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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공연·전시·행사

공연△ 한벽루 소리산책 3231일과 2월 1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사)전통예술단 '영산' 단원들이 출연한다. 대금과 신디사이저의 2중주로 편곡한 MBC드라마 '대장금' 주제가, 25현 가야금 독주곡 '도라지', 연희극 다시래기의 오프닝 노래, 해금과 피아노의 2중주로 편곡된 '엄마야 누나야' 등 독특한 음악을 선보인다. 문의 063-280-7006∼7△ 해설이 있는 판소리 1223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시민교육관 경업당. 유영애 명창 문하생 첫 시간. 허은선씨(남원민속국악원 성악부 단원)가 흥보가 중 흥보 매 맞는 대목부터 집터 잡아주는 대목까지와 제비노정기부터 셋째 박 타는 대목까지 들려준다. 고수는 조용복씨(남원민속국악원 기악부 단원). 해설은 도립국악원 류장영 국악관현악단 단장이 맡는다. 063)280-7000~1△ 인형뮤지컬 '인어공주'4일 오후 2시·4시 소리전당 모악당. 안데르센의 동화가 화려한 인형뮤지컬로 변신했다. 보통 인형극이 좁은 무대에서 줄·막대·그림자로 효과를 내는 것과 달리, 장르를 넘나드는 여러 조정기법과 15개의 막이 사용되는 웅장한 스케일로 재미를 선사한다. 50년 전통의 중국 북경인형예술극단이 출연한다. 063)270-8000△ 전통예술여행 - 한벽예술단 상설무대4일과 5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전통문화센터 한벽예술단(단장 양진환)의 상설무대. 설장고와 판소리 '심청가 中 심봉사 황성가는 대목', 한국무용 '태평무', 기악합주 '남도굿거리'와 '신뱃노래', 민요 '육자배기' 등을 들려준다. 김주형(해금) 서인철(태평소) 양옥란(민요) 변은정(무용) 등이 객원 출연한다. 063)280-7006~7△ 전주시립국악단 123회 정기연주회 5일 오후 5시 전주덕진예술회관. 전주시민과 함께 하는 대보름 달맞이 놀이. 선반, 부채춤, 화초사거리, 장고춤, 산조합주, 달맞이 노래, 강강술래 등으로 구성됐다. 063)281-2766△ '우리 마을에 달 떠온다'5일 오후 5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 국립민속국악원 정월대보름맞이 기획공연. '달하 노피곰' '달의 기원' '흥겨운 마을' '달맞이' '만월' 등 대보름날 하루의 흔적을 따라가는 기획이 돋보이는 무대다. 관객에게 부럼을 나눠주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된다. 063)620-2333△ "가세, 달맞이 가세”5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도립국악원 3개 예술단이 마련한 정월대보름 맞이 무료 공연. 비나리와 독무 '기원 살풀이', 창작무용 '달맞이' 등으로 흥겨운 시간을 연출한다. 특별 출연하는 오정숙 명창의 '춘향가 중 어사상봉막' 대목과 도립예술단원들이 '흥부 박타는 대목'을 단막극으로 엮는 무대는 특히 기대된다. 063)252-1395△ 판소리오페라 '달아 노피곰 도다샤'7일과 8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 백제여인의 숭고한 사랑이야기. 한 여인이 행상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끝내 망부석이 되었다는 백제가요 '정읍사'를 전주소리오페라단(단창 우희택)이 판소리오페라로 구성한 작품. 지난해 대공연작품제작지원사업(음악 부문)을 통해 2천만 원을 지원 받았다. 063)225-0011전시△ 2004 퀼트 봄나들이2월 8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한 땀 한 땀 정성과 수고로 만든 퀼트 작품들이 봄 나들이에 나섰다. 열두조각을 이어 붙인 회원들의 공동작품은 해파리와 불가사리가 살아있는 바다 속 풍경과 산과 꽃 등 자연을 소재로 한 바탕 위에 나뭇잎 문양의 바느질이 섬세한 작품. 퀼트 담요와 가방·옷·쿠션 등 실용적인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31일과 2월 4일 퀼트강좌도 진행된다. 063) 285-4403 △ 도량형,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31일부터 2월 29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재래농기구·도량형기 및 셈도구·농산물검사용품 등 1백여점을 전시한다. 됫박과 잣대·저울이 주축을 이루는 도량형기와 전래 농기구를 함께 전시, 선인들의 계량과 계측의 지혜를 배우고 농경문화의 소중함을 전한다. 성균관대 하원호 교수의 초청특강 '됫박과 잣대의 역사'가 31일 오후 2시 열린다. 063) 228-6485△ 문미영 개인전 'Woven Form-harmony'2월 4일부터 10일까지 서신갤러리. 전주대 문미영 교수의 여덟번째 개인전. 섬유를 소재로 만든 예술세계가 신비롭다. 추상적 무늬를 바탕으로 적절한 색의 대비, 촘촘히 엮은 표현방식 등이 독특하다. 063) 255-1653 △ 메소포타미아, 잃어버린 문명 展3월 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시실. 인류 최초 도시 수메르의 생활 모습을 담은 도구, 지금의 도장과 같은 인장, 쐐기문자로 기록된 각종 점토판 등 인류 최초의 흔적과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유물 등을 전시한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살아숨쉬는 전시. 063) 270-7845△ 신비의 한지, 일상에서의 만남3월 7일까지 팬아시아종이박물관 기획전시실. 단아한 전통적 한지가 현대적 세련미를 살려 웨딩드레스와 파티복 등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한지로 만든 일상복은 관람객들이 직접 입어볼 수 있고, 한지패션쇼 영상과 자료 등도 감상의 즐거움을 더한다. 팬아시아종이박물관 개관 6주년 특별기획전. 063) 210-8114 행사△ 제9회 신곡문학상 시상식31일과 2월 1일 대전 유성홍인호텔. 올해 신곡문학대상은 정호경씨의 수필집 '폐선', 신곡문학본상은 김애자씨의 '숨은 촉'과 양미경씨의 '외딴 곳 그 작은 집'이 수상했다. 주최 수필과비평사(발행인 서정환)·수필과비평작가회의(회장 안재진). 063-275-4000/042-822-2000△ 사단법인 마당 제3차 정기총회7일 오후 3시 아중문화의집 3층 다목적실.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이란 이름으로 지역문화의 지킴이 선언을 한지 2년.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올해 사업계획을 꾸리는 시간이다. 063-273-4823∼4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4.01.30 23:02

한국무용가 고명구씨 우리민속 한마당 공연

한국무용가 고명구씨(43, 한국무용협회 익산지부장)가 국립민속박물관이 마련한 2004 관람객을 위한 우리 민속 한마당에 초청됐다. 31일 오후 3시 국립민속박물관 강당에서 열리는 '고명구의 춤'.장삼 소매를 놀리어 이뤄지는 율동미가 엄숙하면서도 절제된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영숙류 승무(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는 풍부한 예술성·다양한 춤가락이 심오한 내면의 멋과 흥을 품어낸다. 흩어진 가락을 모아 만든 즉흥 형식을 띤 '호남산조'는 진양에서 자진모리까지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몰아가는 춤의 선율이 매력적. 최현선생으로부터 4대 명작무 중 하나인 '비상(飛翔)'을 사사받은 고씨는 여백미의 고고함과 자유 분방함을 살려낸다. 덧배기 춤을 골격으로 당기는 맛과 풀어버리는 멋이 일품. 호남춤 연구회 선임위원 강예나씨와 고씨의 제자들도 함께 무대에 올라 '한영숙류 태평무' '이매방류 살풀이춤' '삼고무'등을 춘다.서울·경기지역, 전라도, 경상도 등 다양한 지역에 뿌리를 둔 춤을 한자리에 모은 이 무대를 고씨는 "지역 특성이 녹아있는 춤사위를 만날 수 있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호남춤 연구회 선임위원·벽파춤 연구회 간사로 활동 중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30 23:02

30일 故 김광석 추모 콘서트

통기타 하나로 90년대를 음미했던 음유시인 김광석. 지난 6일은 아직도 어느 극장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노래하고 있을 것 같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8년째 되는 날이었다. 그가 세상의 저편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고 있을 거라고 믿는 그의 팬들은 그의 노랫말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거리에서' 부분)과 같이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2002년 12월 김광석 추모 콘서트를 열었던 인터넷카페 '뮤지션클럽'(http://cafe.daum.net/musictionclub)과 포크가수 김대훈씨가 전주삼천문화의집(관장 박원희)과 함께 다시 한번 그를 기억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30일 오후 7시 30분 전주삼천문화의집 다목적홀(삼천도서관 앞). 이번 추모의 시간은 김광석의 노래를 무대에서 직접 부르고 싶은 팬들을 신청 받아 꾸미는 열린무대다. 김광석의 서정시처럼 부드러운 선율과 풍자적인 가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리. 무대에서 그의 노래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28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이번 추모콘서트는 또 고인과 동명인 김광석씨와 박진희씨, 박영일씨 등 도내 언더그라운드 가수들도 함께 한다. 문의 063)224-3088/019-556-3174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1.30 23:02

서신갤러리 미술창작 지원 작가 선정

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가 2004년도 미술창작 지원 시스템 대상 작가를 확정했다. 갤러리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작가 및 작품을 대상으로 전북지역 미술인들의 창작·전시활동을 보조하기 위한 무료대관 선정 작가는 차주만(39)·임유선씨(25). 홍익대 조소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차씨는 서울에서 두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1회 오이타 아시아 조각 공모전 우수상·광복 50주년 기념 통일염원조각전 우수상·대한민국 환경조각대전 대회조직위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충남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을 수료한 임씨는 지난해 첫 개인전을 열었던 젊은 작가.무료대관이 이미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미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 올해로 여섯해를 맞는 젊은시각전은 작가로서 성장하기 위한 이들의 발돋움을 돕는다는데 의미가 있다. 35세 미만으로 전북에서 활동중인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기성화되지 않은 신선한 시각들을 공유하고 작품 발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지원 시스템으로 작가의 현재 위치보다 발전가능성을 보고 평가한다.올해 젊은시각전 작가는 고형숙(29)·임현채씨(25). 기획단계부터 토론·발표·평가까지 화랑과 작가가 공동역할을 분담하게 되며, 작가가 대관료 1백만원을 부담하고 팜플렛·작품 촬영·오프닝·전시 홍보 등 전시에 필요한 각종 제반 사항들은 갤러리가 지원한다.한편 2005년도 미술창작 지원 시스템 포트폴리오 접수는 2004년 한 해동안 수시로 받아 연말 대상 작가들을 선정한다. 문의 063) 255-1653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29 23:02

갑신년 테마전에 초대된 김충순·강용면·조현동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도 재롱이 풀풀 묻어나오는 원숭이가 갑신년 원숭이해를 맞아 열두 작가들의 시선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29일까지 광주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갑신년 테마전 '잔나비, 재주를 넘다'. 전주와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중인 한국화·서예·서양화·조각 등 각 장르의 작가들을 모은 이번 전시에는 도내 작가 중 서양화가 김충순(48) 조각가 강용면(45) 한국화가 조현동씨(43)가 초대됐다. 원숭이처럼 재주(?) 많은 김씨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나무판에 종이죽을 붙여 채색한 부조형식의 작품. '남들보다 튀지않으면 못 견뎌하는' 그의 작품답게 상상력이 톡톡 튄다.주로 나무 작업을 해 온 강씨는 구리선을 이번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쉽게 구부러지는 구리선의 특성을 활용해 유연하게 표현한 구리선 원숭이는 마치 나무를 타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십이지신상 원숭이를 반입체적으로 표현한 조씨는 원숭이의 진지한 모습을 포착했다. 각각 판화와 서예로 원숭이를 나타낸 박구환·전명옥씨를 비롯해 열두작가들이 해석한 원숭이는 매체와 표현방식 모두 독특하다. 사람과 닮았다는 원숭이를 통해 작가들은 상징적 혹은 직접적인 화법으로 우리 삶의 희노애락을 이야기한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1.28 23:02

[2004 전북문화 젊음과 희망]현대무용단 CDP 최재희대표

그에게 춤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당혹스런 표정이 얼핏 스쳤다. "뭐라고 규정할 수 없지만. 저에게 춤은 언어와는 또 다른 표현수단이지요."현대무용가 최재희씨(34). 그는 현대무용단 'C.D.P'(Coll Dance Project)의 대표다. 2002년 6월 창단공연을 통해 씨디피란 이름을 내놓은지 이제 2년이지만 새내기 무용단의 걸음마는 힘차다. 최대표를 비롯해 탁지혜 임은주 한유경씨 등 4명이 일구어가는 이 신참 무용단의 열정으로부터 지역의 춤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즐겁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모은 덕분이지요. 지역에서 무용단을 이끈다는 것은 생각보다도 훨씬 어렵지만 이 과정까지도 춤을 성숙시켜가는 바탕이라고 생각해요."무용단을 창단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했다.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힘을 준 것은 이혜희 김원교수(전북대 무용과)다. 스승들은 '춤'으로 삶을 꿈꾸는 제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용기를 주었다. 전북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선후배 젊은 춤꾼들의 굳은 약속은 비로소 실현될 수 있었다. "첫무대를 올릴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해요. 춤으로 지역의 공연문화를 변화시켜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것은 큰 행복이었어요."삼십대 중반에 들어선 최씨에게 무대는 남다른 의미다. 짧지 않았던 방황 속에서 다시 찾은 춤은 그에게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했기 때문이다. 93학번, 무용과 1회 입학생이었던 그는 8년 만에야 대학을 졸업한 늦깎이다. 1학년을 반학기 지냈을 무렵 찾아온 갈등과 번민으로 휴학을 선택했던 그는 4년을 무위도식하며 지냈다. 삶의 무력증은 여전히 덜어지지 않았고, 당연히 희망도 없었다. 학교로 돌아가는 일 역시 용기가 필요했다. 1학년 2학기, 대학생활은 그에게 새로운 출구였다. 곡절있었던 만큼 춤이 그에게 주는 행복과 힘은 기대보다 컸다. "4년이란 세월이 짧지는 않았지만 저에게는 꼭 필요한 시기였어요. 그만큼 춤을 절실하게 바라보게 되었죠."그의 춤은 메시지가 강하다. 주제로 앞세우는 형식적 메시지가 아니라 울림이 있고, 그래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면적인 메시지다. 다양한 테크닉의 구사, 원숙한 기량을 목표로 삼지만 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춤의 세계는 언어로서의 기능을 완성하는 것. "예술은 더 이상 자기 만족을 위한 표현의 수단이 아니죠. 일방적이든 쌍방향이든 그것은 무엇인가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어야 해요." 감동과 메시지를 주지 못한다면 자기 고통을 동반하는 치열한 과정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말하는 그는 춤양식의 탈장르화를 흥미롭게 받아들이면서도 유행처럼 밀려왔다 사라지는 온갖 형식들의 흐름에 합류하는 일은 스스로 경계한다. CDP는 지난해 서울 무대에 입성했다. 무용계의 평은 기대 이상이었고 최대표는 특별한 눈길을 모았다. 오는 4월 열리는 제 23회 국제현대무용제와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인 '제 4회 임프로비제이션 댄스 페스티벌'에 무대 경험이 굵지 않은 그가 연달아 초청된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과분한 무대예요. 임프로비제이션 페스티발은 초청된 다섯명 무용수들이 솔로나 듀엣으로 즉흥춤을 이어가는 형식이어서 특별한 순발력과 기량이 요구되지요. 더 치열한 연습이 있어야 해요."그는 혹독한 자기연습만이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2월 한달간 뉴욕 맨하탄의 댄스스페이스의 연수에 참여하는 그는 지난 24일 예정대로 큰 가방 매고 뉴욕으로 떠났다. 트레이닝 옷 차림이 잘 어울렸던 그는 인터뷰 말미, 좋은 테크닉을 얻어 오겠다고 했다. 밝은 웃음이 미더웠다.

  • 전시·공연
  • 김은정
  • 2004.01.28 23:02

실내악 앙상블과 함께 하는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

"클래식은 지루하다”라고. 한국소리문화의 전당(대표 이인권)이 청소년들을 위해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를 마련했다(28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서울음대 출신들로 구성된 실내악연주단체 소리울앙상블과 1백여개의 타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16명의 프로페셔널 타악기 연주자로 이뤄진 카로스타악기앙상블(지휘 이일구)이 어울린 무대. 넉넉하고 유머 넘치는 클래식 음악회 전문해설가로 알려진 오병권씨(서울시교향악단 기획실장)가 청소년들의 클래식 감상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1부는 모차르트 피아노 3중주·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를 소재로 한 빠르고 느린 피아노와 현악 앙상블. 피아노(김명진)·바이올린(조윤희)·비올라(최승용)·첼로(이윤경)·콘트라베이스(손창우) 등 소리울앙상블이 무대에 선다. 2부는 테너 송원석씨(경원대학교 성악과 겸임교수)와 카로스타악기앙상블이 마련한 성악과 타악 앙상블. 평소 접하기 어려운 타악기 앙상블의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매력을 선보인다. 연주곡도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파헬벨의 '캐논', 가지각색의 타악기로 연주하는 쉐드린의 '카르멘 조곡', 귀에 익은 멜로디를 마림바의 곱고 아름다운 음색에 대비시킨 '탬버린 패러프레이즈' 등 고전부터 최근의 현대 창작곡까지 폭 넓은 레퍼토리들이다. 테너 송원석씨는 '희망의 나라로' '오 나의 태양' 등 귀에 익은 국내·외 가곡으로 음악회의 깊이를 더할 예정. 문의 063)270-7846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1.26 23:02

창극극회 '나룻터' 앵콜공연

"그때를 알으십니까”. 지난 5일 새로운 대표를 선임한 극단 '창작극회'(대표 홍석찬)가 전주시민을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의 한복판으로 초대한다. 2004년 첫 무대로 마련한 '나룻터'(박동화 작·류영규 연출). 지난해 전북소극장연극제에 참가해 배우와 스탭들의 예상을 깨고 관객의 폭발적인 갈채를 받은 작품이다. 23일부터 2월 1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7시. 4대째 산골마을에서 나룻배 사공을 잇는 한 집안의 내력과 새대간의 불화·화해, 발전에 대한 당위성과 허상 등을 담은 이 작품은 지금과 멀지 않은 1970년대의 일상을 그렸지만 오묘한 향수를 일으킨다. 창작극회의 초대회장이자 전북연극의 대들보였던 고(故) 박동화 선생의 서거 26주기를 추모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특히 첫 성인연극에 참가해 주인공을 맡은 박규현씨(황규성 역)와 베터랑연기자 이부열씨(최참봉 역)의 '70년대식 대사법'과 새내기 연극인으로 입문한 최경희씨(도립국악원 창극단)와 정민영씨(전북대 한국음악과)의 '창극식 대사법'도 특별한 재미를 안긴다. 지난해 '소변 묻은 바지 털기' 장면으로 스타가 된 박영준씨(황규수)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 조민철씨(황치수 역)의 눈물연기, 전춘근씨(어머니 역)의 질퍽한 사투리 등 중견배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돋보인다. 또 무당으로 분한 이영경씨의 칼춤과 옹기장수로 분한 홍석찬씨의 여흥구('옹기사려∼')는 극의 재미와 운치를 더한다. 공연문의 063)282-1810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1.19 23:02

정극인 상춘곡(賞春曲) 내년봄 무대공연

"여보게 이웃 사람들아, 산수 구경 가자꾸나. - 중략-안개와 놀과 햇살로 채색된 빛나는 산수의 경치는 마치 수놓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엊그제까지 검던 겨울의 들에 벌써 봄빛이 풍성히 넘치는구나.”우리나라 최초의 가사(歌辭)작품인 불우헌(不憂軒)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이 가무악극으로 만들어진다. 정읍시가 상춘곡의 문학적 텃밭으로서의 지역민 자긍심을 높이고 상춘곡의 배경이 되었던 칠보 일대를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음악과 춤, 극적인 요소가 어울어진 가무악극 제작에 나섰다. 내년 3월 공연 무대에 올릴 이 작품을 위해 정읍시는 상반기 중에 대본 및 작곡, 편곡 등을 마치고 하반기에 공연단을 구성할 계획이다.정읍시는 그동안 백제가요 정읍사(井邑詞)를 소재로 한 가무악극 정읍사가 전국 순회공연 등을 통해 많은 호응을 얻었던 만큼 내년 3-5월중에 '가무악극 상춘곡'도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상춘곡은 정극인이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자 벼슬을 버리고 처가인 당시 태인현(현 칠보면 무성리 원촌마을 일대)에 은거하면서 그윽하고 아름다운 봄정경과 소회를 노래한 작품.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 전시·공연
  • 손승원
  • 2004.01.19 23:02

2004 전북문화 젊음과 희망 - 서양화가 서용인씨

"요즘 거의 삼천도서관으로 출근했어요”하얀 피부에 마른 체구지만, 안경 속의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는 공중에서 맑게 울렸다. 꽉 차 뚱뚱해진 책가방을 옆에 둔 서양화가 서용인씨(35). 그는 "예술과 철학은 직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생각으로 작품마다 철학적 이론을 세우려고 노력한다. 정읍에서 태어나 중앙대를 졸업하고 전북민미협과 전북민예총 회원으로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고단한 작업 여정을 스스로 선택한 작가. 이론과 실기를 함께 공부하며 뒤쳐지더라도 탄탄한 역량을 쌓겠다는 그에게서 2004년 전북 미술의 희망을 읽는다. 첫 개인전을 가진 것은 대학 2학년때. 격려보다는 '벌써 무슨 개인전이냐'는 곱지 못한 시선들이 따가웠다. 그리고 2004년 3월, 그는 일곱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서관 출근은 이 전시를 위한 것. 그는 플라톤·헤겔·칸드·들레쥐·장 보드리야드 등 많은 철학가들의 사상을 통해 작품의 컨셉을 먼저 정하고 일정기간 동안 무서울 정도로 작업에 집중한다. 서씨의 그런 작업 스타일은 95년 프랑스 파리 유학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합리적이고 학문적 토대를 중요시하는 유럽 미술은 역시 단단했다”고 말하는 그는 단순한 감정 표출이 아닌, 예술 자체를 연구했던 세잔에 몰입했었다. '뭣 모르고' 작업했던 그의 초기 작품들이 이성적·감각적·감성적인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면, 파리에서 돌아온 이후 그는 의식과 이성의 표출로 작품방향을 선회했다. 그동안의 작업들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파일 속에 차곡차곡 정리해 둔 작업 과정을 보면 그가 얼마나 치밀하게 자신의 세계를 가꾸어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그의 파리 유학은 평탄치 못했던 대학시절 덕분에 이루어졌다. 한 교수가 주변 인맥들로 교수진을 편성하자 수업을 거부하고 교수 퇴진 운동을 주도하고 나서면서 더이상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졌던 것. "결국 파리 유학을 선택했지만, 그때는 오히려 힘들지 않았어요. 젊고 개혁적이었고 에너지가 넘쳤으니까요.” 서씨는 "많은 사람들이 파리를 예술이 저절로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가보니 허상이었다”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들은 낭만이 아닌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 역시 경제적·문화적 차이 등으로 그들 안에 소속되기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자유롭기는 했지만 많이 외롭고 쓸쓸했던 프랑스 생활의 서씨 작품들은 여러 개의 상들이 화면 안에서 중첩되는 비극적인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어쨌든 파리에서의 1년은 그의 작품 전환의 계기가 됐다. "제 그림의 힘은 '모방'과 '모사'에서 나왔던 것 같애요.”초등학교 1학년 시절, 친구 작품을 똑같이 따라 그리고 조금 덧칠하고 고친 그의 그림이 그리기대회에서 1등을 한 것이나, 막연히 화가가 되고 싶다고 결심한 중학교 시절, 한문책에 나오는 산수화나 인물화를 화선지에 서예붓으로 옮겨 그렸던 '모방'에의 체험과 열망은 여전히 그에게 고민으로 남아있다. 단순히 베껴 놓는 '모방'이 아닌, 머리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의식을 거쳐 다른 공간에 옮겨놓는 작업. 몇 년째 그가 주목하고 있는 '의식의 복사'다."사고 자체가 철학의 한 행위지만 모든 사람을 철학자라 하지 않는 것은 철학자는 학문적으로 정리하는 전문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술 역시 예외는 아니죠. 예술 활동도 모든 것을 학문적으로 체계화시키면 창조성이 오히려 증가합니다.”그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책임감에서 찾는다. 아마추어는 '내가 좋아서 했다' 하면 끝이지만, 프로는 전시를 통해 공공성을 지니기 때문에 이론적 배경 등 작품의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예전에는 '꼭 한번 해봐야지'했던 작업들이 많았지만, 요즘 그는 "다양한 경험을 섭렵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자연스레 좋은 사고와 좋은 작업의 방향이 설정된다”고 믿는다. 이번 전시의 컨셉 '시간의 유희' 는 캔버스위의 유화작업이다. 같은 대상이라도 시간과 환경에 따라 그 이미지가 달라지고, 그 중간에는 자각의 눈이 개입하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같은 것도 달라진다는 것.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시간의 유희'다.작업과 관련해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만이 정답을 알고 있는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느낌이다. 미술은 주류와 함께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목소리도 다양하게 공존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서두르지 않고 적절한 때를 기다리는 작가다. 그의 3월 개인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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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4.01.19 23:02

[리뷰]뮤지컬 '블루사이공'

씁쓸하고 우울한 기분만 가득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유쾌·통쾌·상쾌했다. 1940년에 태어난 김상사,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월남전….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전쟁의 상처는 가슴을 아렸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과감한 역사해석의 뿌듯함과 한국 뮤지컬에 대한 튼실한 믿음 때문이다. 국내에서 월남전을 다룬 최초의 창작뮤지컬 '블루사이공'(16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 수준 높은 음악과 탄탄한 구성, 완벽한 연기가 하모니를 이룬 블루사이공은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이라는 카피나 '블루사이공 매니아'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늙은 베트남전 참전용사의 회상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헐리웃 영화와 미국을 비롯한 위정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에 길든 우리에게, 베트남전을 우리 시각에서 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작곡가 신중현씨가 쓴 곡이 아니었다면, 극의 시작을 알린 김추자의 노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신중현 작사·작곡)에 대한 배신감도 컸을 것이다. 극은 병사들의 사랑과 우정, 죽고 죽여야만 하는 참혹한 전쟁의 비극, 한국의 베트남전 파병에 대한 당위성, 적과의 사랑으로 출생한 정상인인 라이따이한 '김북청'과 자신과 같은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친자식 '김신창'의 만남 등을 통해 현시대가 요구하는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화합을 예상케 한다. 또 더 늦기 전에 우리는 베트남에 대해 참회하고, 사죄해야만 하는 이유를 언급한다. 작가 김정숙씨는 지난 6일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으로 우리는 또다시 파병국가가 됐다”며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되는 현실에서 이 작품의 생명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더 이상 이 작품의 공연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오늘 공연을 관람한다면 예술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블루사이공'의 의지에 대한 예의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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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우
  • 2004.01.17 23:02

[문화광장]공연과 전시

[공연]△ 군산시향 신년음악회16일 오후 7시 군산시민문화회관. 지난해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 등 왕성한 활동으로 국내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아온 군산시립교향악단(지휘자 신현길)이 갑신년 첫 출발을 알리는 무대다. 그리그의 페르퀸트 조곡중 '아침의 기운'으로 시작되는 이번 연주회는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역동적이면서 소품위주의 음악으로 풀어낼 예정. 시마로사의 '두 대의 플릇을 위한 협주곡'와 슈만의 피아노협주곡 'a단조 작품 54' 등의 클래식과 대중을 겨냥한 '영화음악 모음곡', 뮤지컬 '오페라 유령' 등 모두 8곡이 무대를 빛낸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과 성악·기악이 어우러지는 선곡도 꽤 신경을 쓴 대목이다. 소프라노 유소영, 피아노 송안훈, 플릇 오영화·이현경 등이 협연한다. 063)450-6312/최기우기자△ '해설이 있는 판소리'16일과 20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경업당. 도립국악원 창극단장인 전정민 명창과 그 문하생들이 꾸미는 소리판. 16일 박성희씨(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부수석), 20일 김세미씨(도립국악원 창극단 수석)가 출연한다. 해설은 군산대 최동현 교수. 063-280-7000△ 연극 '꽃다방 블루스'16일 오후 7시 전주덕진예술회관. 전주시립극단.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결혼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농촌의 아픈 현실을 시골의 순박한 풍경처럼 구수하게 풀어낸다. 맛깔 나게 착착 달라붙는 언어가 특징. 063)275-7044△ ㈔호남오페라단 성악발표회16일 오후 7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이태리 스칼라 주역가수이며 베르디 음악원 교수로 있는 안나 마리아 피졸리교수의 마스터 클래스를 수료한 국내 오페라 음악인들의 성악발표회. 063)288-6807 △ 뮤지컬 '블루 사이공' 16일(오후 7시30분)과 17일(오후 4시·7시 30분) 소리전당 모악당. 리얼하고 스펙타클한 전투장면과 베트남의 민속축제인 환상적인 5백여개의 제등행렬과 베트남의 이국적 무대. 블루사이공의 열정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테마곡은 관객의 가슴을 한층 아리게 한다. 063)273-4823 △ 제2회 CAMERTA연주회 17일 오후 4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CAMERTA성악회 주최. 성악을 전공하는 대학생 10여명으로 구성된 CAMERTA성악회의 음악회. '사랑'을 주제로 한 오페라곡을 들려준다. 011-9648-5869 △연극 '나룻터'23일부터 2월 1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7시. 故 박동화 선생의 서거 26주기를 추모하는 작품. 고인이 직접 쓰고 연출을 맡아 1976년 전국새마을연극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연출 류영규. 063)282-1810 △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28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이일구씨가 지휘하는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과 김명진(피아노)·조윤희(바이올린)·최승용(비올라)·이윤경(첼로)·손창우씨(콘트라베이스)가 참여하는 소리울 앙상블, 테너 송원씨가 출연한다. 서울시향 오병권씨의 해설이 곁들어져 더 포근한 무대. 063)270-8000 △ "우리 음악이 좋아요” 28일 오후 5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이 겨울방학을 맞은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국악공연. 초·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연주곡과 국악 창작곡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국립민속국악원 학예연구사 이정엽씨가 해설자로 나선다. 063)620-2322∼7[전시]△ 메소포타미아, 잃어버린 문명 展3월 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시실. JTV 전주방송과 한국소리문화전당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전주로 옮겨놓았다. 인류 최초의 흔적과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인류 최초 도시 수메르의 생활모습을 담은 도구, 경제생활을 엿볼 수 있는 인장, 쐐기문자로 기록된 각종 점토판, 도덕률을 정해놓은 인류 최초의 법전과 함무라비왕의 업적 등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연장 5백여점, 신상 15점, 인장 45점, 토기 10점, 조각과 부조 30점, 점토판 80점, 장신구 5점, 석기 15점 등 메소포타미아 전역의 진품 유물 총 7백20여점이 전시된다. 063) 270-7845 △ 신비의 한지, 일상에서의 만남 3월 7일까지 팬아시아종이박물관 기획전시실. 단아하고 소박한 이미지를 쌓아온 한지가 웨딩드레스를 비롯해 현대적 세련미를 살린 파티복으로 화려하게 변신,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한지로 만든 일상복은 관람객들이 직접 입어볼 수도 있고, 한지패션쇼 영상과 자료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이해를 도왔다. 원광보건대 조진애·오선숙 교수와 임영주·전양배· 김대희씨가 참여했다. 팬아시아종이박물관 개관 6주년 특별기획전. △ 민화로 듣는 옛날 이야기 展3월28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2층. 박물관 개관 당시 민화 3백19점을 기증했던 민화연구가 김철순씨의 작품을 테마별로 분류해 여는 두번째 기획전. 이번 전시에는 우리의 소설과 설화를 중심으로 한 '구운몽도' '춘향전도' '심청전도',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사랑을 그린 '열락도', 강태공·허유소부·도연명·백이숙제 등 고사로 전해지는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모두 26점이 전시된다. 063) 228-6485△ 二色 선물 展25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 겨울과 겨울 속 따뜻함을 상징하는 레드와 화이트, 이 두가지 색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 어떨까. 도자·금속·섬유·규방·공예 분야에 모두 20여명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해 참신하고 톡톡 튀는 개성으로 이색(異色)적인 전시를 만들고 있다. 액자·장식품·쿠션·컵 등 실용적인 선물들을 모았다. 063) 285-4403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1.16 23:02

[리뷰]연극 '강아지똥'

'똥'이라는 말에 아이들은 금세 웃음꽃이다. '똥'은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모양이다. 14일 오전 11시 권정생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강아지똥'의 전주 첫 공연. 거창한 수식어에 쌓여 있던 작품들을 감상하게 되면 보통 '과장광고'라는 단어부터 떠오르게 마련이지만, 순진하고 영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연상시켰던 이 무대는 '순수광고' 그대로였다. 공연을 본 이들은 대부분 만족스런 미소. '강아지똥'은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똥이 따돌림을 당하다가 민들레를 키우는 훌륭한 거름으로, 아름다운 민들레꽃을 피울 수 있는 소중한 영혼으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동화. 익숙한 내용이지만 대사가 거의 없는 넌버벌 퍼포먼스로 변신한 공연의 감동은 특별했다. "울트라 캡 재미있어요” "이처럼 귀여운 똥, 용감한 똥, 어여쁜 똥이 또 있을까” "애들은 더럽다고 하지만 넌 참 중요한 존재란다” "민들레는 너무너무 착하고 강아지똥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어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요” "강아지똥이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똥이 왜 이렇게 예뻐요?” "똥을 사랑하게 됐어요” 극은 시종 잔잔하게 흐르지만 아이들의 시선은 배우의 몸짓을 놓치지 않았다. 가사는 단조로웠지만, 아이들이 한번쯤 생각하게 될 만큼 가사의 내용이나 선율이 안기는 정서도 충분히 풍요로웠다. 다만 아쉬운 건 이해하기에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몇 가지 몸짓. 그래도 아이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게 이번 공연이 가진 또하나의 미덕이다. 전주의 무대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민들레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 이 꽃씨를 받을 수있다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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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우
  • 2004.01.15 23:02

2004년 공연무대…지역의 역사와 인물 만나기

지난 한해 풍성한 공연무대를 올렸던 도내 예술단체들이 올해도 적지 않은 공연무대를 올린다.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 공모에 참여한 사업만도 모두 49개(연극 12, 음악 11, 무용 10, 국악 16). 지난해보다 숫자는 줄었지만, 내실을 다진 대규모 공연들이 더 늘어났다. 특히 올해 지원사업은 '많은 단체에 고루 나누어주던 방식에서 탈피해 우수선정작품을 집중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방침을 바꾸면서 대형무대를 기획해놓고도 재정적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던 도내 예술단체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관립단체를 비롯해 기획공연이 늘어날 전망. 도립국악원·국립민속국악원·남원시립국악단 등 관립단체들은 정기적인 상설공연 강화에 나서는 한편 지역의 역사를 형상화하는 공연물을 제작한다. 특히 올해는 판소리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지정과 관련해 국악부문에서도 기획공연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연무대의 특징은 지역의 역사를 조명하는 작업. 극단 창작극회(대표 홍석찬)는 올해 가을, '조선의 모반자'로 알려져왔지만 최근 새로운 해석이 잇따르고 있는 조선조 인물 정여립(鄭汝立·1546∼1589)의 삶과 역사를 무대에 올린다. 아직도 전라도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는 '정여립'을 연극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익산연극협회(회장 이도현)는 익산시와 함께 백제 마동과 신라 선화공주의 설화가 담긴 '서동요'의 틀을 새롭게 짠다. 기존 성인극으로 만들어진 서동요를 아이들의 정서에 맞춰 재창작, 익산소재 5개 초등학교를 선정해서 초등학생들과 지역의 연극인들이 연극을 준비하고 무대에 오른다. 같은 내용의 극이지만 배우가 다른 5번의 공연이 올려진다는 것이 특징. 이도현 회장은 "이번 공연은 대본의 곳곳에 아이들이 토론을 통해 직접 대사를 만들어 넣는 장면과 아이들의 순수한 감정이 표현될 수 있도록 극을 쉽게 배열해 연극을 통한 교육적 효과를 배가시키겠다”고 소개했다. 남원시립국악단(상임연출 오진욱)은 4백여년전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의 혼을 되살리는 무대를 마련했다. '만복사저포기'와 '남원골 이야기'에 이은 남원전 시리즈 세번째 무대다. 일본에서 고향인 남원을 그리워하며 불렀다는 노래('오나리 오나리쇼셔 마일에 오나리쇼셔 졈그디도 새디도 마라시고 새라난(나난) 마양 당직에 오나리쇼셔')로 알려진 남원 도공의 역사를 통해 조선시대 큰 도시였던 '남원도호부'의 위상을 조명하는 작업이다. 연출 오진욱씨는 "남원이 가진 도예의 혼을 되살리는 것 외에도 '흥부전' '춘향전' '변강쇠전' 등 남원을 모태로 한 판소리 설화들을 적극적으로 극에 삽입해 판소리의 역사를 함께 찾아보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립국악원(원장 이호근)과 남원국립국악원(원장 곽영효)은 단원들이 총 출동하는 창극무대를 기획한다. 지난해 소리축제에서 정통창극 '심청'을 선보인 도립국악원은 올해 '흥부전'을 준비중이다. 소리축제 기간 새로운 소리축제 집행부와 더불어 전북을 대표하는 공연을 만들겠다는 의욕이다. 김정수 상임연출은 "3월부터 3개 예술단의 내실을 다진 다양한 공연무대가 이어질 예정이며, 가을 '흥부전'을 통해 정통창극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남원국립국악원은 기존 다섯 바탕의 눈대목을 접목시킨 색다른 창극 '다섯바탕전'(가칭)을 선보인다. 지난해 창극 '가왕 송흥록'에서 선보였던 '다섯 바탕 눈대목 활용하기'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다. 역시 지기학씨가 대본·연출자로 참여한다. 오는 8월 창작오페라 '춘향'의 서울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준비중인 (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은 10월경 오페라 '동정부부 요한 루갈다'를 올린다. 조장남 단장은 "카톨릭예술단과 전주시립극단이 국악창법이 가미된 뮤지컬로 선보인 작품이지만, 오페라의 형식으로 재구성해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정수씨(도립국악원 상임연출)가 대본을 맡고, 이철우씨(울산대 겸임교수)가 작곡자로 참여한다. 또 이태리의 연출자·지휘자·성악가들과 한국의 성악가들이 함께 실력을 겨룰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도 준비중. 이태리와 한국의 예술가들이 한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인형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이 준비하고 있는 인형창극도 기대를 모은다. 요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왕따 등의 문제를 소재로 한 동화와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을 결합시킨 창작극. "한지를 이용해 제작한 인형들이 창을 하고 연기를 하는 상상만으로도 전혀 색다른 감흥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춘근 대표는 "전주의 대표 문화상품이 될 수 있도록 의욕을 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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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우
  • 2004.01.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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