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길목에 ‘뚝딱’…기운이 ‘팍팍’...비타민·미네랄 풍부 각종 질병 예방 도움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하는데 서울 할머니 신발소리가 난다. 얼른 문을 열어본다. 여름에 옥수수를 냉동실에 넣어두었다는데, 저녁 밥맛이 없어 삶았다며 먹어보란다. 국화차를 한 잔하며 담소를 나눈다. “아~차!” 내일 손님이 오신다고 했는데 깜박 잊고 있었다. “할매, 파 뽑으러 갈거에요.” 했더니 “후래시.” 들고 가라고 하신다. 세상에 별 일이다. 이 밤에 후래시를 들고 파뽑는 사람이 바로 ‘고광자’다. 집 앞 텃밭이라 무섭지는 않지만 발걸음이 빠르게 움직여진다. 중간쯤에 심어진 파가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중간 지점으로 달려간다. 대충대충 뽑아들고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간다. 파를 심어놓고 비가 내리지 않아 파잎이 말라서 전잎이 되어버렸다. 올해 쪽파 작황이 좋지 않다고 하신다. 다행히도 “요즘에 새잎이 나와 그나마 쪽파 행실이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아무래도 김장 때에는 시장에서 사다해야 할 것 같다고 하신다. “내일 점심 한끼 먹으면 없것네” 하시며 조금 더 뽑아오라고 하신다. “할매 양이 적어야 맛나게 먹지요” 했다. 두 사람은 금새 파김치를 담궈 반찬통에 넣었다. 참 빠르다.
쪽파는 동의보감에 성질이 따듯하고 비장과 신장을 좋게 하며 기운을 북돋워 피로를 이기게 하는 식물로 소개 돼 있다. 파의 잎과 줄기는 영양분이 조금씩 다르다. 파 잎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며, 줄기에는 다당류가 많다. 파에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암을 예방하고 몸의 저항력을 길러주며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 파는 대개 굵은 파와 쪽파로 구분하는데, 굵은 파는 해산물에 많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시켜 주로 생선과 고기의 냄새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며, 쪽파는 김치 부재료와 양념 재료로 다양하게 쓰인다. 파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열에 약하므로 완전히 익히는 것보다 생으로 요리하거나 살짝 데쳐서 먹는 것이 좋다.
지난주 토요일에 지리산 와운마을에서 산나물 손맛 체험을 했다. 우리 주부들은 남이 차려준 밥상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직접 만들어 먹는다. 그런데 ‘60년대 어머니의 손맛을 찾으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재료는 산나물과 양념이라고는 집간장, 소금, 들기름, 통깨 뿐이다. 그런데 직접 손맛을 내서 맛나게 버무려진 산나물 반찬들이 밥상에 올라온다. 가족들은 서로 맛을 보며 맛있다며 자화자찬을 한다. 우리 음식은 제철에 담고 있는 고유의 맛과 풍미가 있어 양념을 많이 넣지 않아도 맛이 좋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자연 밥상이었다.
<만드는방법> △ 재료 = 쪽파, 고추가루, 멸치액젓, 찹쌀풀, 통깨 만드는방법>
1. 쪽파 끝부분을 떼어낸다.
2. 깨끗하게 씻어서 물끼를 뺀다.
3. 살짝 소금간을 한다.
3. 양념을 만들다. (고추가루, 찹쌀풀, 멸치액젓)
4. 쪽파양과 양념을 적당하게 넣고 버무린다. 마지막에 통깨를 뿌려준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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