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녹이는 뜨끈뜨끈한 국물...들깨가루 넣어 고소하게청양고추로 매콤함 가미
시골방앗간 인심은 정겹다. 일손이 모자라면 주인, 손님 할 것 없이 함께 일손을 거든다. 오늘은 들깨가루 빻는 기계 앞에 섰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들깨가루가 어떻게 빻아지는지 공부했다. 기계에 넣어 여러 번 반복해 껍질을 벗겨낸다. 그런 뒤 들깨 알맹이가 나온다. 다음 단계는 가루빻는 기계에 넣고 두 번 돌려주면 들깨가루가 되어서 나오는 것이다.
날씨가 춥다고 했더니 주인 할아버지께서는 금세 방앗간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셨다. 일년 농사을 짓느라 검게 그을린 모습이지만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들이 밝다. 등구마을에서 왔다는 할머니께서는 우리떡 맛 보라며 뜨근뜨근한 떡을 한 줌 들고 나오신다. 모닥불 주위에 둘러 앉은 사람들은 방앗간 떡 맛을 평가하신다. 소금 간이 알맞게 잘 되었고, 쫀득쫀득하게 떡이 잘 익어서 맛이 좋다고 하신다. 시골에서만 맛볼수 있는 인심이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방앗간 주인 할머니께서는 손님 점심 밥상을 내오신다. “반찬이 없어” 하시며 배추 김치에 밥, 시래기 된장국 한 냄비를 끓여오셨다. 김장 배추로 만든 시래기 된장국이다. 들깨가루를 많이 넣에 고소하게 됐다. 손님들은 각자 국그릇에 밥 한덩이 넣고 꾹꾹 말아 김치에 걸쳐 드신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맛난 시래기된장국이다. 들깨가루는 된장국, 오리탕, 찌개 등에 넣어 조리하면 고소한 맛이 좋다. 들기름은 산나물이나 즉석무침에 넣어 버무리면 향도 좋고 나물과 잘 어울리는 양념이다.
고추가루는 김장용 고추가루와 고추장용 고추가루 두 가지가 있다. 들깨는 기름을 짜고, 들깨가루로 빻았다. 처음 방앗간에 올 때에는 한 차 가득 싣고 왔는데 가는 길에는 차가 가볍다. 서울 할머니께서는 “아이고, 이제 겨울채비 방앗간일은 다 했다”고 하신다. 방앗간 가는 길이 가장 걱정이란다. 버스를 타고 가시면 부피가 커서 힘이 든다고 하셨다.
“이젠 걱정마세요. 방앗간 갈 때 제가 실어다 드릴께요, 할매.”
< 만드는방법>△ 재료 = 배추시래기, 된장, 멸치, 마늘, 들깨가루, 청양고추
1. 배추시래기를 삶는다.
2. 시래기를 꼭 짜서 먹기 좋게 싼다.
3. 큰 볼에 시래기, 들깨가루, 다진 마늘, 된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4. 냄비에 무친 시래기를 넣고, 손질해 놓은 멸치를 넣고 끓인다.
5.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은근하게 끓인 뒤 청양고추를 넣고 마무리한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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