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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사업 이익 최대화를 위한 해수유통

지난 8월 초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 대회는 전북도민의 희망과 달리 안타깝게도 큰 실패작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세계 잼버리대회의 실패가 그냥 실패로 끝나서는 안 되며 새만금이 정말 우리의 꿈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한 반성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현재 새만금 사업은 30년간 진행되고 있으면서 아직도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사업이다. 다행히 최근 2차 전지 사업 유치가 가시화되면서 희망을 불씨를 지피고는 있지만 문제가 적지 않다. 이번 세계 잼버리 대회 실패 원인중 하나는 기후이상이다. 기후변화에 의해 방조제 바깥 해수면의 수위가 증가하고 홍수 시 강우량이 크게 증가한다면 새만금 매립 부지들은 만성적인 홍수 피해 지역이 되어 새만금 사업이 성공하기 힘들다. 그리고 하루 2회 2개 갑문을 통한 해수유통을 하고 있지만 갑문 주변과 동진강 유역의 수질 개선 효과 정도에 그치고 있을 뿐 만경강 유역의 내측부 수질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여름철 수질은 수질 목표를 넘어서고 있고 심부층의 산소고갈 사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수질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3급수 수질이어서 2급수 수질을 필요로 하는 관광과 이를 바탕으로 한 수변도시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한편 정부 통계에 의하면 새만금 사업이 시작되던 1990년 이후 전남과 충남의 수산업 연 생산액은 계속 증가하는데 비해 전북의 증가율을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1990년 전북의 수산업 년 생산액은 전남의 수산업 년 생산액의 약 1/3이었고 이 추세가 계속되었을 경우 예상되는 전북 수산업 년 생산액을 실제 통계상의 수산업 년 생산액과 비교했을 때 지난 30년간 10조의 손해가 발생하였고 지난 몇 년 동안 매년 약 7000억의 피해를 보고 있다. 새만금 사업 시작 이후 전북의 수산물 가공업 총생산액의 증가율도 전남과 충남보다 낮으며 수산물 가공업의 피해는 정확히 추산은 힘들지만 2005년 전북의 수산물 가공업 총생산액이 충남보다 높았지만 방조제가 완공된 2006년부터 역전되었는데 2005년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었을 경우 예상되는 총생산액을 현 상태와 비교해보면 지난 3년간 개략 년 6000억의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있다. 즉 수산업 분야 피해가 년 1조 3000억 정도가 되며 관광 사업까지 포함시킨다면 그 피해는 더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예상 피해액은 단순한 가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 확인을 위한 전라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문제는 조력 발전으로 상당히 해결될 수 있다. 그리고 조력발전은 새만금 매립 부지사용에 지장이 없도록 새만금 내부 호의 기준수위를 변경시키기 않고도 가능하다 (기준수위; 매립 부지가 200년 빈도 홍수에 안전하도록 유지하기 위한 수위). 조력발전으로 해수 유통 구간이 늘어남에 따라 제한된 시간에 많은 물을 바다로 뺄 수 있어 기후변화에 의한 새만금 매립 부지의 안정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해수 유통 양을 크게 늘려 새만금 수질을 2급수로 개선할 수 있어 새만금 관광 사업 및 수변도시의 성공률이 크게 높아지며 수질 유지비용을 수 조원 절약해서 전북 발전을 위한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상당한 갯벌이 복원되어 최소 50%의 수산업 피해가 복구될 수 있으며 상당량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여 새만금 2차 전지 사업의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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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0 15:55

기로에 선 김관진 장군

김관진 장군은 부친의 고향이 전북 임실이고 자신은 1949년 음력 8월 남원 운봉에서 태어났다고 나에게 언급했다. 그는 전주 북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고등학교를 마친 뒤 육군사관학교 28기로 졸업했다. 군대 장교 사회에는 ‘미국파’와 ‘독사파’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장군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데 김 장군은 독일 육사에 유학해 ‘독사파’로 불린다. 우리 국군은 한·미 군사동맹의 영향으로 대부분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데 김 장군은 독일에서 유학해 비교적 자율과 민주성이 우월하다는 유럽풍 장군으로 기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우리 전북 출신 군인으로서 이만큼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요직을 경험하는 경우가 드물기에 역사적으로 평가를 받는 훌륭한 장군으로 남아주기를 기도하는 심정이다. 김관진 장군은 김대중 정부에서 육군 소장으로 진급과 동시에 전주에 주둔했던 35사단장을 지냈고 육군 중장으로 진급해 2군단장으로 지휘관 생활을 거쳤으며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육군 대장으로 진급해 수도권 전체를 관할하는 3군사령관을 거쳐 군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역임한 찬란한 군 이력의 소유자다. 나는 3군사령관 시절 김 장군과 상당한 대화를 공유하며 행복한 시절을 가졌다. 고향이 같고 중·고교 생활 간접적 인연과 내가 국회 국방위원을 오래 하고 국방위원장까지 역임해 상호 영향이 된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인연이 닿으면 인간은 상대에게 간절한 바람이 자연스레 형성되는 법인가 보다! 전쟁을 승리로 수행하기 위한 군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정치 중립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국군의 역사에는 크게 두 차례의 군사 반란이 있었고 모두가 육사 출신 장군들에 의해 자행됐다. 국민이 국군을 믿어야 어떠한 전쟁에도 승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아직도 우리군의 지난 역사를 기억하며 국군을 무서워하는 게 사실이다. 김관진 장군의 오늘날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우리 국군을 반드시 정치로부터 중립에 존재하도록 지켜야 한다. 평생을 군에서 살아온 김 장군 인생의 훌륭한 명예를 위해서도 반드시 그래야 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김 장군이 겪었던 고난에 대하여는 그 진실 상당 부분을 김 장군 스스로 외에는 잘 모른다.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 시절의 기무사를 앞세운 계엄문건 작성 사건은 조현천 사령관이 5년이나 미국에 도피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이었던 김관진 장군에게 화살이 튀는 사건이고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려는 일부 군 세력의 부정 댓글 사건도 역사에 넘기는 신앙적 인내로 밝은 인생의 미래를 설계했으면 좋겠다. 최근 열린 국방혁신위원회의에서의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공포스럽고 의미 해석이 복잡하다. “장병들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잡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대목이다. 도대체 어떠한 역사관이 잘못 됐다는 말인가? 윤 대통령의 역사관은 어떠한 것이며 모든 국민이 그러한 역사관을 따르지 않으면 검찰의 손을 빌려 처벌을 하겠다는 뜻인지 몹시 의아스럽다. 김관진 장군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통령의 잘못된 역사관이 발동되어 군의 동원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국가와 영원한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군은 정치적인 중립”이라는 자세를 견지해야 성공하는 군인의 인생이 될 것이다. 김관진 장군은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이며 현 정부 육사 출신의 최고 선배이다. 지난 날 군의 정치 개입으로 실추된 군의 명예를 되찾고 국군의 정치적 중립을 굳건히 세우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훌륭한 전라북도 출신 김관진 육군 대장으로 청사에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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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3 17:22

전주·완주 통합에 대한 생각 – 중부권 대망론에 부쳐

전주·완주 통합론은 대개 10년 정도 주기로 강하게 등장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2013년에 벌어졌다.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의 단체장들이 대승적으로 합의하고 공공주도의 강력한 캠페인이 진행되었으나 통합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 전주·완주 통합이 거의 10여년만에 다시 살아오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것은 통합시의 비전과 목표다. 지난 30여년간 전주·완주 통합의 핵심논리는 늘 광역시가 없는 전북의 한이었다. 인구 백만의 대도시가 없어서 국가정책에서 손해를 보고 결정적으로 광주·전남에 밀린다는 서러움이 통합의 정서적 근간이었다. 그렇다면 전주·완주가 통합되면 전북에는 인구 백만의 광역시가 생기는 것일까. 그렇게만 되면 전북은 날개를 펴고 반세기의 소외론을 극복하며 진정한 ‘전북 홀로서기’를 하는 것일까. 우리의 질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통합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와 지향성이 분명해야 통합에 대한 시민들의 주체적인 동의가 생겨나고 할 일들이 만들어진다. 지금 전라북도에 주어진 가장 큰 시험은 국가의 발전전략에서 전북의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언제까지 ‘긁지 않은 복권’ 새만금만 믿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연히 한국사회에서 전북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는 우리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두 가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호남에 대한 실체적 인식이다. 광주·전남은 일찍이 남부권 통합발전을 미래성장전략으로 선택했다. 달빛동맹으로 상징을 만들고 남해안권 개발사업으로 부산·경남과 함께 실속을 차리고 있다. 전북은 그들의 안중에도 없을뿐더러 여기에 낄 수도 없다. 두 번째로 봐야 할 것은 세종시가 성장하면서 한국의 국토전략에서 중부권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꽉 막혀있던 동서의 교통망이 개선되면서 실제로 중부권의 연계는 매우 활발해질 것이다. 추측컨대 중부권 중심의 성장전략은 전북의 의지와 관계없이 대세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이제 전북은 미래의 성장축을 전통적인 ‘호남’으로 묶어둘 것인가 아니면 성장하는 중부권의 일원으로 나서 진짜 ‘전북 홀로서기’를 해볼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위로는 세종시를 중심으로 충남의 성장력과 결합하고 횡으로는 영남지역과 물류를 연계하며 시장을 넓히는 메트로한 공간전략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의 기회는 여기에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전주·완주통합은 사실 별 의미있는 카드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메트로한 공간전략에 어울리는 것은 전주·완주·익산을 묶어내는 대통합이다. 사실 지금의 전주·익산은 전주·완주보다 서로간에 필요한 것들을 정확하게 갖고 있다. 익산은 철도와 땅을, 전주는 인구와 이름값을, 완주는 삶의 질이 높은 안정된 배후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세 도시가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주며 그 에너지를 모아 중부권 발전에서 역할을 찾아 전북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할 때 사람들은 가슴이 뛸 것이다. 주민투표로 결정하고 5년 후 시행 정도의 완충기를 만들어두면 정치인들도 큰 손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단계적 통합이라커니 씨알도 안먹히는 연담도시론 따위는 그만 말하면 좋겠다. 정치는 미래를 내다보며 현실에서 도저히 실현되기 어렵다는 꿈같은 일들을 해내는데 그 본연의 의미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전북에 큰 정치가 필요한 때다. 이 이야기가 너무 요사스러운가. 그렇다면 당신들이 지금 이대로의 정공법으로 전북을 한번 바꿔보시라. /원도연 (원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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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6 15:12

새만금 세계잼버리 스카우트와 세계 시민교육

8월 1일부터 12일간 새만금에서 열리는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는 코로나 이후 처음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 청소년 행사다. 전 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4만 3000여 명의 미래 주역들이 함께 야영을 하며 국가와 인종, 종교 등을 초월해 어우러지고, 또 다양한 영외 활동과 열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우정을 증진하고 심신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는 참가자들이 전북의 아름다운 자연과 유구한 역사·문화 그리고 따뜻한 인정을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북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와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는 이에 더해 이번 잼버리 스카우트를 계기로 우리 청소년 교육 전반을 되돌아 보고 새로운 교육의 방향을 논의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전쟁의 폐허와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고, 그 바탕에는 국민적 교육열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입시 중심의 과열된 사교육과 취업 준비까지 이어지는 교육 환경은 국가적 문제로 지적되어 오고 있다. 이제는 우리 교육도 좁은 시야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민 양성을 도모하는 단계로 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 전라북도만 해도 이주 외국인 증가로 문화적 다양성이 일상화되었다. 인종과 피부색을 넘어서 상호 존중과 배려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지역 학교에서부터 지구 환경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시민으로서 이에 걸맞은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대표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난민 문제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기후 변화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지구 공동체의 성원으로 책임감과 유대감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 과제가 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들이다. 이러한 세계 시민교육은 ‘보다 정의롭고, 포용적이며,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가치, 태도, 지식, 기술을 길러주는 교육’을 의미한다. 2015년 유엔 총회가 전 세계의 목표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국제 교육 의제에도 반영되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명예조직위원장인 반기문 前유엔사무총장은 지난 7월 6일 주한 외교단이 참석한 잼버리 준비 회의 기조연설에서 “본인이 외교관으로서 필요한 덕목들을 어릴 적 보이스카우트 경험을 통해 배웠으며, 불확실하고 격변하는 세계에서 스카우트 경험이야말로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필요한 자질들을 함양할 수 있는 소중한 동력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새만금 잼버리 스카우트야말로 우리 전북도의 청소년들이 세계 각국의 또래 청소년들과 직접 어울려 세계 시민교육을 현장에서 실제 몸으로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 각국의 스카우트들이 우리 청소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영외 활동도 예정되어 있다. 특히 8월 3일부터 운영되는 잼버리 스카우트 일일방문객 프로그램에 도내 많은 청소년들이 적극 참여할 것을 권하고 싶다. 도민의 염원을 담아 많은 시간 준비해 온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이제 성대한 막을 올린다. 바다에서 육지로 변모한 새만금에 모인 참가자들이 대회 기간 동안 땀과 열정, 우정을 경험하고 또 세계 시민으로 소중한 꿈을 품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우리 전북의 청소년들에게도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세계 시민으로 보다 글로벌한 시각과 마음가짐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류창수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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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30 17:43

기후위기 예고편 한반도 폭우 피해

최근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머물고 있고 장마 전선을 따라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몰려들어 한반도의 곳곳에 심각한 폭우를 발생시켰다. 이 폭우는 기상청 기록이후 최대라고 할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컸다. 그 결과 이번 폭우로 40-50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많은 시설물과 도로 파손 및 축구장 4만 6천개 정도 넓이의 농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피해와 함께 향후 발생할 농산물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 등에 의해 국가와 지역 경제가 심각한 피해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침수차량 피해액만도 130억 정도가 된다고 한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폭우와 관련된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일 뿐 아니라 인재가 합쳐진 사고였다. 교량 공사를 위해 둑을 튼 후 둑을 원상태로 복원하지도 않았고 하천이 넘치고 있는 상태에서도 지하차도의 교통 통제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었다. 군산의 경우에는 500㎜ 정도의 엄청난 폭우가 내렸으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두 경우를 보면 천재지변의 경우에도 우리가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는가에 따라 그 피해가 크게 경감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록적인 이번 폭우는 지구온난화에 의해 해수 표층 수온이 상승함으로서 발생했다. 즉 해수 수온 상승에 의해 크게 증가한 수증기가 장마전선을 따라 공급되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 해수 표층 수온은 1968년 이후 54년 동안 평균 1.35℃가 증가하였고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수의 표층 수온 증가 평균치인 0.52℃보다 2.5배나 높다. 즉 전 세계와 한반도 주변 해수로 부터 만들어지는 수증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번 폭우의 주 원인이다. 현재는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가 증가한 상태이다. 따라서 앞으로 지구온도가 4.5℃ 증가할 경우 발생할 폭우는 이번 폭우보다 수배 혹은 수십 배 커진 폭우일 것이다. 그리고 강수량이 늘어나면서 이전에는 안정했던 많은 사면과 지반이 불안정하게 바뀌면서 자연재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040년 이전에 지구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5℃ 상승한다고 하며 이 시기가 지나면 지구온도가 4.5℃까지 증가하는 것을 인류가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즉 인류에게 희망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연적인 온난화가스 증폭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로 시베리아 동토가 녹으면 그 안에 부패되지 않았던 많은 유기물들이 부패되며 대량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방출할 것이며 170배 농축된 형태의 메탄 얼음덩어리가 녹으면서 대량의 메탄가스를 발생시킬 것이다. 특히 메탄 얼음덩어리는 가스통과 같아 처음에는 녹지만 어는 정도 진행되면 폭발하면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를 대기에 공급할 것이다. 그리고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3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인간은 시베리아를 얼릴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인류가 지구온난화에 의한 인류의 파멸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18년 안에 대책을 세워야하는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 대처에 매우 소홀한 상황이다. 우리는 오송 참사와 같은 일이 우리 인류에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루 빨리 기후 위기 대책을 마련하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명예교수 △오창환 명예교수는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 회장, 전주지속가능협희회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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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3 15:42

인생을 산다는 것은?

1.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까! 1948년 8월. 나는 전라북도 남원군 송동면 신기리 647번지에서 농부의 8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우리집은 그렇게 어렵다는 느낌 없이 행복했다. 부모님의 뒷바라지로 대학을 다닌 것은 큰 형님 혼자였으니 시골 부자라는게 기껏 그 정도였던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우리가 살고있는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 우리는 왜 그 시절을 수시로 동경하게 될까! 그저 세월 가면 모든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어서만 그럴까? 2. 자존과 인생 다른 동물의 세계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몰라서 그러하겠으나 고민하며 고독해지고 서로 사랑하며 미워도 하는 존재다. 또한 권력으로 많은 타인을 착취하기도 하고 독재 권력으로 자신의 야욕을 탐내며 때로는 정의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일컫는다. 아무튼 요즘처럼 "자존심이 상해서 못 살겠다"는 탄식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시대도 많지가 않았다. 나에게도 묻는다.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더 일본스러우니 분통이 터지고 자존심이 상해서 살 수가 없다"는 요지이다. 그런데 답을 드려야 할 내 자신도 그러하니 어찌하랴! 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달걀로 바위 치긴데 구태여 꼭 그렇게 살 필요가 뭐예요?"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인생길을 선택해야 행복이라는 상태를 살 수가 있을까? 어떻게 사는 인생이라야 '나'라는 생명체에 자존을 보전하며 활력을 유지하는 삶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인가? 3. 몽양 여운형, 백범 김구, 그리고 이승만의 삶에서 작은 답을! 1948년 8월. 내가 세상에 태어났던 시절 대한민국의 운명은 참으로 가혹했다. 좌우 합작을 통한 평화적인 방법의 단일 민족국가를 목표했던 해방정국의 최대의 국민 지지를 얻었던 몽양 여운형 선생은 이승만 세력으로부터 용공으로 몰리더니 1947년 7월 19일, 백주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테러범의 흉탄에 암살당한다. 몽양 선생은 우리 대한민국의 출발점이었던 3.1 독립운동을 기획했던 애국자였음에도 해방 후 통일 조국을 보지 못하고 서거하신 것이다. 우남 이승만은 일제 식민지 시대 30년 동안을 미국에서 호주계 미국인 부인과 비교적 편안한 독립운동을 했다. 해방 후 귀국해서는 오로지 분단하에서만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거라는 목표로 미국에서 알게 된 많은 인맥을 동원해 5.10 남한 단독선거를 이끌어 냄으로써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조국이 남북으로 갈라져 항시적으로 전쟁의 위협 속에 시달리게 만든 위인으로 김일성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 백범 김구 선생은 "나는 38선을 베고 죽는 한이 있어도 분단 조국에 동의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애국자이다. 대표적인 지도자들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승만의 분단 권력론을 거부하며 살아야 마음이 편하다. 대신 8년여의 감옥살이를 견뎌야 했다. 나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함이었다. 4. 자존의 삶은 고난의 시작! 사람의 본성은 자존을 포기하며 살기를 거부한다. 그런데 자존을 지키는 일은 자칫 고난이 찾아온다. 자존을 버리면 육신의 안락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인생의 갈랫길이 다시 우리들 앞에 닥쳤다. 고민으로 해결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한번 사는 인생길에는 누구에게나 책임있는 결단이 요구된다.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의 정부가 되게 하려면 국민 각자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 모두가 고난을 각오하는 그 날, 우리 모두에게는 평화와 정의가 살아 숨쉬는 고난 없는 자존의 삶을 살 수 있으리라! 헛된 인생을 떨치고 인간의 본성을 찾아 목숨을 걸고 자존을 스스로 지키는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 △장영달 명예총장은 제14∼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제13대 우석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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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6 16:18

‘정무적 판단’ 이라는 유령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은 주로 선거 캠페인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선거과정에서 전략을 짜는 정치기획자 혹은 정치컨설턴트들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내릴 때 이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 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정치와 선거에 여론조사 기법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그 결과를 해석하는 정치기획자들이 하나의 직업군으로 등장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정무적 판단의 핵심 근거는 여론조사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기획자들이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고유의 ‘감’과 그들만의 은밀한 정보가 결합된다. 실제로 이 정무적 판단은 신박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무적 판단은 대개의 경우 유불리를 계산하는 것이 핵심인지라 옳고 그름을 따지지는 않는다. 다행히 유불리와 옳고 그름이 같은 맥락에 있다면 판단은 무척 쉬워지지만, 그 두 가지가 대립하게 되면 지도자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당연히 정무적 판단이 늘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개혁을 늦추거나 강도를 대폭 낮춰야 한다는 민주당 일각의 주장은 검찰개혁보다 검찰수사에 여론의 지지가 더 높다는 조사결과가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최근 추미애 전 장관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장관직을 물러나야만 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당의 정무적 판단이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당시 당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었고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추미애 전 장관의 경질을 건의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 당시의 정무적 판단은 옳았을까. 옳고 그름은 그만두고 정말 이익이 되기는 했던 것일까. 대개의 경우 정무적 판단은 늘 ‘최종적인 판단’의 근거가 된다. 그 어떤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엄청난 파워를 갖는다. 단번에 다른 토론자들의 입을 틀어막으며 결정을 주저하는 지도자를 강하게 압박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선거용어가 정치권은 물론 행정과 언론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지방정치에서도 빈번하게 쓰이는 용어가 되었다. 정무적 판단이 마치 엄청난 정보를 바탕으로 내리는 고도의 결정인 것처럼 사용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이 언제 어느 때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가 하는 점이다.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은 대개의 경우 뭔가 합리적이지 않은 결정을 내릴 때 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많은 경우 누군가가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나타난다. 물론 정치영역에서 정무적 판단은 꼭 필요하다. 정치는 ‘늘 해온 그대로’가 아니라 뭔가 다른 시도를 할 때 가치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무적 판단은 최대한 억제되고 반드시 필요한 순간에 쓰여야 한다. 정무적 판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칙적 판단’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군부독재에 반대하며 길거리로 나섰을 때, 노무현이 3당 합당에 반대하며 손을 번쩍 들어 외쳤을 때 그들은 정무적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했던 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과 시대정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었다. 그리고 역사는 그들의 원칙적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 한국의 정치현장과 지방정치의 곳곳에서까지 횡행하는 어설픈 정치기획자들의 ‘정무적 판단’은 극도로 제어되어야 한다. 정무적 판단이 전가의 보도처럼 무소불위의 힘을 갖는 순간 정치는 참모정치, 측근정치로 흐르고 그것은 반드시 부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도연 원광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원도연 교수는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북연구원장∙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지역사회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익산문화도시 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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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09 18:13

새로운 상생협력의 파트너, 카자흐스탄을 가다

지난달 1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시(市) 중심부에 위치한 고려극장에서 대한민국 전통 음악이 울려 퍼졌다. 전북 전통 공연단이 알마티시를 찾아 판소리와 해금 연주 등의 공연을 펼쳤는데, 연세가 지긋하신 고려인들은 귀에 익은 민요 가락을 따라 부르며 깊은 감회와 향수에 젖었다. 고려극장 엘레나 김 극장장은 “카자흐스탄에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어 이러한 한국 전통 공연을 통해 고려인들의 위상이 올라갈 뿐 아니라 젊은 고려인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일깨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며 우리 공연단에 고마움을 표했다.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은 1937년 국권을 잃고 강제 이주를 감내해야 했던 암울한 역사 속에서도 민족 특유의 끈기와 성실함으로 현지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왔다. 현지에서 존경받는 소수민족으로 성장한 고려인들은 한국과 정서적 문화적으로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해 가는데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해오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 대륙 중앙에 위치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안보와 물류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고, 우리의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이기도 하다. 초강대국 간 경쟁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신시장 개척이 긴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아시아는 대한민국의 미래 신흥 시장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우리나라와 65억불 규모의 교역량을 기록한 중앙아시아 최대 교역국이다. 우리나라의 대(對)카자흐스탄 누적 투자액은 41억불에 이르며 양국의 경제 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전라북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올해 5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州) 마랏 일로시조비치 지사 방한을 계기로 양지역간 교류 협정 의향서를 체결했다. 전북기업의 카자흐스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일로시조비치 지사는 우리지역 농생명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북 방문 첫 일정으로 김제 스마트팜혁신밸리를 찾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카자흐스탄의 넓은 토지와 농업분야 성장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한반도의 12배나 되는 넓은 국토(세계 9위)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 농생명산업 수도’인 전북의 농생명 과학 기술을 광활한 카자흐스탄 농지에 접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로시조비치 지사는 필자에게 현재 추진 중인 코나예프 신도시 개발 계획 건축 모형을 직접 제시하면서 새만금과 연계된 상생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고, 우리 건설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전라북도는 오는 10월 열리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11월 ‘전북-카자흐스탄 경제통상 포럼’에 카자흐스탄 기업인들을 초청해 수출 상담회를 열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실질적이고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협력체계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도 올해 12월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카자흐스탄 청년작가전’이 개최되어 문화적 교류도 이어간다. 나아가 탄소,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분야와 에너지, 자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상생발전 가능성을 모색해나갈 것이다. 우리 고려인 동포들의 강제 이주 당시 화롯불과 따뜻한 음식으로 정을 나누었던 카자흐스탄은 이제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는 상생협력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양국의 밝은 미래를 개척하는데 우리 전북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류창수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 △류창수 국제관계대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주가봉 대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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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02 17:56

전북이여, 독일의 성공과 장점을 본받아가자!

그간 많은 사람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가 본 나라 중 어느 나라가 제일 좋더냐?” 종합적으로 볼 때 우선 독일이 생각난다. 첫 근무지여서일까? 그보다는 배울 점이 많았던 사회였기 때문이리라. 독일 근무는 1991-94년간의 통일 직후와 그 후 2000-02년 시기였다. 그때만 해도, 독일은 통일 후 막대한 재정 소요, 사회통합의 후유증 등으로 많은 어려움과 씨름하고 있었다. 통일 33년이 된 지금, 독일은 명실공히 유럽의 중심국이다. 유럽연합 (EU) 내의 주도적 역할이 점증하고 있다. 독일의 장점은 많지만, 필자로서는 지면의 제약상 다음만을 꼽고자 한다. 먼저, 근면· 성실· 정직의 국민성을 들겠다. 둘째, 역사 반성과 사회적 소생이다. 셋째, 정치· 사회적 안정과 그 토대인 합리성과 장기적 안목이다. 넷째는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를 일구어낸 장인정신과 체계성이다. 근면, 성실, 검소, 정직의 덕성을 지니 다른 국민도 많다. 한국인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독일의 국민성은 그 면에서 최상 중 하나다. 그런 덕성과 물질적 풍요 및 정신적 성숙이,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원인이 된 듯,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중 저지른 유대인 학살 등의 과오를 사회 전체가 철저히 반성해냈다. 개인이 그러하듯, 사회나 국가도 반성을 통해 거듭난다. 성숙과 진보를 동반한다. 독일의 반성은 교육과 사회제도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 후 어려운 통일을 이루어 냈고, 이제는 27개국의 다양한 목소리가 혼재한 EU에서도 가장 강력한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반성 결과다. 독일 사회 전반이 안정적이다. 불안정성과 조급증이 증가하고 있는 최근 세태에 비해, 독일은 정치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나라다. 행정 수반인 총리의 연임 제한이 없어,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계속 집권할 수 있다. 통일을 이룬 콜 총리와 통일 후 여러 난제를 해결하고 EU의 사령탑 역할을 했던 메르켈 총리는 각각 16년씩 통치했다. 국민들은 합리적 판단과 절제와 균형을 지닌 신념을 바탕으로 투표한다. 지도자가 선출되면, 그를 신뢰하고 힘을 모아주는 미덕을 발휘한다. 지도자도 일시적인 파퓰리즘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정을 운영하며 정직한 리더십을 보여주려 애쓴다. 독일에는 세계적인 대기업도 있지만,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중소기업과 그 체계적 운용도 유명하다. 독일의 중소기업은 전 세계가 시장이고 고객이다. 소위 ‘히든 챔피언’ 기업들이다. 성공 배경은 무엇보다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일찍부터 국제 시장을 체계적으로 개척해왔기 때문이다. 독일도 로마 시대에는 ’바바리아‘, 즉, 미개 지역으로 불렸다. 지금 독일은 로마제국의 후신인 이탈리아보다 여러 면에서 강하다. 인간사회는 영고성쇠의 과정을 거친다. 진전과 후퇴는 모두 그 시대의 사람들의 자세와 노력에 달려 있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전북은 민선 8기 도 정부의 혁신과 성장의 기치 아래, 희망과 도약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이미 여러 성과도 있다. 새로워지고있는 것이다. ‘전북이 가는 길’의 최종 결실을 위해 각계는 더욱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오늘의 독일 성취의 밑바탕이 된 장점들을 되새겨보길 주문한다. 현재를 되돌아보고 거듭나는 자성의 태도, 합리적 사고와 체계적 준비 자세,최고를 만들어가는 전문성, 상호신뢰와 장기적인 호흡, 국제적 안목과 접근과 같은 미덕이 아름답지 않은가. /김대식 전북국제협력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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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5 17:34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갖는 의미

주말에 가끔 세종시의 명소인 호수공원으로 산책을 가보면 젊은 부모와 함께한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 밝고 활기찬 청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평균 연령이 ‘37.5세’로 가장 젊은 도시인 세종시는 저출산 현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합계출산율이 1을 넘었다. 그러나 이처럼 젊은 세종도 ‘지방’의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의료서비스의 부족이 그렇다. 세종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전국에서 가장 낮다(2022년, 1.29명). 세종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시·도 모두가 대부분 1~2명대에 불과하다. 서울만이 나홀로 3명대이다.(2022년 3.47명) 의료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보건복지부가 위치한 세종조차 기초 인프라에서부터 서울과 동등한 서비스를 향유하고 있지 못하다. 수도권 인구는 해마다 늘고, 나머지 지역은 ‘소멸’을 걱정하는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비수도권 국민 2명 중 1명은 내가 사는 지역이 소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생산, 고용, 기업 등 모든 자원과 기회는 전 국토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으로 지금도 몰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력은 중앙정부의 입장에서 지방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위기에 처한 지방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으면서도 그간 중앙의 해법과 노력이 의도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원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지칭할 때 이루어야 할 목표를 붙여 부르곤 한다. 과거 '산업화시대'의 대한민국은 산업화를 통해 절대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을 이루고자 했다. '정보화시대'라는 표현에는 IMF라는 국난을 정보화라는 혁신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같은 맥락에서 수도권 집중과 지역소멸, 그 결과로서 나타난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라는 미증유의 현상을 지방이 주도하여 타개하겠다는 시대정신의 반영이 '지방시대'이다. 지방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무엇이 부족하고 절실히 필요한지는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제대로 안다. 세종시의 문제, 내가 자란 전주시의 문제, 또 다른 대도시의 문제와 해법이 서로 같을 수는 없다. 현장에서 그 지역이 겪고 있는 특유의 문제가 의제로 발굴되고, 발굴한 의제를 지역 사정을 모르는 중앙의 ‘심사위원’들이 만든 획일적인 해법에 의해서가 아닌, 지역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5월 25일 국회를 통과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의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특별법'과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방이 위기를 능동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정책결정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수립할 지방시대 종합계획은 더 이상 중앙에서 만든 채점표가 아니라, 지역별로 시급한 문제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들이 먼저 수립된 다음, 그것을 지방시대위원회가 수렴하는 상향식 계획이다. '특별법'의 통과로 지방시대로 향하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정부가 지향하는 진정한 지방시대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국토공간에서의 정의와 공정이 바로 세워진 시대다. 산업화, 정보화시대의 과제를 해결해낸 것처럼 이제 지방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이 함께 노력해 나갈 시기이다. /최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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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8 15:26

혜윰포럼의 추억

필자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퇴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간 기관장에게 부여된 많은 권한과 책무 가운데 가장 유익했던 것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대덕혜윰포럼’과 ‘혜윰나잇’을 들고 싶다. 포럼은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소재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기관과 대학 및 대전시 유관기관 수장들의 협의체인 대덕연구개발특구 기관장협의회(이하 연기협)에서 2021년 과학의 날을 맞아 김장성 회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의 주도로 힘차게 출범한 인문학 학습의 장이다. ‘혜윰’은 생각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대덕의 미래를 생각하는 포럼’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 플라자에서 매달 세 번째 수요일 오전 7시부터 열리는 포럼에는 보통 30여 명의 회원이 모인다. 강연 후 으레 열띤 토론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끝나자마자 준비한 샌드위치를 챙겨들고 서둘러 근무지에 도착해도 지각하기 일쑤다. 진행과 강연자 섭외는 중앙일보 기자를 역임하고 대덕넷(대전에 기반을 둔 과학기술 전문 온라인 언론매체)을 설립·운영하는 등 수십 년간 언론 분야에 종사하며 폭넓은 인적네트워크를 축적한 행정학도 이석봉 현 대전 경제·과학부시장이 맡았다. 그동안 연구단지 및 지역의 이슈 관련 분야의 저명 벤처기업인, 인문·사회학 전문가 등이 초청되었는데 한 번도 실망스러운 적이 없었다. 강의료 등의 경비는 현재 69개에 이르는 회원기관이 규모에 따라 십시일반으로 납부한 연회비로 충당한다. 포럼은 변화무쌍하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어떤 문제도 특정 학문분야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 진단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인간배아 복제를 둘러싼 윤리적 고민이나 영화 ‘매트릭스’ 등에 등장하는 AI에 대한 공포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적 시각이 왜 함께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본디 같은 뿌리에서 출발하여 그간 동반자로 큰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생했던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20세기에 이르러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아지면서 그 영역과 경계가 뚜렷해졌다. ‘자연과학의 언어’인 수학은 철학의 논리학에서 출발하여 경영회계학, 수리경제학, 삼단논법에 근거하여 법리를 추론하는 법학 등 거의 모든 인문·사회학 분야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는 기준만으로 이과와 문과로의 진출을 결정한 후, 서로 경계의 눈초리를 번득여온 게 현실이다. 뉴턴은 스스로 철학자라 칭했고 대문호 괴테는 과학자로 평가받기를 소망했던 사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VUCA 시대를 헤쳐가기 위해서 과학기술과 인문학 간의 융합이 불가피한 것이다. 혜윰나잇(night)은 회원기관 간의 협력과 융합 활성화를 위한 교류 모임이다. 일상의 업무에서 벗어나 함께 미술이나 음악 감상 또는 운동경기를 관람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서로 간의 교감의 폭을 넓힌다. 만남은 우연이지만 관계는 노력이라는 말처럼 꾸준한 학습과 소통, 신뢰를 바탕으로 단단해진 조직만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동의 가치를 이루기 위한 힘든 일들을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역전략기술을 확정하고 도민화합의 난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혜윰포럼’처럼 혁신주체의 순수한 열정들이 만나 서로 배우고 소통하는 학습의 장이 마련되길 소망해본다. 홀로 설 수 없을 때는 기대고 함께 서면서 균형이 오롯해지는 법이다. /신형식 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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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1 19:14

일본의 역사 세탁과 히로시마

지난달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 회담이 열렸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초청국으로 참석하여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참배하였다. 대통령실은 일본 총리와 함께 참배하였다는 것을 외교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참배를 일본의 사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은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기 때문이다. 그 장소에 한국인을 강제 징용했다는 사실에 대해 사죄를 해야만 진정한 사죄가 된다.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 회담을 연 것은 일본의 숨은 의도가 있고, 미국은 이를 인정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다. 일본은 미국의 원자폭탄을 맞고 항복하였다. 전범국가의 하나인 독일은 전범국가로서 재판을 받았다. 그들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에 대하여 반성을 요구받았고 독일은 지금까지 기회 있을 때마다 유대인과 세계사회에 사죄하고 있다. 히틀러는 최종전범 책임자인데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일본도 전쟁을 일으킨 책임자들에 대해 재판을 하였지만, 전범들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였다. 무엇보다도 잘못된 일은 핵심 전범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왕에 대해서는 재판도 하지 않고 처벌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일본은 지금까지 식민지 침략과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폭력 국가로서의 근성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잘못한 일은 항복한 일본 왕의 죄를 묻지 않고 오히려 일본의 부흥을 도운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6.25 전쟁은 일본의 부흥을 돕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패전국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한국전쟁을 계기로 경제부흥을 시작하였다. 동시에 전범국가인 일본이 내세웠던 “대동아공영권”의 야심을 슬금슬금 키웠다. 미국이 침략국 일본을 응징하는 대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이에 “전범국가 일본”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다만 전쟁할 수 있는 군대를 가질 수 없다는 제재만 유효할 뿐이었다. 그것이 평화헌법이다. 그러나 그 제재도 “자위대”를 유지하는 것은 인정하였으므로 있으나 마나 한 제재라고 할 수 있다. 자위대는 이름으로 존재하지만, 그 실제는 군대로서 오늘날 그들은 군사 대국이 되었다. 일본은 경제성장을 하면서 역사세탁을 시작하였다. 세계에서 유일한 원자폭탄 피해국이라는 것을 내세워 전범국가에서 “전쟁피해 국가”로 둔갑시켰다. 평화라는 개념을 내세워 반핵(反核)을 선전하였다. 뒷구멍으로는 핵무장을 준비하는 이중성도 보여준다. 나치의 대학살을 당한 유대인의 피해와 원자폭탄의 피해를 당한 일본을 나란히 놓고 전쟁피해 국가로 역사세탁을 하며 평화운동을 하는 파렴치 국가로 되고 만 것이다. 일본은 역사 왜곡, 역사 사기술의 뛰어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임나일본부를 경영하였다거나 광개토대왕비의 글자를 쪼아 변조하였다. 우리나라의 단군 시대를 역사에서 삭제하였다. 최근에는 자기 나라 역사시대를 더 고대로 올리기 위해 구석기 유적을 위조하여 가짜로 발굴하다가 들통나서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히로시마를 역사세탁의 근원지로 삼은 일본은 전쟁이 가능한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헌법개정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히로시마에서 개최한 것은 전쟁가능국가로 가려는 일본의 의도에 들러리 서 준 것이다. 일본의 악질적인 숨은 의도를 알아채어 경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이 시점에 일본의 노리개처럼 역할 하는 것을 담대한 외교라고 주장하는 대통령이 걱정이다. /김도종(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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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4 17:23

전북이여, 힘차게 도약하되, 안이함과 포퓰리즘은 경계하자

요즘 여의치 않은 영국 사정에 대한 보도가 많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지 47년만인 2020년 1월 탈퇴하였다. “브렉시트”(Brexit)이라 한다.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다. 브렉시트 3년이 지난 지금, 영국인들이 삶이 전보다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한다. IMF는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을 –0.6%로 전망한다. 일부 교사들까지도 생활비 충당을 위해 부업을 한다고 한다. 식당, 호텔, 유통, 농업 등 곳곳에서 일손 부족으로 아우성이 높다. 통관절차, 관세 등이 재도입됨에 따라 수출에도 큰 지장이 생겼다. 물가가 10% 이상 올라 생활이 어려워지자 파업도 잦아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새로운 신조어 “브레그렡(Bregret)”이 떠돌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와 “후회”(regret)의 합성어로,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말이다. 2020년 브렉시트 이후 왜 이리 급격히 사정이 안 좋아졌을까? 여러 이유가 있다. 외부적인 요인의 측면에서는 금융위기의 여파, 코로나-19, 국제에너지 위기 등이 있었다. 그러나 영국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브렉시트가 보다 근본적인, 현재의 어려움의 단초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면 왜, 그런 부작용이 예견되었음에도 브렉시트를 택했을까? 정치·경제·사회적 측면 이외도, 대영제국을 유지하던 자존심과 연결된 심리적 요소 등 복잡하다. 2016.6월의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 전후로, 영국은 이민자 급증에 따른 일자리 부족, 재정 악화 등이 큰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었다. 필자는 2003년, 2006-09년 약 4년간 런던에서 근무했다. 임기 마지막 무렵, 영국에도 금융위기가 오고 있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영국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부러움을 사는 개방성과 창조적 활력을 지니고 있었다. 금융, 창조산업 등을 선도하였다. 2004년 EU 가입으로 이동이 자유로워진 중·동구 유럽 사람들이 호황을 누리던 영국으로 모여들어, 힘든 분야의 업종에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해주었다.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마저 영국의 개방적이고 창조적 사회 운영을 본받고자 젊은이들을 영국에 보낼 정도였다. 브렉시트의 원인과 영향, 향후전망에 대한 분석과 견해가 많다. 필자는 전북이 얻어야 할 교훈의 측면에만 언급해 보고자 한다. 세상의 만사가 양면성을 가지는 것이기에 보는 관점에 따라 견해가 달라질 것이다. 브렉시트를 주도한 사람들은 이민자들이 주는 이익보다는 수반되는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EU 분담금 지불을 통해 얻는 총합적 이익의 옹호보다는 지엽적 손해를 부각시켰다. EU 내에서 얻는 금융과 교역 활동에서의 이익보다는 제약과 불편 쪽을 더 강변하고 있었다. 국민들도 과거의 영화(榮華)를 추억하면서, 절제되지 않은 일부 정치인들의 주권국가의 자율성 회복 주장 등에 동조되어갔다. 그런 분위기가 점점 펴져 갔고, 결국 가랑비에 옷이 젖어 버렸다. 브렉시트를 택한 것이다. 불과 10여 년 사이의 변화다. 우리가 현실적 감각을 잃고, 포퓰리즘과 안이함과 망상에 휩싸이면, 불과 몇 년 사이 되돌아오기 힘든 다리를 건너게 된다. 국가든 개인이든 마찬가지다. 우리 전북은 이제 과거의 정체(停滯)를 벗고, 과감한 혁신과 힘찬 도약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어렵게 마련되고 있는 성장동력을 더욱 키워가는 데 우선 집중해야 한다. 그런 와중에도 브렉시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도 유념해나가길 제안한다.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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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1 15:37

전세사기 예방의 시작, 정확한 전입신고

성인이 되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하는 날, 결혼을 해서 처음 신혼집에 들어가는 날, 많은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이사를 마무리하고, 근처의 관공서를 찾을 것이다. 바로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힘차고 즐거운 시작이 되어야 할 이사의 첫 단계인 전입신고를 전세사기에 악용하는 사건이 최근들어 발생하고 있다. 전세사기 일당은 A지역의 빌라에 살고 있는 세입자를 몰래 B지역으로 전입신고하여, 서류상 빈집이 된 A지역의 빌라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수법을 썼다. 전입신고를 할 때, 신고하러 오는 사람의 신분증만 확인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로, 나의 주소를 나 몰래 다른 사람이 옮길 수 있을까? 주민등록법 시행령상 전입신고서에는 전입하는 사람 모두의 이름을 쓰고, 전입자 대표나 전(前)세대주가 서명이나 날인을 하도록 되어 있다. 신고를 하는 사람이 가짜 서명을 하고, 신고서를 제출하면, 사실상 전입자 몰래 전입신고가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전입신고서는 왜 이렇게 만들어진 걸까? 과거에는 이사 전후 행정절차가 복잡했다. 지금 살고있는 집에서 나가면서 전출신고를 하고, 새집으로 이사한 뒤 새 주소지의 관공서에 가서 전입신고를 했다. 만약 이사한 집이 전셋집이라면, 전세보증금을 잃지 않기 위해서 확정일자를 받는 등 추가적인 절차를 밟아야 했다. 전세입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많은 절차를 빠르게 처리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았고, 전입신고가 늦어지거나, 전세보증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속한 행정처리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1994년 전출신고를 폐지하였고, 그 과정에서 전출신고 의무자의 서명을 전입신고서에 받게 되었다. 절차가 통합되면서, 행정비용이 크게 줄었고, 국민생활의 편의도 향상되었다. 한 곳에 터전을 잡아 오랫동안 생활하던 과거와는 달리, 근거지를 이동하는 일이 잦아진 요즘에 꼭 필요한 절차 간소화였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 세대의 피해가 커지면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규제는 꼭 필요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집에 새로운 사람이 살게 되었다는 전입신고의 대부분은 가족관계에 해당된다. 아들딸이 부모님과 따로 살다가 부모님댁으로 이사를 오거나, 주말부부로 지내던 부부가 다시 한 집에 살게되어 전입자로 신고를 하는 경우 등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세대주와 전입자간 사기행각이 발생할 우려는 거의 없다. 하지만, 남남이 한 집에 산다고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대주가 나를 유령 전입자로 둔갑시켜, 나 몰래 전입신고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세대주와 전입자가 가족관계가 아닌 경우, 전입신고를 할 때에는 모든 전입자와 세대주의 신분증을 지참하도록 「주민등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빠르면 8월, 시행령이 개정되면, 가족이 아닌 사람의 전입신고를 할 때에 모든 전입자의 신분증이 필요하게 된다. 선량한 사람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전입신고시 신분증 확인 절차를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최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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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14 16:38

산책은 나를 강건하게 만든다

2019년 5월, 대덕연구단지로 직장을 옮겼다. 갑자기 결정된 일이라서 준비할 시간도 없었고 또 아내의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내게 되었다. 대전은 필자가 해외유치과학자로 어느 정부출연연구원에 초청되어 3년여 동안 살던 곳이기도 하고 대학으로 옮긴 후에도 2년 간 파견근무 했던 정부기관의 소재지라서 친숙할 뿐만 아니라, 옛 직장동료나 학교친구도 많아 내심 모처럼의 자유로운 생활을 기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연구소는 2020년부터 시행된 새 근로기준법이 엄격히 적용되는 공공기관이라서, 밤늦게 연구현장을 찾아가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일은 갑질에 해당되므로 매일 칼 퇴근을 해야 했고, 또 이미 정년퇴임한 친구들은 부인들 눈치를 살피고 있어서 불러내는 일이 민폐 끼치는 일임을 쉬 간파하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다음날 출근까지의 장구한 시간 때우기가 문제로 부상했다. 젊은 날 포기했던 대금을 다시 시작했더라면 딱 좋았을 텐데... 필자는 나이 들며 단순한 게 좋아졌다. TV도 복잡한 인간사를 그린 드라마보다 스포츠 중계방송이나 허무맹랑한 중국무협영화가 편하고, 책도 읽다보면 눈이 침침해지고 골치 아팠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찾은 해법이 연구원 관사 옆을 흐르는 반석천변을 산책하는 일이었다.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며 자학하는 선배나 대수술로 곤욕을 치른 대학동기가 모두 만병통치약이라며 추천한 것도 내 선택을 부추겼다. 하루 평균 만보를 목표로 삼았지만, 불가피한 날을 대비하여 예금하듯 가급적 만오천보를 걸어둔다. 오찬 후 직장동료들과 연구원 경내를 한 바퀴 도는 걸 포함해서 약 오천보를 찍고 퇴근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목표에 미달한 걸음수를 계산하여 미리 반환점을 정한 뒤, 십 분에 천 보의 속도로 걸으므로 보통 한두 시간을 걷게 된다. 어느 책에선가 걸을 때 이성적 판단을 관장하는 좌뇌가 가장 활성화하므로 중요한 결정은 걸으면서 하라는 권고를 읽은 것 같은데, 허튼소리가 아닌 듯하다. 기관장으로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거나 크고작은 행사의 인사말이나 기고문을 준비할 때 이 시간을 활용하는 게 버릇이 되었다. 길가의 이름 모를 풀꽃으로부터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도 하고, 때로 회식이 늦어져 인적이 드믄 심야를 걸을 때는 내 발자국 사이 숨죽여 우는 풀벌레 소리나 함께 걷는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상념에 빠지거나 때론 무념무상의 순간을 보내는 산책길은 고스란히 마음의 길이 되기도 한다. 마음으로 걷는 일은 몸으로 걷는 일보다 훨씬 즐겁다. 대전생활을 시작할 무렵, 필자는 약간 과체중에 관절도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여러 생체신호가 위험 수위에 육박했었는데, 산책과 함께 체중이 줄더니 반년 쯤 지나 총각시절의 몸매로 돌아가자 콜레스테롤이나 혈당 등 모든 수치가 정상을 회복하였다. 산책이 가져다준 이런 망외의 소득은 성취감을 부추겨 전주에서 보내는 주말에는 전주천, 삼천변 산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머잖아 바깥 일이 끝나면 구십오세의 노모가 기다리는 고향 쌍치로 돌아갈 계획인데, 요즘 작지 않은 고민이 생겼다. 매일매일 새로운 산책로가 불쑥불쑥 떠오르는 게 아닌가. 좌탈(坐脫)이란 불교용어가 있다. 고승이 가부좌 자세로 참선 도중 입적하는 걸 일컫는데, 혹 산책하며 이승을 하직할 수도 있을까. 그런데 고향산천은 장돌뱅이 같이 떠돈 탕아의 귀환을 반겨줄까? /신형식(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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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7 18:06

'중립∙26(T26)' 선도국이 정답이다.

국민들이 불안하다. 대통령의 독단적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타이완 관련 발언으로 나라를 전쟁 직전 상황으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그의 취임사부터 우리나라의 시대정신과 맥락이 잘 이어지지 않았다. 불안했다. 축적된 경륜도 보이지 않고 학습된 국가 이상도 없으며 경제성장의 정책과 전략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직을 숭고하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분장 놀이(코스프레)하는 느낌을 주었다. 2020년대와는 맥락이 잘 닿지 않는 개념들을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교와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백악관의 발표를 대신 읽는 느낌을 주었다. 그것이 분장 놀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가 쓴 말을 구태여 이해해 본다면 북한의 핵전쟁 위협을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위협을 막아내려면 미국과 일본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연대는 결과적으로 친미 사대주의, 친일 사대주의를 지향하는 것이었다. 일본 방문과 이번의 미국방문 외교에서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이것이다. 자유를 말하지만, 그것은 나라의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실현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대일항쟁기 36년을 경험하면서 나라의 주권이 바로 서야만 민주주의나 자유를 지킨다는 역사적 학습을 하였다. 그리고 대통령이 말하는 연대는 미국의 전쟁에 동원되겠다는 것과 같다. 더 걱정되는 것은 대통령의 사대주의를 ‘국익’으로 꿰맞추는 그의 참모들이다. 친미, 친일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친중, 친러 사대주의라고 역공하는 궤변도 가관이다. 검찰총장 시절에 5년짜리 임기의 대통령이 어쩌고저쩌고하던 사람이 전임들보다 더한 태도로 나라를 뒤집어 놓고 있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전쟁상황에 대해서 모의실험이라도 해 보고 하는 소리인가? 우리나라의 어느 한 도시가 폭격을 당하여 전선과 통신선만 끊어지더라도 전국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통신이 끊어지면 디지털 체계가 무너지며 경제가 무너진다. 전기 아니면 살 수 없기 때문에 피난 갈 곳도 없다. 국지전이라도 시작하는 순간에 삼류국가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을 잠시만 연상하더라도 전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은가? 한반도 문제를 북핵 제거로 보는 것은 미국이다. 우리나라의 견지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과제다. 전쟁하는 나라와 연대하는 것은 국익이 아니다. 명분 없이 동반 몰락의 길로 가기 쉽다. 주권을 세워야 자유를 지키고, 그것은 국민과 연대해야 하는 것이다. 나라를 대통령의 사유물로 생각하는가? 실제로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미국과 중국의 어느 한 쪽 편에 줄 서서 살길을 찾는 것이 아니다. 최근 영국 신문 ‘이코노미스트’가 이런 나라를 “상호거래형(transactional)국가”로 분류하고 25개국이 포함된다고 발표하였다. 이들을 “T25”라고 줄여 불렀다. 그 가운데 이스라엘이 있다. 당연히 미국 편일 줄 아는 나라인데 중립을 지키며 국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보고 배워야 할 일이다. 온 국민이 아는 일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만 모른다면 그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지금 “담대하게” 제2의 이완용이 되는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라! 국민께 용서를 빌며 친미, 친일 사대주의를 버려라. “T25”에 들어가 “중립•26”으로 되고, 그들을 끌고 가는 추축국가(樞軸國家)가 되려는 경륜을 키워라. /김도종(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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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30 15:12

전향과 진취, 포용과 긍정이 전북의 길이다!

1994년 독일 베를린에서의 첫 해외 근무를 마쳤다. 바로 두 번째 임지인 폴란드를 향했다. 이웃 국가인지라, 직접 이삿짐을 싣고 국경을 넘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까지 가는 길은 매우 좁고 도로 상태도 좋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당시 폴란드는 사회주의를 청산하고 자유민주주의로의 체제 전환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독일은 인근국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협력 대상국이었다. 그 도로를 운전해가면서, 하루속히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폴란드 정부와 국민은 현명했다. 변화된 상황을 재빨리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겼다. 유럽연합 가입 이후 우선적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서방과 연결하는 생명선이 되어, 경제사회 발전을 톡톡히 견인하고 있다. 폴란드는 과거 독일과 러시아로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받아온 나라다. 방어전략 차원에서 외국과의 연결되는 도로를 가급적 건설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 여겨왔다. 냉전으로 서방세계와의 대외협력 여지가 봉쇄되어있는 약소국의 입장에서는 반듯하고 넓은 도로가 침공에 유리한 도로로 여겨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약한 처지에 있는 개인이나 국가는 항상 방어적이고 소극적이다. 피해의식의 결과다. 그러나 여건이 바뀌면 인식과 대응 또한 변화되어야 한다. 폴란드 국민과 정부는 변화와 새로운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잘 대처했다. 그런 자세를 통해, 폴란드는 중·동유럽의 중심국으로 부상했고,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상황을 감안하여 안보태세를 최대한 강화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오랜만에 전북에 돌아와 보니, 많은 변화가 눈에 띈다. 특히 김관영 도지사의 행정부와 도의회는 도민들에게 희망과 미래 비전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내 각계의 에너지와 지혜를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하고 있다. 그 결과, 오랫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새만금지역 개발에서도 여러 진전이 있다. 최근 2차전지 생산업체 등의 큰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렇게 발전의 동력이 마련되고 있는 한편에서는 여전히 전북 특유의 소극적, 방어적 태도가 느껴지기도 한다. 전북은 정치적으로는 진보적 환경에 있다. 그러나 정책 추진에 대해서는 변화 기피 태도 내지, 저항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모순적인 태도와 부조화는 전북의 진보와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각계의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앞으로 돌파하기보다는 부적절한 명분과 기준을 내세워 발목을 잡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비판과 빈정대는 태도가 불쑥 튀어나온다고 한다. 일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에너지가 지역 발전이라는 대의보다는 사적 이익 챙기기에 경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각종 단체의 경우, 협력과 양보를 통해 자기 분야의 전체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대승적 태도가 미약하다고들 한다. 자신들의 태도와 행동이 어떠한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타성에 젖어 있어서 일 것이다. 그러나 외부의 눈에는 보인다. 전북발전에 동참할 수 있는 출향 인재들도 많다. 그분들의 우려는 전북인들이 작은 세계관과 비생산적 관행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정체와 소모의 장에 처한 고향의 모습이 그들에게 보이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는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전향적으로 상황을 개척해 나갔다. 그럼으로써 미래를 대비하고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냈다. 전북인들은 갇혀있는 정저지와(井底之蛙)의 틀이 있다면 벗어나야 한다. 진취적이고 전향적이고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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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23 17:46

새만금 잼버리, 성공적인 축제를 준비하자

세계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 주관으로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청소년 야영대회이다. 원래 잼버리의 의미는 시바아리(SHIVAREE)라는 북미 인디언들의 언어에서 유래한 말로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를 뜻한다. 스카우트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1회 세계야영대회를 잼버리로 명명하면서 전파되었고, 이후 세계잼버리는 전 세계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제17회 세계잼버리를 강원도 고성군에서 개최하였다. 고성 잼버리는 88서울올림픽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로서, 당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스웨덴의 칼 구스타프 국왕과 모로코의 물레이 라시드 왕자가 스카우트 대원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32년이 지난 올해, 잼버리가 다시 우리나라를 찾는다. 8월 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이번 제25회 잼버리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0여 개국 4만5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모인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잼버리 대회장에 2만5천여 동의 텐트가 동시에 펼쳐지는 장관이 연출될 예정이다. 잼버리를 계기로 관광지를 찾는 참가자도 1만 4천여명에 달한다. 공식 추계에 포함되지 않는 동반 가족이나 자원봉사자들까지 생각하면 실제 관광객 수는 이를 훨씬 웃돌 것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정부는 지난 2018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고 정부지원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야영활동 외에도 개척물 만들기, 수상․산악활동, 스포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참가자 모집과 입․출국 지원, 안전 점검, 홍보 등에 범정부적인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첨단 기술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메타버스 체험관을 통해 가상융합기술을 경험하고 드론, VR․AR 과정도 참여할 수 있다. K-pop 공연을 개최하고 템플스테이와 태권도, 고추장 요리 체험 등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여성가족부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잼버리 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되어 힘을 보태고 있다. 전라북도는 물론, 전국 자치단체도 참가자 확대와 홍보에 힘을 싣고 있다. 전북연구원에 따르면 잼버리 대회와 참가자 관광을 통한 경제적 효과는 전북에만 5조 5000억 원, 국가적으로는 9조 8000억 원에 이른다. 금전적·산술적 득실을 떠나, 30여 년 만에 개최되는 잼버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1991년 고성 잼버리 참가자들이 성인이 되고 그 자녀들이 대를 이어 잼버리에 참가하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다시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참가자들에게 한 세대만에 이룩한 눈부신 성장을 보여줄 수 있다. 고향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 대한 개인적 소회가 남다르다. 전라북도는 2015년 잼버리 유치에 뛰어들었는데 필자는 당시 전북 기획관리실장으로 여러 기관에 새만금 개최의 필요성을 알리는 유치 활동에 참여했다. 행정부지사 시절에 잼버리 준비상황을 챙기고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와 기재부를 뛰어다니던 기억도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이 되고 잼버리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면서 행정안전부로 복귀한 이후에도 잼버리와 인연을 계속 이어오게 되었다. 세계잼버리가 이제 4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잼버리 개최를 위한 지난 8년간의 여정이 눈앞에 생생하다. 마지막까지 전라북도를 비롯해 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최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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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6 16:57

그립다 '정직한 캐럴 빵집'

심야에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승용차가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신변잡담으로 왁자지껄하던 차안이 일시 조용해졌는데 운전 중이던 캐럴이 정적을 깨며 뒷좌석의 내게 묻는다. “형(미국에서의 필자의 애칭), 여친 있니?”, ”없어.“, ”아니, 너 같은 미남을 한국여자들이 왜 가만둘까?“. 듣고 나니 화가 났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어릴 적부터 지독한 외모 컴플렉스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퉁명스럽게 ”캐럴 너 그렇게 남의 외모를 가지고 놀리면 안 돼!“ 너무 진지한 내 대꾸에 당황한 캐럴이 동승자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마이크, 에릭, 어떻게 생각해?“ 둘은 이구동성으로 ”캐럴 말이 맞아!“. 이상은 대학원 실험실 동료들과 함께 학회 가던 길에 벌어진 일이다. 미모의 랩짱(실험실 고참)인 캐럴은 이따금 쿠키를 구워와 우리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곤 했는데, 계속 얻어먹고 싶은 얄팍한 소망에 우리실험실을 ‘정직한 캐럴 빵집’(필자의 시집 제목이기도 함)이라 이름하고 출입문 위에 크게 써붙였다. 이 해프닝으로 필자는 외모 컴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하게 된다. 퇴계 이황 선생은 제자들에게 늘 예인조복(譽人造福, 칭찬으로 복을 짓는다는 뜻)을 강조하셨다. ‘복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함으로써 만들어진다.’는 말씀이다. 이 가르침이 잘 구현된 것은 시공을 뛰어넘어 약 330년 후 취리히에서다. 1895년 아인슈타인은 스위스 연방공대(ETHZ)의 입시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이 합격기준을 미달하여 낙방했다. 당시 학장이던 헬츠 교수는 이 낙오자를 불러 “수학성적이 놀랍도록 빼어나네. 부디 재도전해서 그 실력을 빛내주시게.”라고 격려했다. 이 말에 힘입어 재수 끝에 학문의 길에 들어선 그는 결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가 되어 인류에게 홍복을 주었다. 필자는 최근 재직 중인 연구원 노조로부터 두 번째의 ‘원장경영평가’를 받았다. 취임 1년 후이던 ‘20년 평가에서 평균 57%를 받았는데, 이번에도 25개의 평가항목 중 두 부문에서 ‘보통’, 나머지는 모조리 미흡에 가까웠다. 만일 헬츠 학장처럼 덕담을 덧붙이며 낫게 평가받은 항목만 일러줬더라면 더 행복한 기억으로 연구원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젊은 날 필자는 동료들보다 우월하다는 자만심을 충족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단점을 캐는 데 골몰했었다. 하지만 살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나보다 나은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으면 그들을 본받아 덩달아 발전하게 되고 행복감도 더 커진다는 걸 알게 된 후, 이제는 오히려 그들의 장점을 찾으려 애쓰는 필자를 발견하며 스스로 대견스러워 한다. 자연과학을 공부하다보면 학문의 특성상 사고방식 자체가 편협해지고 흑백논리에 빠지기 쉽다. 이와 관련하여 과학기술분야에 종사하는 동업자들에게 업계선배로서 귀띔해주고 싶은 게 있다. 세상의 하많은 사람 중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우주의 배려로 만난 인연’들임을 깨닫고 업무를 수행할 때 귀한 서로의 의견을 청해듣고 상부상조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애쓰는 것이야말로 그 우려를 극복하고 성과도 극대화하는 비결임을! 비교대상이 있고 당락이 결정되는 상대평가의 경우에는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평가해야겠지만, 여타 평가에서는 좋은 점만 칭찬하는 것이 본인이 속한 조직과 사회를 건강하고 살맛나게 만드는 첩경임을 터득하길 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는가. /신형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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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09 17:01

새만금 역사 엑스포로 국사 교육 새로 해봅시다.

북애자(北崖子)라는 별호로만 알려진 분이 있다. 조선 숙종 원년(1675)에 규원사화(揆園史話)라는 역사책을 펴낸 분이다. 나라의 줏대를 살린 역사책이 없는 상황을 개탄하며 우리나라의 상고시대와 단군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조선을 지배한 학자 관료들은 대부분 소 중화(小中華)주의자들이었다. 민족의 줏대를 버리고 중국 사람의 일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세하는 사대주의자들이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미국의 지역사회로 생각하는 잘못된 지배 세력과 같다. 북애자는 이들이 중국의 역사와 고전만을 숭상하고 교육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민족의 근본정신을 바로 세우자는 뜻을 세웠다. 그 당시까지 전해 내려오는 역사책들을 찾아내어 ‘규원사화’를 펴냈다. 규원사화의 글 중에 한 대목을 인용한다. 북애자가 여러 선비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상고시대와 단군 시대에 우리 민족이 강성하여 중국 민족을 지배하였다. 공자가 ‘춘추’를 저술한 목적이 조선의 위엄을 상대하여 중국 민족이 살아날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여기서 중국을 높이고 오랑캐를 물리친다는 말이 나왔다.” 공자도 조선을 큰 나라로 여겼다는 말이다. 이 말을 하니 냉소하는 사람과 놀라는 사람도 있고, 그렇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자기 말이 옳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은 자기를 미친놈이라고 하니 탄식할 노릇이라고 하였다. (명지대학문고 10. 규원사화. 신학균 옮김. 참조) 오늘날의 강단사학자들은 당시의 사대주의자들처럼 이 책을 가짜라고 한다. 사료적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사대주의의 나쁜 지적 유전자가 지금도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하다 보니 정부에 국사편찬위원회는 설치되어 있지만, 국민의 보편 교재로서의 국사(國史)는 없다. 식민사학자들이 지배하고, 민족사학은 재야사학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슬픈 것은 자기를 미국인처럼 생각하고, 자기를 일본인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지배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 굴종하는 것이 국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민족의 줏대를 세우는 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현 정부의 대일 외교 참사도 일어난 것이다. 대일 굴욕외교를 질타하는 사이에 부안에 독도체험관을 개관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어서 새만금에서 역사 엑스포를 열자고 제안한다. 제대로 된 역사교육의 장을 만들자는 것과 문화슬기모(콘텐츠)사업을 일으키자는 두 가지 차원에서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를 개최한 뒤 그 장소에서 '세계역사 박람회(엑스포)'를 열자는 것이다. 세계 주요국의 역사를 학습하는 공간을 만들고 전시는 디지털 기술로 하는 것이다. 각 나라 간에 역사전쟁을 하고 있는 만큼, 이 공간에서는 “역사 중립지대”로 가자고 합의하는 것도 필수다. 역사 중립지대가 세계평화의 출발지가 될 수 있다. 각 나라의 역사관들 사이에 산책 공간과 숙박시설도 만들어 관광산업의 기반으로도 활용한다. 휴양지로서의 조건을 갖춘 변산반도이기 때문에 세계적 휴양지로서의 조건도 갖추고 있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반만년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연구와 교육의 계기를 획기적으로 마련할 수도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활동이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사 연구와 교육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도종 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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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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