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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 전북지역 공원 데이트 코스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정, 소유의 노래 썸 가사처럼 대한민국 청춘남녀는 지금 이 미묘한 사랑관계로 뜨겁다. 노래는 물론 TV개그 프로그램 썸앤쌈과 토크쇼 마녀사냥의 그린라이트 등 썸 열풍이 불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젊은이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썸은 연인사이가 되기 전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등 데이트를 하며 호감을 주고받는 미묘한 남녀관계를 말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썸을 탄다는 말은 커플 예감의 핑크빛 신호다. 그럼 어디서 이 달콤한 썸을 타야하는걸까? 지금, 봄보다 달달한 썸에 빠져있는 그들을 위해 도내 공원 데이트 코스를 추천한다.△보일 듯 말 듯, 호감 교환 썸의 초기 단계에는 서로에게 관심이 있는 단계로 이것저것 궁금한 점이 많다. 상대에게 마음을 들킬까 보일듯 말듯 조심스럽게 정보를 수집한다. 이 단계에서는 둘이 함께 소속된 단체로 같이 밥을 먹거나 여행을 떠나면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다.먼저 교통이 편리한 덕진공원의 데이트 포인트는 공원다리인 연화교와 다리 중간의 쉼터인 연화정이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는 관심있는 상대 옆에서 걷는 게 중요하다. 연화교의 경우 폭이 좁아 다리를 건너다보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 쉼터인 연화정은 덕진공원을 한 눈에 내려다 보며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무리에 파묻혀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면, 연화정에 올라 살며시 다가가 오리배와 연꽃으로 대화를 걸어보자. 덕진공원의 커플 필수템인 오리배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이 발을 굴러야만 움직이기 때문에 주로 연인이 즐겨 탄다. 이런 의미를 알고 있다면 오리배 탈까? 한마디로 호감을 풀풀~풍길 수 있다. 덕진공원 오리배는 전동은 1시간에 1만5000원, 수동은 한 시간에 1만 원이다. △봄꽃과 스킨십, 두 마리 토끼 잡기어느정도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자연스러운 스킨십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보자. 완산칠봉의 일부가 공원으로 조성된 완산공원에서는 다른 공원에 비해 경사구간이 많아 계단이나 산에 오를 때 자연스럽게 손을 잡을 수 있다. 이렇게 가벼운 스킨십은 마음 속에만 담아두었던 호감을 배려로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함께 힘을 합쳐 오르고 오르다 보면 완산공원의 절정, 투구봉에 도착한다. 투구봉꽃동산에서는 4월부터 철쭉, 벚나무, 백일홍 등 꽃이 피기 시작한다. 특히 9000㎡ 규모의 꽃동산에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3m 높이의 30~40년생 철쭉이 만개해 절경을 이룬다. 스킨십으로 가까워졌다면 예쁜 꽃동산을 거닐며 로맨틱한 분위기로 마무리할 수 있다.투구봉에서는 전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현재 투구봉 동쪽에는 한옥형 팔각정자인 투구정이 있어 풍남문과 경기전, 전동성당과 오목대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르는 동안 힘들었지만, 절경을 바라보며 높이 올라온 보람도 함께 나눌 수 있다. △썸에서 연인으로고백하기!호감과 가벼운 스킨십으로 마음을 확인했다면 이제 썸의 끝! 고백만 남았다. 미묘한 밀당으로 두근거렸던 썸에서 이젠 믿음과 진실한 고백으로 연애를 시작해보자. 고백의 경우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 시간, 자신감, 분위기, 확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시간과 분위기를 위해 은파 호수공원을 추천한다. 해가지면 물빛다리는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물들고, 다리 초입인 사랑의 문을 지나면 하트모양의 조명, 다리 기둥을 타고 쏟아지는 조명이 넋을 잃을만큼 아릅답다. 특히 다리에서 음악분수를 바라볼 때 은파유원지의 낭만은 절정에 달한다. 은파 호수공원의 야경을 바라보며 상대가 아름다운 감성에 젖어있을 때, 진심을 다해 고백한다면 성공할 확률도 높아지지 않을까?연인이 된 뒤에는 물빛다리의 사랑길과 사랑체험봉에서 마음을 속삭일 수 있다. 사랑길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업고 물터널을 통과하면서 희망을 기원하는 곳이다. 이곳을 같이 걸으며 핑크빛 연애를 함께 그려보는 것도 좋다. 사랑체험봉은 부부, 연인, 친구들 모두 두 손을 포개 얹어서 서로의 사랑과 마음을 고백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함께 손은 올려놓고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썸타는 남녀를 커플로 만드는 공원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경험이라는 명언이 있다. 매일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청춘남녀에게 사랑은 그래서 더 없는 성장 교과서다. 그런 사랑의 불꽃이 시작되는 썸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이 봄이 가기 전 도내 모든 썸남썸녀가 공원데이트로 심장이 콩닥콩닥하는 연애를 즐겨보길 응원한다.※문예진 씨는 전북대 상과대학 경제학부에 재학 중이다. 2014 전북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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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18 23:02

전북현대 vs 中 광저우, 亞 챔스리그 가보니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 할 때 산으로 올라가 소릴 한번 질러봐!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클론의 노래 꿍따리 샤바라의 가사다. 쌓인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껏 소리 지르고 싶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조용히 담아놓는다. 어느 누구의 시선도 구애 받지 않고 즐겁게 소리치다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축구 경기 관람이다. 지난 2일 AFC(아시아축구연맹)의 라이벌, 전북현대와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대결을 펼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다녀왔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의 우승팀인 광저우와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전북이 펼치는 경기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도민준과 천송이도 반한 치킨을 준비하라전북현대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소식을 듣고 주변에 축구 보러 가자!라고 말했을 때 모두가 똑같이 외친 아이템은 바로 치킨!이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는 사람들이 양손 가득 치킨을 들고 와 버스 안이 기름냄새로 가득했다. 미리 치킨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마시길. 이런 사람을 위해 경기장 밖에서도 치킨, 어묵, 순대, 튀김 등 다양한 음식을 구입할 수 있다. 경기시작 전까지 관중은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기다린다. 도시락을 먹는 가족, 피자를 나눠먹는 친구들, 경기장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스포츠가 단순한 경기 관람이 아닌 먹거리와 함께하는 소풍 같은 문화로 자리 잡았다. △마음이 뻥 뚫리는 경기장의 광활함축구경기장에 들어서면 초록색 바다에 온 느낌이다. 4만 32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푸른 잔디와 탁 트인 관중석이 시각적으로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시험기간에 지쳐 있던 친구, 꽉 막힌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은 직장인이 멀리 가지 않아도 탁 트인 이곳에서 소리치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뭐지? 전북현대엔 어떤 선수가 있어? 오프사이드가 뭐야? 이런 지식이 없어도 괜찮다. 관중석에 앉는 순간, 축구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마음 졸이며 골을 지켜보면 된다. 상대 골대에 공이 들어갈 경우 득점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골이 들어가면 즐거워하고, 아쉽게 골을 놓치면 안타까워하고, 옐로우 카드에 분노하다 보면 어느덧 경기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어느 선수가 잘하고 있고 못하고 있는지, 심판의 오심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중계형 관람객을 쉽게 볼 수 있어 귀를 기울여 설명을 듣는다면 더 즐겁게 관람 할 수 있다. △뜨거운 응원으로 스트레스와 정복 광저우의 골대에 전북현대 레오나르도 선수가 찬 공이 골대에 들어가는 순간 모두가 일어서서 소리치며 즐거워했다. 요즘은 1인 문화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혼자 즐길 게 많아졌다. 혼자 영화보기, 혼자 밥 먹기, 혼자 사진 찍기, 혼자 여행하기 등. 하지만 기쁨은 나눌수록 더 커지는 법.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마음 한 뜻이 될 수 있는 점이 스포츠의 매력이다. 처음 만난 옆 사람과 어깨동무하며 하나로 외치는 함성에 더욱 기분이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전북현대 서포터즈 M.G.B(Mad Green Boys)는 경기 내내 쉬지 않고 응원한다. 그 열기가 주변 관중까지 번져 마음껏 소리칠 수 있다. 소리 지른다고 어느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 고함이 합법적인 곳이다. 축구 경기의 응원은 응어리진 마음을 표출하는 문화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창 전주대 학생 복지은 씨(22)는 중간고사로 바쁘고 마음이 힘들었는데 경기 관람을 한 것만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며 이래서 사람들이 피곤해도 직접 보러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연극이 관람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조금 수동적인 문화라고 한다면 스포츠는 좀더 역동적으로 반응아혀 뜨거운 에너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노가은 씨(27)는 사람들의 열기로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처럼 흥분되고 신이 났다면서 골을 넣었을 때 기쁜 것 보다 더 강한 환희, 쾌감,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꼈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평소에는 사진 촬영, 독서, 산책 등 혼자 하는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 경기장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기뻐하는 문화가 새롭고 신선했다고 밝혔다. 축구 경기 관람은 인터넷에서 경기 일정을 확인한 뒤 예매할 수 있다. 현장 구매도 있으며, 지정석이 아닌 자리도 보통 경기 시작 40분 전에 간다면 앞자리도 가능하다. △박주현씨는전북대 스포츠학과에 재학중이며 2014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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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11 23:02

[장수 역사문화 탐방기] 논개·황희정승의 기 받고 올까

여행은 생각만해도 설레는 일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경험은 여행의 큰 매력 중 하나. 특히 꽃을 보기 위해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동행하기 위해서 등 특별한 이유가 더해진다면 여행의 즐거움은 2배, 3배가 된다. 내가 본 풍경과 숨어있는 여기에 역사 속 이야기까지 들려주는 여행이라면 의미도 보태진다. 용감한 기녀 논개 이야기와 장수의 자연과 맛을 한 번에 만나는 장수문화역사문화 탐방로가 주인공이다. 맛있는 이야기와 함께 사과랑 한우를 맛볼 수 있는 장수로 길을 나섰다.△논개의 눈과 마주하다우리는 평소 논개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을까? 왜군을 끌어안고 투신 순국한 의로운 기녀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논개는 당시 장수 현감 최경회의 부실이었고, 1593년 진주성 2차 전투에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라와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기생으로 가장해 왜장을 끌어안고 투신했다. 당시 기생신분으로 인식됐던 상황 때문에 문헌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가 학자들에 의해 점차 바르게 기록됐다.이곳 장수는 논개가 나고 자란 곳이다. 현재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에는 복원된 논개의 생가를 비롯해 마을 전체가 전통민속 마을의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논개 사당은 장수군민이 성금을 모아 지었다. 논개의 생일인 음력 9월3일에는 지금도 매년 제사를 지낸다. 논개 사당 안에 위치한 논개 영정은 지난 2008년에 충남대 윤여환 교수가 2년에 걸쳐 새롭게 완성한 것이다. 의복과 체형 등 무척 까다로운 고증을 거쳤다고 한다. 특히 신기했던 것은 어느 방향에서 봐도 논개의 눈과 마주한다는 점이다. 이는 일일이 점을 찍어 그림을 완성했기 때문이라고.논개영정까지 둘러보고, 돌아 나오기 위해 뒤를 돌면 논개 사당과 의암호, 그리고 장수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의암호 주변에는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설치돼 걷기에도 좋은 곳이다. △왜장도 비켜간 장수향교장수향교는 조선 태종 7년 처음 지어졌다가 숙종 12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보존이 잘 돼 조선 전기 향교의 형태를 잘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관돼 있던 서적 또한 귀한 자료로 쓰이고 있다. 장수향교의 대성전은 전국 200여개 가운데 지어진 지 600년이 넘는 가장 오래된 곳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282호로 지정됐다. 그냥 한눈에 보기에도 무척 오래된 건물이었다. 특히 대성전의 현판은 명필 한석봉이 쓴 것이라고 하니 아무 생각 없이 봤던 오래된 현판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또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대성전 앞에 깔려있던 박석이다. 박석은 주로 궁궐 건축에 사용되는 정원 바닥재다. 처음엔 박석의 존재를 몰랐다가 대성전에 습기가 생겨 흙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발견돼 현재까지 그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이렇게 오래된 향교가 어떻게 잘 보존될 수 있었을까? 향교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정충복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작은 비석에는 충복 정경손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정경손은 정유재란 때 왜군이 장수향교를 불태우려 하자 앞을 가로막고 침범하려거든 자신을 죽이고 가라며 강력하게 항거했다. 정경손의 기개에 탄복한 왜장이 결국 침범하지 않고 돌아갔다고 한다. 이 정도면 비석을 세워 그 기개를 기릴만하다.△장수의 인물, 황희 정승방촌공원은 공원이라기보다는 넓은 마당 같았다. 이곳은 황희 정승의 호를 따 조성된 곳이다. 황희의 본관이 바로 장수다. 또한 장수로 유배 당한 적도 있다. 황희의 동상과 정자 한 동이 조금은 단출하게 세워져 있었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한 번 들러 우리 지역과 명재상의 인연을 살펴볼 있다. 차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면 노하숲이다.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가득한 이 노하숲 역시 황희 정승과 관련있다. 그의 아버지 황군서가 장수 현감으로 부임했을 때 이 숲을 만들었다. 당시 황희 정승의 모친이 단봉산 자락에서 훌륭한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는데 그 일대를 보호하는 숲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숲을 이루게 됐다. 이어 창계서원을 향한다. 창계서원 역시 1695년에 황희 정승을 모시기 위해 세워졌다.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철거됐다 1958년 다시 복원됐다. 창계서원은 전국에 단 3곳만이 남아있는 황희 정승을 기리는 장소 중 하나다. ※한다은 씨는 예수대 간호학과를 졸업해 현재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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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04 23:02

목기제조부터 옻칠선반까지…남원 옻칠공예 체험

긴 시간 속에서도 그 빛깔을 잃지 않는 옻칠은 전북의 소중한 유산이다. 천년이란 시간 속에서도 아름다운 빛깔을 지니며 시간을 담기 때문이다. 명인부터 갈이공예, 선반옻칠까지 4일간의 알찬 옻칠공예 체험현장을 공개한다.△남원 옻칠 목기의 원조 장인은 실상사 스님 남원의 옻칠목기는 산내면에 세워진 통일신라의 사찰 실상사(흥덕왕 828년)부터 시작한다. 실상사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해 원목이 풍부하고 목기 제작이 발달했다. 사찰의 목기제조 기술은 점차 인근 지역인 백일리 주민에게 전수돼 수공업으로 발전한다. 이후 남원목기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목기제조 기술인 양성을 위한 학교가 생, 이때 주민의 노력으로 산내보통학교에 만물과와 목공과, 칠공과를 둬 전문기능인을 육성한다.일제 강점기 일본에 목기를 제공했지만 해방 뒤 폐쇄됐다 전라공업기술학교가 설립돼 지난 1968년까지 기능인을 양성했다. 이후 제기를 중심으로 한 남원 옻칠목기산업이 활황을 이뤘지만 제례문화의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남원목기와 옻칠의 르네상스를 위해 뭉친 분들이 있다. 세상에 옻을 입혀라는 구호로 남원 옻칠을 알리기에 앞장서는 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로부터 옻칠목기를 배울 수 있는 옻칠목공예 체험관광 인력육성 교육이 있다기에 체험까지 해보았다. △명인으로부터 배우는 옻칠공예남원은 옻칠 목기의 고장답게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1호 목기장 김광열노동식 명인, 13호 옻칠장 김을생김영돌안곤박강용 명인 등 6명의 장인이 있다. 첫 날 수업은 옻칠장 박강용 명인의 수업이었다. 그의 작품은 생활용품이라기보다는 예술작품에 가깝다. 옻칠은 단단함, 접착성, 광택 등이 뛰어나고 1000년 이상 보존되는 내구성을 지닌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의 깊이가 더해가며 투명해져서 나무의 무늬가 살아나는 특징이 있다. 옻칠한 그릇은 냄새가 나지 않고 벌레가 침범하지 못하며 물이 스며들지 않고 산성에 닿아도 쉽게 변색되지 않는다고 한다. 명인에게 듣는 옻칠공예는 그동안 눈으로만 즐겨왔던 것과는 또 다른 깊이가 있었다. 도내에 이런 명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힘들지만 작업을 할 때마다 매우 설레고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옻칠을 하고싶습니다. 명인의 그 한마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힘든 과정을 묵묵히 감내하며, 옻칠공예에 지니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2년을 기다려야 완성되는 원목둘째 날, 우리에게 먼저 인사를 건낸 것은 목공예 시연을 보여줄 기계였다. 시연할 강사는 목선반 공예가(woodturner) 이건무 씨다. 그는 인터넷에서 한여루로 불린다. 갈이공예에 있어서 거의 신공(?)을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갈이공예가 옻칠을 위한 목기제작의 전단계가 아니라 그 자체로 오랜 전통과 역사가 있는 공예의 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원목이 하나의 제품되기 위해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2년까지 건조 가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뒤틀림, 갈라짐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씨 작품의 특징은 선질 가공이 아니라 나이테를 옆으로 눕힌 눈질 가공이다. 이렇게 만들면 더 단단한 목기가 된다고 한다. 다음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옻칠 체험이다. 칠기의 명칭은 백골로 무엇을 사용했느냐 또는 외형을 어떠한 기법으로 완성했느냐에 따라 목심칠기, 나전칠기, 건칠기, 채화칠기, 칠피공예, 금태칠기, 도태칠기, 난각칠기 등으로 나눈다. 제작과정은 백골사포, 초칠 바르기, 건조, 틀메임, 사포, 1차 골회작업, 건조다. 하지만 이 과정을 3~4번 이상 반복해야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이 된다. 체험은 이미 이런 작업을 통해 옻칠이 된 나무에 자개를 붙여 목걸이를 만드는 것이다. 잠깐의 작업이었는데도 핀셋으로 조그만 자개를 붙이는 일이 쉽지 않았고 손재주가 없다보니 삐뚤빼뚤 미워진다. 체험은 2만5000원의 비용이 든다. 마지막 날에는 공방에서 선반 만들기가 이어진다. 과정상 50% 이상 만들어진 제품에 조립, 사포질, 체험용 옻칠을 하는 과정에 들어간다. 원래 옻칠과 마지막 작업에 더해지는 유동나무 오일은 적은 양으로 해야 나무결이 살아나고 멋지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완성품에 절로 감탄이 난다. 집안 대대로 물려줄 작품을 원한다면, 나만의 옻칠 작품을 가지고 싶다면 남원으로 오시라. ※신해정 씨는 남원에 귀농귀촌해 지리산권 7개 시군을 모니터하는 40대. 현재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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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8 23:02

전북도 글로벌 해외연수 다녀온 노전서 씨를 만나다

취업 8대 스펙이란 말이 있다. 학벌, 토익, 학점, 어학연수, 자격증, 봉사, 인턴, 수상경력을 가리킨다. 8대 스펙을 쌓으려면 대학 4년치 등록금이 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는 지금, 대학생에게 어학연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런 풍조를 보고 취업준비생은 돈이 없으면 취업도 못하는 거 아니냐며 울상이다. 하지만 도내 대학생에게는 최대 1000만 원 까지 지원하는전라북도 글로벌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취업활동에 그린라이트를 켜주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장학생으로 뽑혀 영국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대학생을 만나보자.△리얼 영국어 체험 노전서 씨(22)와 전북도 글로벌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첫 만남은 프로그램을 통해 어학연수를 다녀온 선배의 조언이었다. 대학생은 많이 뽑지 않지만 지원액이 크다는 것을 보고 좋은 기회가 되겠다 싶어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영어를 전공하며 평소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해보고 싶었던 노전서 학생은 우리나라 교육이 미국 영어에만 맞춰져 영국 영어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제가 지원할 당시에 학교에서 보내주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는 영국 교환학생이 없었어요. 다른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기간이 짧고 비용도 비싸 일년간 할 수 있는 글로벌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낫겠더라고요.선배들의 조언으로 영국에 다녀온 노 씨는 이제 후배에게 이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그는 프로그램의 장점으로 장학금 지원과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꼽았다. 학생이 내는 부담이 줄고, 정해진 커리큘럼이 아닌 학생 스스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학원 수업에서 본인이 원하는 과정을 선택해 학과공부에도 도움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2년 9월에서 지난해 6월까지 영국 첼트넘(Cheltenham)에 있는 글로스터셔대학(University of Gloustershire)에서 연수를 했다.저는 캠브리지 시험 CAE수업 준비를 했는데요. 영어 전공자니까 일반 사람이 하는 영어가 아니라 언어적으로 좀더 정확한 영어를 사용하고 싶었어요. 단어가 어떠한 상황에 쓰이고, 문맥상 어울리는지, 그리고 뉘앙스 등을 공부했어요. 말그대로 살아있는 언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학생이 원하는 곳으로 학교를 선정하고, 수업을 선택하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학생이 준비하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과 보다 만족도가 높다는 후문이다. 다른 어학원이 제공하는 수동적인 계획이 아닌 자신이 세운 일정대로 공부하면서 높은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세계의 중심에서 전북을 외쳐라전북도 글로벌 어학연수 장학생으로 뽑힌 학생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임무가 주어진다, 바로 전북 알리기다. 노 씨는 비빔밥과 자원봉사자 지프지기로 활동했던 전주국제영화제를 소개했다. 수업시간 가운데 모국과 사는 지역에 대한 발표가 있었어요. 같은 반 친구 중 영화 쪽을 전공하는 학생이 나중에 영화를 만들어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는 영화제에 이어 다른 한국 학생들과 함께 외국 학생들을 초대해 비빔밥을 만들어 주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먹어야 하나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맛을 보고는 엄지를 치켜세웠을 때는 정말 뿌듯했다고 전했다.△전북의 인재를 세계로 도내 인재를 세계 무대로 보내주는 사업을 올해로 벌써 8회째다. 대학생들이 이를 통해 더 넓고,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비슷한 어학프로그램이 아닌 내가 보고, 듣고, 배우고 싶은 나만의 어학연수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대학생의 경우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일본, 중국을 24주에서 48주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전북도 인재육성재단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새미씨는 전북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2014년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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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1 23:02

말 타기 짜릿…게임보다 재밌는 다도체험!

봄은 마음으로 먼저 온다는데 가만히 있어도 울렁울렁 들뜨는 걸 보니, 그 말이 딱 맞다. 나이를 먹어 주름이 하나 더 늘었지만 신기하게도 자연은, 봄은 더 어려진 얼굴이다. 이렇게 좋은 날,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의 속살인 봄 들녘의 참모습을 일러주면 어떨까? 지난해 새롭게 농촌교육농장으로 선정된 2곳을 소개한다.△다가닥 다가닥~ 동물친구들과 교감 지난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익산시 삼기면 대파니마을은 행정구역상 이름은 죽청마을로 오래 전부터 대밭이 많고 푸르다 하여 대파니라 불렸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죽정천과 대나무, 사계절 푸르고 청정한 미륵산을 등지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부엉이가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방문한 날에는 익산 망성초등학교 학생 20여명이 체험에 나섰다. 목장 가운데에는 쉐인과 코난 두 마리 말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말을 본 아이들은 자기 키를 훌쩍 넘는 크기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호기심이 발동해 이내 너도나도 먼저 타보겠다고 난리다. 말에 오르기 전 교관인 임 이장님은 안전을 위해 말의 특성과 주의사항을 일렀다. 이장님의 도움을 받아 말에 오른 아이들은 등을 쭉 편 채 제법 의젓한 폼을 선보였다. 조심스럽게 갈기를 쓸어보기도 하고, 말 이름을 친근하게 불러보기도 했다. 아이들을 인솔한 선생님은 이때를 놓칠세라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동물을 가까이에서 생김새도 살펴보고 특성도 배우니 아이들은 그야말로 집중모드다. 특히, 승마를 통해 자세교정과 호연지기의 마음을 기르는 일은 교과과정 가운데 도덕체육과 연결된다. 이날 체험에 참가한 박재영 양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말을 직접 타보니 신기하다고 했고, 정예지 양은 씰룩씰룩 말이 움직일 때마다 몸이 왼쪽, 오른쪽으로 기우는데 그게 재밌기도 하면서 짜릿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말을 탄 뒤엔 농장 뒤 우사로 이동해 소 먹이주기에 나섰다. 마른 짚을 소에게 가져다주는 간단한 체험이지만 큰 눈을 뻐끔거리며 음메~하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여간 낯선 게 아니다. 지푸라기를 본 소는 아이들이 가까이 가자 혀를 내밀어 날름 먹이를 낚아챈다. 침이 마구 쏟아지지만 그래도 어쩐지 귀엽고 친근하다. 소 귀에는 저마다 바코드 번호가 붙어있다. 소가 언제 태어났는지, 어미는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표식이다. 아이들은 소 가까이 다가가 번호를 살피며 나름 뒷조사(?)에 여념이 없다. 얘랑 얘는 형제이고, 얘가 얘 엄마이고, 이게 맞다, 저게 맞다, 종알종알 병아리처럼 수다를 떤다. △차 한 잔에 예와 봄을 만나낭산다례원은 익산시 낭산면 성남리에 자리하고 있다. 소나무 숲과 연못, 장독대, 닭장과 마당 등 다례원은 9917㎡의 넓디넓은 정원을 품고 있다. 이름이 다례원이기에 차 파는 찻집인가 해서 들르는 이도 있지만, 차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연구하고 교육하는 민간 학교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 등 한국문화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차와 예절 등 우리 문화를 깊이 있게 알리는 곳이다. 이날 마침 익산 함라초등학교 3학년 학생 10여명이 수업에 참여했다. 먼저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우리 전통 인사인 공수와 배례를 익히는 시간부터 가졌다. 친구끼리 하는 낯선 인사가 어색하기도 했지만, 뭔가 존중해주는 마음이 우러나는지 장난기 없이 차분하게 인사를 따라한다.인사법을 배운 후에는 찻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다화꾸미기가 이어졌다. 다화는 차 옆에 두는 꽃인데 일종의 자연재료를 이용한 꽃꽂이다. 아직 봄꽃이 만발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이 주는 재료는 풍성했다. 마른 잎을 줍기도 하고, 장독대 이리저리 떨어진 겨울의 흔적을 모아 다화를 꾸몄다. 이 모든 과정은 사실 미술도덕과도 다 연결된다. 다화만들기가 끝나고 다기 이름과 차 우리는 순서를 익혔다. 다건을 들고 탕관 물을 식힘사발에 붓는다, 다관 뚜껑을 열어 뚜껑받침에 놓는다, 식힘사발의 물을 다관에 붓는다 등 무려 12가지나 되는 복잡한 과정이었지만 아이들이 진지하고 차분하게 잘 따라왔다. 체험에 참여한 뒤엔 소감을 글로 적고 발표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신정화 양은 친구에게 따뜻한 차와 좋은 말을 전했는데 오히려 내 마음이 따뜻해진 거 같다고 했다. 신재웅 군은 다도체험이 지루할 줄 알았는데 혼자 게임할 때보다 재밌었다고 말했다. 새 학기를 시작하며 떨리는 감정과 웃음이 돋고, 예쁜 말 고운 말이 오가니가거니 하자 겨우내 바싹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듯한 표정이다.△더 궁금해요~ 농촌교육농장! 농촌진흥청 시범사업인 농촌교육농장은 어린이가 자연 속에서 뛰어 놀며 배울 수 있도록 학교 교과 과정과 연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육성하는 농장이다. 프로그램은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연중 진행되는데 1차례당 수용인원은 40~80명, 참가비는 1만 원에서 1만5000원 선이다. 농촌에서 발굴한 소재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체험기회를 제공해 농업과 농촌을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재 익산에는 모두 8곳의 농촌교육농장이 운영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황사로 몸과 마음이 무겁지만 머뭇거리면 짧은 봄은 금세 지나갈지도 모른다. 올 봄엔 농촌으로, 자연으로 우리 아이들과 봄의 얼굴을 만끽하러 나가보자.※임선실씨는 익산시청 홍보담당관에 재직, 현재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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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4 23:02

바리스타 평균나이 67세, 남원 실버카페 '꽃길'

차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꽃길 이라는 예쁜 간판을 보고 뭐지? 분명히 저긴 남원시 노인복지관인데 찻집인가?의문을 가졌다. 알고 보니 남원시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꽃길 Camino(카미노, 이하 꽃길) 이란 카페다. 이곳에는 특별한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겨울바람이 따뜻한 봄바람으로 바뀐 3월,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선다. △바리스타 평균연령 67세어서 오세요 단정한 근무복을 차려입은 얼굴은 젊은 아가씨나 멋진 총각이 아닌 우리 엄마 나이의 어르신이다. 꽃길의 주인공 바리스타 4인방이다. 4명의 바리스타는 평일 5일간 두 명씩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이날은 박승순(71)김태순(62) 씨가 일하고 있었다. 휴무인 류흥문(68)윤순애(68) 씨는 부부 바리스타였다.창가에 자리를 잡고 카푸치노와 카페라떼 한 잔과 치즈케익을 주문했다. 꽃길이라고 쓰인 예쁜 잔에 커피가 담아져 나온다. 이곳은 셀프서비스가 아니고 황송하게도 직접 테이블로 차를 가져다준다.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손길이 오간듯 책장이며 장식물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묻어난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열심히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드는 주방으로 따라가 이것저것 물어봤다.△어르신의 일자리와 쉼터공간꽃길은 지난해 10월 남원시 노인복지관이 일자리와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문화공간 겸 카페다. 남원 노인복지관은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청춘교육단, 무료급식도우미, 새싹보듬이 사업 등 여러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시장형 일자리 사업인 꽃길 카페 일자리는 타 시에서 운영하는 여러 곳의 실버카페를 벤치마킹하고, 자문도 받았다. 참여자는 사업시작부터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카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여는데, 바리스타 어르신들은 5시까지 근무한다. 5시 이후와 주말에는 자원봉사자와 관리자가 운영을 돕고 있다. 꽃길의 커피가격은 아메리카노 3000원부터 시작한다. 카페라떼카푸치노 3500원, 막대 초콜릿은 800원에 판매한다. 노인복지관 회원에게는 50% 할인을 적용한다. 실버카페라고 해서 분위기나 커피 맛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소품이나 화장실 문 장식 하나도 아기자기,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였다. 참여자들은 남원 제일고에서 6개월간 전문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훈련 끝에 이곳 바리스타가 되었다. 처음에는 주변 복지관 방문객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지금은 폼나는 옷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에 모두 부러워한다고. 꽃길의 또 하나의 자랑은 바로 수제 초콜릿이다. 바리스타가 쇼콜라티에가 돼 프랑스에서 성탄절에 주로 선물한다는 파베 초콜릿을 만든다. 저번 밸런타인데이에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꽃길에서 새로운 인생길을 걷다 박승순김태순 씨는 젊은 시절부터 직장생활을 해왔던 터라 새로운 일에 대해 망설임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리스타로의 변신을 가장 반기는 것은 바로 가족이었다. 특히 손자손녀가 할머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카페에도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이들의 미소에서 뿌듯한 자부심이 절로 느껴진다. 부부로 일하는 바리스타가 부럽지는 않은지 살짝 물어보니 할아버지는 바리스타에는 관심이 없다며 재치 있게 받아주었다.김 씨는카페가 제 가게라고 여기고 있어요. 하나라도 절약하고 재료를 준비하는 것도 고용인이 아닌 주인의식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주부들이 식사를 겸해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곳이 시내 중심가가 아니어서 아쉽지만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100세 시대다. 노인은 피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미래다. 제2, 제3의 인생을 멋지게 시작하는 당당한 이들에게 한없이 부러움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망설였겠지만 새로운 도전이 그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신해정씨는 남원에 귀농귀촌해 지리산권 7개 시군을 모니터하는 40대. 현재 도민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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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07 23:02

순례길 앱과 함께 걷기…똑똑한 친구와 동행

2013 대한민국 굿앱 인증 평가대상에서 상을 받았다는 아름다운순례길 앱을 처음 접했을 때 사람도 아니면서 상을 탔다고 자랑하니 다소 배가 아파(?) 팔짱을 끼고 째려보았다. 워낙 많은 앱이 우후죽순 자라나 말 그대로 앱의 홍수 속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뭐 얼마나 괜찮길래하는 삐딱한 시선이 더해졌다. 냉철한 매의 눈으로 파헤쳐주겠노라하며 앱을 들여다보았다.△당신을 위해 태어났어요아름다운 순례길은 전북도를 가로지르는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개 종교의 성지로 구비구비 이어진 힐링로드다. 전국 많은 길들이 멋진 풍경에 맞추어져 있는데 비해 종교성지라는 독특한 테마가 인상적이다. 평화와 사랑을 추구하는 종교의 가르침을 따라 걸으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귀한 길이다. 그러나 이렇게 의미 있는 길이라고 해도 모르고 지나간다면 골목길이나 동네 마실길로 생각될 수 밖에 없다. 소중하고 귀한 대다수의 것들처럼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다. 그렇다고 늘 전문가와 함께 걸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혼자 도담도담 걸으며 순례길을 누리고 싶을 수도 있다. 이 모든 부분을 해결해 주기 위해 나온 앱이 바로 순례길 앱이다.△순례길앱 동반자가 되어줄래요?그냥 앱만 보고 소개하는 게 영 내키지 않아 결국 앱을 켜고 순례길 일부를 걸어보기로 했다. 오늘 걸어보기로 한 코스는 1코스 일부와 9코스와 1코스가 만나는 지점이다. 사전지식이나 배경은 전무한 상태여서 앱 의존도가 높은 상태였다.앱과 함께 승암사를 향해 걷는다. 앱을 켜면 위치정보 승인안내가 나오는데 확인을 해야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좀 의아했는데 앱을 실행시키다보니 이해가 갔다. 대부분의 앱 내 서비스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앱을 켜고 원하는 코스를 선택한다. 1코스를 선택하니 주요코스 중에 승암사가 있다. 움직이니 승암사까지의 거리가 실시간으로 변한다. 얼마나 더 걸으면 나올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거리가 아니라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궁금하다면 바로 옆에 있는 내위치탭을 누르면 지도 위에 내 위치가 표시되어 알 수 있다. 내 위치로 일단 가야할 방향을 확인한 뒤 주요코스를 다시 눌러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지 확인해가며 움직였다. △내 안에 너 있다내 손안의 해설사 사찰 안에 직접 들어가려는 찰나 동행했던 동생이 여기가 왜 중요한 곳인데?라고 묻는다. 순간 머리가 띵~ 해졌다.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앱 검증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왔구나 싶어 난감해지려는 찰나 바꾸어 생각해보니 오히려 앱의 진가를 발휘해볼 순간이 왔다.주요코스 탭에 있는 승암사를 선택하니 관련된 설명이 상세히 나온다.잘 들어봐, 이 절 뒤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좌선하는 승려의 모습과 비슷하다 해서 승암사라고 지은거야. 임진왜란 때 불에 탔었는데유창하게 설명, 아니 읽어주고 나니 동생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물론 앱을 향해 보내는 찬사다. 역시 생각보다 자세한 설명에 만족스러웠다.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고 역사적, 종교적 설명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옛날 이야기처럼, 그러나 부실하지 않은 내용이 인상적이다. 부담없이 읽을만한 분량을 실어 모바일로 서서 읽기에도 좋다.앱을 둘러보던 나를 또 한번 경악하게 만든 것이 있었으니, 바로 블로그 검색이다. 블로그 검색을 누르면 해당 장소에 대한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검색 페이지로 넘어가게 된다. 자칫 정보가 누락되거나 낡은 정보가 될 수 있는 부분, 혹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해줄 훌륭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포털과 블로그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있다. △손 맛이 끝내줘요 아무리 섬세한 앱도 재미가 빠지면 섭섭하다. 승암사를 나가려고 할 쯤 앱의 하단 메뉴의 스탬프찍기를 눌러보니 승암사 부분이 활성화돼 있다. 처음 앱을 켰을 때 아무 반응이 없어 오류가 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해당 장소에 갔을 때만 활성화 되는 원리다. 해당 장소에 정말 가야만 스탬프를 찍을 수 있으니 가장 확실한 스탬프다. 무엇보다 스탬프 활성화가 된 이후에는 직접 찍기 버튼을 눌러야만 하기 때문에 기존의 아날로그 스탬프 찍기의 손맛(?)은 사용자의 몫으로 남겨놓은 배려가 좋았다. 이 외에도 전체 순례길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도, 헷갈리는 갈림길을 표시해놓은 사진들 앱이 가진 매력은 양파처럼 까도까도 계속 나왔다. 만원버스에 낑겨서 숨쉬기 힘들 때, 늘 바쁘건만 해놓은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말하기는 치사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고스란히 쌓여갈 때, 혹은 아무 이유가 없는 이번 주말. 조용하지만 똑똑한 친구 순례길 앱과 함께 평온하고 고요한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마음에 꼭 맞는 동반자가 될것이다.박보람씨는 인큐브테크 기획마케팅 SNS담당자로 재직했던 20대.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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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8 23:02

전북생태교육센터 숲 터 '숲 해설가' 4인방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가 명곡 Let it go(렛잇고)를 불렀던 겨울 산의 모습, 다들 기억하고 있을까? 매서운 바람과 산을 뒤덮은 하얀 눈은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겨울 산의 모습이다. 조용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예상하며 찾아간 겨울 전주의 건지산은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오늘은 산 속에 웃음꽃을 피우는 숲의 요정 4인방,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컴퓨터 게임보다 숲 놀이터가 재미있어요!웃음소리가 나는 곳에는 추위도 잊은 채 눈밭을 뒹구느라 볼이 빨개진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보던 나도 함께 눈밭에 뛰어들었다. 흰 눈이 가득한 겨울의 숲 속에서 아이들의 밝은 미소는 봄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다. 까르르~ 아이들 웃음소리는 마치 여름 계곡물처럼 듣기 좋았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엄마 미소로 지켜보고 있는 그녀들, 바로 숲터의 숲해설가 4인방이다. 숲 해설가는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숲해설가의 경우 산림청에서 인증한 기관에서 양성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을 받은 후에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보통 각각의 단체에 소속되기 마련이지만 유치원이나 학교, 기관, 회사 등 여러 곳에서 숲을 통한 수업이나 제대로 된 해설을 듣고 싶어 하는 요청들이 많아지면서 해설가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전문적인 숲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북생태교육센터 숲 터를 시작했다.△자연과 사람이 함께전북생태교육원 숲 터는 자연과 숲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행복한 일을 하고 있다.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숲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학교 숲 교실, 자연 생태수업, 기후변화 환경교육, 중고등학생과 숲 체험 교실, 목공교실, 생태문화 기행, 에코티어링 등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숲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또 교사를 위한 생태교육, 숲체험연수 등의 전문교육 프로그램과 일반인들과 함께하는 숲 탐구, 숲 치유, 숲길 여행 등도 실시해 그야말로 숲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숲 터는 모두 4명이 꾸려가고 있다. 숲 터를 책임지며 자칭 막일꾼인 전정일 센터장, 교육팀장 송신숙, 기획팀장 박희진 씨와 팀원 김해영 씨가 숲 터를 이끌어가는 네 기둥이다. 사실 숲터에 오기 전에는 4명 모두 각기 다른 일을 하던 주부였다.전정일 센터장은 꽃집을 오래 했었고 산을 좋아해서 산행경력이 30년쯤 된다며 자연을 찾다보니 어느새 숲 해설가가 되었고 이렇게 좋은 숲과 자연을 많은 사람과 나누다 보니 운명처럼 우리 선생님들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송신숙 팀장도 10년 전부터 새만금지역 생태 조사를 다녔고 자연 환경이 사람에게 얼마나 행복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숲 해설과 생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들려주었다.논술강사를 했던 박희진 팀장은 자연을 좋아하는 것은 어려서부터 남달랐다며 산과 바다가 있는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숲이 좋고 자연이 좋아 숲 해설가가 됐다고 말했다. 김해영 씨도 산에 있을 때가 제일 편안하고 좋았다면서 이제는 사람들에게 자연을 나누어 주는 일이 즐겁다고 전했다.△자연의 소중함 배우는 숲 숲 해설가는 보통 수목원이나 국립공원 등에서 근무하며 사람들에게 숲을 안내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일로 알고 있다. 물론 이들도 숲길 여행이나 전문적인 숲해설도 하지만 조금 다른 활동도 있다. 학교 교사이나 일반인에게 전문적인 숲 생태교육을 중점적으로 한다.숲 터 프로그램의 특징은 숲을 이해하고 배우는 체험교육이다. 숲 해설가는 평생을 공부해야 한다.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 크고 작은 나무, 그 속에 사는 새과 곤충, 갯벌 생물과 하천, 습지, 자연 환경까지 제대로 알아야 숲 해설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애벌레 한 마리도 왜 소중한지, 왜 자연과 함께여야 하는지를 진심으로 전달하고 나누어야 한다.이들에게 가장 가장 보람되고 즐거운 순간은 바로 아이들과 함께 숲에 있을 때다. 전 센터장은 자연이 사람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숲에 와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안다며 자연 속에서 위로 받고 쉼을 얻고 가는 사람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아이들을 숲으로 4인방은 아이들을 숲으로 보내라 한다. 자연과 환경은 삶 속에 함께 가야해요. 좀더 많은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놀게 하고 일에 지친 직장인 잠시라도 숲에서 쉬어야 합니다. 자연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삶아가는 방법을 알게 해야 합니다.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왔다. 곳곳에서도 봄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요즘, 산으로 달려가 그 봄을 보고, 듣고, 만지며 온몸으로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숲 터의 요정 4인방이 가장 먼저 찾아온 전북의 봄을 안내해줄 것이다.신해정 씨는 남원에 귀농귀촌해 지리산권 7개 시군을 모니터하는 40대. 현재 전북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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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1 23:02

새 보금자리 옮긴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일하고 싶은 열정은 가득하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또 어디에 도움을 구해야할지 모르는 여성들이 많다. 젊은 사람처럼 도전정신으로 어디든 달려갈 수 있는 시기도 아니기에 더욱 고민된다. 결국 고민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생각이 계속 피어오른다면 함께 고민해줄 이곳으로 달려오길 바란다. 바로 전주시 평화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다. △여성의 새 일을 준비하는 곳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이하 여성인력센터)는 모든 여성이 자신의 능력과 개성을 발휘하여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지원한다라는 이념으로 지난 1998년 노동부가 후원하는 일하는 여성의 집 으로 개관했다. 2001년 여성부로 이관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여성의 재취업을 위해 힘써온 지 올해로 벌써 16년이다. 지난해 11월에 전주시 경원동에서 평화동으로 옮겼다. 지난해에는 모두 1100여명 여성의 일자리를 알선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신감과 열정을 움트게 하라이곳에서는 봄가을학기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가을학기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은 요양보호사와 미술치료사 과정이다. 현재 방학기간에는 1일 특강부터 한 달 과정까지 특강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요양보호사 특강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으로 보호사로서의 마음가짐은 물론 치료마사지, 중풍환자 재활간병과 호스피스 등 의학지식을 넘어 심리적인 부분까지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었다. 이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고경숙 씨는 지난해 2월 퇴직한 뒤 일자리를 찾았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며 여성인력개발센터이 이 과정을 실시한다는 걸 알고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론, 실습을 겸해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여성인력센터는 퇴직 뒤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에게도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한다.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여성은 다시 일에 대한 열정을 다시 찾고 선생님도 그런 학생의 열정에 하나라도 더 많이, 더 즐겁게 전해주고 싶은 욕심에 교실은 그 어느 곳보다 학구열로 뜨겁다. △캘리그라피와 베이비시터 인기최근 뜨고 있는 프로그램은 지난해 봄에 시작한 캘리그라피(Calligraphy, 손글씨) 과정이다. 지난 가을학기에 개강했던 30개 이상의 프로그램 중 가장 조기 마감했고 문의도 가장 많았다.지난 가을학기에 캘리그라피 자격증 반을 수강한 황지현 씨는 이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었다며 캘리그라피를 할 때는 자기 자신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 자아성찰도 하게 됐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앞으로 황지현씨는 블로그를 통해 프리랜서 캘리그라퍼로 활동할 계획이다.캘리그라피 다음으로 베이비시터 과정도 인기가 높다. 30대 초보 엄마부터 50대 후반의 주부 9단까지 연령층의 폭이 넓다. 중년층은 취업뿐 아니라 손자, 손녀를 잘 돌보고 싶어 참여하는 수강생도 상당수였다. 교육훈련팀 전승희 간사는 나이가 적든 많든 경력 단절이 된 여성이 우리 기관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받아 취업까지 연계될 때 보람있다면서 개인에 맞는 교육을 추천하고, 무료로 직업을 알선하는 만큼 부담 없이 상담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성 취업의 꽃이 피는 봄날을 기대올 봄에는 어떤 프로그램이 일과 여성을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인기 프로그램은 수강인원을 제한하고 인원이 금방 차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가까이에서 여성인력센터를 둘러보니 마음까지 든든해졌다. 그동안 취업걱정으로 무거웠던 마음이었는데 함께 고민해줄 곳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가벼워졌다. 취업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여성인력개발센터의 문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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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14 23:02

부안 변산의 여유·기상 그리고 사랑까지 즐기기

새해가 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올해 계획 중 하나는 나만의 시간을 갖기 다. 사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진짜 나의 모습을 잊고 지낼 때가 많다. 올해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해 조용히 돌아보고 더 나은 내 자신을 꿈꾸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번 여행도 그렇게 떠나게 되었다. 화려하고 멋진 장소도 많지만 올해 첫 여행,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를 고르고 또 골라 정했다. 평화롭고 한가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질만한 그런 곳.△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스파 부안 변산을 찾아 여행의 출발지로 삼은 곳은 변산의 한 리조트다. 몸도 마음도 얼어있다고 생각할 무렵 여행 마니아인 친구에게 추천받은 장소다. 무엇보다 이곳을 들른 이유는 겨울 바다를 보기 위해서다. 바다와 바로 인접해 있는 위치 덕에 이곳의 노천풀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을 수 있다. 따뜻한 물 속에 앉아 소나무 사이로 바다를 보면 추위는 없어지고 운치만 남는다. 어디든 노천풀은 많지만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기란 흔치 않은 기회다. 이십분이고 삼십분이고 따뜻한 탕에 앉아 차가운 바닷바람을 함께 느끼고 있자면 세상에 바랄게 없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실내 물놀이 시설에서 노천탕까지는 계단만 올라가면 되지만 겨울이다 보니 이 짧은 거리 역시 춥다. 특히 물에 젖은 상태라 더욱 그렇다. 큰 비치타올을 준비해 이동할 때는 두르면 좋다. 30초만 추위를 견디면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다.△파도 위를 포효하는 사자 적벽강스파 안에서 따뜻하게 녹인 마음으로 에너지를 충전했다면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우러 갈 차례다. 어떤 어려움에도 용기를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알려줄 강하고 멋진 사자 한 마리를 만나러 간다. 스파를 마친 리조트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된다. 리조트 옆 사자라니 미술관 옆 동물원만큼이나 낯선 조합이다. 햇볕이 쏟아지는 바다를 지나치면 순식간에 적벽강이 나타난다.적벽강 역시 채석강처럼 강이 아니라 바다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식(호 동파)이 놀았다는 중국 황주지방의 적벽강 모습과 비슷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절벽은 사자가 엎드려있는 형상을 닮았다. 때마침 부는 거센바람에 부서지는 파도와 흐린 하늘이 포효하는 사자의 울음소리처럼 들려왔다. 덕분에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밀려오는 파도와 위풍당당하게 맞서는 사자, 그리고 그 위 구름 사이로 내려온 햇빛 한 두 줄기가 보태지는 장관은 마음 한켠에 아직도 털어내지 못한 고민이나 짐을 풀어내기에 충분했다. △마실길에 감춰진 사랑의 비밀장소 걷기는 위대한 모험이자 사색의 시작이고, 인류의 근원적인 따스한 가슴과 영혼의 실천이다. 걷기는 의지와 겸손의 정확한 균형이다. 미국의 어느 시인의 말처럼 걷다보면 어느새 생각은 정리되고 마음은 차분해진다. 숲속의 오솔길도 잘 가꾸어진 정원도 좋지만 수평선이 보이는 길 역시 무척이나 걷기 좋다.오늘 고른 1번 마실길은 변산해수욕장에서 출발한다. 1번 마실길을 다 걸으려면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겸손한 마음으로 평온할 만큼만 걸어도 충분하다. 한 발씩 자박자박 걸으니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단단해진다. 당장 달리기는 못하더라도 지금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 올 한해 역시 멋진 일들로 채워질거라는 격려도 스스로에게 해본다. 언덕을 따라 천천히 20분 가량 걸으니 천지가 하트모양이다. 사랑의 낙조공원에서는 하트 모양의 쉼터, 낙조를 볼 수 있는 전망대 등이 있다.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변산이니 사랑하는 사람과 와서 매일 다시 뜨고 지는 태양처럼 함께하자는 맹세를 해 볼 수 있다. △여행같은 삶, 여행으로 새 해 시작누군가는 혼자 하는 시간, 올해의 첫 출발 무엇이든 꼭 여행이어야겠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보내고 있는 하루 하루가 여행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준비하고 계획해도 전부 내마음처럼 진행되기 어렵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즐겁고 설레며 배울 수 있기에 여행을 꿈꾼다. 우리의 시간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때론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행은 아름답다. 그러니 한 해의 첫 시작을 여행으로 연다면 예행연습이 되지 않을까? 쉽지 않고 바람도 세겠지만 분명 근사할 것이다. 올해 우리가 만나게 될 시간처럼.● 박보람씨는 인큐브테크 기획마케팅 SNS담당자로 재직했던 20대 중반 여성.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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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7 23:02

한국 근대사의 흔적, 군산으로의 시간여행

달력 한 쪽을 넘겨 새해가 왔음을 알아차렸지만 새로울 것도 없이 매번 똑같은 무사안녕한 날들이었다. 집에 있기 심심해 집 앞, 시립도서관을 찾았다. 책장에 꽂힌 책 가운데은파에서 째보선창까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우리 동네 옆에 있는 은파는 알겠는데 째보선창은 모르겠다. 때마침 집에 있는 엄마께 물어봤다.엄마, 군산에 째보선창이 있다는데 뭔지 아세요?째보선창? 느그 외할머니가 인부들 데리고 쌀을 팔러 댕긴데였지.이번에는 지나가는 언니에게 째보선창을 아는지 시험해봤다.군산에 째보선창이 뭔지 알아?그럼, 탁류 안 읽었어? 채만식 소설에 등장하는 그 곳이잖아. △잊히는 곳 째보선창그렇게 시작된 째보선창 찾기. 이름만 들어도 낯선 그곳은 실제로 아주 가깝고도 먼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지도로 위치를 확인해보니, 관광객이 군산에 오면 꼭 한 번씩은 가본다는 진포해양박물관 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천천히 지도를 따라 진포해양박물관에서 바닷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철썩 파도가 심장을 강타하듯 마음이 조여 왔다. 너무나 음산했기 때문이다. 째보선창 찾기에 선뜻 동참해준 언니와 함께 길을 걸어도 무섭기는 마찬가지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째보선창을 찾는데 실패했다. 안내문을 봤는데 왜 실패했을가? 그건 바로 째보선창이 복개공사를 거치면서 땅으로 매립돼 현재는 동부어판장 건물이 들어서 옛 모습을 감추었기 때문이다. 째보선창을 기억하는 어르신들은 옛날에 분주했던 부둣가의 모습을 회상한다. 째보선창은 째보와 선창이 합쳐진 말이다. 째보라는 말은 언청이를 얕잡아 부르는 말이고 선창은 배가 육지에 맞닿는 곳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언청이 선착장이다. 조선시대에는 죽성포구라 불렸다. 숙종 27년(1701년) 전라우도군산진지도를 보면 죽성리에서 둔율, 송창, 개복에 서 있는 야산에서 모아진 물줄기가 소가 되었고 이것이 큰 내를 이루고 째보선창으로 흘렀다. 현재 째보선창으로 흐른 물은 다시 금강 쪽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조선시대의 죽성포구가 째보선창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어느 누가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는 없지만 크게 3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 옛날 한 언청이(째보가)가 외지에서 이곳(선창)을 오게 되었는데 힘이 무척 센 장사여서 상인들로부터 자릿세를 상납하도록 하여 불리어졌다고 한다. 두 번째는 지형학적인 추측이다. 강물줄기가 옆으로 째져있는 모양에서 본 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군산의 옛 지명인 진포에서 찐포, 째보로 이어져온 말이라는 설도 있다. 설이야 어찌됐건 아주 흥미로운 이름을 가진 부두가 째보선창이다. 과거 째보선창에서 해망정 기슭까지 작은 배가 즐비하게 머무르고 있었고 이곳은 조선 말까지 삼남의 농산물 등이 상인들에 의해 서울지방으로 보내지는 중요한 선창이었다. 그 후 일제에 의한 타율적 개항으로 수탈의 장소로 전면 활용되기도 한 아픔의 장소이자 역설적이게도 활기를 띈 장소이기도 하다. 실제 그 당시에 이곳이 얼마나 부흥하던 곳인지 탁류를 읽어보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다.△실향민의 삶이 모여 만들어진 양키시장째보선창처럼 점점 잊히는 곳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양키시장이다. 격변의 역사 속에서 시대의 변화를 전면으로 겪으면서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가는 곳이다. 째보선창이 일제시대의 아픔을 대변한다면 양키시장은 민족의 아픔이었던 625 이후 살고자 하는 실향민의 아우성과 열강의 침입이 버무려진 역사적 장소다. 양키 시장은 미군용물품을 판매하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625가 발발하자 실향민이 L.S.T군용선을 타고 또는 어선을 이용해 군산에 정착했고, 이로 인해 난민촌이 이뤄졌다. 이들을 위해 임시 수용소가 설치되었으나, 수용물자가 턱없이 부족하여 실향민은 자활의 길에 나섰다. 이들은 수용소 생활을 청산하고 군산 곳곳에 난민촌을 건립해 자립의 터를 잡기 시작했다. 부두 노동 또는 어로 조업선 선원, 장사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 나갔다. 특히 군산은 미군비행장에서 미군 물자가 쏟아져 나와 실향민은 미군용품과 국군용품으로 좌판을 벌였다. 이로 인해 양키시장이 탄생했다. 우연히 시작된 째보선창 찾기로 잊히는 것들을 기억으로 살렸다. 군산은 일본 진출의 전진기지가 되었던 항구도시이자 해방 당시 미군정의 거점도시라는 뼈아픈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째보선창과 양키시장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드러내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본연의 모습은 빛이 바랬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도 근대의 흔적은 남아있었다. 아픈 역사지만 한국이 밟아온 역사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역사가 아닐까.※ 박미소씨는 전주교대 영어교육과에 재학하고 있다. 전북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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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4 23:02

'익산 미륵사지 특별전' 유물이 들려주는 찬란한 백제 역사

익산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익산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이나 모두 이구동성으로 미륵사지! 라고 외치지 않을까 싶다. 익산의 명물, 미륵사지 특별전에 다녀왔다. △미륵사지와 석탑, 헷갈리지 마세요. 간혹 미륵사지와 미륵사지 석탑의 차이를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있다. 미륵사지는 미륵사라는 절의 지(터 지, 址) 즉, 미륵사라는 절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것이 있었던 터를 가리켜 미륵사지라고 한다. 미륵사지 석탑은 그곳의 석탑이다. 또 한가지, 미륵사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미륵사지의 그 드넓은 터에 놀랄 것이다. 넓이가 8만2644㎡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터며,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창건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국보 제11호로 지정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은 서원 석탑에 지나지 않으며 당시에는 중원 목탑, 동원 석탑 등도 있었다고 한다. 흔히 미륵사지 석탑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서원석탑을 말한다. 현재 미륵사지에 우뚝 솟아있는 석탑은 동원 석탑으로 1992년에 복원했다. 중원 목탑과 동원 석탑은 처음부터 실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동탑의 경우 발견 당시 기단부 주춧돌 정도만 있었고 목탑의 경우는 소루 정도만 발견됐다. 그에 비해 서탑은 많이 파괴되긴 하였지만 6층 규모의 실체가 남아 있었고 이것은 파괴된 부분도 짐작이 가능해 어느 정도 보존이 된 형태였다. 동탑이 정확하게 어느 시대에 소실되었다 라는 기록은 없다. 그러나 화재가 났음을 알 수 있는 유물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발굴 과정 중에 나온 유물로 추정컨대, 동탑이 고려 초쯤 무너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목탑은 통일신라 말쯤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서원 석탑은 해체 전부터 국보 제11호로 지정됐고 현존하는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으로 자리매김했다.△석탑에 숨겨진 사리장엄을 엿보는 특별전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시회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복원 착수식과 2009년 석탑 해체 과정에서 출토된 사리장엄의 보존처리 완료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특별전이다.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 지난 3년여 동안 진행된 사리장엄 복원작업의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미륵사지 석탑은 2002년부터 해체 작업이 들어갔고 2009년 1월 백제 무왕 때 봉안된 사리장엄이 발견됐다. 사리는 사람의 몸이나 뼈, 시신, 유골 등을 뜻하며 대개는 부처나 고승들의 유골 혹은 시신을 화장하고 남은 것을 가리킨다. 부처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긴 사리는 부처의 현현을 상징하는 성스럽고 존귀한 존재로 공경받아 왔다. 따라서 이러한 사리를 보호하거나 장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리기와 그에 관련된 사리장엄구가 제작되기 시작했다.미륵사지 석탑 내부에서 발견된 사리장엄에서는 사리호, 금제사리봉영기, 은제관식 등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돼 미륵사 창건출처와 성격은 물론 연대 확인으로 백제의 역사와 불교문화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했다. 이는 백제사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 중 하나다. 이번 전시 유물은 백제 무왕의 왕후가 서기 639년 1월29일 석탑 심주에 봉안한 사리봉영기, 3중의 사리기 그리고 다양한 공양품 등 9600여점과, 2009년말 석탑 기단부에서 발견된 토제나발을 비롯한 각종 지진구 200여점을 볼 수 있다. △1일 평균 1500여명 관람가족과 함께 나들이로 최고 특별전을 관람하면서 백제 사람들의 생활이 의외로 풍족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장신구로 사용했던 유물들은 지금과 비교해 보아도 세련미나 정교함 측면에서 뒤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장신구를 사용했던 계층은 귀족이겠지만 그 당시에 사치품이 이 정도로 발달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또한 그 광활한 대지에 미륵사를 창건한 것도 그 정도의 국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이번 특별전은 기억에 많이 남을 전시다. 공부를 많이 하고 가지 않아도 쓰여진 설명이나 안내자 분들의 해설이 쉽고 유익했다. 특별전을 보고 나서 미륵사지를 거닐고 서탑과 동탑 안을 들여다 보면 잠시 타임머신을 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머릿속에 미륵사 전체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백제시대의 찬란한 유물들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은 지난해 11월 말 전시를 시작한 뒤 1일 평균 15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있다. 이번 주말 고도 익산 미륵사지로 가족들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방소희씨는 전북대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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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7 23:02

'두근두근' 겨울 동심의 세계로 남원 바래봉 눈꽃 축제

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감싼 날, KBS 1박2일팀(시즌3)이 돌발눈꽃여행으로 남원을 다녀갔다. 여섯 멤버들이 눈썰매도 타고 눈밭에 뒹굴며 지리산 눈꽃의 아름다움에 반했다. 그들처럼 신나가 놀 수 있는 눈꽃축제가 지리산 바래봉에서 열리고 있다. 5월이면 철쭉으로 붉게 물들고 여름이면 허브향이 가득하더니 몇 해 전 부터는 겨울에도 아이들 소리로 떠들썩한 곳이다. 지리산 바래봉은 스님들이 공양을 하는 발우를 엎어놓은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장군의 일화가 전해지는 여원재 정상을 올라서니 하늘꼭대기가 아닌 너른 들판이 펼쳐졌다. 남원에는 천석꾼이 없어도 운봉에는 있다는 바로 그 곳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여기가 천상세계가 아닌가하는 착각에 빠져든다. △눈속에 풍덩 동심의 세계에 빠지다지난달 24일 운봉읍 한켠에 우뚝 솟아 이곳을 지키는 바래봉 자락이 아이들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바로 눈꽃축제 눈썰매장에서 들리는 소리다. 마침 개막일을 맞아 사물놀이 소리도 흥겹다. 눈썰매장은 길이가 무려 120미터나 된다. 가까이 다가가니 아이들의 환호성과 탄성이 들려온다. 간간히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어 신나게 썰매를 탄다. 어릴 적 집 앞 작은 동산에서 비료푸대 썰매를 타던 기억이 떠오르고, 볼이 빨갛게 얼도록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얼음썰매를 타다가 얼음이 깨져 냇가에 풍덩 빠져 감기에 걸렸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어느새 추억에 푹 빠져들었다. 주말을 맞아 엄마 아빠 손잡고 나온 아이들 표정엔 연신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겨울엔 역시 계절을 만끽하는 나들이가 제격이다. △지리산 눈썰매도 식후경 신나게 썰매도 타고 얼음을 지쳤더니 배가 고프다. 이런 곳에서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먹거리장터가 나를 유혹한다. 입구를 들어서자 음식냄새가 아닌 허브향기가 코를 찌른다. 이곳은 허브밸리로 여름이면 로즈마리, 라벤더, 케모마일 등이 가득하다. 허브차 한 잔에 따듯하게 몸을 녹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니 빨간 떡볶이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이 부른다. 국화빵, 와플, 핫도그, 라면, 김밥, 솜사탕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어묵 국물 한 사발이면 종일 눈 속에 뛰놀아도 좋을 것만 같다. 이걸로는 배가 안 찬다면? 이곳 운봉은 쫄깃쫄깃 흑돼지가 유명한 곳이다. 저녁에는 허브막걸리에 흑돼지 삼겹살 구이가 어떨는지.△바래봉 눈꽃이 피었습니다 바래봉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눈꽃산행이다. 바래봉은 지리산 많은 봉우리 중에서도 눈꽃이 예쁜 곳 중 하나로 해맞이 명소다. 11일에는 운봉이 고향인 세계적인 산악인 오은선 대장과 함께 하는 눈꽃 등반대회도 예정돼 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눈꽃축제는 다음달 9일까지 눈썰매, 얼음썰매, 눈싸움, 소원 연날리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함께 계속된다. 허브밸리에는 지리산 자생식물 압화전시관도 있어 구경할만 하다. 눈꽃 축제장 인근에는 국악의 성지 전시관, 황산대첩비지, 실상사 등이 있어 문화유적도 돌아보고 지리산 둘레길도 걸을 수 있다. 지리산이야 말로 겨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고갱이다.※신해정씨는 남원에 귀농귀촌해 지리산권 7개 시군을 모니터하는 40대. 현재 도민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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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0 23:02

군산 구도심, 예술로 새옷을 입다

날이 차갑지만 코끝은 상쾌하고 발걸음은 가볍다. 오늘은 우리 동네 갤러리에 찾아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동국사 가는 길에는 문화예술에 목말라있던 군산지역민에게 고마운 여인숙이 있다. 그리고 그 곳엔 희망이 있다.△멈춰 있던 공간에 숨을 불어넣다군산의 근현대벨트거리에는 참으로 볼거리가 많다. 구도심에는 동국사, 히로쓰 가옥, 조선은행 등이 자리잡고 있어 그야말로 과거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자연스럽게 구도심이 침체되기 시작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말이다. 그러나 구도심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11년을 시작으로 지역주민, 예술인과 함께 공감하는 마을 가꾸기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여인숙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마을 사람들과 향유할 수 있는 골목 갤러리를 만들기로 했다. 벽화를 그리는 것은 작가들이었지만 벽화와 함께 마을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주민의 격려와 따뜻한 마음이었다. 그렇게 구도심에는 타지역 예술인과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어 희망이라는 숨을 불어 넣었다.골목 갤러리는 구석구석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알록달록한 담장 위에는 조그마한 그림이 숨겨져 있다. 골목을 들어설 때마다 어떤 그림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특히 골목길 끝에 쪽에는 군산복싱체육관이 있는데, 그 앞에는 복싱의 기술이라는 만화도 코믹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챔피언이 되고 싶다면 군산 복싱 체육관 골목길을 찾아 비법을 전수받길 바란다. 그 밖에 골목 곳곳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중섭장욱진의 작품과 서양의 작가 고흐피카소몬드리안마티스 등의 작품을 재현해 놓았다. 군산을 대표하는 시인 고은의 세노야와 그 꽃을 만나실 수 있다. 그 꽃의 구절처럼 올라갈 때 못 본 골목 그림을 내려갈 때 볼 수 있다. △그곳이 알고 싶다, 창작 레지던시창작문화 공간 여인숙은 여러 이웃이 뜻을 이루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다양한 사람과 계층이 소통하고자 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실제 1960년부터 2000년 초반까지 삼복 여인숙으로 사용이 되었다. 현재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해 1층은 갤러리로 2층은 작가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수도권에는 창작공간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지 꽤 되었고 수많은 레지던시가 존재하지만 아직 창작 레지던시가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창작 레지던시란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작가가 일정 기간 숙식을 제공받으며 작업 활동을 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군산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은 3명의 외부작가가 8개월간 작품 활동을 하고 전시회를 여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수도권에 수많은 창작 레지던시가 있지만 군산의 여인숙은 예술인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외부 작가들은 군산지역에 체류를 하면서 타자의 시선으로 군산을 새롭게 바라봄으로써 작품을 기록하고 해석한다. 군산을 다양한 공간으로 해석하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세계를 낯설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인한 작가는 명쾌하게 이렇게 정의를 내려주었다. 레지던시 입주 기간 중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은 시간입니다. 군산 곳곳을 돌아다니며 듣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 개개인의 역사들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군산에서 절대적인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것들입니다. 저는 카메라로, 글로 기록된 잘라진 이야기를 이어 붙이거나 덧붙이기도 해서 그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매개체일 뿐이고 모든 소스는 군산 사람들을 통해 나옵니다. 한마디로 개별적인 군산 이야기를 바느질 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마치 퀼트처럼요.△응답하라 군산시민문화공간이 부족했던 군산지역민에게 그리고 예술인들에게 여인숙이라는 공간은 어떤 의미일까? 서진옥 큐레이터는 우리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예술가들을 외부로 떠나보내지 않게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인한 작가는 무엇보다도 주민과 타지역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이 함께 전시되는 공간이다며 입주 기간이 끝나더라도 외부작가들이 군산과의 교류의 끈을 놓고 있지 않으며, 어제 뒤풀이에도 이전 년도의 작가들과 함께 모였다. 작가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준 공간이다고 덧붙였다. 조 작가에게 작은 갤러리와 주민의 소통을 물었다. 작업공간은 갤러리와 다른 곳에 있어서 매번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는 없지만 가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합니다. 주민이 갤러리에 찾아오셔서 내용이 다소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하시는데요. 주로 전시되는 것들이 설치미술, 실험영상이어서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이 또한 시민의 예술에 대한 반응일 수 있으며, 여인숙은 시민과 소통하고자 하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습니다.이제 남은 일은 군산 시민이 응답하는 것이다.※ 박미소씨는 전주교대 영어교육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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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3 23:02

남원 향기원에 불 밝힌 소망나무 '반짝반짝'

연말을 맞아 뒤돌아보면 아무 한 것도 없이 한 해가 흐른 것 같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흰 눈이 오고,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을 보면 설레는 기분이 들고 내년을 또 기대한다. 남원의 도심 속 향기원에는 새해 소망을 담은 소망나무가 생겼다. 향기원은 예전 남원역 터에 자리하고 있다. 여름이면 꽃양귀비가 유혹하고 가을이면 작약이 피고,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시민의 쉼터로 꾸며져 있다. 이런 향기원이 밤마다 불빛으로 아름다워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금부터 예쁜 크리스마스트리 구경도 하고 트리에 담긴 남원 시민들의 새해 소망도 들어보자.△한 등 한 등 정성들여 수놓다지난 12월7일 오후 향기원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올해 향기원에서 크리스마스 사랑소망트리 만들기 경연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개인, 가족, 단체 시민의 참여로 크리스마스트리도 만들고 새해 소망카드도 달았다. 유치원생 아이부터 예술인 단체, 교회, 문화관광해설사회 등 모두 향기원으로 몰려 나왔다. 각자 소망도 담고 주제에 맞춰 예쁜 나무도 만들면서 단합했다. 참여하지 않은 시민과 관광객은 멋진 구경도 할 수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림을 달고, 조명을 감고,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했다. 참여자들 모두 하하 호호즐거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은 방송사 카메라까지 나와 뜨거운 현장분위기를 담아갔다. 주말동안 장식한 나무는 지난 14일 점등식을 하고 시상식을 열렸다. 이날 설레는 맘으로 따뜻하게 차려입고 다시 향기원으로 향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은 삼삼오오 나와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도 하고 가족사진도 찍어보고 작품도 자랑했다. 다섯, 넷, 셋, 둘, 하나! 모두의 두근두근 신나는 외침과 함께 불이 환하게 켜졌다. 박수와 환호가 뒤섞였다. 도심 속 향기원이 대낮처럼 환해졌다.남원 중앙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점등식을 보러 나왔기에 그 모습이 예뻐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곳까지 나와 둘러본 소감을 물으니 주변에서 이런 행사를 해 좋고 장식된 나무들이 예뻐서 맘에 쏙 든다고 한다. 사진 속 그들의 표정만 봐도 즐거움을 알 수 있었다. △시민이 함께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이번 사랑소망크리스마스트리는 시민이 참여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었다. 경연대회라기보다는 축제마당이었다. 시민이 나와 예쁜 나무를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남긴다. 가장 신난 건 아무래도 아이들이다. 반짝 반짝 빛나는 불빛만큼이나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비싼 돈을 들인 작품은 아니지만 시민이 하나하나 조명을 달고 장식을 붙이고, 정성을 기울인 작품들이라 소중하고, 더욱 밝고 아름답다.참가자 중 사랑상은 남원시 문화관광해설사회의 신 남원5경 이 차지했다. 예부터 남원에는 교룡낙조, 축천모설, 금암어화, 비정낙안, 선원모종, 광한추월, 구룡계곡, 순강귀범 등을 아름다운 경치로 꼽았다. 신 남원5경 은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남원 관광안내를 하는 광한루원, 실상사, 국악의 성지, 춘향테마파크, 혼불문학관을 남원팔경에 빗대어 상징적으로 표현했다.△해원(解寃)의 굿판, 영혼을 위로하다도심 속 향기원은 남원 역사의 중심지 중 하나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이곳은 남원성 북문에 해당하는 곳으로 치열했던 전투 뒤 이복남 장군과 병사들이 순국한 곳이다. 지금은 장소가 옮겨졌지만 정유재란 희생자인 만인의사의 혼을 위로하던 무덤과 충렬사 도 있었다. 일제는 이곳에 남원역을 설치했고 지금은 역이 이사를 가고, 이렇게 다시 시민의 쉼터로 탈바꿈했다. 환한 불빛이 호국영령의 영혼도 함께 달래 주길 바라본다. 시민과 관광객이 찾아 새해 소망도 빌며 왁자지껄 떠들고 행복하게 웃을 때, 나라와 후손을 위해 목숨 바쳤던 그들도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남원 도심 속 향기원 크리스마스 사랑소망트리는 1월 중순까지 불을 밝힌다. 아직 구경하지 못하신 사람들은 새해 소망 빌러 남원으로 놀러오시길 권한다.※ 신해정씨는 남원에 귀농귀촌해 지리산권 7개 시군을 모니터하는 40대.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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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27 23:02

'젊은 연극제' 무대 오른 '슬픈 삐에로' 팀

어느 한가로운 금요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과 동문예술거리 사이에 위치한 한 소극장에서 분주한 젊은이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바로 옛 우듬지 소극장인 아트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씩씩하게 첫 판 젊은 연극제의 참가자들이었다, 다음 날 있을 첫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이었다.△연극, 날 것 그대로 판을 벌리다씩씩하게 첫 판 젊은 연극제는 지난달 23일에서 지난 8일까지 15세~30세를 대상으로 시나리오를 공모해 최종 선정된 팀이 공연에 올랐다. 재인촌 우듬지의 김영오 대표는 기성극단이 아니면 연극 참여가 어려운 현실에서 서툰 사람들을 위한 판이 없다면서 서투르지만 부끄러움 없이 마음껏 무대 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연극제는 그의 바람이 담긴 날 것들을 위한 판으로 기획됐다.그 첫 발걸음에서 최종 선정된 팀은 모두 3팀, 이들은 지난 11월23일부터 12월 6일까지 3주 동안 주말마다 공연을 선보였다. 첫째 주에는 전주대 졸업생이 모인 넋두리백가지반전(넋백반)팀의 버스 정류장, 둘째 주에는 전북과학대 재학생 슬픈 삐에로팀의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셋째 주에는 정읍 고교생들이 뭉친 어우러진팀의 비 그리고 무지개 뜨다가 무대에 펼쳐졌다.△스무살 삐에로의 이야기열정적인 세 팀 가운데 전북과학대 방송연예비디오과의 재학생들이 모인 슬픈 삐에로팀은 10명 남짓이었다. 처음에는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셨어요.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시작하게 됐어요. 연극은 처음이에요. 사실 저희는 같은 과지만 전공은 다 달라요. 춤, 노래에도 다 연기가 포함되니까. 도전해보기로 했어요.이번 연극제에는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거나 전문적 극단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지원했다. 그 속에서 용케 선정돼 정말 날 것의 모습으로 자신 있게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연기가 처음인 친구들은 민폐를 끼칠까 걱정스러움에 시나리오를 보고 겁이 나기도 했다. 과 특성으로 무대에 서는 것에는 두려움이 적었지만 연기력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목표를 정해놓고 연습을 하다보니 욕심도 생겼다. 두 달 넘게 매일 같이 모여 연습에 매진했다.윤성열 씨는 비교적 무대에 서 본 경험이 많아 긴장도 덜 하는 편이고, 연기력 말고는 걱정되는 것이 많이 없었는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 다들 목소리가 너무 작았다면서도 덕분에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과 친구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쳐 연습하다 보니 지금은 누구보다 돈독해졌다. 반면 연습하는 과정 중에 부딪치는 일도 많았다.김진영 씨는 서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끼리 조언도 하고 충고도 하는데 이게 자꾸 길어지고 많아지다 보니까 다들 예민해지고, 큰소리도 치게 됐다면서도 또 연습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풀렸다고 들려주었다.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조금 다투기는 했지만 그만큼 더 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 지켜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그들의 모습은 설렘 그 자체였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한옥마을 아트홀을 공연장을 다시 찾았다. 소극장은 보조의자 몇 개를 더 가져다 놓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깜깜한 어둠과 함께 괜히 설렘에 기다렸던 공연이 드디어 시작됐다. 지켜보는 내내 사실 깜짝 놀랐다. 연극이 처음이라는 말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여유있게 극을 끌어가는 스무 살의 젊은이들 때문이다.웃음과 눈물이 함께 했던 한 시간 가량의 연극이 끝나고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관객들과의 긴 기념촬영이 끝난 후에 다시 슬픈 삐에로팀을 만났다. 두 달 넘게 준비해온 공연을 마친 이들의 기분은 어떨까?처음 했는데 큰 실수 없이 잘 마친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얼떨떨하기도 하고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나네요. 홀가분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제 실력도 잘 알게 됐고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기쁨과 벅찬 표정으로 가득한 이들이었다. 힘들고 지치고 다치기도 했지만 관중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팀 이름처럼 준비과정은 힘들었을지라도 웃음을 선사한 것은 확실했다. 스무 살의 아름다운 도전이 모두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한다은씨는 예수대 간호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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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20 23:02

[전주시내 작은도서관 탐방] 겨울, 동네 사랑방서 책 읽기 어때요

단풍은 다 떨어지고 따뜻한 어묵 국물과 커피가 더욱 생각나는 겨울이 성큼 찾아왔다. 이런 추운날 집 앞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쌓아두고 따뜻한 장판 위에서 귤 하나 까먹으며 책을 읽어보는건 어떨까. 책을 읽어보자 마음만 먹을 뿐, 막상 도서관까지 나서는 길이 멀기만하다. 게을러서 도서관에 가기가 꺼려졌던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게 바로 작은 도서관이다. 작은 도서관은 전북도가 야심차게 운영하고,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작은 시리즈 중 하나다. 문화, 복지 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까지 끌어안고, 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된 작은 시리즈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전주시는 현재 23개의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작은 도서관 신규조성 사업을 통해 추가로 몇 곳을 더 선발했다. 도서관 =책을 빌리고, 읽는 곳이라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아이와 어른이 즐길 수 있는 강의가 준비됐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효자동 공원 안에 위치한 모롱지 도서관(서곡문화관)과 국내 최초의 노인 전용 도서관인 큰 나루 도서관을 가보자.△공원 옆 도서관 먼저 모롱지 도서관부터 방문했다. 지금 도서관이 위치한 곳을 예전에는 모롱지라고 불렀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 모롱지 도서관.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시설은 깔끔하고 전망 좋은 곳에 있는 의자는 햇빛 좋은 날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기 좋은 곳이다. 모롱지 도서관의 프로그램은 시민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멀티미디어, 생활요가, 청소년 상담기술, 명심보감 등 이렇게 4가지를 운영하고 있다.멀티미디어는 컴퓨터를 두려워하고 심지어는 무서워하는 주부를 대상으로 4개월 동안 생활인터넷, 문서작성, 쇼핑 등 실생활에 유용한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젊은 세대야 습관처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문서를 작성하지만 부모님에게는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막막한 부분이다. 할때마다 자녀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은 책 명심보감을 교재로 칠판을 이용해 한자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다. 한자교육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도서관 하면 어린이 도서관에 아이들, 일반열람실에 대학생을 떠올리곤 했는데 이렇게 아버지, 어머니, 아이가 한 교실에서 같은 책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한자교육의 가장 큰 매력이다. 청소년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는 아동 미술, 독서논술, 한국사논술, 동화 구연 프로그램이 있다. 보통 학교가 끝나는 오후에 진행되는 만큼 학원을 가지 않는 아이들이 오후 시간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다. 맞벌이하는 부모라면 한결 걱정도 덜 수 있다.또 모롱지 도서관이 자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매주 토요일 2시에 진행되는 토요문화 프로그램이다. 연극, 그림, 무용, 발레 등 다양한 분야를 체험할 수 있다. 활동은 아기하게 꾸며진 도서관의 2층에 마련된 공간에서 진행된다. 책을 책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책이 악기가 돼 아이들만의 음악회를 만든다는 취지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이용한 무용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 시간도 이어진다. 이 간식 또한 사업비에 포함돼 매주 제공된다. 참여하는 아이들이 동화책 내용을 바탕으로 대본을 구성하고, 역할을 맡아 연기하는 연극까지 진행된다. 오는 21일에는 연극발표회가 열리는 만큼 연습이 한창이다. △외로운 어르신이 울고 웃다 다음은 전주 덕진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초 노인 전용 도서관인 큰 나루 작은 도서관이다. 노인 맞춤형 도서관 인만큼 돋보기와 안경이 갖춰져 있다. 어르신들뿐 아니라 아이들과 학생들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어르신들로 구성된 덕진문학회에서는 1년에 두 번, 특정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그들의 생가를 방문하는 등 문학기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 덕진문학회는 일주일에 한 번 모임을 하고, 교수님을 모시고 강의를 듣기도 한다. 또한 1년에 한 번씩 자신들의 작품을 모아 책도 펴낸다. 올해로 벌써 5회째를 맞이했다. 다음날 11일이 출판기념일이다. 이 밖에도 단기운영되는 이야기 할머니는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동화 구연 교육을 했다. 보조금으로 5차례 강사를 초빙해 교육하고, 또 5차례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초대해 책을 읽어주었다. 적적하고 외로워하실 할머니들을 위한 센스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읽기 좋은 겨울 겨울방학이 되면 혹은 주말이면 가까이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짧은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조카가 있다면 좋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가도 좋다.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책을 빌릴 수 있고, 타 지역민이라 해도 전주 소재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면 필요한 서류를 제출시 회원증 발급이 가능하다. 춥다고 웅크리고 집에만 있으면 살만 오른다. 이번 주말에는 산책 삼아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을 방문해보자.※ 차은영씨는 전북대 일어일문학과에 재학중이며 현재 2013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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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3 23:02

전북도립미술관 '한국미술 거장전'

몰아치는 매서운 바람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따뜻한 실내로 향한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가족 또는 연인과 밖으로 놀러가기도 여간 녹록하지 않다.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밖으로 나가자니 너무 춥고 어디 똑부러지는 대안은 없나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반가운 소식을 하나 들고 왔다. 바로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미술전이다. 지난 11월 8일부터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2012년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에 이은 2013년도 한국미술의 거장전이다. 한국 근현대미술을 격동의 한국사와 함께 조망해보는 특별전으로 박수근, 이중섭, 백남준 등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명 화가들의 작품 11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회의 제목이 인상깊다. 이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에서 차용했다. 상처 속에 성장한 한국 근현대 미술의 특성을 잘 나타내기 위해 붙인 제목이다. 참 적절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한국거장들의 작품세계로 빠져보자. △이중섭, 박수근의 작품세계를 엿보다제1전시실에는 박고석, 도상봉, 오지호 작가의 작품이 각각 4작품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박수근, 이중섭 등 유명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미술에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음직한 화가들의 작품이라 더욱 흥미 있게 관람할 수 있다. 제3전시실은 권진규 조각가의 단독 전시실이다. 권진규의 조소작품 9점을 진열해 놓은 이곳의 백미는 마두라는 작품이다. 말의 머리를 조각해 놓은 것인데 주목해야 할 점은 말의 표정이다. 부릅뜬 눈, 벌린 입, 뭔가 놀란 표정 등의 사실적인 표현이 인상 깊은 작품이다.제4전시실에서는 이응노, 김기창, 박래현, 이상범이 있다. 특히 김기창박래현은 부부 화가였다. 김기창은 청력장애를 앓고 있지만 작품을 통해 장애를 승화시키고자 했고, 박래현은 김기창 화백의 명성에 가려 예술성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작품성에 있어 남편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이러한 정보를 미리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제5전시실에서는 김창열, 하인두, 백남준 등을 만날 볼 수 있다. 5전시실은 현대미술 전시실답게 작가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물방울의 소재를 이용한 김창열의 회귀물방울과 하인두가 선보인 전통적인 소재와 모더니즘의 접목, 백남준의 비디오 아티스트 등 뚜렷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편의시설도 최고전북도립미술관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유모차와 휠체어 대여가 가능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쾌적한 휴식공간도 있다. 물론 관람의 편의를 돕는 오디오 해설기의 대여도 가능하다. 도슨트(안내자)의 해설도 매우 유익하니 해설 일정도 꼭 확인하길 바란다.한국의 시대를 품은 거장들의 미술작품은 내년 1월5일까지 열린다. 휴관인 월요일은 제외다. 입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입장료는 무료이니 부담 없이 한국거장들의 작품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미술관을 관람하는 건 어떨까? 그 어떤 데이트, 나들이 보다 가장 만족스러운 나들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방소희씨는 전북대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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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6 23:02

익산시내 민간 작은 미술관 W미술관 가보니

영화 2편, 책 2권, 박물관 1차례 관람. 한 달간 문화생활을 돌아보니 빈약하기 짝이 없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이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김구 선생님의 말을 깊이 새 사는데 어째 이리 빈한(貧寒)한 삶이 되었을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주머니가 텅텅 비어서 시간이 모자라서. 나름 핑계를 만들어 놓고 보니 이거이거 비단 내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준비했다. 가까운 곳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허기진 영혼을 채울 수 있는 작은미술관 말이다. 전북도는 올해 전주 교동아트미술관, 완주 VM미술관, 군산 정미술관, 익산 W미술관 4곳을 작은미술관으로 선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작은미술관은 일반 미술관과 달리 문턱이 높지 않고 그림을 감상과 함께 다양한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갤러리와 미술관 뭐가 다를까 지난 2008년 익산시 어양동에 문을 연 W(더블유)갤러리. 붉은 벽돌의 웅장한 건물, 큰 창 너머로 차를 마시는 사람들, 그림을 감상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듣긴 했어도 왠지 부담이 돼 선뜻 가볼 생각을 못했다. 이런 W가 지난해 12월 정식 등록을 마치고 올 1월부터 미술관으로 태어났다.익산 유일 미술관인 이곳은 갤러리(화랑)였을 때도 다양한 미술작품을 전시해 왔다. W미술관 홍아라 학예사로부터 갤러리에서 미술관이 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갤러리와 미술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업성이에요. 미술관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기에 작품 전시는 하되 판매를 하지 않고 연구와 교육의 기능을 가지고 있죠. 그에 반해 갤러리는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세워진 성격이 짙습니다. 미술관 등록은 W가 앞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걸 의미합니다. 실제 미술관으로 바뀐 뒤부터 W는 다양한 시민참여형 교육과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W라는 이름도 궁금했다. W는 Wishing Well을 의미하는데 동전을 던지면 소원을 이뤄주는 우물을 일컫습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차와 식사, 문화를 즐길 수 있으니 얼마쯤 소원이 이뤄지긴 했다.△미술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제 직접 작품을 만나보자. 취재차 방문했을 때 W에서는 최석우의 나무그림전이 한창이었다. 231㎡ 남짓한 1층 전시관에는 그윽한 조명 아래 다양한 나무 그림 20여점이 전시됐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 빛깔과 자태를 한참 바라보고 있으니 전시실은 청명한 숲이 되고, 숨은 감수성도 한 뼘 씩 자라는 기분이었다. 또각또각 걸으며 그림 한 점, 한 점 보며, 짧지만 작가와의 교감을 시작해본다. 나무라고만 하면 일자 기둥에 둥글게 가지를 묘사한 어릴 적부터 그런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런데 작은미술관에서 만난 나무는 사람 생김새처럼 얼굴도 다르고 몸매도 제각각이었다. 인간보다 오랜 시간을 살다보니 나무 등걸에 세세한 시간이 덧입혀져 있었다. 어르신의 손을 보면 주름과 검버섯이 세월을 말해주는데 나무도 그런 것들이 엿보였다. 책은 읽고 이해해야 하지만 미술은 느끼면 되니, 미술관이 주는 특별한 호사가 마음을 따뜻하고 여유롭게 했다.내친김에 2층 가구갤러리도 함께 둘러봤다. 2층은 수입가구전시장으로 흔히 보지 못한 고가의 가구가 전시돼 있다. 가족, 친구와 함께 다양한 자세로 사진을 찍는 것 괜찮을 듯 싶다.△지역 작가의 꿈이 한 뼘씩 자라다W미술관은 직접 작가를 섭외하고 준비한 기획전,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는 사랑나눔전, 지역 작가 초대전이 눈에 띈다.도내 예술인이 설 자리가 없어 소외당하거나 마땅한 전시 장소를 마련하기 힘든 경우도 많았는데 W가 미술관으로 탈바꿈하며 시민과 지역 작가의 참여기회가 더 넓어졌다. 작가 입장에서는 좀더 나은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고 시민은 좋은 작품을 공유하고 학습할 수 있다.나무그림전에 이어 28일까지는 시민 아마추어 동호회의 빛. 깔. 전이 열린다. 한지공예로 다양한 생활소품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들빛한지 동호회와 금마에 사시는 고령할머니들의 조각보작품 황동조각보, 지역 사진동호회 호남사진연구회의 작품 등 다양한 시민의 이야기가 화수분처럼 펼쳐질 예정이다. 전시실 옆 카페 풍경이 그윽하다. 창밖으로 노름노름 지는 단풍, 겨울의 도시색. 충만해진 문화감수성 덕분일까. 전에 보지 못한 것을 보고, 전에 쓰지 못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호사스러운 오후가 부럽다면 가까운 미술관으로 나서보자.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는 순간, 삶이 주는 묵직한 감동을 맛 수 있다. 임선실씨는 익산시청 홍보담당관에서 재직중인 30대 여성.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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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29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