 "문화적 관심도나 혜택에서 비켜난 지역이라고 생각했지만, 배우려는 호응도나 실력들이 그대로 사장시키기에 아까울 정도”라며 의욕적인 아마추어 작가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05 23:02

[작가의 공간]미술가들의 공간

글쓰는 이들의 공간예술을 하면 배 곯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 작가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했지만, 대부분 경제적 이유로 개인 작업실을 갖기 어려웠다. 학교 뒷 뜰, 다락방 일지라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공간에서 작가들은 가장 예민한 감성으로 그 곳에 파묻힌다.미술평론가 구혜경씨 말처럼 작가들에게 작업실은 '자기 울타리'. 부안에서 작업하는 도자공예가 이종창씨는 작업실을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하는 땅'이라고 표현한다. '더 낮게 더 높게' 비교적 경제적 부담이 적은 지하실과 건물 옥상의 가건물은 작가들의 대표적인 작업실이다. 한국화가 이철규·김봉선씨는 아파트 지하에 작업실을 가지고 있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재밌다는 서양화가 김영란씨는 중화산동 건물 옥상에 작업실을 꾸렸다.세상의 가장 낮은 곳, 지하 작업실의 작가들은 때로는 눅눅한 습기와 칙칙한 공기로부터 지하 탈출을 꿈꾸기도 한다. 색의 왜곡현상을 가져오는 어두운 채광이나 인공 조명을 피해 가장 정확한 색을 볼 수 있는 자연광을 찾아 지상으로 나온다. '도심과 자연'작가들은 자신이 다루려는 것들과 가까워질 때 그 대상과 합일되고, 표현도 정확해진다. 현대적 감각을 추구하는 작가들은 주로 도심에서 작업하고 원초적인 자연에서 심상과 모티브를 얻는 작가들은 도시로부터 멀어지고 싶어한다.미국 유학을 막 마치고 돌아온 서양화가 오미아씨는 전주 시내 에프샵 맞은편 옥상 가건물에 둥지를 틀었고, 한국화를 전공한 임대준씨는 중앙동 웨딩거리에 입구가 굉장히 좁은 작업실을 가지고 있다. 망망대해 작은 섬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한 가운데 자신만의 조용한 공간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전공따라 작업실 선택도 다르다. 부피가 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조각가들이나 전통가마에서 도자기를 구워내는 공예가들은 넓은 공간을 찾아 시외로 나간다. 작업실 주변은 그들이 내놓은 작품들로 그 자체가 자연과 어우러진 하나의 전시장이 된다.'작업실 동거'와 '독특한 공간'개성 강하고 감성이 예민한 작가들은 개인 공간을 원하지만, 경제적 이유나 합동작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작업실 동거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 서로의 작업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곧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때 고보연 서희화 신명식씨는 시골 돼지 축사를 개조해 작업실로 함께 이용했던 적도 있다.돼지 축사처럼 농협 창고나 마을회관 등 독특한 공간을 작업실로 이용하는 작가들도 많다.미술을 전공한 전주대 영어 강사 존. 톨만씨는 진북동 누에 저장 창고에 작업실을 차렸다. 최성태·김중수씨는 집과 작업실을 오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집 2층을 개인 작업실로 쓰고 있다. 학교에 재직중인 교수나 교사들은 작업실 대신 학생들의 실습장 한 켠을 이용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하교한 뒤나 방학을 이용, 집중적으로 작업한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03 23:02

[작가의 공간]순창 동계 구미리의 송만규 화가 작업실

번잡한 도심을 떠나 산골마을을 찾아든 화가는 행복했다. 혼자가 된 공간, 철저하게 외로워졌으나 어느때고 침묵하고 싶을때 침묵할 수 있고, 대나무 숲에서 사각거리는 바람소리 방문 열면 머뭇거림 없이 문턱 넘어오는 소통의 삶이 좋았다. 화가는 이곳에서 두번의 봄과 겨울을 났다. 그 사이 섬진강변 아름다운 풍경들은 계절을 담아 생명을 얻었다. 화폭 속 풍경들이 살아나 숨을 쉴때 화가는 비로소 자연의 존재에 눈뜨게 되었다. 화가 송만규(48)의 작업실은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에 있다. 나지막한 뒷산, 흙담과 돌담이 이어지는 구미마을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화다. 고려말에 형성된 이 마을은 6백년 전통이 숨쉬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 예전에는 3백가구가 넘는 큰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3분의 1로 줄었다. 전주 풍남동 동학혁명기념관 지하에 작업실을 얻어 5년동안 지냈던 그는 아는 스님의 소개로 구미마을의 작업실을 얻었다. 큰돈 들지 않았다. 집주인은 오랫동안 비어둔 살림집에 화가가 들어오겠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반가워했다. "늘 꿈꾸었던 공간이었어요. 흙담과 마당, 뒤편의 대나무 숲, 꼬불꼬불 이어지는 골목길까지 그 모두가 마음 설레게 했습니다. 아내와 두딸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기와를 얹은 한옥 두채, 그의 작업은 윗채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서까래를 훤히 드러낸 작업실은 구들장에 기름얹힌 장판을 발라 온돌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아래채는 밥짓고 쉬고 자는 공간이지만 한밤중 잠에서 깼을때는 곧바로 작업 공간이 된다. 공간은 분리되어 있으되 작업실은 따로 있지 않다.새벽녘, 눈을 뜨면 화가는 스케치북과 연필을 들고 집을 나선다. 마을에서 십리쯤 떨어진 장구목까지 걷거나 차로 달려 새벽강에 이르면 안개 자욱한 섬진강 물줄기는 화가를 맞아 서서히 눈을 뜬다. 두번의 사계절을 거치는 동안 그가 만났던 새벽강과 강으로 이르는 길위 풍경들은 모두 화폭에 담겼다. 손바닥 몇개면 가릴수 있는 작은 풍경으로, 혹은 10미터에 이르는 대작으로 태어난 풍경들을 서울과 전주의 관객들은 오는 6월 도심의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일상과는 분명하게 분리된 형태로 이루어졌어요. 그러나 지금은 일상 그 자체가 온전하게 그림으로 가는 행위입니다. 화가로서 더이상 행복할 수 없지요.”길이 새로 나 전주에서 1시간 30분이면 족히 도착하지만 그는 가능한 전주와 구미마을을 오가는 일을 경계한다. 70년대부터 문화운동의 현장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그가 온전한 화가로서의 자리를 다시 찾은지 10여년. 세상일을 밀쳐두고 작업에만 전념하는 일이 아직도 쉽지 않아 스스로 마음 추스리기 위한 방편이다.화가는 창작이란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때 비로소 뜨거워졌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구미마을 낯선 공간 속으로 들어가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 전시·공연
  • 김은정
  • 2004.01.03 23:02

이근녀·강송대·강은주씨 음반 '진도아리랑' 출시

'남도 황토 밭이랑에 너풀거리는 여인의 머리수건 마냥 살랑이는 맛도 있어야 하지만, 추사체(秋史體)의 힘차고 굳건한 맛도 있어야 제 소리'라는 진도아리랑. 3대를 잇고있는 소리꾼 이근녀·강송대·강은주씨가 아무나 부를 수는 있지만 아무나 잘 부를 수 없는 진도아리랑을 남도 정서가 물씬 풍기는 성음으로 풀어냈다.신나라레코드가 발매한 '진도아리랑'. 아리랑의 생명력과 깊은 속맛이 살아있는 진도아리랑 60여수가 담겨있다. 올해로 아흔살이 된 이씨는 20여년전 일제시대 아리랑 복각 CD 발매기념으로 열었던 '팔도아리랑'공연 때보다 기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듣는이를 제압하는 힘있는 성음은 그대로다. 이씨가 녹음과정에서 말한 진도아리랑의 뿌리에 대한 증언도 큰 소득이다. 이씨가 열다섯무렵 진도출신의 대금 명인 박종기씨가 진도아리랑을 처음 만들었다는 것. 진도아리랑의 독특한 후렴구 '아리랑 응- 응- 응- 아라리가 났네'는 대금 가락 특유의 냄새를 풍겨 설득력을 얻는다.이씨 소리의 생생한 대를 잇고있는 장녀 강송대씨와 증손녀 강은주씨. 상청이 좋고 성음에 한이 배어있는 강송대씨는 2001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34호 남도잡가 부문 예능보유자로 지정됐고, 강은주씨는 '짠짠하게 걸어 넘기는 목 구성이 예쁘다'는 평을 받고있는 젊은 소리꾼이다.오랫동안 진도 연행공간에서 함께 해온 김오현(장고) 정해완(대금) 서영호(아쟁)씨가 반주자로 참여해, 창자의 성음과 목구성을 그대로 살려주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3.12.3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