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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 19. 이른 봄 꺾어 말린‘산나물’

기본양념만 넣어도 영양만점 건강식...비타민·미네랄·칼륨 등 풍부산성화된 인체 알카리성으로

옷깃을 세웠다. 차가운 바람을 피해 목이 길어진 이유을 생각한다. 초겨울 날씨 덕분이다. 누구나 목이 길어서 미인이 될 수 있는 계절. 세월 참 빠르다. 엊그제 같은 봄, 여름, 가을이 가고 초겨울이 됐다. 이른 봄부터 산나물 꺾어 말리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여러 가지 산나물 종류가 많아 봉지마다 나물 이름을 써서 항아리에 보관해 두었다. 영양 만점 산나물 밥상을 차려보자.

 

굽이굽이 돌아가는 와운마을 가는길 /천년을 기다리는 세월속에 사대가 머무르고 // 와운골 윗터 산할아버지 걸망에는 산 취나물 가득하고 / 군불지피는 아버지 걸망속에 벌꿀이 가득하다. //개선행진곡도 없이 초보농부 맨몸 부딪치니 / 지리산 산나물 자연밥상되어 나가신다.(지리산 천년 송바라기 초보 농부 산나물 일기에서)

 

도시에 살다가 3년 전에 시골에 내려와 4대가 함께 살고 있는 31세 젊은 농부 공상훈씨다. 지리산 자락에 농사지을 공간이 없다. 척박한 곳이라 산에서 양식을 구했다. 산나물, 꿀 한 봉, 산약초 등 산이 주는 농산물을 인월장에 내다 팔아 쌀을 구입해 살아온 마을이다. 산에 의존해 살아가는 산골짜기 사람들. 365일 중 300일 정도를 산에서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나물을, 아버지는 꿀을 , 젊은 농부는 버섯, 산약초를 맡는다.

 

새벽바람 맞고 눈 비비니 봄 빛 햇살 눈부신다./ 내가 꿈꾸던 푸른색 초가 지붕 어데로 갔을까. // 눈홍빛 봄날가니 논두렁에 미꾸리들 춤을 춘다. / 화전민되어 일군 텃밭에 열정배추 심느라 고생했다. // 국민밥상 만들자고 허리춤 끓어 올린다. / 착한농부 아내 힘들어 죽것다. 유기농쌀 드세요. (저 푸른 초원위에 살리라 보절면 아줌마 쌀농사일기에서)

 

맘씨 좋은 남원군 보절면 아줌마 현은숙씨의 남원 농기센터 농산물 스토리텔링 교육 동기생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그가 우리집 유기농 오색쌀을 먹어보라며 한봉지를 내민다. 굵은 손마디 쥐어보니 손끝에 굳은살 베겼다. 구구절절 사연을 풀어내는 착한 농부, 속정이 깊다. 산나물 밥상에 유기농쌀로 밥짓어 올려보지요.

 

먼동 트는 이른 새벽부터 한 허리 위청거리니 / 콩밭메는 농부 가슴에 청국장이 열렸다. // 지당골 콩밭머리 곶갱이 자루 뉘여 놓고 / 지리산 읊조리니 검정콩 청국장환이 되었다는 옛이야기 // 해질녁 바지게 지고 내려오는길 /시냇가 물고기 얼굴보라 하여 고개숙여보니 검게 그을린 낮빛이어라. (지리산 고운 풀꽃마을 청국콩 농부일기에서)

 

지당골 주민들은 콩농사를 많이 짓는다. 일손이 부족해 콩심는 작업이 늦었다고 발을 동동 구르더니 얼마 전 콩타작을 했다. 농사꾼 조용섭씨가 햇콩으로 청국장 만들었다며 맛 보라고 한 덩이 떼준다. 구슬땀 배인 콩을 만든 청국장 산나물 밥상에 찌개 끓여 올려보지요.

 

산나물은 영양소가 많이 함유된 건강식품이다. 산나물에는 비타민, 미네랄, 칼륨, 칼슘 등이 골고루 있어 현대인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최고의 식품이다. 산성화 되어가는 인체를 알카리성으로 바꾸어 주는 기능을 하고, 초봄에 나는 어린 풀은 어느 것이나 뜯어 먹어도 약이 된다고 하여 ‘백초차(百草茶)’라 이른다.

 

‘그 집 음식맛은 장맛’이라 했다. 그만큼 장맛은 음식에서 중요한 양념인것이다. 우리집 음식에는 양념 종류가 간소하다. 많은 양념을 넣는다고 맛이 좋은 것은 아니다. 기본 양념만으로 영양 만점 산나물 밥상을 차릴 수 있다.

 

<만드는 방법> △ 재료 = 산나물종류, 장, 소금, 들기름, 통깨, 대파, 마늘

 

1. 마른 산나물을 냄비에 넣고 삶는다. 삶는 시간을 일정하지 않다. 나물 줄기가 푹 삶아야 한다.

 

2. 삶아진 나물을 찬물에 행구어 반나절 정도 담가 놓는다.

 

3. 물이 잘빠지도록 채반에 나물을 건져 놓는다.

 

4. 나물에 장, 들기름, 마늘을 넣고 밑간을 해놓는다.

 

5. 밑간이 된 나물을 팬에 볶는다. 대파, 통깨를 넣고 마무리한다. (하얀 나물일 경우 소금으로 간을 한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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