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글씨(캘리그라피)에 빠진 사람들 - 한글의 아름다움 온몸으로 배우고 표현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세종대왕이 창제한 우리의 소중한 글씨 '한글'.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스마트폰, 테블릿 PC 등 매일 편리한 디지털기기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우리말은 외래어와 은어로 잘못 사용되고, 바르고 정직하게 써야하는 우리글이 변형되고 있어 무엇보다 바르게 말하고 쓰는 것에 대한 문화교육이 필요한 시기다.이러한 현실 속에서 곳곳에서 학생과 일반인들이 모여 우리의 소중한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자는 본연의 뜻을 전하는 여러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우리의 소중한 한글에 먹과 흘림, 그리고 여백의 감성을 담아 멋글씨(캘리그라피)를 쓰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개해볼까한다. 멋글씨,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 '의미전달의 전달을 위한 문자'라는 본뜻에 더해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 등 순수 조형의 관점까지 포함한 문자를 의미한다.서예(書藝)를 영어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 번역하기도 하는데, 원래 캘리그래피는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된 것이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의 Calli는 미(美)를 뜻하는데. Graphy는 화풍, 서풍, 서법, 기록법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이 중시하며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를 말한다.현재 전북 지역에서 멋글씨 강좌를 하고 있는 서재적(blog.naver.com/adbest1)씨는 일명 '멋글씨(캘리그라피) 전도사'다. 호원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디자인회사에서 근무하며 처음 손글씨를 배운 케이스. 막대한 교육비와 교통비 그리고 시간을 투자해 서울을 오가며 배워야하는 현실을 실감하고, 도내에서 멋글씨(캘리그라피)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안타까움에 직접 멋글씨 강사로 나섰다. 현재 그는 멋글씨(캘리그라피)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각종 퍼포먼스와 글쓰기 행사로 '멋글씨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디지털시대가 열리면서 손글씨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련미를 강조하며 영어나 외래어사용이 늘어나고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 우리글이 외면받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캘리그라피라는 용어도 마찬가지예요. 세련미 있어 보인다며 멋글씨라는 우리나라말로도 충분히 표현이 가능했던 이름을 캘리그라피라는 외래어를 사용하며 유행처럼 불려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캘리그라피라는 말 대신 멋글씨로 불려지도록 하기 위해 매일매일 사람들에게 멋글씨를 알리려고 합니다"라며 멋글씨에 대한 열정을 내보였다.멋글씨를 배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디자이너, CEO, 간호사, 선생님, 공무원, 학생, 주부 등 다양한 분야와 나이대의 사람들이 멋글씨를 배우고 있다. 멋글씨를 배우는 목적과 목표도 가지각색! 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라는 수강생, 취미로 배우는 수강생, 직업적으로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배운다는 수강생 등 여러 목표를 가지고 한 곳에 모였다. 그가 직접 강의하고 있는 멋글씨 강의실을 찾아가 멋글씨를 배우는 사람들을 만나봤다."멋글씨(캘리그라피)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글씨를 조금 더 잘 써보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직접 해보니 멋글씨를 쓰는 내내 집중력 있게 몰입하게 되어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것 같아서 수강 후에 간간히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글을 써보곤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놀이가 생겨서 좋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집중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학습놀이로도 훌륭해서 배우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됩니다."(수강생 김경기)"저는 직업이 디자이너인데요, 디자인을 하다보면 심미적인 요소가 많이 필요하다보니 다양한 소스를 수집해야하고 때로는 직접 만들어야 하기도 합니다. 좀 더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위해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하고 찾아보다, 멋글씨(캘리그라피)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배워보니 결코 쉽지는 않지만 직업적으로 새로운 스킬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나라 말 우리나라 글씨를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수강생 윤정실) 서재적 작가의 말처럼 디자인을 전공으로 한 학생이 아니고서야 일반인이 지역에서 디자인, 예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우기란 쉽지 않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한글의 소중함과 함께 자신만의 감성과 개성을 더할 수 있는 멋글씨 소식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진다.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손으로 써내려가다보면 우리 글에 소중함은 물론 바른말, 고운말도 저절로 배울 수 있을 듯. 연말을 맞아 모두가 쉬어가는 요즘, 다가오는 2013년 새해 계획에 조금은 특별한 수업, 멋글씨 배우기를 넣어보는건 어떨까. △ 이예림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