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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된 교장선생님

"산타 할아버지가 여러분들을 만나려고 지구 저쪽 끝에서 밤새 달려왔어요. 누가 착한 일을 가장 많이 했을까요.”24일 오전 전주 화산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큼지막한 선물보따리를 짊어진 산타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자그마한 교실에 모여앉은 원아 20여명의 눈동자가 더 둥그래졌다. 책에서 보던 산타 할아버지에게 이름이 불려져 나간 아이들은 잘 포장된 선물과 함께 멋진 추억을 안고 자리에 앉았다.유치원마다 동원된 산타 할아버지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유명 사립유치원의 경우 아이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는 화려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어 이 학교 병설유치원의 오붓한 행사는 더 특별해 보인다. 이 학교에 나타난 산타 할아버지는 더 특별하다. 얼굴을 온통 하얀 수염으로 덮어, 누구인지 전혀 분간할 수 없도록 분장한 산타 할아버지는 바로 이 학교 교장선생님이다.이날 산타가 된 차정남(車正男·60) 교장은 "유치원때부터 긍정적 자아개념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한다”며 "아이들이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목소리에도 신경쓴다”고 말했다.차교장이 성탄절때마다 병설유치원 아이들앞에 산타로 등장한 것은 올해로 꼬박 10년째다. 지난해 9월 이 학교에 부임하기 이전, 순창 금국초등학교와 부안 고성초등학교에서도 성탄절 산타역할을 자청했다."몇년 후에서야 산타 할아버지가 교장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전화로 감사인사를 전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소개한 차교장은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꿈을 키워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유치원 아이들에 대한 차교장의 관심은 특별하다. 평상시에도 유치원 교실을 찾아 원아들을 만나고 현장체험 행사에도 같이 갈 정도다.

  • 교육일반
  • 김종표
  • 2003.12.25 23:02

20세기 미해결 수학난제 3년만에 풀어

20세기에 미해결로 남겨둔 수학 난제 7개중 하나를 도내 대학 교수가 풀었다.전북대 김양곤 교수(수학·통계정보과학부)는 미국 '클레이 수학재단(CMI)'이 지난 2000년 문제당 1백만달러씩 모두 7백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발표했던 7가지 새천년 수학문제 중 첫 문제인 'P대(對) NP'문제를 해결했다고 24일 밝혔다.김교수가 친분이 두터운 미국 위스콘신(Wisconsin)대학 남기봉 교수와 함께 해결한 이 문제는 내년 3월께 발간되는 인도의 SCIE(추가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집 'JAADS'에 '선형대수, 리대수 그리고 P대NP 문제에의 응용 (Linear Algebra, Lie Algebra and their Applications to P versus NP)'이란 제목으로 게재될 예정이다.국제적으로 인정된 저널에 논문이 게재된 후 2년동안 수학계의 반응과 CMI의 심사를 거쳐 상금을 받게된다는 게 김교수의 설명이다.김교수는 "컴퓨터와 밀접하게 연관된 P와 NP라는 문제들의 모임에 대한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이라며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분류 작업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난제해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P대 NP는 컴퓨터 알고리즘과 관련된 분야로 수학의 귀납법 풀이는 가능하지만 가설을 세운후 컴퓨터를 활용, 이를 증명해내는 연역적 풀이도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다.김교수는 전북대 석사과정을 마치고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현재 전북대 순수및응용수학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한편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부를 둔 CMI는 지난 2000년 5월 파리에서 열린 '수학적 사고의 보편성'에 대한 밀레니엄 행사에서 7개의 현상금 수학문제를 공개,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한 문제당 1백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수학문제는 'P 대(對) NP'를 비롯, '리만 가설'· '내비어-스토크 존재와 매끈함'· '양-밀즈 존재와 매스갭'등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문제들로 의문을 제기한 수학자들의 이름을 딴 것이 대부분이다.김교수는 4년이내 정답이 하나 정도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CMI의 기대대로 3년만에 문제를 해결, 7개 문제중 처음으로 논문게재 승인을 받았다.

  • 교육일반
  • 김종표
  • 2003.12.25 23:02

[한문속 지혜] 자리

전유는 不居牛迹하고 大鵬은 不滯蒿林이라전유 불거우적 대붕 불체호림철갑상어나 다랑어 같은 큰 물고기는 소 발자국에 물이 고인 것 같은 작은 웅덩이에서는 살지 않고 큰 붕새는 쑥대 밭 같은 하찮은 숲에는 머무르지 않는다. 동진(東晉)시대의 갈홍(葛洪)이라는 사람이 쓴《포박자(抱朴子)》의 〈임명(任命)〉편에 나오는 말이다. 큰 뜻을 지닌 사람은 머무는 곳도 격에 맞는 곳에 머물러야 한다. 웅장하고 화려한 고대광실에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비록 누추하더라도 큰 뜻을 실천할 수 있는 곳, 맑고 깨끗한 곳, 정의가 살아 숨쉬는 곳, 비겁하지 않은 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사람은 자신의 뜻에 따라 어디라도 갈 수 있다. 그러나, 내 발로 다닌다고 해서 아무데나 가서는 안 된다. 깊은 생각 없이 옮긴 발걸음 하나가 평생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16, 10.26. 12.12, 5.18 등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보라. 그 사건들 앞에서 나의 발이 어디를 딛고 서 있었느냐에 따라 생사는 물론 일생에 대한 평가까지도 순간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던가! 자동차를 운전하다보면 더러 사창가나 유흥가 같은 이상한 길을 어쩔 수 없이 지나게 될 때가 있다. 이런 때 필자는 특히 운전을 조심하고 되도록 빨리 그 길을 지나려고 노력한다. 만약 그곳에서 접촉사고라도 발생하여 무슨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필자에 대해 "왜 거기에 갔을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종의 근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근신하는 마음이 없이 되는 대로 살다가는 누구라도 흙구덩이 속에 숨어 있다가 초라한 모습으로 잡히는 후세인과 같은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철갑상어 전 :다랑어 유 는 迹:자취 적 鵬:붕새 붕 滯:머무를 체 蒿:쑥 호

  • 교육일반
  • 전북일보
  • 2003.12.24 23:02

취업난 캠퍼스 '방학은 없다'

'위기의 캠퍼스, 방학은 없다.'전북대와 원광대등 도내 각 대학이 지난주 일제히 겨울방학에 들어갔지만 도서관과 언어교육원·전산실등 캠퍼스 곳곳에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취업난 시대, 각종 자격증 시험과 취업준비에 나선 재학생들이 좀처럼 캠퍼스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예비대학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는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예비졸업생과 취업재수생들의 자리잡기 경쟁에 일찌감치 취업준비에 나선 1·2학년생들까지 가세하고 있다.강의실도 다를 게 없다. 방학과 함께 시작된 계절학기 수강생들이 갈수록 늘면서 강의실에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이번 계절학기에 99개 강좌를 개설한 전북대의 경우 전체 재학생의 30%가 넘는 5천49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지난해 겨울방학 계절학기 신청자 4천9백55명에 비해 약간 늘어난 인원이다.학기도중 특정 과목의 수강을 취소할 수 있는 드랍제도가 도입되면서 모자라는 학점을 채우기 위해 계절학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늘었다는 게 대학측의 분석이다. 또 대학을 조기에 졸업하고 취업에 전념하려는 목적으로 계절학기를 이용하는 학생도 상당수다.각 대학이 수시모집 인원을 확대함에 따라 일찌감치 대학에 합격한 예비대학생들도 겨울 캠퍼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학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 방학중 예비대학생들을 캠퍼스로 초청하고 있는 추세다.또한 올해 사법시험등 각종 고시에서 도내 대학 출신들이 올린 성과에 고무된 고시준비생들도 대학 고시실에 붙박이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와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된 도서관과 언어교육원 외국어강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도 캠퍼스 체감온도를 높이고 있다.

  • 교육일반
  • 김종표
  • 2003.12.23 23:02

[한문속 지혜] 소나무와 학

大冬雪萬壑이라도 寒松獨蒼蒼이라 所以千載鶴은 不宿春林香이라대동설만학 한송독창창 소이천재학 불숙춘림향한 겨울에 눈이 온 골짜기를 덮어도 소나무는 홀로 푸르고도 푸르다. 이러한 까닭에 천년을 산다는 학은 향기로운 봄 수풀에 둥지를 틀지 않고 소나무에만 둥지를 트는 것이다. 조선 말기의 유학자로서 전라북도 부안의 계화도에 은거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낸 간재(艮齋) 전우(田愚) 선생이 12구(句)의 배율(排律)로 쓴 〈송(松:소나무)〉이란 시의 끝 4구(句)이다. 학은 장수를 상징하는 새이다. 천년을 사는 학으로서는 항상 변함이 없이 안정된 곳에 둥지를 틀려고 한다. 천년을 살 학이 둥지가 불안해서야 어떻게 천년을 살 생각을 하겠는가? 그래서 학은 사시사철 변함이 없는 소나무를 택해 둥지를 틀고 소나무와 더불어 산다. 이에, 소나무도 장수를 상징하는 나무가 되어 버렸다. 따라서 소나무와 학을 함께 그린 그림은 무병장수를 송축하는 데 더없이 좋은 그림이다. 우리 주변에 소나무와 함께 학을 그린 그림이 많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화투의 '솔'도 그런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소나무가 변함이 없다는 믿음을 주었기에 천년을 사는 학이 그곳에 둥지를 틀듯이 사람도 믿음을 주는 사람에게만 믿을 만한 사람이 모여 든다. 내가 믿음을 주지 못하면 상대는 당연히 가슴을 열어 놓지 않는다. 그저 진실인 척 하는 몸짓으로 내 앞에서 대강 일을 하다가 더 좋은 자리를 만나면 아무런 미련도 없이 내 곁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서로 믿음을 주지 못하면 사회는 속고 속이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러한 사회이다. 어디에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까? 壑:골짜기 학 獨:홀로 독 蒼:푸를 창 載:해(年) 재 宿:잠잘 숙

  • 교육일반
  • 전북일보
  • 2003.12.23 23:02

학교주변 음식점 업주에서 유명 연예인까지

'학교주변 음식점 업주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스타급 연예인들까지.'도내 대학 강단에 특이한 경력을 가진 이색 교수들이 늘고 있다. 최근 실용학문을 강조하고 나선 각 대학들이 각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전문가들을 앞다퉈 겸임교수 또는 전임교수로 초빙, 대학의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특히 일부 대학에서는 스타 마케팅을 도입, 입시철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교수들을 내세워 대학 이미지 제고 효과도 덤으로 얻는다.예원예술대는 최근 중견가수 서수남씨를 공연예술학부 실용음악 전공 겸임교수로 위촉, 내년 1학기부터 강의를 맡기기로 했다. 서씨외에도 이 대학은 예술대학의 특성상 연예인 교수들이 많다.인기 개그맨 전유성씨와 이영자씨, 그리고 방송 드라마 작가인 유록식씨등이 이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대중 스타다.우석대에서는 김근태 의원(열린우리당)이 법정학부 겸임교수로 위촉돼 특강을 실시하고 있으며 탤런트 김성옥씨와 조경환씨, 영화배우로도 유명한 국악인 오정해씨(국악과)등이 강단에 서고 있다.전주대에도 스타교수들이 많다. 1970년대 스크린 대표작이었던 '별들의 고향'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이장호씨와 만화 '고인돌'의 작가 박수동씨(예체능영상학부), 궁중요리 전문가 한복진씨(문화관광학부)등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이 대학 교수다.이같은 스타교수들과는 정반대로 주변의 평범한 사회인들도 전문 분야에서의 관록을 인정받아 강단에 초빙되는 경우가 있다.전주기전여자대학은 올 2학기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과목 '중국 요리'수업의 특별강사로 학교 인근에서 중국 음식점을 경영, 대학구성원들과 친분이 있는 이희열씨를 임용했다.이밖에 백제예술대학에서는 탤런트 나성균씨와 국악인 조통달씨·뮤지컬 배우 이정화씨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교육일반
  • 김종표
  • 2003.12.22 23:02

[딱따구리] 대학의 위기와 신뢰

지방대학이 처해있는 심각한 위기상황은 이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입시철에는 그 체감지수가 더 높아진다.신입생 모집난으로 인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기껏 공들여 모셔온 학생들마저 편입을 통해 빠져나가는데다 취업난까지 겹치는 악순환이 계속된지 오래다.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 입시철 한명의 신입생이라도 더 채우려는 지방대학의 노력은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다. 특히 사회구조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은 대학 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자꾸만 신뢰도를 실추시키며 스스로 3류로 전락해가고 있는 몇몇 대학의 행태들이다. 모든 정책을 신입생 유치에 맞춰놓은 이들 대학은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어렵게 모셔온 학생들을 귀빈으로 대접하고 있다.졸업에 필요한 전공과목 이수 학점수를 크게 낮춰 교양과 전공의 차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놓았고 전과와 복수전공의 벽도 낮아졌다. 취업에 필요한 학점관리에도 대학측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주는 것은 물론이다.이같은 배려가 과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오히려 함량미달의 졸업생에게 좋은 성적표를 들려 보낸 대학의 노력이 스스로 신뢰도와 위상을 낮추는 자충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심지어 도내 모 대학은 최근 정시모집 원서마감후 지원현황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저조한 경쟁률을 공개할 경우 대학 이미지 실추는 물론 합격생들조차 등록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어렵게 내린 고육책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대학에 대한 신뢰도에는 지울 수 없는 흠을 남겼다. 어렵고 급한 상황에서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와 사람됨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법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우리 사회 최고 교육기관이자 지성의 전당으로서 한파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대학의 모습을 기대한다.

  • 교육일반
  • 김종표
  • 2003.12.22 23:02

[한문속 지혜] 소나무

嶺松古高節하고 園花時世粧이라 方其同茂日엔 人咸惜春光이나 春光不可恃니 轉眄已履霜이라영송고고절 원화시세장 방기동무일 인함석춘광 춘광불가시 전면이리상고개 마루 소나무는 오랜 세월 높은 절개, 뜰 안의 꽃들은 시절 따라 고운 단장. 소나무도 꽃도 다 무성한 봄날엔, 사람들은 봄이 좋다며 그 봄을 즐기지. 허나, 봄은 믿을 수 없는 것! 눈 깜짝할 사이에 어느덧 서리를 밟게 되네. 조선 말기의 유학자로서 전라북도 부안의 계화도에 은거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낸 간재(艮齋) 전우(田愚) 선생이 12구(句)의 배율(排律)로 쓴 〈송(松:소나무)〉이란 시의 처음 여섯 구(句)이다. 봄엔 온갖 풀과 나무가 다 푸르고 전원의 꽃들도 지천으로 피어나 향기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봄이 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봄이란 믿을 만 한 게 못 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봄은 가버리고 서리가 내리는 가을을 지나 눈이 날리는 겨울이 되면 봄에 의지하여 피던 푸른 잎과 붉은 꽃, 그리고 그 꽃들이 내뿜던 짙은 향기는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다만 고개 마루의 소나무만이 서리와 눈 속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푸른 자태를 잃지 않고 서있다. 얼마나 믿음직스런 모습인가? 이처럼 변함없는 것이라야만 믿음을 줄 수 있다. 소나무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일시의 화려함은 변함없는 '늘 푸름'만 못하다. 그런데, 밋밋한 늘 푸름보다는 시들 때 시들더라도 우선 화려하고 짜릿한 게 좋다는 요즈음 사람들의 생각인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에 진지한 믿음이 없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다 '깜짝 쇼'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장차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嶺:재 령 粧:단장할 장 茂:성할 무 咸:다 함 惜:아낄 석 恃:믿을 시 轉:구를 전 眄:곁눈질 할 면 履:밟을 리 霜:서리 상

  • 교육일반
  • 전북일보
  • 2003.12.22 23:02

[오목대] 동족방뇨(凍足放尿)

우리 국민 모두가 전문가인 분야 중 하나가 교육이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히면 일단은 전문가인 양 행세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 되어 버렸다. 집안에 두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으니 이런 풍토에서 교육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너도 나도 한 마디씩 던지는 말에 우리의 교육 정책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 붕괴라는 말이 처음에는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졌으나 이제는 무디어질대로 무디어져서 그저 그런 소리로 들리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현실감각은 그동안 공교육에서 보장받으려던 내용들을 이제는 사교육 시장에서 찾게끔 하고 있다.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제는 공교육의 장(場)인 학교 교실에서도 학원 수업을 받게 될 모양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년 3월부터 '방과후 학교시설 활용수업'을 시작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인적자원부의 결정은 '사교육 기회의 균등'에 입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교육에서 현실 교육의 문제점들을 개선해 보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이런 방안을 대책이랍시고 내 놓은 교육인적자원부의 마음도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학생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란 것도 이해할 수 있다.하지만 얼마나 급했으면 학원교육을 학교 교실을 빌려서라도 해야 할 정도인가 하는 생각에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연민의 정마저도 든다.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 정도는 가려야 한다. 자신들이 가르치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교육 현장인 교실에서 버젓이 학원강의가 진행된다면 그를 바라보는 교사들의 마음은 어떨지 헤아려 보았나 묻고 싶다.모르긴 해도 비통한 마음이 들 것이다.동족방뇨(凍足放尿), 형편이 어렵다고 순리를 따르지 않는다면 형편은 더 나빠질 뿐이다. 교사는 교육의 주체일 수밖에 없다. 이런 관계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물(微物)인 소에게도 비교하는 말은 하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흉년이 들어도 종자(種子)는 먹지 않는 법이다. 교사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면 교육의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 교육일반
  • 전북일보
  • 2003.12.20 23:02

부안 등교거부로 방학차질 우려 '걱정없다'

방폐장을 반대하는 등교거부로 수업 차질을 빚었던 부안지역 초·중·고등학교가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겨울방학을 맞게 됐다.18일 부안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16일 부터 한달넘게 진행된 등교거부로 학교별 수업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으나 정상적인 방학운영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첫 등교거부를 실시한 격포와 곰소초등학교의 경우 36일과 31일로 부안지역 평균 방학일수 39일을 밑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으나 변산중의 경우에는 39일로 평균수치를 보이는 등 대부분 지역이 타지역(전주)과 비슷한 일수(평균 40일)의 방학을 계획중이다.위도중학교의 경우에는 46일, 행안초등학교는 45일 등 일부 학교의 경우 전주지역 학교보다 오히려 평균 방학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교육청 관계자는 "한달 넘게 진행된 등교거부로 47개 초·중·고등학교의 방학 일수에 차질이 우려됐으나 결석학생을 찾아 마을별 수업을 진행하는 방법 등으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관계자는 또 "정규 수업시간 전과 방과후에 보충수업을 진행한 것도 정상적인 방학운영을 할 수 있는 사례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와함께 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들의 협조로 수업이 빠른 시일내에 정상적으로 진행된 점도 방학차질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킨 부분이다고 말했다.실제 부안 하서면에 위치한 백련초등학교의 경우 한달넘게 정상적인 수업운영이 어려웠으나 교사가 마을별로 학생을 찾아 수업을 진행하거나 방과후 보충수업을 통해 41일간의 겨울방학 계획을 세워 교육청에 통보했다.현재 부안지역에는 초등학교 26개, 중학교 13개, 고등학교 7개 등 46개 학교 8천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고, 오는 25일과 내년 1월1일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에 들어간다.

  • 교육일반
  • 홍성오
  • 2003.12.19 23:02

[한문속 지혜] 소를 잃고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亡羊而補牢라도 未爲遲也라 망양이보뢰 미위지야양을 잃은 후에 우리를 고친다고 해도 아직 늦지 않았다. 한나라 사람 유향(劉向)이 쓴 《전국책(戰國策)》의 〈초책(楚策)〉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사고가 난 후에야 대책을 마련한다고 부산을 떨 때 비평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왕에 소를 잃어버렸으니 외양간은 고치지 말고 방치해 두어야 하는가? 아니다. 비록 소를 잃어버린 후라고 할지라도 하루 빨리 외양간을 튼튼하게 잘 고쳐 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언제라도 다시 소를 들여올 수 있다. 사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람은 탓할 일이 아니다. 다시는 소를 잃지 않도록 외양간을 튼튼하게 잘 고치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문제는 소를 잃어버린 후에도 외양간을 고치는 시늉만 하고 제대로 고쳐 놓지 않는 데에 있다. 해마다 발생하는 물난리도 작년에 났던 그 자리에서 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사람들이 사후의 대책 마련에 얼마나 소홀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타성을 버리고 과감한 개선을 해야 재앙을 막을 수 있다. 술로 인해 병이 난 사람이 한 동안 술을 끊었다가도 끝내 유혹을 절제하지 못하여 다시 입에 술잔을 댔다가 영영 저 세상으로 가는 경우를 우리는 더러 본다. 소를 잃은 후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대표적이 사례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결코 부질없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는 일이다. 고치려거든 확실하게 고치도록 하자. 亡:잃을 망 羊:양 양 補:기울 보 牢: 우리 뢰 遲:늦을 지

  • 교육일반
  • 전북일보
  • 2003.12.18 23:02

대학 지원현황 미공개 파문

2004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마친 대학측이 전체 모집단위별 지원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다.지난 15일 원서접수를 마친 서남대는 인터넷이나 교내 게시판등을 통해 학과별 지원자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이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최근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집단위별 접수현황을 공개하고 있는데도 불구, 원서접수 일정이 끝난 이후에도 전체 지원현황을 다수에게 밝히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학이 전체적인 지원현황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사례는 이 대학이 도내에서는 처음이다.이에따라 이 대학 홈페이지에는 경쟁률 공개를 요구하며 대학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고 수험생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학과별 지원현황도 게재됐다. 대학 관계자는 17일 "수험생들이 개별적으로 지원학과의 경쟁률을 문의해 올 경우 일일이 답해주고 있으므로 비공개가 아니다”면서 "경쟁률이 저조, 어차피 추가모집을 해야하기 때문에 접수일정이 끝난 시점에서 지원현황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원서접수 마감일, 의예과와 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등 지원자가 많은 일부 학과의 경쟁률만 홈페이지에 올린 후 곧바로 지웠다는 게 대학측의 설명이다.남원과 아산캠퍼스에서 정시모집을 통해 모두 1천8백여명을 모집한다고 공고한 이 대학은 의료보건계열 학과를 제외하고는 경쟁률이 극히 저조함에 따라 지원현황 비공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모집군별로 복수지원한 수험생들에게 지원대학의 경쟁률은 대학선택의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 스스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내대학 관계자는 "지방대학 위기상황속에서 대학이미지 관리를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면서도 "그러나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된 신입생 모집과정은 반드시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 교육일반
  • 김종표
  • 2003.12.18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