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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숨길 걷기

우리 지역에도 지리산의 둘레길, 군산의 구불길, 부안의 마실길, 진안의 고원길 등 많은 자연의 길이 있다. 그중 가벼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며 걸을 수 있는 전주 한옥마을 둘레길(숨길)을 소개한다.△차분히 한숨한숨 길과 길이 만나처음 숨길을 걸어야겠다 생각을 했을 때 어디서 부터가 숨길이지?라는 고민을 했다. 하지만 숨길은 차분히 한숨한숨 걸어보자 라는 의미를 가진 길이다. 그러니 내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걷겠어~ 라고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이 어디든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길이다. 한옥마을은 길 아닌 곳이 없고 어디든 뚫리고 열려 있어 이 길과 저 길이 만난다. 숨길은 공예품 전시관에서 출발해 당산나무 - 양사재 - 전주 향교 - 한벽당 - 전주천 수변생태공원 - 천주교 순교자묘입구 - 88올림픽기념숲 - 서방바위 - 각시바위 - 자연생태 박물관 - 한벽로 - 이목대 - 오목대 - 공예품 전시관으로 돌아오는 총거리 7.1㎞의 길이다. 일단 공예품 전시관 주차장 쪽으로 이동하여 숨길을 시작해본다. 역사 탐방길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숨길을 걸으면 당산나무를 처음 만난다. 당산(堂山)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신단(神壇) 또는 신당이 위치한 산이다. 오목대로 오르는 길에 우뚝 선 당산나무는 500년 된 느티나무로 전주 한옥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왔다. 주민의 무병과 평온무사를 기원하는 당산제가 매년 음력 1월15일에 이 곳에서 열린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가족, 친구, 연인의 건강과 사랑을 기원해본다.△가을이면 노란 옷을 입는 향교양사재를 지나 향교로 향한다. 이정표를 따라가면 향교의 은행나무가 보인다. 향교를 향해 내려가는 내내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린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햇살도 눈부시다. 금방일 것 같은 향교는 돌담길 따라 한바퀴를 돌아야 만날 수 있다. 돌담길을 걷는 동안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의 주인공들은 향교에 도착하고서 만날 수 있었다. 한복을 곱게 입은 아이들이 은행나무와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있었다.전주 향교(鄕校)는 유학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해 지방에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현재는 훌륭한 성인의 위폐를 모신 대성전을 비롯해 동무서무, 계성사, 학생을 가르치던 곳인 명륜당 등의 여러 건물이 남아 있다. 안타깝게도 갑오개혁 이후 신학제 실시에 따라 교육기능은 없어졌으나 봄가을에 공자 제사를 지내고 초하루보름에는 향을 피운다. 향교를 나와 전주 천변으로 전통문화관이 있는 왼쪽으로 향한다. 전통문화관은 전통혼례, 공연, 교육체험, 전통음식체험 등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숨길은 한옥마을 내 이곳저곳을 걸어다녔다면, 이제부터는 전주천을 따라 걷는 숨길이다.△선비의 심상이 오롯이 묻어나는 한벽당전주천을 따라 걷다보면 한벽당(寒碧堂)이 나온다. 한벽당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5호로 승암산 기슭 발산 머리의 절벽을 깎아 터를 만들어 물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세워졌다. 남원의 광한루와 무주의 한풍루와 함께 호남삼한으로 불렸다.바위에 부서지는 하얀 물결의 포말을 보며 전국의 수많은 음유 시인들이 이곳을 찾아 자연과 어울리며 시를 짓고 노래를 불렀다. 때문에 전주 8경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한벽당에 앉아 그때 선비들처럼 잠시 물줄기를 바라본다.한벽당을 내려오면 한벽굴을 만난다. 한벽굴은 일제 강점기 일본이 한벽당의 정기를 자르기 위해 만든 철길이다. 뒤에 전라선으로 쓰여 전주역을 지나 오목대 - 이목대 - 한벽굴을 거쳐 남원으로 향하는 철길이었다고 한다. 한벽굴을 뒤로하고 숨길을 걷다보면 아름다운 순례길과 만난다. 귀여운 달팽이가 그려져 있지만 걷기보다는 자전거가 더 어울리는 길이다. 조금 더 걷다보면, 전주천의 아름다운 갈대가 보인다.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수변생태공원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천변으로 내려가 갈대밭을 지나면 다시 숨길로 돌아오게 된다. 갈대밭도 숨길의 일부다.△오목대 오르면 한옥마을 한 눈에아름다운 순례길 시작된 그곳에서 상류쪽이 아닌 오목대로 돌아가는 길로 간다. 한벽굴을 지나 이목대를 향해 걷는다. 오목대 옆은 산을 깎아 만든 자만마을이 있다. 자만마을을 통해 오목대로 향하는 것도 좋다. 이제 숨길도 마지막으로 향한다. 오목대는 삼도순찰사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토벌하고 귀경도중 연회를 열었던 곳이라고 한다. 오목대에 오르면 또 다른 한옥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오목대를 마지막으로 다시 출발지였던 공예품 전시관으로 향하면 전주 한옥마을 둘레길, 숨길을 다 걷게 된다. 전주 한옥마을 둘레길은 정해진 길이 없고 걷다보면 이어지는 그런 길이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했던 가을도 어느덧 첫 눈 소식에 이별을 할 때다. 아쉬운 가을을 두 눈과 두 발에 담아주기 위해 한옥마을 숨길을 걸어보시는건 어떨까?● 윤정실씨는 웹디자이너이며, 2013 전라북도 도민 블로그 명예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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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22 23:02

가을의 정점 내장산 단풍 '레드 카펫' 밟으며 가을에 취하다

비가 오고 난 후 날씨가 무척 쌀쌀해졌다. 매서운 칼바람에 벌써 겨울이 오나 싶은 날씨다. 긴 여름과 빨리 찾아오는 겨울. 그 중간에서 충분히 가을을 즐 있을까? 길거리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즈려밟고 다니다 보면 괜시리 나무를 쳐다보게 되고 '아, 이번 해에는 내장산으로 단풍놀이도 못갔네'하고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단풍놀이하면 떠오르는 산! 소문 듣고 찾아온다는 단풍의 명산 이 바로 내장산이다. 단풍의 끝자락, 내장산은 가을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있을까? △가을에 취해 빨갛게 달아올라차가운 가을비에도 내장산은 막바지 단풍을 즐기려는 탐방객으로 북적였다. 취재를 가기로 예정했지만 조마조마 했었다. 길거리를 다니다가 잎이 다 떨어진 나무를 보면서 내심 '내장산도 이미 다 떨어져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런데 역시! 내장산은 다르긴 달랐다. 막바지 단풍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나무마다 풍성한 잎과 고운 색깔을 유지하고 있었다. 단연 전국 제일의 단풍 명소다운 품격이었다. △내장산 단풍이 아름다운 이유여기서 잠깐! 내장산의 단풍이 유난히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환경적인 인자는 온도, 햇빛, 수분의 공급이다. 이 3박자가 딱 들어맞는 내장산 단풍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첫째, 가을 일교차가 크다. 일교차가 클수록 단풍이 물들어가는 과정이 더 활발히 일어난다. 주요 산들의 평균 일교차와 비교해 볼 때 내장산은 월등히 일교차가 크다. 둘째, 단풍나무 종류가 다양하다. 내장산의 단풍이 화려함을 뽐낼 수 있는 것은 나무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내장산에는 11종의 단풍나무가 분포하고 있어 설악산(6종)이나 지리산, 오대산(4종)과 비교해 볼 때 종류가 많다. 색색이 물들여진 내장산을 보고 있자면 눈이 호강하는 듯하다. 셋째, 가을 일조시간이 길다. 내장산은 주변에 높은 산이 없는 평야 지대로 일조시간이 길다. 이는 흐리거나 구름 낀 날이 적고 나무가 햇빛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일조시간이 길수록 나무는 광합성량이 많아지고 잎 속의 당분도 늘어난다. 넷째, 늦가을 절정에 이른다. 북쪽에서부터 설악산, 오대산, 속리산, 북한산, 지리산 등의 명산 단풍이 다 지고 난 다음 가장 늦게 절정을 맞는다. 북쪽의 비슷비슷한 절정 시기와 달리 독보적인 절정시기를 가진 것이 내장산이 사랑을 독차지 하는 이유 중 하나다.△그림 속 산사, 내장사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636년)에 영은조사가 창건했다. 한때는 50여동의 대가람이 들어서기도 했었지만, 정유재란과 한국전쟁 때 모두 소실되고 지금의 절은 대부분 그 후에 중건된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내장사는 그 역사적 유래나 유물보다 주변의 경관이 더욱 유명한 사찰이다. 단풍도 무척 빼어나지만 사계절 경치가 모두 아름다워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지난해 10월에는 사찰 내 대웅전이 전소되는 안타까운 사건도 겪었다. 현재 그 자리에는 임시로 비닐하우스가 세워져 있다. 역사적으로도 여러 차례 소실의 아픔을 겪었던 내장사이기에 그 안타까움은 더더욱 크다. 하루빨리 대웅전이 복원되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단풍구경도 식후경아무리 단풍빛깔이 고와도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집에서 도시락을 싸온다면 까먹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산행에는 초콜릿과 간식거리, 음료수를 꼭 챙겨야 한다. 가파른 산이 아닌 잘 닦여진 산책길만 걸어도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크다. 산을 오르는 중간중간 군것질은 산행을 더욱 즐겁게 해 주는 활력소다. △대한민국 단풍의 종결자야속할만큼 짧아진 가을은 1년 내내 단풍을 기다려온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비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내장산을 찾아왔다. 아마 오늘 내장산 소식을 들으며 "주말에 갈 걸"이라며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붉은 내장산의 단풍 나무에도 겨울이 내려앉을 것이다. 그 전에 대한민국 단풍의 대명사, 내장산의 가을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 친구, 가족, 연인들과 빠알간 단풍길에서 가을을 담아보시길!※방소희씨는 전북대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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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5 23:02

붉은 치마 두른 무주 적상산

가을이 절정인 요즘, 가는 가을이 아쉽다고 말하면 성급할까? 무주는 강원도만큼 추운 곳이라 겨울이 빨리온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이상기온 때문에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진다고 하는데 이곳은 겨울채비로 바쁜 마음이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 단풍이 지기 전에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넓고 넓은 캔버스에 울굿불긋 여러 가지 물감을 쏟아 부어 깊어가는 가을의 소경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곳을 소개하고자한다. △가을 붉은 단풍이 휘날리는 곳 무주에는 유명한 산이 두 개 있다. 하나는 구천동계곡과 리조트로 잘 알려진 덕유산, 또 하나는 단풍이 아름다운 적상산이다. 적상산(赤裳山), 붉을적(赤치마상(裳). 예부터 붉은 치마를 두른 듯 단풍이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적상산은 한국 100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바위산으로 해발 1034m의 적상산은 향로봉(1029m)과 천일폭포, 송대폭포, 장도바위, 장군바위, 안렴대 등이 있고 정상에는 양수 발전소 상부댐인 산정호수(적상호)와 적상산성, 안국사 등 유서 깊은 문화 유적과 산 중턱에는 머루와인동굴이 있다. △300년 동안 조선왕조의 기록 지켜 적상산사고는 세계기록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이 약 300년간 무사히 보관됐던 곳으로 '조선왕조실록' 복본 34권(왕조별 1권씩 27권, 무주에 관한 기록 7권)과 왕실 족보인 '선원록' 복본 5권을 제작해 비치했다. 현재 실록의 제작과 편찬 과정, 옮기는 과정 등을 담은 22종의 전시패널이 설치돼 있다. 평지에 있던 4대 사고가 임진왜란으로 인해 소실된 뒤 조선 왕조는 춘추관, 태백산, 묘향산, 오대산, 마니산 등에 5대 사고를 설치해 유일하게 남아있던 전주 사고의 실록을 증본해 보관했다. 이후 북방 침입으로 묘향산사고의 실록이 보관에 어려움을 겪자 무주의 적상산에 실록전을 세우고, 1634년 이곳으로 옮겼다. 그 후 1910년대에 일제에 의해 사고가 폐지되자 적상산 실록은 왕실 규장각으로 옮겨 보관해왔다. 625 때 북한으로 반출됐으며 김일성 종합대학 도서관에 보관 중이다. 사고는 전라북도 기념물 제88호로 지정돼 있다. △왜구의 침입 속에서 고려를 지킨 준험한 성 다음 그림은 적상산성이다, 고려시대 거란의 침입과 왜구의 침입 때 이미 산성이 경영돼 인근 여러 고을의 백성이 피난했던 곳이다. 성내에는 비옥한 토지가 있었고 못이 4개소, 우물이 23개소나 있었는데, 1645년(인조 23)에 세운 호국사비(護國寺碑)에는 고려의 최영과 조선의 최윤덕에 의해 산성 설치가 논의된 바 있다. 고려 말에는 삼도안렴사(三道按廉使)가 왜구를 피해 들어와 병사를 주둔 시켰던 곳이기도 하다. 1898년(고종 35)에 펴낸 '적성지(赤城誌)'에도 1374년(고려 공민왕 23)에 삼도도통사 최영이 제주를 정벌하고 개선하는 날, 무주를 지나가면서 적상산의 준험함에 감탄하여 왕에게 축성할 것을 건의했다는 내용도 전해진다. △붉은 치마 속 고요한 휴식처이번엔 안국사로 가보자. 안국사는 본래 보경사(寶境寺) 또는 산성사(山城寺)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1277년 월인화상(月印和尙)에 의해 창건됐다. 다른 창건설은 조선 초기 무학대사(無學大師)가 왕명을 받아 세웠졌다고 한다. 둘 다 사적(史的)인 근거는 없고, 다만 1865(고종 2년) 사찰을 중수하고 남긴 안국사중수기(安國寺重修記)에 따르면 '옛날 풍수지리학자의 건의에 따라 산성을 쌓고 승병을 모아 지키게 했는데, 안국사는 곧 승병이 거처할 영사(營舍)로 지은 사찰'이다.△인공호수에서 사진 한 컷 산정호수는 해발 800m 분지에 위치한 인공호수다. 양수 발전소에 필요한 물을 담아두기 위해 만든 댐으로 적상호라고 한다. 무주읍에서 산정호수까지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데 천일폭포, 적상산성, 안국사 등을 탐방할 수 있으며 전망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굽이굽이 방금 올라온 길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있다.가운데 길가의 은행나무가 붉은 단풍과 어울려 누구든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적상산성 서문 아래 하늘을 찌를 듯이 서 있는 장도바위가 있는데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적상산을 오르다 길이 막히자 장도를 내리쳐 길을 내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은 등산코스로만 볼 수 있다. 적상산의 남쪽 층암절벽 위에 위치한 안렴대는 거란의 침입을 맞은 고려 삼도 안렴사가 군사를 이끌고 이곳으로 들어와 진을 치고 난을 피한 곳이라 하여 안렴대라 부른다. 조선 병자호란 때는 적상산 사고 실록을 안렴대 바위 밑에 있는 석실로 옮겨 난을 피했다는 유서 깊은 사적지다.※ 김정숙씨는 무주사진가 협회회원으로 지금은 무주 다문화가족센터의 방문교육지도사.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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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8 23:02

일제시대 조선은행인 군산 근대건축관 우리 민족 수탈의 아픔 고스란히

오곡이 풍성해지고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가을.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낮은 포근한 가을이 다가왔다. 여름이 언제 지나가나 했는데 벌써 가을이라니 시간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 같다. 날씨 좋은 날 먼 곳도 좋고 가까운 곳도 좋고 이번 주말 한번씩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주말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가까운 곳에 새롭게 문을 연 여행지 하나를 소개할까한다. 군산의 근대거리에 새로운 명물로 자리할 '군산 근대건축관'이다. △군산의 역사와 수탈의 아픔을 돌아보다근대건축관은 일제시대 조선은행 군산지점을 개선하고 새로 개관하면서 이름을 근대건축관으로 바꿨다. 외부는 예전의 조선은행의 모습을 갖추고 내부는 관람할 수 있도록 알차게 꾸며 놓았다. 근대건축관 외부는 예전 모습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대리석으로 된 입구는 좁고 옆의 기둥이 상당히 커서 아무나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나들기 어려웠을 것 같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감을 갖고 안으로 향했다. 어려운 입구를 박차고 들어가보면 바로 옆에 어디에 무엇이 전시되어 있는지 안내지도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근대건축관 내부는 천장은 높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나눠져 있었다. 1층에는 조선은행과 군산의 이야기에 관한 유물과 인터뷰 자료가 전시됐고, 2층에는 조선은행이 근대건축관으로 재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일본인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어떠한 일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디지털로 읽고, 보존 전시물로 보는 군산의 일제 역사1층에 들어서면 바닥에 큰 화면이 있다. 아이들이 장난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호기심에 터치 스크린에 발을 올려 보았다. 신문모양이 있는 화면에 발을 올리면 신문이 확대되면서 그 당시에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읽을 수 있었다. 손가락이 아닌 발로 하려니 어색하기도 하고 어린아이마냥 신기했다.스크린 둘레에는 군산의 유명 건축물의 미니어처가 자리했다. 미니어처는 정교하게 만들어져 건축물을 그대로 떠다 놓은 것 같다. 직접 방문해 본 건축물의 기억을 되짚어 가며 비교해 보니 그 섬세함이 더욱 놀랍다.1층에는 모두 4개의 전시관이 있다. 1층을 둘러보면 주변의 벽과 다른 모습의 벽채를 볼 수 있다. 그곳은 의도적으로 리모델링을 하지 않고 조선은행의 본래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공사를 하지 않았다. 빛바랜 벽 하나만으로 사뭇 그 시절 이 공간에서 일어났을 법한 일이 떠오른다. △근대 건축관의 탄생기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본다. 조선은행이 지어질 당시 2층은 거의 기능을 하지 않았는데 2층을 올렸다고 설명이 돼 있다. 기능보다는 과시하려고 했던 의도가 강했기 때문이다. 2층은 정말로 가운데가 뚫려 있어서 기능적으로는 천장을 높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현재 2층에는 조선은행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근대건축관으로 재탄생 하게 됐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시기별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주로 어떠한 공사를 하였는지 등을 보기 쉽게 전해주고 있다. 또한 군산에서 있었던 일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전화기도 부착돼 있다. 수화기를 귀에 대고 전화기 옆에 손잡이를 돌리면 음성안내가 나오는데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이 설명해 주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다. 2층에서 1층을 내려다 보면 1층에서 보았던 터치스크린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터치 스크린은 전체적으로 군산을 보여 주고 있다. 자세히 보니 군산에서 있었던 신문기사를 한 곳에 모아 볼 수 있었다. 정말이지 본적이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다.2층 천장도 1층의 벽면과 같이 공사를 하지 않고 유리로 막아 놓은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도 1층의 벽면과 마찬가지로 조선은행이 과거에 어떠 했는지 알려 주기 위해 남겨뒀다. 근대건축관 뒤편에는 넓은 뒤뜰과 큰 나무 한그루가 그늘을 제공해주고 있다. 공공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이 설치돼 누구나 쉽게 군산시에서 제공하는 자전거도 이용 할 수 있다. 바퀴에 바람도 넣을 수 있게 설치돼 자전거 라이딩족에게 안성맞춤이다.△잊지말아야 할 시대의 아픔이 살아있는 곳근대건축관을 둘러보며 수탈의 역사의 중심에 있던 조선은행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봤다. 그곳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에 대한 수탈의 아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특별한 일처럼 꺼내보았던 역사의 아픔. 앞으로 근대건축관으로 탈바꿈한 조선은행 군산지점이 우리의 민족이 당했던 시련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장상도씨는 전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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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01 23:02

최적의 야간데이트 장소 전주 한옥마을

더위는 언제 지나갈까. 가을은 언제 오는 걸까. 한참 기다린 것 같은데,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고 겉옷이 필요한 날씨가 됐다. 하늘은 높아지고 맛있는 음식과 좋은 날씨가 조화를 이루는 가을! 풍경도 무척 아름다워진다. 독서의 계절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놀러 다니기 딱 좋은 날씨다. 더욱이 가을은 데이트하기에도 딱이다. 우리 커플만 해도 더운 여름에는 조금만 돌아다녀도 서로 침묵하기 일쑤였는데 요즘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면서, 날씨를 칭찬하면서, 산책하고 있다. 가을 날씨가 아무리 선선해도 연인의 데이트 시간은 낮보다 밤이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선선한 가을 저녁에 즐기는 야간 데이트!' 야경을 포함한 볼거리, 먹을거리, 들을거리를 한 곳에 모아 봤다.△아름다운 풍경과 화려한 야경을 한 눈에전주 시민이라면, 혹 전주 시민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다 가봤을 오목대는 밤에도 매우 멋지다. 밤에도 낮과 같이 사람이 많다. 앉아서 전주 시내의 야경을 구경하는 사람, 조명 빛이 비추는 오목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 등. 아침저녁 할 것 없이 핫플레이스다. 조명을 받아 색다른 느낌의 오목대를 등지고 멀리 바라보면 전주 시내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도 장관이다. 알콩달콩 사진 찍으면서 놀기도 좋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알록달록 예쁘게 물든 나뭇잎을 구경하면서 여유를 즐겨도 좋다. 연인의 새로운 추억 장소로 강력추천한다.오목대 바로 앞에 있는 육교를 건너 쭉 걷다보면 한벽루가 보인다. 오목대 바로 맞은편 한벽루 가기 전엔 벽화마을도 숨은 볼거리다.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한벽루는 다리 위뿐 아니라 연결된 터널로 들어가 한벽루 안에서 구경하면 더욱 멋지다. 한적한 장소여서 오붓한 데이트를 원하는 사람에게 필수 장소다. 이미 한 커플이 한벽루에서 데이트 중이었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한벽루 풍경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답다. 저녁이라서 그런지 더욱 고요하고 아늑한 멋이 있다. 우리 커플이 사귀게 된 계기에 한벽루가 자리했는데 오랜만에 다시 와보니 그때가 생각났다.△들을거리 먹을거리 풍부한 야간 한옥마을한벽루 밑의 길로 나오면 하천을 따라 쭉 걸어 그대로 경기전에 갈 수 있다. 많이 걷는 코스지만 이야기하면서 주변 구경도 하다보면 금세 도착한다. 경기전이라고 해서 식상하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토요일 저녁 경기전은 다르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것은 같지만 이유는 다르다.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286'이라는 인디 팀 때문이다. 같은 대학 출신의 남자 둘이서 토요일 밤마다 공연을 열고 있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탁월한 말솜씨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문자로 직접 신청곡과 사연 도 받고 있었다. 관객과 소통하며 호응을 유도하고 실력도 외모도 출중해 꾸준한 고정 팬도 상당수다. 가을 저녁에 한옥마을에서 퍼져나가는 노래 소리가 감성적인 야간 데이트를 완성시켜준다.△상다리 휘어지는 막걸리 식탁이곳 저곳 돌아다니느라 많이 힘들고 피곤했다. 이럴 때 최고의 마무리는 역시 먹을거리다. 전주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바로 저렴하면서도 상다리 휘어지게 나오는 풍성한 막걸리 식탁이다. 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천년누리 봄'은 주전자 막걸리가 일품인 집이다.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사업장'으로 운영되는 취지도 훌륭하다. 맛은 더욱 더 좋아 강추한다. 이 곳뿐 아니라 인근 막걸리 집을 방문해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깔끔하고 맛좋은 안주와 주전자에 꽉 차게 나오는 막걸리를 함께 즐기니, 입 안도 즐겁고 걷느라 조금은 쌓였던 피곤도 녹아내린다. 잔잔한 전통 음악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한 잔 하기 좋은 집이다. △식상한 데이트에서 벗어나자영화보고, 밥 먹고, 카페가고. 반복되는 평범한 데이트를 벗어나 가끔은 탁 트인 곳에서 넓고 멀리 함께 바라보길 권한다. 연인과 함께 감성지수도 높이고, 좋은 날씨를 즐기며 천천히 걷는 것도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 식상함도 날리고 저렴하게 즐기며 좋은 것을 보며 추억도 듬뿍 쌓는 일석다조의 효과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전통 속 새로운 조합도 훌륭하다. 연인이 아니더라도 가족과 친구와 함께 즐겨보시길!※손미애씨는 전북대 철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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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5 23:02

이야기로 떠나는 '지리산 구룡계곡 순환코스'

하늘은 높아만 가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사람이 참 간사해 계절이 바뀌었다고 잠결에 이불깃을 당 차가운 음식보다는 따뜻한 국물을 찾게 된다. 어둠이 내리는 시간도 앞당겨진 것을 보면 자연의 변화는 참으로 오묘하다. 오늘은 둘레길 1구간(주천~운봉)과 만나는 지리산 국립공원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보려 한다. 구룡계곡 순환코스. 주소가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다. 가을이면 눈이 호강하는 이곳. 구룡계곡은 옛날 음력 4월 8일이면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군데 폭포에서 한 마리씩 자리잡아 노닐다가 승천했다는 전설 때문에 용호구곡이라고도 부른다. 구룡계곡 단풍이 붉은 까닭이 궁금하지 않은가? 그 이유를 찾아 함께 떠나보자.△춘향이를 따라 구룡계곡으로 구룡계곡을 찾아가는 길은 육모정 혹은 춘향묘 입구에서 시작한다. 남원을 대표하는 사랑의 아이콘 성춘향과 이도령, 춘향묘는 1962년 '성옥녀지묘'라고 새겨진 지석이 발견되어 묘역을 새로 단장한 것인데, 높은 축대 위에 넓게 자리 잡고 있으며, 묘소 앞에는 '만고열녀춘향지묘(萬古烈女春香之墓)'라고 쓰여진 비석이 세워져 있다. 육모정은 원동향약 관련 유적으로 원동향약은 1572년 설립되어 44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46호로 지정돼 있다. 1638년(인조 16)에 작성한 '향약록(鄕約錄)'등 20여 권이 전해지고 있다. 440년을 쭈욱 내려온 약속이라니 감탄이 절로 난다. 육모정 맞은 편에 자리잡은 용호서원(龍湖書院)은 일제강점기 향촌 사회에 설립된 사립중등 교육 기관으로 역시 원동향약 관련 유적이다. 눈여겨볼 것은 주자의 목판 글씨체로 만든 편액이 걸려 있는 목간당(木澗堂)과 수성재(須成齋)로 용호서원 내에 현존하고 있다. △권삼득이 콩 서 말 지고 찾아이제 등산화 끈을 조여매고 구룡계곡으로 향해 보자. 구룡계곡 길목에는 아름다운 계곡과 판소리 명창을 만나볼 수 있다. 육모정 옆 쪽으로 내려가면 명창 권삼득 선생의 유적비가 눈에 띈다. 권삼득 선생은 조선후기 남원지역에서 활동한 명창의 한 사람으로 전기 8명창에 해당한다. 그가 판소리사에서 남긴 위대한 업적은 타고난 고운 목으로 '흥보가'를 잘했으며, '설렁제', '덜렁제' 혹은 '권마성제'라고 하는 선율을 개발했다. 이 선율은 매우 씩씩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그는 안동 권 씨 양반 출신으로 그 당시만해도 판소리를 천하게 여겼던 세상이라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집안에서 쫓겨나 처가가 있는 남원 주천으로 콩 서말을 짊어지고 와서 득음을 위한 연습을 시작한다. 소리 한바탕이 끝날 때마다 용소에 콩 한 알을 집어 던지며 득음을 위한 소리공부에 전념했다 한다. 그의 수행 고수가 남원 운봉 출신으로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 송흥록의 아버지였으니 동편제 판소리는 그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명창이 득음하던 곳명창의 흥겨운 노래소리와 함께 계곡을 향해 출발한다. 한국의 명수라고 쓰인 바위를 뒤로하고 내려가면 드디어 계곡 등산로로 진입한다. 봄에는 지리산 특산종인 히어리와 봄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물소리 귓가에 파도치고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든다. 흥겨운 노래가 끝날 때 쯤 학들이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 해서 학서암이라 부르는 3곡을 만나게 된다.구룡계곡의 장점은 쉼 없이 폭포가 나타나고 물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다른 폭포들은 길게 하나가 있거나 넓게 형성되어 있다면 구룡계곡은 길을 오르는 2시간 정도 끊임없이 폭포들이 있어 눈과 귀가 즐겁다. 중이 꿇어앉아 독경하는 듯한 구시소 4곡과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5곡, 가장 뾰족한 봉우리 지주대 6곡에서는 산과 계곡, 다리가 어우러져 트레킹의 묘미를 더한다. 깎아지는 듯한 문암에 흘러내린 물을 비폭동이라 부르는 7곡, 거대한 암석층을 통과하는 8곡, 용들의 어우러진 모습을 닮은 교룡담 9곡까지. 어느곳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오르는 내내 물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이 폭포 소리를 뚫어야만 득음의 경지에 오르고 명창이 될 수 있다. 남원은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이기도 하고 거문고의 명인 옥보고가 운봉에 은거해 거문고 곡을 작곡해서인지 국악의 전통이 심장 속 깊이 흐른다. 송흥록, 이화중선, 장재백, 김정문, 박초월, 강도근을 비롯해 지금에 이르러서는 강정숙 명인, 안숙선 명창까지 남원을 대표하는 예인이다. 이들이 소리를 익히고 득음하는 공간이 바로 구룡계곡이었다. △짧은 가을을 만끽해보자올해는 가을이 유난히 짧다고 한다. 해마다 찾아오는 짧은 가을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가을 풍경에 더욱 분주하게 서둘러야 한다. 가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니 말이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울 지리산 구룡계곡 단풍을 찾아 남원으로 떠나보자. ※신해정씨는 남원에서 귀농귀촌해 지리산권 7개시군을 모니터하는 40대 여성.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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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18 23:02

【부안해안으로 커플 여행】내소사 거닐다 조개도 캐보고

주말을 앞두고 데이트를 고민하는 연인에게 도심을 벗어난 드라이브코스를 소개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부안의 고사포해수욕장과 자연의 신비 채석강. 해안가에서 맛볼 수 있었던 먹거리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 부안여행에서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부안커플여행기를 지금부터 함께 떠나보자. △현대판 모세의 기적 일어나는 고사포해수욕장 우리의 첫번째 드라이브코스는 바다다. 둘이 시원한 바다에서 스트레스를 풀어버리기로 했다. 부안을 들어서는 30번 국도의 첫 바다는 고사포해수욕장이다. 이곳은 2㎞에 이르는 백사장과 방풍을 위해 심어 놓은 약 300m의 넓고 긴 송림이 장관을 이룬다. 부안 일대의 해수욕장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울창한 송림은 야영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이른 아침 여자친구와 함께 고사포해수욕장 한켠에 차를 주차하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간다. 뿌연 안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시원한 바닷바람은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사포해수욕장의 수평선, 서해의 다른 해수욕장보다 물이 맑고 깨끗하며 모래도 곱고 부드럽다. 재미있는 사실은 해수욕장 앞에는 새우 모양을 닮았다 하여 하(鰕)섬으로 불리는 작은 섬이 있는데, 매월 음력 보름이나 그믐쯤에는 해수욕장에서 이곳까지 사람들이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약 2㎞의 바닷길이 열린다. 이때에는 섬까지 걸아갈 수 있으며, 조개나 낙지해삼 등을 잡을 수 있다. 고사포해수욕장 한켠은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연인과 백사장을 걸으며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곳이다. 고운 모래 입자 덕분에 신발을 벗고 발도장을 찍어보기도 한다. 밀물과 썰물을 잘 계산해서 간다면 조개도 잡을 수 있다. 우리 커플도 조개잡기 체험을 했는데, 잡은 조개를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었다.△섭섭한 마음을 털어놓는 채석강부안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는 어디일까? 여행시에 늘 관광안내소를 찾아 관광지도를 받고 여행을 시작하는데 이날 그 주인공은 바로 전북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된 채석강이다. 채석강은 선캄브리아의 화강암 지형과 편마암을 기저층으로 한 중생대 백악기의 지층이다. 바닷물이 침식돼 퇴적한 절벽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 같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의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다가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흡사해 지어진 이름이다. 여철에는 해수욕을 즐기기 좋고 빼어난 경관 때문에 사진이나 영화 촬영도 자주 이뤄진다. 채석강에서 해수욕장 건너 백사장을 따라 올라가면 붉은 암벽으로 이뤄진 적벽강이 있다. 울퉁불퉁한 채석강을 연인과 손잡고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음 속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채석강의 절벽을 보면서 여자친구와 서로 섭섭했거나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는다. 아무리 연인 사이일지라도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고 행동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해야 됨을 알게 된다. 채석강의 그늘은 연인이든 가족이든 이야기 나누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 절벽이 우리의 비밀이야기를 끝까지 지켜주겠지. 채석강의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유명한 브랜드의 리조트와 채석강 주변의 해수욕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유는 드넓은 바다와 신비로운 채석강을 보기 위함은 아닐까? △태양을 가려주는 전나무 산책길, 내소사부안 드라이브코스 마지막 장소는 내소사다. 어떤 이유로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중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당시 사찰 건축물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내소사는 현금이 아니면 입장을 할 수 없다. 내소사 부근에도 현금인출기가 없으니 꼭 기억해두자. 오후가 되니 날씨가 후끈 달아오른다. 내소사의 하늘 높은 전나무길은 누구에게나 시원함을 제공한다. 평소 도시에서 데이트하는 우리 커플은 풍경 좋고 공기 맑은 내소사 안에서 손을 잡고 전나무길을 거닐며 오늘 부안여행 일정을 되새겨 본다. 뜨거운 태양빛을 가려주는 전나무 산책길은 유난히 더웠던 초가을 날씨를 잊게 해준다. 양쪽으로 드리워진 전나무 아래에서 여유로운 걸음을 걸으며 정겹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평소 시내에서 데이트를 즐겼다면 카페를 찾았겠지만 이렇게 나란히 걷고 있으니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다. 내소사를 마지막으로 다시 일상으로 발길을 돌린다. 자동차로 부안을 빠져나가는 길,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 평소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바다를 찾았고 주변 바다로는 이곳이 으뜸인지라 즐거운 마음을 얻어 간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체험거리 등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았던 부안여행. 무엇보다 도심의 데이트와는 달리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서운했던 마음을 털어놓고, 함께 조개도 잡고, 새로운 추억이 쌓여가는 기분이 참 행복하다. 그동안 비슷한 주말 데이트에 조금은 지루했다면 부안 여행코스를 강력추천한다. 이번 주말 부안여행을 즐겨보는건 어떨까?※김진철씨는 원광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이며,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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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11 23:02

"떴다 떴어!"…한마리 새처럼 짜릿한 비행

파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새를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새처럼 하늘을 훨훨 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비행기를 타도 하늘을 날 수 있겠지만, 시원한 바람을 직접 맞으며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 방법이 도내에 숨어있다. 바로 패러글라이딩이다. 전북 토박이지만 사실 도내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멀리 타 지역까지 가서 비행을 했었다. 그런데 도내에서! 그것도 내가 살고 있는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조금만 달리면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서야 알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다.△전북에서 패러글라이딩 배워볼까? '전북 에어포스 스쿨' 먼저 시내버스 944946947번을 타고 평화동을 지나 '원당마을'에서 내린다. 그리고 5분 정도 걸어가면 '전북 에어포스 스쿨'이 자리하고 있다. 도내에서 많은 패러글라이딩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이곳은 도내에서 유일한 교육기관이다. 이곳의 염승호 스쿨장님은 패러글라이딩을 하신지 2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그 매력에 푹 빠져 지금은 스쿨장님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하게 해주고, 나아가 교육도 하고 있다. 패러글라이딩은 순전히 자연적인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기상 환경이 무척 중요하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으로 그냥 내려와야 했다. 바람이 시원하게 정방향으로 불어줘야 훨훨 날 수 있다. 사계절 가운데 북서풍이 잘 불어오는 가을과 겨울이 특히 활강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바람이 좋을 때에는 전주에서 남원을 거쳐 고창까지도 날아갈 수 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텐덤 비행으로 시작 15시간 이상 교육받아야 단독 비행자, 이제 스쿨장님의 차를 타고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 모악산과 구이저수지, 고덕산이 한 눈에 펼쳐지는 경각산 활공장으로 출발한다. 나는 전문가와 함께 둘이 타는 텐덤비행을 선택했다, 혼자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여쭤보니 최소 15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첫 비행을 할 수 있다고.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날 나 말고도 1년 정도 패러글라이딩을 한 조혜진 씨도 경각산 활공장을 찾았다. 조 씨의 첫 비행도 오늘의 나처럼 텐덤 비행이었다. "지인 소개로 텐덤 비행을 했다가 하늘에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나는 기분이 정말 포근하고 편안하더라구요. 그 기분이 잊혀지지 않아서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벌써 1년이 되었네요." 그리고 하늘을 날며 평생 짝꿍도 만났다고 한다. 조 씨 외에도 오로지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 광주에서 전북을 찾아온 고등학생 시절 맺어진 다섯 친구들도 있었다. 유쾌하게 비행을 마치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였다. 친구들과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지는 시간이다.△새도 부럽지 않은 비행드디어 차례가 돌아왔다. 헬멧도 쓰고, 장비들을 단단히 채우고 나니 기대감으로 두근두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오는 그 순간 "달려!"라는 외침과 함께 힘껏 앞으로 달려 나간다. 잠시 정신없이 뛰고 나니 어느새 하늘에 붕 떠있다. 와우!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정말 기분 최고다. 하늘에 떠 있는 그 순간만큼은 훨훨 날아다니는 새도 부럽지 않았다. 특히 햇살이 반짝반짝 빛나는 구이 저수지의 물결과 꼬불꼬불한 도로가 가장 인상 깊었다. 도내에도 이런 곳이 있는지 누가 알았을까. 한껏 자유를 만끽한 뒤에 놀이기구를 타듯이 내려와 사뿐히 착륙했다. 비행을 하는 내 모습을 직접 작은 카메라를 들고 찍을 수 있다. 덕분에 땅에 내려온 후 아쉬움은 동영상을 보며 달랬다.아이들과 함께 찾은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7살부터는 텐덤 비행이 가능하고 13살부터는 솔로 비행도 가능하다. 엄마아빠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하늘을 훨훨 나는 아이들이 꽤 부러웠다. 현재 활동하는 사람 중에는 올해 83세인 분도 있다. 정말 나이에 제한이 없는 즐거운 레저 활동이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자유를 느껴보고 싶지 않으신가? 도심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지금이 바로 패러글라이딩 하기 좋은 날이다. 아직도 막연하게 언젠간 하고싶어, 도전만 외치고 있다면 하늘을 나는 짜릿한 기분을 여러분도 지금 당장 느껴보길 바란다.※한다은씨는 예수대학교 간호학에 재학중이다.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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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3 23:02

발길 드문 어청도 서해바다 끝 아름다운 자연 감동

외출조차 망설여지는 뜨거운 여름날씨가 가고 선선하 초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주말을 하루 앞두고 더위를 피해 한 주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말 그대로 제대로 된 힐링이 필요하다. 이런 고민으로 금요일을 맞이한 사람에게 전북의 신비의 섬, 그리고 서해바다의 끝 섬 어청도 여행을 강력 추천한다. 어청도는 우리나라 서해바다의 끝, 아름다운 섬에서의 1박 2일, 등대, 일몰 그리고 안개 낀 둘레길의 아름다움을 추억으로 만들 수 있는 행복한 섬 여행지다. 아울러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바다의 온전한 모습이 살아있는 곳이다. 붐비거나 방해하는 사람 없이 그 모습 하나하나 여유롭게 가슴에 담아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더위에 지치고 피곤한 사람들을 위한 힐링 섬 여행지인 셈이다. 이번 주말, 배 위에 섬 위에서 지친 마음을 맡겨보길 바란다. △서해바다의 끝 어청도를 아십니까?어청도는 우리나라 서쪽 끝에 있는 작은 섬이다. 상주인구가 600여명, 평일에는 하루 1차례 주말 하루 2처례 왕복하는 여객선이 운항된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섬으로 교통수단이 조금 불편하고 운항 시간도 편도 두 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거리여서 지금까지는 여행코스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자연이 잘 보존됐고 관광지로 이름난 홍도나 거문도, 백도 혹은 쿠크다스 섬으로 잘 알려진 소매물도보다 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요즘에는 섬 문화 탐방이 여행의 백미로 등장하면서 어청도에서도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하고, 유람선을 운행하는 등 관광개발에 힘쓰고 있다.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또 군산에서 어청도까지 1시간 반 안에 운항할 수 있는 쾌속선을 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어청도 여행이 한층 더 가깝게 다가올 것 같아 기대된다.△서해안의 끝 지키는 등대 갈매기의 합창에 맞춰 출발한 배는 연도를 거쳐 어청도에 도착한다. 먼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어청도 등대를 찾았다. 포구에서 30여분을 걸어 섬의 반대편에 있는 등대를 가는 길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가득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섬을 찾는 이들에게 평화를 선물한다. 그런데 섬에 가득한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들이 재선충으로 거의 모두 고사해 마음이 안타깝다. 어청도의 자연생태 복원을 위하여 동백나무, 돈나무, 후박나무들을 심고 있다고 하니 곧 푸르른 섬의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청도의 등대는 1912년에 완공되었다 한다.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서해바다의 끝이다. 등대 아래쪽으로 난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니 아찔한 절벽이다. 바위들이 풍화돼 부슬부슬 떨어지고 아슬아슬하게 얹혀져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만 같아 위태로워 보인다.△1만 원 유람선, 일몰의 감동은 무한일몰을 보기 위해 예약한 유람선을 타러 서둘러 내려왔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인데 가격은 1인당 만 원으로 그리 비싸지 않다. 그러나 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면서 서해 일몰의 장관을 만난다면 1만 원이라는 가격이 주는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섬의 곳곳에 해식동굴이 보이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등대 모습이며, 기묘한 바위들이 석양의 햇살 아래 만들어내는 다양한 그림은 신이 조각 솜씨를 뽑내는 것 같았다. "아저기 예수님 바위가 있네요."초대해주신 주신 어청도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손끝을 바라보니 마치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모습으로 커다란 바위 하나가 절벽 끝에 서 있다. 바다와 섬 그리고 일몰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뒤로하고 어두워지는 바다 속으로 배가 미끄러져간다.△안개 낀 바닷길에서 산책을다음 날 새벽, 자욱한 안개로 희미한 길을 따라 바닷가 산책에 나섰다. 바닷가를 따라 다리를 만들어 산책을 하도록 만들었는데 현재는 약 1㎞쯤 만들어졌으며 앞으로 계속 건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안개 속에서 바닷가를 따라 산책해 보신 적이 있는가? 섬 속에 섬이 나타나고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는 아름다운 어청도의 바닷길은 태초의 그 모습 그대로를 우리에게 보여준다."봉우리에 올라가 일출을 보면 외연도 너머로 떠오르는 기막힌 일출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안개가 너무 심해서 안타깝네요."어청도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말이 야속하게만 들린다.섬 한 쪽에 자리 잡은 어청도초등학교는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처음에는 일본인들이 다니는 학교로 개교했다고 한다. 현재는 유치원생을 포함해 전교생 13명이 다니는 작은 학교지만 과학실, 컴퓨터실에 골프연습장까지 갖췄다. 무엇보다 후박나무로 둘러쌓인 예쁘고 아담한 모습이다. 이곳 아이들은 매일 어청도의 바다를 보며 꿈을 키우고 있을까? 어청도의 매력을 둘러보고 나니 새삼 아이들이 부럽다. ※신운섭씨는 네이버에서 singuji로 활동하고 있는 전라북도 사진 블로거. 현재 완주봉서초 교장으로 재직중이며, 2013 전라북도 명예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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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06 23:02

'익산 시티투어' 2000원에 떠나는 백제문화 탐험

무더운 여름이 계절의 순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직은 낮 더위가 만만치 않지만 여행하기에 별 무리가 없는 시기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달리 어디로 여행을 갈지, 무엇을 챙길지, 어떤 계획으로 갈지 등 고민 때문에 쉽게 여행을 떠나기 힘들다. 그런 고민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여행 프로그램이 전북에 있다. 바로 이번 2013년도에 새롭게 단장한 '익산 시티투어'. 단돈 2000원에 떠나는 백제문화의 고대도시 익산 여행을 소개한다.△항상 똑같은 여행은 싫다! 매달 바뀌는 색다른 여행!3월부터 시작되는 '익산 시티투어'는 11월까지 매월 24번째 주 토요일에 시행되고 있다. '익산 시티투어'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이 매달 바뀌는 운행 코스다. 이 중에서 6월에 운행한 '금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라는 프로그램을 참여 했는데, 익산역에서 출발해 보석박물관을 관람하고 점심 식사 이후에 농촌마을체험과 입점리고분 전시관을 관람하고 다시 익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너무 뻔한 코스? No! 가이드와 함께하는 새로운 관광!'익산 시티투어'의 운행코스를 본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너무 뻔한 코스가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단순히 찾아가서 보는 관람과 달리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보는 관광은 그 질과 재미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시티 투어가 운행하는 하루 종일 '한미화' 가이드가 동행하시면서 익산 곳곳에 있는 재미있는 전설 이야기를 해준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익산 보석박물관을 가면서 들은 보물 제46호로 지정돼있는 '익산 고도리 석불 입상'이야기를 잠깐 소개한다.△고도리 석불 입상의 사랑이야기익산 시내 익산 보석박물관으로 가다 보면 금마면에 도착하게 된다. 그 금마면의 한 쪽을 보면 허허벌판에 두 개의 사람모양의 인석이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서있다. 그 두 개의 인석(人石)의 용도는 주변 마을 주민 분들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가 서로 사랑한 남녀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인석은 서로 사랑하지만 돌이기 때문에 서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1년에 딱 한번 섣달 그믐밤 그 둘 사이의 옥룡천이 얼어붙게 되면 그 두 인석은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서로 얼어붙은 옥룡천 위해서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밤이 지나고 아침에서야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 돌이 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평소 같으면 그냥 "무슨 돌이야?"하고 지나쳤을 문화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신성리 호랑이 야이기''삼기면 석불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전혀 심심하지 않은 투어가 되었다.△점심은 전북스타일로'익산 시티투어'의 점심은 매달 바뀌는 음식점에서 먹는다. 점심 식사를 원하는 여행객은 '익산 시티투어'를 신청하실 때 미리 신청해야한다. 물론 점심 식사를 따로 사서 먹거나 여행의 묘미인 도시락을 가져온 사람이라면 따로 신청 없이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 오늘 점심은 익산시 웅포면에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마한 식당에서 먹게 되었다. 음식은 시골에 위치한 식당답게 신선한 야채와 청국장이 나오는데 역시 청국장은 따뜻한 밥에 비벼 먹는 것이 제 맛이라 각종 야채를 넣고 비벼 먹었다. 특히 청국장 같은 경우는 전혀 조미료의 맛이 나지 않아서 자연그대로를 먹는 느낌이었다. △금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본래 6월에 시행 되는 시티 투어 코스는 농촌체험마을에서 농촌마을을 체험하는 것이다. 다음은 금강에서 배를 타는 체험이다. 옛 모습 그대로를 재현한 황포돛배 위에서 선장님이 해주는 금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웅포면에 위치한 '곰개나루터'는 조선시대에 우리나라 3대 포구 중 하나인 강경포구와 연결되는 금강 줄기에 있는 포구인데, 그 모습이 마치 곰이 머리를 내밀고 물을 먹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금강은 남서쪽으로는 군산시 나포면과 맞닿고 서쪽과 북쪽은 금강을 사이에 두고 충남 부여군과 서천군을 접하는 옛날 교통의 요충지였다. 배를 타면 불어오는 강바람은 무더운 여름을 잊을 만큼 참으로 시원하다.△1만6000원에 떠나는 천년 고대도시 익산 투어이날 사용한 금액은 총 1만6000원이었다. 시티투어 비용 2000원, 점심 식비 6000원, '황포돛배' 체험 비용 5000원, 보석박물관 3000원이 포함된다. 여기서 간단한 Tip, 보석박물관 관람 비용 같은 경우 익산시 시민은 1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점심을 가족과 함께 먹는 도시락으로 대체 한다면 더욱 더 저렴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호형씨는 원광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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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30 23:02

【'최초의 간이역' 익산 춘포역】일제 호남 식량 반출 아픈 역사 간직

사람들은 '간이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영화 속 한 장면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거나 어떤 사람은 집 앞에 있는 조그마한 술집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이렇듯 간이역은 우리에게 만남의 장소, 휴식, 추억, 여행 등을 떠올리게 한다. 간이역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바로 익산시다. 오늘 간이역의 첫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익산 춘포역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 우리나라 최초의 간이역 춘포역을 찾아가다익산시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의 곡창지대인 호남지역의 농산물을 손쉽게 수탈하기 위해서 철도를 놓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익산시 춘포면에 있는 춘포역이다.1914년에 건립된 춘포역은 일제 강점기에 호남지역의 식량 반출의 거점으로 이용되었다. 그 이후 2011년 전라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인해 폐역이 되었다가 한 철도동호인에 의해서 춘포역의 역사적 중요성이 재조명되었다. 현재는 등록문화재 제210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중요하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러한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익산시 춘포면 춘포리의 춘포역을 찾아가 보았다.△ 춘포면 춘포리? 춘포면 대장촌리?춘포역이 있는 면소재지에 도착하면 '대장촌'이라는 입간판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몇몇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대장촌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일제 강점기 시대 춘포리의 옛 지명이 대장촌이었기 때문이다. 대장촌(大場村)은 '큰 마당이 있는 마을'을 뜻한다. 당시 춘포역 주변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대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인들이 있었다. 그런 일본인 대농장의 이름이 따서 '대장촌'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춘포역 주변에는 아직도 그 일본인의 고가(古家)가 한 채 남아있다. △ 일본은 쌀 뺏어가고 도깨비는 물고기 훔쳐가고춘포역 주변 마을에서는 꽤 유명한 전설 하나가 있다. 바로 '도깨비 방죽'이야기다. 현재 춘포초등학교 앞 논 사이에 조그마한 방죽 터가 있는데 마을 주민들은 그 방죽을 '도깨비 방죽'이라고 불렀다. 마을 사람들은 농사를 짓거나 물고기를 잡을 때 방죽에 있는 물을 퍼냈다. 하지만 어느날 주민들이 방죽의 물을 퍼내 물고기를 잡았는데, 잡아 둔 물고기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고 한다. 며칠 뒤 춘포산(일명 봉개산)에 가보니 곳곳에 누군가 먹다 버린 생선의 시체로 가득했고, 옛 어르신들은 그것이 도깨비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도깨비 방죽'에서 물고기를 잡기 전에는 말머리를 잘라서 제사를 지내고 방죽 주변에 거울을 놓아두면 희한하게 위와 같이 물고가기 사라지는 일이 없어졌다. 이는 도깨비가 말 피를 무서워하고 또 거울에 비친 자신에 모습에 겁을 먹고 도망갔기 때문이란다. 어쩌면 이 전설은 일제 강점기 일년 동안 열심히 농사지어 수확한 농작물이 모두 일본으로 송출되고 남은 곡물들로만 연명해야 하는 그때의 우리 농부들의 모습을 투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춘포역의 명물 개국 장사지금은 조용한 시골마을이 되어버린 춘포역. 하지만 예전에는 그 일대 모든 사람들이 춘포역을 이용하기 위해 모여들어 매일매일 시끌벅적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당연히 시장도 들어서게 되었다. 그 시장에서 유명하게 팔았던 것이 바로 '개국'(일명 보신탕)이다. 실제로 현재 춘포역 주변에는 보신탕집이 많다. 춘포역을 찾은 날이 마침 초복이었는데 주변의 보신탕집에 익산이나 전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만경강 배가 드나들었던 춘포춘포역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높은 둑이 하나 나온다. 이 둑은 춘포면에서 오산면까지 약 19km에 달하는 긴 제방이다. 현재 익산시에서 벚나무를 심어 자전거 여행으로도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쌓아 올리기 시작한 제방. 이는 농토를 늘려서 더 많은 쌀을 일본으로 송출하기 위한 일본인들의 생각이었다. 그러다보니 예전에 만경강을 타고 드나들던 배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고 한다. 실제로 춘포라는 이름 역시 봄 춘(春)자에 개 포(浦)자로 포구를 뜻하는 지명이다. 강으로는 배가, 땅으로는 기차가 지나다녔던 춘포! 옛날에는 아주 중요한 교통의 요지가 아니었을까? 지금은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고 옛 향수만을 간직한 채, 고가 철도 밑에서 매일매일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고 있는 춘포역. 예전에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했을 춘포역, 주민들의 발이 되어준 춘포역 그 춘포역은 99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호형씨는 원광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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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9 23:02

삼례문화촌으로 떠나는 여름 휴가

바캉스의 계절인 7월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바다로, 계곡으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 휴가철 계획을 세우기에는 뭔가 부족할 때,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7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한 완주군 삼례에 위치한 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를 찾았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삼례문화예술촌삼례문화예술촌은 역사장소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전체적인 콘셉트가 있고, 각 전시관마다 다양한 소주제의 콘텐츠가 있다. 그래서인지 '삼례문화예술촌'은 지난 6월 5일 개관 이후 300명이 넘게 다녀 갈만큼 인기다. 과연 그 매력은 무엇일까.△ 오감을 자극하는 미디어 아트 - Art is Fun - 예술은 즐겁다삼례문화예술촌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바로 'VM아트갤러리'이다. '비쥬얼미디어아트갤러리'로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현재 'Art is Fun - 예술은 즐겁다'를 주제로 비디오아트 작품과 순수미술 회화작품을 전시한다. 이곳에서 '누구나 재미있게 즐기며 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는 이기전 관장의 뜻이 담겨있는 전시를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영상매체가 많아지면서 필연적으로 예술과 산업의 영역에서 미디어아트는 새롭게 그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데, 시민들과 소통하고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미디어 예술을 활용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삼례문화예술촌이 중요한 축으로 역할을 해오고 있다. △ 세계가 인정한 디자인 제품을 한곳에서 만난다그저 어렵게만 느껴지고 공부해야할 것만 같은 '디자인'을 지역민들이 좀 더 쉽고 친숙하게 느끼도록 생활에서 사용하는 기업의 제품들, 그것도 국제공모전 'Pin-up'에서 당당히 입상한 제품들을 전시해놓은 곳이 바로 이곳 '디자인뮤지엄'이다. '디자인뮤지엄' 안의 'Pin-up 디자인어워드'에서 국제공모전에서 수상한 기업 제품들이 기증, 전시되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디자인뮤지엄'에서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수상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 완주! 꿈꾸는 책마을, '책박물관 디자인' 책박물관은 삼례문화예술촌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이다. 전시뿐만 아니라 추억을 살 수 있는 공간이 한쪽에 마련 돼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생소하면서도 신기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킬 만한 옛 교과서 사본이나 옛날 잡지 등을 무인으로 판매하는 이 공간에서는 가치에 따라 소비자가 양심껏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로 돼 있어 의미가 있다. △ 유럽의 전통적인 책 공방, 책공방 북아트센터삼례에서 유럽의 전통적인 책 공방을 만나볼 수 있다. 입구부터 큰 기계가 반긴다. 바로 '레터프레스'라고 불리는 옛 출판 기계다. 수많은 활자판을 기계에 넣고 찍어내는 옛 유럽의 책 공방을 그대로 재현해낸 '책공방 북아트센터'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책공방 북아트센터의 프로그램은 국내 최초의 레터프레스 전문 공방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북아트 스쿨, 가죽 다이어리 워크샵, 책만드는 버스, 북 쇼로 이루어진다. 특히 가죽 다이어리 워크샵이 지난 6월 5일 '삼례문화예술촌' 통합 개관식에서 무료로 체험을 시행됐는데, 직접 자신들만의 다이어리를 만들어간 시민들의 성원이 뜨거워 워크샵 기간이 연장됐다.△ 문화예술촌 속 문화카페 오스문화카페'오스'에서는 로스팅 기계도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로스팅 체험학습 외에도, 커피 로스팅 전문가 과정, 커피 바리스타 교육, 커피관련 창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완주군이 특색 있는 로스팅 카페거리, 청년창업에 도움되는 카페거리를 만들 것이라는 계획이 이뤄질 것 같아 기대가 높다. 다가올 추석 때 미리 염두해 뒀다가 선물용 커피를 구입할 겸, 문화예술촌을 구경할 겸 '문화카페 오스'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목가구를 재현하는 김상림목공소이 곳은 조선 목수들의 삶의 철학이 스며있는 목가구를 재현하고, 목수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확실한 실체였던 연장들을 모아놓아 방문객들이 우리 선조들의 미감과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전통 가구에 스며있는 간결한 선과 면 분할의 비례감을 재해석해 현대주거공간에 어울리는 목가구를 만들어 과거에 그치지 않고 재탄생의 의미를 현실화시켰다. 서울 인사동 전통문화거리에서 1990년부터 시작된 '김상림목공소'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목가구를 재현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후진 양성을 위한 목수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임실치즈테마파크에 재직 중인 고혜경씨는 2008년 전북관광 미니홈피와 임실치즈 홍보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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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2 23:02

자연에서의 하룻밤…국립공원 덕유산야영장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유난히 떠나고 싶어지는 여름이 다가왔다. 벌써부터 푹푹찌는 더위에 당장이라고 시원한 물을 찾아 달려가고 싶어진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말이다.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7월, 더위를 피해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국립공원 덕유산야영장을 찾았다. 이날 뜻밖의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 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왔는지, 야영장에는 수많은 텐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밀려드는 캠핑족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몇 년 사이 캠핑인구가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텐트를 설치할 곳이 없어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국립공원 측에 의하면 연휴주말이면 이 곳을 찾은 사람은 2만여 명, 정말 많은 사람들이 캠핑에 열광하고 있었다.△ 1700동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덕유대 야영장덕유대야영장은 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계곡변에 위치해 있다. 1979년에 조성된 이곳은 면적 96만7646㎡(약 30만평)에 달한다. 개장당시에는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으나 현재는 규모가 커지면서 약 1700동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야영지다. 82년 아시아 태평양지역 잼버린 대회 등 굵직굵직한 행사도 개최해왔을 정도다. 총 7개의 영지로 구성된 덕유대 야영장은 곳곳에 샤워장, 음수대, 화장실뿐만 아니라 오토캠핑장에는 전기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언제든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 텐트도 있지만 요즘대세는 캐라반과 휴양림 숙박이다. 1~2 영지에는 캐라반 10대과 자연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아직 캠핑이 서툰 사람들도 이곳에서 국립공원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올해부터는 캠핑장비를 대여해주는 풀옵션 캠핑서비스도 실시한다고 하니 캠핑장비가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참여해보길 바란다.△ 스포츠와 문화 공존하는 덕유산 국립공원 야영장텐트를 사서 처음으로 캠핑을 하러 온 가족은 설명서를 읽어 가며 열심히 텐트를 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고기를 구우며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해먹에서는 어린아이들이 그네를 타면서 즐거워한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여인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가족과 하는 공놀이, 아빠와 하는 배드민턴, 구경꾼들도 모여 응원한다. 그저 단순히 음식을 먹고 쉬는 곳만이 아니라 스포츠와 문화공간이 어우러지면서 행복해지고, 추억을 담아가는 그런 공간이다.△ 캠핑족들을 설레게 하는 한 여름밤의 별 축제캠핑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은 바로 해가 진 까만 밤이 찾아올 때다. 칠흑같이 까만 밤이 되면 별들이 눈앞에서 끝없이 반짝이며 머리 위로 하염없이 쏟아진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감동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별 헤는 밤, 별이 지나간 자리를 카메라에 담아본다.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이다.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자연과 멀리 떨어져 살아왔다. 우리의 감성은 무뎌졌고 세상은 각박해졌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연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잠들어있는 감성을 깨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밝게 해 준다는 것을. 이렇게 산속의 밤은 깊어간다.△ 자연이 반겨주는 숲 속의 야영장다음날 새벽, 맑고 아름다운 새소리에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백련사까지 산책을 하는데 지천으로 피어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반갑게 맞아준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녀에게 말을 걸어본다. '너 참 예쁘구나, 이름이 뭐지?' '...' 대답이 없어도 괜찮다. '그래, 내가 지어줄게. 예쁜 꽃, 그게 네 이름이야'. 가는 곳곳에 이야기가 있는 쉼터가 있어 잠시 숨을 고르며 스트레칭을 한다. 뻐근했던 근육이 시원하게 풀린다. 숲속에서의 새벽 공기는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참 '달다'. 2시간 코스의 이 길은 평평하고 그늘로 이루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어 좋다.△ 숲이 주는 선물, 마음의 평화자연과 함께하다 보니 신혜림 시인의 '숲은 어머니의 마음' 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숲에서의 체험은 이 시에서 노래한 것처럼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우리가 숲을 찾는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의 일정에 맞춰 자연과 함께 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번 여름, 가족과 연인과 함께 덕유산으로 휴가 오고 싶지 않은가? 덕유산이 가족 휴가지로 인기가 있는 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장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책로, 숲속야영장, 주변관광지 때문이다. 꼭 챙겨서 놓고 함께즐겨보자. 올여름, 덕유대 야영장에서숲에서의 낭만과 추억 담아가길 바란다.※ 김정숙씨는 무주사진가 협회회원으로 지금은 무주 다문화가족센터의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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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6 23:02

장수 '도깨비 전시관'을 가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세계 신화나 전래동화를 책과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해들었다.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보다 다른 나라의 신화나 전래동화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양한 문화를 보고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전해 내려오는 신화나 전래동화에 대해 더 잘 알고 기억해 대대손손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북 장수에도 우리이야기를 전해주는 곳이 있다. 그것도 신기한 도깨비 이야기다. 오늘은 신기하고 기묘한 도깨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장수 도깨비 전시관'을 소개한다. △도깨비 이야기로 가득한 환상의 '장수 도깨비 전시관'장수 도깨비전시관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이야기를 소재로 꾸며진 공간이다. 수많은 도깨비 이야기들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는 이색적인 전시관이다. 아이들에게는 도깨비에 대해 알아가는 학습의 기회로, 어른들에게는 옛 이야기를 떠올리며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볼 수 있다. 도깨비도서실, 도깨비 이야기 및 도깨비 퀴즈 등 우리의 도깨비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또 장수 도깨비 전시관은 논개생가지 뒤편에 조성돼 있어 전시관뿐만 아니라 논개생가와 주촌민속마을까지 구경할 수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10가지 테마로 즐기는 장수 도깨비나라장수 도깨비전시관은 총 10가지의 프로그램으로 구성 돼 있다. 각각의 프로그램에서는 전설, 도깨비의 특색을 알아보는 코너, 생활 속에서 알아보는 도깨비 이야기, 도깨비 전래동화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도깨비 마을 속으로'에서는 게임형식의 4면 영상 쇼를 통해 4명의 도깨비가 내는 자기소개 퀴즈를 풀어야만 문을 통과할 수 있다. 도깨비 퀴즈를 맞춰야만 전시를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어 전시관 입장부터 흥미를 자극한다.'장수전설관'에서는 장수군의 주요 전설을 모형화한 공간으로 4가지의 전설(뜬봉샘, 최영장군, 타루비, 와암전설)을 모형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장수에 전해내려오는 신비한 전설들을 생생한 모형으로 들을 수 있다. 상전을 따라죽은 하인의 이야기인 타루비의 이야기부터 뱀에게서 자신들을 구해준 선인을 위해 울다가 바위가 된 와암전설까지 기이한 전설들을 만날 수 있다. '12도깨비관'을 가면 12가지의 도깨비 모형을 통해 도깨비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도깨비의 모습을 확인해보는 흥미로운 코너다. '도깨비 마당'은 옛날 사람들이 생각했던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야기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민속, 문화를 알아보는 공간이다. 각 코너에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도깨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곳에서는 도깨비감투 이야기, 탕건바위 이야기, 도깨비로 변하는 물건 등을 통해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도깨비전시관을 관람하다 보면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 가족, 친구 단위로 방문한 방문객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재미난 공간이다. 자동센서를 통해 나타나는 프로그램, 직접 참여해보는 알쏭달쏭 도깨비 퀴즈,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깨비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상상 속의 도깨비 직접 만들어 볼까 도깨비 전시관 관람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무료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종이컵 도깨비 만들기, 도깨비 방망이 만들기, 도깨비 가면 만들기 등으로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할만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깨비 전시관 관람을 하면서 각종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와 설명을 듣고 난 이후 바로 이어지는 만들기체험이라 상상 속에만 있던 도깨비를 만들어보는 더 없이 좋은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무료 체험이라고 하니 더 알차고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여름하면 별자리, 그리스 신화, 드라큘라 등 다양한 전설과 신화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된다. 강시, 유령, 드라큘라, 각종 귀신과 신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좋지만, 우리의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각종 도깨비에 대해 알고 보면 더 매력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사실! 동화책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나 보는 것도 좋지만, 장수 도깨비전시관에서 환상의 도깨비 나라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에 대해 직접 체험하고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이예림씨는 여행과 사진이 좋아 블로그를 시작한 디자이너. 2012 전라북도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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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9 23:02

익산 함라 '삼부잣집 잔칫날'에 가다

비가 오는 날은 허름한 막걸리 집, 갓 부쳐낸 두툼한 파전 한 접시가 문득 생각나고 더위가 내려앉은 날엔 에어컨 바람 나오는 커피숍에 앉아 얼음 알갱이 토독 씹히는 빙수 한 그릇을 움켜쥐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맛깔난 우리 가락 한 소절을 가장 맛있게 들을 수 있는 곳은 어딜까? 예쁜 곡선이 살아있고, 바람 소리와 흙냄새, 넉넉한 여유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 상상하신 그대로 바로 한옥이다. 전라북도는 관광객들이 한옥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담아갈 수 있도록 지난해 한옥 자원을 활용한 야간상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기획된 것이어서 올해는 볼 수 있을까 하고 아쉬워할 찰나, 도내 곳곳에서 10월까지 공연이 펼쳐진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조용하게 비어있던 한옥이 한바탕 들썩인 그날의 풍경을 함께 들여다보자!△ 아흔아홉 칸 옛집부터 소박한 돌담길까지눈꺼풀이 치즈처럼 녹아 붙어서 꼼짝 않고 싶던 토요일 오후, 약간 멍한 몸으로 익산시 함라면 이배원 가옥에서 펼쳐지는 삼부잣집 잔칫날 공연을 찾았다. 공연 시간이 7시라고 들었지만, 본 공연에 앞서 함라마을을 둘러보기 위해 조금 서둘렀다. 내비게이션에 이배원 가옥은 나오질 않아 함라파출소를 찍고 파출소 뒤편에 주차장이 있어 그곳에 차를 세웠다. 찾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주차장 앞이 삼부자 중 하나인 조해영의 가옥이고 그 옆이 김안균 가옥, 이배원 가옥은 워낙 소리가 북적여 금세 찾을 수 있었다.1918년에 지어진 조해영 가옥은 열두 대문 집으로 불릴 정도로 크다, 궁궐 짓는 도편수가 3년 걸렸다고 전해지니, 가히 그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김안균 가옥은 전북에서 가장 큰 99칸 옛집(대지 7,649m², 건평 620m²)으로 1922년 김안균의 부친이 지었고, 한옥과 일본건축양식이 섞여 있다. 보존이 잘돼 있지만, 후손들이 꺼려 집 안을 들여다볼 수 없어 아쉬웠다.상설공연이 펼쳐지는 이배원 가옥은 1917년 지은 것으로 현재 안채 사랑채만 남아 있고 원불교 교당으로 쓰이고 있다. 함라마을에는 세 만석꾼의 가옥 외에도 소박한 돌담길이 구석구석 이어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흙과 물, 돌, 그리고 사람의 정성으로 빚어낸 소박한 담장의 아름다움은 초여름 들꽃처럼 순수하고 온화한 정취를 한껏 뽐낸다.△ 후한 인심에 눈과 귀, 입이 즐겁다 '함라 삼부잣집 잔칫날'마을 곳곳을 둘러보고 본격적으로 이배원 가옥으로 들어섰다. 조그만 마당에 무대가 설치돼 있고 공연 시작도 하기 전에 주민을 비롯해 관광객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가옥 밖에서는 서예, 탁본체험, 전통 악기 체험 등 한옥과 어울릴법한 소소한 체험과 먹거리 장터가 마련됐는데 장구를 배우고 있다는 한 학생들은 '덩더더쿵 더러러쿵~' 신명나는 장단 한 가락을 선보여 나도 모르게 얼쑤~하고 추임새로 화답한다.또,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준비한 쑥이 쏙쏙 씹힐 것 같은 개떡과 김치 부침 등은 삼부자의 그것처럼 넉넉하고 따뜻한 인심이 담겨있는 듯했다. 먹거리 장터 때문인지 사회 보시는 분께서는 "손님들 이제 공연 보러 들어오세요~"라고 여러번 재촉한다.△ 삼 부자가 살았던 한옥 아래에서 듣는 살아있는 '삼부잣집 이야기' 드디어 6시 30분이 되자 '김미김미', '그때 그 사람' 등 추억의 음악과 국악가요 '이몽룡아' 등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퓨전 마당극 '삼부잣집 마당극'이 시작된다. 극에 등장하는 삼부자는 많은 부를 가지고도 보릿고개나 흉년이 들 때 자신들을 찾아온 걸인과 풍각쟁이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에 각색된 악극은 삼부자라는 각 인물들을 성악가, 국악가, 악기를 다루는 이로 역을 나눠 재물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옳은지를 우리 소리와 함께 좀 더 이색적으로 전해주었다.대사로만 전개되는 극이 아닌 중간중간 흥겨운 음악이 펼쳐진 덕분에 땅거미가 내려앉고 살짝 비가 뿌렸는데도 관객들의 호응은 식을 줄 몰랐다. 멀리서 실루엣만 보고 오는 공연이 아닌 한옥 마당 안에 오밀조밀 모여앉아 즐기는 공연에선 무대도 음악도, 소리도 직접 콕콕 꽂히니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터질 것만 같았다. 출발 전, 멍!함은 사라지고 떠들썩한 소리 한 자락, 마지막에 쾌지나 칭칭나네를 이어 부를 땐 의자 위에 깡충 올라가 춤을 추고 있는 낯선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 10월까지 펼쳐지는 한옥 야간상설공연 맛보기한옥 자원 활용 야간상설 공연은 5월부터 10월까지 전주, 익산, 남원, 임실, 고창 등 도내 5곳에서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펼쳐진다. 주말마다 영화관, 카페, 카페, 카페 영화관을 반복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에는 한옥 아래에서 신나는 마당극으로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날려보는 건 어떨까? 주말, 엿가락처럼 늘어져 소파와 하나 된 채 리모컨만 까딱이지 마시고, 가까운 한옥으로 사드락사드락 나서보길 바란다. ※ 임선실씨는 익산시청 홍보담당관에서 재직 중이며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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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5 23:02

익산 무왕길 여행

이번주 짧고 굵은 장마에 어느 때보다 피곤한 한주를 벼텨야했다. 주말 힐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휴식과 여행에 목말라 있는 분들을 위해 길여행 소식을 준비했다. 서동설화부터 찬란한 백제의 전성기를 걷는 '익산 무왕길'이다. △두 발로 마주하는 찬란했던 백제의 역사 2010년 11월 13일, 익산 함라산 둘레길에 이어 백제 시대 무왕의 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무왕길이 생겼다. 무왕길에서는 왕궁터와 생가 등 그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익산토성과 미륵사지, 서동생가터 등 모든 유적지를 하나의 길로 연결해 역사유적탐방코스로도 제격이다. 무왕길은 도보로 걸을 수 있는 2가지 코스와 자전거코스 총 3가지 코스다. 1코스는 익산쌍릉~익산토성~미륵사지~구룡마을 대나무숲~서동 공원~고도리 석불입상~왕궁리 유적전시관을 지나 다시 익산쌍릉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며, 왕궁리유적전시관~제적 사지~서동 생가터~익산쌍릉으로 이어지는 2코스, 익산쌍릉~익산토성~서동생가터~ 고도리 석불 입상~왕궁리유적전시관을 지나 다시 익산쌍릉으로 돌아오는 무왕길 자전거코스로 구성돼 있다. 그 중 미륵사지와 대나무 숲을 볼 수 있는 1코스를 선택했다. △역사 속 물음표로 남아있는 '익산 쌍릉' 무왕길의 시작점인 쌍릉은 익산시 석왕동에 위치해 있다. 쌍릉은 남과 북으로 2기의 무덤이 자리잡고 있는데 북쪽에 있는 묘는 대왕묘, 남쪽의 것을 소왕묘라고 하는데 북쪽의 묘가 남쪽의 묘보다 크기가 더 크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그렇다면 이 쌍릉의 주인은 누구일까?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두 가지 설이 존재한다. 첫째는 마한의 무강왕과 그 왕비의 능이라고 불리는 설, 두 번째는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능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하지만 아직도 역사 속에 물음표로 남아있다. △서동 설화의 흔적이 살아있는 곳, '익산토성' 익산토성은 사적 제92호로 백제 무왕 시절 처음으로 쌓여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면적 20만2215㎡, 둘레 690m. 동서로 뻗은 100m 내외의 산등성이에 쌓은 포곡식 산성으로 남문지수구지건물지 등의 시설이 있다. 익산토성이라는 이름 외에 이곳은 오금산성(五金山城) 또는 보덕성(報德城)이라고도 불린다. 익산토성이 무왕의 주요 유적지가 된 이유는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들 때문이다. 대부분이 토기 조각, 기와 조각류였는데 백제 말기부터 고려 시대까지 당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다. 주로 생활 용기나 제기, 기와도 명문과 그림 등이 새겨진 것으로 보아 이곳이 군사적 목적이 아닌 토속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서동 설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못 속 용이 백제의 왕이 되다, '서동생가터 마룡지' 이정표를 따라 서동생가터에 도착하면 '마룡지'라는 연못이 나온다. 삼국유사 무왕조에 의하면 무왕의 이름은 장이었고, 그의 어머니는 과부로 연못가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연못 속의 용과 관계해 장을 낳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 연못이 삼국유사에 나오는 마룡지로, 마룡지의 동쪽 편에서 백제 시대의 기와가 다량으로 발견돼 이곳이 서동생가가 있던 곳이라 알려져 있다. 어린 무왕이 저 연못을 뛰놀며 자랐겠구나. 이곳에서 탄생 이야기를 접하고 나니 새삼 그 모습들이 떠올랐다.△'고도리 석조 여래입상'익산 고도리 석조 여래입상은 고려 시대 불상으로 높이 424cm, 보물 제46호로 지정돼 있다. 이 불상에는 독특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데, 성격과 배치방법이 특이해 음력 12월 해일 자시에 두 상이 만나 일 년 동안의 회포를 풀고 새벽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남녀 상이라는 풍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정말 새벽에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닐까 궁금해졌다. △유적이 들려주는 백제역사이야기, '왕궁리 유적전시관' 왕궁리 유적전시관은 백제 무왕의 천도설과 안승의 보덕국설, 후백제 견훤의 도읍설이 전해지는 유적과 유물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이곳에는 왕궁리 5층 석탑이 자리하고 있다.주요 전시물로는 다양한 형태의 금과 유리제품, 이것을 생산하던 각종 도가니와 인장, 명문와, 수막새, 전달린 토기, 완, 합 등잔, 대형토기 등 왕궁리 유적 출토유물들이 약 1400여 점 소장돼 있다. 이곳에서는 백제 왕궁에서 사찰로 변화한 한 과정과 모습들을 유적과 각종 역사적 자료들로 만나볼 수 있다. 백제의 숨결을 직접 발걸음을 옮기며 느낄 수 있었던 무왕로 둘레길. 서동의 생가터부터 유적전시실까지 백제의 탄생과 전성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직접 걸으며 이정표와 정비가 미흡한 길 조성 등 조금씩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다. 부족한 부분을 조금 더 정비한다면 학생들에게는 좋은 역사 체험장소로 그리고 전국의 도보 여행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명품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영균씨는 인하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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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21 23:02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여행지, 장수

승마와 영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주말을 이용해서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승마체험도 하면 하루가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이번 주말은 장수로 떠나볼까?시골에는 없을 것 같은 특별한 곳, 그래서 일부러 OO라는 빈칸을 만들어 봤다. 어린시절, 끝말잇기와 쌍벽을 이루던 게임, 일명 '시장에가면~'. 친구들이 부르는 물건들을 차례대로 외워야하는 기억력 게임이자 해당물건을 떠올리는 연상게임이다. 자, 그럼 이 게임을 여행지로 바꿔볼까? 오늘 이 게임의 장소는 장수다. '장수에 가면~ OO도 있고', 이게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리듬을 타면서 따라가보자. 장수에 가면 OO이도 있고, OO이도 있고△사과꽃향기로 여행객 반기는 장수 사과 꽃향기가 바람에 흩날리는 5월 어느 날, 특별한 체험을 하고자 장수에 갔다. 무주에서 약 30분이면 도착하는 장수. 장수하면 사과를 빼놓을 수 없다. 장수군 전체가 해발 400m이상의 준고랭지로 온량지수(월 평균기온 5℃ 이상인 달에 대하여 월평균기온과 5℃와의 차를 1년 동안 합한 값)가 87로 사과재배에 최적지다. 그 유명세에 걸맞게 초입부터 사과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하얗게 마치 눈꽃처럼, 팝콘처럼 탐스럽게 사과꽃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간간히 불어오는 봄바람에 몇몇 사과꽃잎들이 눈처럼 내린다. 꽃이 지고난 후 빨갛게 익어갈 사과가 벌써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군침이 넘어간다. △'장수승마체험장'서 장옥정처럼 승마를 즐겨볼까 처음 방문한 곳은 승마체험장이다. 장수군 장수읍 노하리 284-14에 위치한 장수승마체험장은 2010년 4월 22일 31,631㎡의 면적에 마실, 실외마장, 방목장, 희귀말전시장을 갖추고 개장했다. 승마는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은 운동이다. 관절의 무리 없이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자세를 잘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근력운동이 된다. 또한 자세를 곧게 세우기 위한 것만으로도 복부와 허리운동에 효과적이므로 다이어트를 위한 최고의 운동이다. 한편으로 귀가 솔깃해진다.부지런한 사람들이 벌써 체험을 하러 모였다. 1시간 정도 기다린 후 드디어 차례가 되어 말에 탈 준비를 한다. 안전모를 쓰고 조끼를 입고 '챕'이라는 종아리보호대를 착용한다. 벌써부터 긴장감이 밀려온다. 나처럼 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큰 말을 타야하는데 좀 작은 말이 오늘 파트너가 되었다. "미안하다. 무거워도 좀 참그래이" 말에 올라탄 다음 고삐를 잡는다.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혹 떨어질까 두려워 고삐를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처음엔 약간 두려웠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다. 내친김에 저 푸른 벌판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마치 서부영화의 로맨틱한 연인처럼. 기본 30분이지만 마치 1시간 같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용요금은 30분 기준으로 성인-개인 20,000원, 단체 1만원/청소년-개인 15,000,원 단체 7,000원/어린이-개인 10,000원, 단체 5,000원(성인-19세 이상, 청소년 13-18세, 어린이 5-13세, 단체 20명 이상)이다.△'은밀하게 위대하게'부터 '맨 오브 스틸' 3D까지다음으로 간 곳은 영화관이다. 말을 타면서 서부영화의 주인공은 되지 못한 것이 서운했기 때문에? 오해하지마시길 ^^; 하지만 산골마을에 웬 영화관? 그래서 특별히 이곳을 소개하고 싶다. 장수에는 '가까워진 영화관, 신나는 문화생활'을 모토로 한 '한누리디지털시네마'라는 영화관이 있다. 장수군청의 '문화인프라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군단위 지방자치 단체 최초로 개관한 '공익적 개봉영화관'이다. 2010년 11월 27일 개관한 한누리디지털시네마는 면적 300㎡, 장수군 장수읍 한누리전당 가람관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요시설로는 상영관 1(36석), 상영관 2(54석), 매점, 매표소가 있다. 특히 전국 동시개봉 최신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2~3시간 간격으로 1일 10회 정도, 한 편당 2~3주 상영하고 있다. 관람료는 일반영화일 경우 5,000원 3D영화 8,000원이다. 연중무휴 상영하며 예매와 상영작 스케쥴은 장수한누리시네마 홈페이지(http://hannuri.ccin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시내극장에 비해 훨씬 저렴한 관람료다.사실 이 영화관은 영화 등 각종 문화혜택을 누리는데 소외된 주민들을 위해 지역주민의 정서함양과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여가문화 활동기회를 부여하고, 군민들의 문화복지 및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방문한 날은 '아이언맨3'와 '폭풍우 치는 밤에', '전국노래자랑'이 상영되고 있었다. '아이언맨3'의 경우 1시 30분 상영시간은 54석 모두가 매진되어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한누리디지털시네마는 단지 장수에 사는 사람들만 오는 곳이 아니다. 근처의 진안 무주에 사는 사람들도 가족단위로 또는 친한 친구들끼리 이곳을 방문한다.※김정숙씨는 무주 사진가협회 회원과 무주 다문화가족센터의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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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4 23:02

전주에서 남원까지 '최명희 문학기행'

전라북도를 빛낸 수많은 문학 작가 중 어떤 분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혼불을 집필한 최명희 선생을 꼽지 않을까 싶다. 그 명성에 걸맞게 전북에는 최명희 선생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장소가 몇 군데가 있다.최명희 작가가 나고 자란 고장인 전주에서는 최명희문학관과 그의 묘를 중심으로 조성한 혼불문학공원이,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혼불의 배경지가 되는 남원에서는 혼불마을과 혼불문학관이 위치해 있다. 오늘은 전주와 남원을 가로지르는 일명 '최명희 문학기행'을 떠나볼까 한다.△ 혼불을 향한 작가의 고뇌가 담긴 곳, 전주 '최명희 문학관'최명희 문학관에 들어서면 책을 쌓아놓은 전시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것은 혼불 책을 멋스럽게 쌓아놓은 것이기도 하지만 밑부분을 보면 종이를 조각조각 오려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연인 즉, 문학관에서는 최명희 문학관에 중고등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오면 청소를 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고, 문학관에 왔으니 책을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에 혼불을 건네준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학생도 세 페이지 이상을 읽지 못해서 생각한 것이 "이 페이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 단어를 찾아서 오려 보아라"라는 주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도 점차 흥미를 갖고 조금씩 혼불을 접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 오려서 가져와보자' 라고 하는 것도 책을 읽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 같다. 책은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원칙을 버리면 더 자유로운 책 세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그 밖에도, 문학관에서는 혼불 외의 선생이 집필한 수많은 작품들과 사용했던 유품, 친구에게 남긴 친필 편지 등 일상적인 흔적들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 작가의 마지막 걸음을 따라 걷는 곳, 전주 '혼불문학공원'전북대 생활관에서 소리문화전당 가는 길, 건지산에 조성된 혼불문학공원은 최명희 작가의 묘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이다. 공원이 이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은, 아마 많은 이들로 하여금 언제까지나 선생을 잊지 않고 기리도록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우 화려하고 큰 문학공원이 아닐까 기대했다면 조금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선생의 묘는 굉장히 고요하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누구든지 마음 편히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묘앞 돌에 새겨진 혼불의 문구들도 천천히 음미해 본다면 더욱 풍요로운 산책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혼불의 고향, 남원 '혼불마을'과 '혼불문학관'혼불문학관은 사매면에서도 노봉마을에 위치해 있다. 표지석으로부터 노봉마을은 4km. 그러나, '혼불문학관만 가면 되지' 하고 차를 타고 지나가 버린다면 사매면 곳곳에 있는 혼불의 흔적을 놓치기 쉽다. 조금 힘이 들 수 있지만, 이곳에서부터 천천히 걸어올라가면 마을 곳곳 혼불의 흔적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조형물들이 가득하다. 정말 마을 자체가 혼불로 통일된 느낌이다. 책 표지 디자인을 이용해 건축물의 장식에 덧붙였다든지, 길가의 팻말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모두 혼불의 문장들을 따와서 만들었다. 건물의 디자인도 혼불 책을 본뜨고, 소설에 등장하는 서도역도 혼불 마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혼불의 배경지가 된 계기로 남원 사매면은 대표적인 문학마을로 자리매김했다.마을 여기저기의 혼불의 흔적을 찾아 걷다보면 혼불마을의 정점에 있는 혼불문학관에 이르게 된다. 혼불문학관의 일부 전시물은 최명희 문학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생의 유품이나 언론보도사진, 각종 상장이 전시돼 있는 점은 비슷해 보인다특징적인 것은 성보암이라고 하는 선생이 집필했던 공간을 재현해 놓은 곳과 소설을 더욱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디오라마 공간이다. 성보암이라는 명칭은 선생이 결혼도 하지 않고 보살처럼 수도하듯이 살고 갔다는 뜻에서 문학인들이 애칭처럼 붙여 준 것이고, 디오라마는 소설 속의 주요 장면들을 재현해 놓은 것을 말한다.혼불마을과 혼불문학관은 작품의 배경지를 조명해 놓은 곳이기 때문에 그 주변을 둘러보면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볼 수 있다. 혼불문학관 바로 옆에는 청암부인이 조성했던 청호저수지가 있고, 마을 위쪽에는 소설의 중심무대가 되는 종가가 있다. 혼불을 읽어 보신분이면 '책에서 읽었던 공간이 이러한 곳이었구나' 라며 상상하는 재미를 더욱 만끽하실 수 있을 것이다△ 전북에는 혼불과 최명희작가의 흔적이 살아 숨 쉰다전주와 남원을 오가는 최명희 문학기행!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깨알 같은 정보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세기 한국 문학계의 거장, 최명희 선생의 모든 것은 전북에서 찾으실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최명희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서 전주로, 남원으로~ 떠나는 최명희 문학기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두발로 최명희 작가의 혼불을 읽어보자.※ 방소희씨는 전북대 사범대 역사교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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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07 23:02

'완주 송광사' 아픈 역사 끌어안고 고요하게 숨은 절

어릴 때부터 석가탄신일이면 양귀자씨의 '숨은 꽃'을 보며 귀신사를 찾아왔다. 부처님 오신 날이 아니더라도 복잡할 때마다 그곳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곤 했다. 절에 오면 나는 향냄새와 고요한 분위기는 언제나 편안한 위로가 되주었다. 그런데 이 귀신사 말고도 우리 전북에 고요하게 숨어있는 절이 있다. 바로 완주 송광사다. 송광사는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종남산 아래에 위치해있다. 도시근교에 금산사나 선운사, 내소사와 실상사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 곳이지만 이곳은 숨어있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많은 역사가 담겨있다. 도보답사 선구자 신정일씨와 함께 송광사를 둘러봤다.△ 성스러운 샘물로 시작된 신비로운 사찰 이야기사찰마다 신비로운 이야기 한가지쯤은 가지고 있다. 송광사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신정일 작가님께서는 성스러운 샘물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고려의 보조국사가 전주의 종남산을 지나다가 한 성스러운 샘물을 마시고는 기이하게 여기어 장차 절을 지었다. 그러나 종남산에 지으려 했던 여건이 되지 않아 그 장소에 돌만을 쌓아놓았다. 그 대신 승평부(지금의 순천시)의 조계산 골짜기로 옮겨가 송광사를 짓고 머물렀다. 그 후 제자들에게 이르기를 '종남산의 돌을 메워둔 곳은 후일 반드시 덕이 높은 스님이 도량을 열어 길이 번창하는 터전이 되리라'라고 전해졌다. 이에 천계(天啓) 임술년(1622) 산과 바위를 깎아 지금의 송광사의 가람을 이룩한 것이다."예전에는 이처럼 샘물을 마시고 그 물이 좋다하면 절을 짓는 풍습이 있었다. 이야기를 듣고 송광사의 샘물을 마셔보니 가슴까지 전해지는 깨끗한 맛에 과연 절을 지을만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국내 유일한 건축양식과 역사의 단서가 숨어있는 송광사매표소 앞 일주문은 육중한 기둥들과는 달리 가녀린 모습을 하고 있다. 신씨는 "지붕이 하늘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일주문의 풍채를 멋지게 표현해주셨다.금강문을 넘어서니 사천왕문에 가까워졌다. 흙으로 빚어 만든 이 사천왕상은 4m가 넘는 거대한 건물(상)이지만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광목천왕이 쓰고 있는 보관의 뒷면 끝자락에 '순치 기축 육년 칠월 일필'이라는 먹글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글씨로 1649년에 이 사천왕상을 만들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 말은 곧 송광사가 사천왕상 때문에 조선시대에 만들어졌던 소조사천왕상의 기준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곧이어 송광사 중심에 도착했다. 그 중에서도 대웅전에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물렀다. 웅장하면서도 고운 면모가 뛰어나고 우리의 민속풍이 그대로 남아있는 대웅전 앞에선 나도 잠시 할 말을 잊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대웅전에는 세분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 가운데에 석가세존과 동쪽에 약사여래 서쪽에 아미타여래 삼존불로 모셔져 있다. 흙으로 만든 이 불상들은 석가세존이 5.5m이고 협시불은 5.2m의 거대한 불상들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소조불로 워낙 크기 때문에 법당 안이 오히려 협소할 정도다. 이 불상은 나라 안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고 알려져 있다. 또 하나 이 불상이 도난을 입는 와중에서 유물을 발견 했는데, 그때 세 불상에서 똑같은 내용의'불상조성기'가 발견되었다. 그 중에 이 불상을 만드는 공력으로 "주상 전하는 목숨이 만세토록 이어지고 왕비전하도 목숨을 그와 같이 누리시며 세자저하의 목숨을 천년토록 다함없고 속히 본국으로 돌아오시며 봉림대군께서는 복과 수명이 늘어나고 또한 환국하시기를 원하옵니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대다수의 절이 선비들의 놀이터로 여겨지던 시절, 병자호란으로 붙잡혀간 사도세자와 봉림대군의 귀환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작한 불상임을 알 수 있다. 지금도 험난한 이 땅에 민중들의 맺힌 한과 기원을 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힘든 역사를 담고 있는 불상을 보니 다시 한번 그 모습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대웅전을 둘러보고 나니 남서쪽에 송광사 종루가 보인다. 그 종을 보던 신씨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종루를 소개했다."종루는 우리나라 전통건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국내 유일한 십자각 건물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앞에서 건축 형태를 바라봐야한다. 유래를 찾아볼 수가 없는 건물이라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통영 미래사에 이것을 본 뜬 건물이 지어져있다. 십자각이라는 이름은 건물의 평면구성이 十자 모양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12개의 기둥을 사용하며 2층 누각 형태를 갖추고 있다. 십자각 내에는 1716년(숙종42)에 주조된 범종과 법고, 목어 등이 있다."설명이 없었다면 잠깐 보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숨은 이야기와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을 그동안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꼭 알려야겠다는 욕심도 생겼다. ※ 신나라씨는 원광대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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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31 23:02

켜켜이 세월 쌓인 풍경, 대충 찍어도 작품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멋들어진 사진을 남기는 일은 여행의 큰 즐거움들 중 하나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보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곳을 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곳에서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전라북도를 찾아 온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 중에 한 곳이 바로 전주 한옥마을이다, 나는 언제든지 틈만 나면 한옥마을로 나들이를 나가는 한옥마을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다. 다들 알 것 같으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한옥마을 속 나만의 포토스팟이 몇 군데 있어 여러분께 소개해볼까한다. △ 전동성당 - 사람들이 아무리 많더라도 주인공은 바로 나!첫 번째 포토 스팟은 바로 전동성당이다. 입구에 들어 선 후 곧바로 왼쪽으로 꺾으면 입구 바로 옆에 사용하지 않는 작은 경비실과 차량 통제바가 있다. 첫 번째 포토 스팟은 바로 이 곳! 차량 통제바의 노란 몸체다. 일단 사진을 찍을 사람이 이곳에 걸터앉으면, 그보다 조금 앞에 아스팔트 바닥이 덧대어진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이 될 여러분은 바로 그 옆쪽에 서서 포즈를 취해주시면 된다. 이렇게 하면 성당도 나도 모두 잘 나온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당산나무길 - 한옥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한옥마을의 매력은 골목골목에 숨어있다. 많은 길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은 바로 당산나무 길이다. 오랜 세월 한옥마을을 품고 있는 듬직한 당산나무와 한옥, 그리고 꽃과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당산나무 길은 오목대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태조로에 위치한 전주 명품관과 전주 공예품 전시관 사이로 들어가서 오른편에 주차장을 두고 그대로 쭉 길을 따라 가면 당산나무 길에 도달할 수 있다. 아름다운 당산나무 길을 마음껏 만끽한 후에 계속해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커다란 당산나무와 그 뒤로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한옥마을의 풍경도 눈에 담을 수 있다.△ 한옥마을 전경 - 숨어있던 한옥마을이 한 눈에!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목대에 올라 한옥마을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을 감상한다. 이미 공식적으로도 정해놓은 포토 스팟을 소개하려나 생각하시겠지만 오늘은 남천교가 보이는 반대편의 한옥마을 전경을 추천한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오목대 옆에 있는 작은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오르는 길이 쉽게 보여 찾는데 어려움은 없다. 낮은 언덕이지만 오르면 아태 무형문화유산전당에서부터 오목대 뒤까지 한옥마을의 숨겨진 부분을 볼 수 있다. 전주천을 가로질러 건널 때면 보이는 남천교의 모습은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 탄성을 자아낸다, △ 경기전과 전동성당 - 동서양 건축물의 아름다운 조화전주에서 가장 의미 있는 유적은 개인적으로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진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실록을 잘 보존한 전주 사고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옛날 옛날 조선의 이미지만 떠오를지모르지만, 경기전 안을 걷다보면 서양식 건축물인 전동성당이 담 너머로 보이면서 동양의 건축물인 한옥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경기전의 정문을 지나 왼쪽으로 꺾어 부속채의 담벼락을 따라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서 걷다보면 오른편에 문이 하나 있다. 그 곳에 다다랐을 때 쯤 문득 뒤를 돌아서보자. 한옥과 성당이 한데 어우러진 바로 그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올 것이다. 특히 해가 뉘엿뉘엿 져 갈 때엔 마치 햇살이 이 모두를 따스하게 감싸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한옥마을에는 사진을 찍은 모습 외에도 다양한 프레임 속 그림같은 풍경들이 많이 있다. 부속채를 거닐며 그 때 그 때 다른 모습들을 여러분도 한 번 찾아보시기바란다. 앞으로의 여행에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멋과 맛의 고장 전주에서 즐거운 여행하시고 여러분만의 예쁜 사진 많이 많이 찍어가시길 바란다.※ 한다은씨는 예수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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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