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잔디·우레탄, 도심 열섬 현상 부추긴다
사상 최고의 무더위가 맹위를 떨친 올 여름 전주에서 가장 더웠던 지역은 우레탄이나 인조잔디가 깔린 경기장 주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전북녹색연합의 2018년 전주열섬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에어컨 실외기 주변을 제외한 지점들 중 가장 높은 온도를 보인 곳은 덕진체련공원이었다. 덕진체련공원은 지난달 28일과 8월 4일 기온이 각 37.8도와 37.1도를 기록했다. 체련공원에 이어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은 37.7도와 36.8도, 송천동 하수처리장 37.7도, 36.3도, 구도심인 고사동 옥토주차장 37.7도, 35.5도 순이었다. 녹색연합은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28일과 8월 4일 2차례에 걸쳐 전주지역 30곳에 대한 온도 측정을 시민 60명과 함께 실시했다. 6년 연속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전주시 열섬측정망이 설치된 18개 지점과 주차장, 에어컨 실외기 주변, 도심공원, 숲, 논 주변 등이 측정 대상 지역이었다. 녹색연합은 덕진체련공원이 다른 주차장보다 온도가 높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덕진체련공원은 대부분 인조잔디와 우레탄으로 돼있는 경기장들이 많고 2016년 녹색연합 열섬실태조사에서도 인조잔디는 58.7도, 우레탄 54.1도까지 오르며 가장 높은 온도를 보였다. 녹색연합은 올해 조사에서는 인조잔디와 우레탄 지면 위가 아닌, 경기장 바깥의 대기온도를 측정한 것임에도 가장 높은 온도를 나타냈다는 것은 인조잔디와 우레탄이 대기 온도를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어컨 실외기 주변의 경우 두 지점에서 42도~45.8도를 보였는데 실외기가 없는 주변 온도에 비해 평균 7.4도, 최고 10도 이상 높아 에어컨 가동 또한 열섬현상을 가중시키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가장 낮은 온도를 보인 곳은 완산공원 삼나무숲으로 같은 날 31도, 31.7도였다. 이어 건지산 편백나무숲(31.5도, 33.4도), 교동 자연생태관(33도, 32.7도), 평화도서관(34.1도, 32.1도) 순이었다. 녹색연합은 기존 측정 인프라의 문제점들도 지적했다. 전주시의 18개 열섬측정망의 온도와 시민들이 실제 측정한 온도를 비교한 결과 측정망의 온도가 평균 1.5도 낮았고, 6개 지점은 온도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가련산 현 기상관측소 측의 온도는 시민들이 측정한 것보다 1.6도~1.9도 낮게 나타나 시민생활온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이번 조사 결과 열섬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규모의 녹지보다는 10미터 이상의 높고, 잎이 풍성한 나무들이 많은 울창한 숲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아스팔트 주차장과 인조잔디, 우레탄 구장 등의 인공시설물을 하루빨리 걷어내고, 에어컨 사용 또한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