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분쟁 얽힌 부모님 돕기 위해 법 공부하다 인생항로 변경
"약자를 돕고 인권을 수호하는 참법관이 되고자 합니다"
22일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있던 날, 법전원 제1기 졸업생 황일준씨(28)는 담담히 예비 법조인의 길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디딘 소감을 말했다. 황 씨는 이날 광주에서 열리는 재판연구원 선발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재판연구원은 올해 대법원에서 처음 시행하는 제도로 모두 100명을 뽑는데 법전원 졸업 예정자를 연구원으로 뽑아 2~3년간 법원서 재판을 돕도록 하는 제도다. 이들은 향후 판사로 임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북대 전기전자공학부 02학번인 그는 운명처럼 자신의 인생이 바뀌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어학연수를 위해 외국에 나가 있었을때 집안이 법적인 분쟁에 얽혀 가족들이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귀국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처음엔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법 공부를 했던 것이 이제는 제 천직이 된 셈이죠."
법전원 졸업생들의 취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적이 있는지 묻자 그는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여러 로펌에 원서를 넣고 아직 기다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아직 재판연구원으로 확정된 것도 아닙니다. 지방대 출신이 홀대받는 경우도 있지만 실력으로 뚫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 사법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데 대해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공부하고 경험해 느낀 것은 이와 다르다며 사법불신을 깨고 싶다고 했다.
"모의재판과 변론대회를 통해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회적 약자에게 귀 기울이는 풍토가 조성되면 자연스레 국민의 신뢰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리를 함께한 홍춘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법전원은 다양한 학부 전공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양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법만 파고드는 외골수가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법을 활용할 줄 아는 법조인에 가장 적합한 졸업생은 황 군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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