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주보기] 청소년에게 문화예술교육이란
청소년문화교육은 청소년이 문화예술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왔다. 지난 몇 년간, 일반적인 수용자교육과 취미창작 동아리를 위한 과정이 함께 부상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학교교육에 숨가쁜 일정과 목표에 가리어져, 충분히 빛을 보지 못 했다.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에서는 문화향수라든지 문화체험이 충분히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주5일제가 시작되면 청소년의 문화적 여가기회가 많아진다기보다, 음악, 미술, 체육수업이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는 진단이 있다.어디를 가도 청소년이 수학과 어학만큼 예술의 수용자로서 인류의 지능적 창조행위를 즐기는 훈련을 받을 수 없다. 어느 곳을 가든 예술감상이나 문화창작의 습작을 통해 자신의 취미를 개발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 사색의 시간으로서의 문화교육 활동은 홀대된다.최근에 만들어진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우리에게 문화예술교육이 하나의 권리이며, 자신을 개발할 기회라는 점,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창조나 감상행위 못지 않게 중요한 문화향유 과정이라는 점을 되새겨준다. 나아가 문화예술교육은 교육의 수행자나 수혜자 모두에게 세상을 더욱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한 문화적 실천이다. 이는 세상을 더욱 예술적으로 만들기 위한 실천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다.예술교육만 해도 그렇다. 이는 사람들이 예술의 고강한 차원을 통해 사색하고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고양되고자 하는 목적만을 가질 수 없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은, 우선적으로 시민들에게 실용적이어야 한다. 감상이나 체험을 통해 자신의 삶이 자신감을 얻거나 상처가 치유되는 예술치료 효과, 사회생활이나 공공성을 취득하는 문화교육 효과, 역사와 수학 같은 다른 교육활동이 좀더 원활해지는 교육예술 등, 교육을 통해 예술은 인간적인 수단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문화예술교육은 예술사회를 창조하기 이전에, 인간적이라고 부르는 바,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청소년교육도, 청소년을 예술창조자로 기르거나 전문적인 기량을 배우는 수준에서 봐서는 안 된다. 텔레비전과 대입참고서에 휘감겨 있는 청소년에게 고급한 예술의 이해와 감상을 강요하는 현재의 모습도 탈피해야 한다. 청소년이 문화예술을 접하는 귀한 기회를 통해, 여유를 찾고 휴식을 취하면서 숨통을 트는 것만도 족하다. 이러한 위락과 함께, 즐거운 오락이 되기 위해서 청소년에게 친숙한 대중문화와 첨단미디어, 놀이문화를 예술행위로서 다룰 수 있는 표용력 있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이 준비되어야 한다.청소년이 삶 속에서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감상자로 만드는 계기에 다름 아니므로, 청소년이 좋아하거나 편안하게 여기는 것을 체험하는 시간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러다보면 즐거운 수용자들이 먼저 생기고, 조금씩 창조적인 수용자도 나올 것이다. 문화예술활동을 교과목이나 기능수업, 직업적 활동으로 인식하지 않고, 누구나 취미활동을 통해 문화창작 체험을 하려는 자유로운 향유자들의 세상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이럴 때, 청소년에게 당연히 문화예술은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자기를 개발하고, 사회를 이해하고 공동체를 받아들이고, 심지어는 공부를 잘 하는 도구가 된다./안이영노(문화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