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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동양에선 '고위직 관리' 지칭

한자어의 신사(紳士) 영어의 gentleman은 일반적으로는 교양과 예의를 갖춘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원래 신사라는 의미는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에 지방 사족(士族)을 가리키는 말로서, 후에 동양에 영어가 보급되기 시작하며 gentleman의 역어로 사용되었다. gentleman도 비슷한 어원을 지녔다. 종족을 뜻하는 라틴어 gentilis에서 유래되었으며 그 유래는 15세기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의 귀족은 장남에게만 세습되었고 둘째 이후는 gentleman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16세기 이후는 점차 중산층 이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였다는 설이다.우리나라에서 신사는 원래 고위 관리를 지칭하는 말이다. 지금은 서구화되어 용모가 말쑥하고 옷도 잘 입은 남자를 말한다. 그러나 신사의 개념이 본디는 순수 동양적인 개념으로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관리를 뜻했던 말이다. 그런데 서양말이 전래되면서 적당한 우리말이 없어 그야말로 적당하게 번역된 결과다.신(紳)은 본디 허리띠인 요대(腰帶)의 일종인데 옛날에는 신분 구분이 엄격하여 요대로 구분했다. 일반 백성들은 베로 만든 요대를 사용했는데 그것을 포대라고 했다. 한편 고위직 관리들은 비단으로 만든 것을 사용했는데 그것을 신대(紳帶)라고 했으며 하위직 관리들은 가죽으로 만든 것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혁대(革帶)다.신사는 신대를 패용했던 선비라는 뜻으로 고위 관리를 가리켰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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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04 23:02

[투서] 글을 던진다

투(投)자를 살펴보면 손으로 창을 쥐고 있는 모습인데, 그것은 창을 던지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래서 투창(投槍)투입(投入)투수(投手)에서처럼 투는 「던지다」의 뜻이 있다. 투서(投書)도 직역하면 글을 던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냥 글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사실의 속 내용 또는 남의 잘못을 글로 적어 상부 기관에 몰래 보내는 일이나 그 내용을 말한다.이러한 투서(投書)는 봉건 사회의 모순이 깊어지는 조선 중기 이후 민중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사회적 요구와 주장을 펼치는 수단으로 자주 이용했다. 또한 반대파를 모함하거나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고, 민중들이 자신의 주장을 알리고 저항 의식을 고무시키는 투쟁의 수단으로 삼기도 하였다.투서와 비슷한 것으로 벽서라는 것이 있는데 비방이나 선동하는 글을 벽이나 문에 몰래 써 붙이거나 장대에 걸어놓는 것을 말한다. 역대 왕조에서는 벽서를 엄격하게 규제하였으나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늘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문화시민으로 가는 길의 첫째 덕목이 허위사실, 무기명 투서 등 고질적인 병폐가 없어져야 한다. 이로 말미암아 공직사회가 불신을 받고 분위기가 경직되는 등 시정업무 추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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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8 23:02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⑭ 한심하다 -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

참 한심하군, 한심한 사람이야 이렇게 한심(寒心)이라는 말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는 뜻의 한자어 형용사다. 즉 차가울 한(寒)과 심장 심(心)의 합성어로써 본디 차가운 심장이라는 뜻이다. 정도에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딱하거나 기막힐 때 쓰인다.일이 터진 뒤에야 우왕좌왕하는 꼴이란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한심하다, 한심해. 어허, 한심하구나. 장차 나라의 기둥이 될 사람들이 이렇게 게을러서야. 이럴 때 주로 쓰는 말이다.옛 사람들은 극도의 추위를 느끼거나 공포를 느끼게 되면 심장이 뛴다고 여겼다. 그래서 한심은 추위 때문에 심장이 마구 뛰거나 몹시 두려워 몸을 떠는 것을 뜻했다.그러나 심장이 너무 차가와지면 이른바 기(氣)가 막혀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그래서 한심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 경우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사람이란 늘 상식의 범주에서 살아야지 상식에 반하는 사건에는 한심해질 수밖에 없다.중국말에도 무료(无聊)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나 상황에 쓰일 때는 재미없다, 시시하다라는 뜻이 있고, 오로지 사람에게만 쓰일 때는 한심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 문학·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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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1 23:02

[야단법석] 야외에서 부처님 말씀 듣는 자리

야단법석은 <불교대사전>에 나오는 말이다. 야단(野壇)이란 야외에 세운 단이란 뜻이고, 법석(法席)은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이다. 즉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이다. 법당이 좁아 많은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없으므로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듣자는 것이다. 그만큼 말씀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 많았다. 석가가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할 때 최대 규모의 사람이 모인 것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했을 때로 무려 3백만 명이나 모였다. 많이 모이다 보니 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하다.절에서 큰 법회를 열면 시주를 많이 한 신도들도 오지만 배고픈 시절이라 얻어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다. 그래서 시주한 부자나 신도들은 법당 안으로 들어가 부처님을 직접 보고 예불을 드리지만 밥을 얻어먹으러 온 사람들은 예불에는 정신이 없고 오직 밥 얻어먹는데 만 정신이 팔려있다.그러므로 밥을 먼저 얻어먹으려면 야단법석 가장 가까운 앞자리에 앉거나 서야만 했다. 그래서 먼저 앞에 서려고 밀고 당기며 소란을 피웠다.이러한 현상으로 야단법석의 본래 뜻은 뒷전가고 모여서 다투고 시비하는 상태를 가리켜 비유적으로 쓰이던 말이 야단법석이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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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4 23:02

[찌개] '찌는 것' 아니라 '끓이는 것'

찌개는 찌는 것, 찐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김민수의 <우리말 어원사전>에서는 찌[蒸](이것은 ㅂㅈ의 찌)+개(접사)로 분석하여 찌다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설명도 붙이고 있다.현대어에서 이 말은 고기나 채소를 쪄 내서 다시 끓인 반찬정도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찌개를 평북지방에서는 모든 소금기 있는 채소나 고기류의 반찬을 의미하는 말이다.그런데, 찌개가 찌는 것인가? 아니다. 끓이는 것이다. 남영신 선생이 펴낸 <한+국어대사전>의 풀이를 보면 생선, 고기, 채소를 양념한 뒤 바특하게 끓인 것이라 되어있다.찌개가 찌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여기서 찌-를 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하여 가장 유력하게 대두된 설명이 유창돈 교수가 제기한 디히개의 변화형이라는 것이다. 유창돈은 그의 역저 <어휘사 연구>에서 디히+개로 분석하고 있는데, 디히개>지이개>지개>찌개의 변화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디히는 김치의 순수한 우리말 고어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디히>디이>지이>(지)>찌의 변화과정을 쉽게 상정해 볼 수 있다. 디히는 김치에 밀려 사어가 되었는데,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우리말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오이지, 짠지, 단무지, 싱건지, 장아찌의 지, 찌가 바로 그것이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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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07 23:02

[술] 술의 옛글자 酉, 뾰족한 항아리본떠

술 옛 글자는 유(酉, 닭 유, 서쪽 유, 익을 유)인데, 유(酉)자는 밑이 뾰족한 항아리(술의 침전물을 모으기 편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반면 술의 고유한 우리말은 수블/수불이었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수울, 수을로 기록되어 있어, 이 수블은 수블>수울>수을>술로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수블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술을 빚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즉, 술을 쪄서 익히고 여기에 누룩과 주모(酒母)를 버무려 넣고 일정양의 물을 부어빚는다. 이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발효가 이루어져 열을 가하지 않더라도 부글부글 물이 끓어오르며 거품이 괴는 현상은 옛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신기해 보였을 것이다. 이를 마치 물에서 난데없이 불이 붙는다는 뜻으로 수불이라 하지 않았을까 싶다.우리나라에서 술을 언제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삼국지> 부여전에는 정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큰 행사가 있었으니 이를 영고라 했다. 이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먹고 노래 부르고 춤추었다고 전한다. 또 한전(韓傳)에 보면 마한에서는 5월에 씨앗을 뿌리는 큰 모임이 있어 춤과 노래와 술로 즐겼고, 10월에 추수가 끝나면 역시 이러한 모임이 있었다고 한다.한편, 술을 마시는 모양-술술 잘 넘어간다고 할 때의-을 형용하는 의성음이 술의 어원이라는 통속어원 학설도 있다. 한말(韓末)의 통속어원 학자 정교는 <동언공략(東言攻略)>에서 순박하고 좋은 술맛 순(醇)에서 비롯되었거나 손님을 대접하는 수(酬)에서 술로 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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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3 23:02

[황소] '큰소'라는 뜻의 중세국어 '한쇼'가 변한 말

어원을 잘 알 수는 없으나 중세국어에 쓰이던 쇼가 변하여 현재 소라는 형태로 쓰고 있다. 소의 암수를 구별하여 부르는 말로 암쇼와 수쇼가 있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수소에 대해 황소라는 또 다른 단어를 두어 암소와 구별하는 점이다. 황소라는 단어는 15세기 문헌에 한쇼로 나오며 18세기 문헌까지 같은 어형을 유지한다.한쇼는 하다(大)의 관형사형 한과 쇼(牛)가 어울려 진 것으로 大牛(대우), 巨牛(거우)라는 뜻을 지닌다. 이런 뜻을 고려할 때, 한쇼가 처음부터 수소를 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단어의 뜻 그대로 소중에서 큰 소를 뜻하다가 나중에 수소라는 제한된 의미를 가지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쇼가 수소라는 의미로 제한된 것은 수소가 암소보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세기 때문으로 판단된다.수소중에서도 큰 것을 한쇼라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은 한쇼에서 변한 황소를 큰 수소로 이해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작은 수소는 황소에 대하여 부룩소라 구별하고 있다. 20세기 초의 몇몇 사전에 황소에 대해 황우라는 단어가 있었음이 드러나는데, 황우는 황소가 누런 빛깔의 소로 인식되면서 생겨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황우를 큰 수소가 아니라 황우(黃牛)로 이해하는 것은 갈색소의 가죽 빛깔 때문에 그렇게 된 것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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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9 23:02

[망나니] 옛날 죄인의 목을 베던 사람…'마구 낳은 이' 준말

망나니는 옛날에 사형을 집행할 때 죄인의 목을 베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사람으로 마구 낳은 이의 준말이다.이 말은 아무렇게나 짜서 품질이 좋지 않은 무명, 곧 막낳이가 사람에게 그대로 옮겨 붙어 쓰이게 된 것이다.무명은 옛날 베틀에 올려 짠 우리 고유의 옷감이다. 여인네 손으로 직접 짜서 손무명 또는 미영이라고도 한다. 무명을 짜는 일을 무명낳이라고 한다.무명낳이란 탐스러운 목화송이가 옷을 지어 입을 수 있는 무명이 되기까지의 오랜 역사가 만들어낸 옛인들의 지혜로운 노동과정이다.낳이란 길쌈 곧 베를 짜는 일 또는 사람이란 뜻이다. 마치 소중한 아이를 낳듯이 무명을 낳는다라고 말맛을 맞춘 것 같은 표현이어서 참으로 고생스러움이 배여 있으면서도 오히려 따스하고 부드러운 정겨움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공을 들이지 않고 마구 짜거나 아무렇게나 짜서 만든 품질이 낮은 무명을 막낳이라고 하였다.마구(줄여서 막)는 아직 길들이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상태를 일컫는 것으로 막국수, 막걸리, 막두부, 막소주, 막과자 등의 예로 쓰인다. 또한 마구 운다, 마구 쏜다에서 보듯 앞뒤를 가리지 않고 함부로 해댄다는 뜻으로도 쓰인다.현대에 쓰이는 망나니를 정리하면, 자식을 되는대로 마구 낳기만 했지 제대로 길들이고 순화시키는 교육을 등한시해서 말과 행동이 몹시 불손하고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을 가리킨다.아무리 죄인이지만 사람의 목숨을 끊는 사람은 망나니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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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02 23:02

[무녀리] 여러 마리 새끼 중 가장 먼저 나온 새끼

우리는 흔히 말이나 행동이 좀 모자란 듯이 보이는 사람을 무녀리라고 한다.그런데 무녀리는 돼지, 개 등 한 태에서 여러 마리를 낳은 새끼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새끼를 말한다. 어원을 門+열(開)+이(접사)로 보아 門열이가 무녀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제일 먼저 나온 새끼는 다른 새끼들에 비해 유난히 비실비실하고 몸이 허약하다는 데에서 유래하여, 좀 모자라는 듯한 사람을 비유할 때 무녀리라는 말을 쓰게 됐다고 한다.옛날 얘기인데 제비는 새끼를 많이 낳는다. 그러면 가뜩이나 옹색한 집에 새끼는 많고 복잡해서 같은 둥지에서 살 수가 없으므로 새끼들 중 부실한 무녀리를 떨어뜨리는 용단을 내렸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새끼들까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더욱 힘들었기 때문이다. 옛 이야기지만 다른 새끼를 위해 무녀리 제비가 희생된다는 말은 간혹 들었다. 우리는 그이야기를 들으면 흔히 어렵더라도 그냥 키울 것이지 무정한 어미라고 했다가 비록 제비지만 오죽했으면 힘들여 낳은 새끼를 죽이고 노심초사 했을 제비의 아프고 짠한 마음도 헤아려 본다.우리 인간은 한태에서 여럿이 태어나지는 않지만 예로부터 큰 아들 큰 딸은 무녀리 자식이라고 사랑을 받아왔다. 모정에도 명분과 용단은 필요했겠지만 끊어지지 않게 이어주는 것은 똑같이 깨물어도 더 아픈 게 있다는 무녀리 자식 사랑이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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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26 23:02

[꼬드기다] 연날리기할 때 연줄 잡아당기는 기술

연 날리기는 겨울철에 하는 우리의 대표적인 민속놀이 중의 하나이다.연을 날릴 때 연줄을 잡아 젖히어 연이 높이 날아오르도록 하는 기술을 가리켜 꼬드긴다고 하던 데서 온 말이다.표준국어대사전에서 꼬드기다의 뜻을 찾으면 ①연 놀이를 할 때, 연이 높이 올라가도록 연줄을 잡아 젖히다, ②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라고 나온다. 이 말은 연날리기와 관련이 있는 말인데, 연날리기를 할 때에 연줄을 잡아 뒤로 젖히면 연이 점점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이와 같이 연줄을 잡아당기는 기술을 꼬드기다라고 표현한다. 요즘 우리가 쓰는 말의 뜻은 연줄을 꼬드기는 것처럼 남의 마음을 부추겨 움직이게 한다는 데에서 나왔다. 일부 책에서 고뜨기다라고 인쇄가 되어 있었던 적이 있어서 한 때 초등학교 교과서의 연날리기 단원에서 고뜨기다라고 표기되기도 했지만, 2001년도에 나온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읽기 교과서에서는 꼬드기다와 같이 맞는 표현이 쓰였다.꼬드기 말고도 연날리기와 관련된 말들을 찾아보면 얼리다(연을 날릴 때, 이 쪽 연줄과 다른 연줄을 서로 얽히게 하다), 통줄 주다(연을 날릴 때, 얼레 머리를 연쪽으로 내밀어 줄이 계속 풀려 나가게 하다), 숙다(연의 머리가 아래로 기울어지다)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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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9 23:02

[성역] '성인의 경지·범주'…오늘날 대상 넓어져

성역은 본디 성인의 경지, 또는 성인의 범주로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성역에 들 수 있는 사람은 요순이나 공자 같은 인물 정도에 불과했다니 대단한 경지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언제부터인가 신성한 지역으로 뜻이 바뀌어 특정 지역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군주 시대의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옛날 임금은 생사여탈의 절대 권력을 한 손에 움켜쥐고 있었다. 이 때 부터 그는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인식됐으며, 성은 곧 임금을 상징하게 되었고, 성역이라면 임금과 관계되는 신성불가침의 지역을 뜻하게 되었다. 대체로 궁궐이나 종묘, 왕릉, 출생지 등으로서 이런 곳에는 어김없이 하마비를 세워 성역임을 표시하고 말에서 내릴 것과 함부로 접근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후에는 범위가 넓어져 성인은 물론 고관, 장군들의 출생지나 무덤 따위도 성역으로 지정해 하마비를 세우곤 했다. 지금은 종교적 의미로도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민주화가 된 지금 성역의 범주도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사건이 터질 때 마다 성역 없이라는 말이 등장하곤 하는데 도대체 무슨 성역이 또 존재하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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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29 23:02

[아수라장] 고대 인도신화의 하늘과 싸우는 악신 '아수라'

아수라는 고대 인도어인 범어 asura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말이다. 약칭 수라 또는 아소라, 아수륜이라고도 하는 추악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아수라는 산스크리트 asur를 소리나는 대로 적은 말이다. 아소라, 아소락, 아수륜 등으로 표기하며 약칭은 수라(修羅)라고 하는데, 추악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아수라는 본래 고대 인도신화에 나오는 착한 신이었는데 후에 하늘과 싸우면서 악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증오심이 가득하여 싸우기를 좋아하므로 전신이라고도 했는데 아수라가 하늘과 싸울 때 하늘이 이기면 풍요와 평화가 오고, 아수라가 이기면 빈곤과 재앙이 온다고 한다. 신화에 의하면 원반에 맞아 피를 흘린 아수라들이 다시 공격을 당하여 시체가 산처럼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를 아수라장이라 부르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현장을 가리키는 말이다.악신 아수라를 물리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우리 인간이 선행을 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룰 때 악의 상징인 아수라는 발을 못 붙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피비린내 나는 아수라장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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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22 23:02

[도무지] 무시무시한 형벌 '도모지'에서 유래

우리 말, 우리글은 매우 소중하다. 그런데 요즈음 근본도 없는 외래어 남발이나 인터넷 은어, 축약 언어들로 인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니 위기를 맞고 있다. 아래 대화를 들어보자.A: 얘, 너 어제 그 애 만나봤어?B: 응 만났지.A: 어땠어?B: 솔까말 듣보잡이야.굳이 이들의 말을 해석해 보면 어제 만난 애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란 뜻이다.또 다른 대화를 들어보자.A: 어제 행사 어땠어?B: 아수라장이었어.해석해 보면 어제 행사장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현장이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그런데 앞의 대화들은 근본이 없어 헷갈리지만 뒤의 말들은 근본이 있는 말들인데도 헷갈린다. 따라서 건전한 우리말의 근본인 어원을 밝히고,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해 안도 전북문학관 관장이 우리말 어원을 연재한다. 알쏭 달쏭 우리말 어원은 매주 금요일 게재한다.도무지는 아무리 하여도 방법이 없다는 뜻의 부사로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을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형벌의 도모지(塗貌紙)에서 유래한다.구한말 일본에 의해 강제로 을사보호 조약이 체결되어 나라를 빼앗기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애국지사 황현이 쓴 〈매천야록〉에 보면 도모지(塗貌紙)라는 사형(私刑)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시대에는 자식이 엄격한 가정의 윤리 도덕을 어그러뜨리면 아비는 눈물을 머금고 그 자식에게 비밀리에 도모지(塗貌紙)라는 사형(私刑)을 내렸다고 한다.도모지는 글자 그대로 얼굴에 종이를 바른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죄를 지은 자식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 놓고 물을 묻힌 창호지를 얼굴에 몇 겹씩 착착 발라 놓으면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말도 못하는 상태에서 종이가 물기가 말라감에 따라 서서히 숨조차 쉬지 못하게 되어 마침내는 죽게 하는 끔찍한 형벌이었다.이처럼 도무지는 이런 끔찍한 형벌에서 비롯하여 전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변형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비슷한 말로 도저히가 있다. 그런데 도무지는 주로 부정을 나타내는 말과 함께 쓰이며 아무리 해도,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아주라는 뜻이 있고, 도저히 또한 주로 부정 표현과 어울려 쓰이며 아무리 하여도라는 뜻이 있다. 그는 도저히 예의라고는 없는 사람이다에서는 도무지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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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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