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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꽃잔디 마을로 떠나는 여행

봄꽃이 물러가고, 푸르름이 찾아올 때 진안의 시골마을은 진분홍빛으로 물들어간다. 바로 진안의 원연장 꽃잔디 마을이다. 단순히 꽃잔디 꽃동산이라는 이름보다 꽃잔디 마을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마을 주민분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왔다. 꽃잔디의 향과 아름다음에 흠뻑 취한 것은 물론이다. 꽃잔디마을의 이야기와 그 아름다움 속으로 떠나보자! △ 진안군 진안읍 연장리 꽃잔디 마을에 가다 지도상 꽃잔디 마을은 진안군 진안읍 연장리에 위치해 있다. 몇몇 분들은 '연장리 꽃잔디 마을'이라 부르지만 또다른 명칭으론 '원연장 꽃잔디 마을'로 부르기도 한다. 사실 연장리원연장마을의 원연장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연장 저수지가 마을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 모양이 연꽃과 같다하여 '연화도수'라 불리면서 지금의 연장리로 불리게 됐지만 수년전 지역구분의 재편 때문에 연장리가 나눠지게 되었다. 나누어진 연장리에서도 현재 꽃잔디 마을이 위치한 곳이 원래 연장리가 있던 곳이기에 '원연장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현재는 연장리의 원연장 꽃잔디 마을로 불리고 있다. 꽃잔디 마을을 방문하는 분들은 어느 지명이 맞는지 고민마시길. 교통편은 진안 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있지만, 배차간격이 넓은 만큼 택시를 타고 이동 하는 걸 추천한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비용은 대략 6000원 정도 소요된다. △ 아름다운 꽃잔디 동산이 무료? 원연장 꽃잔디마을의 꽃잔디 동산 입장료는 무료다. 대다수 분들이 이런곳의 입장료가 없다 한다면 지자체나 국가소유의 공공용지가 아닐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예상(?)과 달리 이곳은 개인 소유의 사유지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꽃잔디 동산을 무료로 개방하는 이유, 무엇일까? 연장리(원연장마을)의 주민이자 경관사업을 하던 한 회장님이 마을을 위해 꽃잔디 동산을 흔쾌히 기부했다. 덕분에 입장료도 5년동안 받지 않는다고 한다. 국가나 지자체 소유도 아니고, 입장료를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개인의 사유지이지만 마을을 위해서 기증해주신 소유주 분 덕분에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꽃잔디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관계자분의 말을 들어보니 이 넓은 꽃잔디 동산을 관리하는데 매달 들어가는 관리비가 엄청나지만 오로지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 내어주신 곳이기에 지금까지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 진분홍, 연분홍 꽃잔디가 산에 내려앉다한걸음 한걸음 안으로 들어가자, 꽃잔디 동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긋한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코끝까지 전해진다. 흥분된 마음에 한발 두발 동산을 향했고 잠시후 언덕 하나 하나에 있는 꽃잔디가 내뿜는 색감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의 꽃잔디는 그 스케일에서 좌중을 압도한다. 단순히 언덕 하나에 있는 꽃잔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산 전면이 모두 꽃잔디로 덮여있고 그 사이 산책로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많은 방문객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꽃잔디는 단순히 분홍빛 꽃잔디 하나만이 아닌, 보랏빛, 연분홍빛 등 다양한 색깔의 꽃잔디가 있다. 그 중 가장 마음을 빼겼던 것은 진분홍과 연분홍, 2가지 색의 꽃잔디다. 꽃잔디 동산은 마을 뒤에 위치해 있다. 마치 그 형상이 보랏빛 망토를 두른 듯 보인다. 꽃잔디는 마을을 지키는 천군만마처럼 든든히 마을 뒤편 동산을 감싸고 있다. △ 꽃잔디는 정상이 아닌 중턱에서 찍어야 베스트 컷!이곳은 산 전체에 퍼진 꽃잔디의 장관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오신 분들이 많았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꽃잔디가 만개했을 지금 가장 사진이 이쁘게 나올 시점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꽃잔디 동산의 산책로는 총 3곳이다. 좌측부터 1산책로, 2산책로, 3산책로다. 1산책로는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마이산과 풍경은 잘 보이지만 높은 곳에선 나무 때문에 사진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는다. 1산책로 입구에서 중턱까지 사진이 가장 잘나오니 이곳을 찾아오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다. 특히 2산책로 옆으로 빠져있는 장소는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장소다. 봄 뿐만아니라 가을 단풍이 물들었을 때 사진찍기 딱 좋은 최고의 포토존이다. 이외 정상에서 2산책로로 내려오는 문턱은 마이산이 산책로 바로 위에 있어 사진이 정말 잘 나오니 꼭 참고하시길!△ 매년 봄, 마을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꽃잔디축제! 이렇게 꽃잔디로 향기 가득하고, 풍경까지 좋은 연장리 원연장 마을에서 매년 봄마다 꽃잔디축제가 진행된다. 단순히 마을축제로 진행됐던 꽃잔디 축제는 올해는 지원을 받아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행사가 열렸다.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축제에 필요한 먹거리며 진행되는 모든 일들을 손수 돕는다고 하니 말그래도 원연장마을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환경보존비 3000원으로 다양한 체험행사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5월 아이들과 아름다운 사진 한 장 남 싶은 분들이라면 꼭 방문해 보길 강력 추천한다.△ 조성신씨는 네이버 블로그 '미롱 하늘을 날다'로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 현재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 광고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2013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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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0 23:02

일본식 가옥…여기 한국 맞아?

이성당과 복성루, 근대문화거리과 새만금 등 군산여행은 볼거리 먹거리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여행지다. 하지만 딱 하나 군산은 숙박이 어렵다. 좀 더 오래 군산을 즐기고픈 분들을 위해, 근대역사문화단지와 은파유원지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위해 군산의 유일무이한 게스트하우스 '고우당'을 추천한다. 대부분 게스트 하우스 하면 건물 내에 자리한 작은 숙박시설을 떠올릴 테지만 고우당에 도착하면 전에 보지 못한 게스트 하우스의 규모에 깜짝 놀랄 것이다. 고우당은 여러 채의 일본식 가옥이 구분되어 있고 그 가운데 일본 특유의 아담한 호수와 아기자기한 수목 정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고우당을 방문한 사람들은 고우당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재미삼아 이렇게 올린다. "여기는 일본~"이라면서 말이다.취재를 위해 고우당에서 묵을 방을 예약하기로 했다. 묵을 인원수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랑채, 별채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리는 5인용 별채에서 하룻밤 묵어보기로 했다. 별채에 들어가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다다미방이었다. 다다미는 일본식 가옥에서만 볼 수 있는 양식으로 습도 조절을 해주고 대나무로 만들어져서 여름엔 단열 효과가 있다. 함께 간 동행들은 온돌을 사랑하는 한국인이지만 여행에서 다다미방을 체험해 보는 경험도 흥미롭고 색다르다며 반가워한다.두 번째로 시선을 끈 것은 바로 '코타츠'다. 취재를 했던 3월은 아직 추웠기 때문에 코타츠를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다. 코타츠는 일본식 전통 난로로서 테이블에 이불을 끼워 사용하는 방식으로, 만화 '짱구는 못말려'에 등장하는 짱구네 집 거실에서 자주 등장한다.코타츠를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하고 따뜻한 온기를 푸근히 감싸주는 게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했다. 예약을 할 때는 몰랐지만 코타츠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랑채에는 없고 우리가 묵었던 별채에만 구비되어 있었다. 방 예약 시 꼭 참고하시길.그 외에도 밥통 같은 각종 취사 기구와 기본적인 식기구가 준비되어 있어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다. 화장실은 꽤 커서 샤워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별채나 사랑채 이외의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고우당은 지리적인 편리성 때문에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걸어서 약 2~3분만 히로쓰 가옥이 있고, 바로 앞에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가 있는데 걸어서 간다면 군산 예술인들의 작업 공간인 '여인숙'에 들릴 기회도 가질 수 있다. 군산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맛 집 중의 맛 집, '이성당'도 약 10분 거리 내에 있어 더없이 좋다. 우리도 해가 뉘엿뉘엿 할 때쯤 동국사로 발길을 향했다. 때마침 사찰에서는 불공을 드리고 있었는데 연등에 비친 붉은 빛 기운이 마치 노을이 지는 것과 비슷했다.숙소로 되돌아오는 길,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고우당 내 돈가스 가게에 불이 켜진 것을 발견하고 한 번 들어가 보았다. 게스트 하우스에는 여러 채의 숙박 시설과 더불어 카페, 식당, 선술집과 매점이 있고, 숙박 시설과 같은 일본식 가옥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가 방무한 돈가스 집은 사장님께서 장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돈가스 가게에는 군산이 배경이 되었던 영화 포스터들이 벽면에 전시되어 있었다.'이 영화가 군산에서 촬영했단 말이야?'라는 갸우뚱한 고갯짓만으로도 사장님께서 눈치 빠르게 다가와 어떤 장면이 군산에서 촬영되었는지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군산에 놀러 오신 관광객들에게 설명해주시기 위해 몇 번이고 영화를 다시 보셨다. 널리 알려진 군산의 명소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군산 사람들만 안다는 hot spot도 들을 수 있다.며칠 전에는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크리스티나씨도 다녀갔다며 사진까지 보여주신다. 귀여운 자랑을 하시는 주인장님의 인상에서 푸근함이 느껴진다.돈가스 가게 사장님의 권유로 바로 옆에 있던 '세노야'라는 선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들어가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시'였다. '웬 선술집에 시가 적혀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순간, 선술집의 이름이 왜 '세노야'인지 알게 되었다. 이 가게는 술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군산의 자랑인 고은 시인의 박물관 같았다. 고은 시인이 지은 '세노야'라는 시제에서 상호명을 빌렸다고 한다. 고은 시인이 상호명으로 자신의 시제를 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매점 건너편에는 아기자기한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다른 카페에 비해 가격도 착해서 고우당에 머무는 손님들이 꼭 한 번 들리는 곳이라 한다. 이곳은 안 어울리듯 어울리는 두 가지의 모순되는 것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일본식 게스트 하우스 안에는 전통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곳에 군산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되기도 한다.4월에서 6월 사이에 관광객들이 군산의 벚꽃을 보러 많이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숙소가 걱정된다면? 이번 여행은 숙박 걱정 말고 오래된 벗과 같은 집, 고우당에서 일본에 온 것 같은 기분으로 하룻밤 묵어보는 건 어떨까?△ 박미소씨는 전주교육대 영어교육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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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03 23:02

【전주의 '사방신'을 찾아】용머리고개서 거북바위까지 '신성한 고장'

좌청룡, 우백호. 흔히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여기에 남주작, 북현무가 더해져 네 가지 신은 '사방신'(四方神)이다. '사방신'은 옛 중국 도교에서 유래된 사신 사상을 고구려가 동서남북 네 가지 방위를 더하여 발전시켜 나온 사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방신은 고구려 무덤 벽화에서부터 조선의 사대문 천정그림을 비롯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다양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한반도의 오랜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신성한 네 가지 신들이 우리 전주에도 존재하고 있다. 지금부터 신비로운 전주의 사방신을 찾아 출발해보자.△ 전주의 서쪽을 지키는 좌청룡, '용머리 고개'첫 번째 신인 좌청룡은 전주에서 '용'과 관련된 곳, 서완산동에 있는 '용머리 고개'다. 말 그대로 용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고개인데, 이 머리의 주인인 용이 바로 완산칠봉이다, 완산칠봉은 마치 부성을 수호하는 용의 모습과 굉장히 비슷한 생김새를 가졌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용이 서쪽을 향하여 용트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장승백이 서쪽 완산 기슭에는 용의 꼬리에 해당하는 '용꼬랑'이라는 논이 있었다고. 용머리고개에는 재미있는 설화도 전해내려오고 있다. 천년을 기다려 승천하려던 용이 하루를 남겨놓고 힘이 빠져 완산칠봉에 떨어져 지금의 용머리 고개 되었다는 이야기다.비록 하늘에 오르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 뒤로 전주를 지켜주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도로로 인해 끊어져버린 용머리고개를 최근 다시 잇는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하루 빨리 우리의 좌청룡 완산칠봉이 제 모습을 갖췄으면 좋겠다.△ 전주의 우백호, '기린봉'호랑이의 모습을 하고 동쪽에서 전주를 지키고 있는 두 번째 신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전주의 우백호는 그 이름과는 다르게 호랑이의 모습이 아니다. 전주 동쪽에 우뚝 솟아있는 기린봉이 바로 전주의 우백호다. 사실 기린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물 기린 외에도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와 말의 발굽과 갈기, 화려한 빛깔의 털과 이마에 기다란 뿔을 하나 가지고 있는 상상 속 동물이다. 또한 재주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기린아(麒麟兒)'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훌륭함을 상징하며, 성군이 이 세상에 나올 전조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국의 역사서 '예기'(禮記)에서는 기린이 사신(四神) 중 하나인 백호를 대신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기린봉은 271m로 정상에는 바위봉이 우뚝 솟아있다.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꼭대기에 오르면 평화동, 삼천동부터 금암동, 아중리까지 전주 시내가 한 눈에 펼쳐진다. 그 뿐만 아니라 시선을 뒤로 돌리면 아중저수지도 볼 수 있다.△ 전주의 남주작, '치명자산'주작은 붉은 봉황을 말하는데, 수컷(봉)과 암컷(황) 두 마리가 만난 모습을 말하기도 한다. 전주의 남주작은 견훤의 왕궁이 자리했던 승암산(치명자산)이다. 오랫동안 동고산성이 견훤의 왕궁터라 추정하기만 했었는데, 1980년 산성을 조사하다가 '전주성'이라는 문자가 박힌 기와와 연화문 수막새, 주작이 그려진 쌍조문 암막새 등이 출토되면서 그 추정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 주작이 그려진 쌍조문 암막새는 전주의 남주작이 승암산이라는 사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최고의 요새 승암산과 동고산성이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전주의 남쪽을 수호하고 있는 남주작이다.△ 전주의 북현무, '거북바위'전주의 북현무는 금암광장 뒤편에 있는 구 KBS 전주방송국 앞마당에서 찾아볼 수 있다. 총 길이가 17m, 너비는 5.2m이고 무게는 270톤이나 나가는 거북바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거대한 바위 몇 개가 거북의 머리, 등, 다리, 꼬리의 형태를 하고 있다. 실제로 보니 정말 거대해서 가까이에서는 한 눈에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다. 적당히 멀리 떨어져서 봐야만 거북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었다. 또한 거북의 등에 해당되는 바위 아래는 마치 토굴의 모습처럼 굴이 뚫려있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 굴은 뱀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보기도 하고, 혹은 무속인들이 굿을 했던 곳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이 거대한 크기의 거북바위는 전주의 정북방향에 해당된다. 거북의 머리는 몸통과 조금 틀어져 승암산이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주의 도심을 바라보는, 배를 메어두는 옛 '배민자리'다. 지금은 자동차와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의 모습이지만 거북바위가 세워질 무렵에 그 앞으로 흐르는 물길의 모습과 그 물길을 바라보는 듬직한 거북바위의 모습을 눈을 감고 상상하니 거북바위가 더욱 위엄있게 느껴진다.△ 사방신이 지키는 살기 좋은 고장, 전주1000년이 넘는 동안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전주를 수호하고 있는 전주의 사방신 좌청룡(완산칠봉), 우백호(기린봉), 남주작(승암산), 북현무(거북바위). 사방신을 모두 둘러보고 나니 그동안 알고 있던 곳도 새롭게 다가왔다. 든든한 사방신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온고을 전주를 지켜줄 것이라 믿어본다. 전주! 작은 도시라고 무시하지 말라! 알고 보면 신성한 네 가지신, 사방신이 지키고 있는 특별한 도시다.※ 한다은씨는 예수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여대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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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4.19 23:02

【사람냄새 풀풀 '서학동 사진관'】우리네 삶의 일상과 젊은날 추억 가득

낡지만 정감있는 전시로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던 진안의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를 기억하는가. 재정과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휴관에 들어간 계남정미소는 그곳을 찾던 이들에게 그저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었다. 진안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의 김지연 관장은 최근 그 뜻을 이어 전주시 서학동에 '서학동 사진관'이라는 이름으로 갤러리를 열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포근하고 따뜻한, 사람 사는 동네에 사람 냄새나는 사진관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찾아가 봤다.동네의 이름을 딴 '서학동 사진관'은 그 명칭만으로도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 사진관의 이름처럼 골목 안쪽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서학동 사진관은 진안의 계남정미소와 마찬가지로 동네의 한 일부분으로 정감있고 아기한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동네 골목 안쪽의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서학동 사진관'은 왜 흔한 갤러리라는 명칭 대신 '서학동 사진관'으로 열었는지 궁금했다. 멋들어진 갤러리 같은 각종 외래어가 정감있는 동네 사진관이라는 이름을 대신하는게 안타까워 이 이름을 고집했다. "낡아빠진 사진관의 오마주이면서도 찾는 이들에게 친숙함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정감 있는 이름을 지었다"는 것. 골목길 안 동네와 잘 어우러지기 위해 건물도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전시장은 아담하지만 여유로운 아트샵과 카페, 앞마당과 뒷마당의 느낌을 살려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정감있는 전시장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서학동 사진관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바로 그런 모습이랄까.이번 개관전인 '우리동네'는 전주대 대학원 공연영상학예술학과 사진전공 4인전으로 김창곤류철희성창호황태문의 작품으로 전시 중이다. 서학동과 전주 곳곳의 골목에서 느껴지는 정취와 애정을 담은 사진들을 선보인다. 우리네 삶의 일상과 고뇌, 젊은날의 기억과 추억 등을 담아 그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 실제로 전시장을 찾아보니 동네 어르신들의 모습, 흔하지만 정겨운 동네의 모습들이 가득하다.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추억을 떠올리는 사진들을 보니 얼마나 고심 끝에 전시를 진행하게 되는지 작가의 의도에 한발 가까워지는듯 했다.이번 주제가 이곳을 찾는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다. 담벼락에 붙여놓은 사진을 보고 자기도 있고 남편 사진도 있고 손녀 사진도 모두가 아는 사람들의 사진이 있어 더 재밌고 신기해하며 사진관을 한 번 더 찾아오고 미소지으며 이곳을 지나간다. 동네 사람들이 있어 더 따뜻하고, 흐뭇한 '서학동 사진관'만의 뒷 이야기다.필름보다는 메모리가 익숙해진 디지털 시대. 멋드러진 갤러리가 더 화려해보이지만 조금은 늦게 가는 사진공간이 더 친숙하고 다정다감하게 다가온다. 이름마저도 구식처럼 느껴지는 '사진관'으로 오픈했지만 어느 전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따뜻한 정감과 친숙함이 가득하다.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요즘, 따뜻한 봄날 여러분께 또다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서학동 사진관'을 추천하고 싶다.※ 이예림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 올해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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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4.12 23:02

【전북의 벽화마을】발길 닿는 곳곳 동화여행·기억의 책장

매주 주말과 방학은 온전히 나를 위한 여행의 시간이다. 지난 겨울방학 통영 벽화마을을 다녀온 뒤 전북에는 이런 벽화마을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았다. 그간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전북 벽화마을을 공개한다.△ 익산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고창리 벽화마을가장 먼저 찾은 벽화마을은 익산에 위치한 고창리 벽화마을이다. 고창리 벽화마을의 그림은 원광대 미술대학 학생들과 익산 시민들이 2년 전부터 함께 그렸다. 이곳 벽화에는 아주 평범한 시골모습과 바다동물풍경 등 한국적인 시선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의 얼과 정신을 담으려는 작품들이 특히 돋보이고 옛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나 풍습 등을 벽화로 생생하게 보여준다.어릴적 팽이치기를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팽이를 치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은 벽화는 반갑지만 속상하다. 소는 옛 우리 농촌 사회에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었을까, 모든 농사일을 도맡아 해주었으니까 말이다. 지금이야 농기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소는 우리의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생활모습 외에 자연의 모습도 담겨 있다. 시원한 파도를 그리기도 하고 마을의 수호신인듯 건강한 호랑이도 찾아볼 수 있다. 주인집 담벼락에 자식들의 얼굴을 그려넣은 벽화가 눈길을 끈다. 그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은 집 주인의 자식들을 늘 볼 수 있다. 어느 벽화보다도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고가는 손님들은 모두 이 집 아들, 딸들을 모두 보게 될 테니까.△ 전주한옥마을 꼭 갈 만한 자만마을 벽화갤러리전주 한옥마을 오목정 뒤로는 전주벽화마을 '자만마을 벽화갤러리'가 있다. 도로변 주위로 옛 달동네를 모습을 하고 있어 도로를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자만마을의 벽화갤러리는 몽환적이고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소재의 벽화들이 많다. 마을 자체가 작고 골목이 많기 때문에 몽한적인 벽화와 어우러져 마치 동화속 미로여행을 떠난 기분이다. 또 다른 벽화마을에 비해서 벽화 작품들도 많기 때문에 사진촬영을 하기에도 좋디. 전봇대를 활용해서 가지치기를 하는 나무의 모습, 버섯 위에 지은 집 등에 관한 상상하면 새로운 세상에 놓인 것 같다. '이상한나라 앨리스', '스머프'와 같은 만화들이 절로 생각난다. △ 꼭꼭 숨어있었던 정읍 구량 벽화마을20년이 넘도록 정읍에 살면서 벽화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구량마을은 벽화와 다양한 전통 체험 프로그램 등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테마마을이다. 구량마을은 과수원이 많다. 이곳의 특산품은 농장에서 길러내는 다양한 과일인데, 그래서 그런지 구량마을의 특산품인 복숭아와 복분자를 그려 놓은 벽화들이 눈에 띄게 많다. 구량마을은 자연농원들이 많은 깨끗한 마을이다. 이곳의 또다른 이름은 '햇볕 즐기는 마을' 인데, 아마도 자연친화적인 특산품을 재배하고 깨끗하고 보기좋은 마을 환경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도 옛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나 궁궐 내의 모습을 표현한 벽화들도 감상 할 수 있다. 옛 우리 아버지들은 늘 등에 지게를 메고 나무를 하곤했다. 힘들지만 너무 훈훈한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어험! 주변 사람들이 숙인 채 인자한 모습으로 걷고 있는 왕의 모습도 보인다. 아마도 백성들의 삶을 관찰하기 위해 여기까지 나온게 아닐까? 그 옆에는 과거를 보는 선비들의 모습도 보인다. △ 특색있는 벽화마을이 더 많아지길벽화마을 여행은 마을의 풍경, 새겨진 벽화, 주변의 사람들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었던 훈훈한 여행이었다.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벽화의 특성이 다르고 표현방법도 달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자세히 보지 못한, 반대로 전혀 모르고 있었던 장소를 찾아가며 넓은 전라북도에 발도장을 찍고 돌아왔다. 전국에는 매우 다양한 벽화마을이 존재한다. 전북이 더 특색있는 벽화마을로 더 생겨나기를 기대해본다. ※ 김진철씨는 원광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이며 올해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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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3.04.05 23:02

【전주역사박물관 기증기탁전시실에 가다】서민의 손때 묻은 저마다의 소소한 역사

박물관은 역사적 유물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보통 이곳에 전시되는 물품들은 뭔가 대단하고 유서깊은 무언가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전주역사박물관 2층 기증기탁전시실에는 우리 조상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 찾아낸 다양한 물품들이 저마다 역사가 있다. 이곳은 시민들이 자신의 소중한 유물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우리 선조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활성화 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전시실은 들어서면서부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하면 된다. 총 7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삼국시대 토기가 전시되어 있다. 삼국시대 토기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긴목굽항아리, 광구장경호, 양이부호, 토제단지, 단경호 등이 전시되어 있다.두 번째 주제는 안방부엌이다. 안방은 가족들의 일상적인 거처이자 어머니의 주된 가사공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에 걸맞게 위 섹션에는 규중칠우, 다듬잇돌, 다듬잇방망이, 속적삼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일상적이지만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부엌용기인 상, 놋그릇, 수저, 떡살, 옹기식초병, 술통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세 번째 섹션의 주제는 민화고사도다. 위 섹션에서는 일상생활에 연관된 실용적인 그림이자 생활공간을 꾸미기 위한 장식적 그림이었던 민화와 옛 소설이나 전설, 고사 등을 그린 고사도를 만나보실 수 있다. 네 번째 섹션에서는 화폐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서 해방이후까지의 변화된 화폐가 소개 되어 있다.다섯 번째 섹션에서는 서화첩을 만나보실 수 있다. 조선 말 해강 김규진이 펴낸 해강죽보와 조선명필로 유명한 추사 김정희의 서첩,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한석봉의 석봉서첩 등 시, 서, 화 여러 방면에서 다재다능했던 사대부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여섯 번째 섹션에서는 고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효자 박진의 효행을 기록한 책인 죽정공효행록, 이석간, 채득기, 박렴 등 명의 세사람의 치료법을 모아 만든 필사본인 '삼의경험방', 문과자와 음관의 인명록인 '문음팔세보'가 전시되어 있다. 옛 문헌은 당시의 시대상과 관심사, 문화를 가장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자료로서 소장가치가 매우 높은 사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마지막 섹션에서는 대한제국 황실가를 소개하고 있다. 조경단향축궤, 순종국장록, 이왕가기념사진첩, 대한제국 황실인물들을 담은 사진액자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왠지 모르게 대한제국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나오려 하는 경험은 저만 겪어본 일은 아니다.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전주역사박물관의 유물기증기탁 특별전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증기탁한 유물 하나하나가 모여서 이루어진 매우 의미 있고 값진 전시다.혹시 집에 방치해둔 유물이 있다면 전주역사박물관의 유물 기증기탁 운동에 동참해보시는 건 어떨까. 직접 기증기탁을 하지 않더라도,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가족, 친구, 연인의 손을 잡고 전주역사박물관 나들이에 나서보시길 권하고 싶다. 전주역사박물관의 유물기증기탁 특별전 '아름다운 공유 2013'은 12월 31일까지 열린다.※ 방소희씨는 현재 전북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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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29 23:02

【완주 비비정 농가레스토랑에 가다】로컬푸드에 더한 어머니 손맛 '놀라워'

계절이 바뀌는 시기, 옷차림 만큼이나 난감한 게 바로 '뭘 먹을까?'하는 메뉴 고민이다. 계절이 변하니 입맛도 변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음식도 변한다. 오늘은 이런 걱정을 싹 날려주는 제철음식 레스토랑, 완주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는 농가 레스토랑, 그 중에서 비비정 농가레스토랑을 다녀왔다. 보슬비 내리는 오후,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독특한 건물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변 환경에 비해 튀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는 깔끔하고 소박한 건물. 특유의 디자인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풍취마저 느껴진다. 멀리서도 레스토랑임을 짐작케 하며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다. 외관만큼이나 실내 디자인도 범상치 않다. "누가 감히 농가라고 생각할까?"의문이 들 정도다.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실내 인테리어를 보며 레스토랑에 쏟은 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천장에 달린 달 모양 조명이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집에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농가레스토랑 담당 사무국장님이 건축을 전공하셨다고. 이유야 어쨌건 이곳 건물이 멋진 것만큼은 확실하다. 디자인에 한 눈 팔 수 없다. 음식을 맛보기 위해 주문을 시작한다.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주문은 비교적 간단하다. "1만원을 먹을 것이냐, 1만5000원을 먹을 것이냐" 이 한 가지 고민만 있을 뿐이다. 농가 레스토랑만의 특징이 바로 여기 있다. 다른 레스토랑은 일정한 메뉴가 존재하지만 농가 레스토랑은 계절별로 제철 식품을 이용한 음식이 주 메뉴가 된다. 방문한 날에는 '녹두'와 '시래기'가 주 메뉴였다. '1만5000원'짜리 메뉴를 주문하자 쏜살같이 '녹두죽'과 '샐러드'가 나온다. 빨간 무를 갈아 만든 식초를 곁들인 샐러드에 구수한 녹두죽이 제법 잘 어울린다. 그러나 최근엔 1만2000원으로 가격이 단일화 됐다. 녹두죽과 샐러드를 비우니, 하나 둘 밑반찬이 나오기 시작한다. 가격에 구애 없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밑반찬의 수만 15가지, 솔직한 심정으로 밑반찬만 먹어도 충분할 듯하다. 큼지막한 조기부터 각종 제철 음식들로 차려진 밥상에서 농가레스토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과 인심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확실한 한 가지! 아직 끝이 아니다. 녹두묵으로 만든 탕평채와 시래기 탕, 기름기가 쫙 빠진 수육은 오늘의 주 메뉴다. 가격차이가 나는 부분은 수육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수육을 먹지 않고 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지인이 말하길 "음식 앞에서 고민하는 자는 남자가 아니"라고 했다. 특히 점심을 먹은 뒤 나온 저혈당 생강차는 너무 쓰지도 달지도 않아 뒷맛이 매우 좋았다. 실은 예순이 넘으신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보니 음식에 대한 걱정이 조금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편견이라기 보단 "음식이 조금 짜지 않겠냐"는 지인의 의견을 듣고 방문한 터라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확실한 기우였다. 밑반찬 하나하나, 주 메뉴 하나하나를 직접 맛보면서 놀라울 정도로 간이 잘 맞았다. 거기에 어머니의 손맛이 더해져 감칠맛도 더해졌다고 할까? 집 밥을 챙겨먹은 것 마냠 든든했다. 단순히 제철음식과 농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라는 점만으로는 사업을 이끌어 가기는 부족하지만, 비비정 마을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음식점의 기본이 되는 '맛'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고 싶다. 지역에서 나는 먹거리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재료의 맛을 유지한다는 점이 좋았다. 이런 부분들이 로컬푸드의 가치를 살리는 일 아닐까 싶다. 농가 레스토랑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은 물론이고, 지역에서 직접 생산한 식품을 주재료로 사용하기에 믿을 수 있다. 어머님들이 운영하다 보니 규격화된 요리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소영식 사무국장은 "이것이 농가레스토랑의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다른 레스토랑처럼 꾸준히 같은 메뉴를 유지할 순 없지만, 계절에 따라 제철 음식을 이용하기에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고, 쓸 때 없는 제고가 줄기에 더욱 경제적이다. 지역 내 생산물을 지역이 소비한다는 '로컬푸드'의 개념이 획기적이었다면, 농가 레스토랑은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며, 고급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로컬푸드의 확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앞으로 농가레스토랑이 농촌을 살리고, 도시민과 농촌의 연결 매개체가 되어줄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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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3.22 23:02

익산 교도소 세트장에 가보니…들어서는 순간 '아! 벌써 자유가 그립다'

교도소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범죄자, 두꺼운 철문과 쇠창살,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회색빛 담 등 여러 가지 모습들이 복합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러나 이곳의 실제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범죄와 관련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금단의 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산에는 합법적으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교도소가 하나 있다. 바로 익산 교도소 세트장이다.△ 영화가 탄생하는 마술상자, 익산 교도소 세트장교도소 세트장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영화'홀리데이'를 촬영하면서부터다. 오래 전에 개봉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아마 냉혹한 교도소장 최민수와 선량한(?) 죄수 이성재가 떠오르는 분들도 많을 듯하다. 이 영화의 모티브는 탈옥이다. 당연히 영화의 주된 촬영 장소는 교도소였다. 이를 위해 익산시와 영화제작사가 손을 잡고 세운 곳이 바로 익산 교도소 세트장이다. 국내에서 유일한 교도소 세트장이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교도소 장면은 모두 이곳에서 촬영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거룩한 계보', '타짜', '오래된 정원', '사랑을 놓치다', '해바라기', '식객', '아이리스', '더킹 투하츠' 등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러니 이곳을 '영화가 탄생하는 마술상자'라 부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이곳은 드라마나 영화촬영 용도 외에도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고 있는 익산시의 관광명소 중 하나다. 교도소 하면 대부분 범죄자들이 가는 곳이라 생각하겠지만 익산 교도소 세트장은 이동의 제약이 따르는 범죄자들에게는 허락되지 않고 선량한 시민들에게만 허락된 이색(?) 공간이다. △ 폐교를 리모델링해 '교도소 촬영지'로 활용재미있는 사실은 교도소 세트장이 본래부터 교도소가 아니라 초등학교였다는 점이다. 폐교된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를 교도소 세트장으로 리모델링한 것. 건물과 운동장에서는 옛날 학교 시절의 체취가 곳곳에 남아있다. 폐교를 촬영세트장으로 제공하는 대신 이곳 너른 잔디밭은 각종 모임이나 축구시합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교도소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을씨년스럽다. 탈옥이란 아예 꿈꿀 수 없을 정도로 두터운 회색빛 담장, 높다란 망루, 다시는 열리지 않을 듯한 두터운 철문. 철문을 들어서는 순간 다시 밖으로 나갈 수나 있을까 싶다. 교도소 내부는 면회장, 취조실, 수감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감시설은 2층으로 가운데 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수감실이 이어져 있다. 영화 속 한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연출된 게 아닐까 떠올려본다. 거의 대부분이 잠겨있지만 1층 독방과 2층의 일부 수감실은 둘러볼 수 있다. 내부를 볼 수 있는 곳을 미리 확인해 꼭 둘러보길 권한다. 1층 독방은 최근 종영된 드라마 '더 킹 투하츠'에서 중국공안에게 잡혀간 김항아(하지원)가 수용된 바로 그 독방이다. 드라마 속 긴박한 숨바꼭질 장면과 총격전이 떠오르면서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이다. 빛이라고는 오로지 작은 창문을 통해 스며드니 어디를 둘러봐도 색감은 암울하기만 하다. 걸음마다 철문과 쇠창살이 이어져있다. 여기에 '도덕성 함양으로 건전한 삶을 살자!', '반성하는 삶의 자세', '이동중 잡담 금지', '통행질서확립' 등등 곳곳에 걸린 교정 표어와 경고 문구 등을 읽노라면 교도소 안에 들어왔음을 실감케 한다. 몇몇 방에서는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했던 주인공의 글씨와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방안으로 들어서면 그때의 극 중 주인공의 절박한 심정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이곳에 머무르다 보면 절로 이런 말을 되뇌게 된다. "'차카게' 살자!"△ 익산 교도소 세트장은 선량한 시민들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교도소드라마 세트장이 관광명소로 인기를 모으면서 전국에는 무수히 많이 드라마 세트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사라질 운명의 폐교에 '교도소'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경우다. 결과는 대성공.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익산시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 용도로 사용할 때는 사용료를 받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하니 더욱 마음에 든다. 일반인들에게는 금단의 땅, 그러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교도소. 여기에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의 추억까지 겸할 수 있는 익산 교도소 세트장. 이색 체험 여행으로 이만한 곳도 없을 듯하다. 이번 주말에는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런 교도소 여행, 떠나보자. △ 신영철씨는 현재 여행작가로 활동중인 네이버 파워블로거. 3년 연속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됐으며 각종 신문, 잡지, 웹진 등에 기고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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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01 23:02

눈·얼음·먹거리, 그리고 소박한 情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것 같다. 12월부터 찾아온 동장군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아직도 거리 곳곳에는 눈과 빙판이 남아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추운 겨울이 지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면, 직접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오늘은 눈과 빙판이 있기에 200% 더 즐거운 축제 현장을 소개한다. 바로 추운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지리산 남원 바래봉 눈꽃축제'다.올해로 2회째를 맞는 지리산 남원 바래봉 눈꽃축제는 '눈, 사랑 그리고 건강'을 주제로 지난 12월22일부터 2월11일까지 전북 남원시 지리산 바래봉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지리산 운봉 바래봉은 해발 500~600m로 풍부한 적설량을 자랑하고, 눈이 내리면 잘 녹지 않아 해마다 아름다운 은빛 설원이 아름다운 곳이다. 눈썰매얼음썰매 타기, 눈 조각 전시, 눈사람 만들기, 바래봉 눈꽃 등반, 연날리기 대회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입장료 6000원에 이 모든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니 참고할 것.△ 넌 지리산에서 눈썰매 타봤니?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길이 110m, 폭 40m의 눈썰매장이다. 어릴 적 비료 포대 하나 들고 동네 경사진 언덕에서 신나게 눈썰매를 타던 추억을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바로 이곳이 어른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고, 아이들은 지나간 옛 놀이에 대한 또 다른 추억을 만들며 온 가족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축제현장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기존의 인공 눈썰매장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진짜 산에서 즐기는 눈썰매라고 생각하니 더 짜릿함을 안겨주는 듯하다.잠시 취재를 왔다는 것도 잊은 채 정신없이 눈썰매를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꼭대기에 앉아서 출발 신호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데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쌩쌩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추위는 잊게 되고, 서서히 속도가 붙으니 여느 놀이기구 못지 않게 정말 스릴만점이었다. 또한 곳곳에 안전을 지켜주시는 분들 덕분에 안전하게 눈썰매를 즐길 수 있어서 더욱더 좋았다.△ 으~으~, 신나는 얼음썰매눈썰매가 겁나는 어린 아이들이라면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얼음썰매를 타도 좋겠다. 얼음 썰매장에서는 시종일관 웃음꽃이 피었다. 부모님이 아이들을 끌어주기도 하고, 형이 동생을 끌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끌어주기도 하는 모습이 정겹다. 썰매에 앉아있는 이들도, 썰매를 끄는 이들도 하나같이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매일매일이 지금 이 순간만 같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서로 함께 끌어주고 밀어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 오늘을 기억한다면 앞으로도 서로 미워하고 싸울 일은 없을 것만 같다.△ 값싸고 맛있는 다양한 먹거리한참을 신나게 놀다보니 배가 고프고 춥기도 했다. 휴식도 취할 겸 썰매장 옆에 준비되어 있는 휴게실에 들어가 보았다. 그 어떤 값비싼 음식보다도 추운 겨울날씨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바로 뜨끈한 어묵 국물일 것이다.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이곳에는 어묵, 떡볶이, 순대, 김밥 등 소박하지만 왠지 이 순간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각종 음식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다른 축제장에서 파는 음식에 비해서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맛도 아주 좋은데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마을 주민 분들이 무척 친절하셔서 기분 좋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휴식을 취한 다음에 주변을 둘러보니 눈썰매장 왼편에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었다. 하얀 눈밭 위에 각종 캐릭터들이 곳곳에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동화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인 나도 신이 나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게 될 정도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소박해서 더 정겨운 축제이밖에도 거대한 눈 조각과 언덕, 눈사람 만들기 등 이곳에는 눈과 얼음만으로도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비록 고급스러운 스키장에 비하면 소박하고 조촐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 정겹고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나 싶다. 마치 정말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가서 집 앞 논두렁에서 얼음썰매를 타고 뒷동산에서 눈썰매를 타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거창한 규모나 화려한 시설이 아니어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는 데는 부족함이 없는 듯 하다.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아이들에게는 추억과 신나는 모험을 선사하는 진정한 겨울축제가 되어주기에는 충분하다. 올 겨울이 가기 전에 지금의 어린이들이 먼 훗날 어른이 되어서 기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추억을 이 곳 지리산에서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윤정실씨는 현재 전라북도에서 일하고 있는 웹디자이너. 2012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단으로 선발돼 전북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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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25 23:02

기차 타고 순대국수 먹으러 가 봤나요

내일로 여행객(이하 '내일러')의 계절, 겨울이 돌아왔다. 내일로는 만 25세 이하를 대상으로 열차에 자유석과 입석을 7일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차여행 상품. 여름에도 많이 이용하긴 하지만, 내일로의 꽃은 겨울여행이 아닐까 싶다. '내일러'의 여행계획에는 숙박과 관광명소가 주 관심사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빠질 수 없는 맛집 탐방! 집을 떠나 일주일동안 지내려면 밥심으로 버텨야한다.'집 나오면 개고생이다'라는 말은 전북으로 여행 오는 '내일러'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전북의 흔한 밥상'을 봐도 상위에 올라온 반찬이 10첩이다. 전북은 어떤 곳을 가든 맛있고 푸짐한 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선 음식점 복불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럼 지금부터 전북에 오는 '내일러'들이 꼭 가야하는 남원역과 익산역 맛집여행을 소개한다.△ 푸짐한 왕돈까스 만큼이나 인심이 후한 남원남원역은 코레일 전북본부에서도 인기도가 높은 역 중 하나다.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 싹튼 광한루원과 남원춘향테마파크 등 관광명소가 한 곳에 위치해 있어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제격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여행도 일단 먹고 봐야한다. 남원하면 생각나는 곳은 추어탕이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큼지막한 돈까스가 나오는 '평화식당'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과연 '이런 곳에서 돈까스를 팔까'싶지만 메뉴판 상판에 당당히 써져있는 돈까스. 아니나 다를까 찾아오는 사람마다 돈까스를 주문한다. 역시 메인 메뉴는 왕돈까스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성인 2인이 먹더도 충분한 사이즈의 왕돈까스가 나온다. 큼지막한 사이즈에도 놀라지만, 밑반찬으로 깔아주는 찬의 종류도 많아서 깜짝 놀랐다. 돈까스와 함께 된장찌개를 주문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밥도 한 그릇을 더 비워냈다. 넉넉한 돈까스의 크기만큼이나 인심도 후해 밥과 스프 등을 더 달라고 말하면 듬뿍듬뿍 챙겨주신다. 역시 밥 한끼에서도 시골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식당 앞 큰길 맞은편에는 옛 남원역이 위치해 있다. 멀지 않은 곳에 광한루원과 남원춘향테마파크도 위치해 있으니 왕돈까스로 배를 두둑히 채운 다음 춘향과 이몽룡이 되어 남원여행을 즐길 수 있다.△ 특이함으로 승부하는 익산역 맛집익산역은 호남, 전라, 장항 세 철도 간선이 만나는 곳으로 전라도 철도 교통의 교차로다. 전북으로 여행오는 '내일러'라면 한 번쯤은 꼭 가게 되는 곳이 바로 익산역이다. 익산을 여행하는 사람도 많지만, 환승을 하기 위해서 오는 사람도 많다. 환승을 위해 익산역에 머무는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짓. 멀리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빠듯하고 역에만 있기엔 아까운 시간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역 근처에 위치한 익산의 중앙시장을 가보자. 익산역 앞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다 보면 중앙시장 입구가 보인다. 옛 시골 시장의 모습 속에 현대시설을 갖추면서 현대와 옛 시장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규모가 커서 정신 없이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곳에서 소개할 음식은 바로 순대국수! 순대국밥은 많이 먹어봤는데, 순대국수라니 벌써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익산중앙시장에 침구를 파는 골목이 있는데, 그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정순순대' 식당을 찾을 수 있다. 뽀얀 국물에 순대와 함께 있는 국수자락. 불에 데워 뜨겁게 먹는 순대국밥과 달리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해서 데워먹는 토렴식 순대국수다. 뜨뜻한 순대국밥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살짝 미지근한 순대국수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숟가락을 들이미어도 혀가 데이지 않으니 뜨거운 음식을 못 드시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순대국수 역시 국밥처럼 고기와 순대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가격도 저렴해 여행을 다니는 '내일러'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기차 타고 전북으로! '내일로' 타고 식도락 여행을 즐겨보자!※ 최현아씨는 지난해 한국음식관광축제 단으로 활동했던 취업 준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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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3.01.18 23:02

따끈한 국물·쫄깃한 면발에 언 몸 사르르

눈발이 날리고 하늘마저 흐려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훨씬 추워졌다. 이런 겨울에는 식사 때마다 뜨끈한 국물을 찾고 싶어지기 마련. 오늘은 뜨끈한 국물에, 쫄깃하면서도 오동통한 면발이 있는 국숫집 두 곳을 소개한다. △ 남천마루 칼국수, 가정식 반찬이 어우러진 가정식 맛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한 '남천마루'다. 한옥을 개조한 이곳에서는 억새풀이 자라난 천변 경관까지 감상할 수 있어 어르신은 물론 대학생가족 등이 한옥마을의 또다른 매력을 찾아 방문한다.이곳의 명성은 칼국수 한 그릇에서 시작됐다. 맛집답게 미리 만들어놓는 일은 없고, 주문이 떨어지면 곧바로 요리에 들어간다. 칼국수 외에도 팥칼국수, 팥죽, 소바 이렇게 총 네 가지 메뉴가 있다. 여름에는 소바, 겨울에는 시원한 칼국수가 가장 인기가 좋다.칼국수 한 그릇을 주문하자 금새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끈한 칼국수가 나왔다. 시원한 바지락 국물에 듬뿍 들어있는 야채와 함께 어우러진 면발은 사장님이 직접 손으로 반죽해서 만든 것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쫄깃하고 탱글탱글하다. 먹는 동안에도 퍼지지 않고 처음 먹은 그 맛을 계속해서 단돈 5000원에 맛볼 수 있다.이곳 칼국수가 인기있는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엄마표 밑반찬'이다. 특히 '겉절이'는 칼국수와 마찬가지로 주문이 들어가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바로바로 무쳐서 나오기 때문에 배추가 아삭하면서도 칼칼한 양념과 함께 칼국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궁합이다. 겉절이만 따로 판매할 수 없냐고 물어보는 이들도 있으려나. 최근에는 전북에서 선정한 '착한 가격 업소'에 선정되기까지 했다니 맛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맛집이다. △ 곰초밥, 개업하자마자 소문난 '우동이 맛있는 집'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지난해 개업했지만 도내 미식가 사이에서 은밀히(?) 맛집으로 통하는 곳을 소개해볼까 한다. 바로 일본식 국수의 명대사인 '우동'이 맛있는 집, '곰초밥'이다. 하얗게 눈이 내려 매우 서정적인 풍경을 내고있는 웨딩거리, 조용히 걷다보면 "어라?"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곳에 작지만 알찬 맛집이 자리하고 있다. 전주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캐나다에서 요리 공부를 하면서 취업해 직장 생활을 하던 허병헌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초밥을 접하게 되었고, 그 매력에 빠져들어 지금의 가게를 열게 됐다. 그가 전주 웨딩거리에 가게를 마련한 사연도 뜻밖이다. 가게를 열기 위해 상권조사를 하던 중 발길이 뜸한 웨딩거리를 살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식 초밥과 함께 '인기메뉴 1위'로 사랑받고 있는 것이 바로 우동이다. 손수 우려내 감칠맛이 느껴지는 육수로 만든 칼칼한 우동 한 그릇은 5000원이다. 일본여행을 했을 때 먹었던 '원조' 우동을 생각나게 해 5000원에 의구심마저 들었다. 취향에 따라 '시치미'를 뿌려서 먹어도 좋은 이곳 우동은 유부가 가득 들어가 있는 표고버섯의 진한 맛이 천연 조미료로 우려져 깊은 맛을 더한다. 표고버섯이 많이 들어가야 식감이 좋고, 육수 특유의 칼칼한 맛의 비결은 '건고추'와 '고추씨'가 결정적이라는 귀띔까지 운좋게 들었다. 일본식 우동 고유의 맛 때문인지, 다른 곳에서는 우동도 잘 드시지 않는 동네 어르신들도 종종 들를만큼 이곳 우동은 세대를 막론하고 사랑을 받고 있다. 맛있는 우동 외에도 이곳이 사랑받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손님을 위해 아끼지 않는 그의 넉넉한 마음이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던 날, 우리는 네 명을 찾아갔으나 우동은 두 그릇만 주문하고 나머지는 다른 메뉴로 주문했다. 여럿이 나눠먹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테이블에 놓여진 우동은 네 그릇이었다. 두 그릇으로 먹기엔 부족할거라면서 양을 조금 더 보태 네 그릇으로 만들어 내어준 것이다. 원래 이런 소소한 배려가 손님을 감동시키기 마련이다. 이날의 경험 이후부터 이곳의 단골이 됐다. 맛좋은 우동과 함께 넉넉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누구라도 자주 찾고 싶은 단골집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혜경씨는 2008년 전북 관광 미니홈피와 블로그 공모전에서 임실치즈 홍보 블로그를 운영하며 전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키워왔다. 현재 임실치즈테마파크에 재직 중이며,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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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11 23:02

'빨간 자선냄비' 구세군을 만나다…그들이 있기에 아직은 따뜻한 세상

어릴 적, 추운 겨울이 되면 목도리 둘러 메고, 털모자 눌러 쓰고, 입김을 불어가며 길을 걸으면 꼭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딸랑, 딸랑" 울리는 종소리. 그 앞에는 항상 빨간 냄비가 놓여 있었다. 그럴 때면 부모님은 지폐 한 장을 꼭 쥐어주시고는 냄비 안에 넣고 오라고 하셨다. 그땐 뭐가 그렇게 부끄러웠는지, 돈을 넣고는 부리나케 도망가곤 했다.이제 그런 기억은 가물가물 하다. 빨간 냄비만 보면 어떤 방법으로든 재빠르게 돈을 넣고 돌아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부모님 도움을 받지 않고 지갑에서 지폐 한 장을 꺼낼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종소리를 듣고도 무심코 그 옆을 스쳐 지나갔던 일이 다반사다. △ 소외 계층 보듬는 따뜻한 빨간 천사 올해는 어릴 적 추억을 되새기며 빨간 냄비 안으로 지폐를 넣었다. 어릴 땐 듣지 못했던 또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감사합니다"라는 따뜻한 인사. 언제나 그랬듯 정겨운 종소리와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있는 빨간 옷의 천사들을 만났다.구세군(救世軍). 어째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군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 구세군은 그리스도교의 한 교파다. 조직이 군대식 제도를 모방해 만들어졌기에 구세군이란 이름이 되었다. 올해 10년 넘게 연말을 빨간 냄비 앞에서 보내는 양현희 씨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저는 전주구세군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다른 곳에 있는 구세군들도 다들 저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어느 사회단체의 직원이거나 연말에만 나타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에요."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빨간 냄비와 함께한 시간들. 올해 모금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아니요. 다름 없어요. 언제나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오시고요. 경기가 어렵다고 사람들의 발길이 줄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어려울수록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사람들이 오시는 것 같아요. 여전히 아이들도 부모님 손을 붙잡고 와서 돈을 넣고는 방긋 웃고 돌아가고요."역시나 구세군을 찾는 단골 손님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특히 요즘은 중고등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학창 시절, 연말이라고 놀 생각만 했던 게 새삼 부끄러워진다.올해 겨울은 왜 이렇게 추운지. 그러나 이런 추위가 큰 어려움은 아니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구세군을 하면서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오히려 연말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어요. 어려움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구세군 활동에 관심을 보여주시고 도움을 주셨으면 해요."△ 좋은 뜻 함께 해준 학생들 덕분에 '훈훈'다행히 올해는 옆에 함께 서 있는 학생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한 눈에 보기에도 조금은 어려 보이는 나이. 다른 친구들은 이맘 때면 함께 놀기 바쁠 텐데, 이 친구들은 무슨 일일까? 두 친구는 전주 신흥고교 1학년 학생들이다. 올해는 신흥고 학생 중에서 자원한 친구들이 구세군 활동에 도움을 줬다. 반드시 해야 했던 숙제가 아닌 구세군 활동. 이 친구들은 추운 날씨에 왜 구세군을 선택했을까."저는 옛 기억이 나서요. 지금 이렇게 찾아오는 어린애들 모습이 꼭 옛날 저 같았거든요. 그리고 항상 빨간 옷을 입고 종을 흔들던 구세군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그 자리에 있고 싶었죠." "저는 사람들을 '제대로' 돕고 싶어서 구세군에 신청했어요. 뭔가 돕고 싶어도 방법을 잘 몰랐거든요. 신청하길 잘 한것 같아요."올해 빨간 냄비 옆에는 낯선 기계가 붙어 있었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로운 기부 방법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카드를 긁으면 20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처음 진행하는 방법이라 조금은 서툴 만도 한데 역시 젊은 학생들의 도움이 있으니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임무를 마치고, 교대시간이 되자 또 다른 친구들이 왔다. 그리고 똑같이 빨간 옷을 입고 종을 흔든다. △ 온라인 작은 모금으로 온기 이어가볼까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다. 들리는 소식들은 요즘에 다들 경제가, 살림이 어렵다는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빨간 냄비 옆을 지켜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빨간 냄비로 손을 내밀고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젊은 학생들까지 있다. 구세군은 추억이 아니었다. 내년에도 어김없이 따뜻한 종소리는 울릴 것이다. 올해는 지난 연말로 거리모금은 끝이 났지만 온라인을 통해 연중 상시 모금이 가능하다고 하니 아쉬워할 일만은 아닌 듯 하다. 내년에도 꼭 종소리를 따라 빨간 냄비에 작은 정성을 전해야겠다는 생각해본다.※ 조중현씨는 2011 전라북도 블로그 단 우수 . 새내기 블로거로 시작해 올해 전라북도 블로그 명예단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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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04 23:02

연말이 즐거운 야간 명소 - 색색 조명 전동성당엔 신비로움 가득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가고 벌써 12월의 끝이다. 올해는 초겨울부터의 한파와 눈으로 인해 여느 해보다도 움츠러들게 된다. 겨울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의 따뜻한 손길이 꽁꽁 얼어붙은 마음도 포근하고 따뜻하게 해주어 마음만은 따뜻함을 잃지 않고 있다.'겨울'하면 자꾸만 춥게 느껴져서 외출을 줄이고 따뜻한 곳만 찾게 되지만 그래도 겨울의 묘미는 추운 날씨에도 즐길 수 있는 겨울 스포츠와 볼거리를 즐기는 데에 있지 않을까 한다. 추운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연말에만 느낄 수 있는 몇가지 풍경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말에만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야간 명소 세 곳이다. △ 전주한옥마을 둘러보고 전동성당에서 데이트하기전주한옥마을의 상징이자 명물인 전동성당의 야경은 인근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이름난 곳이다. 특히 연말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름다운 조명이 분위기를 더해 아름다운 불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가장 아름다운 야경은 전동성당에서 펼쳐진다. 올해 조명은 전동성당 둘레와 앞쪽 정원 쪽을 중심으로 설치됐다. 예전에는 건물에 직접적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조명을 설치하기도 했는데, 건물을 오래도록 보전하기 위해서인지 올해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예년과 다른 조명은 나처럼 자주 찾는 이들에겐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색색의 조명이 참으로 신비롭다. 아름다운 건축물 전동성당에 이런 조명까지 더해지니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느껴졌다. 저녁이 되자 해가 지고 조명이 켜진다. 지나던 많은 이들이 모여 사진을 찍기도 하고 분위기를 즐기러 온 연인들이 많이 보이기도 했다. 전동성당은 영화 '약속'의 낭만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분위기 있는 데이트 장소를 찾고 있는 커플에게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전주 야경 드라이브전주대의 박물관(옛 중앙도서관)은 겨울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조명으로도 꽤 유명한 곳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메리크리스마스' 라는 문구와 함께 색색의 아름다운 조명을 만나볼 수 있었다.전주대 옛 중앙도서관은 지대가 높은 언덕에 위치해 멀리서도 잘 보일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겨울 밤 청명하게 빛나는 인근의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어 야경도 즐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이라 할 수 있다. 캠퍼스 안에서 즐기는 야경이니 대학 시절의 풋풋한 추억을 되새겨보는 재미는 '덤'이다. 추운 겨울에 딱 어울릴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들고 이곳으로 드라이브를 온다면 맛있는 커피와 아름다운 조명, 낭만적인 분위기가 함께 하지 않을까. 조용한 여유를 즐기기엔 딱이다. △ 영화 & 쇼핑 후 전주시내 오거리의 문화광장에서의 야경 즐기기전주시 고사동 구도심 지역(옛 객사 일대)는 쇼핑을 즐기기 위한 상가들과 영화관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학생들과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쇼핑 및 문화공간이다. 많은 이들이 찾는 장소인 만큼 겨울이 되면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조명이 설치 돼 시민들의 발걸음을 잠시 머물게 만든다.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에 가면 커다란 조명과 빨간 구세군 자선냄비까지 함께 만날 수 있어 반갑다. 오거리 문화광장은 각종 문화행사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시민들의 행사가 열리는 공간인 만큼, 이번 겨울에도 시민들을 위해 연말 분위기 물씬 풍기는 큼지막한 조명을 설치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하기 용이한 위치이고, 대중교통의 흐름이 많은 곳이어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쇼핑 후 마지막을 아름다운 조명 구경으로 마무리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뿌듯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예림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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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28 23:02

운치·휴식·맛이 있는 비응도 여행 - 겨울바다 벗삼아 먹는 회 한입의 맛이란…

여러분은 추운 겨울이 되면 휴일에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는지?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대부분 이불 속에서 하루 종일 뒹굴뒹굴 하면서 보내곤 한다. 겨울은 춥다는 이유로 잔뜩 움츠리며 게으름을 부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은 모처럼 이불을 훌훌 털고 일어나 겨울의 낭만을 맘껏 즐기러 나들이를 가볼까 한다. 드라이브도 하고, 겨울바다도 보고, 거기에 맛있는 음식까지 먹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알찬 나들이! 함께 떠나보자.△ 바다 위를 달리는 새만금 드라이브'그냥 도로를 달리는 평범한 드라이브는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바다 위를 달리는 드라이브는 어떨까. 그렇다면 부안군과 군산시를 연결하는 34km의 세계 최대 방조제인 새만금을 달리면 된다. 내가 특히 새만금 방조제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도로 양 옆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면서 달리다 보면 진짜 바다 위를 달리고 있다는 신비로운 기분이 들어서다. '바다 위의 만리장성' 답게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와 시원하게 탁 트인 시야는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깨끗하게 날려준다. 또한, 도로 곳곳에 설치된 휴게소 및 다양한 시설들은 색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안겨준다. 따뜻한 음료 한잔에 추위도 녹이고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잠시 놀이터에 들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서해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비응도 전망대새만금 방조제를 한참 달려서 도착한 곳은 바로 군산 풍력발전소다. 거대한 프로펠러들이 머리 위에서 휙휙 바람 소리를 내며 돌아가니 왠지 무섭기도 하고 장엄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거대한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하고 싶다면? 그렇다면 비응도 팔각정 전망대에 올라가보자.풍력발전소 입구 군사지역 옆쪽의 좁은 샛길로 쭉 올라가시면 된다. 3층으로 된 전망대에 올라서면 움직이는 시선에 따라 광활한 서해바다와 새만금 방조제, 그리고 군산공업단지가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밑에서 바라보던 모습과는 또 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싱싱한 해산물이 듬뿍, 비응도 수산시장전망대에서 내려오니 약간의 허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응항에 가면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수산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들뜬 마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각종 생선과 조개류, 랍스터, 킹크랩에 건어물, 젓갈까지 정말 없는 게 없어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도 쉽지가 않을 정도다. 1층에서 먹고 싶은 종류를 선택을 한 후 2층에 마련되어 있는 회센터에 올라가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바닷가에서 먹으니 그 어떤 음식보다도 더 맛있게 느껴진다.△ 낭만과 감동이 있는 비응도 일몰식사를 마치고 다시 건물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저녁노을이야 어느 곳에서 보든 항상 멋있다. 하지만 출항하는 배, 갈매기 그리고 등대와 어우러진 비응항의 저녁노을은 도시에서 늘 보던 그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정말 장관이다. 해가 저물어 날이 어두워지니 등대에 불이 들어온다. 어두운 바다를 홀로 지키며 반짝반짝 빛을 내어 뱃길을 밝혀주는 등대를 바라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경건해지고, 살면서 나도 누군가의 힘든 삶에 빛을 밝혀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는 등대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해보게 된다.△ 멋진 드라이브에 식도락 여행까지 알찬 비응도 나들이모처럼 이불 속에서 벗어나 다녀온 비응도 나들이 덕분에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새만금 방조제 드라이브와 겨울바다를 보면서 일상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방에 시원하게 날려 보낼 수 있었고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었다. 또 비응항의 너무 멋진 일몰을 보면서 눈이 황홀해지고 어두운 바다를 홀로 지키는 등대를 보면서 소소한 깨달음도 얻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나들이라면 어디를 가더라도 즐겁겠지만, 이렇게 한번에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나들이라면 그 즐거움이 몇 배는 더 클 것이다. 춥다고 집안에서 웅크리지만 말고 이번 주말에는 낭만과 감동이 있는 비응도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대신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따뜻하게 입고 외출하시는 거 잊지 마시라.※ 윤정실 씨는 현재 전라북도에서 일하고 있는 웹디자이너. 올해 2012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단으로 선발되 전북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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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21 23:02

멋글씨(캘리그라피)에 빠진 사람들 - 한글의 아름다움 온몸으로 배우고 표현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세종대왕이 창제한 우리의 소중한 글씨 '한글'.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스마트폰, 테블릿 PC 등 매일 편리한 디지털기기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우리말은 외래어와 은어로 잘못 사용되고, 바르고 정직하게 써야하는 우리글이 변형되고 있어 무엇보다 바르게 말하고 쓰는 것에 대한 문화교육이 필요한 시기다.이러한 현실 속에서 곳곳에서 학생과 일반인들이 모여 우리의 소중한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자는 본연의 뜻을 전하는 여러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우리의 소중한 한글에 먹과 흘림, 그리고 여백의 감성을 담아 멋글씨(캘리그라피)를 쓰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개해볼까한다. 멋글씨,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 '의미전달의 전달을 위한 문자'라는 본뜻에 더해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 등 순수 조형의 관점까지 포함한 문자를 의미한다.서예(書藝)를 영어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 번역하기도 하는데, 원래 캘리그래피는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된 것이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의 Calli는 미(美)를 뜻하는데. Graphy는 화풍, 서풍, 서법, 기록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이 중시하며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를 말한다.현재 전북 지역에서 멋글씨 강좌를 하고 있는 서재적(blog.naver.com/adbest1)씨는 일명 '멋글씨(캘리그라피) 전도사'다. 호원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디자인회사에서 근무하며 처음 손글씨를 배운 케이스. 막대한 교육비와 교통비 그리고 시간을 투자해 서울을 오가며 배워야하는 현실을 실감하고, 도내에서 멋글씨(캘리그라피)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안타까움에 직접 멋글씨 강사로 나섰다. 현재 그는 멋글씨(캘리그라피)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각종 퍼포먼스와 글쓰기 행사로 '멋글씨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디지털시대가 열리면서 손글씨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련미를 강조하며 영어나 외래어사용이 늘어나고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 우리글이 외면받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캘리그라피라는 용어도 마찬가지예요. 세련미 있어 보인다며 멋글씨라는 우리나라말로도 충분히 표현이 가능했던 이름을 캘리그라피라는 외래어를 사용하며 유행처럼 불려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캘리그라피라는 말 대신 멋글씨로 불려지도록 하기 위해 매일매일 사람들에게 멋글씨를 알리려고 합니다"라며 멋글씨에 대한 열정을 내보였다.멋글씨를 배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디자이너, CEO, 간호사, 선생님, 공무원, 학생, 주부 등 다양한 분야와 나이대의 사람들이 멋글씨를 배우고 있다. 멋글씨를 배우는 목적과 목표도 가지각색! 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라는 수강생, 취미로 배우는 수강생, 직업적으로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배운다는 수강생 등 여러 목표를 가지고 한 곳에 모였다. 그가 직접 강의하고 있는 멋글씨 강의실을 찾아가 멋글씨를 배우는 사람들을 만나봤다."멋글씨(캘리그라피)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글씨를 조금 더 잘 써보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직접 해보니 멋글씨를 쓰는 내내 집중력 있게 몰입하게 되어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것 같아서 수강 후에 간간히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글을 써보곤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놀이가 생겨서 좋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집중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학습놀이로도 훌륭해서 배우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됩니다."(수강생 김경기)"저는 직업이 디자이너인데요, 디자인을 하다보면 심미적인 요소가 많이 필요하다보니 다양한 소스를 수집해야하고 때로는 직접 만들어야 하기도 합니다. 좀 더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위해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하고 찾아보다, 멋글씨(캘리그라피)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배워보니 결코 쉽지는 않지만 직업적으로 새로운 스킬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나라 말 우리나라 글씨를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수강생 윤정실) 서재적 작가의 말처럼 디자인을 전공으로 한 학생이 아니고서야 일반인이 지역에서 디자인, 예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우기란 쉽지 않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한글의 소중함과 함께 자신만의 감성과 개성을 더할 수 있는 멋글씨 소식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진다.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손으로 써내려가다보면 우리 글에 소중함은 물론 바른말, 고운말도 저절로 배울 수 있을 듯. 연말을 맞아 모두가 쉬어가는 요즘, 다가오는 2013년 새해 계획에 조금은 특별한 수업, 멋글씨 배우기를 넣어보는건 어떨까. △ 이예림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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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14 23:02

버스 종점 여행 - 무작정 떠난 곳…익숙한 듯 낯선 풍경

버스카드 한 장으로 떠나는 버스 종점여행. 여행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탈출을 소개한다. 누구나 한번쯤 버스 안에서 잠시 졸아 한 두 정거장 지나쳐 걸어갔던 기억이 있지 않을까. 황급히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며 '이곳은 어디? 난 누구?'라며 멘붕을 겪은 적도 있다. 이번엔 음악을 들으며 작정하고 종점으로 가보자. 기분 좋은 나른함과 더불어 익숙한 듯, 아닌 듯 낯선 풍경이 함께하는 버스 종점 여행이다. △ 준비물 챙기기 그리고 여유버스여행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 버스카드와 버스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은 당연히 챙겨야한다. 편안한 옷차림과 운동화도 필수! 종점에서 내려 여러분 안에 숨어있는'뚜벅이'본능을 꺼내보자. 이곳저곳 발길 닿는대로. 그리고 또 하나! 무언가를 감상할 수 있는 여유! 살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머릿결을 스치고, 아무렇지 않은 풍경들이 의미를 지니게 되는 순간을 즐겨보자.△ 우리 집에서 제일 먼 그 곳으로 떠나기1. 숲 속 미술관. 도립미술관으로 떠나는 문화 충만 - 평화동방면 970번 버스 평화동 종점을 지나서 또 다른 종점으로 향하는 버스. 익숙한 대로변을 지나다 들어선 골목길. 작은 마을들을 굽이굽이 지나 도착한 곳은 모악산 입구에 위치한 숲속 미술관. 도립미술관에서는 2월 17일까지 '세계미술거장전 :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를 전시한다. 미술책에서만 보았던 피카소와 마네, 샤갈 등 거장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 연인, 친구, 가족들과 함께 찾아오면 어떨까. '세계미술거장전'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는 사실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알 수 있었다. 버스를 탔던 승객분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약속이나 한듯 미술관으로 향했다. 마치 함께 나들이 나온 단체관광객 같다고나 할까. 워낙 많은 분들이 미술관을 찾으시니 혼자 여행 다니기가 쑥스러운 분이라면서 슬쩍 버스에서 같이 내리는 분들과 함께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전시도 보고, 늦가을 산행도 즐길 수 있는 버스 종점! 바로 970번 버스를 타시면 가능하다. 2. 수목원에서 즐기는 단풍놀이 - 동산동방면 428번 버스 두번 째 코스는 창문 너머 보이는 호남제일문을 지나 어디론가 향하는 버스다. 고속도로로 가는 길가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 그곳에서 내려서 걷다보면 이르게 되는 전주수목원. 화사한 꽃이 피는 봄에도 많이들 찾지만, 지금처럼 낙엽이 지는 계절에도 아름답게 떨어지는 붉은 낙화를 보러 찾아가게 된다. 입장료도 없고, 전주외곽에 위치해 점심시간 잠깐 짬을 내서 찾아오는 직장인분들도 많다.유난히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던 날 찾아간 수목원에는 병아리같은 노란색 단복을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 온 모습이 보였다. 넓은 잔디밭에서 선생님과 재밌는 놀이도 하고, 새 둥지를 꽃으로 꾸며주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수목원은 산책로가 매끄럽게 잘 다듬어져 있어서 유모차를 가지고 나온 가족들도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추천 장소는 암석원 앞 단풍나무숲. 나무 밑 벤치에 앉아있으니 바람에 흔들려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CF속 한 장면이 됐다. 멋스러운 연출. 연인과 함께 카메라도 챙겨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수목원 앞 주차공간이 넓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은 없지만, 428번 버스를 추천한다. 동산동에서 수목원으로 오는 방면에는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옮겨놓은듯한 길을 지날 수 있다. 버스 안 큰 창문으로 바라볼 수 있는 풍경도 즐겨보길. 3. 연인과 함께할때 더 재밌는 동물원 나들이 - 165번 버스나른한 오후에 학교를 가다보면 버스에서 졸다가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 본 적 있다. 그렇다면 한두번 쯤은 학교 앞 정류장을 지나 버스를 타고 나들이 가보는 건 어떨까. 165번 버스를 타고 동물원으로 소풍가는 방법도 있다. 그동안 전주동물원은 벚꽃 야간 개장을 하는 4월에만 나들이를 갔다. 낙엽이 지는 요즘같은 시기에도 예뻤다. 단체관광을 하러 오신 어머님들과 아이와 함께 소풍 온 가족들,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낙엽이 깔려있는 잔디밭에서 셀카도 찍어보고, 놀이기구도 탈 수 있는 동물원. 가을의 낭만이 넘치는 곳이다. 동물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도 들러보시길 권한다. 연말이라 공연도 많이 하니 연인과 가족과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165번 버스를 추천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앞선 두 여행처럼 느긋하게 종점여행을 즐길 수도 있지만, 165번은 전주의 주요 관광지를 지나는 '황금노선'이라는 사실! 한옥마을과 덕진공원, 동물원등을 이어주는 경로이기에 '전주의 관광버스'라고 생각한다.※ 최현아씨는 지난해 한국음식관광축제 단으로 활동했던 취업 준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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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30 23:02

색다른 휴식 '북카페' - 커피 한모금, 책 한권, 이야기 한보따리

찬바람 불 때면 울렁거리는 마음에 필요한 진정제는 뭘까. 바로 커피다. 차분하게 앉아 책이라도 읽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이번주 단은 북카페인 '세렌디피티'와 '코피루왁''빈센트 반 고흐' 등으로 안내한다. 볕 좋은 하늘 아래 더 많은 사람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 중앙초등학교 맞은편 골목으로 발길을 옮기면 번잡함과 조금은 멀어질 수 있다. 그 곳에서 찾은 '세렌디피티'.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뜻밖에 찾아내는 재능 혹은 행운을 뜻한다. 한옥으로 지어진 북카페는 어쩐지 조금은 낯설었지만 호기심이 생겼다. 그러나 크지 않은 아담한 공간.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옥 아래 가족 모두가 옹기종기 모여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읽는 분위기랄까. 올해로 3년 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김정훈 대표는 굳이 북카페라고 하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머무르면서 책을 읽는 분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책은 정리정돈이 잘 돼 있진 않았다. 2000권 안팎이나 되는 방대한 양. 카페 사장의 아내가 소장하고 있던 책들과 최근 기증 받은 책들로 꾸려져 있다. 특히 이곳에는 유독 자기개발서여행안내서가 많다. 누구든 와서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곳에 놓여진 여행 책들만 보더라도 세계 여행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듯. 다음 카페는 '커피를 맛있게 내리는 주문' 을 뜻하는 '코피루왁'이다. 전주 고사동 내 위치한 이곳은 영화 세트장 같다. 북카페 답게 다양한 책도 많고, 아기한 장난감들도 많다. 그래서 영화촬영지로도 소개된 바 있다. 일단 베스트셀러부터 꽤 화제를 모았던 책까지 다양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곳에 있는 책들이 카페를 운영하는 대표가 읽었던 책들이란 점이다. 독서광인 사장님은 이달의 신간 추천까지 빼놓지 않는다. 소설가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정말 가슴을 울리는 가슴 절절한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고사동 일대에 전주국제영화제가 공식 운영하는 카페'납작한 슬리퍼' 역시 추천할 만한 공간이다. 손을 뻗으면 닿는 높이에 책장에 놓여 있다. 아이패드가 구비돼 있어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에 쓰기에 용이하다. 정오께부터 갓 구운 빵 '치아바타'을 맛볼 수 있다. 영화와 관련된 책이나 평론집이 많은 편이고, 아이패드로 책읽기까지 가능하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카페'빈센트 반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33년 전 전주에서 처음 문을 연 커피점이자 영화 속 '비밀의 방' 같은 분위기의 지하 카페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메우고 있는 오래된 책음반들이 가득하다. '낡은 소박함'을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을 찾는 이들은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게 방문한다. 두번 이상 이곳을 방문한 손님을 기억하고 인사를 건네는 사장님 덕분에 이곳을 아지트 삼는 이들도 많다.※ 전북대 정치외과학과에 재학 중인 조중현씨는 지난해에도 전북도민블로그단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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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23 23:02

남원 덕음산 솔향 산림욕장- 사랑의 도시에서 듣는 산바람의 속삭임

때론 혼자서 하는 등산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른다. 일행에 뒤처지거나 재촉함을 애써 달래줄 필요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고 바위 위에 걸터앉아 산바람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오늘 소개할 이 곳 덕음산 솔향 산림욕장도 진한 여유와 아름답게 물든 남원의 단풍을 가득 담을 수 있는 곳이다.남원 관광단지 내에 있는 '덕음산'은 정상에 오르면 남원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남원의 명산이다. 접근성도 좋고 특히 산이 험하지 않아 가벼운 트래킹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입구를 통해 나무계단을 오르면 마치 남원 시민들을 지켜주는 수호신같은 거북바위를 만날 수 있다. 이 길을 조금만 따라 올라가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가볍게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도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첫번째 쉼터, 그동안의 모든 액은 장승들에게 넘겨주고흔히 마을의 입구에 세워져 들어오는 재앙을 막고 마을의 안팎을 구분해주는 역할을 하는 장승. 덕음정에 오르는 산행길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마을과 절을 지키는 장승의 모습은 보통 무섭게 생겼지만, 이곳 장승들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같은 모습, 거무릇한 턱수염과 함께 인자한 미소를 띄며 마치 웃음을 잃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선물 같다. 장승들이 주는 웃음을 마주하며 걱정이나 근심은 잠시 내려 놓아도 될 듯 싶다. 감사의 인사 대신 찡긋 윙크한번 내보이고 다시 산행길에 오른다.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볍다.깨끗한 산내음이 코끝으로 느껴질때 쯤 산을 오르는 어린 아이들을 만났다. 힘든 내색 하나 없이 벌써 저만치 위에 올라가서 아래있는 아빠 엄마를 보며 어서 오라며 손짓한다. 아이들에게 가을 등산을 보여 주고 싶은 부모님들은 미리 운동을 해두는게 좋을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생각 이상으로 체력이 아주 좋으니까.△ 두번째 쉼터, 덕음정에서 붉게 물든 남원을 내려다 보다저 멀리 덕음정이 보인다. 솔나무들 사이에 꼼꼼히 숨어지내던 단풍도 이제야 발그레 볼을 밝히며 알록달록 가을옷을 입었다. 덕음정은 사실상 덕음산의 정상이다. 신발을 탈탈 털고 올라서면 남원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제일 먼저 남원의 요천을 따라 아름답게 비춰지는 두 개의 다리는 승사교와 승월교, 이 다리를 건너면 광한루원과 남원 시내로 통한다. 큰 건물은 남원국립민속국악원과 춘향예술문화회관, 왼편으로는 춘향테마파크가 있고 오른편으로는 남원랜드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주선 뚜껑처럼 보이는 가장 왼편의 건물은 천문대다. 정말 남원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세번째 쉼터, 찌뿌둥한 몸 풀어주는 약수와 간편한 운동까지덕음정을 내려와 100m쯤 오시면 통나무 계단이 보인다. 내심 지나칠까 하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면!"하는 마음에 올라가본다. 지나는 길에 춘향과 이몽룡의 모습이 새겨진 약수터가 나온다. 한참 목이 말라 있었는데 차갑게 목을 축여본다. 간만에 산행으로 잔뜩 긴장한 근육을 간편한 운동기구들로 풀어보자. 가파른 절벽 위에 있어 아찔해 보이지만, 튼튼히 고정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거꾸로 매달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도 느껴보고, 하늘 자전거로 달려보고, 훌라후프같은 커다란 링도 돌리며 몸을 푼다. 지치면 잠시 나무 정각 아래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왼편으로 내려가면 '애기봉' 산행을 조금 더 즐길 수 있다. 하행길은 그 반대편 오른쪽 길이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갈대를 지나, 하늘 끝까지 크게 자라 있는 솔나무들을 지나면 이곳의 또 하나의 매력인 솔바람길이 보인다.△ 네번째 쉼터, 뚜벅뚜벅 걸으며 숨 고르며 솔바람을 느끼다천문대 쪽으로 가면 빠르게 하행할 수 있지만,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기 때문에 솔바람길을 선택했다. 여기서는 걸음걸이를 조금 낮추고 천천히 걸어본다. 솔향길은 덕음산 둘레를 쭈욱 따라 평탄하게 놓여있다. 손을 살짝 뻗어 바람결을 잡아보기도 하고, 두 눈을 감고 솔향을 느껴본다. 솔바람길 끝자락 왼편으로 쭈욱 내려가면 처음 왔던 길로 돌아갈 수 있다. 내려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방금 올랐던 덕음정이 저만치 멀리 보인다. 새삼 오늘 편히 등산을 잘했다는 기분이 든다. 붉게 물든 양림단지 또한 아름답다. 가을 낙엽진 거리도 보이고, 예쁜 꽃들이 수북한 카페도 보인다. 연인과의 아빠와 딸과의 가벼운 산책으로도 그만인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다.남원을 방문 하면, 덕음산 산행을 권하고 싶다. 남원 시내를 둘러본 뒤, 조금 어둑해졌을때 정상에 올라 불빛과 함께 오늘 하루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봐도 좋다. 아니면 조금 서둘러 아침에 올라 하루를 밝혀주는 일출을 본 후 남원을 둘러봐도 좋다. 요즘같이 하늘 높고 붉게 물든 날씨, 덕음산 오르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흘러가는 이 가을, 덕음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즐겨보길 바란다. ※ 우미연씨는 전주대 문화관광학부 관광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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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16 23:02

Movie day Mission - 영화 속 숨은 전북을 찾아라

2011년 최고의 사극 흥행작이자 류승룡, 김무열, 문채원, 박해일의 열연이 돋보였던 '최종별기 활', 2012년 한국 최고의 흥행작이자,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광해 : 왕이 된 남자'. 송강호 김혜수 주연! 1905년 이름조차 생소한 '야구'를 배우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그린 'YMCA 야구단', 세 가지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전북이 배경이 된 영화' 라는 것이다. 오늘은 11월 14일 무비 데이를 맞아 영화 속에 숨은 전라북도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일명 'Movie day Mission: 영화 속 숨은 전라북도를 찾아라!'. △ '최종병기 활'의 배경인 완주군 공기마을(편백나무숲), 익산시 구룡마을(대나무숲), 운일암 반일암완주군 공기마을(편백나무 숲) = 남이(박해일)와 청의 쥬신타(류승룡)와 그의 부하들이 추격전을 벌이던 장면, 서군(김무열)과 자인(문채원)이 청나라 진지에서 탈출하여 오두막에서 재회했던 장면, 이 두 장면은 모두 완주군 공기마을의 편백나무 숲에서 촬영됐다. 거리만 11~12km가 되는 편백나무 숲은 길 양쪽으로 곳곳에 삼림욕이 가능한 장소로 돼 있다. 또한, 서군과 자인이 재회하였던 오두막은 아직도 보존돼 있어 영화의 추억을 다시 회상할 수 있다. 데이트 코스는 물론, 스트레스를 풀면서 간단히 산책할 수 있는 장소로 완주군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 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익산시 구룡마을(대나무 숲) = '활'의 처음 부분에 등장하는 장소 바로 익산시 구룡 마을이다. 남이(박해일) 일행이 사슴을 쫓는 장면에 대나무 곳곳에 빨간색 호랑이 출몰지역을 알리는 장면이 바로 구룡마을의 대나무 숲이다. 이곳의 매력은 겨울에 눈이 내린 후에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사실 이곳은 한강 이남에서는 최대의 대나무 군락이었다. 하지만 2005년 냉해로 많은 대나무가 고사했고,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과 산주, 전북생명의 숲에서 복원관리한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배경인 부안영상테마파크, 남원 광한루부안영상테마파크 =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사극으로 흥행을 하려면 이곳에서 촬영해라!' 라고 표현으로 집약된다. 1000만이 넘은 '왕의 남자'는 물론 2012년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끌어드린 '광해, 왕의 된 남자'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광해'의 많은 장면들이 이곳에서 촬영이 되었다. 또한 '해를 품은 달', '불멸의 이순신' 등 각종 사극 드라마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장소다. 매점과 주막에서 시작해 궁터, 활 쏘는 장소 등 신분을 막론하고 다 소화 가능하다. 남원 광한루 = 이병헌(광해하선)과 한효주(중전)가 오작교 위에서 가슴에 점이 있다고 하며 가짜 왕이라는 의구심을 걷어내는 이 장면은 이곳에서 촬영됐다. 남원 광한루는 춘향전의 주된 배경으로 유명하며, 매년 미스춘향을 뽑는 장소이기도 하다. 성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을 간직한 오작교, 춘향의 굳은 절기를 기억하기 위해 건립된 춘향사당, 조선식 누각으로 춘향제의 수중 무대가 되는 완월정 등 볼거리가 있다. 이외에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고지전', '나는 왕이로소이다', '구국의 강철대오', '5백만불의 사나이', '쌍화점' 등이 전북에서 촬영됐다. 현재 하지원 주연의 '조선미녀 삼총사', 송강호 이정재 주연의 '관상', 한석규 이제훈 주연의 '마이쌤 : 나의 파바로티' 등까지 전북에서 촬영 중이다.※ 이에녹씨는 전북대 상과대학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며, 영삼성캠퍼스리포터와 광주 유니버시아드 홍보대사, 금연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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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9 23:02

시인 김용택 발자취 따라 걷는 임실 진메마을 - 지친 삶에 위안주는 따뜻한 풍경들

이번 여름은 완전히 KO패였다. 불덩이가 몸 안에 들어 온 듯 일상생활에 집중할 수 없을 만큼 더웠다. 그러나더디게만 지나갔던 시간은 이제 가을의 중심에 서 있다. 점점 더 줄어만 가는 인내력이 아침 저녁 쌀쌀한 바람 앞에 부끄러워진다. '산 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섬진강에 이르면, 삶에 지친 시린 가슴 속을 차오르는 그리움 같은 시인을 만날 수 있다. 끈끈하고 곰살스럽고 맛깔난 그의 글 속에서 우리는 잊었던 이웃들의 삶과 사랑과 회한이 교차하는 푸근한 정서를 맛볼 수 있으며 남녘 기행을 통해 인간의 마을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어느덧 섬진강 맑은 물자락에 몸 담근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늘로만 웅크려 들던 몸이 서늘한 바람에 진정이라도 된 듯 무작정 떠나고 싶어지는 날, 늦은 오후 섬진강 시인의 임실 진메마을 강 앞에 섰다. 김용택 시인의 산문집 '섬진강을 따라 가며 보라'를 십 육년만에 다시 펼쳐본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시인이 주는 메시지는 한결같다.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훌쩍 그 곳으로 떠나고 싶어지니 말이다.세찬 강물소리가 마을을 뒤덮고 있다. 진메 사람들의 삶을 늘 간섭하고 때론 좌지우지 하던 강가에서 돋아난 숱한 이야기들이 지금은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 강물소리만 들릴 뿐 마을이 조용하다. 밤 새워 비가 오는 날이면 골짜기에서 물이 내려오며 킁킁거리는 소리와 강 바닥 큰 돌들을 굴리는 소리에 꼭 물이 방문 앞까지 들이닥친 것처럼 잠자리가 불안했다. 이 날도 섬진강댐 수문을 열어 놓아 물이 불어 있었는데 밭에서 풀을 메던 어르신이 마을 앞 징검다리가 몇 일째 잠겨 강 건너 밭을 둘러보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마을어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손님을 부른다. 이 나무는 김용택 시인이 직접 심은거라고, 시인이 되기 전에 윗산 당산나무 밑에서 작은 느티나무를 한 그루 뽑아다 집 마당에 심었는데 어머니께서 큰 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집이 치인다고 옮기라고 해서 지금의 강변길에 심게 되었다. 나무 아래는 매끄러운 바위가 의자노릇을 하고 있다, 이 정자나무는 2007년에 새나 돌에게 상을 주는 환경단체'풀꽃세상을위한모임'으로부터 '제13회 풀꽃상'을 수상했다.시인의 집 마당에 서서 강을 바라보고 있으니 고향과 자연을 사랑했던 시인의 소박한 마음이 전해져 와 금방이라도 시가 술술 써질 것만 같다. 마당 한 켠에는 그런 시인의 마음을 잘 담은 '농부와 시인' 시비가 방문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마을 모정에 앉아 잠시 강바람을 쐬고 있는데, 골목집 벽에 걸린 그림에 시선이 머문다. 노랗게 익은 벼를 베고 있는 어머니를 향해 주전자를 들고 달려오는 소년의 힘찬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직접 만든 예쁜 문패를 보고 있는데 마침 들에 나갔다가 들어오시는 김도수씨를 만났다. 그림은 큰 딸 가애가 그린 것이라고. 할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김도수씨는 고향집을 12년 만에 되찾아 주말마다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함께 밭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김도수씨 또한 책'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 를 냈다. 그는 약속도 없이 방문한 불청객에게 귀한 책을 선물했다. 요즘 진메마을은 도보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진메마을, 천담마을, 구담마을, 임실 장구목까지 약 8.5km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은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로도 조성돼 있어 자전거 여행지로도 좋다. 시인의 일터였던 덕치초교로 발길을 옮긴다. 학교에 산다는 아이들에게 "김용택 선생님 아니?" 물었더니, "아줌마가 우리 선생님을 어떻게 아세요?" 하고 되레 묻는다. 운동장 한 켠에는 시골의 순박한 아이들의 심성이 잘 담긴 시, '콩 너는 죽었다' 시비가 아이들의 자랑처럼 자리하고 있다. 덕치 초등학교에서 바라보니 '생각하면 금방 눈물이 고여 오는' 시인의 마을이 아득하게 보인다. 강으로 맺어진 인연은 강이 변하지 않고 흐르는 이상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예전이나 지금이나 모두가 하나 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에 사람도 시도 변함없는 것이겠지.덕치초교에서 내려와 아슬아슬하게 물위로 몸을 내민 돌다리에 가 보기로 한다. 가까이 가 보니 물 흐르는 속도에 놀라 움찔한다. 한 동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앉아 있으니 '세월은 유수와 같다' 말이 떠오른다. 누구에게는 삶터가 되고, 누구에게는 시가 되고, 누구에게는 회환의 세월이 되었을 강. 올 가을 섬진강 시인의 마을에서 여름 내내 앓았던 시름을 강물에 흘려보내 보는 건 어떨까.※ 김병희씨는 2001년부터 4년동안 아이군산 취재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기장복지재단 전라북도 분사무소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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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6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