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8 22:45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목대] ‘短打’ 세계 1위

‘골드 러시(Gold rush)’란 말이 생겨난 것은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트라는 지역에서 사금(砂金)이 대량 발견되면서 부터이다. 인구가 겨우 1만8천여명이었던 이 지역에 각지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30만명이 몰려 들었으니 금을 캐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 것이다.지금까지도 부의 명성을 날리고 있는 스탠퍼드, 크로커, 홉긴스, 헌팅톤 등 재벌들도 그 뿌리는 골드 러시를 근원으로 하고 있으니 그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그 당시 지폐 대신 개인들이 제멋대로 주도한 금화나 사금자루가 화폐로 통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노다지가 터지는 일도 비일비재해 사람들을 설레게 했는데 1854년에는 한꺼번에 1백95파운드(약 90kg)나 되는 금덩이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1859년에도 54파운드(약 24kg)짜리가 발견된 일이 있었다. 당시 금 값이 1온스(1온스 28.34g)에 16달러였다고 하니까 대단한 횡재인 셈이다.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벤처기업의 창업 붐이나, 코스닥시장의 묻지마 투자는 마치 미국의 골드 러시를 연상케 한다. 기업의 실적과 관계없이 춤을 추는 코스닥의 주가는 노다지를 캐듯 잘만 짚으면 하루 아침에 대박이 터져 졸부가 된다고 한다. 어떤 영화배우는 친구를 위해 2억원을 투자했다가 수백억 갑부가 됐다고 한다. 또 서울 테헤란가의 어떤 술집 여종업원은 손님들의 시중을 들다가 정보를 얻어들은뒤 주식에 투자해 역시 수억원을 챙겼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그런데 이런 우리의 투자심리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코스닥시장이 단타매매(短打賣買) 세계 1위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물론 수익을 올리기 위한 ‘데이트레이딩’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직장인, 주부, 농민, 학생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단기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우리의 주식시장이 도박판처럼 투기장화하는 것이 올바른 재테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 아닌가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26 23:02

[오목대] `포드'의 경영학

포드 자동차 회사의 설립자인 포드(Henry Ford)는 미국 공업계의 선각자이며 자동차 왕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는 조립라인이라는 현대적인 생산방식을 채택하여 생산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초창기 자동차 중에서 가장 유명한 모델인 포드의 ‘모델 T’는 이렇게 탄생된 것이다.포드는 생산방식 뿐만 아니라 경영방식에도 독특한 면을 도입하였다. 포드는 1914년에 당시 일당 수준의 약 두배에 해당하는 하루 5달러의 임금을 지불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지금으로서는 대단치 않은 금액처럼 보이지만 그때에는 말 그대로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조치였다. 포드 자동차 회사 공장마다 직장을 구하려는 근로자들이 줄을 서서 북새통을 이루게 되었다. 응모자들은 포드 회사가 필요한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훨씬 더 좋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이러한 포드의 고임금 정책은 이를 반대했던 사람들의 염려를 무색하게 하리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임금이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비는 하락하는 기현상을 가져왔다. 종업원들의 효율이 기대이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에 다른 기업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한 것이 오히려 회사에 이익이 되었던 것이다. 그 효과가 생각 밖이어서 훗날 포드 자신도 5달러라는 높은 임금을 지불한 것이 다른 모든 비용절감 대책보다 가장 뛰어난 것이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기업의 경영은 꼭 돈으로 하는 것만은 아니다. 포드는 경영능력도 뛰어났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고 추스르는 능력은 더 뛰어났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인정해 주는 사람을 믿고 따르기 마련이다. 자기가 속한 조직에 강한 소속감이 생겼을 때 충성심은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고임금이 기업을 어렵게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나라 기업인들이 이제는 포드의 경영방침을 한 번 생각해봄직한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25 23:02

[오목대] 게임산업

게임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즐거움을 줄 수 없을까’하는 발상에서 태어났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게임은 1958년 뉴욕의 한 연구소에서 개발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게임은 문자로 처리되는 원시적인 형태의 비디오게임이었고 1962년 좀더 진보된 형태의 게임으로 MIT에서 개발한 ‘우주전쟁’(Space War)이 실제적인 의미로 최초의 게임이라고 한다. 그후 게임은 발전하기 시작해서 우리 나라에서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는 급증하고 있다.70년대 이후 대학시절을 보낸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오락실에서 인베이더와 갤러그에 울고 웃어본 경험을 기억할 것이다. 오락실이 아닐지라도 컴퓨터를 활용하는 사람은 테트리스나 지뢰찾기 게임을 해보았을 것이다. 별로 놀거리가 없던 시절 ‘오락’이라고 할 수 있었던 컴퓨터게임은 이제는 정보화사회의 한 단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게임산업은 영상과 음향등 멀티미디어 기술이 집약된 산업으로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고부가치 산업이다. 이름있는 전자업체나 소프트웨어 업체, 방송사 등이 앞다투어 게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사실은 게임산업이 유망한 산업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최근 세계게임시장은 연평균 25-30%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전세계의 게임시장을 이끌고 있는 국가는 단연 미국과 일본이다. 일본게임산업의 매출규모는 자동차산업과 비슷한 규모라고 한다. 우리 나라도 2002년에는 3조4천억원정도의 게임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한다.그러나 이렇게 전망있는 게임산업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아직도 부정적이다. 자녀들이 게임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전북도 역시 게임산업육성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역의 게임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민의 마인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24 23:02

[오목대] 또다시 合縱連衡

정치판에서 흔히 거론되는 합종연횡(合縱連衡)은 중국의 전국시대 소진(蘇秦)과 장의(張儀)가 구사한 일종의 외교정책이었다. ‘합종책(策)’이란 서쪽의 강대국 진나라에 대항하여 나머지 연(燕) 조(趙) 한(韓) 위(魏) 초(楚) 제(齊)등 여섯나라가 종으로 뭉쳐 대처해야 한다는 정책으로 오늘날 기업에 비유하면 중소기업이 연합하여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야 한다는 이론이다.소진이 주장한 합종책에 반대되는 정책이 장의가 주장한 ‘연횡책(策)’이다. 장의는 진나라와 동서(東西)로 각각 자리잡은 이 여섯나라가 진과 대항하기보다는 오히려 손을 마주잡아 강대국 진의 보호를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여러나라를 돌아 다니며 두 세객(說客)이 ‘세치 혀’로 변설을 늘어놓았으나 결국 합종설은 연횡설에 눌렸고 진나라는 여섯나라를 차례로 멸망시켜 중국을 통일했다. 소진이나 장의가 구상했던 합종연횡은 살아남기위한 일시적인 담합에 불과했던 것이다.요즘 각당의 총선 공천자 명단이 발표된후 벌어지고 있는 정치인들의 합종연횡도 그런 상황과 조금도 틀리지 않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낙천자들의 움직임이 매우 분주하다. 특히 한나라당의 소위 실세라고 불리우던 TK·PK지역 거물(?)들과 또다른 야망을 가진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신당 창당까지를 구상하고 있고 여기에 민주당 낙천자들까지 가세할지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정치적 명분이야 어쨌든 국민들의 눈에는 그저 이합집산의 반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의 계절만 되면 그동안에도 신물나게 보아왔던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총선연대등 시민단체들이나 국민들이 그토록 열망했던 정치개혁도 이미‘절반의 성공’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들이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했던 정치인들이 대부분 지금 합종연횡에 몰두하고 있는 주역들인데 어쩌랴. 이러다가는 이번 총선에서 시민단체들이 로고송으로 사용하려던 ‘바꿔 바꿔’도 ‘흥부가 기가막혀’로 다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23 23:02

[오목대] 全州도 잿빛하늘

산업화 과정에서 잊고 지냈던 환경파괴나 대기오염과 같은 공해문제가 우리 삶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 떠오른지 오래다. 그중에서도 대기오염은 주로 호흡장애나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등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기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 아닐수 없다.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수준이 가히 세계 최고수준에 이르렀는가 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99년도 환경통계 자료에 따르면 그렇다. 아황산가스나 이산화질소, 미세먼지등 대기오염 물질의 단위면적당 배출량이 지금까지 세계 최고로 알려진 멕시코보다도 유형별로 14∼20배 이상 높은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울 상공을 1년내내 뒤덮고 있는 회색빛 대기층이나 거리를 제대로 활보하기 힘들 정도로 코를 찌르는 매연, 걸핏하면 발동되는 오존주의보등이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현주소이다.이중에서도 자동차에서 내뿜는 배기가스는 80%이상의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이고 96년께부터 측정하기 시작한 미세먼지도 주로 지하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신종 공해물질로 구분되고 있다. 미국에서만 한 해에 6만4천명이 이 미세먼지로 목숨을 잃는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비교적 대기오염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전주도 이제 예외가 아니다. 전주시가 배포한 2000년 환경백서에 따르면 오존이 97년 0.019ppm에서 지난해 9월에는 0.022ppm으로, 이산화질소도 같은기간 0.017ppm에서 0.021ppm으로 증가했다한다. 자동차대수의 폭발적인 증가나 화학제품 제조업소의 매연 배출량을 감안하면 일찌기 예견했던 수치이다. 여기다가 시간당 소각량 1백kg 미만의 소규모 소각로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소각로에서는 치명적인 환경호로몬인 다이옥신까지 배출되므로 여과집진시설등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대기오염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수질오염보다 훨씬 위험하다. 숨을 쉬지 않고는 못사는것과 같이 그 대책 또한 숨막힐 정도로 급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22 23:02

[오목대] 도루묵

도루묵은 본래 목어(木魚)라는 물고기를 말한다. 그런데 도루묵은 은어(銀魚) 또는 환목어(還木魚)라고도 부르며 목어에 도루묵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데에는 웃지 못할 사연이 담겨 있다.정조 때에 이의봉이라는 사람이 편찬한 고금석림(古今釋林)에 의하면 “고려의 왕이 동천(東遷)하였을 때 목어를 드신 뒤 맛이 있다하여 목어를 은어로 고쳐 부르라고 하였다. 환도 후 그 맛이 생각나고 그리워 다시 먹었을 때 맛이 없어 다시 목어로 바꿔 부르라고 하여 도루묵(還木魚)이 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목어 본래의 맛은 변함이 없을 진 데 나라님의 입맛이 변함에 따라 목어는 여러 차례 개명이 되면서 결국은 다시 목어의 제 이름을 찾게 된 것이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공을 들인 일이 아무런 효과도 없이 처음의 제 자리로 돌아가거나 공염불로 끝날 때에 ‘말짱 도루묵’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한다.그런데 최근 16대 총선 후보자 공천명단을 보고 있노라면 그 사람이 또 그 사람이어서 그런지 도루묵이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난다. 젊은 피 수혈론을 들먹여 가며 정치개혁을 외치고 대폭적인 물갈이를 한다고 애드벌룬을 띄웠지만 정작 그 결과를 보면 ‘물갈이’는 벌써 물 건너갔음을 알 수 있다.무엇이 정치권의 입맛을 바꿔 버렸을까. 정치권은 결국 물갈이란 신선한 입맛보다 당선가 능성이란 달콤한 입맛을 선택하였다. 이번에도 국민의 정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국민의 뜻은 여지없이 뭉개지고 말았다. 구태의연함에 식상하고 새로움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딴청을 피우는 정치권을 보면 마치 딴 세상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4·13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눈멀고 귀멀어 이제는 입맛까지 잃어버린 정치권에 도루묵이라도 선물하여 다시 입맛을 찾도록 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인 것 같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21 23:02

[오목대] 사이버 테러 警報

최근 미국을 비롯한 영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메일폭탄 유포 등의 사이버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17일 경찰청은 국내 처음으로 사이버 테러 경보발령을 내림으로써 국내 가상공간에도 테러 비상이 걸린 것이다.이날 경찰청은 인터넷 e-메일을 통해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자동 전염되고 특정날짜에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하는 신종 ‘웜·바이러스(Worm·Virus)’를 제작 유포한 범인을 체포했는데 범인은 이제 겨우 15세의 중학 2년생이어서 더욱 놀라게하고 있다.지난해 3월 미국에서 수십만개의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한 ‘메리사·바이러스’등 악성 ‘웜·바이러스’가 종종 있었으나 내국인이 이를 제작해 퍼뜨리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충격이 크다.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지난달 말 바이러스 프로그램의 일종인 ‘화이트’를 만든뒤 지난 2일 PC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P사 홈페이지 등에 ‘PC속도를 올려 주는 것’처럼 소개해 지금까지 1천여명이 이를 다운로드 받아 감염되도록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이 바이러스는 PC내 e-메일 주소를 자동 검색, 스스로 메일전송을 통해 다른 PC로 전염되며 매달 31일 해당 PC의 시스템을 파괴하도록 고안됐다고 한다. 이로써 프로그램을 설치해 PC점검 등을 하지 않을 경우 다음달 31일 대규모 혼란이 예상되는 등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컴퓨터 바이러스란 쉽게말해 전산망을 통해 침입해 사용자가 원치 않는 결과를 일으키게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국내에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은 1988년이며 지금까지 유포된 컴퓨터 바이러스는 모두 1천5백여종에 이르고 있다.요즘 세계 증시를 위협하고 있는 해킹도 무서운 사이버 테러인데 지난해 국내에서 신고된 해킹범죄가 5백72건이나 되는 등 급증추세에 있어 사직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어쨌거나 이번 사이버 테러사건을 보면 문명의 이기(利器)는 우리에게 편리를 주기도 하지만 반드시 폐해도 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 사이버 테러가 어디까지 발전(?)할 지 걱정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9 23:02

[오목대] 猜忌心

봉사를 받는 측에서는 반드시 봉사를 잘하는 자를 좋아하고 그렇지 못한자를 싫어한다. 봉사를 잘하는 자를 좋아하게 되면 그렇지 못한 자가 따돌림을 받을 것이다. 곰곰 생각해보면 한쪽이 따돌림을 받는 것은 다른 쪽이 봉사를 잘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따돌림을 받는 자는 당연히 상대방을 시기(猜忌)하는게 인지상정이다.일단 시기심이 일게 되면 상대를 나쁘게 몰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이다. 상대를 나쁘게 몰아가면 재화(災禍)를 되돌려 받기 마련이다. 상대방을 시기하는 것은 상대방의 재능과 뛰어남을 시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기를 당하면 시기를 당하는 측에서도 상대방을 시기하게 되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자기를 시기하는 것을 시기하는 것이다.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기심이 우리 사회의 곳곳에 팽배해 있다. 시기심의 극복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자기가 남에게 귀여움을 받는다면 그것을 남에게도 나누려는 생각으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골고루 미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지위에 있는 자라면 겸손하게 그 지위를 지킨다면 남에게 시기받을 까닭이 없다고 본다. 높은 신분에 걸맞게 야심을 버리고 분수에 따라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서 자기를 반성하고 남을 탓하지 않는다면 남이 시기하지 않게 될 것이다. 낮은 자들은 이것을 실현불가능한 꿈같은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다.시기심의 극복을 위해서는 없는 자보다는 있는 자 즉, 시기를 당하는 자가 노력하는 것이 빠르다. 시기하는 자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시기를 당하는 자라는 것이다.이번 총선 입지자들의 움직임과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서 기득권자의 안절부절, 철면피같은 뻔뻔스러움 그리고 역겨운 시기심에 우리는 또 한번 놀랐다. 부지런히 욕망을 충족시키는 일에 전념하는 사사(私思)로운 사람도 보았고 분에 닿지 않는 행복을 다시 구하고자 월사(越思)하는 사람도 보았다. 아무리봐도 국민들은 안중에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유권자 혁명을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8 23:02

[오목대] 엔젤클럽

“그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공연은 없었을 것입니다. 돈이 없어 도저히 공연할 수 없었을 때에 이분들이 나타나 돈을 대줬기 때문입니다. 이들 엔젤(Angel, 천사)께 감사드립니다.”1920년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오페라단의 연출가가 오페라를 끝마치고 재정적으로 지원한 독지가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대목이다. 당시부터 창업단계에 있거나 설립한지 얼마 안되는 기업들중 사업성은 있지만 돈이 부족한 기업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투자자들을 엔젤이라고 부르고 있다. 요즘들어 엔젤의 의미는 다소 확대되어 재정적인 지원 뿐만아니라 전문지식이나 성공경험 등을 벤처기업에게 제공하면서 벤처기업육성과 함께 자본이득을 획득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을 엔젤이라고 부른다.미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엔젤투자가 활성화되어 벤처기업의 재원조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전국적으로 엔절클럽이 설립되어 벤처기업육성에 일조하고 있다. 서울에는 한국발명엔젤클럽, 서울엔젤클럽 등이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다. 부산, 대전, 충북, 대구등지에서도 엔젤클럽이 설립된 바 있고 경기도에서는 최근 도차원에서 엔젤클럽을 설립하고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설립된 엔젤클럽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엔젤클럽은 서울엔젤클럽이다. 회원으로는 전문 경영인을 비롯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세무사, 회사원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고 회원수에 있어서도 다른 엔젤클럽을 크게 앞서고 있다.전북지역은 어떤가. 작년 전북도는 기술엔젤라운지를 개최하고 엔젤클럽설립을 추진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전북도는 다시 엔젤클럽설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늦게 나마 다행이다. 엔젤클럽을 위한 전북도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7 23:02

[오목대] 졸업선물

졸업선물도 세태를 반영하는가 보다. 지금 50대나 40대후반 세대들에게 졸업선물은 ‘가슴설레임의 대상’이었다. 기껏해야 연필이나 공책등 학용품 아니면 새 운동화 한 켤레 정도가 고작이었지만 그때의 뿌듯함이란 평생을 두고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물론 살기가 넉넉한 집안에서는 그보다 더 한 값진선물이 안겨지기도 했지만 전쟁과 가난의 질곡속에 살아온 보통가정의 보통자녀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서로는 그랬다.조국근대화 바람이 불고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성장의 과실을 거둬들일때쯤에는 선물의 종류도 다양해 지고 품격도 높아졌다. ‘힙합’복장을 즐기는 세대들에겐 졸업선물도 고급의류나 전자제품 컴퓨터등으로 수직 상승했다. 그러다가 맞이한게 국제통화기금(IMF)한파였고 그여파로 재작년만해도 초중고생들의 졸업선물은 다시 ‘추억의 상품’으로 되돌아갔다. 휴대폰이나 컴퓨터같은 값비싼 상품대신 앨범·시계·만년필·구두등 값도 싸고 실용적인 선물들이 제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소비자단체들은 도서상품권이나 어학(語學)테이프등 값싸고 알뜰한 졸업선물 전하기운동을 벌이기도 했었다. 사회전반에 거품이 빠지면서 졸업선물에서도 거품빼기가 이루어진 것이다.그러나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IMF위기를 극복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살기가 웬만해지자 졸업선물에도 다시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 한다.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졸업선물에 호화사치가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명음식점과 호텔등에서 졸업파티가 열리는가 하면 어린 자녀들에게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고급의류, 심지어 승용차를 선물하는 가정도 심심치않게 목격된다는 소식이다.추억과 낭만을 길이 간직해야 할 졸업기념선물이 이지경이 됐다면 본말전도(本末顚倒)도 유분수다. 한쪽에 아직도 끼니를 거르는 결식학생이 있고 근로현장에서 뼈빠지게 일해야 호구를 연명하는 영세민이 얼마다. 위화감마저 조장하는 그런 사치, 그런 낭비는 지금 삼가해야 할 때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6 23:02

[오목대] 고로쇠 藥水祭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에 딸린 갈잎 큰키나무로 큰것은 20m에 달한다. 해발 6백m이상 고지대에 자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지리산 일대에 많다. 해마다 경칩(올해는 3월 5일)을 전후해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이 만병통치의 약수로 인식되면서 찾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벌써부터 지리산 뱀사골 일대에서 고로쇠 약수 채취가 한창이라는 소식이다.뼈에 이로운 물이 생겨나는 나무라는 뜻의‘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된 고로쇠 약수는 주성분이 당분과 마그네슘 칼슘등으로 되어있다. 속설에는 위장병 신경통 관절염에 좋고 임산부의 잔병에도 특효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몸에 좋다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영약(?)을 외면할리 없고 실제로 효험을 봤다는 사람도 없지 않다.그러나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허 정교수는 전통 한의학에서도 고로쇠나무 수액의 효능에 대해서는 기재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민간 속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오히려 고로쇠나무를 비롯한 단풍나무과 식물은 다른 나무에 비해 당분이 많기 때문에 행여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 물을 마셨다가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문제는 무분별한 고로쇠 약수 채취로 인해 산림이 황폐화 된다는 점이다. 수십년된 고로쇠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고 비닐호스를 꽂아 수액을 빼내는 바람에 대부분 나무들이 고사(枯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리산 일대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횡포를 제도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귀담아 들어야 할 때이다.전국 최고의 고로쇠약수 생산지인 남원시 산내면 약수회는 올해도 경칩을 전후해 뱀사골에서 ‘고로쇠 약수제’를 지낼 계획이라 한다. 이 축제가 관광상품화된지 오래이고 주민들의 소득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니 성공한 이벤트임엔 틀림없다. 다만 주민소득 못지않게 체계적인 나무관리로 환경보존에도 힘써 주기를 바랄 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5 23:02

[오목대] 禮節

예절이란 예의와 범절의 준말로써 공동생활에서 서로 마찰을 없애고 불편을 덜기 위한 마음가짐이며 약속이고,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자세이며, 행동규범이다.우리가 예절을 배우는 것은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며, 더불어 사는 존재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성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이상 예절은 필수적으로 상존하는 의식과도 같다.한 인간은 예절을 배워 참된 인간으로 성장하고, 가정을 화목하게 하고 사회에 필요한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예절이 지켜지는 사회는 밝고 아름다운 사회이며 인간이 살기 좋은 사회로 정착되는 것이다. 예절은 에티켓, 매너등과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그 뜻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라’‘행동규범이 일상 생활화되어야 한다’는 뜻이다.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예절을 중시하였다. 전통예절에 대한 현대적 수용은 고리타분한 일거리로 취급을 받고 있다. 그리고 예절은 지역과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너무 서양문화에 매달리다 보니 불합리한 것도 타당한 것인양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이 현재의 예절이다.전통윤리가 폐단을 일으킨 한계를 인정하게 되지만 한국의 윤리전통은 오늘날에서도 많은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유교 윤리의 영향속에 형성된 가족적 인간관계의 규범적 인식은 사회적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인간을 개인적 고립화와 사회적 소외로부터 보호해 주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우리의 생활 속에 이어져온 예절에는 우리 민족혼이 스며 있다. 성숙된 인간 심성의 인격적 내면성을 가진 자에게 볼 수 있는 한국 전통예절은 물질만능의 사회에서도 인격적 깊이에 대한 신념과 이상을 지켜줄 수 있고, 탁한 사회기풍에 맑고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될 것이다. 이름을 공모하고 있는 새전북인의 운동도 명칭보다는 전통예절에서부터 시작함이 어떨까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4 23:02

[오목대] 사이버 테러

최근 인터넷 사이버 공간이 엄청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인터넷업계에 공포가 불어닥치고 있다. 세계적인 인터넷 대형사이트들이 해커의 동시다발적인 무차별 공습에 연쇄적으로 나자빠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웹사이트인 야후(Yahoo)를 비롯하여 CNN방송과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닷컴(amazon.com), 바이닷컴(buy.com) 등 유명 사이트들이 해커들의 집중 공격으로 기능이 마비되어 몇 시간씩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였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커들은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짧은 시간에, 그것도 손쉽게 거대한 웹사이트들을 녹다운 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특정국가의 정보망이나 개별사이트들이 해커들의 공략을 당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이루어지기는 처음이다.하루평균 4억회 이상의 접속건수를 기록하며 인터넷업계의 선두를 달려오던 야후는 그동안 해킹방지를 위해 철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막대한 노력과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은 헛수고가 되었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야후가 해커들에게 당했다면 다른 어떤 사이트들도 해킹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사이버 공간은 분명 편리하고 매력이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은 편리함을 상쇄시키고 남을 만큼의 취약성과 위험성이라는 치명적인 독소도 함께 지니고 있다. 인터넷을 모르면 원시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보편화되어 가는 사이버 시대에 해킹으로 인한 피해는 엄청난 혼란과 피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21세기의 인터넷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에게 이제 새로운 고민이 하나 더 생겼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내전산망 보안 시스템의 철저한 점검과 해킹방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과감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2 23:02

[오목대] 그레샴의 법칙

요즈음 같은 신용경제 사회에서는 결제수단으로 수표나 신용카드 그리고 전자화폐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폐가 등장하기 전에는 귀금속으로 만든 주조화폐가 주로 유통되던 시대가 있었다. 이러한 주조화폐 중에서도 금붙이로 만든 금화는 화폐이면서 그 자체가 상품으로서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었다. 당연히 금화는 다른 어떤 화폐보다 귀하고 공신력도 높았다.그런데 금화가 유통되면서 사람들은 교묘하게 꾀를 내어 금 부스러기를 모으려 하였다. 가죽주머니에 금화를 가득 넣고 하루종일 시쳇말로‘흔들어 주세요’를 하기 시작하였고 심지어는 아주 날카로운 칼로 금화에 양각된 부분을 도려내는 일까지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중에는 가죽주머니 안에서 닳아빠진 덜 떨어진 금화가 아니면 칼에 상처를 입은 함량미달의 금화만이 나돌아 다녔다.눈을 씻고 봐도 제대로 된 금화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게다가 금화는 은화나 동화에 밀려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당시 영국의 재무장관이던 그레샴은 ‘악화는 양화를 구축(驅逐)한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그레샴의 법칙이다.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레샴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고 개혁과 개선을 외쳐보지만 정작 그 결과는 개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기득권을 지키고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에게 변화는 두렵고 힘든 것이다. 그들의 마음은‘옳고 그름’보다는 ‘좋고 나쁨’을 우선적으로 여기며 작은 욕심이 큰 이익을 가로막기까지 한다.‘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하며 부르는 테크노 음악이 장안을 강타하는 것도 어쩌면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강한 욕구를 대리 충족시켜 주는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필요로 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말해주는 것인지 씁쓸할 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1 23:02

[오목대] 정부의 관광정책

문화관광부는 21세기 관광대국으로 새로운 위상을 확립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1년전 관광진흥 5개년계획(1999∼2003)을 세운바 있다. 2003년까지 총 8조3천억을 투입하는 야심찬 계획으로 외래관광객 7백만명, 관광수입 1백20억달러, 70만명의 신규고용창출 및 관광 GDP 37조8천9백억원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관광진흥 5개년계획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관광인프라 구축사업, 국제수준의 한국적인 관광자원 확충사업등 8개의 크고 작은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왜 정부의 관광진흥 5개년 계획을 들먹이는가. 아직도 정부의 전북소외정책이 고쳐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진흥 5개년계획에 제시되어 있는 7대 문화관광권개발사업을 예로 들어보자. 7대 문화관광권개발사업은 30개 거점지역 육성사업과 특화관광사업으로 구분된다.30개 거점지역 육성사업에 전북의 경우 1개소만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전북의 경우 유일하게 남원이 포함되어 있다. 30개 거점사업에 수도권 9개지역, 강원권 3개지역, 경상권 7개지역, 호남권 5개지역등이 포함되어 있다. 호남권 5개지역중 전북권에 1개지역이 할당되어 있을 뿐이다.특화관광사업은 총 50개의 중점사업을 포함하고 있는데 전북의 경우 2개사업이 포함되어 있다.남원의 춘향테마파크 조성사업과 익산의 왕궁보석테마관광지 조성사업이 그러한 사업이다. 수도권이 11개사업, 경상권이 13개사업, 충청권이 7개사업, 호남권이 8개사업, 강원권이 6개사업, 제주권이 5개사업등으로 되어 있다. 호남권사업에는 전남광주권사업이 6개사업이고 전북권사업이 2개사업이다.결국 국민의 정부 관광정책에서도 전북은 소외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그러한 정부정책에 대한 전북 식자층이나 공무원들의 비판의식이 결여되어 있고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10 23:02

[오목대] ‘뜨지 않는’運動

개발독재시대 농촌에서 처음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동인(動因)이 뚜렷했다. 박정희(朴正熙)식 ‘잘 살아보자’는 구호가 ‘키워드’였다. 초가지붕을 벗겨내 슬레이트를 올리고 좁은 농로를 경운기가 다니는 길로 넓혔다. 부엌과 화장실, 담장을 뜯어 고치는등 우선 생활환경을 바꾸는 일에 몰두했다. 그 여력을 몰아 도시로, 직장으로, 관공서로 새마을운동은 확대 재생산됐다.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되는 새마을운동가가 전국 방방곡곡에 메아리쳤다.어느 문인의 표현대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나간 것이 새마을운동이요 그 정신적·물리적 힘은 우리사회 곳곳에 아직도 보이지 않는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혹자는 우리의 눈부신 근대화가 새마을운동의 성과라고 평가하기도 한다.국민의 정부들어 제2건국운동의 모태를 새마을운동에서 찾기도 한다.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착을 이 운동은 요구한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관(官)주도로 시작되고 정착됐다면 제2건국운동은 지식인 사회의 자기 성찰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이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관에서 주도하는 일에 무조건 따라 나서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다.전북도가 새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새 천년 새 전북인운동’도 이런 범주에 든다. 친절·질서·청결·선행이란 4대 덕목 실천운동을 통해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선진 도민상을 구현해 나가자는게 이 운동의 취지다. 싱가폴의 예절운동이 국민의식 속에 확고히 정착되면서 선진화과정에 들어선 점을 모델로 제시하기도 했다. 도지사가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서고 플래카드를 앞세운 거리홍보에도 나섰다. 그러나 도 당국의 분석은 이 운동이 ‘좀처럼 뜨지 않아’걱정되는 수준이라 한다. 지금이 어느때인데 군사문화식 관주도 캠페인이냐는 냉소적 반응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결국 도당국은 거부감을 주는 이운동의 명칭부터 바꾸기로 하고 새로운 명칭을 공모하기로 했다한다. 의욕은 좋지만 동인이 부족한 이 운동의 현주소를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09 23:02

[오목대] 腦死와 臟器이식

의료기록상 가장 긴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은 미국의 엘라인 스포지토라는 사람이다. 그는 여섯살 때 수술을 받은 후 혼수상태에 빠져 식물인간이 됐다가 43세에 사망했다. 그의 혼수상태 기록은 무려 37년 1백11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그러나 식물인간도 뇌간(腦幹)이 살아 있어 반사기능이 있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도 숨을 쉰다고 한다.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엊그제 미국에서 한 40대 여인이 출산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20여년만엔가 의식을 회복했다 하여 화제가 된 일이 있다.그러나 숨만 쉴뿐 인간으로서 아무런 감성(感性)이 없는 그런 환자에게 생명 연장이 과연 무슨 의미를 주는 것 일까 하는 회의론이 없지 않다. 회생 불가능한 환자가 편안하게 숨을 거둘 수 있도록 의사가 도와줘야 한다는 안락사 주장도 그래서 설득력이 없지 않은 것이다. 유명한 미국의 케보키안이란 의사는 ‘죽음의 의사’ 또는 ‘신(神)의 대행자’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안락사를 주장해온 바람에 의사 면허증까지 박탈 당했지만 지금도 희망자가 있으면 시술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을 정도이다.혼수상태와 안락사 문제를 새삼 떠올리는 것은 국무회의가 지난 1일 뇌사(腦死)를 인정하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이미 지난 97년 제정됐지만 그동안 의료계와 종교계의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 시행이 유보돼 왔었다.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에 대한 뇌사판정은 고도의 의료상식과 윤리적 기준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쉽게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번 시행령에서도 뇌간기능이 남아 있어 인공호흡으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식물인간은 당연히 뇌사판정에서 제외시킨 것만 봐도 이해가 갈 수 있을 것이다.어쨌든 이 법 시행으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장기(臟器) 이식시대가 열려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다만 아직도 뇌사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계를 설득하는 일과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장기이식 체계의 확립은 앞으로의 과제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08 23:02

[오목대] 진정한 幸福

현재 미국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60∼70년대에 비해 분명 2배이상 늘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미국 국민은 여전히 60∼70년대와 같은 전체 국민의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이는 물질적인 풍요가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입증해주는 예이다.이런 예는 또 있다. 지난해 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LSE) 교수는 전세계 5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행복도(幸福度)를 조사한바 있는데 제1위국은 놀랍게도 세계 최빈국 하나인 방글라데시가 차지했다. 그리고 3위는 나이제리아, 5위는 인도 등 상위권 나라는 모두 가난한 나라가 휩쓸었다.반면 영국은 32위, 독일은 42위, 일본 44위, 미국 46위 등 서방 선진국들은 모두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우리나라는 23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상승이 일정 수준을 지나면 더 이상 개인의 행복이나 만족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난할 수록 조그마한 소득에도 높은 행복감과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가족과 친구·이웃 등의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인정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로 소득이 높을수록 인간관계는 더 멀어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조사보고서는 높은 소득이 결코 행복의 절대적인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지금 새로운 세기를 맞고 있다. 우리의 새 천년의 화두(話頭)는 단연 ‘경제와 돈’이다. 러시아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사람도 ‘돈은 주조(鑄造)된 자유’라고 했으며 또한 ‘돈은 모든 불평등을 평등하게 만든다’고 일찌기 돈과 관련된 수많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끈끈한 인간관계와 훈훈한 인정이 아닌가 싶다. 정원에 있는 꽃과 꽃을 가꾸는 정원사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 진열장에 있는 마네킹 보다 그것에 옷을 입히는 봉제사가 더 행복할 수 있다. 내일이면 우리 고유 명절인 설이다. 진정한 행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나눔의 정이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04 23:02

[오목대] 환율과 외자유치

요즈음 환율관리정책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방형 경제운용 패러다임에 맞춰서 인위적인 환율관리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 역시 대폭적으로 개방되었기 때문에 관리변동환율제도하에서 적절했던 정책수단들이 현실적으로 무기력해졌고 따라서 현실에 맞는 환율정책으로 정책을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1993년부터 1997년까지 인위적으로 정부가 환율수준을 묶어 놓았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악화되었고 외환위기에 일조했으며 따라서 정책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논리이다. 최근 그러한 논리가 설득력을 얻게 되면서 앞으로 우리 나라의 환율수준은 시장에서 결정될 전망이다.왜 환율얘기인가. 전북도나 기타 지자체들의 외자유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북도는 국내외 투자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외자유치목표를 10억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제조업분야 10개사 5억달러, 서비스업분야 3개사 5억달러 해서 총 13개사 10억달러를 유치한다는 것이다. 98년도 경제위기상황에서 약 20억달러를 유치했으니까 당시보다는 규모가 적지만 그래도 타지역에 비해 상당한 규모이다.국가산업단지나 지방산업단지, 농공단지등 미분양 산업단지문제나 군산자유무역지역 입주업체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그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차원에서 외자유치는 중요한 정책수단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될 것은 외자유치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외자유치에 뛰어들어 대규모의 외자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 환율이 급락하고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몰려올 수 있다. 결국 전북지역 수출업체들도 파산에 직면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의 외자유치가 능사는 아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03 23:02

[오목대] 나귀와 神像

시민단체들의 파워는 과연 어디까지 미칠수 있는 것일까. 경실련이 최초로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한 이후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과 선거법 개정요구로 확산되고 있는 일련의 정치개혁운동이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는 화두(話頭)이다.시민단체들의 힘은 이미 환경·노동·여성·경제·법률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상당한 개혁의 열매를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참여민주주의의 중심에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확고히 자리매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는 정치권의 낡고 음습한 독점 카르텔을 깨려는 운동에 국민들이 전폭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 정치의 자화상이랄 수 있다.그러나 한편으로 노동계와 대학가, 재야 법조계, 문화계까지도 경쟁적으로 이 운동에 참여를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일견 혼란스럽지 않으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기모순일 수도 있다. 필연적으로 정치권의 저항에 부딪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보혁(保革) 대결이나 지역주의의 심화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권에도 분명 공리(公理)가 있고 이해가 상충하는 또 다른 집단의 이기주의가 목소리를 낼 수도 있는 마당에 ‘시민단체 너 뿐이냐’며 도덕성과 청렴성을 재단하려 드는 세력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는 것이다.신상(神像)을 지고 가던 나귀가 사람들이 자신 앞에 무릎을 꿇자 교만해져서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주인이 나귀의 속셈을 알아 차리고 채찍질을 하면서 나무라기를 ‘이 어리석은 놈아, 사람들은 너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 아니라 네가 등에 짊어진 신(神)께 경배를 드리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공자도 중용(中庸)의 도를 가르치면서 ‘지나친 것은 오히려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나는 경구(警句)들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2.02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