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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안 간거 후회안해…인정받는 은행원 될래요"

우리은행 취업한 원광정보고 이단비 씨

"지금 청약예금 해약하면 고객님께 많이 손해인데요?"

 

지난 6일 오후 익산시 창인동 우리은행 익산지점. 청약예금을 해약하면 고객에게 얼마나 손해인지를 차분히 설명하며 다양한 저축 정보까지 꼼꼼히 곁들인다.

 

베테랑 은행원처럼 보이는 이 주인공은 이제 입사 5개월 된 이단비 주임(19).

 

이 주임은 지난해 9월 초 이 은행에서 실시한 고졸 채용을 통해 입사한 '새내기' 직원이다. 그는 5주간 연수를 마친 후 지난해 10월24일 이곳에 첫 출근했다.

 

사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객들로 인해 단 1분도 그녀와 대화를 할 수 없었고, 업무가 끝난 후 잠깐 짬을 낸 이 주임은 피곤함에 지친 모습보다는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 듯 한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현재 원광정보고등학교 3학년인 이 주임은 당초 대학 진학을 목표로 내신을 생각해 전략적으로 이 학교 입학했다.

 

그러나 3학년 초기에 선생님과 여러 차례 진로상담을 통해 대학에 갔을 때와 취업을 했을 때 장단점을 듣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금융기관의 고졸자 채용기사를 보고 '대학이냐 취업이냐'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친구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은 조언은 해주셨지만 취업이든 대학이든 네가 선택하라고 했다고 한다. 부모님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지만 4녀 중 차녀인 이 주임은 위로 대학생인 언니,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동생을 생각해 취업을 택했다.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고 무엇보다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일이나 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목적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졸채용이 본인에게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대학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전국 총85명을 채용했고, 전북지역은 6명이 합격했으며 이 주임은 그 중 한 명인 셈.

 

은행에선 선배들이 잘 가르쳐 주고 많이 챙겨준다고 했다. 업무를 잘 익히고 빨리 처리한다는 칭찬도 들었다. 덕분에 즐겁게 일하고 있다. 월급 타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적금도 들었다.

 

은행 문이 열고 닫는 시간이 그의 출퇴근은 아니다. 그녀는 아침 7시40분에 출근, 보통은 밤8시를 넘겨야 퇴근한다. 한 달에 3~4번 열쇠 당번을 하는 날에는 9시를 넘기기도 한다.

 

확실한 성격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취업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으며, 나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 인정받는 은행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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